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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6/21 09:50:23
Name Its_all_light
Subject [역사] 에어컨 만든 사람 노벨평화상 줘라 / 에어컨의 역사 (수정됨)

1. 에어컨 할아버지는 말라리아 치료 장치


1850년 플로리다의 의사 존 고리(John B. Gorrie)는 열대 질병에 관해 연구했는데요. 그는 찬 기후의 사람들은 말라리아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토대로 병실을 시원하게 하는 장치를 발명했어요. 고리가 만든 장치는 소금물과 증기기관을 이용해 공기를 팽창 시켜 차갑게 하는 장치였는데요. 장치가 너무 잘 작동해서 물이 얼어붙기도 했죠. 물론 말라리아는 모기를 통해 전파되는 병으로 고리의 장치와 상관은 없었어요.


이후 존 고리는 의사를 관두고 미국 최초의 냉각 기술 특허를 얻고, 얼음사업을 시작했는데요. 하지만 그가 만든 얼음은 천연 얼음에 비해 너무 비쌌기 때문에 사업은 실패했어요.




2. 그저 빛, 윌리엄 캐리어


윌리엄 캐리어

뉴욕 브루클린의 한 인쇄소에서 버팔로 포그 컴퍼니(Buffalo Forge Company)에 습도를 조절하는 장치를 의뢰했어요. 온도와 습도에 따라 잉크 건조에 영향을 받았고, 이 때문에 인쇄 품질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죠.


당시 버팔로 포지 컴퍼니에 재직 중이던 윌리엄 캐리어가 이 프로젝트를 담당했는데요. 그는 난방 코일 속에 차가운 물을 통과시켜 코일 주위의 공기를 냉각시킴으로써 기온을 떨어뜨리고 습기를 제거했죠.


이 프로젝트 이후, 1904년 캐리어는 물보라(스프레이)에 공기를 통과 시켜 공기의 이슬점을 제어하는 장치인 에어컨을 발명하게 되죠. 그는 이 장치를 “공기 처리 장치(‘Apparatus for Treating Air)”라고 불렀어요. 캐리어는 이 '공기 처리 장치'로 1906년에 특허를 취득하고 2년 후에 회사 동료들과 Carrier Air Conditioning Company of America를 설립했죠. 이 회사는 현재도 볼 수 있는 에어컨 제조 회사예요.



미국의 가정용 에어컨


캐리어가 발명한 에어컨은 1920년대 초 뉴욕의 극장과 백화점들이 도입하면서 확산되기 시작했어요. 여객기에는 1936년, 자동차에는 1939년 처음 에어컨이 장착됐죠. 에어컨이 일반 가정에 들어가게 된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인데요. 1955년 미국의 건설업자 윌리엄 레빗이 주택에 에어컨을 기본 옵션으로 채택하면서 빠르게 확산되었죠.




3. 국내 최초의 에어컨은 부처님 전용


석굴암

국내에서 최초로 에어컨을 사용한 곳은 석굴암이에요. 석굴암은 원래 환기구를 통해 공기를 유통함으로써 내부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했었는데요. 일제강점기에 석굴암을 해체하고 재조립하는 과정에서 시멘트를 사용해 결로현상이 나타났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1960년대 다시 복원 공사를 했지만,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어요. 결국 에어컨을 수입해 석굴암에 설치한 것이죠.


국내 에어컨의 역사는 범양상선이 1960년대에 일본 다이킨에서 에어컨을 수입 판매하면서 시작됐어요. 1960년대 말에는 청계천의 경원기계공업이 미군 부대의 고물을 수리해 판매하면서 ‘센추리’ 에어컨이 탄생했죠.


1968년에는 금성사(현재 LG)가 국내 최초로 에어컨을 생산했어요. 하지만 선진업체의 기술을 응용해 제품을 개발하는 방식에 불과했는데요. 1986년부터는 자체 기술로 에어컨을 개발하고 미국에 수출까지 하게 되죠.




<참고문헌>

Allan Kirkpatrick. (2017). Introduction to Refrigeration and Air Conditioning Systems. y Morgan & Claypool.

C. P. Arora. (2000). Refrigeration and Air Conditioning. Tata McGraw-Hill Education

James Burke. (2000). Circles: Fifty Round Trips Through History Technology Science Culture. Simon and Schuster.

R V Simha. (2012). Willis H Carrier - Father of Air Conditioning. Journal of Science Education.

김유경. 에어컨의 역사와 원리. 2021년 6월 20일 검색. https://m.etnews.com/200706270028

톰 잭슨. (2016). 냉장고의 탄생. M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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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말싫
21/06/21 09:55
수정 아이콘
에어컨은 기적이고 캐리어는 신이다
오늘도 외쳐봅니다
Its_all_light
21/06/21 11:42
수정 아이콘
외쳐 갓리어!
21/06/21 09:57
수정 아이콘
노벨상보다 위대한 에어컨상을 제정해야합니다!
Its_all_light
21/06/21 11:43
수정 아이콘
노벨 평화상, 화학상, 생리학상, 경제학상 모두를 줄수없어서 안줬다라는 말도 있더라구요크크크
아영기사
21/06/21 12:06
수정 아이콘
4년에 걸쳐서 하나씩 줘도 될만한 분이신데...
퀀텀리프
21/06/21 12:16
수정 아이콘
노벨 기계상을 만들어야..
21/06/21 10:01
수정 아이콘
글을 읽다보니 신서유기에서 였나
은지원이 고도가 높아지면 더워진다는 근거로 비행기에서 에어컨 왜 틀어주냐고.... 더워서 그런거라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강호동이 듣더니 우리끼리 있는데서만 그러라고..... 다른데서는 그러지 말라고 ....
Its_all_light
21/06/21 11:44
수정 아이콘
저는 그 은지원썰 들을 때마다 기안84 배 광합성썰도 같이 떠오릅니다.. 어매이징..
샤한샤
21/06/21 10:02
수정 아이콘
와..... 국내최초의 에어컨은 부자나 왕공족을 위한게 아니라 부처님을 위해 사용되었군요
Its_all_light
21/06/21 11:45
수정 아이콘
갓리어가 만들었기때문에 갓인 부처가 먼저써야죠
하우두유두
21/06/21 10:15
수정 아이콘
그저 갓각
소이밀크러버
21/06/21 10:23
수정 아이콘
재밌게 읽었습니다.
Its_all_light
21/06/21 11:45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21/06/21 10:30
수정 아이콘
노벨평화상을 캐리어상으로 바꿔야 ..
Karoliner
21/06/21 10:31
수정 아이콘
여름 깝치지마
에어컨은 무적이다
캐리어는 신이고
우주전쟁
21/06/21 10:38
수정 아이콘
당연히 부처님부터 쓰셔야죠...부처핸섭!...
Snow halation
21/06/21 10:41
수정 아이콘
여름 너무 더워!
에어컨을 틀어!!
及時雨
21/06/21 10:45
수정 아이콘
나쁜 일본 놈들...
냥냥이
21/06/21 11:06
수정 아이콘
미륵사지 석탑도 그렇지만... .
솔직히 뭐라고 할 수없는 - 그당시 해줄 수 있는 것중 최고가 시멩(?)이었습니다.
及時雨
21/06/21 11:11
수정 아이콘
나중 가서 무령왕릉도 그렇지만 능력이 안됐으면 건들지도 말았어야 한다는 슬픈 교훈을 남겨주었죠 ㅠㅠ
닉네임을바꾸다
21/06/21 11:35
수정 아이콘
능력이 안되더라도 해야할판이였나보죠...
일본은 복원할때 시멘트 많이 쓰는건 자국유적에도 그리하니까 뭐...
及時雨
21/06/21 11:40
수정 아이콘
적어도 해체 공사할 때 원래 구조가 어땠는지, 어느 돌이 어디 있었는지는 파악을 했어야 했는데 그냥 마구잡이로 하고 시멘트로 덮어놓는 바람에 아직까지도 제자리 못 찾은 돌이 엄청 많아요.
에어컨 글에서 나올 이야기는 아니지만 한국 불교 미술의 정점에 있는 게 석굴암인데, 언젠가 제대로 된 복원은 꼭 했으면 좋겠습니다.
서류조당
21/06/21 12:40
수정 아이콘
그거 유홍준이 너무 국뽕+반일의식 가지고 쓴 글이라.... 답사기 1권 보면 마치 멀쩡해서 안건드려도 되는 걸 일본이 죄다 망친 것처럼 써놨던데 실제로는 영조시대 이후 150년 넘게 방치되어 있던 상황이라 발견되었을 때는 천장은 구멍뚫려서 눈비오고 바람불 때 마다 계속 무너지는 와중이었고 그 때문에 불상도 깨지고 대도 망가지고 개판도 이런 개판이 없었죠.
及時雨
21/06/21 13:28
수정 아이콘
서봉총도 그렇고 경주 쪽 문화재 관련해서 체계 없이 진행된건 사실이니까요.
서류조당
21/06/21 13:37
수정 아이콘
100년도 더 전의 일이라는 걸 생각을 해야죠.
조지아캔커피
21/06/21 10:50
수정 아이콘
태양이 쨍한 거리를 걷다가 에어컨 빵빵한 지하철에서 이 글을 읽으니 새삼 존경심이 솟아오릅니다.
Its_all_light
21/06/21 11:53
수정 아이콘
7월에 홍콩을 놀러간적이 있었는데, 에어컨이 없던 시절 홍콩은 사람들이 어떻게 살수있었을까 진지하게 생각했었죠...
21/06/21 11:14
수정 아이콘
정말 위대한 발견 중에 하나 인 것 같은데 그에 비해 인지도가 많이 낮은 것 같습니다. 캐리어라는 업체가 아직도 있는 것을 보면 장사도 잘 되었을텐데 순위권 갑부는 못 되었나 봐요.
Its_all_light
21/06/21 11:49
수정 아이콘
공학쪽 발명들은 그 영향력에 비해 대우(?)가 낮은 것같습니다. 에어컨은 1920년대까지는 수요가 별로 없었다는 말도 있더라구요. 게다가 경쟁업체도 금방 나왔을 거고 이래저래 캐리어만 아쉽게(?) 되었습니다
VictoryFood
21/06/21 11:23
수정 아이콘
캐리어, 그는 신이야
호랑이기운
21/06/21 11:30
수정 아이콘
에어컨이 나와서 진짜 좋아했던 곳은 기업체들이라고 하던데...
Its_all_light
21/06/21 11:51
수정 아이콘
회사원도 회사가 시원하기라도 해야 출근하지..흑흑
머나먼조상
21/06/21 11:35
수정 아이콘
캐리어 추
20060828
21/06/21 12:01
수정 아이콘
캐리어님 감사합니다.
21/06/21 12:27
수정 아이콘
동방예의지국에서 입으로 고맙다고 때워서야 되겠습니까?
캐리어 선생의 탄신일을 국경일로 지정, 공휴일로 해야죠. 그쯤은 되어야 감사의 표시죠.
모루겟소요
21/06/21 12:56
수정 아이콘
종묘에 배향해도 저는 이의 없습니다
Its_all_light
21/06/21 14:12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
수퍼카
21/06/21 13:19
수정 아이콘
진짜 캐리어 성인 축일을 제정했으면 좋겠네요. 찾아보니 11월 26일이 탄신일이군요.
manymaster
21/06/21 12:54
수정 아이콘
리콴유였던가 그 사람이 에어컨을 극찬할 정도로 에어컨은 열대 국가 도시 형성에 있어 필수인 물건이었죠.
죽은 사람은 노벨상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군요.

그러나저러나, 이제부터 포지더블넥이 아닌 포그더블넥인가요?

[뉴욕 브루클린의 한 인쇄소에서 버팔로 포그 컴퍼니(Buffalo Forge Company)에 습도를 조절하는 장치를 의뢰했어요.]
Its_all_light
21/06/21 14:11
수정 아이콘
리콴유가 싱가포르의 성공 요인으로 에어컨과 민주주의를 들었군요! https://m.hani.co.kr/arti/opinion/column/684604.html

포그는 부끄럽네요..흐흐 얼른 바꿔놓겠습니다
Parh of exile
21/06/21 15:12
수정 아이콘
노벨평화상 가지고 되겠습니까? 매년 일주일씩 그분을 기리는 주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Prilliance
21/06/21 15:41
수정 아이콘
역시 프로토스의 기술력은 위대하군요.
이른취침
21/06/21 16:00
수정 아이콘
노벨? 인류에 공헌한 정도로 치면 캐리어님에 비하면 발톱의 때 수준인데 누가 누구한테 상을 줍니까? 크크크
호떡집
21/06/21 17:14
수정 아이콘
캐리어 박사님 제사는 UN에서 챙겨야 합니다!
블래스트 도저
21/06/21 20:58
수정 아이콘
냉장고 에어컨 엘레베이터는 인류의 삶을 바꿔놓았죠
IT회사직원
21/06/22 01:28
수정 아이콘
에어콘은 진정 인류가 만든 최고의 발명품입니다. 더위 많이타고 땀 많이 흘리는 사람으로써 에어콘 없었으면 이미 탈수되어 죽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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