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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4/15 22:49:07
Name 나주꿀
Subject 편견, 굳어지거나 깨지거나 바뀌거나 (수정됨)
1. 미국에서 트럼프 vs 힐러리로 대선이 치뤄질 때 맨해튼에서 어학연수를 받았는데 어학원에서 두 명의 사우디 출신 학생과 같은 반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함께 다 같이 모여서 트럼프 vs 힐러리 대선 토론회를 티비로 봤는데 그 날 모인 학생들 국가 분포가 재미있었어요, 저 포함해서 한국인 2명, 일본인 하나, 중국인 여섯, 사우디 아라비아 사람 2명(남,녀 1명씩)으로 구성됐었습니다.

토론회를 보고나서 트럼프가 될까, 힐러리가 될까, 누가 더 토론을 잘 한 것 같냐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오가는 중에 사우디 학생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니 사우디에서는 정치 체제가 어떻게 돌아가나 물어보게 됐는데 상대 학생의 대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는 헌법이 없어',  '의원 비슷한 걸 뽑을 수 있지만 그들은 왕에게 '간청'할 수 있어, 그게 다야.'

처음에는 '영어로 자기 나라 정치체제를 설명하는 게 어려워서 잘못 말한건가? 라고 생각했습니다.
(솔직히 외국어로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를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는 학생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나중에 위키를 찾아보니 정말로 사우디는 강력한 전제군주정이라 의회는 권력이 없고, 헌법 대신 샤리아로 나라가 통치 된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2. 샌프란시스코에 있었을 때도 어학원을 다녔는데, 거기서 만났던 사우디 아라비아 학생들은 제가 가진 편견에 부합하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남편과 아내가 같이 수업을 듣는데, 아내는 눈만 빼꼼 내놓은 부르카를 입고 있었고, 남편은 '나중에 내가 성공해서 부인을 세명 더 둘꺼임'
이렇게 말하는 걸 보고, '아니, 아무리 법으로 일부 다처제가 허용이 되도 그걸 아내 앞에서 저렇게 대놓고 말하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하루에 5번 메카를 향해 기도할 공간을 학원측에 따로 요구하고 수업을 받다가 나가서 기도하고 오더군요, 이때는 무슬림에 대한 인식이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3. 트럼프가 당선되고 나서 같이 수업을 듣던 사우디 출신 학생이 이틀간 결석을 했습니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집 근처에서
이웃 흑인들에게 구타를 당했더군요. 이때만 해도 유색인종이 다른 유색인종을 인종차별 한다는 건 생각을 못했는데 오히려
유색 인종간 인종차별 혹은 갈등도 폭력적인 양상을 띌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4.  맨해튼에서 만났던 중국인 이야기도 있네요.
한 중국 학생과 몇 시간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주제는 다양했어요. 
그 해 미국에서 봤던 영화 이야기, 그 해 있을 미국 대통령 선거 이야기...


제가 중국 역사 이야기에도 관심이 있어서 그 주제로도 이야기를 했는데 이게 좀 골때렸습니다.
제가 아는 중국 역사 이야기는 모두 한국어에 기반을 두고 있어서 영어나 중국어로 말하기가 어려웠고
(주원장 이야기, 삼국지 이야기를 영어로 해본다고 생각해보세요)
그 중국 친구도 자기가 아는 중국 역사 이야기를 영어로 해야 하니 얼마나 죽을맛이었겠습니까.
(ex, 조선 시대에 있던 기묘사화와 주초위왕 이야기를 영어로 설명 해보십시오)


그래서 저와 그 친구가 이야기를 나눈 방식이 뭐였냐면 타블렛과 노트북을 펼쳐놓고 
각자 위키피디아로 검색을 하면서 이미지 및 사진을 보여주고 또 그걸 자기 언어로 찾는 식으로, 
한국어<->영어<->중국어 순으로 이야기를 나눈겁니다.
(이건 필담이라고 하기에도 뭐하고 구글 검색을 통한 소통?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될듯합니다)


그 친구랑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다보니 그 학생은 제가 한국인치고는 생각보다 중국 역사를 잘 안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그러다가 그 학생이 저에게 물어본 이야기가 ["중국이 나중에 미국에 맞설 소프트 파워(컨텐츠)를 쌓을 수 있다고 생각해?"] 였습니다.
(좀 더 정확하겐 마블이나 디씨, 헐리우드 영화 같은 컨텐츠)
물론 머릿속으로는 택도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직설적으론 이야기 하기가 미안했죠.
그래서 "지금은 힘들지만, 수천년 동안 있었던 맹자, 공자 같은 유교 같은 철학이나 삼국지 같은 역사 컨텐츠를 살리면 
언젠가는 가능하지 않을까?" 라고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그 친구는 제 말을 듣고는 몇 초 정도 가만히 있다가 누가 우리 말을 듣고 있나 주변을 꼼꼼히 살피더라구요.
["사실, 예전에 중국에서 유학이나 역사를 아는 사람들은 문화 대혁명때 거의 다 죽었어"]
물론 문화 대혁명때 전통 문화가 날아간 건 알고 있었지만, 지금도 그걸 이야기 할 때, 그 머나먼 미국에서도
다른 중국인이 그 이야기를 듣고 있는건 아닌지 걱정하는 중국인 친구를 보니,
'아, 지금 같은 카페에 앉아있지만 이 친구와 내가 사는 세상은 정말 다르구나' 싶더라구요.


5. 이번에도 중국인 이야기네요. 어느날 같이 수업을 듣던 중국인 여학생이 저에게 이러는 겁니다.

["너 롤 티어가 어디니?"]

아니 다짜고짜 님 티어가 어디? 를 시전하다니. 
"나는 롤 안하는데? 왜?"

"한국인인데 롤을 안해? 그래도 보기는 하지?"
(아마 그 중국인 학생이 한국인에 대해 가진 편견을 제가 깼을 수도 있겠네요, 한국인이라도 다 롤이나 게임을 잘하는 건 아니다)

"보기는 하는데..... 안할 수도 있지, 임마, 난 한국인인데 김치도 잘 안먹어"

"아무튼, 이번에 뉴욕에서 롤드컵 경기를 하는데 SKT랑 Rox랑 붙는대, 너도 같이 갈래?"
(흐흐 지금 생각하면 같이 보러가자고 해줘서 너무 고맙습니다, 전설의 2016 롤드컵 4강전을 봤으니까요) 

이때 까지만 해도 중국에 대한 감정이 지금처럼 나빠질 거라곤 상상도 못했네요.
이 날 만큼은 중국인 학생들이 한국 프로선수들의 실력을 진심으로 부러워했거든요.



6. 샌프란 시스코에 있었을 때 유학원에서 알아준 숙소에서 살았는데, 룸메이트가 LA에서 온 20대 배우 지망생 흑인이었어요.
정말 친절한 성격이었는데 제가 말귀를 잘 못 알아먹어도 또박또박 말해주려고 하고, 같이 tv를 보면 어떻게든 이것저것
알려주려고 했고요.

그리고 그 때  경찰이 흑인 운전자를 검문하다가 총기로 사격해 사망하게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상황을 사망자의 여자친구가 생중계해서 페이스북에 올렸고,사람들이 격앙했던 사건이었죠.

이때 샌프란 옆에 있었던 오클랜드에서도 흑인들의 대규모 시위가 있었는데, 그 뉴스를 보면서 룸메가 
'너도 같이 가서 시위할래?' 라고 하더군요.
'아시아 사람이 저런데 가서 시위해도 되는거임?'
'크크크, 농담이야.'

그러다가 잠시 후에 룸메녀석이 뭔가를 결심했다고 하더군요. 뭘 결심했냐고 물어보니까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기 위해 아프리카 대륙 지도를 자기 등에 문신으로 새기겠다고.....(???)

결국 쉬는날에 헤이트 애쉬버리 스트리트에 그 친구가 문신을 새기는걸 구경하러 갔습니다. 

동네를 둘러보면서 타투샵을 찾아가는데 한 흑인 노숙자가 저와 제 친구에게 들러붙어선 구구절절 자기 이야기를 하더군요.
전날만 해도 자기가 담요가 있었는데 잠시 한 눈을 팔고보니 다른 놈들이 자기 담요를 훔쳐갔다 뭐 이런 이야기였는데
저는 불편한 티를 내면서 룸메에게 빨리 가자고 눈치를 줬습니다.

그런데 제 룸메놈은 그 노숙자에게 30달러를 주더라고요. 
나중에 그 노숙자와 헤어지고 나서 

'야, 미쳤냐??? 지금 그 노숙자한테 30달러를 그냥 준다고?? 그걸 믿어주냐??"
"불쌍하잖아, 도움이 필요해보이고"
"샌프란에 홈리스가 몇 만 명인데, 넌 그 사람들 만나서 돈 달라고 할 때마다 다 줄래??"
"만약 다 줄수 있는 돈이 있으면 줘야지"


와..... 그 순간 제가 완전 인간 쓰레기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정말 단 한순간도 망설이지 않고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줘야지 라고 말하는 룸메를 보니 제가 너무 속물같아보였어요.

뭐, 아무튼간에...

제 친구는 등에 왕따시만한 아프리카 대륙 지도를 새겼습니다. 타투 전문가는 저를 부르고 이러더군요.
"파트너 분이 잘 듣고 기억하셔야 해요. 여기 약병이 2개 있는데, 아침에 일어났을 땐 이 약을 발려주셔야 하고, 다른 약은 자기전에 발라주고 그 위에 비닐랩으로 싸줘야 해요"

나중에 가게 밖으로 나오니 룸메가 기절할듯이 폭소를 하더라고요. 타투를 해준 사람이 저랑 그 친구가 게이 커플인줄 알고 그렇게 말한거라고...



7.  한국에 다시 돌아와서 대학 전공 수업을 듣다가 외국인 친구 하나를 알게 됐습니다. 
북아프리카에서 온 무슬림 여학생인데 아랍어, 프랑스어, 영어, 한국어 (그외 일본어와 이탈리아어)를 할 줄 아는 학생이었어요. 
이 친구 이야기는 워낙 길어서 글을 하나 따로 파야 할 정도입니다. 

한번은 전공 중간고사를 준비하면서 같이 공부를 하는데

"야, 너 기도할때 나도 시험 좀 잘 보게 해달라고 기도해주면 안되냐?"
"오빠"
"왜"
"사람이 시험을 잘 보려면 공부를 해야 하는거야. 기도하는게 아니라"

그 순간 어???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오히려 종교를 안 믿는 내가 무슬림인 그 친구보다 초자연적인 현상에 요행을 바라는 건 아닌가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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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우스 카이사르
21/04/15 23:08
수정 아이콘
어 이글 앞에 부분 어디선가 읽어본거 같은데...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나주꿀
21/04/15 23:11
수정 아이콘
제가 pgr에 올린 첫 글에서 가져와서 그렇습니다 흐흐.
댓글로 썼던 부분도 있고요.
깃털달린뱀
21/04/15 23:13
수정 아이콘
확실히 전반부에서 데자뷰가 크크크크.
국제 인싸 부럽네요. 요새 외국인과의 교류 욕구가 스멀스멀 드는데 코로나 시국이라 참 죽을 맛입니다. 학교에서 친해지라고 깔아준 판은 코로나 때문에 다 출입금지먹고 유학생 자체가 급감하기도 했고. 이래저래 얘기 나누면 정말 재밌는데 말이에요.
나주꿀
21/04/16 00:05
수정 아이콘
학교를 졸업하고 나니 외국인 친구들과의 교류가 많이 끊기더라고요.
코로나 시국으로 본국으로 돌아간 학생들도 꽤 되고...
거짓말쟁이
21/04/15 23:14
수정 아이콘
종교에 대해 몰이해한 사람들의 오해 중 하나가 모든 종교 혹은 종교인이 기복신앙적 태도를 지닌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집에 불이 나면 무릎 꿇고 앉아서 불 꺼달라고 비는 종교는 커질 수가 없어요. 소용 없다는게 뽀록나니까. 신의 이름을 외치면서 불을 끄러 달려가게 만드는 것이 메이저 종교들의 근본이죠..
나주꿀
21/04/16 00:01
수정 아이콘
짧은 대화였지만 제가 종교에 대해 정말로 무지했다는걸 깨닫게 해준 한마디였습니다.
깃털달린뱀
21/04/16 00:34
수정 아이콘
저도 종교에 대한 시선이 확 달라진 계기가 그걸 알게된 때였어요.
어떤 분이 오랜기간 간절히 준비하던 게 본인이 어떡할 수 없는 문제로 놓쳐버린 분이 그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처음에는 정말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이러한 시련을 신이 나에게 주신 것도 이유가 있을 것이다. 돌이켜보면 나는 몇 년간 이것을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매달려있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거기서 벗어나서야 비로소 주변의 다른 소중한 것들, 새로운 기회가 눈에 들어오게 되었다. 나는 이를 깨닫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근본적으로 다른 마인드를 보고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원래 종교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처음으로 종교를 가진 것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리기
21/04/16 07:49
수정 아이콘
한국 교회가 보통 안타까운 기복신앙의 끝판왕이죠.
뛰쳐나와서 작은 교회 하시면서 기복신앙 비판하고 행동하는 분들도 많은 거 보면 내부에선 이미 변화의 여지가 없다는 것..
aDayInTheLife
21/04/15 23:16
수정 아이콘
재밌네요. 크크크크
확실히 다른 문화권에서 온 사람들은 시각에서 확연히 다른게 느껴지는거 같아요. 그나저나 국제 인싸의 냄새가...(2)
나주꿀
21/04/16 00:05
수정 아이콘
학교 환경이 만들어준 억지 인싸의 환상입니다.
졸업하고 나니 국내 외톨이가 되버렸어요. 코로나 싫어...
아라나
21/04/15 23:18
수정 아이콘
예전에 저그는 우승 할 수 없다. 가을은 토스만 우승하는 것이다. 어윤수는 우승할 수 없다. 이렇게 믿었던 적이 있었죠.
편견을 깨준 리쌍과 어윤수 선수에게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나주꿀
21/04/16 00:01
수정 아이콘
어윤수 선수는 정말 인간승리죠. 다른건 몰라도 스포츠에선 편견은 깨지라고 있는게 맞습니다.
여수낮바다
21/04/16 00:22
수정 아이콘
가을마다 토스맵으로 대회를 구성하여 토스만 이긴다는 썰도 있었죠
치킨 맥주 쌓아놓고 친구들과 온게임넷스타리그 프로리그 봤던 시절이 그립읍니다
호머심슨
21/04/15 23:18
수정 아이콘
인싸들 싫어 아싸만세
나주꿀
21/04/16 00:07
수정 아이콘
아싸 만세, 트수 만세입니다. 빨리 코로나 끝나고 옛친구들이 보고 싶어요
여수낮바다
21/04/15 23:18
수정 아이콘
그래서 무슬림 여학생에게 “오빠” 소리를 들으셨다는 거군요 흐흐
나주꿀
21/04/16 00:00
수정 아이콘
나이는 어리지만 정말 존경스러울 정도의 인격을 가진 학생입니다.

그 친구가 겪은 인생 이야기는 나중에 전기로 써도 될 것 같아요 크크
여수낮바다
21/04/16 00:23
수정 아이콘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오빠라 부르신 무슬림 여성 스토리
이쁜 사랑하는 걸로 착각 받은 크고 아름다운 흑인 분 스토리
그 외 기타등등 기대하겠습니다
21/04/15 23:23
수정 아이콘
흐흐흐, 다른 문화권의 사람과 대화하는건 정말 재미있지요.
나주꿀
21/04/16 00:04
수정 아이콘
다른 문화권의 사람과 이야기를 해보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이렇게도 다를 수 있구나를 알게 돼죠.
차단하려고 가입함
21/04/15 23:37
수정 아이콘
두학기 남기고 휴학한 학생인데, 졸업 전에 교환이됐든, 어학연수가 됐든, 여행이 됐든, 미국에 꼭 가고 싶었는데 이래서 졸업 전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하루빨리 아무 걱정 없이 입출국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시기가 다시 왔으면 좋겠습니다.
나주꿀
21/04/16 00:02
수정 아이콘
맨해튼에선 외국인 여행자들도 자기가 맞고 싶은 백신을 골라 맞을 수 있을 수준이라는 이야기도 있더군요.
돈만 충분하다면 아예 미국가서 백신 쇼핑하는 사람도 있을법 합니다.
체크카드
21/04/16 00:51
수정 아이콘
SKT ROX 현장에서 보셨다니 부러울 따름입니다
거실에 누워서 와이프의 한심한 듯한 눈초리를 받으며 봤었는데
나주꿀
21/04/16 12:39
수정 아이콘
2002 월드컵 이후로 느낀 국뽕중 최고를 기록했죠.
거기 있으면 롤알못인 저도 '당신이 페이커의 나라에서 왔습니까?' 를 실제로 경험할 수 있었어요. 크크크
조따아파
21/04/16 08:51
수정 아이콘
타문화권 사람들과 지내면서 배우는 색다른경험은 항상 좋더라구요(설령 당시엔 불쾌했더라도)

저는 어학원 다닐때 군필 대만친구들이 미필 남자(부잣집아들)애 따돌리는거 보고
와.. 대만도 저런 문화가 있나 싶었고,

군생활하면서 정말 힘들때, 이스라엘은 파키스탄이랑 목숨걸고 전쟁중이고 여자도 군대가는데
거기에 비해 여기는 버틸만하다면서 군생활 버텼던적이 있었죠.
나중에 어학원에서 이스라엘 부부친구들을 만들고 궁금한거 몇가지 물어봤는데,
와이프가 말하길 이스라엘 여군 개꿀인데? 거의다 후방배친데? 할때.. 읭... 배반당란 느낌들었...

사우디 애들은 특정 어학원에 많이 보이는데, 사우디는 국가에서 계약한 어학원들이 있어서
학비를 100% 지원해주더라구요. 그래서 물어보니, 사우디는 대학진학하면(학벌이 높아질수록)
월급도 준다면서, 한국은 잘살잖아, 너네 나란 월급 안줘? 라고 물어보는데... 어.. 음.. 이 기름국놈이
시비터는건가.. 싶었고...
그리고 사우디에서 가난한집 학생들은 국가에서 유학생한테 주는 학비/생활비 120%널널하게 주니까
그거 아껴서 집에 돈부치는 애들도 있어서 놀랬네요.

돼지고기 겁나 잘먹으면서(맥도날드 신봉자) 돼지고기 나오는 음식점에 다녀온 다른 어학원친구들
극혐하는 웃긴 선택적 무슬림 친구도 사귀었었고...

자기 그린카드 받았다면서 기념으로 쇼핑하자던 중국인 여사친 따라갔는데, 건쇼... 쇼핑..
권총을 대체 몇자루를 사는건지.. (이건 중국문화권특징은 절대 아닌거 같고. 이친구가 총미치광..)

서부쪽에서 학교 다녀서 인종차별도 거의 안당했고, 잘 알던 백인문화보다
가까우면서도 잘 모르던 아시아 문화를 많이 배워서 좋았던거 같네요.
나주꿀
21/04/16 12:41
수정 아이콘
서부가 확실히 날씨도 좋고 특히 미세먼지는 단 하나도 없는 청정한 공기에 깜짝 놀랐습니다.
샌프란 집값의 30퍼센트는 공기와 날씨 값이라고 봐도 될 정도였어요.
날씨 덕분인지 사람들 사이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도 여유롭고 친절했고요
이쥴레이
21/04/16 08:52
수정 아이콘
재미있는 글이네요. 크크
나주꿀
21/04/16 12:41
수정 아이콘
살면서 게이로 오해받을 일이 또 언제 올까 싶습니다 크크
21/04/16 09:5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본문 읽고 궁금해서 찾아봤네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2항
-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 The sovereignty of the Republic of Korea shall reside in the people, and all state authority shall emanate from the people.

한국법제연구원의 법령번역센터란 곳에서 영문번역본을 검색할 수 있군요.
https://elaw.klri.re.kr/kor_service/main.do

써먹을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덕분에 좋은 정보를 알게 되었습니다.
나주꿀
21/04/16 12:42
수정 아이콘
학교에서 법률 영어 과목 신청해서 듣다가 2주만에 빤쓰런 했습니다. 영어인데 영어가 아닌 느낌이에요.
프랑스어도 많고, 한국어로도 법알못인데 영어로 도전하니 바로 멘붕오더군요.
21/04/16 13:09
수정 아이콘
어휘가 평소 쓰는 단어랑은 거리가 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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