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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11/10 16:08:24
Name 스테비아
Subject [일반] (스압주의)도서정가제가 없어지면 책 가격이 정말 내려갈까? (수정됨)


안녕하세요. 원래닉으로 복귀한 피지알러 스테비아입니다.

닉네임을 원래대로 돌린 이유는 이 글을 쓰기 위해서였습니다. 키보드로 패실 때 사정을 좀 봐 달라는 차원에서ㅠㅠ


과거 저는 출판사 직원일 때 도서정가제에 대한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요.

https://pgr21.com/freedom/61029


원래 7부작으로 글을 쓰려고 이 글의 대부분은 8월에 완성되었습니다. 마지막 수정일이 8월 23일이었고, 14000자 정도 되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전에 #11을 마구 쏟아내다 보니 17000자 가까이 됐습니다. 죄송합니다 ㅠㅠ


그때도 도서정가제 글을 올리고 싶었는데 올리지 못한 이유가 세 가지 있는데요.

첫째는 게을러서입니다(...) 마지막 11번을 정리하기가 어려웠어요.

두번째는, 결국 제가 알고 있던 것들을 돌아보는 도중에 '도서정가제가 없어질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세번째는... 9월의 피지알 자유게시판을 보시면 아실겁니다(...)


그럼 이 문장을 마지막으로 전체 17000자가 되었으니 본론을 진행하겠습니다.


[목차... 대신, 이 글에 대해 읽는 법을 몇 가지 추천드립니다. 다 읽기엔 너무 길어서요ㅠㅠ]


1. 차근차근 쭉 읽어보셔도 재미있....을 겁니다.


2. 제목에 대한 결론이 궁금하시면 #7부터 읽으시면 됩니다.


3. 전체적인 결론이 궁금하시면 #11로 가시면 됩니다.




#1

     

저는 알라딘 플레티넘 회원 출신의 책방지기입니다. 책을 읽는 것보다 사 모으는 게 좋았고, 선물하는 건 더 좋아했습니다. 2014년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이렇게 책 선물을 하다가는 곧 파산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감사하게도 그 다음 해에 좋아하던 출판사에 입사했습니다.

     

출판시장의 영세한 환경 덕분에 저는 인쇄소와 제본소, 유통, 서점, 영업, 판매 등등 나무를 종이로 바꾸는 작업 말고는 다 조금씩이라도 훑어보고 건드려보고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2017년엔 남의 서점을 운영했고, 2018년부터는 내 서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 목표는 남의 책을 내는 거고 내년 목표는 제 책을 내는 겁니다. 책밥을 참 다양하게 먹고 있네요.

     

본론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도서정가제로 인해 독자는 이익을 볼 수 없었는데 과연 이것은 누구를 위한 법일까요? 서점인일까요? 출판사일까요? 도서정가제는 왜 유지되고 있는 걸까요?

     

국민청원 20만을 돌파한 독자들의 주장도, 출판사와 서점의 목소리도 많은 시기입니다. 도서정가제에 대해 5년 전에는 출판사의 입장에서, 3년 전에는 독자의 입장에서 글을 썼습니다. 이 이야기는 거기에 서점 경험을 더한 정리본입니다.

     

이 이야기는 그래서 이미 결론까지 모두 정해져 있습니다. 대안과 해답 없이 징징대는 글은 쓰고 싶지 않아서 매번 뒤로 미뤘고, 언제나 욕 먹을 각오로 썼는데 이번 역시 부담도 됩니다.(다행히 앞선 두 글에서는 욕을 먹지 않았습니다만 이번엔 과연...) 서점과 출판사, 동네서점, 정부, 독자가 해야 할 방향까지 결론을 내린 다음 집필을 시작했습니다.

     

스포일러를 드린다면.. 출판사가 이득인 법이라면 저는 퇴사를 하지 않았을 거고, 언젠가 없어져야 할 악법이라면 저는 서점을 창업하지 않았을 겁니다. 차라리 독자의 입장에서 목소리를 내고 더 많은 책을 사는 다른 직업을 택했을 거예요.

     

정리를 하면서 느낀 점은 책 가격이 다시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제시하는 방향들이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단행본 정가 14,000원대인 현 시장에서 다시 책을 9,900원에 살 수 있을 겁니다. 도서정가제를 건드리지 않는다 하더라도요. 대신 저와 같이 서점을 하는 분들은 제 이야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겁니다.

반대로, 도서정가제의 할인율이 풀린다면 오히려 우리가 시중에서 보는 책들의 정가를 30%가량 올라갈 겁니다. 책 가격은 2만원대가 되겠죠. 어째서? 정말? 왜 그런지 살펴볼까요.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2

     

도서정가제로 인한 모든 원망은 대부분 출판사로 향하고 있습니다. 출판사들의 로비로 인해 생긴 법이다, 단통법에 버금가는 악법이다 등등하지만 사실은 조금 다릅니다. 출판시장이란 곳은 출판사들이 도서정가제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곳입니다. 그러면 이 법을 출판사들이 제안한 게 아니다? 아뇨. 출판사들이 20년 동안 애원한 끝에 만들어진 법입니다. 근데 출판사들은 [망할] 각오를 하고 도서정가제를 진행시켰습니다.

     

팩트1. 도서정가제로 인해 살아난 시장은 출판사가 아닌 서점이다.

     

실제적으로 도서정가제의 가장 큰 수혜자는 서점입니다. 그래서 저는 출판사에서 탈주해 서점을 열었어요.

     

여기에 대해 설명하려면 공급률이란 개념에 대해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공급률이란, 출판사가 도매상 또는 대형서점과의 직거래에서 실제 책을 주는 가격을 선정하는 비율입니다. 예를 들어 15,000원짜리 정가를 가진 책이 있다면, 출판사는 대형서점과의 협상을 통해 공급률을 선정합니다. 65%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15,000 * 0.65 = 9,750

     

서점에서는 이렇게 9,750원에 들여온 책을 판매합니다. 정가대로 팔면 5,250원의 이익이 남겠고, 10% 할인해서 팔면 3,750원의 이익이 남겠네요.

     

도서정가제 이전 시장에서 서점은 박리다매를 통해 이윤을 창출했습니다. 30%할인도, 출판사와의 공급률 협상을 통해 40% 할인도 가능했습니다. 30%할인을 했으면 5%가 남았을테니, 750원의 이익이 남았을 겁니다. 영업이익이 5%인 회사라니! 전 절대 투자하지 않겠어요. 하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땡큐입니다. 이게 뭐가 문제인지는 뒤에서 다시 나오니 일단 공급률이란게 있구나.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그러던 시장에 도서정가제가 10%할인율 고정으로 개정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체감하시듯 도서정가제 이후 도서 구매량은 대폭 줄었습니다. 설마 도서정가제 합니다! 하고 그 원망 가득한 시장에서 정가를 쉽게 올릴 수 있는 출판사는 없었습니다. 도서정가제 이후 출간되는 책의 정가는 큰 폭으로 변하지 않았습니다. 출판사에서는 정가가 조금 내렸다고 발표하지만 우리는 체감하지 못했으니 고정된 걸로 해요.

출판사는 9,750원에 세 권 팔리던 책이 한 권만 팔렸으니 매출이 삼분의일로 줄었겠네요. 그럼 서점은? 750원 남기다 3,750원을 남깁니다. 책 다섯 권 팔던 시절보다 이익이 늘었습니다.

시장논리로 따지면 출판사는 서점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 공급률 올려줘!! 니들만 먹고 사냐? 노나먹자고! 책 안 준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역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3

     

역사1. 낭만의 시대(?)

     

어느 가게에서도 주민등록증을 꺼낼 일이 없는 연배가 되신 제 윗세대들의 기억에는 집집마다 다니며 전집을 팔던 방문판매사원을 기억하실 겁니다. . 전 잘 모르겠네요. 여튼 온라인시장은 활성화되지 않았고 경기는 좋고 인건비는 낮았던 90년대에는 출판사와 독자 간의 직거래가 가능했던 시절이었죠. B2C라고 하나요?

     

이 시절에는 출판사가 서점에 대해 나름 이었습니다. 출판사 영업사원들은 전국 팔도의 서점들을 직접 돌아다니며 책을 소개했고, 전집 등 동화책을 파는 출판사에서는 방문판매도 가능했습니다. 영업자들은 새 책을 소개하기도 하고 밀어넣기도 하고 실랑이를 벌이며 발품을 팔아 신간을 소개했습니다. 물론 X양유업처럼 슈퍼갑은 아니었습니다. 인터넷뱅킹이 없던 시절 우리 서점 주인들은 영업사원이 직접 올 때까지 장부와 함께 책 판매대금을 고이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찾으러 안 오면 내 돈인 걸로! 매월 결제일이 되면 일찍 일어나는.. 아니 책방에 먼저 찾아가는 영업사원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돈을 받아갈 수 있었고, 서점 주인과 친해야 잔액을 낮게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서점과 출판사 사이에서는 '매절'이라는 개념으로 공급률 인하가 가능합니다. 규모에 따라 30~100부 이상 한 가지 책을 사고 반품을 받지 않는 조건으로 공급률을 5%정도 낮추는 방식입니다. 과거 70~80%공급률 시절에는 10%를 낮추는 것도 가능했습니다만 지금은 60~65%에서 10%란 건 엄청난 비율이기 때문에 어려워요. 이건 된다! 싶은 책이 생기면 출판사 영업사원은 서점 주인과의 협상을 통해 매절 계약을 진행합니다. 책이 잘 팔리면 윈윈이겠지만 아닌 경우 서점 주인은 잔액을 올리려고 하겠죠. “책 다 팔릴 때까지 잔액 늘릴거야!” 이렇게 영업사원과 개별 서점 사이 낭만.. 아니 밀당이 가득했습니다. 그만큼 서로가 서로에게 흥정할 수 있는 영역이 있었고, 시장의 암묵적인 룰이 지켜졌다고 할 수 있겠죠. 전국 수많은 책방에서 매달 이와 같은 실랑이가 오갔습니다.

그러다 출판시장에 대격변을 몰고 온 사건이 생깁니다. 바로 '온라인서점'의 등장입니다.

     

(사족) 흥미롭게도 출판계에는 이때의 유산들이 남아 있습니다. 서점에서 정해 준 결제일이 되면 오래된 출판사의 영업사원들은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입니다. 먼저 가서 결제를 하지 않으면 다른 출판사가 우리 대금까지 털어갈 수 있으니까요. 즉석에서 써 주는 어음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온라인뱅킹이 되는 세상이지만 그 사장님들은 절대 그러지 않아요... 저는 오래된 거래처가 많은 오래된 출판사에 있었던 탓에 가서 돈 주세요 하고 징징대보기도 했습니다.

경영의 어려움을 겪는 서점들은 잔액 대신 돌려줘야 할 책을 팔아서 생계를 유지하는데요. 그러면 서점이 결제해야 할 잔액보다 남은 책이 부족한 상황이 됩니다. 그러다 어느날 베테랑 영업사원이 이 서점의 책들이 계속해서 줄고 있다는 걸 발견하고는 남은 책을 빼고 잔액 결제 요구를 합니다. 그렇게 한 출판사의 책이 비는 일이 반복되면 종합서점이 더 이상 종합서점이 아니게 되어버려 결국 부도 절차를 밟는데요. 이땐 전쟁이 납니다. 전국 영업자들이 '내돈내놔! 아니면 책이라도내놔!' 하고 찾아가거든요. 하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 직접 서점을 운영하는 출판사 중 일부는 서점 주인과의 뒷거래(...)를 통해 부도 공지 하루 전에 방문해 다른 출판사 책까지 쓸어갑니다. 정보에서 늦으면 책도 돈도 다 떼이죠. 이놈의 시장은 유통구조부터가 아직 20세기에 머물러 있습니다.

     



#4

     

역사2. 공급률 전쟁

     

온라인서점의 등장은 말 그대로 출판계에 대격변이이었습니다. 집에서 편히 책을 고르고 주문하면 집에 갖다 주더니, 어느날부터는 아침에 주문하면 저녁에 책이 도착합니다. 알리딘이 생기고 예스24가 생기고 인터파크가 생기고.. 결국 무료배송까지! 가격경쟁력까지 확보했으니 그야말로 규모의 경제 그 자체죠. , 저는 출판사 입사 전에는 경제학도였습니다.(가지가지도 한다) 그야말로 세상이 바뀐다고 여기며 책을 사 모으다 보니 플레티넘 회원이 되어 있었습니다. 어느 해인가 알라딘에서 가끔 발표하는 통계를 보니 제가 구매 상위 0.37%더군요..

     

IMF 이후 IT기술의 발전과 버블이 함께하던 21세기 초. 출판사는 인건비와 물류비를 대폭 줄이면서 책을 공급할 수 있는 온라인서점을 환영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출판계는 건들지 말아야 할 것을 건드리면서 자멸에 빠집니다. 위에서 설명한 공급률이죠.

     

가정) '데미안'M학동네와 M음사, M학과지성사에서 동시에 출간했습니다. M학동네 영업사원이 온라인서점을 방문합니다. 20년 전이니까 만원짜리 책으로 할게요.

     

M학동네 : 공급률 80%니까 8000원 주세요!

A라딘 : 근데 이거 좀 대박나겠는데요? 70%에 주시면 25% 할인해볼게요!

M학동네 : 오케이!

A라딘 : M음사님, M학동네에서 70%에 줬는데 이거 같은 책으로 경쟁되겠어요?

M음사 : 아니 이것들이!! 저희는 65%에 가겠습니다. 30% 할인해주시죠!

  

물론 공급률이 5%씩 깎이진 않았습니다. 그러면 매출에 구멍이 남겠죠. 1%를 가지고 서점MD와 영업자들은 오랜 시간 동안 어마어마한 실랑이, 아니 전쟁을 벌여왔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슬슬슬 내려간 공급률 덕분에 온라인 서점은 할인을 더 할 수 있었고, 독자들은 신이 났습니다. 영업자도 신났죠.

그런데 출판사는 어째서인지 책은 많이 팔리는데 매출이 그대로입니다? 하지만 일단 살아남는 게 중요한 시대니까, TV에서 책책책 책을 읽자고 캠페인도 해 주니까 독서문화 장려를 위해 넘어갑니다. 내려간 공급률은 서로 소문이 나고, 1~2%씩 차이는 났지만 온라인서점과 대형서점들은 비슷하게 낮은 공급률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질문. 영업자들은 왜 제살깎아먹기를 했을까?

     

앞에서 말씀드린 방문판매사원을 기억하시나요? 출판사 영업직은 IMF와 온라인주문 시대를 만나 추풍낙엽처럼 쓸려 갔고 방문판매는 아파트가 많아지고 치안에 대한 수요가 많아짐과 동시에 점차 사라졌습니다. 출판사 또한 사람 쓰는 것보다 공급률 낮추고 온라인서점에 파는 게 훨씬 좋았죠. 그런 영업환경에서 살아남은 건 야수의 심장...이 아닌가? 여튼 살아남은 자가 강하다!!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영업자는 회사의 영업이익에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중요한 건 매출이나 판매량이죠(...) 그래서 영업자들은 위와 같은 공급률 경쟁을 통해 어떻게든 책을 팔아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본래 잘 팔리던 스테디셀러들도 문고본 보급판으로 만들어서 투트랙으로 팔았습니다. 당연히 원래 나가던 무선판 책에 타격을 줬죠. 10여년 후, 제가 출판사에 들어갔을 때도 이 공급률 전쟁의 잔재들은 여전했고 물류창고에도 가득했습니다. 숨이 막혔습니다.

     

출판사 : 왜 책을 열심히 파는데 수익이 없지?

영업자 : ..게요 온라인서점이 후려치기를징징징

출판사 : 다른데들도 다 이걸 받아들인다고?

영업자 : 다른 영업자들도 그렇게 하는데 우리만 안하면 죽어요!

출판사 : 도대체 이 시장 누가 이렇게 만들었냐?

영업자 : .....

     

그렇게 출판사들은 셀프로 망해가기 시작한 걸 느꼈습니다. 안되겠다 공급률을 다시 올려야겠다!

     



#5

역사3. “슈퍼을이 된 온라인서점

     

- 2010년 초.

     

IMF부터 출판사를 이끌어 오신 우리의 영업사원들은 이제 부장급 또는 명퇴의 시간이 다가오네요. 회사야 나 퇴직금 받을 때까진 망하지 마라! 공급률? 현장에서 젊은 너희들이 조정해야지! 우린 다 그거 싸워가면서 경쟁하면서 살아남았다고! 2000년대의 영업자들은 북마케팅 교육에서도 "내가 공급률 50%에도 때려넣어봤지!"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수금하러 다닐 일이 없어진 영업사원들의 이름을 바꿔줍니다. 이제 너희들은 마케터란다.

     

공급률을 올리기 위해 다시 온라인서점을 찾아간 용감한 신입 마케터들. 하지만 이제 온라인서점의 출판사의 말을 들어 주지 않습니다.

공급률 올릴거야? 응 책 빼. 출판사 많아^^”

     

어느새 온라인서점은 슈퍼을이 되어 있었습니다. 출판사들의 매출 비중에서도 온라인서점과 대형서점의 매출은 70~80%선이 되어 있었습니다. 큰손인 것만으로는 슈퍼을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온라인서점의 독보적 성장은 독자들에게 책 선택을 강요할 수 있는 시장이 되었습니다. 책이 너무 많으니까 내가 몇 가지만 모니터에 먼저 띄워 줄게!

     

     

책이야기1 “어머, 이건 사야 해!”

     

오프라인 서점에서 독자들은 두 종류의 책을 만납니다. 표지가 보이는 책, 책등이 보이는 책. 새로운 책들이 들어오면 서점 주인은 서가에 꽂아 둘 책과 매대에 올려서 표지가 보이도록 두는 책을 선별합니다.

과거에는 이 과정에서 출판사 영업사원들의 피튀기는 경쟁이 있었답니다. 우리 책을 한 권이라도 더 매대에 올려 둬야 해! 거친 숨을 몰아쉬며 제일 먼저 달려와 매대 절반을 우리 출판사 신간으로 차지하고 떠난 영업사원1과 뒤늦게 책방에 와서 수금을 하지 못해 불안한 마음에 그 책들을 우리 책으로 덮어두고 떠난 영업사원2와 그걸 지켜보는 책방주인.. 지금은 광고매대를 제외하면 일반매대가 더 좁아졌고, 한 달에 출간되는 책은 많이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마케터들은 여전히 바쁩니다.

     

하지만 온라인서점의 등장으로 인해 우리는 출판사 직원의 노력으로 매대에 올라가는 책 대신 입소문으로 알게 된 좋은 책들을 온라인에서 빠르게, 그리고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한동안은 말이죠. 그렇게 시장의 전체 파이가 온라인서점들의 몫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광고가 붙었거든요.

     

온라인서점의 제휴 및 광고 안내를 확인해 보세요. 광고 상품 및 단가 안내 PDF파일을 누구나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온라인서점 전면에 보이는 네 권의 책은 월 200만원을 내야 그 자리에서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온라인서점 메인화면에서 볼 수 있는 책들은 대부분 광고도서입니다.

     

이외에도 우리가 책에 대한 정보를 받는 루트는 유튜브나 네이버 책문화 코너, 인스타그램의 독서후기 등이 있을 겁니다. 우리는 굉장히 많은 광고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책을 고르는 즐거움은 눈치채지도 못할 만큼 조금씩 수동적으로 변했습니다. 더 이상 우리는 새로나온책코너에서 책을 찾지 않습니다. 책은 서서히 마케터의 보도자료와 온라인서점MD의 추천, 다른 사람의 평점으로 고르는 물건이 되었습니다.

     

어느덧 독자들에게 인터넷서점은 B2C같은 존재로 각인됐습니다. 그렇기에 공급률이란 개념도, ‘매절이란 개넘도 우리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서점은 직접 책을 만드는 곳이 아니라 유통사입니다. 책의 저작권은 출판사와 저자에게 있습니다.

     

(본편에서 온라인서점을 빌런처럼 묘사했지만, 사실 온라인서점은 도서정가제로 수익구조가 개선된 이후로는 공급률을 어느 정도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예전 같으면 본사에 발도 못 붙였을 신생 출판사들의 책도 거래가 가능해졌구요. 그리고 사실 온라인서점의 광고단가는 매출대비로 보면 오프라인 대형서점에 비해 저렴한 편입니다.)

     

오프라인 서점은 다를까요? 교보문고 매대에 깔린 도서들은? 매대 테이블을 잘 보시면 광고도서라고 적혀있는데요.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살펴보시면 놀라실 겁니다. 광고단가를 보면 더 놀라실 거고요. 출판사 SCM에서 그 매대에서 몇 권의 책이 팔리는지 확인하시면 저처럼 탈주버튼을 누르게 됩니다(...)

     

너무나도 줄어든 도서시장은 음악시장과 비슷한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사재기를 통해 차트에 진입시키면 최순실이 쓴 책도 베스트가 됩니다. 다행히 출판업에선 사재기는 여러 형식으로 막고 있지만, 대신 광고가 말 그대로 범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범람하는 광고는 독자의 책 고르는 방식을 서서히 수동적으로 바꾸었습니다.

     

온라인서점을 이용하시는 분들, 특히 저처럼 고정적으로 월급의 일정액을 책 사는 데에 쓰시는 분들은 잘못 산 책에 대해 많이 느끼실 겁니다. 제목 보고 열심히 골라서 주문했는데, 열 권 사서 두 권정도 꽝이 나오면 욕도 함께 나옵니다. 너무 익숙해져서 자연스럽게 중고판매 버튼이나 서가 제일 눈에 안 띄는 곳에 쟁여놓게 됩니다.

     

책을 고르는 즐거움 대신 책을 고르는 피곤함이 된 상황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에서도 먼저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동네서점의 필요성입니다. 저도 상황상 너무 공감이 되다 보니 동네책방을 어렵게 운영해 나가면서도.. 한편으로는 주변에 책방 한다는 분들 있으면 말리고 있습니다. 이것까지 설명하면 글이 아니라 책을 써야 하는데ㅠㅠ

     


#6

역사4. 위기 할인의 황혼에서 사양산업이 된 출판업

     

공급률을 더 이상 양보하지 못하는 상태까지 간 출판시장. 이렇게 되기 한참 전인 2000년대 초반부터 출판계는 도서정가제를 끊임없이 요구해 왔습니다. 공급률을 가지고 장난치는 시장에서는 장기적으로 책 가격 또한 기형적으로 변합니다.

     

서점에 가지 않고도 책을 고를 수 있는 세상 알라딘과 yes24, 인터파크를 통해 우리는 무료배송과 하루배송의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엄청난 할인까지 즐겼죠. 하지만 즐거운 축제가 오래 가기에는 세상은 계속 변하고 있었습니다. 종이값이 올랐습니다.

     

팩트3. 물가는 오르고 종이값은 더 오르고 제작비는 더더 오르고

     

물가는 상승하고 나무는 줄어드니 당연히 종이값은 언제가 오르겠죠. 종이책의 원료가 되는 국제 펄프 가격은 2014년 대비 20% 상승했습니다. 제지 가격은 물론, 인쇄소와 제본소에서의 비용도 상승했습니다. 책은 300부를 찍을 때와 1000부를 찍을 때 가격이 크게 차이나지 않거든요. 종이값 빼고는 말이죠. 당연히 300부를 찍을 때와 1000부를 찍을 때의 가격 산정에도 차이가 납니다.

     

이렇게 늘어난 제작비는 가랑비처럼 출판사 경영에 조금씩 조금씩 악영향을 줬습니다. 온라인서점 초창기에는 책이 더 많이 팔리는 시대가 되었으니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었겠죠. 하지만 오랜 할인경쟁의 결과 출판사는 내부에서 경비를 삭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현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열심히 일해도 한 달에 130만원... “출판계는 원래 이런 건가요?”

https://www.readers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97126

출판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의 평균연봉은 상상 그 이하입니다. 제가 있었던 출판사는 설립된 지 40년이 넘었고 나름의 인지도와 스테디셀러들을 확보하고 있는 회사였지만 경영상태는 너무도 열악했습니다. 제가 퇴사하고 2018년에 우리나라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니던 회사는 신입사원 초봉을 올려야 했습니다. 이전 금액으로는 최저임금을 맞추지 못할 정도였으니까요. 이 정도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아시리라 믿습니다.

     

도서정가제가 출판사의 로비로 인해 생겼다는 주장을 펴는 분들이 있습니다. 출판사 직원들 대다수는 책이 좋아서 묵묵히 일하고 계시고, 출판사 대표 대다수도 아마 로비할 만한 돈이 있으면 출판 말고 다른 사업을 했을 거예요.

     

한국의 도서시장에서는 번역서가 다른 나라보다 훨씬 높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물론 그만큼 우리 국민들이 다양한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출판사들도 그 이야기들을 전달하고 싶은 욕구가 있겠지만, 또다른 이유는 실패하지 않기 위함입니다. 검증된 책을 가져오면 최소한의 판매는 이루어지지만, 새로운 작가의 책 발굴은 위험을 안고 가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우수한 번역가들이 많이 배출되었습니다. 하지만 인건비 문제와 번역서 비중이 높아지는 문제는 양질의 출판편집자들이 다른 시장에 지속적으로 유출되는 문제를 겪었습니다. 이것 역시 아주 서서히 이루어졌죠.

     

이렇게 인건비를 아끼면서 자연히 우수인력은 다른 시장으로 떠났습니다. 여전히 책이 좋고 글이 좋아 편집을 계속해가는 우수한 출판인들이 계시지만, 그 능력에 비해 좋은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게 사실이지요. 글밥을 먹으며 살고 싶은 우수한 능력자들은 다른 시장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도 두각을 드러냈습니다. 바로 게임과 영화, 드라마 시장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양질의 콘텐츠들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방향이 나쁘지만은 않다고 봅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지만 이쯤에서 도서정가제 이야기로 돌아가 볼까요?

     


#7

팩트4. 지금도 책의 정가는 출판사가 맘대로 정할 수 있다.

팩트5. 도서정가제에서 할인율이 조정되면 출판사는 정가를 올려 대응할 수 있다.

     

도서정가제가 폐지되면 책 정가가 대폭 올라갈 겁니다. 어쩌면 서서히 올라갈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다음의 상황에서 출판사가 어떻게 행동하고 싶을지 생각해 봅시다.

     

15,000원 정가에 10% 할인해 13,500원에 파는 책

20,000원 정가에 30% 할인해 14,000원으로 파는 책

     

번역자는 다르지만 내용은 같은 두 책이 동시에 나왔습니다. 독자는 어째서인지 20,000원짜리 책을 사는 편이 손해를 덜 본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독자가 사는 책 가격은 오히려 더 비싼데도요. 시장은 우스꽝스러워질테고, 독자들은 조삼모사를 논하는 원숭이같은 포지션이 되겠죠. 출판사는 비싸게 내고 공급률을 할인하는 편이 낫겠네요. 이후로 공급률 전쟁이 다시 벌어질거고 25,000원짜리 책을 12,500원에 싸게 살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도서관은 예전처럼 책을 많이 구입할 수 있을까요?

     

출판사가 책을 할인할 여력이 있다면 도서정가제가 아니더라도 저렴한 가격에 책을 내면 될 일입니다. 당연히 더 팔릴 수 있다면 가격을 내리겠죠. 하지만 책 정가가 더 내려가지 않는다는 건, 그럴 여력이 없다는 겁니다.

     

오래전 절판된 책이 개정판으로 나왔는데 정가가 터무니없이 올랐다는 지엽적인 데이터를 토대로 전체 도서 정가가 올랐다는 결론을 내리는 분이 있는데요. 출판사가 바뀌면 저작권에 대한 새 계약을 체결해야 하고 번역료를 새로 들여야 합니다. 새로 만들어진 책은 비싸진 종이값과 저작료, 번역비를 모두 지불해야 나올 수 있었을 겁니다. 출판사 입장에서도 저렴한 가격에 많이 팔고 싶을거예요.

     

팩트6. 책 가격은 도서정가제 없이도 다시 내려갈 수 있다.

     

책 가격을 내릴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 있습니다. 도서정가제 폐지도 필요없습니다. 책 가격을 내리는 가장 빠른 방법은 공급률 정상화입니다.

     

간단하게 설명해 보겠습니다. 위에서부터 계속해서 15,000원 정가의 책을 말했으니 같은 가격으로 비교해 볼까요.

     

60% 공급률로 공급할 경우 : 15,000*0.6 = 9,000

70% 공급률로 공급할 경우 : 13,000*0.7 = 9,100

     

공급률이 10% 차이가 나면, 출판사는 정가를 2,000원 낮추고도 100원의 이익을 더 가져갈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10%는 조금 어려울 것 같군요. 그럼 65%로 계산해 볼까요?

     

65% 공급률로 공급할 경우 : 14,000*0.65 = 9,100

     

지금보다 공급률이 5% 조정될 경우, 우리는 시중에서 천 원 더 싼 책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팩트6. 책은 한꺼번에 많이 찍을수록 단가가 낮아진다

     

출판사 바른북스의 자비출판 단가표를 보면, 100부를 찍을 때 100만 원, 500부를 찍을 때 180만 원, 1000부를 찍을 때 250만원의 제작비를 요구합니다. 책은 한꺼번에 많이 찍을수록 단가가 급격히 낮아집니다.

     

종이를 구입할 때 드는 비용도 양이 많아지면 당연히 할인이 되겠지만. 이후 인쇄와 제본 과정에서의 인건비가 동일하게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현재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을 것 같은 책의 초판 부수는 출판사마다 큰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가 시중에서 보는 2만원이 넘어가는 책들의 경우 500부를 찍을지도 모르겠어요. 만약 1,500부 초판 인쇄하는 시장에서 3,000부를 찍는 시장으로 넘어갈 수 있다면, 아까 15,000원짜리 정가의 책도 13,000원으로 낮출 수 있을지 모릅니다. 아니, 더 낮아질 지도 몰라요. 출판사의 이윤은 14,000원에 1,500부를 파는 것보다 13,000원에 3,000부를 판매하는 게 더 나으니까요.

     

하지만 여기서부터는 출판사의 역량을 벗어납니다. 3,000부 찍어서 다 팔 수 있으면 당연히 그렇게 찍겠죠. 하지만 시장 자체가 워낙 작아졌습니다. 하지만 도서시장을 살릴 수 있다면, 기본 수요가 충분하다면 이야기가 다르겠네요. 기본수요는 어디서 확보할 수 있을까요? 정가를 천 원 더 낮춰서 13,000원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

     


#8

동네서점의 힘 1. ‘능동적으로책을 고르는 즐거움

     

온라인서점에서 주문한 책을 읽어 보고 으악!”을 외치는 경우가 있었을 겁니다. 출판사에서도 보도자료와 책 소개글 등으로 책을 고르는 데에 도움을 주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직접 낸 책인데 객관적으로 이 책은 별로입니다라고 소개할 순 없어요. 마케터로 살아 본 저는 온라인서점 장바구니에서도 어느정도 솎아낼 수 있지만요.

     

앞에서 온라인서점이 우리가 책을 고르는 방식을 점차 수동적으로 만들게 됐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언뜻 공감하기 힘든 말일 수도 있지만, “으악을 외치는 이유는 결국 우리가 어느 정도 그런 수동적 책 고르기에 익숙해졌다는 말이기도 해요.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보다 능동적으로 책을 고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형서점으로 가보면 또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능동적으로 책을 고를 수 있는데... 책이 너무 많아요!!! 우수인력이 빠진, 편집의 큰 질적 차이가 없는 시장이 된 출판시장은 이제 자비출판과 저품질 도서 비중이 대폭 늘어났습니다. 하루에 출간되는 책만 백 권을 거뜬히 넘어갑니다. (사실 200권도 넘는데 오버한다고 할까봐...) 수많은 책들 사이에서 능동적으로 책을 고르기보다는, ‘책을 고르는 피로를 느끼게 됩니다.

     

바로 이 사각지대에서 동네서점은 여러분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서점 주인이 먼저 으악!” 하고 필터링을 거쳐 선별한 양질의 책 사이에서 직접 고를 수 있기 때문에 능동적인 면과 책을 고르는 즐거움 모두 즐길 수 있습니다. 친해지다 보면 내 취향에 맞는 책들이 점점 늘어나는 기쁨도 누릴 수 있구요. , 책방지기가 그만큼 열심히 해야겠고 그런 분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겠죠.

     

동네서점의 힘 2. 공동구매 효과

     

온라인서점에서는 매입하는 수량이 고정되어 있습니다. 품절이 되지 않을 만큼만 가지고 있다가 그때그때 50부씩, 매절 가격으로 주문하면 되니까요. 베스트셀러를 노린 대형 작품이 아닌 일반적인 책들의 정가는 결국 초판 부수에 따라 정해집니다. 온라인서점에서는 아무리 많은 책이 팔린다 해도 초판 부수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전국의 동네책방은 천여 개 정도라고 합니다. 만약 동네책방이 삼천 개 정도로 늘어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출판사는 좋은 책을 낼 때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1,500부 대신 3,000부를 찍을 수 있습니다. 삼분의일의 동네서점만 세 권씩 주문한다 해도 초판은 나갈 것이고, 보통 그렇게 소량으로 가져간 책들은 반품률이 높지 않으니까요.

     

동네서점의 한계

     

그럼에도 역시 동네서점에 가기 꺼려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역시 가격입니다. 10%할인을 하지 않는 동네서점이 많죠. 그 이유는 동네서점과 대형서점이 10% 이상의 공급률 차이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또 공급률이네요) 동일한 할인율은 독자의 요구에 동네서점이 맞춰야 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이를 위해 출판사들은 동네서점과의 직거래를 통해 공급률 불균형을 맞춰 주려 노력하고 있답니다.

     

동네서점에서 책을 고르는 즐거움을 누려 보세요. 동네서점을 통해 산 한 권이 내가 읽는 책의 정가를 낮출 수 있습니다.

     

이렇게 초판 부수 증가를 통해 13,000원에 도착했습니다! 과연 책 정가는 더 내려갈 수 있을까요? 어디까지 내려갈 수 있을까요?




#9

이야기를 슬슬 마무리할 시간입니다. 이후의 나머지 챕터들은 출판과 관련된 각 이해당사자에게 저의 이야기를 전하는 페이지로 쓸게요. 잠시 더 먼 옛날의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역사5. 도서정가제 평행우주(?)

     

우리나라가 옛날에 완전 도서정가제가 적용된 시장이었다는 것 알고 계신가요? 198141, 도서는 공정거래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정가판매 허용상품이 되었습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이전에는 도서 역시 할인경쟁이 계속되던 시기도 있었다는 건데요. 1980년 공정거래법이 생기면서 오히려 도서시장은 할인경쟁에 속하면 안 된다는 결론을 내리고 보완에 들어갔던 겁니다. 이후 출판시장은 같은 역사를 반복하고 있어요.

     

현실1. 책보다 재미있는 수많은 것들 (상대적)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 이유는 가격에만 있지 않습니다. 오늘 하루 신문기사와 커뮤니티 사이트의 글과 댓글들, SNS 속 친구들과 지인들의 글들을 모두 합하면 얼마나 될까요? 카톡으로 친구와 나눈 대화는 몇 글자일까요? 스마트폰이 보급된 이후 사람들이 하루에 읽는 활자 수는 오히려 늘어났습니다.

인간은 여전히 읽는 능력이 있고, 심지어 더 빨라졌습니다. 단지 재미와 가성비의 우선순위에서 책이 밀려났을 뿐입니다. 가성비에 대해서는 앞에서 책 가격으로 많이 이야기했으니 재미 부분으로 넘어가볼까요? 책은 원래 재미가 없었을까요?

     

현실2. 예전보다 재미없어진 책 (절대적)

     

영화나 드라마, 웹툰에 비해 책이 재미없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책이 가진 특유의 긴 호흡입니다. 이 서사성은 책이라는 물건에 대한 진입 장벽을 강하게 느껴지게 합니다. 하지만 책이 언제까지나 재미없는 물건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책이 귀한 물건이었던, 지금처럼 시청각 자료로 상상력을 보완해주지 못했던 시절에는 자세한 배경 묘사와 심리 묘사가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영화와 음악이 가득했던 시대에 책이 살아남은 이유는, 재미있었기 때문이에요.

     

1970년대의 호황에 이은 1980년대의 3S 정책은 스크린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는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당대의 지식인들이 모이는 지점은 아직 영화보다는 책과 잡지 시장이었습니다. 덕분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당대의 기획력과 편집력을 갖춘 인재들이 힘써 만든 결과물이 고스란히 책에 녹아 있었습니다.

이 시대에 나왔던 우리나라 책들은 그야말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흡입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음 페이지 다음 챕터를 읽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 필력을 가진 분들도 가득했지만, 시간과 공간을 버무려서 영화 <메멘토>와 같이 역순으로 배치하는 책도 있었습니다. 우연히 펼쳐든 그 시대의 책들을 보면서 저는 편집과 기획 역량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영세해진 출판시장은 능력 있는 글쟁이들을 영화 시나리오 작가나 드라마 작가, 게임 스토리 작가만 바라보게 만든 감이 있습니다. 여전히 그 시장에서 책이 좋아서 남아 계신 능력자분들도 계십니다만, 그에 맞는 대우는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출판환경이 개선되고 더 편집과 기획 단계에서 더 품이 들어간다면, 우리는 더 재미있는 한국 책들을 많이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출판시장에서는 카카오페이지 등의 웹소설 플랫폼을 라이트노벨 시장을 보던 것처럼 깎아내립니다만, 편마다 과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짧은 호흡과 명료한 문장, 꼭 질적인 저하만 나타내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충분히 재미있는 책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지난 시대의 출판인들이 증명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숨어 있는, 보석 같은, 재미도 있고 깊이도 있는 책들이 출간되고 있습니다.

     

     

     

#10.

미래1. 종이책 시장은 언젠가 사라질 것이다.

     

출판사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짧게 짧게 치고 나가는 글들에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될 때 쯤엔 우리는 이제 이북이 훨씬 편한 세상에 살고 있을 겁니다. 워렌 버핏의 주주서한같은 두꺼운 책도 챕터별로 과금해서 구입할 수 있겠죠. 이북 시장의 활성화가 빨라지다 보면, 어느 순간 급격히 종이책 시장의 경쟁력은 급감할 수 있습니다.

     

미래2. 그러나 아직은 아니다.

     

하지만 전자결재가 충분히 도입된 지금도 우리는 A4용지가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종이의 역할은 한순간에 완전히 대체되기 어렵습니다. 웹툰 시장이나 웹소설 시장에서 유행한 콘텐츠가 다시 책으로 유입되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아직 종이책이 가진 물성에 대해 완전히 놓치고 싶지 않아 합니다.

물론 이런 책의 물성 또한 언젠가는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직은 그 시기가 오지 않았습니다. 나무와 환경을 생각해서라도 종이책이 영원히 사라진 미래가 더 나은 미래일지수도 있겠죠. 오늘, 2020년의 도서정가제를 폐지함으로써 그 미래를 앞당길 수 있을까요? 어쩌면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닐 수도 있죠. 분명한 건, 우리가 잃는 것들이 생각보다 너무 많을 겁니다.

     

하고 싶은 말 : 누릴 수 있는 것을 놓치지 말아요

     

우리는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영화를 볼 수 있고, 네이버 웹툰에서 쿠키를 구울 수 있고, 카카오페이지에서 다음화를 기다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종이책을 구입할 수 있고, 도서관에서 빌릴 수 있습니다. 종이책을 누리는 것은 세상에 여러 가지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언젠가 LP판처럼, CD처럼 사라지는 물건이겠지만 아직은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 종이 결을 하나하나 느끼며 페이지를 넘기는 기분을 떨치기 어렵습니다.

     

글을 쓰는 저는 종이책이 가득한 책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자책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지만, 결국 줄어드는 나무와 환경을 위해서라도 전자책 시장으로 넘어갈 수 있다면 넘가는 방향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직은 아닙니다. 그래서 이 시장을 갑자기 대안도 없이 사라지게 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반대합니다. 분명한 대안이 있을 때는 책방을 접고 독자로 돌아갈 수 있겠죠.

독자의 입장에서, 저는 아직까지 종이책에 애정이 가득합니다. 지난 시대의 쓸모없어진 물건들처럼, 종이책도 언젠가 사라질 수 있겠죠. 하지만 종이책이 정책이나 몇몇 큰 목소리들이 아닌, 새로운 시대의 열림과 함께 자연스레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사라질 때까진 종이책들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11. 관계자들에게 부탁합니다.

     

- 동네책방에게

     

최근 책방넷 등 몇몇 주체를 바탕으로 완전도서정가제를 주장했습니다.

사실 도서정가제라는 이름은 웃깁니다. 정가로 판매하지 않는데 무슨 정가제? 하지만 그렇다고 독자가 우리 편이 될 수 없는 지금의 상황에서 완전도서정가제를 주장하는 건 어리석은 행위입니다. 독자를 적으로 돌리는 동네책방은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저희 책방은 일반 단행본 10% 할인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언젠가는 완전도서정가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최소한 6년 전 도서정가제를 통해 동네책방과 온라인서점이 같은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게 만들어줬을 때 10% 할인에 동참했어야 합니다. 그리고 독자들과 국민들과 합의를 통해 이루어가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완전도서정가제를 주장하는 책방들 대부분이 도서정가제 이후 만들어진 책방들 아닌가요?

     

음악 시장에서는 2013년 음원 가격 두 배 상승이 있었습니다. 스마트폰 이전, 그러니까 2010년대에는 소리바다와 벅스로 대표되는 무료음악 시대였습니다. 거기서 얼마 벗어나지도 않아서 음원가격을 두 배 올렸지만 사회적으로 잡음이 도서정가제보다는 덜했습니다. 왜인줄 아세요? 그 대다수 이익을 창작자에게 돌리는 구조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완전도서정가제를 주장하려면 그만큼의 이익을 서점 혼자 10%를 더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창작자, 즉 작가에게 절반 정도는 인세로 줄 수 있어야 합니다. 현재 작가들이 가져가는 수익은 정가의 10% 수준입니다. 창작자가 없으면 출판사도 없고 서점도 없습니다.

     

- 대형서점/온라인서점에게

     

예스24와 알라딘의 공급률이 5% 차이가 난다고 들었습니다. 적어도 한 단체는 출판사와의 상생을 위해 어느정도 합리적인 공급률을 내세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출판사 입장에서 온라인서점과의 공급률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동네책방이 아무리 생기고 정가를 어떻게 바꾼다고 해도 책 가격을 조정하기 어렵습니다.

공급률 정상화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이 부분에 대해 잘못 건드려서 공급률 정찰제라도 붙어버리면 그것 또한 책 생태계에 어떤 악영향이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대형서점과 온라인서점이 직접 합의안을 도출해서 목소리를 내 주시기 바랍니다.

     

- 유통사에게

     

북센, 송인, 출협 등 대형서점에서는 출판사에서 받은 책의 5% 가격을 붙여 납품합니다. 동네책방에는 10%가격을 붙여 납품합니다. 물류비나 인력 등 분명 동네책방에 책을 보내는 비용이 일정 규모 이상의 대형서점에 납품하는것보다 비용이 많이 드는 것 인정합니다. 그런데요. 그것 때문에 출판사들이 동네책방과 직거래를 트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고 점점 직거래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보문고 또한 도매가 대비 +5% 공급률 조건으로 동네책방과 거래중입니다.

동네책방의 필요성은 앞에서 언급했습니다. 유통사는 동네책방과의 거래를 비용이라고 생각하기보다 투자라고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동네책방이 10% 할인을 할 수 있도록 같은 조건에서 납품받을 수 있게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유통사의 물류분류시스템이 굉장히 낙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위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송인처럼 위험해질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부분은 결국 유통사가 바꾸어야 합니다. 교보문고가 도매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언제까지 낙후된 시설을 유지할 겁니까?

유통사들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면, 교보문고의 도매상 진출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혹자는 교보문고가 유통을 장악하고 동네책방을 없앨 거라고 합니다. 그래서 반대해야 한다고 합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출판사에서 출고업무 해 보신 분들이면 무슨 말인지 아실 겁니다.

     

- 정부 관계자분들에게

도서정가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싶어도 이미 출판계와 서점계는 입장 차이도 극명할뿐더러 독자에게 직접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조심스럽습니다. 지난 몇 달 전 의사협회와의 갈등을 보면서 출판계는 도서정가제 폐지 이야기가 거론되어도 움직임을 보이기가 더 조심스러웠습니다. 독자들에게 외면받는 책 시장이 더 외면받게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도서정가제의 의미와 방향성에 대해 국민에게 분명하게 설명해야 합니다. 국민청원에 대답한 문체부 장관님의 글도 저야 받아들일 수 있었지만 국민들에게는 더 많은 물음표만 만들었을 뿐입니다. 지속적으로 도서정가제에 대해 다뤄주시고 공론화해주세요. 정말 악법이라면 없어지는 게 맞겠죠.

     

- 출판사에게

저는 전자책영역에 대해 정확히 몰라서 많은 걸 요청드리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전자책과 이북 시장에 대한 도서정가제 기준을 이해 가능한 영역에서 완화해주세요. 창작자에게 돌아가는 수익 비중이 종이책과 다르지 않은 수준이라면 소비자들도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카카오페이지 등에 대해 적으로 돌리지 마세요. 새로운 콘텐츠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오랫동안 활자에 집중할 수 있는 유저는 언제든 종이책 시장의 소비자가 될 수 있습니다. 독서와 경쟁하는 콘텐츠는 유튜브와 넷플릭스이지 전자책 시장과 카카오페이지가 아닙니다.

     

- 독자분들에게

최근 <보건교사 안은영>이 넷플릭스에 방영되고 있습니다. 영화, 음악, 웹툰시장은 복합문화콘텐츠입니다. 어느 정도 이상의 대자본이 투입되면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책이 조금 다른 게 있다면, 책은 이제 아무나 쓸 수 있습니다. 1인 출판사도 많이 만들어지는 추세고, 우리나라에서는 한해에 6만 권 가까운 책이 쏟아져나옵니다. 읽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하고 싶은 말은 여전히 많습니다. 종이책 시장은 그런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장으로 남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폐지에 가까운 책이 나온다고 불평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책 퀄리티를 유지하는 것은 출판사가 책임져야 합니다. 하지만 누구나 책을 낼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 또한 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수많은 책들 중에 독자들이 책을 고를 수 있는 권리를 빼앗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미 웹툰과 웹소설시장 또한 선점효과로 새로운 작가들이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위에서 저는 도서 정가를 낮출 수 있는 방향에 대해 몇 가지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1000원을 낮출 수 있는 건 결국 더 많은 사람들이 책을 구입하는 길입니다. 이 글을 통해 도서정가제에 대한 의문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랬다면 출판계와 서점을 조금 덜 미워해 주시고 미뤄뒀던 책 구입을 해 주세요.

     

내용상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을 수 있습니다.

더 좋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면 제 논리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많은 의견 부탁드립니다.

     

책방 운영시간이라 즉각적인 피드백은 어렵겠지만..

어차피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최대한 댓글 남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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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 16:22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스테비아
20/11/10 16:26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20/11/10 16:26
수정 아이콘
복잡한 내용을 이해하기 쉽고 재밌게 쓰는 재능이 있으시네요.
긴 시간 동안 곪아오던 고름이 결국 터졌는데 막타친 도서정가제가 필요 이상으로 욕먹은 느낌이네요.
근본적인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는 어렵겠죠.
잘 읽었습니다.
스테비아
20/11/10 16:28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다행이네요...
원체 설명x이라 도저히 짧은 글이 안 나와서 이야기를 꺼내기가 더 힘들었습니다.
정말 자금만 있다면 유튜브 인플루언서들을 통해서라도 이 제도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었습니다.
계란형이 나와서 도서정가제가 사실 이래! 그러면 먹힐 것 같았는데... 요즘 많이 힘드신듯하여...
무튼 출판 관련해서 다른 일을 하나 더 시작했는데 수익이 난다면 저라도 짧고 분명한 컨텐츠를 만드는데 힘을 쓰려고 합니다.
멸천도
20/11/1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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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 대로면 오히려 도서정가제가 아니라 공급율정가제가 필요한거 아닌가요?
스테비아
20/11/1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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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률정가제를 만들 경우 도서정가제와 달리 진짜 시장논리에 맞지 않는 시장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공급률 정가제 대신 '정상화'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다른 부작용이 나타날 건수를 만드는 것보다는 핵심 단체들이 결단하는 방식으로 생태계를 살려가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스테비아
20/11/10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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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들면, 출판사와 온라인서점 협상 간 공급률을 조정할 수 없으니 그만큼 굿즈를 더 만들어달라거나 광고를 더 해달라거나 하는 뒷거래가 늘어나게 되겠죠..
뒹굴뒹굴
20/11/10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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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하더라도 제발 실물 책이나 하고 e북은 스팀 모델 돌아가게 냅뒀으면 좋겠습니다.

e북 시장 초기에는 할인율에 넘어가서 스팀에서 게임 사모으듯이 책들을 쓸어 담았는데 요즘은 뭐..
닉네임을바꾸다
20/11/1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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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사실 e북리더 프로그램에 맞춰서 일일히 조정해서 내놔야한다는걸 생각하면 게임과 달리 일반 출판에서 종이값만 덜드는 수준일거라같긴한데 실제로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뒹굴뒹굴
20/11/1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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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다양한 HW의 조합에 따라 테스트가 되는거라 훨씬더 많은 호환성 비용이 미리 투자 되어 있다고 보시는게 맞습니다.
닉네임을바꾸다
20/11/1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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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뭐 더 중요한건 수요차이와 시장규모려나요...스팀이야 수수료만 받고 중개해주는거고 우리나라 e북업체들은 일종의 전자책전문서점같은거고 동일선상인가부터...흠...
뒹굴뒹굴
20/11/10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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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다를 것도 없죠.
특히 e북은 전자화된 컨텐츠라는 측면에서 비슷하고요.
고등어자반
20/11/1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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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스러운 글을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종이책 시장의 몰락은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몇 년 간 알라딘 구매자 상위 0.01%를 찍기도 했었던 제가, 근래 사는 종이책은 딥러닝 관련 기술서적이나, 남전불교 경전 등과 같이 전자책으로 출간 자체가 되지 않는 경우 밖에 없고, 대개는 전자책으로 커버가 가능하더군요. 제 독서패턴이 가벼운 판타지 류 쪽으로 넘어가고 있기도 하고요. 이런 추세는 지역에 기반한 서점의 몰락으로 이어질 것 같은 우려가 듭니다.
스테비아
20/11/1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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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도 있듯 전자책시장으로 넘어가는 게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든, 대격변으로 이루어지든 언젠가는 넘어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당장 드는 의문은 '그러면 전국의 도서관들은 구간으로만 채워져서 결국 버려지나?'입니다. 도서관 납품용으로만 책을 낼 출판사는 큰 출판사 외에는 없을 것 같고요. 전자책 도서관시대가 올 수 있을지를 생각하다 보니 당장 종이책이 없어지기는 여러모로 걸리는 점이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일단 시대가 변하면 도서관 정도야 어떻게든 다른 방식으로 사용되겠죠..
20/11/1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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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보았습니다. 통신시장의 자급제모델처럼 뭔가 탈출구가 있으면 출판사든, 작가든, 여러가지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을거 같은데 아쉽네요.
(그걸 나름 헷징한게 직거래가 가능한 카카오페이지, 문피아,등의 새로운 플랫폼이겠지만요)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결국 하나의 길로 이북이 살아남을거란 생각을 늘 하는지라, 출판사든 서점이든 이북에 대해서 조금 더 신경쓰면 좋겠어요
리얼포스
20/11/1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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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시장이란 게 소비자들 다 빠져나간 빈 장터에서 공급자들끼리 세금 갈라먹기 하면서 미개하고 책 안 읽는 국민성 욕하는 마당이죠.
이제 와서 도정제 폐지는 바라지도 않으니 이북이랑 웹소설 쪽자꾸 건드리지 좀 말아줬으면 하는 게 바람입니다.
20/11/1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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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가제가 폐지되면 책 정가가 대폭 올라갈 겁니다.' ...
글쎄요
반대로 이야기하면 도서정가제가 시작되었을때 혹은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책값이 내려가거나 유지되었어야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지 않나요?
강제로 가격이 유지되는 시장은 누군가가 눈먼돈을 가져가는 시장이 되죠 그리고 그 누군가는 거의 항상 사회 전체의 이익과는 가장 거리가 먼 사람이 되죠

저는 도서관보다 제가 그리고 책을 읽고 싶은 사람들이 원하는책을 살 수 있는 시장을 바랍니다.
스테비아
20/11/1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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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관련단체들이 주장하는 쪽에서는 도서정가제 이후 책 정가가 조금은 내려갔다고 합니다만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지와 체감하는 가격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에서 예시로 든 <보건교사 안은영>의 경우 2015년 12월에 13,000원, 2020년 9월에 14,000원 정가로 나왔습니다.
충분히 수요가 있는 책들은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지 않지만, 수요가 별로 없는 번역서 등의 경우 에이전시와 번역가에게 드는 비용이 1쇄에 전부 충당되는 한도에서 가격을 결정하기 때문에 아예 안 나오거나 비싼 가격에 나올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말씀하신 '강제로 가격이 유지되는 시장'이라면 도서정가제 문제가 아니라 정가 한도를 제약하는 쪽이겠죠. 종이 몇 장 든 책은 얼마에 나와야 한다든가요. 지금은 정가를 맘대로 설정할 수 있고, 말씀하신대로 가격을 내려서 책이 더 팔릴 수 있다면 정가를 내렸을 겁니다.
20/11/1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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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올해 20만원어치 정도 책을 구입했고 읽기는 20권정도 읽었는데 요즘 느끼는건 수준이하의 책이 늘어났다 입니다.
책은 잘 안팔린다고 하는데 왜 이런 이상한 책들은 늘어나는지 이해를 못했는데 능력있는 편집자들이 업계를 떠난게 이유일수도 있겠네요.
스테비아
20/11/1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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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계에서 흥미롭게 보고 있는 시장 중 하나가 독립출판물 시장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독립출판물은 ISBN번호가 없는, 어찌보면 책보다는 인쇄물이라고 말해야 할 것 같은 책인데요. 대신 일반 출판사에서 내 주지 않는 이야기들은 작가가 직접 자유롭게 내서 독립출판물 전문서점에 납품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결국 이 시장도 나중가면 출판계가 겪은 문제와 동일한 문제점이 생기는데요. 서점 대상으로 작가가 직접 수금을 해야 합니다. 지금 유명한 독립출판물 전문서점들은 결제를 제때 잘 해주시는 것 같지만, 이 시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독립출판물 서점은 더 늘어나고 결제문제 또한 불거질겁니다. (문제는 책 내는 분들 또한 '내 책이 저기 있다'는게 더 중요하다보니 결제에 대해서는 차일피일 미뤄도 움직임이 없습니다. 그만큼 문제점도 늦게 나타나겠죠.)

그럼에도 독립출판물에 대한 니즈가 충분한 이유는 보다 자유롭게 '책'이라는 물건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그만큼 많고, 퀄리티가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아져서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마냥 나쁘게만 볼 수 없는 건, 결국 책이란 물건이 누구든 낼 수 있는 물건이 되어야 더 많은 독자층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말씀하신 '수준이하의 책'을 걸러내는 것이 동네책방들의 우선과제입니다. '북 큐레이션'이라는 용어로 자주 사용되는데요. 어디서든 이 북큐레이션이 동네책방의 가장 큰 과제라고 말합니다. 동네책방을 겨우 찾아갔는데 수준이하의 책을 사게 되면 다신 오지 않을테니까요.

쉽게 말씀드리면 '온라인에서 10권 사서 2권 실패'하는 책을 동네책방에서 '10권 사서 1권 실패 또는 실패없음'으로 바꿀 수 있다면 동네책방도 충분히 강점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게 안 되는 동네책방은 당연히 사라질테구요.
두둥등장
20/11/10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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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뜻이 많군요 저도 툴툴대던 편이었는데 반성하게되네요 다만 e북은 위의 논란에서 어느정도 피해갈수 있는거 아닌가 싶네요 대표적으로 종이값...모을수록 e북은 책과 다른걸 뼈저리게 느끼는데 조금은 아쉽긴합니다 아무튼 글 잘 읽었습니다
스테비아
20/11/1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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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감사합니다.

한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얼마 전에 유게에 서점조합이 e북 시장 등 몇 가지 안에 대해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제가 해명을 열심히 썼는데 원글이 삭제되어서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전자책 할인폭 15%에서 20~30%로 확대한다는 개정안에서 서점조합연합회는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책방넷이 반대했죠] 서점조합연합회는 전국 중대형서점 등 700여 서점이 가입한 단체고, 책방넷은 회원수 100명입니다. 서점조합연합회 회장님은 당시 개정안 3가지에 다 찬성입장이었습니다. 동네책방도 1200개 정도 되니 책방넷의 주장이 서점계 전체 주장이 아닙니다.

책방넷 대표가 운영하는 '책방이음'은 애초부터 영리추구목적이 아닌 서점이었고, 대표는 시민단체 출신입니다. 시민단체식 주장으로 완전도서정가제로 맞불을 놓으며 강하게 몰아붙였는데 그러면서 책방이음은 폐업한다고....
두둥등장
20/11/11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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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 하여간 쓸모없는 시민단체들 참 많아요 이기적이네요;;정보 감사합니다 좋은하루되세요
인간흑인대머리남캐
20/11/1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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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고 든 생각은
[통신사들이 이윤이 남으면 틀림없이 요금을 내릴겁니다] 가 생각난다는 겁니다.
아무리 해도 도정제가 유지되도 책 값이 내려갈 것이라는 말씀이 이해가 되지 않네요. 서점이 공급률을 높일 하등의 이유가 없으니 말이죠. 출판사끼리 어떻게 담합해서 올린다한들 서점은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 기존만큼 정가를 올려줄 것을 요구하겠고 출판사들은 기꺼이 응할겁니다. 한번 오른 정가가 다시 내려가는 일 자체가 요즘 일어나기 힘들지 않습니까? 싯가로 파는 것도 도정제로 막혀있으니. 중고서적 시장이 괜히 커지는게 아니죠.

그보다는, e북과 웹툰,웹소설을 건드리는 바람에 더 욕먹는다는 생각입니다. 아니면 이렇게 비토받지도 않았을 거에요. 도정제가 불만인 대다수의 사람은 '그래 너네 끼리 해먹어라'같은 핀잔 한번 해주고 갈아타면 되니까.
스테비아
20/11/1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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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제가 말씀드린 본문 내용대로 책 가격이 내려가리라고는 저도 별로 기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책 가격을 내려서 책이 더 팔릴 수 있으면 출판사는 당연히 가격을 내릴 겁니다. [통신사와 달리 과점시장이 아니니까요.] 말씀드리고 싶었던 건, 가격을 내릴 수 있는 요소는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제목처럼 도서정가제 폐지된다고 가격이 내리지는 않을 거라는 점입니다.
인간흑인대머리남캐
20/11/1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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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과점시장은 아니지만 이미 다같이 제살 깎아먹기로 피봤던 출판사들의 공감대는 형성되어 있지 않나요? 전 도정제를 원유가격연동제의 다운그레이드 버전쯤으로 비슷하게 생각하는데요(원유가격연동제보다는 낫다는 얘기), 우리나라 유제품들도 과점 시장이 아니고 가격을 내릴 요소는 얼마든지 있지만 그렇게 하고 있지 않죠. 가격 내리면 팔릴거라는거 뻔히 아는데 한번 가격을 내리면 다른 것도 다 가격을 내려야하니까 안팔리면 그냥 폐기해버리죠. 가격은 계속 오르고.. 책도 그렇게 되는거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습니다.
인간흑인대머리남캐
20/11/1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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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도정제 유지해도 내릴 요인보다 도정제 폐지로 내릴 요인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스테비아
20/11/1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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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품과 달리 책은 보관이 쉽다 보니... 오히려 오래 묵힌 책 문제가 서점계 자체에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숙제입니다. (수십년된 책을 그대로 들고 있다 반품하려는 서점들이있어서...)

말씀하신 폐기 부분은 재정가제도를 통해 보완하려고 하는데 이거는 현실상 몇 가지 어려움이있습니다.
1. 재정가를 하려면 일단 전국 서점에 공문을 보내서 회수하고
2. 다시 바코드/정가를 붙이고
3. 재배포
이 과정에서 인건비는 물론이고 책이 상당히 훼손됩니다. 두세 번 날라지면 아래위로 버려지는 책들이 꽤 생기다보니.. 결국 12개월 재정가가 아니라 12개월 이후 할인허용 등으로 재고부담을 덜 수 있어야 책 가격도 움직일 수 있을텐데 이건 또 도서정가제와 충돌이 있다 보니 고민이 많은 영역입니다.

위의 얘기야 뭐 유제품과 비교하니까 나온 얘기고... 제가 이번 글 쓰다가 얼마 전에 제 이름으로 출판사도 내고 직접 책을 만들어보면서 느꼈는데요. 책 가격이 큰 폭으로 낮아질 가능성은 없어보입니다. 현재상황에서도 남는게 별로 없습니다. 말씀하신대로 도정제 폐지로 책 가격이 내린 요인에 대해 말씀해주시면 참고하겠습니다.
내배는굉장해
20/11/1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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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북 웹소설 쪽에 변화만 없으면 관심이 없어요. 아예 무조건 사야 하는 문제집이나 수업에 필요한 책이나 이런 거나 강제로 사는 거지 아니면 도서관에서 빌리거나 뭐...안 산지 오래 됐습니다.
20/11/1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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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이정도 내용이면 유투브 영상으로도 꽤 조회수 높을것 같은데, 한번 노려보심이 어떨지 크
스테비아
20/11/10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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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피지알에서 도서정가제로 검색하시면 엄청난 댓글들이 많이 보입니다. 저는 그것도 감당하기 어려워서...ㅠ
예상되는 댓글은 '아무튼 책 비쌈' '응 안사 도서관 갈거야' 등이 있네요...
엘케인
20/11/1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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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1/1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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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가 책을 할인할 여력이 있다면 도서정가제가 아니더라도 저렴한 가격에 책을 내면 될 일입니다. 당연히 더 팔릴 수 있다면 가격을 내리겠죠. 하지만 책 정가가 더 내려가지 않는다는 건, 그럴 여력이 없다는 겁니다.

= 제조사가 폰을 할인할 여력이 있다면 단통법이 아니더라도 저렴한 가격에 폰을 내면 될 일입니다. 당연히 더 팔릴 수 있다면 가격을 내리겠죠. 하지만 폰 출고가가 더 내려가지 않는다는건, 그럴 여력이 없다는 겁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도서의 정가나 휴대폰의 출고가는 한 번 정하면 바꾸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할인을 가능하게 하면 유통 과정에서 가격이 유연해지고, 그 과정에서 소비자는 상품을 더 구매하게 됩니다. 본문에서는 이 점을 간과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도서정가제가 폐지된다면 책 정가가 올라갈까요? 책 정가가 올라가면 인세 지급이 늘어나잖아요. 출판사 입장에서 결국 똑같은 마진을 남기고 판매한다면 원가를 올릴 유인이 크지 않습니다.

말씀하신대로 15000원 정가를 13500원에 파는 것과 20000원 정가 책을 14000원에 파는 경우, 과연 14000원에 파는게 정말 더 잘 팔릴까요?

경제학을 공부한 입장에서, 이건 단통법 시행 당시의 논리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논리는 이렇습니다. 단말기 가격을 고정한다면 통신사는 경쟁을 위해 요금을 할인하는 것으로 경쟁할 것이다. 그랬던가요? 독자들이 어떻게 행동할지 단언할 수 없습니다만, 책 애호가들이 책의 퀄리티를 알아보지 못하고 14000원짜리 책을 속아 사고, 타임 세일에 흔들리지 않는 존재라는 전제는 제게 너무 강한 가정으로 비칩니다.

가격적 부분 외에 동네 서점에 느끼는 불만은 아래와 같습니다.
아예 독립 출판물을 다루는 서점이라면 모르겠지만, 본문에 제시해주신 큐레이션 효과는 거의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대형 서점에서 더 많은 선택지를 가질 수 있는데 선택지를 좁힌 후 '고르는 즐거움'을 강점으로 말씀하시는 것은 설득력이 낮다고 생각합니다.
대형 마트를 두고, 전통시장에서 주인이 선별한 채소들을 '고르는 즐거움'을 가진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는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본문에 언급해주신 책방지기가 훌륭한 곳, 혹은 제가 댓글에 적은 것처럼 독립출판물과 같이 선별한 원두로 드립커피를 파는 카페라면 스타벅스에 비해 일부 경쟁력을 가질 수도 있겠죠. 하지만 대다수 동네 서점의 경쟁력은 부족하다고 봅니다.

저는 많은 좋은 내용에도 불구하고, 본문이 '시대에 따라 책의 판매량은 정해져있다' 라는 가정 하에 씌여져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요. 가격 할인에 따라, 시기적 할인에 따라 판매량은 탄력성있게 움직이고, 이걸 통해 꾸준히 책에 관심을 가지는 수요층을 확보하는게 너무 중요합니다. 아직 기회가 남아있다지만 이미 너무 많이 잃어버렸다는 부분에는 동의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 그 수요층을 잃는 속도가 가속화된 것은 책을 할인해서가 아니라, 할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스테비아
20/11/1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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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한데 #7 앞부분에 대해서도 읽으셨나요? 그러면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20/11/10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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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이죠... 좀 힘빠지는 댓글이네요.
번화가 길거리 지하상가마다 있는 영세 휴대폰 판매업체와 통신사의 관계가 동네 서점과 대형 출판사의 관계와 크게 다를 이유가 없어서 특별하다고 보이지 않습니다.

휴대폰 판매업체들도 통신사 제시 월 판매대수 맞추려고 울며겨자먹기로 가개통폰 팔아서 중고로 넘기고 합니다...
스테비아
20/11/10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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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같은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반복하다보니 저도 좀 힘이 빠져서...

통신시장과 달리 우리나라 출판사는 3만 개가 넘어갑니다. 그 중에 실제 활동하는 출판사는 4000개가 안되지만요. 그 출판사들이 가격담합을통해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시면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도서정가제 폐지를 가정한다면, 돌아간다고 해도 15000원 정가의 책을 과거처럼 30% 할인해 10500원에 팔 수는 없습니다. 공급가에서 5% 붙여서 파는 시절로 돌아가는 건 이제 온라인서점들도 거부할겁니다.

말씀하신대로 동네서점의 북큐레이션은 아직 미흡합니다만, 학습지/참고서와 함께 운영하는 일반서점이 아닌 새로 생긴 동네서점들은 도서정가제 이후 생겨났습니다. 아마 도서정가제가 유지되더라도 대다수는 금방 없어질 것 같습니다만 노력하는 영역이 있다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할인을 가능하게 하면 유통 과정에서 가격이 유연해지고, 그 과정에서 소비자는 상품을 더 구매하게 됩니다. / 수요층을 잃는 속도가 가속화된 것은 책을 할인해서가 아니라, 할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책 애호가들이 책의 퀄리티를 알아보지 못하고 14000원짜리 책을 속아 사고, 타임 세일에 흔들리지 않는 존재라는 전제는 제게 너무 강한 가정으로 비칩니다.

이 부분에 대해 제가 이해를 잘 못하고 있습니다. 소비자가 도서라는 재화의 할인에 민감한 건지 둔감한 건지.. 도서시장의 수요탄력성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20/11/10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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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통신시장은 과점이라 다르다는 논리를 펴고 계신 것 같은데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경쟁하는 기업의 숫자와 상관없이 시장지배력과 경쟁의 치열한 정도가 훨씬 중요합니다. 출판사는 수만 많지 시장 지배력을 가지는 대형 출판사는 소수라는 것에는 동의하시리라 생각하고요. 왜 도서정가제는 잘 지켜지는데 휴대폰의 단통법은 잘 안지켜지고 아직도 '성지'에서 불법 보조금이 횡행할까요? 기업 숫자가 아니라 경쟁 정도 차이를 보셔야 합니다.

2. 도서정가제가 폐지되어도 출판사가 판매가격을 올릴 유인은 별로 없습니다. 왜냐면 인세는 할인폭과 관계없이 정가에 기반해 나가잖아요. 그러면 가격을 높인 뒤 대폭 할인할 유인은 없죠. 할인은 유통의 몫이 됩니다. 또 프로모션의 역할을 하고요. 상시할인만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백화점에서도, 마트에서도, 심지어 옥션 G마켓에서도 시즌 세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공급률이라고 불리는 도매가-정가 비율은 당연히 시장 균형에 따라 일부 조정되겠죠. 중요한 것은 이러한 유통체계 변화가 도서의 판매량 자체를 늘릴 것이라는 점입니다.

2-1. 판매자는 도서정가제가 풀리더라도 최소한 현재의 가격체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판매량이 줄어들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새로운 전략은 판매량을 증가시키고 매출을 증대시키는 옵션을 제공합니다. 이 결과 도서의 판매량은 항상 증가하는 방향으로 변합니다.

3. 마지막으로 제가 쓴 댓글에 대한 내용은, 제가 볼 때는 스테비아님의 견해에 비해 도서는 가격탄력성이 높은 재화라는 의미입니다. 또, 동시에 책의 퀄리티에 대한 정보가 그리 비대칭적이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4. 북 큐레이션의 가치는 저도 인정하고, 다양성의 가치 측면에서 장려할만하다고 봅니다만 (성숙도와 무관하게) 이것이 도서정가제 이후 생긴 것인지, 다양성을 중요시하고 니치 시장이 등장할만큼 수요층이 생겨서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저는 그냥 시대적 요인이 더 컸다고 봅니다.
스테비아
20/11/10 19:27
수정 아이콘
1. 본문에서도 말씀드렸듯 저는 소수 출판사 위주로 돌아가는 책 생태계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1인출판사를 누구나 낼 수 있는 환경에서 시장지배력을 소수의 출판사만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소규모로 인쇄를 해야 하는 소규모 출판사의 정가가 대형출판사보다 높은 편입니다. (출처를 가져오라면 출판사마다 천차만별이라고 서로 보고 싶은 자료만 볼 수 있어서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책방에서 책 들여올 때 누구보다 가격에 민감한 건 책방 운영하는 저라는 점 감안해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 / 2-1. 할인의 일상화였던, 본문에서 #4의 상황에서 출판계가 살겠다고 주장한 게 도서정가제였습니다. 시즌세일 같은 경우 저는 아래 BlueTypoon님께 단 댓글과 같은 입장입니다. 서점계에서는 좋아하지 않겠지만 꾸준히 책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려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https://pgr21.com/freedom/88721#4075358

3. 책의 퀄리티에 대한 정보가 비대칭적이지 않다면 4. 북큐레이션의 수요는 오히려 높아지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https://www.sedaily.com/NewsVIew/1YXRR4R3K2
- 출협 통계에 따르면 2018년 한해동안 국내에 출간된 책은 총 6만3,476종으로 2009년(4만2,191종) 이후 10년간 2만1,285종(50.4%) 늘어났다.
6만 종에는 학습서나 참고서도 포함되어있겠지만, 수만 종의 책 중 개인이 선별할 수 있는 책이 얼마나 될지, 정보가 비대칭적이지 않다고 볼 수 있을지에 대해 저는 retera님과 다른 입장인 것 같습니다.

3. 가격탄력성의 문제는 할인폭의 문제보다는 책 자체의 가격이 비싸서 나타나는 문제일텐데, 정가 기준으로도 책 가격이 해외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20/11/10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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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통신시장의 예는 담합 같은 아이디어가 통용되지 않는다는 걸 말씀드리기 위함입니다. 말씀하시는 내용들의 대부분은 도서시장만이 가진 특수한 상황이 아니고, 중간 유통업계가 통상적으로 겪는 문제입니다. 물론 도서시장이 사양산업이므로 더 힘들 수는 있겠죠.

2. 이 부분은 주장이 그냥 돌고 있네요. 저는 가격할인이 판매량 증가를 가져오는 시장 메커니즘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적정 이윤율' 등과 같은 논리를 말씀하시면 대화가 헛도는 느낌이네요. 이 적정이윤에 대한 환상이 시장을 파괴한 것입니다. 판매량이 고정되어있다면 이윤율에 대한 논의가 올바를 수 있지만 가격 정책에 따라 판매량은 변합니다. 여기에 대해 동의하지 않으신다면 이 부분은 더 논의하기는 어렵겠습니다...
한가지 여쭙고 싶은 것은 도서 페스티벌에서의 할인은 괜찮고 서점의 개별 판단에 의한 할인은 안되는 이유가 있을까요? 꾸준히 책에 대해 관심을 가지려면 동네 서점에서도 할인을 하는게 더 나은 것 아닐까 싶은데, 둘에 어떤 차이가 있나요?

3. SNS의 시대이고, 이름난 작가들이 소설을 추천하고, 다양한 판매순위 등의 정보를 얻기 훨씬 좋은 시대인데 이전에 비해 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 동네 서점의 북 큐레이션이 대안이 되어야 할 정도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일단 동네 서점은 구색이 부족해서 안가는게 훨씬 클 것이기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는 매우 소수의 검증된 곳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즉, 일반적인 소형 서점에 적용될 수 없는 모형입니다. 설령 큐레이션에 의한 슈퍼스타 서점이 생기더라도 다수의 서점은 소외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4. 가격탄력성의 문제는 가격 그 자체와는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할인을 통해 판매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사실에만 집중해보시면 어떨까요?

스테비아님이 생각하시는 도서시장의 이상향이 어떤 것인지 조금 혼란스럽습니다.
저는 판매량이 늘어나고, 양서에 대한 접근경로가 다양해지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책의 판매 가격과 상관없이 판매량이 늘어난다면 수요-공급에 의한 사회후생은 커지지 않을까요? 그리고 도서 판매의 저변이 늘어나야 대표적인 규모의 경제 산업인 도서 시장이 좀 더 경쟁력을 가지고 소형 서점도 살아남을 길이라는 생각입니다.

실현가능성을 떠나 무조건 가능하다면, 스테비아님의 도서 시장에 대한 청사진이 궁금해지네요...
스테비아
20/11/10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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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 감사합니다. 1번은 특별히 더 첨언할 부분이 없는 것 같네요

2. 도서페스티벌에서의 할인은 출판사가 독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구조입니다. 여기서는 중간 유통마진을 제하고 출판사가 가져가는 금액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도서정가제 하에서도 1인이 하는 책방이 하루 20권의 책을 팔면 월 200만원 정도 남습니다. 월세 등 운영비를 제외하면 그것보다 더 팔아야 하는 건 아실 겁니다. 동네책방들이 우후죽순 생겼는데 대다수가 20권을 못 팔고 있습니다.
저 또한 거기에서 "왜 10% 할인 안 해요?"라는 주장을 위에서 펴고 있는데요. 그것 자체도 쉽지 않습니다. 물론 이대로라면 없어져야 정상적인 시장논리에 맞겠죠. 그런데 "왜 더 할인 안 해요?"라고 말하는건 그것보다 더 어렵습니다. 30% 할인해서 팔면 권당 750원의 수익이 나고 하루 100권을 팔아야 비슷합니다. 도서의 가격탄력성이 그정도일거라고 말씀하시면 저는 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3. 여기서 말씀하신 상당 부분이 책을 주고 서평을 받는 식의 광고입니다. 인스타 팔로워 1000명만 넘겨도 작은 출판사들이 책을 주고 서평을 부탁할 때가 있습니다. 한번에 찍는 책이 적고, 그만큼 소수만 구입하면 차트1위로 진입할 수 있는 시장이다보니 우리가 '정보'라고 얻는 상당수가 '광고'입니다. 교보문고 가셔서 매대에 깔린 책들 보시고, 그 매대에 '광고도서입니다'라고 붙어 있는 비중이 어느정도인지 보시면 놀라실 겁니다. 이유는 앞선 댓글에서 말씀드렸듯 출간되는 책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입니다.

4. 앞서 말씀드렸듯 할인을 할 수 있는 한도도 제한적입니다. 가격을 낮춰 수요가 더 생긴다고 하면 물론 지금보다 할인폭이 조금은 더 늘어날 수 있겠지만요.

할인을 통해 판매량이 늘어나고 그게 정말 수익이 개선될 수 있다면 출판사가 도서정가제를 폐지해달라고 요청했을겁니다. 동네책방들도 10% 할인에 동참했겠죠. 하지만 할인을 하지 않는게 아니라 못 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청사진에 대해 답변드리자면, 이제 규모의 경제가 일어날만큼 이 시장이 크지 않습니다.
대형출판사들이 동네서점들과 직거래를 하면서 '동네서점 에디션'을 만드는 것도 최소한의 출간부수를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그게 수만 부가 아니라 수천 부입니다. 13000원짜리 책 수천 부 만들어서 이익이 수억이 나지 않습니다. 솔직히 저는 서서히 저물어가는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책이 좋아서 하고 있습니다.

retera님의 말씀대로 도서 할인을 통해 판매량을 늘릴 수 있다면, 서점이나 출판사가 도서정가제를 먼저 폐지해달라고 할 겁니다. 왜 그러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20/11/1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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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가격탄력성이 책마다,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품목,시기에 따라 세일하는 것이 나쁠 것 같지는 않네요. 말씀드린 바와 같이, 세일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업체는 세일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 10%는 가능하지만 안하고 계시니, 도서정가제가 폐지되더라도 최소한 현상유지가 불가능하지 않다는 예시입니다.
제 생각에는 들여놓으시는 책이나 구매층의 특징이 탄력성이 낮은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3. 광고가 왜 나쁘다고 보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광고는 정보를 주지 않나요? 소비자가 광고에 무작정 현혹된다고 보시는 것 같은데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광고 외의 정보채널도 몹시 많고요. 매대 등의 이야기는 본문에도 주신 바 있으니 더 첨언할 것은 없겠습니다.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정도로 이해하고 싶습니다. 대형 출판사도 팔릴만한 책에 광고를 몰아줄 것입니다. 이것은 큐레이션으로 보면 안될까요?

한 가지 첨언하자면, 다른 댓글들에서 얘기가 나왔지만 저는 도서 시장의 경쟁은 룰 안에서 상당히 치열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형서점들조차 영업이익이 0%대가 나오기 일쑤이니 어디선가 손쉬운 초과 이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봅니다. 혹은, 비효율이 만연한 시장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4. 서점이나 출판사가 도서정가제를 먼저 폐지해달라고 하지 않는 이유는 두가지라고 봅니다. 한 가지는 경쟁력 부족입니다. 인터넷 서점이나 소비자는 싫어할 이유가 없죠. 경쟁력이 떨어지는 업체가 사라지게 될 것이 뻔하지 않나요. 두 번째는 제도에 대한 이해도 부족입니다. 이들은 도서 정가제 폐지 시 막연한 두려움 등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말씀드린 바와 같이, 도서정가제가 폐지되더라도 독특한 독립형 소형서점 등은 할인을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들이 판매하는 책, 문화적 분위기는 가격에 비탄력적이죠. 최소 현행 유지를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물론, 지금 이 4-2의 주장은 저에게도 고스란히 돌아올 수 있겠죠. 도서정가제를 잘 이해하지 못해서 폐지를 주장한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여간 도서정가제를 폐지했으면 하는 제 입장에서는 그렇습니다.
스테비아
20/11/10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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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era 님// 광고를 큐레이션으로 볼 수 있다면 유튜브 뒷광고 논쟁도 없었겠죠... 견해가 다른 것 같아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20/11/10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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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비아 님// 네, 의견이 다름에도 성실히 답변주셔서 감사합니다. 모쪼록 아이디어를 더 날카롭게 하는데 이야기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닉네임을바꾸다
20/11/1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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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책 읽는거 자체가 줄어든건 장기적으로 볼때 못해도 80년대 90년대부터 우하향이지 않나요...?
20/11/10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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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줄어드는데 줄어드는 속도의 문제니까요
스테비아
20/11/10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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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층을 잃는 속도가 도서시장만의 문제라고 생각하시면 그럴 수 있겠죠.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20/11/1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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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저는 그렇게 얘기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그 흐름을 막아야할 도서시장이 정가제로 그걸 되려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을 뿐입니다.
20/11/1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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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잘읽았습니다. 브로드컬리에서 낸 서울의 3년 이하 서점들도 생각나네요.

다만 해방촌 등 중심으로 생겨난 소규모 책방을 가면, 재미있게도 그 책방 간의 책선정이 유사...하더라고요. 뭔가 딱 정의하긴 어렵지만 약간 B급 감성, 홍대 갬성, 다양성 추구 등이 어우러진 느낌...

우리 가게는 라이트노벨만 조진다. 우리 가게는 추리소설만 조진다.. 이런 서점은 잘 못본거같습니다.
닉네임을바꾸다
20/11/1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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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노베는 만화전문총판이 주로 담당해서요 만화 라노베 판소 무협 등등은요...이쪽이 주 메인이라...
20/11/1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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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라노베는 그낭 예시였습니다. 사실 안읽어봐서 모릅니다..;; 홍대에 있는 북새통문고 같은 경우엔 다른 라인인가 보군요. 감사합니다.
스테비아
20/11/1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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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동네서점들의 책 다양성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은 저도 동의합니다.
이 부분은 유통사와의 관계 문제에서도 어느정도 영향이 있습니다.
유통사에서 비싼 가격에 책을 들여와야 하다 보니 직거래를 해 주는 출판사들과 더 거래가 많아지고, 직거래하는 출판사들이 다 거기서 거기다보니 어느 책방에 가도 비슷한 책만 보입니다. 저는 그래서 일부러 거래 안 하고 있지만, 대표적으로 유유출판사의 책들이 그런 좋은 조건으로 들여오는 책 같습니다.
20/11/11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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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유니온이라고 이대 앞에 추리소설 전문 작은 서점이 하나 있긴 합니다.
Betelgeuse
20/11/1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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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안읽는 나라라서 어떤 정책을 써도 서점이 살아날까 싶습니다. 예스24에서 플래 골드 왔다갔다하고 있는데 도서정가제도 골치아픈지만

책값이 비싸다-살사람만산다-그래? 그럼 양장두르고 비싼종이 써서 고급화하자-책값 넘나 비싼것

이 악순환도 끊어야 될꺼 같은데...씁
성수동에 부쿠 서점이나 을지로에 아크앤북 같은 큐레이터 서점이 동네서점의 지향점이 되었으면 좋을꺼 같습니다만 당장 집앞 서점에만 가봐도 근처 학교 문제집이 메인이고 책은 대충 베스트셀러 순으로 진열 조금한게 끝인걸 보면 별로 희망이 보이지 않습니다...ㅠ
스테비아
20/11/1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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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 스려다 만 부분 중 하나가 그 부분이었습니다. 위에서 잠깐 등장한 M모 출판사들이 뜻을 모아서라도 저렴한 종이로 책을 내고 이후에 양장본이나 특별판 등 지금 하고 있는 '1차, 2차, 3차 특별 에디션'짓거리들은 그때 해주시면 좀 안될까 하는... 정책으로 살아날 수 없는 시장이라는 쪽은 동의합니다(...)
제가 말하는 동네서점도 결국은 부쿠나 아크앤북같은 쪽으로 방향성을 잡은 서점이지 동네에 오래된, 문제집 같이 파는 서점들은 저도 포기했습니다. 심지어 그분들은 저 문제집 안 판도 서점 취급도 안해줍니다(...)
하지만 부쿠는 가게 팔고 이번에 인사동 건물 3층인가로 옮겼습니다ㅡ.ㅜ
Betelgeuse
20/11/1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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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2호점인줄 알았는데 이사였군요...성북동이 조용하고 좋았는데 아쉽네요 크
댄디팬
20/11/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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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은 잘 읽었습니다. 다만 경영경제를 공부한 입장에서는 수긍이 가기 어려운 주장들이 조금 있습니다.

2. "지금도 가격하락 유인이 있다면 하락해서 정가를 설정할 것이다."라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사실 안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오히려 일종의 담합형태(모두가 7000원까지 하락할 수 있지만 10000원 대를 유지)를 유지할 가능성이 큽니다. 도서정가제는 이러한 암묵적 담합을 유지할 수 있는 기제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담합은 플레이어가 많을수록 깨지기 좋은데 예를 들어 유통에서 할인률을 매기는 주체들이 다양화되면 담합이 깨질테구요, 도서정가제는 이러한 플레이어들의 돌출행동을 제어하여 담합을 유지하기 좋게 만듭니다.

3. "공급률 정상화가 이루어진다면 도서정가제가 있어도 더 낮은 가격이 설정될 것이다."라고 하셨는데 공급률을 정상화시키는 기제가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공급률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도소매가의 비율이라고 하는 것인데, 이 지점은 경쟁을 통한 정상화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런데 도서정가제의 경우 소매가가 고정되니만큼 결국 공급률을 조정한다고 하면 도매가를 움직여야 합니다. 그러니까 도매가격을 잘 쳐줘야 한다는 이야기인데요, 가능한 정책수단이 없습니다. 공급률을 강제한다면, 사실 도서정가제와 다른 형태의 가격규제일 뿐입니다.

4. "할인경쟁이 벌어져도 출판사는 도서정가를 올리기 때문에 결국에는 비슷한 가격으로 공급될 것이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 명제는 현재 도서정가가 이윤도 못 누리는(정확히는 정상이윤을 누리는) 가격으로 공급되고 있다는 전제 하에서 가능합니다. 지금 현재 초과이윤을 누리고 있거나 혹은 시장점유를 꿈꾸는 출판사들이 있다면 충분히 도서정가를 낮춰서 할인경쟁에 동참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간단한 감상은 이렇습니다. 결국 도서정가제는 형태야 어떻든 가격규제의 한 방식이고, 이러한 규제 형태는 보통 비효율을 초래하기 마련입니다. 시장의 효율/비효율만으로는 독서문화를 재단하기는 무리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효율성을 고려하지 않으면 시장을 통한 재화공급에는 문제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하물며 독자층으로부터 반감을 사는 이러한 규제형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몇줄 적어봅니다.
스테비아
20/11/10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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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retera님과 두 분 다 경제쪽으로 공부하신 것 같아서 여쭤봅니다.

2번. 유통에서 할인율을 매기는 주체, 전체 시장의 70~80% 매출을 차지하는 곳이 3회사입니다. 예스24, 알라딘, 교보. 다양화될수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두 온라인서점 중 하나는 공급률 조정을 했는데 하나는 몇 년째 그대로인 구조도 좀 신기합니다.

3번. 그래서 공급률정가제가 아니라 합의안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쪽으로 말씀드렸습니다. 공급률 강제는 저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https://pgr21.com/freedom/88721#4075186

4번. 이거는 말씀하신 전제대로라면 지금도 충분히 할 수 있지 않나요?
댄디팬
20/11/1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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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질문은 구체화해주시면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3번 합의안을 이끌어낸다는 게 사실 매우 어려워보여서 그렇습니다. 그냥 시장경쟁을 거치도록 하는게 일반적으로는 간단하고 효율적인 방법이라서요.사회적 합의나 이런게 참 아름답고 좋은 말인데, 정말 어렵죠. 그리고 이 합의안은 시장변화에 따라 비효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구요.(제가 무조건 자유방임을 주장하는 건 아닙니다만, 사회적 합의안 도출이 정말 어렵다보니 말씀드립니다.)

4번은 그 전제가 사실 엄청 어려운 전제라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과점적인 요소가 있어보이는 시장에서 도서정가제라는 제도가 있고 가격이 설정이 되었는데 그 가격이 경쟁시장의 균형가격이다? 이게 가능은 한데 어렵거든요. 그보다는 도서정가제가 폐지되고 할인경쟁을 하다보면 지금 가격보다 더 낮게 가격이 설정될 것이다라고 예상하는게 더 일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테비아
20/11/10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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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은 질문이 아니라 그냥 의견이었습니다. 3번도 일개 서점주인인 저로써는 그저 요청사항일 뿐이죠.
위에서도 적었지만 8월에 이 글 대부분 쓰고 저도 출판사를 차려서 제작을 위해 견적을 뽑아 봤는데요 (5년 사이 가격도 많이 변했을테니) 가격경쟁할 빈 공간이 별로 없습니다. 다같이 이악물면 정가 500원쯤은 내릴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소비자가 그걸로 만족하긴 어려울테니까요.
100년 넘은 고전만 전문번역해서 염가에 내는 출판사가 있어서 '저 가격에도 나올 수 있다고?'하고 신기해했는데 그분 지금 매우 후회중입니다(...)
댄디팬
20/11/1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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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 계시니 유통이나 이런 세부적인 부분에 관해서는 말씀 주신 부분 많이 유익하고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다만 저도 아는 형님 출판사를 통해 책을 꼴랑 한권이지만 출판해본 입장(4쇄까지 인쇄)에서 가격경쟁할 빈 공간이 정말 없는가? 이건 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생각보다 경쟁은 다양한 요소로 이루어집니다. 인력축소, 외주화 등을 주어서 비용을 절감하거나, 아니면 마케팅을 통해서 점유율을 올리거나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죠. 이 지점에서 저와 견해가 다르신 듯합니다. 만일 정말 가격을 내릴 여력이 모두 없다면, 스테비아님 말씀에 조금 더 동의할 것 같긴합니다.
댄디팬
20/11/10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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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금 제가 읽기에는 스테비아님의 주장은 "지금 가격은 충분히 경쟁을 거쳐서 낮게 설정된 가격이고, 도서정가제 폐지여부와 가격은 무관하다."는 논조이신데(제가 오독한 것이라면 거리낌 없이 지적해주십시오!), 저는 "지금 가격은 충분히 경쟁을 거쳐서 낮게 설정된 가격이 아닐 것 같다." 입니다. 만일 도서정가제 폐지와 가격이 무관하다면, 사람들이 반감을 갖는 도서정가제를 폐지하고 더 높은 가격, 더 높은 할인률로 경쟁하도록 두는게 낫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스테비아
20/11/10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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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그러면 #4의 반복이 되겠죠..
서점계에서는 그래서 정말 도서정가제가 폐지되면 아예 책에 정가도 넣지 말자는 쪽으로 주장하자는 논의도 있었습니다.
lihlcnkr
20/11/1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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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데 정가로 정한 책들이 팔리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정말 폐기 되나요?
스테비아
20/11/10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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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pgr21.com/freedom/61029
여기서 10, 11번을 참고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요약하면 '재정가가 어려워서 그냥 쓰다가 계약기간 만료 후 폐기할 수 있다.' '폐기안하면 되팔이상이 사 가서 출판사에다 판다'입니다.
lihlcnkr
20/11/10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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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저도 유튜브에 팔리지 않는 책을 활활 불태워 버리는 동영상을 봤습니다. 혹시나 다른 재활용 방법 있을까 했는데 어떻게 꽁수로 중고시장에 흘러가는 방법도 막히고-__-!
일정기간 팔리지 않은 책은 할인 가능하게 해서 서점이랑 출판사도 돈 남기고 독자도 저렴하게 사게 하면 될 것을 어째서 폐기하는지 너무 아까웠습니다.
20/11/1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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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시장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야...
그냥 종이책 시장이 없어질듯
아이돌 앨범처럼 굿즈화 성공한 일부 작가+공공부분에서 눈먼돈으로 소화해주는 물량 이 정도로 굴러가겠죠.
20/11/10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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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이야기가 나온 지 꽤 됐는데, 종이책 보는 분들이 생각보다 줄지 않고, 전자책 시장도 생각보다 확장되지 않았습니다. 먼 미래라면 모르겠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종이책 시장 자체는 확 줄지 않을 것 같아요.
닉네임을바꾸다
20/11/10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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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무위키 보니 미국에선 전자책 시장이 정체되고 오히려 역성장도 했었다 하더군요...
아무래도 근본적인 해상도 차이라던가...갬성이라던가 영역이 강한건지...
20/11/10 18:17
수정 아이콘
이 글도 읽고 이전 글도 읽었지만 도정제가 왜 이북을 건드리는지는 전 아직도 이해가 안 됩니다
BlueTypoon
20/11/10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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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률은 출판사와 서점에서 조율해야 했던건데 이게 정가제로 온 것 자체가 문제로 생각됩니다. 유통하는 서점에서 가격 프로모션 전략을 못세우는 것도 문제같고요.
책 할인을 상시할인처럼 정가책과 비교하셨는데 책이 상시할인이 아니면 할인과 저렴한 정가는 단순히 조삼모사는 아닙니다. 할인 정도에 따라서 기대치가 낮아도 사고싶게 만들어주니까요. 기간제 할인이 있어야 할인 리스트라도 보려고 서점에 출입도 더 하고 기대치에 애매하게 걸친 책도 더 구매하게 만들고요. 할인 없어진게 그냥 구매하는 재미를 아예 없앴다고 봅니다.
스테비아
20/11/10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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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점에서 서울국제도서전 등 출판사가 독자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는 행사들에 한해서는 도서정가제에서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도서정가제 이후로 서울국제도서전과 와우북페스티벌은 의리로 참가하는 행사가 되어버렸습니다. 출판사에 가는 몫이 그대로라면, 단기행사에서는 할인을 통해 말씀하신 기대치를 충족시키고 새로운 독자층을 유입시키는 등 말 그대로 '축제'로 만들어줬으면 합니다. 계약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책들의 재고처리도 현장에서 할 수 있고요.
20/11/10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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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20/11/1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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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저도 어쩔수 없는 경우가 아닌 이상 책을 사는 일은 거의 없네요 사고 읽어도 결숫 자리차지하고 다시읽어보기엔 무겁고 전공은 어쩔수없지만요 이북시장이나 흥했으면 좋겠는데...

전자책이 종이책보다 더 친환경적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에 분리수거할때 귀찮지 않아서 좋긴하네요
뒹굴뒹굴
20/11/10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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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예전에 이북 할인 많이 될때는 가끔 들어가서 보던 안보던 책을 쓸어 왔는데.. 도성 정가제가 이북을 ㅠㅠ
20/11/10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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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중고책 사서 다 읽고 다시 중고로 파는 경우가 있는데, 이거 사실상 유료도서관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근데 막상 도서대여점이 받았던 비난을 생각하면 또 유료도서관이 답은 아닌거 같고 크크

e북은 최종적으로 스팀식 연쇄할인마 게임모으기가 될지, 아니면 음악같은 스트리밍 서비스처럼 될지도 궁금해요
스테비아
20/11/10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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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서점은 수회 재판매가 되더라도 창작자에게 가는 것이 전혀 없다는 게 가장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든 전자책 시장으로 넘어가면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출판사들이 중고서점에 가지 않을 만큼 좋은 책을 내는 것, 그리고 많아진 1인출판사와 더 많아진 저퀄리티 책이 중고서점을 차지하면서 중고차시장(...)처럼 되면 해결되지 않을까 망상을 하곤 합니다...
고타마 싯다르타
20/11/10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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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산 삼성TV를 당근마켓에 중고로 팔면 삼성에 또 돈줘야 하나요?

내가 돈 주고 산 책 소유권을 다시 파는 건데 그게 왜 창작자에게 돈을 줘야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네요.
스테비아
20/11/10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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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해시킬 자신이 없네요.
고타마 싯다르타
20/11/10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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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하는 말이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는 뜻?
스테비아
20/11/10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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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 잘 알아서 그냥 넘어가려고요. 뜻은 문장 그대로 읽어주시면 됩니다.
고타마 싯다르타
20/11/10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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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페미니스트인줄 알았어요.

할말없으면 공부세욧 암기하세욧
스테비아
20/11/10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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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죄송합니다~
20/11/11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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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는 걸로 보이네요 자세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앙몬드
20/11/11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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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이건 도서만의 문제가 아니라 실물 문화 컨텐츠들은 모두가 가지고있는 숙제라고 해야 할까요
당장 게임업계에서도 이거때문에 고민 많이 하는걸로 압니다
패키지를 내면 홀딱 내용물 빨아먹고 중고로 넘기니 제작사들은 속이 터지죠
말씀대로 소유권 때문에 어쩔수도 없는 노릇이고..
영화, 게임, 책 같은 문화 컨텐츠 특성상 이게 너무 심하고요.
제작자 입장에서는 아쉬운게 맞죠. 무슨 할 말이 있겠어요? 이걸 가지고 왜 설명 못하냐고 채근하면 뭐하겠습니까

제가 생각하는 답은 두개밖에 없는데
첫째는 엄청난 박리다매로 실물의 가격을 몇천원 수준으로 낮춰서 이걸 다시 파느니 귀찮아서 그냥 버린다 수준으로 가성비 안나오게 해야되는데
어차피 이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니
결국에는 게임은 DL, 서적은 e북 같은 디지털로 가는게 시대적 흐름이라고 보이네요.
게임시장은 이미 착착 진행중이고요 이미 ps5 같은 경우에 디스크버전과 DL전용 기기를 따로 내놨습니다
아무리 늦어도 차차기 정도에는 디스크는 아예 사라질걸로 보여요
계란지단
20/11/1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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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가제 문제와 관련해서도 그리고 그것과는 별개로도 현재 한국의 동네서점이 어떤 식으로 운영되고 수익구조가 어떻게 되는지 시민들에게 좀더 구체적으로 알려질 필요가 있지 않나 싶어요. 시민들의 관심의 부족에서 기인하는 것일 수도 있고, 판매자 측의 홍보 부족일 수도 있고, 또는 양자와는 무관계한 집단의 고의적인 홍보 부족일 수도 있는데, 동네서점이란 것의 정체성이 너무 막연하지 않나 싶더군요.
동네서점은 문화적인 존재의의가 있지만 그럼에도 어디까지나 상품 판매에 기초해서 존재할 수 있는 엄연한 영리사업자인데, 도대체 현실에서 그 수익구조가 어떠하고(주력 상품유형이 어떠하고) 그런 수익구조는 어떤 형태의 시장과 제도에서 장기적으로 존재를 영속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는데, 제대로 된 논의는 커녕 그런 논의를 위한 기초적인 정보들이 과연 충분히 알려져 있기는 한가 의문이거든요. 그럼에도 도서정가제 논쟁이 발생하면 정책의 핵심 영역인양 매번 언급되는 것이 동네서점이고요(정작 도서정가제를 옹호하는 코어집단인 순문학계 카르텔에서조차 동네서점에 손톱만큼의 신경이라도 쓰고 있는가부터가 의문입니다만... 자기들 좋을 때만 편의대로 이용해먹고 버리는 게 반복되어왔죠).
동네서점이라고 해도 여려 유형이 있고 주력 상품도 대형서점이나 온라인 서점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그저 '동네서점', '동네서점을 살리기 위한 도서정가제' 이렇게 지칭되어왔죠. 조악한 예일 테지만, 초중등교육과정의 학생들에게 학습지를 파는 것을 주력으로 하는 동네서점, 미취학 아동이 있는 가정에 아동용 도서와 전집류 공급을 주력으로 하는 동네서점, 대학가에 붙어 있어서 교양서와 전공도서를 주력으로 하는 동네서점, 이렇게 학습자 중심의 도서와는 동떨어진 범주의 도서를 주력으로 하는 동네서점 등등과 그리고 최근 새로운 형태로 자리잡은 카페+북클럽류의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동네서점 등등에 대해서 도서정가제가 과연 어느정도의 의미와 효과가 있을런지 모르겠습니다. 개개의 사업자 수준이 아니라 동네시장이란 특수 유형의 산업의 관점에서 봤을 때는 더욱 그러하고요.
동네책방이란 하나의 포인트만 갖고 따져보면 도서정가제는 첫단추부터 잘못 꿰어진 정책이라 평가할 수도 있을 것이고요(물론 도서정가제의 이해관계자는 동네책방만 존재하는 게 아니지만). 어떻게 보면 '도서'라는 것은 엄청나게 다양한 범주를 포괄하는 상품시장인데, 동네책방 보호라는(그리고 덧붙이자면 영세출판사 보호라는) 명분을 실천하고자 했다면 미세조정을 위한 제도를 도입했어야지 해당 산업을 대상으로 일괄 규제방식의 제도를 도입하면 안 되는 거였으니까요. 특정 범주의 도서를 주력 상품으로 삼고 있는 판매자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다면 그 특정 범주의 도서에 대해서만 미시적/부분적 제재를 했어야 했는데(정가규제도 그렇지만 이런 특정 범주의 도서에 대해서만 공급률 규제를 하는 방법도 있었겠죠), 정작 현실에서는 그 판매자의 주력 상품과는 무관한 범주의 도서들마저 일괄적으로 규제의 올가미에 집어넣은 형국이니....
일각에서 말하듯이 도서정가제가 더욱더 자리잡으면 동네서점이 늘어나고 그렇게 늘어난 매입처를 바탕으로 영세출판사들의 수와 폭도 넓어지고 풀뿌리 출판시장의 발달로 더 많은 종류의 책들이 한국어로 출판되어 문화생활의 질이 더욱 향상될 수 있다? 글쎄요. 정책과 제도라는 것은 설계 방향대로 진행되는 것에 대한 고민과 동시에 설계하지 않은 방향대로 움직일 경우에 대한 고민과 대응방안도 함께 숙고가 되어야 하는 건데, 도서정가제는 그렇지 않아 보이는 게 문제죠. 의도적인 침묵일 수도 있고... 게다가 설령 동네책방의 수익성이 조금이나마 좋아져서 책방의 수가 늘어났다고 가정해보더라도 그 늘어난 동네책방들에서 매입하는 도서의 범주는 과연 어떤 것일지를 생각해보면 출판시장 일반의 활황과는 거리가 멀 수도 있겠고요.
도서정가제 논쟁이 발생하면 꼭 나오는 몇 가지 패턴과 장밋빛 전망들에 항상 동네서점이, 그리고 동네서점과 연관되어 소규모출판사들이 언급되는데, 장미빛 전망의 낭만적 풍경의 아름다움을 떠나서, 현 시점의 현실에서 존재하는 동네서점들의 유형이 어떠하고 유형별로 수익구조가 어떠한 건지부터 도서정가제를 옹호하는 측에서 좀 나서서 알려줬으면 좋겠더군요.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밉상인 제도고 대부분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구매하는지라 관심도도 덜해서 굳이 그 실태가 어떠한지를 찾아보려고 하지는 않을 테니까요.
스테비아
20/11/10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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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동의합니다. 개별 정책의 영향력 등 확실하게 밝힐 수 없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저로써도 알 수 없지만, 서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제대로 된 논의 없이 한 번 더 시장을 흔들어버리는 일은 없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유자농원
20/11/10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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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문제는 동네책방을 무엇이 유지시켜 주는가 입니다. (여담인데, 도매는 교보가 곧 아예 먹지않을까 싶네요..) 안그래도 책사는 인구가 줄었는데 b2c로 책팔아서 유지가 될 리가 없죠. 그럼 책 잘팔리는 소수 서점들을 제외하면 b2b도 시도해서 먹고 살 수밖에 없습니다. 명함돌리고, 입찰열심히넣고. 도서관과 학교가 사 주니까 유지되는 지역서점인데 사실 도서관 학교도 굳이 책방에 발주넣을 메리트가 점점 사라집니다. 알라딘이나 교보등지에 이미 대량납품 항목이 있어서 교사나 사서가 관심만 있으면 메일넣어서 살 수 있어요. 이미 이렇게 하는 분들이 꽤 있을 겁니다. 다만 이렇게 산다고 더 싸지진 않구요.

지역동네서점은 지금 두 가지로 b2b의 끈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1. 지자체의 지역서점 보호기조
조례나 법으로 지정된 것은 아니라서 강제성은 없지만(제가 알기로는 그렇습니다), 학교에 꾸준히 지역서점에서 책을 납품받게끔 권장하는 공문이 내려옵니다. 몇몇 국회의원은 실태조사를 하기도 하구요. 광역지자체 단위로 동네 지역서점 인증제를 만들어서 해당 서점들에서 학교나 공공도서관에 납품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2. 장비작업 서비스
책등에 붙는 청구기호, 색띠라벨 그리고 표지에 붙는 바코드인식라벨이나 뒷표지에 붙이는 RFID칩, 그리고 도서관 인장 작업 등을 원가수준의 공임비로 경쟁력을 유지합니다. 재료비는? 인건비는? 그냥 박리다매해야겠다고 생각하는거죠. 65~70 공급률로 받아서 10%할인 5% 적립 85%에 판매하면 15%~20% 마진이고, 5~10%는 장비작업을 위한 추가인건비와 재료비로 소모됩니다. 실질적 마진이 10%선에서 잡히게됩니다. (b2c야 어쨌건 b2b는 칼같이 할인하는거죠. 근데 표리부동의 행태를 보이는 곳보단 그냥 b2c도 할인하면서 b2b하던지 아니면 정가에팔면서 b2b는 잘 안할가능성이 더 큽니다.) 정부지원금으로 간신히 유지되는 중소기업이랑 크게 다르지 않은거죠. 결국 어떻게 되는가? 이미 포스비브테크(는 아예 교보와 연계했더군요)와 북센은 장비작업 뛰어들었고, 인터파크는 marc데이터 작업 하고있고. 지자체의 보호가 없으면 동네서점은 사라질 겁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지역서점이 사라지면 어떨까요? 공급받는건 크게 다를 것 없어요. 그냥 동네에 흔히 보이던 서점들이 사라지는거고 그자리에 교보나 반디앤루니스 등등이 생길겁니다. 동네슈퍼 사라지고 편의점 생기는 것처럼. 아니면 서점이 안 생길 수도 있구요. 그냥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되잖아요. 네임드 서점 몇곳만 살아남게 되겠죠. 가격? 가격은 본문에 어느정도 동의합니다. 솔직히 새 책 사는건 평균 물가상승률 정도로 올랐어요. 폭탄세일을 매일같이 안할 뿐이죠.

동네책방의 생존? 결론 : 최소한 도매~소매까지는 대기업이 먹는다. 소비자는 달라진걸 체감하기 힘들다. 동네책방들은 대다수 고사. 출판업계 뿐이겠나요 어떤 사업을 하건간에 이제 작은 규모로 뭔가를 할 수 있는 시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스타트업이 무수히많지만 크게 성공해서 한번에 덩치 못불리면 끝나는거죠. 공급률을 올려서 70~75평균을 한다고하면 동네책방의 고사되는 속도는 더 가파라질거고(b2c를해야 이윤이 남는수준이지만 b2b도 주 생존전략이 될 수 있는 시점에서) 도매뛰어든 교보입장에선 책방이 없다? 뭐 어때요 공급률이 무슨의미입니까 공급률은 도-소매 간의 문제인데 둘 다해버리면 공급률같은게 없는거나 다름이없죠.(*추가 : 출판사를 제외한 공급률 이야기가 되어버렸습니다. 서점-도매 간의 관점입니다.)

그 시점이 되어 대형서점의 과점시장이 형성되면 그 다음 담론이 제기될 겁니다. '종이책의 시장크기'요. 다만 아직 당분간은 괜찮다고 보는데 장르웹소설이나 웹툰 등등이 잘되면 하는 일이 단행본 내는 겁니다. 웹툰이 만화책을 없앨거라 봤지만 아니었죠 웹툰도 만화책을 내버립니다. 게다가 아예 풀컬러로 내니까 단가도 올라감. 이쪽은 지켜봐도 될 것 같습니다.
스테비아
20/11/10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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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 일을 하시는 분 같네요. 댓글 감사합니다.
뜨와에므와
20/11/10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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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도서정가제 웅앵웅 하던것도 이미 구라로 드러났죠
프랑스도 구판, 비인기 도서 같은 것들은 가격 자유입니다
완전 도서정가제 그딴 거 없어요
무슨 대단한 소명의식 가지고 일하는 것처럼 포장하고 징징대지만 도서정가제로 구라친게 한두번이 아니죠
이북, 연재시장이 로비했다는 식으로 말했었는데
실제로 국회의원 만나고 다니고 밥쳐먹은 건 그쪽 세력들이었죠
도종환같은 얼치기 국회의원 앞세워서 악법만 강화시키려고 하고...

그러면서 얼마전 무슨 기사에서는 초판 책가격 2.5배 올려서 정가로 공공도서관에 떠넘기고
그렇게 다 팔리면 인심쓰듯 문고판 내주실수도 있다는 무척이나 은혜로운 말씀을 하시는 분들도 있던데
결국 출판업자들은 이제 징징대다 못해서 일단 독자에게 팔 생각은 포기하고(사주는 호갱들에게 감사할 생각은 물론 없고)
세금을 노리는 쪽으로 선회한 것 같던데요
더 철저하게 안살 생각입니다.
스테비아
20/11/1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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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도서정가제 글마다 비슷한 댓글 달고 다니시는데요.

[초판 책가격 2.5배 올려서 정가로 공공도서관에 떠넘기고
그렇게 다 팔리면 인심쓰듯 문고판 내주실수도 있다는 무척이나 은혜로운 말씀을 하시는 분들도 있던데]
이게 대다수 출판업자라고 생각하시나요? 공공도서관에서 매년 쏟아지는 6만권을 다 매입하지 못합니다. 어느 도서관에서 사 주고 어느 출판사에서 꽉 잡고 있길래 그게 가능한지 모르겠습니다. 현재 정책상 공공도서관 매입은 지역서점을 통해 이루어지고, 출판사가 개별 도서관에 '우리 책 한 권씩 사 주세요'라고 영업하는건 무리입니다.

말씀하신 [이북, 연재시장이 로비했다는 식으로 말했었는데] 이거는 한기호 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이분의 우울증같은 말도안되는 도서정가제 폐지전망은 오히려 출판계와 서점계에서도 반기지 않고 있었습니다. 어떤 일 하시는데 이렇게 매번 분노에 찬 불매운동 하고 계신지 모르겠네요.
율리우스 카이사르
20/11/10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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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길어서 꼼꼼이 읽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다 읽기는 했는데요.

결국 도서정가제라는 반시장적인 괴물이, 종이책시장/출판사/동네서점이라는 도태될 산업과 종사자들의 목숨을 연장시켜주고 있는 것이고 그 피해는 일반 국민이 보고 있는거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컨텐츠에 대한 지원은 직접적으로 작가와 편집자, 번역자, 일러스트레이터에게 가야겠죠.

제말이 야속하다 느끼시겠지만, 전 종이책시장/기존출판사/동네서점이 계속 명목을 유지할 때 있는 사회적효익이 1도 없고, 그저 옛것에 집착하는 정치권에 기생해서 만든 기생충같은 제도가 도서정가제이고. 하루라도 빨리 폐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테비아
20/11/10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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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도 없다고 생각하시면 할말이 없네요. 알겠습니다. 뜻대로 되길 바랍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
20/11/1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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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 결국 수요가 줄고 있는건데 억지로 늘리는 거라고 보거든요.
이스칸다르
20/11/10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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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에게 [책을 판매]하는 상인의 관점과 대중에게 [책을 읽게 해주는] 시혜자의 관점이 있습니다.
지금 도서정가제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고아한 지식인들이 값진 책을 썼으니 어리석은 대중은 [제값 내고 가져가거라]는 마음가짐인 것 같네요.
스테비아
20/11/10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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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주체는 서점과 출판사 중 어느쪽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스칸다르
20/11/10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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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출판 시장에 대한 이해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미루어 짐작하건데, 네 종류의 주체가 있을 것입니다.
책을 쓰는 지은이, 책을 찍어내는 출판사, 책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서점, 책을 구입하여 읽는 독자입니다.
지은이는 생산자이니 팔릴만한 책을 써야하지만 속칭 지식인 뽕맛에 취해서 실패해도 타격이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출판사와 서점은 철저히 상인의 입장에서 팔릴만한 책을 유통시켜야 하고, 독자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입맛에 맞는 책을 합리적인 가격에 소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의 도서정가제는 상인인 출판사와 서점이 지식인 뽕맛에 취한 것처럼 위장해서 사양산업을 유지해가는 것 같이 보이는데요. 책도 상품인데, 어떻게 소비자의 입장은 제대로 고려가 되지 않는지....
20/11/10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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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저는 이북에 더 관심이 갔고, 종이책 부분에서는 문외한에 가까웠습니다. 사실 이북에서도 주변 사람들 얘기나 제 체감, 몇몇 사례로 생각하고 있었고요. 피상적으로만 생각하고 있던 걸 업계인의 관점으로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종이책 업계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고 경제학 전공도 아니기 때문에 의견 드리지 못해서 죄송할 뿐입니다ㅠㅠ
20/11/10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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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10여년 전에 비해 제가 1년에 읽는 책의 수가 10%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그 이유는 책이 아닌 다른 경쟁 매체들의 성장 때문이죠. 애초에 도태되어서 소수의 큐레이터 형식 등의 서점을 제외하면 도태되어야 할 시장을 도서정가제가 지켜주고 있는 것 그 이상이 아니죠.

그마저도 이북 등의 시장이 커지자 침흘리고 함께 먹겠다고 하는 상황인거구요.

시장이 정상적인 경쟁 체재였다면 당연히 대다수 소형 책방은 이미 사라졌을텐데 악법의 존재로 아직까지 살아남았을 뿐입니다. 90년대 후반 우후죽순 생기던 게임샵들이 현재 대다수 사라졌지만 사람들은 스팀 등의 온라인 기반 시스템에 적응해서 훨씬 값싸게 즐기고 있고 여타 장르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재편되고 있는 와중에 악법에 기반에서 존재하는 것 뿐입니다.

진즉 재편되었어야 할 도서 시장을 악법에 기대어 구체제를 유지하고 있을 뿐입니다. 구체제니 당연히 수익률이 처참할 수 밖에 없죠. 도서정가제가 아니었다면 쓸데없이 돈 잡아먹는 종이값, 인쇄비용 등이 크게 감소해서 이북 시장 등이 크게 성장했을 겁니다.

이제는 또다시 법을 더 악화시켜서 구독형 서비스 등에도 손을 데려고 하는 모습에는 분노를 안 하려고 해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책이 6만권이나 되니 광고가 먹히고 잘못하는 것이라면 게임은 1년에 몇 개나 출시될까요? 회사는 몇 개나 될까요? 노래는 1년에 몇 개나 나올까요? 음악 관련 회사는 몇 개나 될까요? 책과 비슷한 시장이 게임 시장, 음반 시장 등 창작 컨텐츠 시장입니다. 그리고 게임 시장은 물론 여타 업계는 뼛속까지 90년대와는 전혀 다른 생태계를 살고 있습니다. 수천개의 게임 회사 대부분은 영세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게임 정가제, 음반 정가제를 하자는 주장을 하는 업계인은 없습니다.
BibGourmand
20/11/10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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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누가 이득을 보는 법안인가?
할인을 통해 누리던 소비자의 이득을 서점으로 강제 이전시키는 법안이죠.

2. 시장구조를 왜곡시킨 결과는 무엇인가?
책 안 읽는 나라가 됐습니다. 1인당 책 구매비용이 꾸준히 감소해 왔던 것은 뉴스랄 것도 없는 일이지만, 책통법 이전 2년간 1.6, 0.7% 감소했던 1인당 서적 구입비가 법 시행 이후 2년간 7.9%, 5.8% 급감했습니다. 할인이 사라져 실질적인 소비자 가격이 20% 이상 올랐다는 걸 감안하면 책 구매량으로 따지면 엄청나게 감소했다는 말이 됩니다.
도서관조차 기존 최저가격 입찰이 정가제로 변하면서 장서 구입량이 감소했습니다. 책을 덜 사는데, 빌려 보는것조차 어려워졌다는 겁니다.

3. 책방이 늘어나면 발행부수가 늘어나고 가격이 낮아지고 구매부수가 늘어나는 선순환이 일어날까?
애시당초 안 팔리는 물건인데 소매상이 늘어난다고 발행부수가 늘겠습니까? 과자 먹는 사람이 줄었는데, 편의점이 늘어나면 과자를 더 많이 찍어낼까요? 책방이 반짝 늘어난 것은 기존에 소비자가 누리던 이익을 책방으로 강제 이전하는 법안으로 인해 이익율이 높아졌기 때문이지, 시장이 커져서가 아닙니다. 이렇게 시장이 쪼그라드는 상황 하에서는 이익율을 강제로 높이더라도 소매점이 늘어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책이라는 것이 원래 안 팔리는 물건이긴 했지만, 책통법이라는 악법으로 인해 더 안 팔리는 물건이 되었습니다. 여기 어디에 선순환이 있습니까? 1인당 책 구매비용은 매해 감소중이며, 1인당 읽는 책의 양도 매해 감소중입니다. 법 시행 후 5년이 넘게 지났음에도 선순환이 나타날 기미는 전혀 없습니다. 다 떠나서 시장이 줄었습니다. 오히려 초판 발행부수가 줄고 재판 찍을 일은 더 줄고 가격이 오르고 구매량이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4. 도서정가제를 폐지해본들 정가 상승 이후 할인이라는 조삼모사를 통해 소비자의 이익이 늘지 않을 것이다?
그럴지도 모르죠. 시장이 쪼그라든 탓에 뭘 해도 회복이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시장을 이 꼴로 만든 것이 책통법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됩니다.
스테비아
20/11/10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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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합니다. 사람들은 실업이나 집값 상승 같은 것에 대해서는 경쟁에서의 도태라는 표현을 잘 쓰지 않는데, 생태계를 하루아침에 뒤집어버리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건 '적응에 실패했으니 사라져도 괜찮다'고 말하는게요. 주변 수많은 자영업자들한테도 안되면 문 닫으라고 편하게 말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택배기사들의 배송료는 올려야 하는데 책은 무료배송인게 당연해야 하고요.

어차피 서점계 인구 다 합해봐야 몇만 명 안 될 거고 사라져도 티도 안 날 겁니다. 딱히 표도 안 됩니다. 그럼에도 이 제도가 유지되고 있는 게 신기합니다. 진작 없어져야 할 악법인데 말이죠.

댓글로 의견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피드백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20/11/10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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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변화는 실직과 함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죠. 변화를 거부하는 건 발전을 거부하는 것이구요. 저는 망해도 된다고 한 적 없습니다. 다시 적응해서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더 많은 가치를 만들어 내겠죠. 수많은 게임샵, 음반샵 망했어도 아무도 신경 안 썼는데 왜 책방은 그 변화의 흐름에서 예외여야 하는지가 이해가 안 되네요.

진작 사라졌어야 할 악법이 생긴 건, '책'이라는 그저 상품에 불과한 것에 다른 컨텐츠에 비해 절대적인 '가치'를 가진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죠.
스테비아
20/11/10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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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다 AI로 대체되어야죠. 게임도서관 음악도서관도 만들고요.
20/11/11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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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기존의 비교 열위의 업종의 소매점들은 매일매일 망하고 또 창업하고 있습니다. 매우 자연스러운 흐름이어서 인위적인 제재로 이런 흐름이 가속화되는 것을 욕하는 일은 있어도 그 자체에 대해서 아무도 망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위에서 본인도 언급했다시피 소규모 서점이라도 큐레이팅 등의 차별화를 통해 얼마든지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20/11/10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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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타인의 일에 대해서는 엄혹한 시장경제의 논리를 내세우고, 자신의 일에 대해서는 기본권 침해를 내세우는게 사람의 본성인 것 같기도 합니다. 다만, 집값의 경우에는 많은 사람들이 공통의 이해관계를 갖고 자신의 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시장경제의 논리를 내세우지 않죠. 2014~2015년에는 서울 시내에도 미분양 아파트가 있을만큼 집값이 안정되었고, 대출규제도 느슨해서 서울 변두리의 집 정도는 꽤 쉽게 살 수 있었습니다. 그 때 집을 안 산 사람들에게 지금 "너는 시장의 흐름을 읽지 못한 무능한 사람이다"라고 비난하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 날카로운 댓글에 상처받지 마시고, 부디 하시는 일 번창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댄디팬
20/11/10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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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1.피드백을 기대하고 드리는 댓글은 아닙니다. 다만 저는 스테비아님의 주장 일부에 반박을 달긴했지만 글 자체를 재밌게 읽은 사람으로서 상처받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2.이익집단은 소수라도 결집하면 위력을 발휘하고 법은 만들어지면 비가역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심지어 도서정가제는 심지어 단순히 출판공급측 이익을 대변하는 것 외에 상징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이 제도가 무너지면 중소사업자들이 무너지고 대형서점 온라인서점만 살아남는다 지역서점 다 죽는다 이렇게 인식이 되면, 사실여부와 별개로 제도는 살아남습니다. 이런게 사실 정책입니다.

3.생태계에서 도태되니 사라져도 괜찮다고 할 수는 없죠. 경제학적 관점으로 가격규제인 도서정가제를 비판드린 것과 별개로, 시장에서 돈이 안되어서 공급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 당연히 개입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건 사회적 효용이 있는 재화니까요. 다만 개입수단이 가격규제인 경우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이 정책 자체에 대중이 반감을 갖고있는 점을 고려하면 다른 정책수단으로 접근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싶습니다.

4.저는 한국사회가 보다 책을 많이 사서 읽고 즐기는 사회였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도 동네서점에서 책 사는걸 재미로 느끼는 사람이구요. 다만 그 수단이 도서정가제가 아니라 다른 방식이면 어떨까 생각합니다.(구체적인 복안이 있는 것은 아니나 R&D지원, 세제혜택, 바우처 지급, 자금지원 등등)
20/11/11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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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악법이면 없어진다는 기제로 작동하는게 아니기 때문이죠. 비효율적이라도 수혜를 보는 일부가 존재한다면 명맥을 유지하는 경우는 여럿 있어서...

그럼에도 현 도서정가제는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부정할 순 없고 유지된다 한들 책값이 떨어질 가능성도 없습니다. 사양산업의 목숨줄을 붙드는 역할만 할 뿐. 전 그래서 어차피 망할건데라는 말은 못하겠네요. 종사자에게 절실한 문제일테니...

그냥 경제논리만 따져도 그런 희망회로는 작동이 어려워요. 다른 분들의 말씀에도 그렇듯이.
앙몬드
20/11/1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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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되면 문 닫으라고 편하게 말하는사람 인터넷에 수도 없이 깔렸습니다 크크
전가의 보도에요 자영업자는 힘들다고 말하면 안됩니다
최저임금 올라서 힘들다 - 최저임금도 못줄거면 장사 접어라
배달비 주고나면 남는게 없다 - 누가 장사하라고 시킨적 없다 장사 접어라
뒹굴뒹굴
20/11/1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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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막말하는건 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만
과도한 자영업자 숫자가 근본적인 문제이다보니..
20/11/10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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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자 권리보장을 위해서는 도서관부터 없애야하는 거 아닌지...
20/11/10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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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제목만 보고 아랫글에 댓글화해야 하는거 아닌가 생각했던 저를 반성합니다.
업계 내부 사정은 종사자가 아니면 알기 힘들고, 다른 업계에 비해 출판계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가 적었던 것 같은데 한 흐름에 끝까지 읽혔습니다.
[사람들은 실업이나 집값 상승 같은 것에 대해서는 경쟁에서의 도태라는 표현을 잘 쓰지 않는데, 생태계를 하루아침에 뒤집어버리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건 '적응에 실패했으니 사라져도 괜찮다'고 말하는게요.] 부분에 특히 공감합니다.
어떤 정책이든 이득을 보는 사람과 피해를 보는 사람을 만들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업계의 최하단부의 목소리가 좀 더 논의될 필요를 느낍니다.
데브레첸
20/11/10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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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애서가지만 출판계 사정은 잘 몰랐는데, 어느정도 윤곽이 잡힙니다.

우선 저는 도서정가제 자체엔 별 감정 없습니다. 애서가라 그런지 책값이 아깝다고 느낀 적도 없고, 아마존으로 검색해보거나 The Economist 같은데 올라가는 책 광고 보면 한국 책이 특별히 비싼 편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Penguins에 나올 급의 스테디셀러는 확실히 쌉니다). 그리고 글에도 쓰셨듯 도서정가제의 역사는 꽤 오래되었지요. 넷상에서 시끄러운 2014년 이전에도 존재했습니다.

다만 현행 도서정가제는 개선이 시급합니다. 출간 18개월 넘게 지난 책도 떨이로 못 팔고, 재정가라는 복잡한 작업을 거쳐야 하는 건 분명한 악법입니다. 그 악명높은 프랑스 도서정가제도 오래된 책은 무제한 할인이 가능합니다. 외면받는 책조차 못 팔리게 만들어 정당성도 낮고, 재정가는 추가할인과는 달리 창작자에게 돌아가는 돈도 줄어들어서 창작자에게도 손해에요. 사는 사람만 사는 책을 많이 사다보니, 오래 안 팔리는데도 억지로 비싸게 사야하는 책들을 정말 많이 봅니다. 2권 총합 1300페이지짜리 전문서적을 9만원에 산 적도 있었는데, 책값이 안 아까운 저에게도 부담이 커서 인터넷서점의 전공서적 할인혜택을 이용해서 겨우 샀습니다. 아마 동네서점에선 절대 못 샀을 거에요.책 좋아하던 저지만 이런 사례는 생각만 해도 짜증이 확 몰려옵니다.

또 도서관에 들어가는 책 수도 줄입니다. 정부가 이쪽 예산에 진짜 관심이 없는 상황에서, 도서정가제로 책 매입가격이 오르니 들어가는 책만 줄이죠. 창작자들에게도 나쁘게 돌아갈 수 있습니다. 안 그래도 도서관 인프라가 부족한데, 문제를 더 악화시키고 있죠.

문제사례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충분한 설득력과 논리를 갖추지 않고 '도서정가제 사수'만 외쳐대면 그냥 밥그릇 다툼으로만 보일 뿐입니다. 이번 의사 파업때 의협이 저지른 패착이죠. 도서정가제가 정말 옳은 정책이라면 더 나은 전략이 필요합니다. 현재 제도의 문제는 인정하고, 더 적극적으로 친절하게 시장생태계를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20/11/10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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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잘읽었습니다. 누구나 싫어하는 도서정가제를 왜 하는지 궁금했었는데 글을 읽고 대략이나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매년 100만원 정도를 종이책 사는데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입장에서 재미있게 읽은 책은 15,000원의 가격이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 다만, 순수한 소비자 입장에서, 도서정가제가 주는 저에게 불편함은 딱 하나, 민음사 북클럽 세일을 더이상 경험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매년 북클럽 세일할 때 파주에 가서 장르소설들을 10~20만원치 집어오는게 그 자체로 큰 즐거움이었는데, 이제는 더 이상 할 수가 없네요.

말씀하신 것처럼 동네서점이 책을 선별해줄 수 있는 기능을 하면 참 좋을 것 같은데, 책이라는 물건이 또 개인취향을 엄청 타는 상품이라서 동네서점이 그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긴 합니다. 저 역시 믿을만한 누군가가 좋은 책을 추천해주면 좋겠는데, 취향이 맞으면서도, 믿을만하고, 추천할만큼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을 찾기가 참 어렵네요. 저에게 최은영과 켄 리우를 추천해 준 믿을만한 지인이 있었는데, 요즘은 그 지인과 연락도 뜸해서 추천받을 루트가 없습니다.

동네서점이라는 어려운 길을 택한 용기를 응원하고 싶습니다. 저도 책을 참 좋아해서 동네서점은 동경의 대상이지만, 직접 실행할 용기는 없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힘든 일이 많으시겠지만, 무엇보다 먹고사는 문제가 쉽게쉽게 해결되기를 마음 속 깊이 기원하겠습니다.
프로질문러
20/11/10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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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합니다
비바램
20/11/10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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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저도 책방 운영하는게 꿈인데, 계산기 두드려보니 너무 팍팍해서 일단 접어놓았습니다. 대안 서점들도 찾아 다녔었는데 뾰족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추후 책방 운영하는 얘기도 가끔 해주세요.
타르튀프
20/11/11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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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업계 종사자의 짬이 느껴지는 글이라서 확실히 디테일이 살아 있네요.

하지만 글을 다 읽고 나서도 근본적인 의문은 해소되지 않아 아쉽습니다. 오늘날 동네 서점, 책방이 우리에게 가져다줄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이고, 그러한 가치를 보호하는 것이 시장 가격 통제로 인한 비효율보다 더 중요한가? 입니다. 한 때 동네 서점이 그 지역의 커뮤니티 역할과 지식을 갈망하는 젊은이들의 안식처가 되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그러한 사회적 수요가 완전히 소멸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글쓴이께서는 동네 책방의 역할을 큐레이션으로 정립하려고 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질 도서가 넘쳐나는 사회에서 1차적으로 도서의 품질을 검증하고 소비자에게 책 고르는 즐거움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하셨죠. 하지만 그러한 기능을 왜 온라인 서점은 수행할 수 없는지 의문이 듭니다. 온라인 서점의 상단에 오르는 책들은 광고로 도배되어 있으니 큐레이션의 순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는 취지라고 한다면, 반대로 동네책방 역시 매대에 올리는 책은 출판사 영업직원들의 치열한 영업의 결과물 아닌지요. 그러한 영업을 '좋은 책'을 고르기 위한 노력이라고 볼 수 있을지요.

도서정가제의 단점에 대해서는 위에서 여러 분들께서 설명해주셨고, 똑같은 얘기를 더할 생각은 없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의료와 교육, 국방과 같이 대단히 높은 공공성을 지니는 재화 또는 서비스를 제외하면 어떠한 경우에도 국가가 가격을 통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동네 책방이, 또는 더 넓게 보더라도 책이라는 재화가 그러한 범주에 속하는지는 정말로 강한 의문이 듭니다.

글쓴이께서도 경제학을 공부하셨다고 했으니 인위적 가격 통제가 가져오는 사회적 후생 감소에 대해서는 잘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가격 통제의 결과는 단순히 사회 전체에서 감소한 후생만큼 규제의 보호를 받는 자들의 이익이 증가하는 것이 아니고 그보다 적은 이익만이 늘어나며, 사회 전체적으로 어디에서도 회수할 수 없는 dead weight loss가 발생합니다. 그렇다면 그러한 dead weight loss를 정당화할 수 있는 정치적 고려사항이 있어야 하는데, 동네책방에 그 정도 지위를 부여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가운데 책방 운영하시는 분께 너무 대놓고 쓴 소리 해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도서정가제는 어떠한 논리로도 쉴드쳐지지 않는 악법이라는 것이 저의 생각이고, 이 글을 찬찬히 읽어보았지만 제 생각이 바뀌지 않네요.
대문과드래곤
20/11/11 06:31
수정 아이콘
독자가 아니라 다른 입장에서 글을 읽어보니 재밌네요.

개인적으로는 리디북스 정기결제 매달 5만원씩 꾸준히 하던 입장이라 책통법이 아쉽긴 합니다. 할인 높은 순서대로 사모으는 맛이 쏠쏠 했는데..
20/11/1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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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가제 부활해도 정가 올려서 똑같을거다.. 다 좋은데
그것보다 불만이고 궁금한건 신간이 아닌 출시한 지 오래된 책들에 대한 할인인데요..
18개월이 됐던 24개월이 됐던 구간에 대한 할인은 풀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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