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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7/13 16:11:02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2430169760
Subject 책 후기 - <프로젝트 헤일메리>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마션>의 앤디 위어의 세번째 장편 소설입니다.


소설은 태양의 빛이 점점 약해지는데서 시작한 인류 종말의 위기에서 시작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주선이 쏘아올려진 상황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주인공이 기억을 점차 되찾고 지구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소설에서 가장 중요하고 인상적인 부분은 압도적인 양의 과학과 공학 묘사입니다. 물론 몇 가지 소재에서는 반복과 재사용이 눈에 띄긴 하고, 어떤 측면에서는 한 두 소재가 전가의 보도처럼 쓰이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걸 제외하더라도 과학과 공학 양 측면에서 엄청나게 많은 양의 과학 기술의 묘사가 들어가 있네요. 어떤 측면에서는 <마션> 때보다 훨씬 과학 묘사라는 측면에서는 강화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이 작가의 장편 소설에서 느껴지는 또 다른 특징은 과학적 낙관주의입니다. 그러니까 과학 기술의 힘이, 혹은 과학 기술을 통해 우리는 생존하고 또 살아갈 것이라는 낙관주의가 기저에 깔려있다는 느낌을 책을 읽는 내내 들었습니다. 어떤 점에서는 결말의 방식은 좀 다를지라도 이게 해피 엔딩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끝날거란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낙관적인 측면도 있네요.


아쉬운 점이라면 기본적으로 캐릭터가 많지 않은 데 <마션>의 주인공에 비해 말빨이 아주 뛰어나게 묘사되진 않는다는 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혼자 등장했지만 아주 인상적(...)이었던 인트로와 다양하고 수준급의 말빨로 끊임없이 낄낄거리면서 봤던 <마션>에 비해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건조하고 담담하게 상황을 받아들이는 느낌이 강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드 SF 가까운 성격의 낙관적 소설을 기다리고 계시거나 혹은 그런 책을 읽어보고 싶으시다면 이 책이 괜찮은 선택지가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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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라빈스카야
21/07/13 16:38
수정 아이콘
저도 재미있게 읽긴 했는데...궁금한 부분이 몇 가지 생기긴 하더군요.
그중 가장 큰 의문은 주인공의 친구네는 대체 어떻게 우주라는 존재를 인식했을까였네요.
영화판 나오면 얼마나 각색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관람은 확실할듯 합니다.
aDayInTheLife
21/07/13 17:53
수정 아이콘
그런 부분은 있더라고요. 1950년대 천재 공학자를 불러온 느낌..
VinnyDaddy
21/07/13 16:57
수정 아이콘
시종일관 외로웠던 마션과는 달리 친구가 있어서 좀 더 다채로웠고, '문제발생 -> 해결 -> 다음 문제발생 -> 해결 -> ...'이라는 마션에서 익숙하게 썼던 틀을 다시 가져온 건 영리한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그게 맞는 옷 같아요.

엔딩 이후에 그레이스가 에리디언 사절단을 이끌고 지구로 돌아가는 상상을 했습니다. 제노나이트 제조법만 전수받아도 우주진출 난이도가 확 줄어들거 같은데.
츠라빈스카야
21/07/13 17:10
수정 아이콘
제노나이트 제조법은 비틀즈에 같이 보냈을걸요 아마
VinnyDaddy
21/07/13 17:15
수정 아이콘
그랬던가요? 로키도 제조법은 모르고 있는 것만 썼다고 했던 묘사를 봤어서... 뭐 그래도 직접 제조자에게 배우는게 더 낫겠죠 흐흐
츠라빈스카야
21/07/13 17:18
수정 아이콘
다시 생각해보니 원액 샘플만 보낸것같기도 하고..아무튼 뭘 주긴 줬던것같은데, 운전중이라 좀있다 책 뒤져봐야겠네요..
aDayInTheLife
21/07/13 17:54
수정 아이콘
제노나이트는 꿈의 소재죠. 확실히 작가에게 맞는 방식이 따로 있는거 같아요.
태양의맛썬칩
21/07/13 17:44
수정 아이콘
덕트 테이프 다시 나오나요?
aDayInTheLife
21/07/13 17:53
수정 아이콘
킹트 테이프는 안나오고 다른 소재들이 나옵니다. 크크
바나나맛슈터
21/07/14 16:57
수정 아이콘
책 잡고 너무 재밌어서 늦잠자면서 이틀인가 만에 다 봤네요. 댓글 다신거 처럼 문제->해결->문제....의 반복이긴 한데 그 해결 과정을 읽는 것이 너무 즐거웠습니다. 회상으로 지구 시절 내용이 조금씩 드러나는 것도 나름 흥미로웠구요. 글로만 표현된 외계인이 언젠가 영화화 된다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합니다. 과학적 묘사가 상세해서 정말로 이런일이 있을것만 같아요. 다음 책도 기대가 됩니다
aDayInTheLife
21/07/14 17:53
수정 아이콘
문제와 해결의 반복이 이 작가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인거 같아요. 끊임없이 긴장감을 만들고 해결하는 방식이라고 할까요. 외계인 묘사는 어떻게할지 저도 궁금하네요. 뭔가 활달하고 한 이미지라 라이언 고슬링과 잘 맞을지도 궁금하구요. 크크
21/07/15 22:1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아주 재미있게 봤죠.

기억상실과 록키의 존재가 하드sf의 약점중에 하나인 많은 과학 이론을 독자에게 잘 설명해야 한다를 극복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죠. 스토리 전개와 상관없이 갑자기 개연성 없이 과학 이론을 설명해야 할때의 그 초라함…
aDayInTheLife
21/07/15 22:23
수정 아이콘
우회로를 잘 파고든거 같아요. 하드 SF지만 매력적으로 우회한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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