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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8/07 09:06:47
Name 착한아이
Subject 뉴스.. 못.. 안봐..
연년생 육아를 하고 둘째가 돌도 한참 남은 상황이라 애매하게 빈 시간에 피지알을 하곤 합니다. 아무래도 아이들이 깨면 끊기게 되니 길게 읽는 글은 피하게 되고, 애 앞에서 핸드폰에 집중하는게 바람직하지 않다보니 짧게 읽을 수 있는 유게글을 보게 되고요.

그래서 요즘 사회이슈는 자게글이나 유게글에 정치글이 애매하게 섞인거 아니면 잘 안보게 되네요. 감정이 너무 소모되고, 스트레스가 심하고 불안감이 높아지다보면 육아에 부정적인 영향을 크게 주더라고요. 정치글은 정치적 성향이 뚜렷하다보니 일부러 안읽기도 합니다. 설득하기 어려운 주제로 깊이없는 토론이나 날선 다툼을 하는게 허무해서요. 시댁에 가면 늘 미스터트롯 아니면 뉴스가 틀어져 있는데 계속 제 생각을 물으시면 "전 정치적 성향이 뚜렷해서 얘기 안해요~ 자꾸 싸워서용~"하고 애교섞인 말투로 끊고 애기 얘기 하지요.

하지만 동네 카페에 들어가서 분명 어른들 모시고 갈 맛집 추천 글인줄 알았는데 다른게 눌린다던가(카테고리 분리 좀 제발..)하면 너무 싫은 뉴스들을 보게 됩니다. 예를 들면 https://news.lawtalk.co.kr/2605 이런 거?

의식의 흐름과 함께 스트레스가 그냥... <남자가 멍멍이인데 여자도 애셋+한부모면 외곽쪽에선 요즘 코로나 때문에 서울이라도 어린이집 프리패스에 지원금 따로 나올텐데.. 알바라도 해서 양육비고 나발이고 쟤랑 접점 좀 없애주지. 그래도 애아빠라? 저런 아빠가 있으면 커서 애들이 좋아할 것 같니? 나도 계모한테 맞고 살아봐서 아는데.. 학대는!! 으어오오아이. 으아아아아>

이런식으로 분노와 이해하려는 노력과 분노와 노력과.. 심력소모가 너무 커요. 옆에서 첫째 재우기 성공한 저희 남편도 읽자마자 저 개베이비를 매우 쳐라 모드에 들어가서 욱하고(계모학대를 집중적으로 당한 저와는 다르게, 살면서 가난이 제일 벅찼던 남편은 아내의 선택을 동정하는 쪽)아이들과의 하루를 정리하는 행복하고 짧은 대화는 없고 현실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네요.

일부러 저런 기사 찾아보는 것도 아닌데 커뮤니티마다 자극적인 기사가 제일 쉽게 퍼지고, 눈에 보이고.. 가끔은 너무 세상에 눈돌리는거 아닌가 싶다가도 가뜩이나 육아도 벅찬데 조금 덜 힘들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아침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뜬금없는 아침잠을 자는 아이들은 과연 밤잠을 몇시에 잘 것인가.. 흑흑. 제발 낮잠 애매하게 자지 말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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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 09:34
수정 아이콘
정치글도 그렇지만, 사람들이 주어진 일에 대해서 아직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가치판단을 너무 쉽게들 내리고, 그 이후에는 이제부터라도 진실을 찾아보려는 것이 아니라 처음에 아무 근거없이 내렸던 가치판단을 정당화하는데 어마어마한 심력을 쏳는 느낌입니다. 제 생각에는 인생을 그 이상으로 허비하기도 쉽지 않은데 말 섞다보면 결국 저도 같은 행동을 하게 되는 느낌이라 그냥 이젠 정보글이나 일상글만 클릭하게 되네요.

근데 그와는 별도로, 아이 어렸을 때는 정치/시사 업데이트 안하는게 국룰인 것 같습니다. 저도 그랬고 제 와이프도 그랬고 제 부모님도 그랬고, 제 주변은 다 그랬던 것 같아요. 어린 아이가 있는데 정치/시사에 너무 밝은 사람들은 육아를 배우자에게 떠넘긴 사람이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리움 그 뒤
20/08/07 10:01
수정 아이콘
저는 요즘 댓글 잘 쓰지도 않지만, 쓰는 댓글 중에서 가장 많은 부분이 너무 빨리 판단하지 말고 좀 더 기다려보자 인 것 같습니다.
댓글에서 기자들 욕하면서도 스스로는 섣부른 판단을 내리는 것에 주저함이 없고, 그런 결과가 틀렸음에도 정정하는 것도 거의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딱히 기자들만 욕먹어야 하는건가..라는 생각도 들고.

글에 따라 댓글 다는 분들 정해져 있는 것도 재미있구요.
20/08/07 10:53
수정 아이콘
음 정치는 몰라도 시사는 알아야 하지 않나요
당장 육아 정보가 시사랑 엮이는게 얼마나 많은데... 가치판단은 내리지 않더라도 정보 자체는 알아야지요
시사에도 아예 관심 끊으라는 건 부모님 세대면 모를까 요즘 시대엔 시시때때로 바뀌는 육아에 대한 업데이트를 상당수 포기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남들이 뭐라 하든 나는 내 아기 집에서 내 맘대로 키울거다' 이런 육아관이 아닌 이상 그걸 '국룰'이라고 하는 건 좀 성급하신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20/08/07 11:15
수정 아이콘
아 그런 실용 지식은 당연히 알아야지요. 정치/시사를 대충 하나로 묶은 것은 제가 어휘가 딸려서 그런 것으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국말 안쓴지 이제 20년 가까이 되어가는지라...
아마추어샌님
20/08/07 11:17
수정 아이콘
사실 정치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결국엔 정치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일이 사회에 영향을 주니까요. 유치원문제 부터 해서 당장 정치의 영역이 사회영역에 영향을 주는 일이 많을테니까요. 사실 최근 이슈된 어린이 관련 사항들의 적지않은 수가 정치카테고리에서 이야기가 오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20/08/07 13:01
수정 아이콘
어린 아이가 있는데 정치/시사에 너무 밝은 사람들은 육아를 배우자에게 떠넘긴 사람이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너무 쉽게 가치 판단을 하시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정치/시사 얘기하고 최근 부동산 문제에 크게 관심이 있지만 나름 퇴근해서는 육아를 많이 하고 있거든요. 뭐 그러다 보니 현업에는 좀 집중을 못하는게 사실입니다만... 아무튼 다 그런건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오히려 아이가 생기고 정치/시사에 더 관심이 많아졌고 자세히 알아보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20/08/07 13:58
수정 아이콘
아이 생기고 나서 부동산에 관심이 커지는 것은 당연히 이해할만한 이야기인데, 이게 정치에 관심이 많아지는 것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이지 않나요? 원글님이나 제가 이야기하는 '정치에 관심 많아서 날선 다툼하고 자기 판단을 정당화하는데 심력을 쏟는' 사람이 대충 어떤 모습인지 충분히 이해할만하시지 싶습니다만.
20/08/07 14:06
수정 아이콘
그런 얘기셨군요. '정치에 관심 많아서 날선 다툼하고 자기 판단을 정당화하는데 심력을 쏟는 사람'을 '정치/시사에 너무 밝은 사람들'로 표현 하신건 너무 순화하신 것 같습니다. 어느정도 이해가 됐습니다.
20/08/07 14:11
수정 아이콘
아 제가 너무 돌려서 말했나봅니다. 네 짐작하시는 그런 의미였습니다.
Horde is nothing
20/08/07 09:38
수정 아이콘
키배는 예전부터 그런 경향이 있긴했는대 일베 이후로 상대방이나 특정그룹을 적으로 간주하는게 좀 익숙해진거 같아요
이라세오날
20/08/07 09:50
수정 아이콘
가면 갈수록 날이 날카로워져서 텍스트를 소비하는데 심력이 들죠.

특히 시사 이슈는 글쓴이의 논조만 보는게 아니라 관련 정보를 한 번씩 체킹한 후 해석하는 게 중요한데 그 부분이 사라진 것 같습니다.
단세포
20/08/07 10:16
수정 아이콘
지금 저는 5살 3살 아이키우는데 퇴근하고 집에가면 애기들 유튜브 본다고 티비를 거의 볼 수가 없습니다;; 드라마나 예능을 원래 잘 보지도 않지만 볼 시간도 없고 9시 뉴스 조금 보고 있으면 큰 애가 시크릿쥬쥬나 콩순이 틀어달라고 해서 또 티비를 뺏깁니다. 그래서 저는 11시정도에 애기들 재우고 새벽에 방도 치우고 설겆이하면서 제가 보고 싶은 시사,군사 유튜브를 듣습니다. 애기 태어난 이후로 새벽 2~3시에 잡니다.
둘째는 돌도 아직 멀었다고 하시니 지금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많이 힘드실 시기 같습니다. 몰라도 살아가는데 아무 지장이 없는 자극적인 뉴스들이 티비를 틀면 흘러나오고 인터넷을 하면 커뮤니티에 관련 글들이 회자가 되고..정치쪽 이슈로 넘어가면 하나의 사실을 가지고 서로 다른 해석으로 완전 상반된 논쟁을 하는거 보면 피로함을 느낍니다. 제 생각엔 지금은 핸드폰사용을 조금 줄이시고 평소에 관심있으시던 책을 한 두어권 사서 옆에 두시고 틈틈이 보시는 것이 낫지 않나 싶긴한데 사실 방법이 없습니다.
20/08/07 10:40
수정 아이콘
애들을 키우다보니(8,6세) 시사에는 점점 무관심해져갑니다. 아이들 학대 뉴스는 잘 못보겠구요. 유튜버가 어쨌고 누가 어쨌고 관심이 없습니다. 그 시간에 내 스트레스를 낮추는게 살아가는데 훨씬 유익하거든요. 주로 게임을 하죠.

이 커뮤니티에도 댓글이 수백개씩 쌓인 글들을 보면 호기심이 생기다가도 넘치는 분노들에 바로 뒤로가기를 누릅니다. 먹고살기에 그거보다 화날일들이 평소에 훨씬 많습니다. 그거에 화내고 싶지 않아요.
거짓말쟁이
20/08/07 10:42
수정 아이콘
뉴스 뿐만이 아니라 인터넷에 화제가 되는 진상글, 남녀혐오글, 흙수저나 외모차별 얘기, 등등등 몰라도 되는 걸 자꾸 알게 되는 느낌....
잠만보
20/08/07 11:22
수정 아이콘
언론이 편 갈라서 싸우기, 혐오정서 등을 조장하는 거 같습니다

언젠가부터 뉴스를 머리비우고 보다보면 사람이 미워지는 경우가 너무 많아요
유료도로당
20/08/07 12:55
수정 아이콘
요즘 정치적 양극화가 너무 심해져서 너무 피로했는데 며칠전에 자게글 일반카테고리만 보이게 설정했더니 확실히 많이 좋아졌어요. 약간 궁금하기도했는데 윗글(의암댐 사고 관련) 댓글보다보니 이제 다시는 피지알 커뮤니티생활에서 정치카테고리를 켜지 않아야겠다는 다짐을 또 하게 되네요.
20/08/07 15:31
수정 아이콘
일반카테고리만 보면 돼요! 꿀임
이런이런이런
20/08/07 16:32
수정 아이콘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민식이법이건, 페미 문제건, 기타 등등이건...뉴스 보면 욱해서 생각에도 없는 말 과장해서 말하고

요즘 맨날 분노만 하면서 사네요...이 글보고 좀 가라앉았는데, 만약 제 댓글 보고 스트레스 받으셨을 분들 죄송합니다.

뭐, 이런 댓글 단다고 과거가 사라지는 건 아니고, 아마 미래에도 욱해서 괜히 분노 댓글 쓰고 그럴 것 같긴 하지만요...휴...
무의미의축제
20/08/07 21:00
수정 아이콘
분노를 자원으로 도덕을 무기 빚어 휘두르는 사람들에겐 아주 잠깐이나마 자아성찰을 할 수도 있는 일상의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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