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1/05/26 21:38:16
Name 아스라이
File #1 20210526_190127.jpg (1.52 MB), Download : 64
File #2 20210526_192404.jpg (343.7 KB), Download : 17
Subject 동인천 배다리에서 건진 보물들 (수정됨)




  동인천의 배다리 헌책방 거리에 있는 , 점포정리 중인 문구사에서 득템한 보물들입니다.
여든을 훌쩍 넘기신 노사장님이 동인천 일대에서 40년 넘게 이어온 문구판매업을 마감하고
계신 현장에 들렀습니다.

  딱히 당장 쓸 일은 없지만 뭐에 홀린 마냥 추억에 젖어 이것저것 잔뜩 집어 왔네요.

  이 모든 걸 다해서 단돈 28000냥에 업어 왔습니다. 그마저도 마이크로 MIT 만년필 하나가
5천냥으로 가장 고가이구요. 가령 , 1990년에 만들어진 철제 필통 뒷면에 소비자가 천원이 써
있으면 정말 천원만 받는 식이었습니다.

  심지어 몇몇 물품은 한사코 제 의사를 뿌리치시며 돈받고 팔 수 없단 논리로 그냥 주시기까지
하셨네요. 아이구, 사장님...

  가장 오래된 물건은 1980년에 인천직할시에서 만들어진 왕자파스입니다. 당장 생활사 박물관에
직행해도 모자람 없을 물건을 푼돈에 구매한지라 마음 한 켠에 면구스러움이 일었습니다.

  괜히 약간 무게잡고 표현하자면 , 이미 저물어버린 시대의 완전한 종언을 목도한 것만 같아 울컥한 마음
입니다. 제 어린시절의 추억과 함께요.

  오늘밤엔 잠자리에 몸을 뉘이고 많은 생각이 스칠 것 같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이른취침
21/05/26 21:49
수정 아이콘
왕자파스라니... 이건 귀하네요.
아스라이
21/05/26 21:54
수정 아이콘
이걸 단 돈 천원에 파시다니 , 괜히 제가 다 답답함이...
이른취침
21/05/26 21:56
수정 아이콘
네. 정말 민속박물관이나 현대사박물관에 기증할만한 물건으로 보입니다. 심지어 미개봉...
아스라이
21/05/26 21:59
수정 아이콘
지혜가 깊은 이 동네 토박이 어르신들중 한 분이시니 그런 돈되는 루트를 모르시지 않을터인데 , 그냥 금전적인 욕망이 크지 않으신듯 해 보였습니다 . 어쩌면 회한으로 가득찬 지난 날의 흔적을 하루 빨리 털고 싶은 마음에 헐값으로 처분하고 계신건지도,,,
지니팅커벨여행
21/05/27 06:54
수정 아이콘
30여 년 전 시간으로 되돌아 가고 싶으셔서 그런 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본인의 한창 때로 돌아가서 그시절 코딱지 파던 아이들을 맞이하고 싶었던 게 아니었을지...
그랜드파일날
21/05/26 21:53
수정 아이콘
동인천에 근현대 역사가 잘 보존된 곳이 많더군요. 자유공원 근처는 부산항이 지금처럼 세계적인 컨테이너항이 되기 전, 인천항 잘나가던 시절부터 거주하신 토박이분들의 저택도 보이고...
아스라이
21/05/26 21:54
수정 아이콘
을지로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오래된 건물들이 많습니다 .50년 정돈 우습구요 , 거짓말 하나 안보태고 100년넘은 건물들도 수두룩하죠 .
블레싱
21/05/26 21:59
수정 아이콘
어후야 저보다 연식이 오래됐네요
아스라이
21/05/26 22:01
수정 아이콘
다행(?)이네요. 크크.
GNSM1367
21/05/26 22:03
수정 아이콘
제가 가끔 자기전에 하는 상상이 어디 조용한 곳에 있는 문구점에서 1990년대 레고들을 쓸어오는 거였는데... 흐흐흐
여튼 오랜 시간들을 품고 있는 물건들이군요. 뜻깊게 보관하시길 바랍니다.
아스라이
21/05/26 22:0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제 오랜 로망중 하나가 오래된 문구점 털이(?)였는데 오늘에야 꿈을 이뤘네요! 보물섬에서 지천에 널린 보물줍는 기분이었습니다. 크크 .
21/05/26 22:10
수정 아이콘
같은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웬만한 곳은 이미 10년쯤 전에 다 털려 나갔....
21/05/26 22:52
수정 아이콘
이미 레고 리셀러들이 다 털어갔습니다 크크
덴드로븀
21/05/26 22:21
수정 아이콘
와...상태가??? 엄청 좋네요
21/05/26 22:23
수정 아이콘
어릴적엔 60색짜리 크레파스가 그렇게 갖고 싶었는데...그것도 이제 옛날 이야기군요.
21/05/26 22:51
수정 아이콘
코베이에가면 꽤 비싸게 팔수있는 근현대 물건들인데.. 그런 경로도 모르시는분이시겠죠 ㅠㅠ
유자농원
21/05/26 22:58
수정 아이콘
파스가 크레파스인가요?
21/05/26 23:07
수정 아이콘
이야 배다리... 헌책 득템을 저도 많이 하던 곳이라서 반가운 이름이었는데요. 모르는 세계를 배우고 갑니다. 와아아 예전 문구도 구할 수 있는 곳이었군요! 정말 멋진 곳이군요!
21/05/27 00:04
수정 아이콘
보물들을 건지셨네요, 부럽..
지금이대로
21/05/27 00:30
수정 아이콘
와 저 옛날 크레파스랑 철제필통...
Respublica
21/05/27 02:50
수정 아이콘
하나같이 귀한 그때 그 시절 인생의 추억들이군요. 저보다 나이가 많은 물건들이 대다수네요... 크크
지니팅커벨여행
21/05/27 07:00
수정 아이콘
아 부럽습니다. 저도 이런 거 참 좋아하는데..
재작년 무렵인가, 몇년 째 가던 아카데미 과학 대리점이 문을 닫아 버렸죠.
20년도 전에 만들어진 프라모델들까지 있는 곳이었는데 아이들을 데리고 아이 시절의 추억을 함께 느끼고자 자주 가던 곳이었지만 결국 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오래된 물건 미리 사 둘 걸 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이제 더이상 그 시절의 추억을 되살릴만한 장소가 없다는 생각에 슬퍼지더라고요.
아무튼 덕분에 옛 추억을 다시 소환해 보게 되네요.
당근병아리
21/05/27 08:59
수정 아이콘
내 국딩시절!
예쁘게 자라다오
21/05/27 09:40
수정 아이콘
와 시댁이 인천인지라 가보고싶네요. 저보다 어르신은 물건(?)들이라니..
에이치블루
21/05/27 13:26
수정 아이콘
저 필통 저거 제가 옛날에 쓰던거랑 너무 비슷하네요.
風瓦異
21/05/28 11:28
수정 아이콘
배다리 오랜만이네요
아직도 있나 보군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032 마지막 설산 등반이 될거 같은 2월 25일 계룡산 [20] 영혼의공원4708 24/02/26 4708 10
101031 해방후 적정 의사 수 논쟁 [10] 경계인5647 24/02/26 5647 0
101030 메가박스.조용히 팝콘 가격 인상 [26] SAS Tony Parker 7014 24/02/26 7014 2
101029 이재명 "의대 정원 증원 적정 규모는 400~500명 선" [84] 홍철13540 24/02/25 13540 0
101028 진상의사 이야기 [1편] [63] 김승남5823 24/02/25 5823 33
101027 필수의료'라서' 후려쳐지는것 [53] 삼성시스템에어컨8778 24/02/25 8778 0
101025 그래서 필수의료를 살리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151] 11cm8224 24/02/25 8224 0
101024 소위 기득권 의사가 느끼는 소감 [102] Goodspeed11263 24/02/25 11263 0
101023 의료소송 폭증하고 있을까? [116] 맥스훼인9173 24/02/25 9173 42
101022 [팝송] 어셔 새 앨범 "COMING HOME" 김치찌개1838 24/02/25 1838 1
101021 아사히 “미-일 반도체 회사 합병시키려 윤 정부가 SK 압박” [53] 빼사스9340 24/02/25 9340 0
101020 의료유인수요는 진짜 존재하는가 (10년간 총의료비를 기준으로) [14] VictoryFood4005 24/02/24 4005 0
101019 의대 증원에 관한 생각입니다. [38] 푸끆이5294 24/02/24 5294 44
101018 팝 유얼 옹동! 비비지의 '매니악' 커버 댄스를 촬영했습니다. [12] 메존일각2740 24/02/24 2740 11
101017 우리는 왜 의사에게 공감하지 못하는가 [331] 멜로13418 24/02/24 13418 53
101016 <파묘> - 아쉬움이 없진 않지만, 그럼에도.(풀스포) [54] aDayInTheLife4817 24/02/24 4817 6
101015 단식 전문가가 본 이재명의 단식과 정치력 상승 [135] 대추나무8546 24/02/24 8546 0
101014 “이런 사정 없이 사는 사람이 어딨냐” [136] lexicon10192 24/02/19 10192 51
101013 '파묘' 후기 스포 별로 없음 [9] Zelazny4119 24/02/24 4119 0
101012 김건희 여사 새로운 선물 몰카 공개 예고 [71] 체크카드12664 24/02/23 12664 0
101011 프로듀서 신사동호랭이가 세상을 떠났네요. [33] petrus10835 24/02/23 10835 0
101010 더불어민주당, 박홍근·김민석·박주민·윤건영 단수공천…노영민 경선 [84] Davi4ever10147 24/02/23 10147 0
101009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에 김종인 선임 [99] Davi4ever9508 24/02/23 9508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