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1/04/11 21:47:00
Name 마늘빵
File #1 97816_309167_83.jpeg (74.3 KB), Download : 56
Subject 허버허버와 페그오 트럭은 우연의 일치인가?



우리는 호구..였었나?

좀 웃기게도 말이지,
나는 인터넷상에서 비웃는 개돼지에 속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손해"를 보고 있었다는 것을 제대로 자각해본적이 없다.

어쩌면 그건 내가 소과금 유저이기 때문에 그랬을지 모른다.

하지만 세상에
소과금 유저나, 10억을 게임에 바친 고과금 유저나
그들의 눈에는 그저 우리는 꿀꿀거리는 돼지였던 것이다.

그렇게 많은 매출을 벌어들이는 곳에서
고객관리를 그토록 개판으로 하고 있었다니.

백화점에서 1억 이상을 쓰면 그래도 나름 우수고객이라고 해서
하다못해 주차권이나 라운지를 이용할수있는 혜택을 줄텐데

동네 치킨집에서도 자주 시키면 단골이라고 10번 시키면
반반치킨 한마리는 공짜로줄텐데. 그러한 것도 미처 모르고
있었던 K-게임의 노하우는 어디로 갔나.


페그오 트럭시위로 인해 많은 것들이 변했다.
게임사는 언제나 그랬듯 그냥 하던데로 했을뿐인데
개돼지들이 더이상 개돼지들이 아니었다.

생각해보면 그런 시위는 이번이 최초는 아니었다.
오래 거슬러 올라가자면 리니지 본사앞에 있었던 조폭아재들 있었고
인터넷상에서 분노를 풀어내는 게시글들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어떤 것에도 공감하지 않았다.
"꼬우니 떠나는 스님" 메타나 "과금러" 메타 말고는
다른 것을 상상할 정도의 창의성은 나에겐 없었다.

있으나 마나한 공홈에 글을 쓸 생각은 하지 않았다.
어차피 듣지도 않을테니까.

사실, 생각해보면 나는 문제에 있어서 그런 관점이었다.
여태까지 내가 경험한 모든 구조적인 문제들은,
스스로 노력해서 위로 올라가거나 꼬아서 떠나는것 빼고는 방법이 없었다.

우리는 나서지 말아야한다.
"착한 아이"0란 그런것이고, "패널티"를 안고 나아가야 진정한 "실력"인것이고

그렇지 않나?
불공평하지만 그럼에도 "강화"에 성공한 유저들이 있다.

'내고 노력을 조금 덜했나부다"
그러니 나는 누군가 목소리를 모으자고 말할때에도
그것을 무시하면서 열심히 K-코인을 채굴하거나
나오지도 않을 당첨확률을 계산하기 위해서 액셀을 돌리고만 있었다.

페그오 트럭은 그렇기에 도리어 이상하게 보인다.
분명히 과거의 문법으로는 한심한 게임덕후들의 소란으로 보였을 것이다.
허버허버 같은 이슈를 쿨하지 못한 남자들의 일탈로 봤던것처럼

"성공" 하는 사람들은 그럴시간에 공부라도 열심히 하고
성실하게 직장에 나가서 열심히 일을 해야하는 것이라고
한심하게 우리 권리를 운운하고 앉아 있을 시간에
일단은 수그리고 열심히 노력을 하는것이 정답이었다.

그것이 사회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었다.

그럼 왜 나는 메이플 간담회를 보면서 분노를 하고,
페그오 트럭을 보면서 박수를 치고
허버허버 저격운동에 대해서 후련함을 느끼게 되었는가?

생각해보니 손해였던것이다.  

위에서 선심성으로 뿌려주는 사료들은
애초에 특혜가 아닌 당연한 몫이었다.
그렇다면 불만을 이야기하기전에 우리가 받았어야할
사료들은 어디로 가버렸는가?
트럭이 가지 않았다면 아무것도 없었을텐데.

성실함이 무기력해지고 있는데, 성장은 무너져서 수입이 줄어들고 있다.
우리가 얻을 몫은 공평하게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쿨해질수 없는 "생존경쟁"으로 변해버린것이다.

여유가 없어진 우리들은 가성비 충이 되어서
게임할때 적용하던 메커니즘으로 효율적인 경로를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얻어가는 보상은 충분하지 않았다.

그런데 다른쪽에서는
너무도 간단하게 권력과 이익을 가져가고 있었다.
분명히 합리적이지 않았음에도 실질적인 이득은 다른 쪽이 가져가고 있었다.

분명히 위쪽은 귀찮았던 것이다
생각해보니 우리가 운영을 잘못한것도 있고, 돈도 이미 충분히 번다.
그러니 그냥 "대충 사료좀 뿌리면 되겠지" 하면서
불만을 말할때마다 그들은 뿌렸다.

열심히 위쪽에서 하란대로 하고 노력하는 것보다
억지를 부려서라도 불만을 이야기하고 귀찮게 만드는 것이
어느새 더 큰 이익이 되어버린것이다.

그런데, 그쪽에선 되려 이쪽을 보며 조롱을 하고 있었다.
선을 넘지만 않았어도 충분히 유지되었을 꿀빠는 시장을 두고
뭐가 아쉬워서 조롱까지 나간건지는 알수 없다.

그냥 단지 "우리가 잘못한거 맞고 이제부터 잘해본다"
라고 하는 [척] 만했어도 10년은 갔을 텐데.

잠자고 일어나보니 급상승해버린 비트코인처럼
언제부턴가 당하던 측에서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페그오 트럭으로 불만을 어떻게 표시하는줄 알았고
달뜨강 사건으로 어떻게 효과적인 공격을 할 수 있는지 배웠다.
꼬우면 떠났던 중들은 이제 불을 지르는 법을 배웠다.


그렇기에 일련의 일들은 더 무섭다.

아무도 나꼼수같은 팟캐스트를 들으며 행동한것도 아니였는데
정부가 지원하는 세금은 커녕 시민단체의 지지와 응원을 받은것도 아니었는데
분명히 아무도 일베같은 사이트에서 지령을 받고 움직이는 것도 아닌데
제대로 결집하지도 못한 조그만한 흐름이 벌써부터 이정도다

기울어진 운동장 위에 기생하고 있던 무리들에겐
운동장을 바로 세우는 것만으로도 어마어마할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보자면 참으로 불합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미래를 생각하지도 않고 운영을 개판으로 한 운영진은 떠나버릴텐데,..

영문도 모른채, 뒤처리를 하러 들어온 "신입"들은
이제부턴 적폐라고 불리면서 서슬퍼런 공격까지 감내하게 될테니까.

남녀평등을 위해서 여자도 군대를 가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남자만 군대를 갔으니 여자만 군대를 가자는
주장이 밀어닥친다고 생각해보라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노하와이
21/04/11 21:49
수정 아이콘
이렇게 서서히 성숙한 민주주의가 배양되나 봅니다. 대한민국 현재 수준 생각하면 완전히 자리잡는 데 최소 40년은 걸릴 듯.
이것봐라
21/04/11 21:53
수정 아이콘
상대를 죽일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내가 싸우다 죽을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하죠
근데 저들은 지들이 죽을수도 있다는 생각은 가지지 않았어요
언제까지고 쳐맞고만 있으리라 생각했죠
그냥 이게 제 생각입니다
21/04/11 21:57
수정 아이콘
류근 시인이 여자도 대체복무 해야 된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여당쪽도 충격 받긴 받은거 같아요.
나주꿀
21/04/11 22:02
수정 아이콘
류근 시인이요? 선거 며칠전만 해도 야당후보를 지지하는 젊은이들을 비하하면서 다 수구언론의 조작이라고 했습니다.
우디르가 울고갈 사람이에요.
(http://mlbpark.donga.com/mp/b.php?p=61&b=bullpen&id=202103310053067582&select=&query=&user=&site=donga.com&reply=&source=&pos=reply&sig=h4aTHl-ghh6RKfX2h6j9SY-gjhlq)

뭐, 나중엔 유권자 비하가 아니라 돌대가리를 비판한것이라고 꼬리를 자르긴 했지만 말이죠
실제상황입니다
21/04/11 22:27
수정 아이콘
그래도 이용할 부분이 있으면 이용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보긴 해야겠네요.
2021반드시합격
21/04/11 22:03
수정 아이콘
유권자들보고 돌대xx 어쩌고 하는 거 보니
입에 담을 가치도 없는[심한말] 같던데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090 성공팔이를 아십니까? [29] AW4257 24/03/07 4257 7
101089 사랑하고, 사랑해야할, 사랑받지 못하는 <가여운 것들> (약스포!) [3] aDayInTheLife1477 24/03/07 1477 3
101088 '해병대 수사외압 의혹' 피의자를 호주 대사로‥영전 또 영전 [56] lemma6497 24/03/06 6497 0
101087 종이 비행기 [3] 영혼1562 24/03/06 1562 6
101086 다양한 민생법안들 [10] 주말3232 24/03/06 3232 0
101085 (스포) 파묘: 괴력난신을 물리치는 가장 확실한 방법 [33] 마스터충달3609 24/03/06 3609 11
101084 너무많은 의료파업관련 구설수 기사들 [21] 주말5218 24/03/06 5218 0
101083 의사분들 이러시는 건 심적으로 이해가 갑니다만 [150] 된장까스10320 24/03/06 10320 1
101082 지금은 성공 유튜버들의 수난시대 [106] 깐부9745 24/03/06 9745 5
101081 바야흐로 마라톤 개막 시즌 입니다. [30] likepa2516 24/03/06 2516 19
101080 총선용 의료대란과 꼬인 대처. 필수의료의 멸망. 모두의 패배. [444] 여수낮바다12050 24/03/06 12050 0
101079 의사들은 얼마나 돈을 잘 벌까? [174] 헤이즐넛커피7968 24/03/06 7968 2
101078 의사 사태 출구 전략 [178] 은달9074 24/03/06 9074 0
101077 밑에 글 후속작 : 북한 김주애 정권 승계가 과연 가능할까요? [24] 보리야밥먹자3941 24/03/06 3941 0
101076 잠이 오지 않는다. [36] 탈조루2020 24/03/06 2020 12
101074 여론조사 vs 패널조사 데스매치 [120] 버들소리13640 24/03/05 13640 0
101073 의사 대량 사직 사태 - 뒷감당은 우리 모두가 [266] 터치미18086 24/03/05 18086 0
101072 [역사]이걸 알아야 양자역학 이해됨 / 화학의 역사 ③원자는 어떻게 생겼을까? [31] Fig.13839 24/03/05 3839 19
101071 타오바오...좋아하세요? [60] RKSEL7511 24/03/04 7511 34
101070 세계 각국의 의사 파업 현황과 한국의 의료 현실 [183] 티라노9580 24/03/04 9580 0
101069 북한의 김씨왕조 세습이 이제 끝이 보이는거 같은 이유 [61] 보리야밥먹자10519 24/03/04 10519 0
101068 여의도 의사집회 구경 소감: 의사집단도 좌경화되는 것일까요? [56] 홍철7035 24/03/04 7035 0
101067 [전역] 다시 원점에서 [9] 무화2032 24/03/04 2032 1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