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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9/10 17:26:32
Name Timeless
Subject [일반] 열공포증과 항불안제로서의 항생제 (수정됨)
먼저 가족이나 내가 열이 나면 마음이 어떨까 잠시 생각해보시고 이 글을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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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이 나면 걱정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일단 보통의 하루가 깨지는 것을 확인한 순간이니까요.
그리고 코로나 시대에 이런 걱정은 한층 더해지는 것 같습니다.

걱정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이것 때문에 괴롭거나 표준적이지 않은 방법을 택하는 것(과잉 치료, 회피 등)을 열공포증이라고 해봅시다.

미국에서 Crocetti 등이 1980년과 2001년 발열에 대한 보호자의 인식을 조사했습니다.
놀랍게도 열에 대한 공포는 20년 동안 별로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 외 2010년대 아시아권에서도 여러 연구가 있었으나 마찬가지 결과입니다.

열공포증은 비단 보호자/환자 뿐 아니라 의료진도 마찬가지입니다. 환자가 열이 나면 긴장되고, 한편으로 두려운 마음도 생깁니다.

보호자/환자 그리고 의료진 양측의 이런 두려움 때문에
열날 때 반사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해열제이고, 고열이 날 경우 손이 가게 되는 것이 항생제입니다.

전문가는 왜 필요할까요? 상황에 맞는 올바른 판단을 하기 위해서 입니다.
항생제 사용에 있어서 일반 의사를 보통 전문가라고 하면 최고 전문가는 감염내과입니다.
전국에 300명이 채 안 되죠(소아 감염 전문의 포함하면 조금 더 많아질껍니다).

이 분들은 항생제 사용에 있어서 꼭 필요한 상황에서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려고 노력합니다.
당연한 이유로 항생제는 세균 감염에서만 효과가 있는데, 열나는 감염질환의 상당 수가 바이러스감염이기 때문입니다.
감염 전문의들은 열성 질환을 봤을 때 항생제를 안 쓰는 것을 기본세팅으로 두고, 항생제가 정말 필요한지 이유를 찾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생제 남용이란 말이 이 분들에게 해당하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분들의 활동 반경은 종합병원입니다.

실제 열나는 환자 상당수는 1, 2차 의료(동네 의원이나 병원, 항생제 보통 전문가)에서 커버를 하게 됩니다.

여기서는 열성 질환에서 항생제 사용에 대한 다양한 압박을 받습니다.

1)혹시나 신속하게 항생제를 사용해야 할 상황인데, 안 썼을 때 벌어질 악결과에 대한 두려움(보호장치 미비)
2)며칠 기다렸다가 호전 없을 때 항생제를 써도 되는 상황인데, 안 썼을 때 효과부족으로 다른 병의원에 갈 것에 대한 부담감
  -단순히 그 환자가 앞으로 내원을 안 해서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
  -다른 병의원에서 항생제 사용 후 낫게 되면, 실력부족한 의사로 인식될 가능성 (나중에 보는 의사가 명의!?)
3)환자의 항생제 요구(저는 꼭 항생제를 써야 나아요. 불안한데 항생제 쓰면 안 되요?)
  -여기서 항생제를 안 쓰면 바로 다른 병의원에 가서 항생제 탈 수 있는 의료시스템

반면에 항생제를 많이 사용했을 때의 압박은 심하지 않습니다.
1)항생제 내성균 증가(우리나라 시스템상 국가적으로 관리해야지 혼자 노력한다고 될 일이 아님)
2)항생제 부작용(대부분 소화불량, 설사 정도, 발진, 드물게 중증 알레르기 반응)
3)항생제가 필요없는 질환이었더라도 경과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음.

이렇게 저울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보호자/환자와 의사는 고열이 났을 때 항생제 사용의 유혹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당연히 의사가 전문가이기 때문에 어느정도는 걸러서 항생제를 쓰지만, 불필요한 사용은 여전히 많은 실정입니다.

이런 항불안제로서의 항생제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항생제 과사용의 원인을 단순히 우리나라 의사가 비전문적이어서로 진단하게 되면, 해결이 안 됩니다.
의사들에게 항생제 과사용 시 디센티브를 주고, 적게 사용 시 인센티브를 주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시도한 적이 있었고 일부 효과가 있었지만 방식의 한계로 그야말로 '일부'에 그쳤고, 여전히 해결은 요원합니다.
감염내과 전문의를 늘리면 되지 않을까요?는 해결책이 아니란 것을 직관적으로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1차 의료에서 항생제가 필요한 상황은 생각보다는 적습니다.
상당수의 감염질환이 바이러스성이고, 세균성이라 해도 모든 경우 항생제를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을 보호자/환자가 이해를 해줘야 압력 2,3번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리고 1번은 의사가 전문가로서 더 열심히 정진해야 하고 의료사고 보험이 잘 갖춰져야 하겠습니다.
국가의 정책에 기대기만 해서는 적정 항생제 사용의 길은 여전히 멀기 때문에 다 같이 노력해야겠습니다.

그 일환으로 한 가지 방식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영국에 safety-net antibiotics prescription이라는 방식이 있습니다. 중이염 환자에서 항생제 안 쓰고, 경과를 관찰하고 싶지만 의료접근성이 떨어지는 경우(지리적 문제, 제도적 문제, 주말 포함 등)에 항생제를 처방하고 보호자/환자 판단에 맡겨서(판단 근거는 제공) 경과를 보고 필요 시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저도 2, 3번 압박을 피하기 위해 활용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항생제 사용을 피하고 싶은 보호자/환자가 항생제를 처방받았을 때 자의로 안 먹는 경우가 있는데, 의사랑 상의해서 이런 방식을 택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고 안전하다 생각합니다.

추가로 열나는 목감기의 70~90%가 바이러스질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열+목감기에 항생제를 쓰는 경우가 많아서 나라에서도 목에서 하는 세균 신속검사를 보험 급여해주고 있습니다. 아직 많이 활용되고 있지 않지만, 항생제 사용을 줄이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또한, 의원급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백혈구, 염증수치(CRP) 검사(손끝 채혈로 10분 내 결과 확인)를 통해서도 세균성 감염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는 등 의료진/정부도 꾸준히 노력중입니다.

오늘도 열나는 환자들 보면서 항생제 사용을 열심히 고민하다 이렇게 글을 남겨봅니다.
이 글을 쓰는 도중에도 두 명이 다녀갔네요. (코로나 시대라 저도 무섭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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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드래군
20/09/1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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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요즘은 항생제 오남용에 대한 인식이 약간은 생겨 일부 항생제를 처방하지 않아도 이해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아직은 직접 항생제를 처방해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비슷한 예로, 감기에 걸린 아이들이 왔을 때 일부 소아과에서 스테로이드를 처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당연히 스테로이드를 쓰면 단시간에 일시적으로 증상이 완화됩니다.
스테로이드를 아이들에게 쓰는 것은 매우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지만, 일부에서는 거의 루틴으로 남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소아과에 있는 친구도 이러한 고민을 종종 얘기하는데,
원칙을 지켜서 스테로이드를 처방하지 않고 천천히 증상이 나을 때까지 기다려 보는데 바로 옆의 소아과에서 스테로이드를 남발하면
증상이 급격히 좋아지기 때문에 옆 소아과 의사는 엄마들 사이에서는 명의로 소문이 나게 되고, 자신은 실력없는 의사로 낙인찍히게 됩니다.
가끔 설명을 해 줘도 10명 중 1~2명이나 이해를 하고, 대부분은 귀찮아 하고 빨리 아이의 증상이 좋아지는 데에만 관심이 있을 뿐입니다.

1차 의료기관에서 교과서적으로 원칙에 맞춰 진료를 하는 것은 참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나눔손글씨
20/09/1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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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해주신 상황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처방되는 항생제는 어떤 종류인가요? 제가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에 알레르기가 있어서 항생제 처방 받을 때마다 페니실린계 항생제로 받는데 체감상 따로 말씀을 안 드리면 세파계 항생제를 많이 처방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 궁금했었습니다.
헝그르르
20/09/1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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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남용에 대해서 의사 중심적 사고방식의 글도 많이 봤네요..
항생제를 처음 남용하기 시작한 것도 의사일테고 스테로이드나 항생제를 남용하고 있는 옆 의원에 계신분들도 의사들인데..
하지만 이런 문제들을 의사탓이 아닌 환자 보호자 정부의 탓으로 돌리는 듯한 글들이요..
우리들 일부가 잘못하고 있지만 우리들의 문제는 아니다 라는 식의 논리??..
글쓴분에 대해서 말하는건 아니고 언급하신 영국의 방식은 흥미롭네요..
줄리엣
20/09/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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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고, 의심되는 병마다 가장 높은 확률로 원인이 되는 균들이 있습니다

하여 기본적으로는 꼭 필요한만큼만 커버하는 항생제를 사용하게 되지요

페니실린계열도 있고, 세파 계열도 세대마다 커버리지가 약간 다르게 됩니다.
균이 그람 음성이나 양성이냐, 저항성이 어떤 약품에 높은 균이냐가 항생제를 고르는 척도가 되겠습니다
러블세가족
20/09/1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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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좋은 방법은 환자와 의사가 신뢰를 쌓아서 환자가 의사의(전문가의) 판단을 믿는건데.. 이 과정이 어렵죠. 차선으로는 충분한 설명을 주고 선택권을 주는게 좋다고 생각하는데...설명을 충분히 하시기에 시간이 모자란 경우도 많지 않나요?
Timeless
20/09/1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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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의료기관 항생제 관련해서는 다른 나라 의사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더라구요(열공포증 관련 논문이 세계적으로 비슷하듯이).

스테로이드는 항생제와 다른 관점입니다.
항생제는 많이 쓰다 보면 내성에 의해 효과가 없어지는 약이라 국가적 의료에서 중요합니다.
저용량 스테로이드 단기 사용(1~3일)은 일단 환자 개인에게만 작용하고, 부작용 우려도 크지 않은 상황이거든요.

항생제 적정사용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스테로이드 단기 사용은 왜 안 되는지 consensus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항생제보다 더 요원할 것 같습니다. 혹시 그분들을 설득할 명쾌한 논리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잠만보
20/09/1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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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보다 보니 한국에서 항생제 등 약물 과다처방이 매우 심하다고 들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현업 의사분들의 생각이 어떠하신지 궁금합니다
Timeless
20/09/1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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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실린계-세팔로스포린계가 일정부분 알레르기를 공유하는데 페니실린계는 괜찮다고 하시니 다행이네요. 이 둘 다 못 쓰면 항생세 사용이 매우 제한적이거든요. 둘 다 많이 쓰이고, 애매할때는 세파계가 단순 페니실린계보다 커버리지가 넓다 보니 더 많이 쓰게 됩니다.
Timeless
20/09/1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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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남용/과사용은 의료시스템, 문화적 배경이 크다는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모든 나라의 의사 양성 과정에서 항생제 적정사용을 교육하거든요. 의사측 요인, 환자측 요인, 시스템 요인 모두 작용하는 문제를 한쪽으로 몰고가면 해결을 할 수 없습니다. 의사 입장에서는 환자/시스템 요인의 비중이 더 크다 생각할 수 있겠고, 환자들은 시스템 요인은 잘 모르니까 의사 요인이 크다 생각할 수 있겠죠.
켈로그김
20/09/10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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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하신 원장님들 중 가장 좋은 대처라고 여겼던 것은
레퍼런스를 환자에게 공개하고 항생제를 쓰시는 분이었습니다.

물론 그 레퍼런스는 저도 똑같이 참고하는 최신지견이지요.

물론 가이드라인이라는게 갖는 한계는 있는거지만,
권위라는 것을 어떻게 형성하는 것인가에 대한 좋은 접근법이라고 봤습니다.
켈로그김
20/09/10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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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에 따라 다르긴 한데 곁가지(;;;) 에 따라 알러지를 공유하는 확률이 유의미하게 차이가 나는 케이스리포트는 보았습니다.
아목시실린이 세파클러랑 알러지를 공유한다고 했던가..;;
Timeless
20/09/10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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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시간이 모자랍니다. 항생제 안 쓸려면 안 써도 된다는 근거도 제시하고,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설득도 해야하거든요.
때로는 검사를 병행하기 때문에 진료비도 높아집니다(항생제 처방을 안 했으니 결과적으로는 비슷하지만, 병원에 내는 진료비가 높아지니 이 병원 비싸다는 오해의 소지도 있죠.)

환자가 원할 때는 그냥 써버리는 것이 전문가적 태도는 아니지만, 손쉬운 방법입니다. 이 부분은 의사측 요인도 있겠지만, 단시간 진료를 강요하는 시스템의 문제, 환자 요인이 다 얽혀있어서 의사만 비난 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그래서 틈틈이 아기들 다른 진료로 왔을 때 미리 이야기 해둡니다.
"우리 아이가 앞으로 자주 감기 걸릴껀데, 대부분 항생제 효과 없는 감기일꺼다"
설득만 잘 되면 1년 동안 감기로 여러번 다녀갔는데 항생제 한 번도 안 쓴 아이들도 있습니다.
Timeless
20/09/10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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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항생제/약물 과다처방은 1인당 내원비율과 비교해야 의미 있다 생각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내원횟수가 높은 나라 중 하나인데, 병원 오는 이유가 각종 증상을 빨리 해소하고 싶어서겠죠. 그럼 약 처방을 원하게 되고, 이게 그렇게 연결되는 것이죠. 환자 문제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시스템, 문화적배경 다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런 점을 보정해보면 매우 심한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잠만보
20/09/10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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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의견 감사합니다
Timeless
20/09/10 18:40
수정 아이콘
레퍼런스는 저도 공유합니다. 부비동염에서 항생제 사용하는 3가지 기준이 있고, 여기에 해당하지 않으니까 지켜보자.
재밌는 것은 중이염 같은 경우 이비인후과, 소아과, 감염내과 등 과에 따라 가이드라인이 다릅니다. 정답이 없다는 이야기겠죠.

저는 발열 동반한 인두편도염에서는 항생제 사용 전에 환자가 동의하는 한 strep POCT(현장신속검사)를 항상 합니다. 여기서 양성이면 항생제를 쓰고, 아니면 거의 안 씁니다. 거의라고 쓴 경우는 정말 의심되는데 검사에 음성나온 경우라든가, 환자의 요구가 너무 강해서 설득이 안 될 때 등 여러 상황이 있습니다.
Timeless
20/09/10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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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맞습니다. 하지만 일차의료에서는 둘 중 하나에 알러지 있다고 하면 항생제 사용에 걱정이 크죠. 저 같은 경우는 환자 본인을 위해서 대학병원 알레르기내과 진료를 권합니다.
켈로그김
20/09/10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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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말씀처럼 가이드라인만으로 사용여부를 결정하진 못하신다는 부분도 환자와 공유하시더라고요.
결국은 의사가 최종적으로 판단을 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시대의 부름(;;)에 잘 호응하는 방식을 선택하셨다고 느꼈습니다.
선생님도 쉽지 않으실텐데 고생 많으셔요 흐
20/09/10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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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감기때문에 의무대에서 준 항생제 먹고 설사가 너무 심해 항생제 좀 줄여주면 안되냐고 했더니 정해진 양이 있어서 안된다더군요. 그 이후로 의무대는 가지 않았습니다..
사업드래군
20/09/10 18:46
수정 아이콘
글쎄요. 제가 소아과 의사가 아니라 설득할 명쾌한 논리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소아과를 방문하는 학령전기 아이들은 1년에 1~2번 오는 게 아니라 거의 매달, 아주 자주 방문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정확한 통계는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 1인당 연간 병원 방문횟수가 17회라는데, 소아과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10회만 감기로 방문한다고 해도
1회당 3~5일치의 약을 처방받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연간 30~50일간 스테로이드를 복용하게 됩니다.

스테로이드의 장기복용에 대한 부작용은 제가 말씀드리지 않아도 잘 아실 것 같고, 성장지연, 위장관계 출혈 등의 위험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굳이 논리를 생각해 보자면, 보통 한 소아과에서만 약을 처방받는 것이 아니라 여러 의원에서 약을 처방받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아이가 얼마나 자주 스테로이드를 처방받게 되는지 의사도 알 수 없습니다. 본인은 당장 지금 내 앞에 있는 아이의 증상을 좋게 해서 실력 있는 의사로 평가받는 것이 중요하게 됩니다.

따라서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가급적 아동에게 스테로이드를 쓰지 않는다는 consensus가 필요할 것 같은데, 역시 쓰는 의사만 이득을 보는 구조이기 때문에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Timeless
20/09/10 18:51
수정 아이콘
부작용으로 설사가 심한 항생제가 있고, 이럴 때 변경가능한 항생제가 있지만 의무대에는 구비 안 되어있을 가능성도 있겠네요.
사실 저는 공보의 출신이라 군의료환경은 잘 모릅니다.
Timeless
20/09/10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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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로컬 소아과에서도 2년 있었고, 지금도 개원해서 소아환자를 많이 보고, 소아 진료는 교육도 하고 있어서 이쪽 사정을 어느 정도 알고 있습니다.

소아과 중에 스테로이드를 루틴으로 깔아주는 곳은 많지 않고, 일부 사례가 돋보이는 효과라 생각합니다. 소아과 선생님들 의료환경 욕하고, 코로나로 힘들지만 아이들 예뻐하고, 사명감 가지고 계시다는 점은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필요할 때 적절하게 단기간 사용해야 함은 당연하고, 이런 사용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연구를 통해 밝혀야하는 것이 우리 할일이겠습니다.
나눔손글씨
20/09/10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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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경우도 있군요. 모든 약물 케이스에 대해 검사를 할 수는 없다보니 안먹어본 약 처방 받을 때 불안감이 있긴 합니다. 저는 세포탁심이랑 판토프라졸에 반응이 있었습니다. 세포탁심이 아닌 경구용 세파계 항생제는 예전에 종종 처방을 받았었는데 매번 설사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페니실린계 항생제는 그정도로 장에 문제가 생기진 않던데 알레르기 때문에 더 부작용이 심했나 싶기도 하네요. 여튼 알레르기 반응을 심하게 겪은 뒤로는 가급적 항생제는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남들은 무기가 2개인데 저는 하나뿐이니.. 그래도 하나라도 있다는 것에, 알레르기 반응이 지연 반응인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크크
나눔손글씨
20/09/10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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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발 뒤쪽이 지속적으로 아파서 수도통합병원 갔었는데 5초 진료 후 항생제 1달치를 처방 받았습니다. 원래 이렇게 많이 처방해주는게 맞나 싶어서 약은 며칠 먹다가 그만 먹었고 발은 계속 조금씩 아팠지만 전역하고나니 며칠만에 통증이 사라졌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군화가 원인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20/09/10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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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내과의는 항생제를 적게쓰라 말하지만 실상은 젤 많이 쓰죠..
근무하는곳이 대부분 큰 병원이고
오는 환자들은 항생제를 필요로 해서 감염내과에 돌려지는 경우가 많아서
(아닌 경우가 더 많지만 절대 수로 보면 항생제 필요한 환자의 수가 많은 편이죠)
게다가 나는 감염내과니까~라며 죄의식 없이 항생제를 쓰는 경향도 있고
(다른 감염선생님들은 그렇지 않을수 있으니 일반화는 해선 안되지만)

막상 내몸에 열이나면 항생제부터 들이키려하는 경향이 있어서, 나름대로 교과서적인 진료를 하려고 노력하지만
일차진료에서의 항생제처방에 대해서 큰 거부감은 없습니다. (이러다가 불명열오면 짜증 300번 낼건 분명하지만요)
헝그르르
20/09/10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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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요인이라면 항생제 적정사용 교육의 부족 때문인가요? 아니면 의사에 대한 관리 감독 부족인가요?아니면 이것도 기승전저수가 인가요?
포괄수가제 같은 방식은 거부할테고..
Timeless
20/09/10 21:23
수정 아이콘
시스템 문제는 다양합니다.

위에도 적었듯이 환자가 원하면 어느 병원이든 갈 수 있으므로 이 병원에서 항생제를 처방해주지 않으면 다른 병원에 가서 다시 요구하다보면 결국 항생제를 타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진료가 자기 성에 차지 않으면(이 경우는 항생제 처방 요구) 하루에 세 군데 병원에 가보기도 하죠.

아무리 잘 훈련받은 의사라도 항생제 필요한 질환을 처음부터 완벽히 감별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주의깊게 경과를 보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때 이탈하는 환자들이 꽤 있습니다. 항생제 안 쓰고 호전되지 않으니 재내원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병원에 가는 것이죠. 그과정에서 더 나빠지기라도 하거나 다른 병원에서 왜 늦게 왔냐고 했다면?(나중에 보는 의사가 명의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증상과 징후가 다 나타나기 때문에 진단이 쉽죠). 처음부터 항생제를 썼다면 이탈하지 않을 환자들입니다.

또한, 댓글에도 있지만 항생제 사용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설명하고 납득시킬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데 이것은 수가랑 연관이 있습니다. 3분이든 30분이든 수가가 똑같고, 그 수가도 낮으니까 빠르게 박리다매하게 되어 있거든요. 하루에 30명만 봐도 되는 구조라면 더 나아질 측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확률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악결과에 대한 시스템 부재입니다. 출산과정에서의 사고를 무과실 일부보상이라든가, 의료사고에서 금고(구속)가 많아지고 있는 등의 위험, 의료공제보험의 부족. 잘못되면 경제적 손실 뿐 아니라 면허 제한, 신체적 구속까지 한 번에 여러가지 징벌이 가해집니다.

교육의 부재는 상대적으로 덜합니다. 누구나 항생제 적정사용을 배우는데 실행해야 하는 실제 상황이 교과서적이지 않아서 문제라 생각합니다.
Timeless
20/09/10 21:27
수정 아이콘
감염내과 입원 환자는 그런 경우도 많겠지만, 컨설트한 경우는 광범위 항생제는 제한하고, 적정사용을 제안합니다.

제가 경험한 선생님들은 스트릭트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학생, 인턴, 파견 전공의, 해당과 전공의를 가르쳐야 하는 입장에서 레셔날레를 중요시 했기 때문이라 느낍니다.

저도 작은 의원이지만, 의대생, 전공의 실습 받고 다른 선생님들이 간혹 참관을 오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적정사용을 위해 노력합니다.
헝그르르
20/09/10 22:27
수정 아이콘
항생제 처방 안한걸로 악결과를 걱정할 것까진 없어 보이네요..
오히려 항생제 남용으로 생기는 문제도 많아서..
그걸 가지고 문제되는 경우도 드물죠..
실제 상황에서 항생제가 무의미 할거라는걸 교육받고도 처방하는 실태는 어떤식으로던 쉴드가 안된다고 생각되네요..
자기정당화를 위해 노력하는 걸로 보여요..
시시포스
20/09/10 22:36
수정 아이콘
혹시 "항생제 처방 안한걸로 악결과를 걱정할 것까진 없어 보이네요.."에 대한 근거가 있는지요?
위에서 항생제를 처방하게 압력을 가하는 여러가지 시스템적인 문제를 이야기 하고 있는데 굉장히 단호하게 말씀하셔서, 걱정할 필요 없어보인다는 말씀의 근거가 궁금하네요.
헝그르르
20/09/10 22:44
수정 아이콘
(수정됨) 본문만 봐도 항생제를 다빈도로 처방하는 발열을 동반한 목감기 마저도 바이러스가 원인인 경우가 70~90%라서요..
윗분이 말씀하신 악경우는 법적인 문제를 동반한 악경우를 말씀하셔서 1차 의료기관에서 항생제를 처방 안했다고 법적으로 경제적 손실과 면허 제한 신체적 구속이 일어날 확률은 제가 볼땐 없다고 보네요..
법적문제를 일으킬정도로 심각한 환자에게 항생제를 처방 안했을리 없고 오히려 그전에 상급으로 전원했겠죠..
오히려 항생제 남용으로 인한 부자용이나 알러지 반응이 더 크게 문제될 소지가 있겠죠..
물론 그마저도 드물죠..
시시포스
20/09/10 22:55
수정 아이콘
바이러스가 원인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은 결과를 까본 다음 이야기이고, 막상 의사입장에서 이 환자가 항생제가 필요한 10~20%인지는 알 수 없는 것이지요.
법적인 문제를 일으킬 정도로 심각한 환자, 상급으로 전원해야 하는 환자에 대한 판단 또한 후향적으로는 이야기 하기 쉬운데, 문제는 회색지대의 환자이죠.
원글을 쓰신 분께서 해당 상황에 대해 여러가지 예를 들어 설명하고 계신데, 큰 근거 없이 자기정당화를 위한 노력이라 말씀하시는 것은 좀 무례하지 않나 싶네요.
헝그르르
20/09/10 23:06
수정 아이콘
전 원론적으로 의사분들의 가이드를 지키지 않아서 발생되는 남용이라고 봅니다..
다른의사탓 시스템탓 환자탓 모두 붙이기 나름이라고 생각하고 이런식으로 접근하면 모든 사건들이 결국은 복합적이 문제인거죠..
예를들어 어떤 범죄사건이 생겼을때 가해자가 유체이탈 화법을 쓰면서 가해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시스템의 복합적인 문제라 표현하는것 처럼 느껴집니다..
물론 최근 의사분들의 직무유기로 인한 악감정도 영향이 있네요..
Timeless
20/09/10 23:25
수정 아이콘
이건 진료를 해보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초반에 발열만 있고, 컨디션도 괜찮은 중증 세균질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가 자연치유되거나 며칠 늦게 항생제를 써도 악결과를 남기지 않고 낫는 질환이죠. 가이드라인, 교육은 그런 상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지만 실제로는 일차 의료에서도 일정 확률로 수 발생합니다. 그렇게 직접 경험하거나 주변에서 보게 되면 임상 결정이 쉽지 않게되죠.

환자가 잘못될 수 있다는 스트레스는 겪어보지 못하면 체감할 수 없을껍니다. 헝그르르님은 이해할 수 없고, 쉴드 불가능이라고 하시겠지만 의사가 아니더라도 의료인들, 의학교육자들 처럼 불확실성을 아는 사람들은 이해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의사들이 더 노력해야 한다는 말씀에 동의하고, 시스템과 문화도 바뀌어야 해결될 문제라 생각합니다. 아무리 의사를 탓해도 해결안될껍니다. 우리나라 의사들이 비전문적이거나 숫자가 적거나 비도덕적이라서 생겨난 문제라 생각하신다면 그게 우리나라 의료의 한계이겠고, 존중합니다.
시시포스
20/09/10 23:26
수정 아이콘
헝그르르 님// 원래 모든것은 복합적이죠. 의사만이 오롯이 항생제를 남용하게 하는 것도 아니고, 시스템만이 단독으로 항생제를 남용하게 하는 것은 아니겟죠. 어떤 범죄사건의 가해자가 밉더라도, 사회 시스템의 복합적인 문제라고 표현하는 것이 마음에 안들더라도, 범죄자만 조지는 것이 범죄를 예방하는 방법은 아니잖습니까?

직무 유기로 인한 악감정이라 솔직히 표현해주시니 좋네요.
스칼렛
20/09/10 23:26
수정 아이콘
Centor criteria같은걸로 판단하는 대신에 POCT를 하신다는 거죠? 소아과는 아니지만 보험이 될런지가 궁금하네요....크크
Timeless
20/09/10 23:27
수정 아이콘
일반적인 시각에서는 그럴 수 있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의사와 정부는 더 다각적인 시각을 가져야 하고, 이런 일반적 생각들도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Timeless
20/09/10 23:30
수정 아이콘
보건복지부 고시 제2018-185호
1. 누584라 A군연쇄상구균 신속동정검사는 다음에서 3가지 이상이 해당하는 경우(만45세 이상은 4가지 이상) 요양급여함.

- 다 음 -
가. 체온 > 38℃
나. 기침을 동반하지 않는 인후통
다. 압통을 동반한 전방 경부 림프절 종대
라. 편도 비대 또는 삼출물
마. 만3세~만14세 연령

2. 상기 1.의 급여기준 이외에 시행하는 경우에는 「선별급여 지정 및 실시 등에 관한 기준」에 따라 본인부담률을 80%로 적용함.
Timeless
20/09/10 23:31
수정 아이콘
저 기준이 결국 Centor criteria를 포함합니다.
스칼렛
20/09/10 23:34
수정 아이콘
환경이 의료분쟁에 대해 적대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점점 더 의사를 보호해주지 않는 추세로 변하고 있어서, 방어진료를 위한 항생제 과잉사용은 피할 수 없을거라고 봅니다.
편도염이 많은 군대에서 확실히 느꼈어요. 환자가 지금은 항생제를 쓸 이유가 없으니 대증적 치료 하면서 경과관찰하자고 해도 그중에 일부는 나중에라도 항생제 사용이 필요해질수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 나중에 왜 항생제를 안줬냐, 군병원 외진을 안보냈냐, <사고사례전파: 군의관이 해열제만 주고 방치함> 이런 식으로 들들 볶으니 결국에는 루틴하게 안티 5일씩 뿌리게 되더라고요. 주의의무등에 대한 명백한 과실이 아니고 의학적 판단의 영역이라면 의료진을 좀 더 보호해줄 수 있어야 의학적인 결정을 할 수 있지 않겠나 싶습니다.
스칼렛
20/09/10 23:35
수정 아이콘
오...감사합니다. 이걸 보험이 커버하는게 긍정적인 의미에서 약간 의외로(?) 느껴지네요.
Timeless
20/09/10 23:39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의사들도 더 노력할 부분이 분명히 있지만 문화, 시스템이 같이 노력해야 해결될 문제입니다. 군대 나이때 EBV에 의한 전염단핵구증이 꽤 많은데 매우 고빈도로 아목시실린 사용 시 발진이 생기므로 항생제 사용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세파를 권합니다. 세균성 인두편도염에서 항생제 치료하지 않을 시 낮은 확률이지만 편도주의농양 ->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환자도 군대 있는 동안 몇 번 안 걸릴테고, 군의관도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이니 항생제 과잉사용 압력을 받을껍니다.
Timeless
20/09/10 23:41
수정 아이콘
저희가 기본적으로 정부 고시에 비판적이지만, 과학적 기준(경제성 포함)에 따른 합리적인 고시들도 많습니다. 물론 이해할 수 없는 것도 많고, 실제로 질의해봐도 왜그런지 그들도 모르는 경우도 있더라구요.
스칼렛
20/09/11 02:36
수정 아이콘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 너무 확신을 가지고 얘기하시는거 같네요. 뭐 아래에서 스스로 밝히셨듯이 토론할 생각으로 그러시는거 같지는 않지만....
헝그르르
20/09/11 05:54
수정 아이콘
특별히 확신을 가지고 말한게 아니라 상식선에서 말한거예요..
항생제 남용의 주체야 당연히 의사고..
아니면 1차 의료기관에서 열감기에 항생제 처방안해서 법적문제 생긴 케이스가 있으면 가져와 보세요..
뭔 확신이 필요하단건지 궁금하네요?
새강이
20/09/11 08:52
수정 아이콘
'빨리빨리' 정신이 신체회복에도 적용되어서..저 같아도 빨리 약먹고 낫자 주의라서 ㅠㅠ 항생제 먹게되네요
Timeless
20/09/11 09:08
수정 아이콘
항생제를 먹으면 빨리 낫는다는 믿음이 생겨서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치료 효과는 약물의 고유 효능과 플라시보 효과가 합쳐지는데, "항생제를 먹어야 나을 것 같다"라는 믿음이 있으면, 항생제를 먹어야 플라시보 효과가 강화되고, 안 먹으면 감약되거든요.

가장 흔한 케이스가 이겁니다. 3일 약 먹고 안 들어서 항생제를 시작했더니 3일 후 좋아지더라. 이런 경우 항생제를 안 먹었어도 추가 3일 후에 좋아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게 우리사회의 문화적 배경인 것이고, 본문 및 댓글에 언급했던 요인들이 종합적으로 항생제 과사용을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20/09/11 10:37
수정 아이콘
항생제를 증상대로 먹었다말았다하면 내성이 생겨 처방한 약은 그대로 다 먹으라고 알고있었는데 아닌가요?

별개로 아이들 어릴때부터 내성이 걱정되어 항생제 처방은 좋아하지않지만 의사선생님 말씀에 따라야하니 처방이 나올때는 따릅니다. 소아과에서는 보통 귀에 염증이 생기거나 목이 부으면 바로 처방하더라구요.

그런데 아이 중이염이 2주차에 들었을때 항생제 계속 먹는게 걱정되어 임의로 중단하고(미열이어서) 다시 고열이 되면 병원가서 진료받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대로 쭉 가더라구요. 항생제 외 콧물약이 떨어져 다시 진료받았을때 중이염은 그대로인데 열은 안나는 상황이라 상태 나빠지면 항생제 처방하기로 하고 일반약만 받으며 계속 보기로했다가 한달채울때쯤 없어졌어요.
그뒤로는 아이들 미열에 귀가 않아프다하면 중이염에도 항생제 없이 치료하는데 대부분은 나았어요.
그경우에도 의사선생님은 열나면 먹이라고 항생제는 같이 처방해주시긴 하셨습니다.

반대로 제가 목감기 걸려서 집에 있는 감긱약 먹으면서 쉬어도 일주일이 지나도 계속 아프고 점점 심해져서 이비인후과 가서 항생제 처방받으니 금방 좋아졌구요. 상황별로 너무 달라서 항생제 사용문제는 어렵다고 느껴졌어요.
Timeless
20/09/11 11:11
수정 아이콘
제가 얼마전에 작성한 "항생제 중간에 끊어도 될까요?"라는 글 참고해보세요.
https://cafe.naver.com/fevercoach/64482

중이염은 크게 급성 화농성 중이염(항생제가 필요할 수 있음)과 무증상 삼출성 중이염(항생제 필요 없음)으로 나누어집니다. 급성 화농성 중이염 치료는 나이대와 아이에 따라 기간이 달라지지만 보통 5~10일 사이입니다. 그 이후는 대부분 물이 차있는 상태일뿐이라 시간 지나면(보통 1~2개월 이내) 자연 호전됩니다. 목감기 걸렸을 때 일주일 지나는데도 점점 심해진다면 세균성 가능성이 있고, 항생제 먹고 금방 좋아진다면 충분히 가능성 있겠네요. 자주 재발된다면 완전 제균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항생제 사용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그야말로 아트(art)의 영역입니다.
20/09/11 11:55
수정 아이콘
링크 글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heatherangel
20/09/11 14:03
수정 아이콘
타임리스님 우리집 근처 살았으면...
올려준 글 들 잘보고 있습니다. 15개월 아기 키우고 있는데 돌 즈음 주사 맞은 날 열이 올라 열성경련이 온 적이 있습니다. 얼마나 놀랐는지 그 후로 열에 민감한 편인데 최근 애가 다른 증상은 없고 열만 올라 방문한 소아과에서 세균성과 바이러스성 설명하고 약처방을 안해주더라고요. 믿고 다닐만한 소아과였나봅니다. 다만 그 담주에
목감기가 같이 와서 항생제 처방 받아서 먹였습니다.
Timeless
20/09/11 14:36
수정 아이콘
본문 아랫부분에서도 언급했지만, 36개월 전 아이에게 세균성 목감기는 생각보다 흔치 않습니다(10% 미만). 그래서 목에서 하는 세균검사 보험급여기준도 세균성 목감기가 더 흔해지는 3세 이상이거든요. 특히나 겨울~봄에 더 많기 때문에 요즘은 더욱 드물구요. 저는 열나고 목감기 있으면 검사하기를 권합니다. 검사해서 양성이면 항생제 쓰고, 아니면 바이러스성이니까 경과를 보면 되거든요. 아직 많이 활용 안 되고 있어서 강의나 글을 통해 열심히 전파하고 있습니다.
착한아이
20/09/11 18:02
수정 아이콘
전 전문의에 대한 신뢰가 높아서 의사 선생님이 시키는대로 하고 항생제쓰시면 애나 저나 항상 8시간 또는 12시간 딱딱 맞추고(약국에서 애기는 하루세번의 경우5~6시간만 맞추라했는데 제가 강박증이 흑흑..) 그냥 큰 고민 없었던 것 같아요. 글을 읽고 생각해보니 소아과에서 항생제포함 약처방하면 이비인후과에서 바로 약 안먹어도 된다고 한 경험이 열번 넘었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네요. 보통 애가 열나면 무조건 요로감염 간이 검사 실시하시는 소아과를 멀어도 거기로 가는데(애기 입원해서 너무 힘들었던 경험이 있어서 검사해주는 곳을 매우 선호), 단순 감기약만 처방받은 경우엔 그 다음날 이비인후과로 가면 이 정도는 약 먹을 정도 아니라고 딱 자르시더라고요. 근데 먹으랄때는 진짜 잘 먹어야지 안 먹으면(피부과약이랑 항히스타민제 겹쳐서) 축농증이 똭! 그래서 열나면 먼 소아과->당일이나 다음날 집 옆 이비인후과 루틴을 따라갑니다. 저 같은 일반인은 시키는대로.. 의사 선생님 충성충성..
아무튼 코로나때문에 의사 선생님들도 마음 고생 크시겠어요. 집에 가족도 계시는데..힘내세요! 별개로 전 코로나 이후 이비인후과가 한가(?)해지다보니 대학병원의 사자+맘카페 기피 1위 모 교수님이 온화한 미소로 제자들과 따뜻한 미소로 소아병동 회진 다녀가시는 거 보고 문화컬쳐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의사 선생님들이 다 냉정하고 단호한게 아니라 바빠서 그런걸 수도 있겠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아무튼 화이팅입니다.
이선화
20/09/12 02:27
수정 아이콘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확실히 제도적 방어장치가 미비한 게 아닌가 싶네요. 목숨을 다루는 일이다보니 무슨 일이 있어도 결과가 사망 내지는 악화로 나오면 압박을 견디기 힘들죠. 의사가 신은 아닐진대 말입니다.
이선화
20/09/12 02:30
수정 아이콘
헝그르르 님// 주체는 의사겠지만 의사가 항생제를 남용할 수밖에 없게 하는 구조적인 문제도 생각해봐야죠...

사고다발지역이면 우선은 사고를 낸 운전자가 일차적 문제지만 그 뒤로는 도로에 요철이 있는지 도로의 질이 안 좋은지 경사가 급한지... 등등을 살펴서 고쳐야 하는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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