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0/10/27 18:11:20
Name M270MLRS
Link #1 https://pgr21.com/freedom/88520
Subject [일반] 자살, 그리고 자살징후에 관한 이야기
먼저 링크 글의 해당 고교생의 가족들에게는 조의를 표합니다.

아래 글 보고 생각난김에 의식의 흐름으로 써봅니다.

기사 및 리플에 달린 죽은 사람의 가족의 청원글을 보면 "자살징후가 없었다"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자살징후라는거, 생각보다 티 크게 안 납니다. 당장 제 이야기이기도 하고, 상담 받으러 다니면서 센터 선생님들에게 (개인정보 싹 필터링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그렇습니다.

솔직하게 이야기해서 본인 생각을 본인도 모르는데 가족이라고 해봐야 제3자가 다 알수 있다고요?
꼭 죽을 상 하고 다녀야지만이 자살징후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고 생각되는데, 생각보다 자살로 이어지는 인과관계는 별거 아닙니다.

제 이야기가 대표성을 가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런 경우도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을 뿐입니다.
저같은 경우 자살 결심한 것도 (타인이 보기에는 별거 아니지만) 제게는  심각한 이야기였고, 그 직전까지도 일부러 평소와 똑같이 지냈습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자살징후가 드러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닌 사람도 있는 것입니다.

죽은 학생에게는 참 안타깝고 부럽습니다만(전 실패해서 이제는 죽고 싶어도 다시 시도하자니 이미 죄인이 또 죄지을 수 없는 상황이라 부럽다는 의미입니다.) 가족들에게는 날벼락이겠죠. 그런데 이게 국민청원까지 올라가야 할지에 대해서는 모르겠습니다. 이미 죽은 사람이라 말은 없겠지만 저렇게 떠드는 것을 원하지는 않을꺼 같은데요.

https://spckorea-stat.or.kr/korea01.do
"2018년 자살사망자 수는 13,670명으로 전년 대비 1,207명(9.7%) 증가하였고, [1일 평균 자살사망자 수는 37.5명입니다.] 자살률(인구 10만 명당)은 26.6명으로 전년 대비 2.3명(9.5%) 증가하였습니다. 연령별 자살률을 살펴보면 전년 대비 80세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에서 증가하였습니다."

지금은 좀 늘어서 [1일 40명]쯤 될려나요? 줄어들지는 않았을테니까요.
2018년 통계 기준으로 해도 하루에 37명씩 자살하는 사람들 중의 하나일 뿐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Parh of exile
20/10/27 18:12
수정 아이콘
자살 '징후' 라는것도 일종의 끼워맞추기에 불과한게 많죠...우울증이 걸린사람이라고 하루종일 죽상으로 허공만 보는것도 아니고, 자살하고 싶은 사람이라고 해서 일상을 다 놓아버리지도 않습니다. 그저 평범하게 살던 어느날, 갑자기 가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slo starer
20/10/27 18:14
수정 아이콘
마음의 병은 다른 사람눈에 보이지 않으니까요.
리자몽
20/10/27 18:20
수정 아이콘
사람은 남에게 일정 이상으로 관심이 없는 동물이기 때문에 저런 징조를 미리 느끼는게 더 이상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우울증, 조울증은 반드시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하는 무서운 정신병입니다

문제는 이런 정신병을 너무 우습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죠 정신병 초기인 사람들도 인정하기 싫어서 방치하다가 적절한 치료시기 늦는 경우도 흔하구요
거짓말쟁이
20/10/27 18:31
수정 아이콘
김광석이나 소위 미스테리 자살이라는 연예인들 패턴이랑 완전 똑같죠.. 뭐 자살할 사람이라면 할리가 없는 행동을 했다 이런식으로..

근데 결론은 자살이죠.. 안타깝네요

차라리 자살 원인을 찾아보는게 나을 것 같은데..유가족들 입장에서는 그거라도 알고싶을텐데
호미장수
20/10/27 18:46
수정 아이콘
우울증은 아니지만 현재 약물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정신과 치료 자체가 너무 걸림돌이 많습니다. 약물 치료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나 불신을 가진분들이 많습니다. 사람들이 정신과 질환에 지식이 별로 없다보니 감기처럼 금방 괜찮아지질 않아서 치료를 금방 포기하는 일도 잦고요. 상담 치료의 경우 제대로된 임상심리사는 비보험이고 비쌉니다.
여러 연예인들이 방송에서 공황장애등을 언급해서 겨우 정신과 질환이 약간 알려진 정도인데, 여러 사람들이 기초적인 지식을 갖도록 정신과 질환에 대해 널리 알려서 자살등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분들이 적어 졌으면 합니다.
비온날흙비린내
20/10/27 18:52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언론들이 아직도 자살보도 권고기준을 전혀 안 지키고 있다는게 안타깝습니다.

[2. 구체적인 자살 방법, 도구, 장소, 동기 등을 보도하지 않습니다.
1) 범죄 사건을 다루듯 자살 방법, 도구, 장소 등을 구체적으로 보도하지 않습니다. : 자살 방법을 상세하게 설명하거나 묘사하면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살에 관한 정보나 암 시를 제공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http://www.journalist.or.kr/news/section4.html?p_num=12
청자켓
20/10/27 18:56
수정 아이콘
가족이라도 모르죠. 사춘기 애들이면 더 모릅니다.
insomnia12
20/10/27 20:10
수정 아이콘
자살하려는 마음(suicidal mind)에 대해 한 마디만 덧붙이고 싶네요
자살하려는 사람의 마음은 양가적입니다.
즉, 죽고 싶은 마음과 살고자 하는 마음이 계속 충돌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죽음을 향해 가면서도 동시에 삶을 계획하고 미래에 대한 일을 하기도 합니다. 간혹 유족들은 우리 애는
절대 자살했을리 없다 죽으려는 애가 이렇게 행동했겠는가라고 주장하지만 그러한 주장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실제 자살한 사람들의 사례를 보면 죽기 몇 시간 전에도 굉장히 미래지향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0/27 20:19
수정 아이콘
17살에 세상을 떠난 제 친구가 생각납니다. 토요일 수업까지 같이 웃으면서 지냈고 주말에 여자친구를 만날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부유한 집안에 전교 1등의 수재였던 그 친구는 무슨 생각이었는지 토요일 밤에 세상을 등집니다.
일요일 소식을 듣고 처음에는 다들 장난인줄 알았죠. 왜 그친구가 죽냐고. 현재도 미래도 밝고 행복만 있을 것 같던 그친구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아래 고교생의 이야기와 본문의 글을 보니 저도 제 친구가 너무 생각납니다.
그 친구 가족들도 사인은 심장 마비라고 했지만 결국은 다 알게 되었죠. 스스로 선택한 것임을.
정말 가족도 절친도 여자친구 조차도 모르는 게 사람인것 같아요.
아래 고교생 어린 학생이 너무 꽃다운 나이에 진게 가엽고 슬픕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At the moment
20/10/28 08:15
수정 아이콘
상실의시대 기즈키가 생각이 납니다
20/10/27 20:38
수정 아이콘
유서조차 남기지 않았던, 조사과정에서 절친이 절대로 자살할 애가 아니라고 했던.. 이제는 세상을 등진 후배가 생각납니다.
유가족의 주장이 이해는 됩니다만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몰랐던거죠...
댓글을 달면서도 한숨만 쉬게되네요... 꽃다운 나이에....

그리고 글쓴님. 제가 감히 그 감정들을 다 알 수 없겠지만 늘 응원하고 있습니다.
20/10/27 20:50
수정 아이콘
그냥 오늘 죽을 수도 있고 내일 살수도 있는 게 그런 마음인데 그 입장 안되보면 모르는거죠. 하고 안 하고는 진짜 한끝차라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안군-
20/10/27 21:06
수정 아이콘
약물치료를 받기 전까지 하루에도 몇번씩 자살을 생각했던 날들이 떠오르네요.
그때도 회사는 다니고, 밥도 잘 먹고, 모임도 나가고, 피지알 유게에 댓글질도 하곤 했죠.
그러면서도 또 자살할 방법에 대해서 매일 고민하곤 했습니다.
우울증이나 공황증을 겪는 사람들의 심리상태는 그렇지 않는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해요. 겪어본 적이 없고, 전혀 논리적이지도 않거든요.

그것보다 어린 학생의 자살을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조리돌림하는 XX들은 진짜... 하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글쓴분도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20/10/27 21:18
수정 아이콘
진짜 모릅니다. 문제가 있어도 그냥 그게 끝이구나 하지 그 이상 뭔가를 찾기는 힘들어요. 저도 한 번 갈뻔한걸 어머니가 막았는데 그냥 아침에 눈떴는게 밥먹으라는 소리가 너무 듣기 싫더라고요. 그래서 시도했었죠. 진짜 모르는겁니다.
20/10/27 21:36
수정 아이콘
맞아요 정말 모릅니다. 저도 반나절 정도 실행을 감행하려고 준비했던 날이 있었는데
그 날도 친구들이랑 여행 얘기도 하고 여자 친구랑 데이트도 하고 다 하는 걸 보면서
아 정말 내일 죽으려고 해도 아무도 눈치 못 채겠구나 싶더라고요
20/10/28 02:22
수정 아이콘
지금 저도 그래요 왜 인간으로써 잘난점은 하나 없고 탈모에 추남에 남들보다 열등하게 살아가는가 근데 그걸 구태어 표현하진 앉죠 오히려 웃음거리로 쓰고 애써 덤덤한척
스타본지7년
20/10/28 09:07
수정 아이콘
네. 진짜 모릅니다. 누가 왈가왈부할 수 있는 꺼리가 아니죠.
20/10/28 13:16
수정 아이콘
가족들 이야기는 객관적이지 않죠.
인정하는 순간 책임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으니까요.
안재환 자살때 가족들의 행동을 보면 이해가 갈겁니다.
아버님이 이건 자살이 아니다라는 근거로
“우리 아들은 똑똑한 아이입니다” 라고 말씀하시는걸 들을땐 안타깝기도 하고,
정말로 정선희 씨를 싫어했지만, 이 사건 후 얼마나 고생했을지 눈에 보이더군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0906 [정치] 오늘자 민주당 및 국민의힘의 공천 현황 [121] 아우구스투스11500 24/02/15 11500 0
100905 [일반] 고려거란전쟁 중간 리뷰 [24] 드러나다6642 24/02/15 6642 13
100904 [일반] MS의 새 아웃룩을 사용하려면 엣지가 설치되어 있어야 함 [23] SAS Tony Parker 5983 24/02/15 5983 1
100903 [일반] <해피 투게더> - '해피', '투게더'. 가깝고도 멀다. [11] aDayInTheLife3152 24/02/14 3152 3
100902 [일반] 쿠팡이 기자들의 명단을 입수해 회사 블랙리스트에 등재시켰네요. [58] 버들소리10472 24/02/14 10472 8
100901 [정치] MLB 서울시리즈 첫날 시구를 일본 기시다 총리가 한다는 카더라가 돌고 있습니다. [79] 매번같은8372 24/02/14 8372 0
100900 [일반] 드디어 기다리던 S24울트라 티타늄 오렌지 [14] 겨울삼각형7804 24/02/14 7804 1
100899 [일반] 중국, 이르면 내년부터 탄소 배출량 감소 [108] 크레토스7870 24/02/14 7870 18
100898 [정치] 대통령실, '명품백 정보공개 청구' 거부 통지‥"국가 중대 이익 해칠 우려" [65] 자칭법조인사당군9617 24/02/14 9617 0
100897 [일반] 테슬라 주식의 미래는 암울함 그 자체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109] 보리야밥먹자10634 24/02/14 10634 5
100896 [정치] 與, 권영세·나경원·박정훈·조은희·배현진 등 25명 단수공천 [128] 유료도로당9423 24/02/14 9423 0
100895 [일반] 시흥의 열두 딸들 - 아낌없이 주는 시흥의 역사 (2) [3] 계층방정7404 24/02/14 7404 6
100894 [정치] 방심위 "물고기 떼죽음 화면, 의도 있다"... MBC 후쿠시마오염수 보도 중징계 [45] 베라히8615 24/02/14 8615 0
100893 [일반] [역사] 고등학교 때 배운 화학은 틀렸다?! / 화학의 역사② 원소는 어떻게 결합할까? [8] Fig.13846 24/02/13 3846 14
100892 [정치] 조국이 신당을? [112] 시드10370 24/02/13 10370 0
100891 [일반] 상장 재시동 건 더본코리아 [56] Croove11345 24/02/13 11345 2
100890 [일반] 상가 투자는 신중하게 해야 되는 이유 [96] Leeka9259 24/02/13 9259 4
100888 [정치] 정부의 의사 파업 강경대응 방침 때문에 전공의협의회 지도부가 파업을 주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233] 홍철14746 24/02/13 14746 0
100887 [일반] 시흥의 열두 딸들 - 아낌없이 주는 시흥의 역사 (1) [49] 계층방정12492 24/02/12 12492 2
100886 [일반] 설날을 맞아 써보는 나의 남편 이야기 [36] 고흐의해바라기8657 24/02/12 8657 67
100885 [정치] 의대 정원 증원을 순전히 정치공학적으로만 판단한다면 국힘의 총선 성적에 득보다 실이 클 것 같습니다. [135] 홍철15370 24/02/11 15370 0
100884 [일반] 무거운폰 사용시 그립톡과 스트랩. S24 울트라 후기 [33] 코로나시즌8812 24/02/10 8812 4
100883 [정치] 정치의 방향, 결과, 변명 [11] kien6601 24/02/10 6601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