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1/07/02 18:24:12
Name 오지키
Subject [일반] [14] ppt21.com (수정됨)
[1]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중략)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


시 <연탄 한 장>의 지은이를 나도현이라고 떠올릴 정도로 스타가 익숙한 아재입니다.

전화국에서 단말기를 빌려와서 접속하던 케텔시절부터 지금까지 약 30년 동안 여러 동호회와 커뮤니티에 발을 담갔고 지금도 피지알보다 더 오래된 곳에서도 활동을 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곳은 피지알 이네요.

그만큼 오랜 기간 많은 분께 제 시야로는 담을 수 없는 많은 정보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활동이라 표현을 했지만 로긴조차 하지 않고 정보습득 이후에 창을 끄는 게 다반사인 보통의 유령회원입니다.

다만 언젠가부터 양질의 정보만 낼름 얻어가는 게 마음에 걸려서, 읽은 글에 대해서는 글값으로 추천을 지불하는 습관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언젠가 피지알 내에서 유익하지도 않고 쓸모도 없는 통계를 발표할 날이 온다면, 한 해 동안 추천 버튼을 가장 많이 누르는 유저 리스트 Top 3 부문에 포함되려고 오늘도 노력 중입니다.



[2]

유령회원이지만 오랜 기간 서식해온 결과 옛날에 비해서 바뀐 부분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인구가 제법 늘어난 것 같더군요. 신작로에 굴러다니는 자동차 수(작성된 글, 조회 수, 댓글 수)를 세어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자동차가 늘어난 만큼 크고 작은 교통사고도 늘어났고요.

그로 인해 현행 교통신호 체계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도 자주 눈에 띕니다.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매번 비슷한 양상이더군요.  

처음에는 낯선 피지알시의 엄격한 교통신호 체계를 비판하는 사람이 주류를 이룹니다.

다음에는 이미 피지알시에서 주민세를 여러 번 납세한 적이 있는 사람이 중재하기 시작합니다.

적응하면 불편한 것도 없고 PGPD는 타 시에 비해 근무 조건이 매우 열악한 편임에도 성실히 책임을 다해주니까 시민으로서 지킬 것은 지키자 등등.

그리고 피지알시를 맴돌던 몇 명의 용기있는 유령들이 모처럼 결속해서 시의 편을 들어주게 되고

결국 수위를 넘어선 비판을 진행한 이주민과 20년 고찰 피지알을 지키던 주지스님 한 분이 각각 떠나가는 걸로 마무리됨으로써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극히 평온한 일상을 맞이하게 됩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고 하던가요?

이는 다른 시에서 이미 사회적 문제가 되어버린 것처럼 피지알시에서도 전체 인구는 늘었지만 시의 재정은 오히려 나아지지 않는 상태가 될 수도 있음을 시사합니다.

쌓여있는 연탄재를 발로 차는 것을 단순히 놀이라고 치부하는 어그로에게 조금 더 강경한 PGPD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3]

여러 커뮤니티에서는 물론 현실 세계에서도 있는 듯 없는 듯 존재하는 신분이지만, 유독 피지알에서만 불특정 상대로부터 가끔 감사하다는 말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현실 세계에서도 가끔은 영어의 "thank u"에 해당하는 가벼운 뉘앙스의 감사의 인사를 듣곤 하지만 인사에 가까운 의미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크게 동요하진 않습니다.

그런데 무심코 클릭한 피지알의 글에서 그런 내용을 보게 되면 정말 기분이 째진다는 표현 외에는 설명이 불가능하네요.

제가 바로 몇 해 전 공모전을 통해 ppt21.com을 고안한 당사자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가끔씩 pgr의 우회 도메인 ppt21.com에 대해서 감사의 댓글이 달릴 때가 있네요.

간혹 ppt21의 의미를 물어보는 사람 외에는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 ppt21.com의 탄생 비화를 소개하고 글을 마치겠습니다.

당시 회사에서 정부부처의 일을 입찰해서 진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사무실에서 편히 일을 진행하다가 잦은 회의와 여러 가지 불편함으로 인해 결국 그곳으로 출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곳 자리에서는 피지알으로의 접속이 불가능해져서 다른 우회 사이트로 연명하다가 결국 그것들도 막히게 되었었죠. (정말 귀신같이 우회사이트를 잘 잡아내더라고요.)

피지알에서도 그점을 인지하고 있었는지는 몰라도 공교롭게도 그무렵에 새로운 우회 사이트 공모전이 열렸었습니다.

여러가지 재미있는 이름이 많이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저는 오로지 간절함만 담아서 ppt21.com 이라는 주소를 만들게 되었고 결국 입상하게 되었습니다.

창 10개를 띄워놔도 전혀 의심사지 않을만한 도메인명을 추구했으며 글자 그대로 ppt의 스킬업을 도와주는 의미가 담긴 사이트명으로 보여지도록 꾸몄습니다만,

사실은 스타를 3:3팀플로 배웠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조합인 2플토+1테란 (PPT) 이라는 이스터에그가 담긴, 실상은 피지알의 원형을 훼손하지 않으려고 노력한 결과물입니다.

학생때부터 지금까지 여러번 공모전에 출품해서 당선된 적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이력서에 가장 기재하고 싶은 한 줄입니다.

누군가에게 연탄이 되어서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 정말 몰랐으니깐요.

비록 그때와는 전혀 상관없는 길을 걷고 있어서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공공기관이나 회사 내에서 피지알 접속이 금지된 분들께 강력히 ppt21.com을 추천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manymaster
21/07/02 18:52
수정 아이콘
ppt에 그런 의미들이 있었군요. 좋은 이름 제안 감사합니다.

의미가 아예 없지는 않은지 어느 분께서 옛날옛적에 ppt강좌를 정성스레 써서 여기 올리셨더군요. 이 글을 읽고 찾아봤습니다.
RainbowChaser
21/07/02 18:57
수정 아이콘
몇년 전에 정말 큰 도움이 되었읍니다 선생님 감사함니다
21/07/02 19:10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ppt21은 제가 끝까지 애용하겠습니다
21/07/02 19:46
수정 아이콘
와 ppt가 프프테였군요 크크
21/07/02 21:14
수정 아이콘
고맙습니다. 지금도 PPT21로 접속중이예요!!!
감전주의
21/07/03 00:47
수정 아이콘
저야 당당하게 pgr21.com으로 들어오지만 다른 많은 분들을 위해 좋은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셨네요
유료도로당
21/07/03 11:48
수정 아이콘
예전에 pgr이 막힌 회사에 잠깐 다닌적이 있었는데 그때 잠깐 ppt21을 애용했던 기억이 납니다. 은인이셨군요 크크
바카스
21/10/27 09:28
수정 아이콘
와 님은 열사십니다

입사 8년차에 이 사실을 드뎌 알게 됐습니다


캄사합니다ㅜㅜㅜㅜ
21/10/27 10:09
수정 아이콘
ppt로 하루하루를 버티는 직장인입니다.
압도적감사 드립니다 ㅠㅠㅠ
21/10/27 11:12
수정 아이콘
우회주소에 감사 한 마디 남기고 갑니다.
근데 PPT가 투플토원테란인지는 처음 알았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112 [일반] 밤양갱, 지독하게 이기적인 이별, 그래서 그 맛은 봤을까? [36] 네?!6045 24/03/09 6045 9
101106 [일반] 이코노미스트 glass ceiling index 부동의 꼴찌는? [53] 휵스5633 24/03/08 5633 2
101105 [일반] 토리야마 아키라에게 후배들이 보내는 추도사 [22] 及時雨7257 24/03/08 7257 14
101103 [일반] 드래곤볼, 닥터 슬럼프 작가 토리야마 아키라 별세 [201] 及時雨10155 24/03/08 10155 9
101100 [일반] 비트코인 - 집단적 공익과 개인적 이익이 충돌한다면? [13] lexial3480 24/03/08 3480 2
101098 [일반] [내일은 금요일] 사과는 사과나무에서 떨어진다.(자작글) [5] 판을흔들어라1949 24/03/07 1949 3
101097 [일반] 유튜브 알고리즘은 과연 나의 성향만 대변하는 것일까? [43] 깐부3512 24/03/07 3512 2
101096 [일반] 의사 이야기 [34] 공기청정기6679 24/03/07 6679 4
101095 [일반] 시흥의 열두 딸들 - 아낌없이 주는 시흥의 역사 (4) [8] 계층방정7421 24/03/07 7421 9
101090 [일반] 성공팔이를 아십니까? [29] AW4706 24/03/07 4706 7
101089 [일반] 사랑하고, 사랑해야할, 사랑받지 못하는 <가여운 것들> (약스포!) [3] aDayInTheLife1867 24/03/07 1867 3
101087 [일반] 종이 비행기 [3] 영혼1965 24/03/06 1965 6
101085 [일반] (스포) 파묘: 괴력난신을 물리치는 가장 확실한 방법 [33] 마스터충달4150 24/03/06 4150 12
101082 [일반] 지금은 성공 유튜버들의 수난시대 [106] 깐부10289 24/03/06 10289 5
101081 [일반] 바야흐로 마라톤 개막 시즌 입니다. [30] likepa2993 24/03/06 2993 19
101079 [일반] 의사들은 얼마나 돈을 잘 벌까? [174] 헤이즐넛커피8518 24/03/06 8518 2
101076 [일반] 잠이 오지 않는다. [36] 탈조루2425 24/03/06 2425 12
101072 [일반] [역사]이걸 알아야 양자역학 이해됨 / 화학의 역사 ③원자는 어떻게 생겼을까? [31] Fig.14322 24/03/05 4322 19
101071 [일반] 타오바오...좋아하세요? [60] RKSEL8096 24/03/04 8096 35
101067 [일반] [전역] 다시 원점에서 [9] 무화2406 24/03/04 2406 16
101066 [일반] 모아보는 개신교 소식 [8] SAS Tony Parker 3173 24/03/04 3173 4
101064 [일반] 왜 청소년기에는 보통 사진 찍는것을 많이 거부할까요? [58] lexial7292 24/03/04 7292 0
101063 [일반] 식기세척기 예찬 [77] 사람되고싶다7764 24/03/04 7764 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