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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1/28 15:15:48
Name 아난
Subject 존스 홉킨스 대학교에서 발간한다는 새 철학 매거진과.. (수정됨)

https://ravenmagazine.org/

존스 홉킨스 대학교 철학부에서 딱딱하고 전문가만 알아 읽을 수 있는 형식의 글이 아닌 에세이 스타일로 쓴 글들을 싣는 철학 매거진을 발간한다는 소식입니다. 존스 홉킨스 대학교는 오래 전부터 유명한 대학교지만 팬데믹 이후로는 COVID-19 맵 발표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죠. 저한테는 그 무엇보다도 Diacritics, Modern Language Notes, New Literary History 같은 막강한 (인)문학 학술 저널들을 내놓는 곳입니다. 아래는 그 매거진의 창간 취지와 매거진의 형식을 밝힌 글입니다. 이 글은 몇가지 점에서 흥미롭고 유익합니다.

1. 분석철학이 횡행하던 시절에도 철학계에서조차도 에세이 스타일로 쓰는 이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2. 학술적인 글인 경우에 한해서라도 짧은 에세이, 긴 에세이, 그 사이 에세이를 수량적으로 정의해줍니다. 한글로 쓴 글이라고 별로 다른 기준을 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3. 읽을 마음이 땡기게 하고 이해가 그리 어렵지 않은 구문(스타일)으로도 학술적으로 독창적인 철학글을 쓸 수 있다는 생각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4. 참고하라고 그런 류의 글들이 이미 실리는 매체들을 예시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들 중 The New York Review of Books 를 가끔 읽는데, 읽을 때마다 감탄합니다. 미국에서 가장 훌륭한 것들 중 하나입니다. 예시되지는 않았지만 Aeon, The Los Angeles Review of Books 에도 그런 글들이 많이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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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AVEN
까마귀

The Raven is a magazine of original philosophy written for intellectually curious readers with or without academic training in the discipline. It aims to revive an essayistic style of philosophy that was more common in academic venues as recently as thirty years ago but has gradually disappeared — that is, to publish contributions to the “literature” that deserve to be called literature. The Raven will launch as an open-access online magazine; it may publish paid, print editions in the future.

레이븐은 철학 분야에서의 학술적 훈련의 유무에 관계없이 지적 호기심이 강한 독자를 위해서 쓰여진 독자적인 철학 매거진입니다. 그것은 30년 전까지 학술계에서 일반적이었지만 점차 사라진 에세이시스트적 스타일의 철학을 되살리는 것 - 즉, 문학이라 불릴 만한 "문필" 기고문들을 게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레이븐은 오픈-액세스 온라인 매거진으로 창간됩니다. 장차 유료 인쇄판을 발행할 수도 있습니다.

The editors are David V. Johnson and J. David Velleman. They will have responsibility for working with authors to improve style without compromising philosophical rigor. The editors will be advised by the editorial board listed below.

편집자들은 David V. Johnson 과 J. David Velleman 입니다. 그들은 철학적 엄밀함을 해치지 않고 스타일을 개선하기 위해 저자와 협력할 책임이 있습니다. 편집자들은 이하의 편집위원회로부터 어드바이스를 받습니다.

The Raven invites pitches from authors. A link for submitting proposals appears at the bottom of this page. We will not consider unsolicited manuscripts.

레이븐은 저자들의 참여를 청합니다. 이 페이지 하단에 제안을 전송하기 위한 링크가 표시됩니다. 자유 투고는 고려하지 않겠습니다.

The launch of The Raven has been made possible by a grant from the William H. Miller III Department of Philosophy at Johns Hopkins University.

레이븐의 시작은 존스 홉킨스 대학교의 윌리엄 H.밀러 3세 철학부로부터의 지원금에 의해서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Co-Editors
공동 편집자들

Editorial Committee
편집 위원회

Contribute
기고

We currently envision publishing twice a year, beginning in the fall of 2021, with content in three forms:

현재 2021년 가을부터 1년에 2회, 다음 3가지 형식의 콘텐츠로 공개하는 것을 상정하고 있습니다.

FEATURE: Features are longform essays (3,000 to 10,000 words) in which the writer makes an original philosophical contribution in a style that is engaging to read and intelligible without the need for specialist expertise.

특집: 특집은 장문 형식의 에세이(3,000~10,000어)이며 필자는 전문가의 전문지식을 필요로 하지 않고 읽고자 하는 마음을 불러일으키고 이해하기 쉬운 스타일로 독자적인 철학적 기여를 합니다.

SHORT ESSAY: Short essays (800 to 2,000 words) offer a philosophical insight or argument that does not require a longer exposition to convey. Short essays are closer to the op-ed form seen in The Stone (the philosophical opinion section of The New York Times) or the Readings selections of Harper’s Magazine.

짧은 에세이: 짧은 에세이 (800~2000어)는 전달하기 위해 긴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철학적 통찰 또는 논의를 제공합니다. 짧은 에세이는 The Stone (뉴욕 타임스의 철학적 의견 섹션) 또는 Harper's Magazine의 Readings 셀렉션에 보이는 논설 형식에 가까운 것입니다.

REVIEW: Reviews are longer essays (2,500 to 5,000 words) that address a work of philosophy that is forthcoming, recently published, or of lasting significance. We are open to reviews of classical works, such as Plato’s Republic or Descartes’ Meditations. We are looking for essays that follow the New York Review of Books model of using the work reviewed as a springboard for the writer to develop his or her own philosophical insights.

리뷰: 리뷰는 향후 발표되는 최근 공개되거나 영속적인 중요성이 있는 철학 저작을 다루는 더 긴 에세이 (2,500~5,000어)입니다. 플라톤의 공화국과 데카르트의 명상 등 고전적인 저작의 리뷰를 접수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작가가 그 또는 그녀 자신의 철학적 통찰을 발전시키기 위한 도약대로 저작 리뷰를 이용하는 뉴욕 리뷰 오브 북스 모델에 따른 에세이를 찾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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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28 15:57
수정 아이콘
에세이 형식의 철학, 읽기 쉬운 철학은 그 자체로 반갑긴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철학 에세이와 문학은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철학의 대중화를 위해 풀어쓴 철학글이 많아지는 것은 환영하지만, 학술적으로 가치있는 철학문헌을 에세이 형식으로 작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네요.
21/01/28 16:20
수정 아이콘
재밌고 어려운 문제인데, 사실 원래 철학의 모습은 문학적이었습니다. 플라톤의 대화편과 어거스틴의 고백록부터 시작해서요. 위 글에 따르면 30년전까지는 미국 철학자들 중에서도 에세이 스타일로 쓰는 이들이 있었다고 하죠. 유럽 대륙 철학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거기서는 지금도 적잖죠. 물론 에세이 스타일이라는 것이 딱딱하지 않다고 해서 반드시 잘 읽히기도 하는 스타일인 것은 아니죠. 에세이 스타일은 아마 '미문'이라는 속성을 반드시 갖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정말이지, 딱딱하지 않다, 전문 지식이 없어도 읽을 수 있다 - 요 정도 만으로 에세이 스타일을 정의하는 것은 너무 빈약합니다. 아도르노의 아주아주 유명한 '형식으로서의 에세이'라는 글이 있는데, 에세이라는 글의 형식에 관심이 깊은 분들은 그 무지 읽기 어려운^^ 에세이를 반드시 읽어야 할 것입니다.
21/01/28 16:42
수정 아이콘
저는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이 발달하면서 철학 고유의 영역도 줄어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과학철학과 같이 새롭게 발전한 분야도 있지만, 오히려 "인식론"이라는 광대하였던 철학분야가 과학철학으로 쪼그라들었다고 볼 여지도 있죠. 본문에서 언급한 분석철학이 유행한 것도 과학적 지식의 근간에 있는 언어와 논리를 철저히 탐구하여, 과학적 지식의 기반을 다지려는 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과거에 철학이 다루던 것들을 대부분 과학에 넘겨주고, 이제는 철학이 다룰 수 있는 대상이 축소된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여전히 의미있는 철학은 정치철학/법철학/윤리학과 같은 "가치"를 다루는 것들, 분석철학과 같이 학문의 기반을 탐구하는 것들, 심리철학과 같이 인간의 의식을 다루는 것들 정도라고 생각합니다.(당장 떠오르는 것만 적어서 더 있을 수도 있겠죠.) 그 중에서도 "가치"를 다루는 것 이외에는 모두 과학적 지식과 모순되는 철학적 사유는 잘못된 것이겠죠.

만약 철학이라는 학문의 상황이 이렇다면, 에세이 형식의 철학문헌이 갖는 가치는 매우 낮을 것 같습니다. 인간 지식의 근간을 매우 엄밀한 논리로 촘촘하게 탐구하는 것은 여전히 가치있는 활동이지만, 칼럼이나 수필과 같은 형식의 철학글은 어디서 의미와 가치를 찾아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지혜로운 작가의 소설/수필이나 철학자의 에세이는 모두 삶에 대한 진지한 탐구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동일하니까요.
21/01/28 17:1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칼럼이나 수필과 같은 형식의 철학글은 어디서 의미와 가치를 찾아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

예술의 의미와 가치를 어디서 찾아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라는 문제제기도 하실 수 있었을 것입니다. 따로 문학의 의미와 가치라고 말해도 마찬가지죠. 따로인 것은 문자가 매체인 문학과 다른 예술들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으니까.. 다만 문학도 다른 예술들과 마찬가지로, 사실을 재료로 쓸 수는 있어도, 하나의 작품 전체로서는 가상적/허구적입니다. 우리는 한편에서는 그런 (가상적/허구적) 문학과 예술을 섬씽 스페셜한 것으로, 특별한 인지적 가치를 갖는 것으로 보는 전통이 아직까지도 남아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그런것들의 가치에 대해 말하기 어렵거나 그런 것들의 가치를 회의하는 합리주의/주지주의/과학주의적 전통도 유유한 문화에서 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어떤 인식론 저술로도 예술작품과 문학작품의 인지적 가치를 논할 수 없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컬럼이나 수필과 같은 형식의 철학글은 경우가 좀 다를 듯 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과학적으로 밝혀진 사실을 거론하거나 그 사실에 대한 인지를 전제로 해야만, 그리고 기호논리학 따위도 구사해야만 충실한 논의가 가능한 주제를 그런 철학글 가지고 다루기는 힘들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그렇지 않은 많은 주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가치를 다루는 분야에 그런 주제들이 널려 있습니다. 사실 철학은 원래 그런 주제들을 일차적으로 다루는 학문이었습니다. 즉 옛날에는 제1철학은 윤리학/정치철학이었습니다. 근대 이래는 인식론이, 그리고 다시 이차대전 이래는 과학철학/인식론/논리철학 같은 것이 눈부시게 발전하거나 주 관심사가 되었지만 그 추세가 계속 되어야 할 필연성은 없습니다. 실제로 롤스 이후 윤리학/정치철학은 다시 제1철학이 되었다고 말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롤스의 책을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좀 딱딱하기는 해도 국어 실력 좋은 고등학생만 되어도 읽어낼 수 있습니다. 샌델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컬럼이나 수필과 같은 형식의 철학글은 롤스의 글과는 좀 차이가 있지만 아주 멀지는 않고 샌델의 대중적 저작과는 꽤 가깝습니다. 물론 윤리학/정치철학에 해당하는 주제라고 해도 대중은 도저히 접근할 수 없는 구문을 구사하며 글을 쓸 수 있고 써야 할 수밖에 없을 수도 있고 실제로 그렇게 쓰는 학자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쨌든 어떤 그쪽 주제들을 대학 교육 받은 정도의 일반인이 흥미가 생기고 이해도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분명히 가능합니다.
Jedi Woon
21/01/28 16:21
수정 아이콘
대중이 쉽게 읽고 다가갈 수 있는 철학잡지가 생기는 건 반길만한 일이네요.
이런 잡지의 한국어판을 바란다는건 너무 욕심이겠지요?
21/01/28 16:2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철학만이 아니라 모든 학술 분야에 그리 피상적이지 않으면서도 대중의 독해를 허용하는 훌륭한, 곱씹을 만한 글들을 쓰는 분들이 있어야 하고 그런 분들 글들이 널리 추천되어야 합니다. 사실 영어권에는 그런 분들이 적잖고 그런 분들이 그런 글을 정기적으로 싣는 매거진, 저널들을 이거다라고 딱 찍을 수도 있습니다. 대중들이 다른, 더 쉬우면서도 더 즐거운 거리들이 더 많고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니 그렇게 많아도 극히 일부의 대중만이 읽을 뿐이죠. 한국은 인구비례로 따질 때 그런 글을 쓰는 식자들이 미국의 10분의 1도 안되는 것 같습니다. 전문적 식견이 없는 이들이 얄팍하지만 극적으로 포장된 지식으로 대중들에게 인기를 끄는 현상이 가끔 벌어지는 것이 바로 그 사실을 말해주죠.
드러나다
21/01/28 16:29
수정 아이콘
당장 뉴필로소퍼의 한글판 판매부수만 봐도...
아마추어샌님
21/01/28 18:53
수정 아이콘
좋은 잡지 하나 알고갑니다. 여유되면 사모아야겠어요.
드러나다
21/01/29 10:25
수정 아이콘
좋은 추천 감사합니다. 아아 읽지않아 죄책감을 느낄 북마크가 하나 또 생성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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