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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10/26 20:22:17
Name 공기청정기
Subject [일반] 저한테 일 가르쳐 준 사수 이야기.
  

  제가 이제 아르바이트로 전기 설비 시다 할때인데...

  뭐 그때는 전기 제대로 해 보겠다는 커녕 그냥 노가다 알바 뛰어서 게임기 사야지(...) 라는 생각으로 한거긴 합니다만...

  그때 제 사수가...제가 기능사도 없을때 그사람은 그때 벌써 기사였거든요?

  내가 이분 따라가는지 이양반도 저랑 똑같은 테크 탔어요.

  기능장 따서 일 하다가 기사 딴 케이스.(...)

  근데 당장 봐도 단순노무랑 기사잖아요?

  모든면에서 제가 감히 흉내내기도 벅찬 그런 사람이었거든요?

  하여간 이사람이 성깔이 장난이 아니었어요. 지금은 은퇴하고 성격 되게 좋아졌는데, 아우...

  일단 일 느린거? 이건 뭐 비정상적으로 느리다, 예를 들면 얘 이거 오늘 일당 날로먹으러 왔다. 이정도 수준이 아닌 이상은 전혀 신경 안쓰는 사람이었는데, 문제가 뭐냐 하면...안전수칙.

  현장안전수칙 외에, 자기가 경험적으로 만든 수칙이 있었어요. 솔직히 그거 따라 일을 하면 되게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일이 진행이 되긴 했었거든요.

  근데 이게 어쩌다 나도 모르게 그런걸 쪼끔씩 어길때가 있어요. 사람이고, 그때는 또 초보니까.

  그러면 뭐가 하나씩 막 날아와요.

  작게는 드라이버부터, 크게는 몽키까지 날아온적 있었어.(...)

  그러고 개 쌍욕 박히고, 그따위로 할거면 집에 가라고 한 30분 갈굼 먹고 퇴근할때 되면 딱 와서 '수고 했다. 안전수칙은 더 잘 지켜라.' 이러면서 마지막까지 한번 더 갈구고 가더라구요.(...)

  그 회사를 방학때마다 가서 알바를 뛰다가, 졸업하고 저는 또 전공 살려서 매장 근무 하다가 때려치우고 알바라도 한다고 다시 거길 갔거든요?

  또 그양반 밑에서 뛰게 되더라구요.(...)

  그렇게 일 하다가 제가 기능사 따고 본격적으로 일을 배웠는데, 알바때는 순한맛이었더라구요.(...)

  이게 본격적으로 배선을 만지고 더 위험한데를 들어가고 하다 보니까 저도 모르게 긴장해서 실수를 하고 그러면 또 어김없이 뭐 하나씩 날아오고, 욕박히고 하더라구요 이게.;;;

  그러다가 이제 저 산업기사 따고 2년정도 더 일을 했죠. 그러다가 이제 더 페이가 좋은데를 찾아서 간다고 조선소로 입사 하면서 해어졌는데...

  조선소에서 기능장 한번 따 볼까 싶어서 알아 보려니까 뭔 물어볼데가 또 거기밖에 없는거에요.(...)

  결국 주말에 대구까지 왔다갔다 하면서 족보 받고, 실습 요령 같은거 배우고 했었는데...그래도 뭐 좀 배우겠다고 스스로 찾아가니까 욕은 안박더라구요.

  뭐 그 후로도 연락 하면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만...이게 또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저도 모르게 안전수칙 어기면 막 험한말이 나와서 원...;;;

  근데 이게 실제로 사망사고도 목격을 하고, 안전사고도 당해서 입원도 몇번이나 해 보고 그러다 보니까 그런 안전수칙에 있어서는 사람이 좀 감정이 격해지긴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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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6 20:26
수정 아이콘
목숨을 담보로 하는 일에서는 폭언은 정말 필수불가결하죠
공기청정기
20/10/26 20:27
수정 아이콘
뭐 날라오지만 않았어도 쪼끔 더 할만 했을텐데 말이죠...

힘도 좋아 지상에서 2층까지 몽키를 던지는데, 이게 뭔 서부영화 보면 왜 인디언들 던지는 토마호크처럼 날아오더라구요.;;;
산적왕루피
20/10/26 20:27
수정 아이콘
저도 전기회사에서 근무합니다만, 제가 스스로 생각해도 정말 고문관급으로 제가 일을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안전관련해서는 좀 민감해지긴 하더라구요. 어? 애매한데? 해도 되나? 싶을때는 쪽팔려도 남들에게(막내든 경쟁업체든지간에) 물어보는게 낫더라구요.
안전사고가 터져서 서로 피곤한것보다는요.. 심지어 저는 아버지가 사장님이라(...) 사고 수습비용은 사실상 걱정을 안하는데도 그렇게 되더라구요.

누구 하나 x되면 회사가 크던 작건 회사까지 x되는거 아니겠습니까. ㅜ.ㅜ; 서로 관련된 사람들 모두 피곤하고..
공기청정기
20/10/26 20:28
수정 아이콘
우리 힘 내죠.ㅠ_ㅠ

먹고 살자고 돈 버는데 돈벌다 죽진 말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산적왕루피
20/10/26 20:30
수정 아이콘
청정기님께서 글 쓰시는거 보면 일 잘하는 분이신듯 한데 납치해서 노예계약 하고 싶습니다...크흠;;;
회사에서 작지만 숙소와 샤워실, 식사 무료제공과 여자 소개까지 해드릴테니(...) 노예계약 하시죠!! 연상연하 다 가능합니다...!!!
여자때문에 차 필요하시면 가끔씩 10년된 사장님 차 BMW 오픈카 훔쳐서 가져다드리겠....크크크
공기청정기
20/10/26 20:32
수정 아이콘
아유 저도 그냥 고만고만해요...

그냥 안전관리쪽만 이상한 결벽증이 있어서 뒤로 변태소리 듣고 다니는거죠 뭐.(...)
산적왕루피
20/10/26 20:34
수정 아이콘
(소근소근) 우리는 서로 같은 변태인걸로...쟈기~ ♡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ㅜ.ㅜ
20/10/26 20:27
수정 아이콘
전기는 진짜 까딱하면 목숨 잃는다 들었습니다
공기청정기
20/10/26 20:29
수정 아이콘
죽는사람 많죠...

이게 안전수칙을 지키면서 일을 해도, 다른사람이 무관심해서 변을 당하는 경우도 많아요.

그런 경우는 그 무관심했던 사람이나, 변을 당한 사람이나 되게 씁쓸하죠 이게...
20/10/26 20:33
수정 아이콘
기사로 나지 않는 사고들이 많기도 하고, 위험한 부분들도 엄청나니까 안전을 잘 지켜야 한다는거 알면서도 가끔 놓치는 경우들이 있죠..
그렇다고 해서 폭언과 위협이 정답이란건 아니지만 안전한 작업을 꼭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때가 많습니다.

에어컨 고장나서 실외기 뜯는데 말도 없이 실외기 툭 끊어서 쇼트내고 서버실 UPS 폭파시키신 서비스 기사님 생각나네요,
사람은 안다쳤지만 전 지옥갈뻔 했었음..
공기청정기
20/10/26 20:36
수정 아이콘
저는 브레이커 내려놓고 작업중에 거기 경리인지 뭔지가 그걸 올려버려서 실려갔다 온적 있습니다.

왜 도로 왔냐 하면 브레이커 올린놈한테 욕박아 준다고.(...)
20/10/26 20:43
수정 아이콘
후..... 말만 들어도 끔찍하네요. 몸에 큰 이상 없으신게 다행 ㅠㅠ

저희는 UPS 배터리 터져서 아예 UPS를 싹 갈아엎는 중에, 작업하러 오신 분이 ...... 쇼트내셔서 차단기 싹 내려가는 .... 하하하하..

근데 회사 현장들에서 사고 난 이야기 들어보면 저정도는 애교라는게 함정이군요.
다행히 인명사고가 안나서 다행인 일들이 한두달에 하나씩 나오는듯 합니다 -_-;;;
manbolot
20/10/26 20:44
수정 아이콘
아버지가 용접하시다 보니 뭐 자주 듣는
올해초 인가요 그 창고 용접 화재사고도 그렇고 대부분 안전수칙 안지켜서 난다고 하시긴 하더라고요
근데 왜 안지키냐고 들어가면은
결국 납기와 인건비 때문에 그렇다고 들으니 뭐.. 결국에는 사람이 돈보다 귀해져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반대인 경우가 꽤나 많아서 그런듯 합니다.
공기청정기
20/10/26 21:49
수정 아이콘
용접도 많이 위험하죠.

뭣보다 고열, 섬광 앞에서 일을 하시다 보니 도트뎀이라 그래야 되나 이게(...) 은근히 몸 많이 나가더라구요.
-안군-
20/10/26 20:52
수정 아이콘
원래 욕하면서 따라하는게 인간...;; 근데 안전은 진짜 백번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저는 IT 쪽이라서,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은 안오는데, 보안쪽이... 근데, 보안이라는게 철저해지면 철저해질수록 점점 귀찮아지거든요.
근데 사람들이 귀찮다고 안지켜놓고선, 문제 터지면 꼭 저희 탓을 해요. ㅠㅠ
가끔 피지알 질게에도 회사 보안수칙 뚫는 방법을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게 다 백도어인것을... 해킹당하는게 다 거기서 시작하는것을...
공기청정기
20/10/26 21:50
수정 아이콘
원례 제일 쉬운게 남탓 아니겠습니까.(...)

근데 확실히 이게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일을 하니 머릿속에 각인이 되긴 하더라구요.;;;
아마추어샌님
20/10/26 20:58
수정 아이콘
목조건축 골조 만드시는 분이 손에있던 못박힌 나무 바닥에 던지고 그위로 뛰어내려 발에...
이런이야기 들었던것 같네요.
떨어져서 죽는 이야기라든지 손가락 잘린이야기들이 생각나네요.
antidote
20/10/26 21:18
수정 아이콘
안전쪽은 위험한 상황 나오면 욕 나올수밖에 없습니다.
전기쪽은 아니지만 부주의하면 목숨잃는 사례도 종종 나오는 위험한 분야를 다루는 입장에서 안전가지고 폭언 나오는건 어쩔수 없다고 생각이 되네요.
설사 윗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까딱하면 누군가 심각하게 (장애를 입을 정도로) 부상을 입거나 사망할 수도 있는 상황이 연출되면 욕이 안나올수가 없어요.
부사수 내지는 아랫사람 입장에 있는 팀원한테 지시나 작업/작업보조 할 때도 마찬가지고요.
켈로그김
20/10/26 21:26
수정 아이콘
샤시설치 조공으로 들어가서 3개월만에 사수하게 해준다는 말에 혹해서 욕을 사서 들었읍니다 크크

배울땐 확실하게 배워놔야 좋긴 하더라고요
조공들 데리고 샤시 끌어올리는 작업도 알고 보니 확실한 가이드가 있는것;;
최종병기캐리어
20/10/27 20:59
수정 아이콘
윈치작업할 때 줄 잘못잡으면 샤시 작살나고 아래에 있는 사람 크게 다치는거라....
하심군
20/10/26 21:27
수정 아이콘
저도 욕까지는 아닌데 새로 온 사람들에게 꼭 주입시키는 게 안전 수칙이죠. 기계가공도 툭하면 다칠 수 있고 (드릴, 엔드밀등 공구 하나하나, 깎고 나오는 칩 하나하나가 다 칼날입니다.) 특히 호이스트 조종할 때는 무조건 초저공으로 띄워야죠. 가끔 다른 현장보면 작업자가 아닌 사람이 높이 올려서 움직일 때가 있는데 조마조마 하더라고요. 사고나면 엄청 크게 나는 게 호이스트라.
덱스터모건
20/10/26 23:05
수정 아이콘
사무직만 하는 사람인데 어쩌다가 사람이없어서 반도체공장 내부공사 안전담당? 을 3개월했었습니다. 하이바 벗어놓은거 보면 발로 걷어차고 쌍욕박은 다음에 종례? 하면 하이바주인한테 뛰어가서 폴더사과하고 소주사드리고 그랬었드랬죠.. 젤 중요한건 안전이지만 감리한테 걸리면 그날 작업 중지해야되서 2~3천만원 날려야됬거든요. 같은 현장 다른업체 알바생이 안전고리 안매고 일하다가 사고도 크게났었고...
암튼 청정기님 안전하게 일하시길 바래요~
가치파괴자
20/10/27 02:28
수정 아이콘
욕이 능사는 아닌데 안전수칙 어겨서 골로 가는 현장인 경우 정말 수칙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줄라면 비속어나,강한 행동으로밖에
제지가 안됩니다 왜냐하면 좋은말로 해서는 단기간에 깊숙히 개념이 잡히지가 않아요
근데 이게 한번 잘못되면 골로가는거라서 빨리 심어줘야지 그사람에게도 결국 좋은거거든요..
20/10/27 08:38
수정 아이콘
얼마전에 창원북면이 철거하시다가 떠난분이 뉴스에 나왔는데.. 남일 같지 않더군요. 저도 그날 부업으로 철거 하나 하고 있어서..
열씨미
20/10/27 16:59
수정 아이콘
몽키던지고 드라이버던지는 행위 자체가 굉장히 안전과 동떨어지게 느껴지는데요..
누군가는 안전, 누군가는 품질, 누군가는 위생, 청결 등등 어떠한것을 최우선의 가치에 놓거나 다른 그 어떤것보다 우선시하는 사고방식은 그럴 수 있다고 여기는데,

그러한 분들이, 그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서라면 어떠한 행위도 용납된다 (폭언, 폭행, 부조리 등도 안전 내지 조직 기강을 잡기 위해서라면 써도 괜찮) 이러한 마인드는 싫더라구요.
파랑파랑
20/10/27 22:42
수정 아이콘
안전은 꼭 지켜야 됩니다.
에전에 전기 시공팀에서 케이블 절단시 제대로 확인안하고 작업했는지 활선을 컷팅해버려서 난리났던 일이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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