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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1/05 19:15:25
Name 아난
Subject 모든 것이 F가 된다 (스포일러 약간) (수정됨)
<4월은 너의 거짓말> 이후 오랫만에 좀 빠져들어 본 편인 일본 애니메이션이 둘 있는데, <사쿠라코씨의 발 밑에는 시체가 있다>와 <모든 것이 F가 된다>이다. 둘 다 잘 자리잡혀 있는 장르소설 문화를 토양으로 해서만 나올 수 있는 종류의 애니메이션으로, 전문적인 식견과 철학적인 성찰이 녹아있어서 새롭고 유익한 것을 알게 되는 재미와 생각하게 하는 재미를 준다. <사쿠라코..> 의 드라마가 뼈에 대한 통찰력이 남다른 미모의 아직 젋은 처자와 그녀를 연모하는 청순소년의 눈을 통해 인간사의 통상적인 굴곡과 애환을 잘 보여준다면 <모든 것이 F가 된다>의 드라마는 극단적인 인간상을 잘 보여준다. 다른 천재들조차 내려다 볼 정도로 명석하고 자유욕구가 강하고 그로 인해 극도로 냉정하기까지 한 이가 범상한 이들로부터 구속을 당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사태가 미스테리의 형식을 통해 펼쳐진다. 시청자들은 이 사태의 거의 사이코패스적인 범죄성과 엽기성 앞에서 상대주의적 - 또는 니체적인 관점주의적 - 이해와 다소간의 찬탄의 눈길을 보내는 남주인공과 그 범죄성과 엽기성에 질색하는 평범한 인간성을 대변하는 발랄하고 어여쁘고 다정다감한 여주인공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애니메이션 자체는 이 두 주인공을 붙어있게 만듦으로써 그 선택을 방해한다.

다음은 <모든 것이 F가 된다>의 남주인공과 여주인공 사이의 대화이다. 별것 아닌 듯 하면서도 곱씹어볼 만하다:

이런 아름다운 하늘을 15년이나
안 보고 살다니, 믿을 수가 없어

하지만 그런 삶도 아름다워
자연을 보고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쪽이 부자연스러워
더러워진 생활을 하고 있다는 증거일세

그럴까요?

자연을 차단하고
그런데도 살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자신 안에
아름다운 게 있다는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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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05 19:20
수정 아이콘
다행히 f학점은 면했습니다..
실제상황입니다
21/01/05 19:2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워낙 오래전에 봐서 잘 기억은 안 나지만 모든 것이 F가 된다는 책이 더 나았던 것 같아요. 근데 저도 애니로 초반부 몇화 보긴 했었는데, 1화였나 2화였나 공포씬 연출 지렸던 기억이 납니다. 한밤중에 불꺼놓고 보고 있었는데...
Lina Inverse
21/01/05 19:29
수정 아이콘
하늘 안보고 사는 그분은 이공계 끝판왕이라 저런 문과적인 생각을 하지도 않았을거같은 크크
시험치는해
21/01/05 19:32
수정 아이콘
저도 저 두작품 좋아합니다
모든F 1화에 모에양이 귀여워서 몇번이고 돌려봤던 기억이 나네요
시린비
21/01/05 19:53
수정 아이콘
모든것이 F가 된다는 드라마도 있습니다. 차이를 느끼며 보는 것도 한 재미.
애니는 원작소설을 약간 비튼곳이 있는데 개인적으론 그점을 안좋아합니다.
어딘가에서 쓸데없는 면죄부를 주고 어딘가를 비틀고 그랬던듯 하네요.
21/01/05 20:10
수정 아이콘
엥 이거 소설아니었나요 다른 버전도 활발한가보네요
시린비
21/01/05 20:12
수정 아이콘
사실 옛날옛적엔 게임으로까지 나온적이 있어요... 선택지에 따라 오리지날스토리로 갈수도 있었다는데 평은 평범했다는듯..
애니나 드라마는 원작소설나온지 한참 뒤에 나왔던듯한 기억이네요.
시니스터
21/01/05 20:24
수정 아이콘
지금와서보면 모에란 단어도 없던 시절 라노베 선조중 하나...
21/01/05 22:04
수정 아이콘
드라마는 음... 뭔가 미묘하게 잘만든 드라마에서 탈선했다고 해야하나... 나쁘진 않았는데 박수칠 정도는 아니었어요
21/01/05 23:15
수정 아이콘
.. 내 학점인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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