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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9/12 03:22:13
Name cheme
Subject 일본 반도체 왕국 쇠망사 5
이 글은 '일본 반도체 왕국 쇠망사' 시리즈의 일부입니다.

*일본 반도체 왕국 쇠망사 1편 : https://pgr21.com/freedom/88059
*일본 반도체 왕국 쇠망사 2편 : https://pgr21.com/freedom/88063
*일본 반도체 왕국 쇠망사 3편 : https://pgr21.com/freedom/88065
*일본 반도체 왕국 쇠망사 4편 : https://pgr21.com/freedom/88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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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쯔 반도체의 쇠망사]

일본의 대표적인 IT 기업인 후지쯔는 1923년, 후루카와 전기 (Furukawa Electric)와 독일의 지멘스가 합작으로 설립한 전기통신 전문 회사 후지전기 (Fuji Electric)가 그 전신입니다. 1935년, 후지전기의 통신 부문만 분리하여 '후지 통신기 제조 주식회사 (Fuji Tsushinski Manufacturing Copporation)'이 설립되면서, 본격적인 통신 및 전기 제품 제조사로 변신하였죠. 1967년, 사명이 후지쯔로 개명되었고, 1970년대부터 세계 대형컴퓨터 (메인프레임) 시장의 강자로 자리기 시작했습니다. 1980년대 PC 사업에 진출하여 일본의 대표적인 PC 업체가 되기도 하였으며, 슈퍼컴퓨터 업계에서도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성장하였습니다.

1980년대 후반 들어, 후지쯔는 '후지쯔 세미컨덕터'라는 반도체 자회사를 세우며 메모리 반도체 중에서도 소용량 플래시메모리 분야에 눈을 돌렸습니다. 후지쯔가 DRAM 대신 플래시메모리에 주목한 것은, DRAM의 급격한 경쟁 구조와 수익 변동성을 피하는 것과 동시에, DRAM에 비해 응용 분야가 더 다양하고 향후 디지털카메라, 휴대전화 등의 신 IT기기 용 메모리로의 확장 가능성이 돋보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1993년 4월, 후지쯔는 NOR형  플래시메모리*
*(비트선과 접지선 사이에 셀이 병렬로 배치된 구조. NOR형은 다시 AND형, DNIOR형, VGA (Virtual Ground Array)형 등으로 분류될 수 있다. NOR형 플래시메모리는 1988년, 미국의 인텔이 발표한 EP롬 셀 구조를 이용한 ETOX (EPROM tunnel oxide) 방식에 기반을 두고 있는 아키텍쳐를 채용하고 있다.)
의 시장 장악을 위해, 당시 플래시메모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던 미국의 반도체 회사 AMD와 연합을 이루었고, 두 회사는 50:50의 지분 구조로, 자산 규모 약 30억 달러, 약 7천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하는 FASL (Fujitsu AMD Semiconductor Limited)이라는 합작 회사를 설립하였습니다. 1990년대의 AMD는 현재의 AMD와는 다르게 CPU보다는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하던 반도체 회사로서, 특히 NOR형 플래시메모리 기술에서 인텔 다음으로의 강점을 가지고 있던 대형 업체이기도 했죠. 본사를 미국 캘리포니아에 두었던 합작 회사는 ‘스팬션 (Spansion)’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로 NOR형 소용량 플래시메모리 사업에 집중하였고, 약 40%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1990년대 후반으로 가면서, 후지쯔-AMD 연합은 대용량 플래시메모리에 대한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NAND형**
**(비트선과 접지선 사이에 셀이 직렬로 배치된 구조. 1987년 일본의 도시바가 제안한 플래시메모리 아키텍쳐로서, NOR형 플래시메모리에 비해, 셀 당 면적이 더 작아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64Mb 플래시메모리로의 업종 전환을 시도하였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플래시메모리 업황이 NAND형 위주로 재편되자,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 했던 FASL의 수익성은 떨어지기 시작했고, 결국 2003년 4월, 두 회사는 NOR형 플래시메모리 사업을 분리시키면서, 각 사의 남은 플래시메모리 사업을 분리하여 아예 한 회사를 만들기로 합의하였습니다. 2003년 7월에 이 회사의 이름을 옛 사명인 FASL로 임시로 정했다가, 이듬해 2004년 6월, 회사명을 아예 '스팬션'으로 바꾼 후, 2005년 12월, 합작 회사가 미국 NASDAQ에 상장되기도 했습니다.

스팬션은 출범과 동시에 공격적인 경영에 나섰습니다. NAND에 비해 저장 용량 면에서 단점을 보이던 NOR형 플래시메모리의 대용량화 기술을 개발함과 동시에, 양산 규모도 확대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기도 했죠. NOR형 플래시메모리의 대용량화 기술은 실제로 이스라엘 플래시메모리 기술 업체인 Saifun semiconductor의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해결의 실마리를 잡았고, 마침내 2005년 10월부터, 1 Gbit 용량의 NOR 플래시메모리 양산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2007년 10월, 스팬션은 아예 Saifun semiconductor를 인수하였고, 당시 기준 최첨단 기술인 미러비트 (MirrorBit) 기술을 적용하여, 더욱 NOR형 플래시메모리의 대용량화, 고속화를 추구하였습니다.

스팬션은 양산에도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았는데, 양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이전의 200 mm 웨이퍼 생산 라인을 후지쯔에 매각하고, 그 대금으로 300 mm 웨이퍼 라인을 건설, 2007년 9월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차세대 기술 개발에도 힘을 써, 향후 서버 용 DRAM을 대체할 수 있는 플래시메모리인 EcoRAM과 저항변화 메모리 기술 등에 대한 선행 기술 개발에도 막대한 투자를 하였습니다. 2005년 기준으로, 스팬션의 매출액은 약 20억 달러였는데, 연구개발비는 그 15%인 3억 달러나 되었을 정도로 스팬션의 기술 개발 의지는 대단했습니다. 이 비율은 2007년에 이르러서는 17.4%까지 확대되기도 하였죠.

그러나 스마트폰의 보급이 시작되고, 디지털가메라 시장이 축소되는 등, 대용량 플래시메모리 업계의 수익성은 해가 거듭될수록 악화되었고, 스팬션의 과도한 연구개발 투자비용이 장기간 회수되지 않으면서, 스팬션은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연속으로 막대한 적자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2005년 2억 8,500만달러, 2006년 9,100만 달러, 2007년 2억 4천만 달러, 그리고 2008년에는 22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규모의 연속 적자는 결국 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망가뜨려, 2009년 2월, 스팬션은 파산했습니다. 이러한 스팬션의 과도한 적자의 원인은 1차적으로는 시대의 대세가 된 NAND에 대항하기 위한 NOR 중심의 기술에 대한 과도한 연구개발 비용의 회수 효율 저하였지만, 두번째 문제는 야심차게 준비한 300 mm 웨이퍼 라인 건설이 성공하지 못 했다는 것에도 있었다. 수율 향상과 원가 절감을 위해 야심차게 투자한 300 mm 웨이퍼 라인은 수율의 감소와 추가 장비 비용으로 인한 원가 상승이라는 악재를 가져왔고, 이는 스팬션의 양산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주범이 되었습니다.

스팬션이라는 한 회사였지만, 그 회사 아래, 사실 일본의 후지쯔와 미국의 AMD는 동상이몽을 하고 있었던 것도 문제였습니다. 스팬션의 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 서니데일에 있지만, 그 파트너인 후지쯔의 생산 공장은 일본 후쿠시마에 있었고, 미국 본사와 일본 현지 스팬션 재팬 사이의 의사 소통은 오래 전부터 잘 되지 않고 있는 징표가 뚜렷했으니까요. 사실 야심차게 준비한 300 mm 웨이퍼 라인의 실패도 이러한 의사 소통의 부재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는 측면이 있는데, 300 mm 라인의 건설 자금이 제때 미국의 본사로부터 송금되지 않았다는 것이 후일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스팬션 본사는 2009년 3월, 미국 연방파산법 11장에 의거 파산을 신청한 후, 회사를 바로 청산하기보다, 그 기회를 이용, 플래시메모리 주종을 그 때까지 투자를 집중하던 NOR 대신 NAND로 전환하였습니다. NOR가 타겟으로 삼던 핸드폰 용 플래시메모리 시장을 포기하고, 대신 대용량 플래시메모리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로 결정한 것이죠. 이를 위해 스팬션은 연구개발비를 대폭 삭감하였고, 일부 공장을 매각하였으며, NAND 플래시메모리 생산을 위해 위탁 업체와 계약을 추진하였습니다. 이러한 조치로 인해, 오히려 2010년이 되자, 스팬션의 영업 이익은 적자 기조에서 흑자로 돌아섰으며, 이를 계기로, 스팬션은 다시 새로운 자회사인 '재팬 스팬션'을 2010년 1월에 설립하였다. 이로 인해 법정관리 신세였던 '스팬션 재팬'은 자력생존에 돌입할 수밖에 없었고, 이를 위해 회사는 제조 부문을 매각하여 부채를 갚고, 회사를 청산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2010년 7월, 미국의 텍사스 인스트루먼츠 (TI)는 스팬션 재팬의 일부 공장을 인수했고, 8월에는 두 회사 사이에서 NOR형 플래시메모리 위탁 제조 계약이 체결되었습니다. 즉, TI가 인수한 스팬션 재팬의 공장이 TI가 인수한 NOR형 플래시메모리의 파운드리가 된 셈이었죠. 이로써 스팬션 재팬은 완전히 시장에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다시 새롭게 출발한 재팬 스팬션은 2012년 2월 마침내 NAND형 플래시메모리를 상용화하였고, 한국의 SK하이닉스에 생산을 위탁하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동시에 NOR형 플래시메모리 역시 대용량화를 지속적으로 추구하여, 중국의 파운드리 업체인 XMC와 위탁 계약을 체결한 후, 2010년 11월 2Gbit 제품을, 2011년 8월에는 4 Gbit 제품을, 2012년 11월에는 8Gbit 제품을 차례로 상용화하는 등, 무서운 속도로 시장에 다시 복귀하였습니다. 마침내 적자 구조도 개선되어 2012년, 재팬 스팬션은 영업 이익이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하지만, 후지쯔는 길고긴 AMD와의 파트너쉽 청산 과정에서 이미 너무 많은 손해를 플래시메모리 사업에서 감수해야했고, 이는 후지쯔 그룹의 반도체 사업 정리를 결심하게 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습니다. 2013년 4월, 재팬 스팬션은 플래시메모리 일변도의 사업 구조에서 탈피하여, 후지쯔의 마이컴 아날로그 반도체 사업을 인수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마이컴 아날로그 반도체 사업은 재팬 스팬션 입장에서는 사업 분야가 완전히 바뀔 수도 있는 결정이었죠. 후지쯔 그룹 입장에서는 연 매출액에서 1.3% 정도 차지하던 마이너 사업 부문으로서, 후지쯔로는 전반적인 사업 구조에 큰 영향이 없었던 인수였지만, 후지쯔로서는 플래시메모리는 물론 반도체 관련 사업 전반을 정리하려는 신호탄이기도 헀습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플래시메모리를 비롯하여 각종 반도체 사업에서의 수익성 악화로 인해 10년 이상 구조조정에 시달리던 후지쯔는 마침내 2014년 7월,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주력 반도체 공장 2곳을 미국의 온세미컨덕터와 대만의 파운드리 업체인 UMC에 각각 단계적으로 매각하기로 결정함으로써 반도체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했습니다. 이미지 처리용 시스템 LSI 반도체를 생산하던 공장은 대만의 UMC에, 차량용 마이크로컴퓨터 (ECU)를 생산하던 공장은 미국의 온세미컨덕터에 매각하기로 하면서, 후지쯔의 반도체 사업도 막을 내리게 된 것이죠. 2013년 기준, 후지쯔의 반도체 사업 전체 매출액은 3,216억엔이었는데, 후지쯔는 반도체 사업을 정리하면서 실적과 투자 부담이 큰 사업의 변동성과 분리를 추구하였고, 절감한 비용은 다시 클라우드 사업 등에 집중하려는 경영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르네사스의 쇠망사]

DRAM 반도체 부분에서 엘피다 메모리의 패착이 두드러졌다면, SoC (system on chip) 같은 비메모리 반도체 부분에서는 르네사스 (Renesas Electronics, ルネサス エレクトロニクス株式会社)라는 반도체 기업의 쇠망사가 눈에 띕니다. 2003년 히타치제작소와 미쓰비시 전기의 시스템 반도체 부문이 합쳐져 SoC 합작사로 출발한 이 회사는, 2010년에는 NEC의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 부문까지 가세되어 더 덩치가 커졌습니다. 일본의 반도체 5인방 중 세 회사였던 NEC, 히타치, 그리고 미쓰비시가 합쳐져서 출범한 메모리 반도체 공룡이었던 엘피다 메모리가 재차 오버랩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르네사스 전자는 겉으로는 사기업이었지만, 일본 정부와 민간이 연합하여 일종의 공기업으로 만들어 버린 회사이기도 했습니다. SoC나 시스템 LSI 같은 비메모리 반도체는 DRAM 같은 메모리 반도체와는 달리, 업황의 변동에 대해 수익률 기복이 심하지 않습니다. 물론 그것은 수익률을 극대화시키기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그러나 백색가전부터 엘리베이터 같은 산업용 전기제품, 전력 반도체부터 IoT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아우르는 기술의 특성 상, 모든 분야에서의 공통적인 요소 기술을 통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태생적으로 어렵습니다. 이로 인해 시장 점유율이 높더라도, 알맹이, 즉, 수익률은 낮은 딜레마에 자주 빠지게 되는 것이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특징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업계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기술력을 믿고 고용 보존과 업계의 지배력 유지를 위해 일본 정부와 회사들은 무리한 합병을 추진했고, 그로 인해 탄생한 공룡은 겉으로는 거대한 몸집으로 시장을 모두 장악할 것으로 보였지만, 오히려 그 거대한 몸집으로 인해 빠른 경영 효율은 저하되고, 복잡한 내부 정치만 공고해져, 타이밍을 맞춰야 하는 의사결정은 날로 더 어려워져 갔고, 각 분야에서의 경쟁력 확보는커녕, 이미 잘 하고 있던 분야에서의 경쟁력마저 다른 분야에 맞춰 하향 평준화되는 역효과를 불러왔습니다. 이는 당연히 르네사스의 수익률 악화로 이어졌고, 억지로 유지하던 시장점유율은 이 수익율을 더욱 네거티브로 만드는데 일조하였습니다. 실제로 2010년 기준, 차량용 마이크로컴퓨터 (ECU)에 대해서 전 세계 42%의 점유율, 산업용 마이크로컴퓨터로 확장해도 시장점유율 30%를 자랑하는 르네사스였지만, 이는 겉보기 수치일뿐, 실제 영업이익률은 0.61%에 불과한 속빈 강정이었습니다. 그리고 2011년에는 아예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가 되었고, 그 규모는 1,150억엔에 달하게 되었죠. 동시기, 마이크로컴퓨터의 경쟁 업체인 인텔의 영업이익률이 36.5%에 달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는 충격적인 수치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수익율 악화에 시달리던 르네사스는 세계 최대의 점유율을 자랑하던 마이콘 (MCU, Micro Controller Unit) 사업 부문을 대만의 업체에 매각하고, 종업원의 30%를 해고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르네사스가 이러한 고비용 저효율 사업의 악순환에 빠지게 된 것은 엘피다 메모리가 그랬던 원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경영 구조의 복잡도로 인해 의사 결정이 빠르지 않고, 기술에 대한 맹신이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함정을 피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파나소닉 반도체 쇠망사]

전통의 일본의 반도체 5인방이 1990년대 이후 겨우 20년만에 차례로 쓰러지는 와중에, 충격적인 소식은 또 들려 왔습니다. 일본 반도체 회사 중에서 가장 먼저 (1952년) 반도체 사업에 진출했고, 비록 5인방은 아니었지만, 1990년대 전후, 세계 상위 10위권 이내의 자리를 굳게 지키던 업계의 선구자이자 전통적인 강자인 파나소닉마저도 연이은 거대한 적자를 감당하지 못 해 마침내 사업을 접기로 한 것이었습니다. 거대했던 공룡이자 일본 반도체 산업의 선구자 파나소닉의 몰락 역시 사실은 일찍부터 예견되어 있었습니다. 파나소닉은 기술의 혁신에 적응하기는커녕, 자사의 가전제품에 탑재할 목적에 국한된 반도체 제조에만 만족함으로써, 스스로의 운명을 재촉하는 결과를 낳기도 하였기 때문이죠. 왜냐하면 가전제품의 경쟁력은 반도체 산업보다 훨씬 앞서 이미 중국산, 한국산 제품에 대한 경쟁력을 잃어버린지 오래였기 때문입니다. 이미 지난 2014년 도야마현 등에 있는 공장 3곳을 타워재즈와 공동 운영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데 이어, 오카야마현에 있는 2곳의 공장은 폐쇄, 2019년 4월에는 가전용 다이오드 같은 중저가 반도체 사업마저 일본 반도체 기업 롬에 매각하기도 했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거대한 공룡 파나소닉의 이러한 자구책 역시 글로벌 반도체 경기의 둔화와 기술 경쟁에서 밀린 회사의 현실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2008년에 설립되어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지금은 사물인터넷 등에 널리 이용되는 마이크로제어장치 (MCU) 등의 산업용 반도체를 주력으로 하고 있는 회사에 인수된 파나소닉의 현실은 반 세기의 역사 차이가 무색하게, 중생대의 공룡이 신생대의 작은 포유류에게 잡혀 먹히는 상황을 연상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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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강됴리
20/09/12 04:41
수정 아이콘
(수정됨) 도시바 후지쯔 엘피다 NEC 다 읽어봤는데 내가 어째 다 동어반복인것 같은 느낌이 -_-;;

1. 기술우위를 맹신하다 업계 표준에서 도태된다.
2. 꾸역꾸역 따라가지만 수익률이 따라주지 않는다.
3. 과도한 기술개발투자 혹은 기술투자 등한시로 인해 점점 수익률이 나빠진다.
4. 일본 정부의 주도로 합병하지만 내부의 비효율이 여전함
5. 꾸역꾸역 버티다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대만 미국 기업에게 매각됨


그런데 이게 재미있는게 재팬디스플레이가 거의 똑같은 길을 걸었습니다.

정부 주도로 소니 도시바 히타치의 LCD 부분을 합병했는데 수율이 나오지 않고 업계표준에 뒤쳐지고. 내부가 화확적으로 결합되지 않고..
아 여기는 애플 뒤통수까지 첨가되었지만 말이죠

제조업의 국가 일본이었는데 소비재 중에 이제 남은게 카메라 하고 자동차 밖에는 없는거 같아요..
잰지흔
20/09/12 04:45
수정 아이콘
카메라랑 자동차 둘 중에 하나만 무너진다 하면 어떻게 되나요?
어강됴리
20/09/12 04:48
수정 아이콘
그런데 실제로 카메라 시장도 좋지 않습니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인해 카메라 수요가 엄청줄어들었구요
스타리그 스폰서로 익숙한 올림푸스도 지난 6월에 한국시장에서 철수 했습니다.
닉네임을바꾸다
20/09/12 09:05
수정 아이콘
소니는 이미지센서가 캐리해줄텐데...
20/09/12 09:35
수정 아이콘
카메라야 무너져도 CMOS 시장을 소니가 잡고 있으니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은데, 자동차가 무너지면 어마어마하죠.
닉네임을바꾸다
20/09/12 09:40
수정 아이콘
뭐 광학기술자체는 어디 가는건 아니겠지만서도요...
20/09/12 09:45
수정 아이콘
광학 기술은 광학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반도체 초미세공정의 핵심 요소 기술이기도 해서, 일본 정부 입장에서도 결코 뺏기지 않으려 끝까지 노력할 것 같은 분야라고 봅니다.
닉네임을바꾸다
20/09/1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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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시장이 축소가 되고있어서 문제지 그 시장내에서는 일본제 빼면 아예 없는 수준이니...망할거같으면 JCI라도 만들지 않겠 크크
블리츠크랭크
20/09/12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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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CI 크크크크크
20/09/12 09:35
수정 아이콘
그걸 보셨다면 이 글을 제대로 읽으신 겁니다.크크크

JDI 이야기도 쓰려다가 딱히 반도체와는 큰 상관이 없는 것 같아서 안 썼는데, 사실 거의 복붙이긴합니다.
한국 정부도 어떻게든 민간 영역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일본 정부의 그것에 비하면 암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일본 산업 중흥사 곳곳에 배어 있는 일본 정부의 디테일한 간섭을 보면서 많이 느낍니다.
20/09/12 11:22
수정 아이콘
플스나 닌텐도도 미래가 암을한가요
아이군
20/09/12 11:36
수정 아이콘
아마도 그렇지는...

바로 여기에 흥미있는 모순이 있는데, 게임시장은 오랜기간동안 정부의 높으신 분-_-들의 천대를 받아왔거든요.
닌텐도와 플스를 합치면 지금도 게임시장에서 일본 우위는 강력할 겁니다. 하지만 이런건 제대로 통계도 안잡히죠.
또 다른 흥미있는 부분이 바로 야동-_-입니다. 아마도 아시아에서의 일본 야동의 우위는 확고할것 같은데 이것은 게임보다도 더 심하게 아무 통계도 없습니다.

제가 종종 생각하는 것이, 한국 사람들이 일본 야동대신에 미국야동을 봤다면, 진작에 한국에서 야동은 합법화가 되었을 거라는 겁니다. 무역 압력이 엄청났을 겁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이런 '상스러운'산업에는 아무 관심이 없죠. 물론 문화적인 면이 더 크긴했겠지만, 미국 야동을 보는 나라에서는 대부분 야동이 합법화 된 반면에, 일본 야동을 보는 나라는 대부분 야동이 불법이라는 것은 약간 흥미있는 면이라고 하겠습니다.
20/09/12 11:44
수정 아이콘
이래서 전략적으로 천대 받는 길을 택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정부가 게임산업을 좋아하기 시작한 것 같은데, 이거 공명의 함정인가요?
CapitalismHO
20/09/12 11:47
수정 아이콘
이건 진짜 흥미로운 주제네요. 물론 일본야동을 선호하는 아시아 국가들이 문화적으로 더 보수적인 영향도 있겠지만, 무역압박이라는게 재밌는 접근인거 같습니다. 크크
20/09/12 13:48
수정 아이콘
웃어버렸는데 생각해보니 미국 야동이 인기였으면 진짜 압력이 들어왔을것 같네요
20/09/12 11:43
수정 아이콘
그나마 일본 IT 기업 중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생각이 열려 있는 기업이 소니와 닌텐도라...쉽게 망하지는 않을 거에요.
키노모토 사쿠라
20/09/12 15:00
수정 아이콘
카메라도 솔직히 성장성이 없죠. 카메라 시장을 스마트폰이 다 먹어버린지 오래 됐고 지금은 전문가 및 매니아들 위주의 시장이 되었죠. 그 마저도 폰카의 기술력이 점점 좋아져서 망원에 아웃포커싱만 좀 더 발전되면 점점 카메라들고 다닐일은 없을것 같아요.
20/09/12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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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가서 팝콘이랑 주전부리 사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근데 진짜 감초처럼 대만이계속 나오네요 대만도 참 대단해요
20/09/12 09:38
수정 아이콘
잘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만은 더 이상 감초가 아닌 것 같아요.덜덜덜
20/09/12 07:39
수정 아이콘
다른 글쓴분들을 위해서라도 조금 나눠서 올리심이 낫지 않았을까 하네요...
이렇게 주르륵 올리시면 나름 다른분들도 신경써서 올린 글들인데 손쉽게 밀리게 되니깐요.
20/09/12 09:37
수정 아이콘
도배할 생각은 없었는데,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非黃錢
20/09/12 20:47
수정 아이콘
착한 도배 인정합니다.
20/09/1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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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20/09/12 12:18
수정 아이콘
요즘 자게에 이 글보다 신경쓴 글 얼마 없다는게 반도체 업계의 정설....
20/09/12 13:47
수정 아이콘
그래도 bifrost 님 말씀처럼 너무 연속으로 올리면 제가 보는 입장이었더도 좀 갑갑해 보였을 것 같긴 합니다.
20/09/12 13:51
수정 아이콘
전 시원하네요.
사실 요즘 자유게시판은 자유소각장이였거든요. 뭘 자꾸 불태워대는데 저까지 타죽을뻔 했네요.
암튼 다음 글 빨리 올려주십쇼!! 현기증납니다!!
20/09/12 14:06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오...오..올려드리곘습니다.덜덜덜
나눔손글씨
20/09/12 14:12
수정 아이콘
예전엔 역사 관련 양질의 글을 올려주시는 분들도 있고 다양하고 좋은 글이 많아서 즐겁게 읽기도 했고, 나도 내 분야에 대한 글을 써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요즘은 그런 생각이 별로 안 들었거든요. cheme님 글 보면서 좀 자극이 되네요. 다음 글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반도체는 문외한이지만 엔지니어다 보니 공학적인 글도 기대됩니다.
20/09/1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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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pgr에 정치나 다양한 이해 관계에 대한 글들만큼이나, 다른 분야의 글들, 취미 생활, 덕후질, 덕업일치, 역사와 예술, 스포츠와 과학, 인류학과 고고학 같은, 조금 더 흥미롭고 깊은 이야기들이 더 많이 올라 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물론 정치와 사회에 대한 이야기도 중요하겠지만, 대부분은 토론을 통해 답이 나올 수 없는 구조의 주제들이 많아서, 많은 회원분들이 점점 피곤해 하시는 것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
미키맨틀
20/09/12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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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선방하고 있는 자동차마저 무너지면 일본제조업은 내세울게 없게 되겠네요.
이런 것을 반면교사삼아 울나라 통산산업부도 제대된 산업 정책을 실행해야 겠네요.
20/09/12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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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산업통상자원부이긴 합니다.크킄
일본의 자동차 산업은 제가 잘 아는 분야는 아닌데, 전자나 반도체 산업과는 또 다른 큰 영향이 있을 겁니다. 워낙 고용 인원도 많은데다가, 엮여 있는 기업들이 너무 많아서..
DownTeamisDown
20/09/1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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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잘 알지는 못하지만 기존 생태계가 심각하게 위협 받는건 맞습니다.
지금 전기차가 대세라 그쪽으로 이동할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고 전기차로 바뀌게 되면 동력이 바뀌는거라 부품이 대대적으로 바뀌고 거기에 부품숫자도 줄어서 조립인력 수요도 축소되는등 인원의 변화가 있을 예정입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지만(EX.쌍용) 일본도 중소 자동차 제조사는 전기차에 대응을 할 수 있는 역량이 되는지 미지수 라고 봐야해서요
20/09/1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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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전기차도 전기차지만, 지금 완성차 시장도 그리 경쟁력있는 것은 아니어서..전체적으로 자동차 산업이 향후 10-20년 동안 전기차, 자율주행차로 개편될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수소차나 다른 형태의 이동 수단으로 재편될 것임을 생각해 보면 일본 자동차 업계의 전망도 그리 밝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한국은 그나마 현대가 수소차로 방향을 미리 설정하여 대비 중이긴 한데, 20년 정도를 메워줄 빈틈, 즉, 전기차와 자율차 기술이 충분히 경쟁 가능할 것인가가 관건이네요.
20/09/1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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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완성차 시장에서도 일본이 1등 아닌가요?
20/09/1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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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도요타 1위, 혼다 4위, 닛산 5위 등, 완성차 업계 순위에는 일본 업계의 영향력이 공고합니다만, 그 점유율도 대부분 가솔린과 디젤 부분에서 달성한 점유율이라는 것이 불안 요소죠.
모데나
20/09/13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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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의 발전은 충전지성능에 발목잡혀 있어 20년이던 40년이던, 충전효율을 50프로이상은 올려야 가솔린or디젤 엔진을 대체할 수 있을 겁니다.
비밀의문
20/09/1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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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사람으로서 너무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20/09/1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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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의 시각도 공유해 주세요~^^
오클랜드에이스
20/09/1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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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익 이 시리즈 너무 좋습니다
20/09/12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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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도배성인데도 좋아해주셔서 넘 감사합니다.^^
20/09/1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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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도배라도 이런 도배글은 대 환영입니다!!!
20/09/1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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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길어져서 나눠 올렸는데, 부담스럽고 불편하신 분들도 계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시차를 두고 조금씩 여유 있게 나머지 편들도 올리겠습니다.
클로이
20/09/1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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젭알 지우지말아주세요 ㅠ
20/09/1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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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꾹 누릅니다. 시리즈 내내 한중일 삼국지라고 하셨는데 미국의 입김과 중간 중간 끼어드는 대만을 보면 오국지 정도 되지 않나 싶네요 크크
20/09/12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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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크. 대만은 독립적 주체로 다루기에는 대만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생태계를 논하기 어려워서....
완성형폭풍저그
20/09/12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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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중국!! 하나의 중국!!
20/09/1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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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이완 따봉!
하심군
20/09/12 11:34
수정 아이콘
결국 90~00년도에는 미래예측 실패, 00년도부터는 세대교체 실패가 크다고 볼 수 있겠죠. 특히 세대교체 실패가 치명적인게 결국 유토리세대를 바보취급하면서 기존의 체제를 유지하려고 애쓴 결과가 전 분야에 걸쳐서 이런 식으로 나오는 거라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도 사실 제조업은 세대교체 실패한거라 어떻게든 해야하는데...
20/09/12 11:46
수정 아이콘
그래서 일본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하는데, 어떻게 될지는...솔직히 걱정되는 측면이 많은데, 한국의 반도체 산업 현황과 실패/성공의 기로라는 주제로 시간 되면 한 번 더 시리즈를 써 보겠습니다.
20/09/12 12:00
수정 아이콘
6편 언제 올라오나요..너무재있습니다
20/09/12 12:02
수정 아이콘
시차를 두고 오늘 내로 올리겠습니다.^^
미카엘
20/09/1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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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연재글 폭발이라니.. 추천드립니다.
20/09/12 13:41
수정 아이콘
도배성글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잘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09/12 12:44
수정 아이콘
삼성이 반도체를 제압하고 갓티어로 올라온지 5년 정도밖에 안됐죠.. 심지어 그땐 무선사업부가 대외적으로 과시하고 있었고.. 파운드리 도전은 이제 시작이지만 맨바닥부터 시작하던 80년대보다는 돈도 기술도 많아서 상황이 훨씬 좋은데도 tsmc가 계속 반박자만큼 거리를 주지 않는거보면 저것들은 원자를 핀셋으로 집어서 만드나 같은 압박감이 옵니다 크크
평택 땅 보면 전세계 반도체를 다 찍어버리겠다는 의지라도 있는듯...
20/09/12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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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nm쯤 되면 전혀 다른 아키텍쳐를 누가 먼저 똭 하고 시장에 드러내느냐의 눈치싸움이 치열할 것 같습니다. 서로 알고 있겠죠. 지금처럼 노광하고 깎고 트렌치 만들고 쌓고 올리고 하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누가 먼저 GAA로 가느냐, NW FET으로 가느냐, 아니면 아예 다른 파괴적 혁신을 들고 나오느냐가 매우 흥미진진할 겁니다. 저는 TSMC보다는 삼성에 손을 들어 주고는 싶은데, 그 때 가봐야 알 수 있곘죠.^^ 기회가 되면 차세대 반도체 기술에 대한 이야기도 좀 해 보겠습니다.
잠만보
20/09/12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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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났더니 4편이 한번에 올라왔네요 흐흐흐

선생님이 정리해주신 일본 반도체 시장의 역사를 보니

맨 윗분 말씀대로 어떻게 이정도로 비슷하게 몰락의 길을 걸었는지 신기할 정도입니다

이쯤되면 일본 기업이 문제가 아니라 일본이라는 나라 또는 국민성 등 다른 것이 현 상황을 만든 장본인이라고 보이네요

오늘도 따봉 드리고 갑니다 :)
20/09/12 13:41
수정 아이콘
물론 제 개인적인 시야는 한정되어 있으므로, 그렇게 보이도록 글을 쓴 것일수도 있음을 감안하여 읽으셔야 합니다. 다만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몰락의 길을 재촉한 것은 대외적인 이유보다는, 내부적인 헛점, 그리고 겹쳐진 실책이 있었다는 것이죠. 그 겹쳐진 실책의 이면에는 회사와 상관 없이, 무엇인가 일본 고유의 문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요. 그 점을 한 번 같이 나눠보고 싶었습니다.
잠만보
20/09/1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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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부분의 산업이 비슷한 삽질을 해서 몰락하는걸 보면 일본 문화의 영향이 예상보다 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09/12 17:27
수정 아이콘
일본 역시 엄청 큰 나라이고, 그 업력과 역사가 긴 나라이니, 문화나 관습만으로 그들을 한 번에 재단하는 것은 성급한 일일 수는 있습니다. 참고는 하되, 일본 역시 사람 사는 곳이고, 사업 역시 사람이 하는 것이니, 개별 업체, 개별 사업에 대한 디테일도 잘 눈여겨 보는 것을 잊으면 안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잠만보
20/09/1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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옙!
20/09/12 13:20
수정 아이콘
일본의 장인정신으로 지칭되는 미시적 디테일에 대한 집중이 결국 거시적 개선에는 미미한 효과를 불러와서 세계시장에서 도태된다는 것이 일관적으로 보이는 패턴인 듯 합니다.

하지만 한국이라고 비슷한 전철을 밟지 않겠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에 대해선 회의감이 듭니다. 산업화시대의 바람을 타고 낭만을 갖고 순수과학으로 뛰어든 우리네 윗세대들과 달리 현재 한국의 모든 인텔리는 고용보장을 약속하는 공무직 혹은 의사쪽으로 몰리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스카이캐슬도 바로 그 전제하에 나온 이야기였죠?) 결국 이대로라면 한국의 소프트파워가 월드스탠다드에 뒤쳐지는 날이 올 것은 명약관화일 것인데 이 미래의 위기를 한국이 극복해낼 수 있을까요?
20/09/12 13:38
수정 아이콘
많은 분들이 비슷한 걱정을 하고 계실 겁니다.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삼성은 더 이상 한국 정부의 입김에 좌지우지되는 덩치를 넘어선지 오래고, 다양한 해외 주주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시스템이 확립된 이상, 포트폴리오 다변화 정책이 유진된다면 일본의 반도체 업체들처럼 한 분야에만 올인하는 우는 범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차세대 기술, 특히 2 nm 이하급의 패터닝 이후의 반도체 기술인데, 이에 대해 어떻게 돌파구를 만들지는 두고 봐야 하겠습니다.
삼성전자
20/09/12 13:42
수정 아이콘
흥미롭네요!!
20/09/12 13:43
수정 아이콘
삼성전자님 본인 등판 하셨네요. 소감이 궁금합니다.크크크
포프의대모험
20/09/12 13:47
수정 아이콘
업계에 있는데, "의사결정의 비효율성"이 진짜 심각한걸 느끼고 있습니다.
요즘은 마이크론이 진짜 잘하더라구여... 초격차 초격차 했었는데 이젠 별로 없는느낌..
20/09/12 13:47
수정 아이콘
마이크론의 꺼지지 않는 화수분 소스가 궁금합니다.^^
포프의대모험
20/09/12 13:52
수정 아이콘
알파이자 오메가라고 하면 노드 특성 수율 세가지인데 마지막건 BM할 방법이 없으니 논외라 했을때 앞두개 격차가 정말정말 좁아졌어요
메모리 3사중 전력질주 안하는데가 없겠지만...
예전엔 뒤돌아보고 거리 이정도 있네 하고 달렸다면
요즘은 귓가에 숨소리 들리는 느낌이랄까
20/09/12 14:05
수정 아이콘
영원한 승자가 없는 것이 반도체 산업이고, 특히 메모리 반도체는 1년이 멀다하고 시장이 변동이 극심해 지는 곳이니, 올해와 내년은 또 다를 것 같습니다. 마이크론은 아마도 서버용 메모리를 더 집중적으로 공략할 것 같은데, 비즈니스 방향은 잘 잡은 것 같아요. 삼성은 슬슬 메모리에서는 힘을 빼고, 사업을 다각화하는 방향으로 비즈니스를 설계하는 것 같습니다.
파란마늘
20/09/12 13:48
수정 아이콘
우와... 너무 재미있는데, 출판사 분들! 글쓴이분께 연락드려서 책 내 주세요!
20/09/12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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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키노모토 사쿠라
20/09/12 15:16
수정 아이콘
반도체 관련 회사에 다니다보니 흥미있게 읽게 되네요.
20년전만 해도 전자제품은 일본이 최고였고 당시 지금의 스마트폰같은 존재인 워크맨이나... CDP는 죄다 일본꺼였죠. 소니, 파나소닉, 아이와... 아이와는 이제 어떻게 됐는지도 모르고 소니는 이제 게임 및 영화 관련 회사가 된것 같고 파나소닉은 요즘 2차전지 때문에 간간히 소식은 듣는데 2차전지에서도 LG화학에 밀리는 상황이죠.
일본은 지금 보면 현재 발전이 없으면서 예전의 영광에 도취되다 서서히 망하지만 그걸 인정하지 않으려는 옆집 꼰대 할아버지 같은 느낌입니다.
위에 닌텐도 이야기가 나왔는데 예전엔 닌텐도 게임만 보고 일본사람들 창의력 쩐다 생각들었는데 지금은 닌텐도만 창의력이 좋은거 같아요.
20/09/12 15:30
수정 아이콘
그러게요. 부자가 망해도 3대는 간다는 속설은 적어도 반도체 업계에서는 더 이상 통요되는 것 같지 않습니다. 업계의 기술 표준 전환이 너무 빠르고, 기술 경쟁, 돈 경쟁은 매년 더욱 극심해지고 있으니..
청자켓
20/09/12 15:53
수정 아이콘
삼성도 TSMC 못 쫒아가는거 보면 참 알수없는 산업이네요.
20/09/12 15:55
수정 아이콘
삼성사람들 이야기 들어 보면, 쫒아가는 구도보다는 점점 방향이 분리되는 방향이라, 이제 딱히 1:1로 비교하기 어려워지고 있기도 하죠. 기술 수준 자체는 거의 비등한데, 각자 주력하는 분야가 달라지고 있고, 차세대, 차차세대 패터닝과 파운드리 기술이 더욱 분기될 전망이라...
소사이어티게임
20/09/12 16:32
수정 아이콘
시마과장 만화보면,
삼성이 정부지원하에 크는걸로 매번 까는 장면이 나오는데...

일본은 전자회사 망할 때마다 정부 지원으로 인수 합병을 하는 것 같은데
아이러니하네요.

부러웠던건가...
20/09/12 16:33
수정 아이콘
뭐 틀린 말도 아니죠. 문제는 내로남불이라는 것이...크크크크
도연초
20/09/12 19:19
수정 아이콘
양국 정부지원의 맥락이 좀 다릅니다.
한국의 경우는 글로벌 플레이어를 키워내기위해서 1, 2위 기업을 집중 지원하고,
일본의 경우는 이른바 호송선단방식 - 가장 느린 배의 속도에 선단 전체의 속도를 맞추는 - 이라고 불리우는, 업계내 경쟁력이 취약한 기업을 지원하는 방식을 취해왔습니다. 요즘은 좀 다릅니다만.
꼬마산적
20/09/12 17:29
수정 아이콘
이거 가만 보면 일본하고 한국 조선소 역전 돼는 스토리 똑같은데??
20/09/12 17:50
수정 아이콘
여러 분야로 확장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죠. 디스플레이도 그렇고, 조만간 들이닥칠 일본의 소부장 산업 쇠락도 그렇게 될 것 같고요.
파인애플빵
20/09/12 17:36
수정 아이콘
재밌게 봤습니다. 이제 한국편 나올 차례라고 압박을 넣으면 필자분께서 큰 압박을 받을실런지 크크크
삼성하고 하이닉스는 전망이 괜찮은걸 알겠는데 동부반도체는 어떨런지 개인적으로 좀 궁금한데 알려주실수 있을까요
20/09/12 17:50
수정 아이콘
그렇지 않아도 한국의 반도체 산업 현황 및 미래에 대한 시리즈를 쓰고 있습니다. 덜덜덜
20/09/12 19:02
수정 아이콘
중국편부터 올리신글 전부 정주행 헀습니다. 댓글은 여기 처음 다네요.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20/09/12 19:17
수정 아이콘
잘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09/12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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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유튜브 방송에서 삼성이 평택? 인가 어디에 지금 2개 완성한 공장을 5개까지 늘린다고 하는 얘기를 들은 거 같은데 그 때 자금 규모에 놀랬던 기억이 나네요
아마 사운을 건 도박..이겠죠? 얼핏 들은 걸로도 단순히 '투자' 라고 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거든요
20/09/12 21:01
수정 아이콘
1년후 업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사실 도박이죠.
20/09/12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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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올려주신 시리즈물 전부 다 너무 재밌게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어찌보면 반도체업 자체가 우리나라 국민성, 문화와 잘 맞아떨어진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많은 상상을 해볼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앞으로 올리실 글도 기대하겠습니다.
20/09/12 22:52
수정 아이콘
시리즈는 주말 안으로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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