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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4/15 14:20:22
Name elaborate
Subject 오픈랜 도입으로 화웨이에 결정타를 날리려는 미국 (수정됨)
1. 오픈랜 개념
"개방형 무선접속네트워크"
무선 기지국 연결에 필요한 인터페이스와 기지국 운용체계(OS)를 개방형 표준으로 구축하는 것. 네트워크 장비의 하드웨어 종속성을 탈피해 유연한 기술 진화를 표방하는 5G 이동통신의 핵심 기술

한마디로 PC로 따지면, 리눅스로 OS를 통일하고, 삼전과 레노버, HP가 HW 제조에만 전념하듯 5G에서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완전히 분리한다는 개념.

2. 목적
간단하게 현재 미국에는 경쟁력 있는 5G 통신장비 제조 기업이 전무한 상황인데 반해 중국은 화웨이, ZTE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석권하는 중입니다.

물론 트럼프 이후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시행함으로써 스마트폰과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의 점유율을 떨어뜨리는 데 성공했지만, 이는 선진국에만 해당될 뿐 여전히 가난한 개도국들은 이에 동참하지 않고 있으며, 선진국 중에서도 독일 등 일부 나라들이 미온적인 반응입니다. 가장 큰 원인은 역시 "비용"이구요.

따라서 미국이 소프트웨어를 장악해야 진정으로 승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게 됩니다.

3. 오픈랜 도입의 효과
-우선 통신사들은 대체로 SW 비용을 절약함으로써 5G 인프라 구축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 절감이 가능합니다.
-4G LTE 시절에 중국 업체들(화웨이, ZTE 등) 장비를 도입해서 가격과 장비 호환성 문제 때문에 5G 장비마저 중국산을 쓰는 통신사들이 중국산에서 타사 장비로 갈아타게 만드는 효과를 노릴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처음으로 중국산 5G 장비를 고려하는 통신사들에게도 유사한 효과 기대 가능.
-이를 통해 화웨이의 점유율을 낮추는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경쟁력 있는 5G HW 제조 기업이 없는 대신 SW 부분에서 경쟁력이 뛰어난 미국과 영국 등이 이득을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미국은 차세대 통신장비 시장에서 퀄컴, 시스코, 알티오스타 등 자국 SW 기업들의 영향력 확대를 기대하고 있고, 영국 또한 이번 G7 회담을 통해 이 오픈랜 구축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밀어붙일 예정입니다.
-일본도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일본도 5G 장비 시장에서는 딱히 존재감이 없는 편인 데다, 오픈랜 상용화 기술의 대표 기업 중 하나가 일본에 있거든요. (보통 일본 라쿠텐, 스페인 텔리포니카, 네덜란드 보다폰지고가 꼽힙니다.) 그 외에 역시 HW 시장에서 존재감이 약한 선진국인 캐나다도 찬성할 거라고 봅니다.

4. 우려하는 시선
대체로 5G 장비 기업들입니다. 화웨이는 오픈랜이 5G에 적합하지 않다고 잘라서 말했을 만큼 오픈랜에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구요.

노키아, 삼성에서도 부정적입니다. 기존에는 5G 장비 공급할 때 동시에 자사 SW까지 공급하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오픈랜이 도입되면 표준 소프트웨어가 도입되니 더이상 5G 장비 기업의 소프트웨어를 쓸 이유가 없어집니다. 그래서 단순 하드웨어 장비만 제조하는 하청 역할로 전락할 것을 우려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 통신사 측에서 비용을 절감한다고 환영하고, 5G 장비 제조 기업들이 불만을 표출하는 걸 보면 HW 못지 않게 SW 판매를 통한 수입도 굉장히 쏠쏠한가 봅니다. 반대로 말하면 통신사 측에서는 5G를 구축할 때 이 SW 때문에 비용 부담이 배가된다는 거죠.

물론 장점도 없는 건 아닙니다. 화웨이의 점유율을 떨굼으로써 자사 장비의 점유율을 높이는 효과가 생길 수 있거든요.

이들 기업들이 따져봐야 할 기회비용은
오픈랜 구축으로 인한 자사 통신장비 점유율의 확대
vs
오픈랜 구축 대신 자사 SW 판매를 통한 이익 확대

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문재인도 G7 회담에 초청받아서 가는데, 이미 LG가 화웨이와 깊이 협력해서 5G 인프라를 구축하고, 삼성의 불만도 제기되는 상황에서 미국, 영국, 일본 등의 입장에 적극적으로 찬성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소비자인 제 입장에서는 어차피 화웨이는 거부감이 들고, 대안 제품을 써야 하는 상황에서 조금 더 저렴한 방향으로 정책 결정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전 트럼프 행정부 시절 관료가 폭로했듯, 미국 정부가 에릭슨, 노키아 지분을 인수하거나 미국과 EU, 파이브아이즈, 일본이 공동으로 5G 인프라 조성 펀드를 만들어서 중국에 대항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허접한 초보 문외한의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오류 지적은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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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꿀
21/04/15 14:21
수정 아이콘
미국이나 유럽 열강들이 무서운 이유는 자기네가 밀린다 싶으면 바로 게임의 룰을 바꿔버릴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후발주자가 좀 올라왔다, 혹은 제쳤다 싶으면 판뒤엎고 새 게임을 해버리면 그만이니까요.
백신도 '일단 나부터 맞고 줄게' 이러면서 양아치 짓을 해도 거기에 항의를 할 다른 국가들도 없고....
iPhoneXX
21/04/15 14:27
수정 아이콘
돈 앞에 다들 정직해지는거죠. 자기 거지꼴되면서 남 부자되는거 박수치고 축하해줄 사람도 국가도 없는게 현실이라고 봅니다. 그냥 주어진 자리에서 선 안넘게 최선을 다하는게 최선이 아닐까 싶네요.
아리쑤리랑
21/04/15 14:2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사실 그 이전에 실제로 서구는 전 지구 육지면적의 80~85% 이상을 접수했고, 그 이후론 쓸데없는 군사 유지비와 행정비용을 빼고 시스템을 구축해서 옭아매는 방식으로 간접지배를 행사하고 있는것이죠. 미국,영국,프랑스등의 서구는 중국, 러시아와 같은 국가들보다 알면 알수록 훨씬 무섭고 강력한 국가들입니다.
elaborate
21/04/15 14:59
수정 아이콘
양아치 짓이라고 비난하기 전에 국제 사회는 어차피 냉정한 법이고, 우리도 똑같이 행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보다 기술이 딸리는 나라들에게 퍼줄 이유도 없고, 항상 같은 편과 힘을 합쳐 후발주자들이 올라오지 못하게 꾸준히 견제해야 할 겁니다.
담배상품권
21/04/15 14:27
수정 아이콘
참 쉬운게 하나도 없네요.
깃털달린뱀
21/04/15 14:27
수정 아이콘
역시 패권, 헤게모니란 건 대단해요. 겉으로 보면 막 그렇게 엄청낭 게 아닌 것 같은데 아예 자기네 유리한 방향으로 룰을 바꾸면서 얻는 무형의 이득이란 게 막대하니.
배고픈유학생
21/04/15 14:31
수정 아이콘
본문대로라면 참 양아치 짓이네요.
-안군-
21/04/15 14:53
수정 아이콘
말하자면 기존의 무선통신망은 사실상 인트라넷이었는데, 이걸 인터넷 식으로 바꾼다는 얘기죠.
근데... 지금의 5G도 사실 전세계의 무선통신 관련업체들(MS, 애플, HP, AT&T등도 포함)이 모여서 만든 표준인데, 이걸 깨버리겠다는건 참...
나데시코
21/04/15 14:55
수정 아이콘
이렇게 서로가 나쁜놈인 두그룹으로 점점 나뉘는거죠
미국 소련이 이데올로기 싸움이었다면
미국 중국은 경제패권싸움이라 더 위험해질수도 있겠습니다
Respublica
21/04/15 14:5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전공공부를 하고 있는 입장에서... 덧붙이자면...

요즘 (유선)네트워크에서는 Openflow를 위시한 SDN(Softwate defined network), 그리고 VNF(Virtual Network Function)가 유명한 화두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기존의 유선인터넷 장비들은 전용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까지 종속되있는 구조였습니다. 그렇지만 VNF, SDN의 등장으로 범용 컴퓨터들로 하여금 네트워크 제어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특히 SDN 때문에 로드 밸런서, 방화벽 등의 구성요소들을 개별 소프트웨어로 모듈화 하기도 쉽고 그로 인해 유연해지죠. 가상화 기능을 통해 서비스를 쉽게 확장-축소하기도 편하죠(Scalable).
또한 Openflow 컨트롤을 통해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여러 장비들에 명령을 내려 전체적인 네트워크 흐름을 제어할 수도 있습니다. 기존의 장비들은 서로 독립적으로 구성되어 전체 네트워크 흐름을 제어하기는 어려웠었습니다.

잡설이 길었는데, 오픈랜에서 더 나아가 오픈소스 네트워킹이 현실화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생각됩니다. 사실, 네트워크 장비들도 이제는 범용 컴퓨터들로 대체될 수 있는 시대가 얼마 멀지 않았다고 느낍니다. 무어라고 해야 할까요, 저는 open-source들이 더 많이 세계의 표준으로 잡혀가는 느낌입니다. 더 이상 폐쇄적인 구조로 개발하는 것보다, 자유로운 개발자들의 집단지성이 더 강력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일까요...
21/04/15 14:58
수정 아이콘
(수정됨) 12
elaborate
21/04/15 15:1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상세한 댓글 감사합니다. 오픈랜으로 넘어가는 시대적 상황에서 화웨이 견제를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오픈랜 활성화를 정치외교적인 수단으로 활용한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서방은 몇몇 곳을 제외하고 대체로 반화웨이로 통일되어 가는 상황에서 화웨이 배제에 미온적인 선진국이나 대다수의 개도국들을 타깃으로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미국에서도 화웨이의 완전한 배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는 상황에서 점유율을 최대한 낮추는 게 목적이겠지요.
21/04/15 15:01
수정 아이콘
괴거 냉전 시대 때의 미-소 간 경쟁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우주 산업이 발달하고 신기술 개발이 활발하였는데,
미-중 경쟁 구도에서는 과학 기술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21/04/15 15:34
수정 아이콘
둘이 비스무레하거나 중국이 소련처럼 미국에 스푸트니크쇼크를 일으킬 수준이 되거나 그래야 할 텐데...

근데 그게 될까...
21/04/15 15:05
수정 아이콘
ai쪽보면 죄다 중국인이던데 알리바바도 클라우드쪽에서 엄청 성장했구요. 오히려 서구권에선 HW로 경쟁해야 하지 않을까요? SW로 싸우면 중국이 너무 유리한 전장인데... it가 특유의 개방성과 중국 프로그래머들의 인구+교육열로 너무 성장했어요
HA클러스터
21/04/15 15:14
수정 아이콘
그 소프트웨어의 기반이 되는 언어와 작성툴 및 기본 알고리즘, 기반 하드웨어 규격, 데이터베이스 및 통신 규약은 다 미국 및 서구에서 만든거죠. 그 바탕위에서 돌아가는 어플이 좀 발전했다고 해봐야 아직 중국은 서구의 적수가 못됩니다.
elaborate
21/04/15 15:17
수정 아이콘
올림픽으로 치면 IOC 위원들이 대부분 서양인으로 구성되어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올림픽 성적이 비약적으로 상승하니 이를 견제하려고 IOC가 온갖 종목 변경과 도입을 자기네들 유리한 쪽으로 시도하는 거라 볼 수 있겠지요.
21/04/15 15:22
수정 아이콘
기초학문을 서구에서 닦았다한들 헤게모니를 쥐려면 부가가치로 싸움해야 하는데 sw는 그 격차가 이제 없는수준이라... ai의 일부 분야는 중국이 미국을 추월한분야도 있다 하더라구요. 네트워크쪽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어요.
예슈화쏭
21/04/16 17:19
수정 아이콘
정치적 성격도 AI에 반영되는 부분도 있을 거 같아요.
민주주의(미국)AI는 수많은 데이터에서 답을 찾아나가야 하는 반면
자본/반독재주의(중국)AI는 데이터는 받아들이고 답을 정부가 제시해 준것에 가깝게 맞춰가야 하는 부분도 있을 터라 어느정도 답이 나오기 쉬울 거 같네요
BlazePsyki
21/04/15 15:22
수정 아이콘
네트워크 분야가 도메인이 아니라 처음 들어봤는데 재밌네요. 정치야 내 알바 아니고..
미-중간에 있는 또다른 네트워크 이슈 중에 제가 아는건 검열에 대항하기 위한 ESNI-ECH 표준 수립과 그에 대항하는 국가 기간망 인트라넷화 정도인데 이건 또 어떻게 되려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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