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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8/06 15:10:15
Name aurelius
Subject [역사] 할복하는 일본, 할복을 도와주는 중국
가토 요코 저서, [그럼에도 일본은 전쟁을 선택했다] 를 읽고 있는데 아주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있어 이를 공유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1935년 중화민국(중국) 외교관 후스라는 사람이 주장한 논고인데, 굉장한 선견지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는 주장은 아래와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향후 세계 2대 강국이 될 미국과 소련의 도움 없이 살아남을 수 없다
-미국은 이제 막 해군을 증강하고 있고 소련은 제2차 5개년 계획을 마무리 하지 못했다
-따라서 일본은 미국과 소련의 준비가 끝나기 전에 중국에 전쟁을 걸어올 것이다
-그런데 양국 모두 현재 단계에서는 일본과 대결하는 것을 회피하려고 한다
-미국과 소련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일본과의 전쟁으로 정면으로 버티면서 2-3년 간 계속 패배해야 한다
-일본이 화북과 화남을 모두 점령하면 영국과 미국도 그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움직일 수밖에 없게 된다
-따라서 우리난 3-4년 간 다른 나라의 도움 없이 힘든 싸움을 각오해야 한다
-오늘날 일본은 전민족이 할복의 길을 걷고 있다, 중국은 그 할복을 도와야 한다

2년 후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전략을 주장한 후스는 1941년 진주만 공격 당시 주미대사를 지내면서 FDR과 깊은 관계를 형성하게 되지요.

몰랐던 에피소드인데,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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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aki Mei
20/08/06 15:23
수정 아이콘
본문에 나온 후스가 마오쩌둥이 자기 수업 청강하러 오자 학생 아니면서 강의 들으러 왔다고 쫓아냈다가 수십 년 후 본인이 대만으로 쫓겨난 일화의 그 후스가 맞나요? 철학자라고만 알고 있어서 외교관이었는지는 몰랐네요.
20/08/06 15:31
수정 아이콘
존 듀이의 제자인 그 후스가 맞을겁니다. 본문에 나왔듯이 2차 대전기에 주미대사를 역임하기도 했지요.
Misaki Mei
20/08/06 15:45
수정 아이콘
이 세상 모든 정보의 보고 나무위키를 켜보니 미국대사였다는 이야기가 있네요.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醉翁之意不在酒
20/08/06 15:36
수정 아이콘
그런 일화가 있는지 검색을 해보니 안나오네요. 마오가 북경대학도서관 관리원을 하고 있을때 후스의 강의를 들으러 자주 갔다는건 나오는데. 어찌됐건 두 사람은 서로 서한을 주고받기도 한거 같고 후스도 한때는 마오를 꽤나 높게 평가했다고 하는데 둘이 철저하게 갈라선건 2차대전이 끝나고 내전이 시작하기 전에 후스가 마오한테 국민당정권을 인정하고 제2당으로 평화적으로 들어가라 미국의 제퍼슨도 4기를 기다려 끝내 대통령이 됐고 영국의 노동당도 약세이면서 2당제를 받아들여 결국엔 집권했다 이게 중국을 위하는 길이다 이런식으로 조언을 한걸 마오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였다고 합네요.
Misaki Mei
20/08/06 15:43
수정 아이콘
지금은 회사에 있어서 몇 페이지인지는 인용을 못 하는데... 프랑크 디쾨터의 책 인민 3부작 1권, '해방의 비극 중국 혁명의 역사'에 마오쩌둥이 후스 강의 청강하다 쫓겨난 이야기가 나옵니다.
醉翁之意不在酒
20/08/06 15:55
수정 아이콘
고맙습니다.
20/08/06 16:09
수정 아이콘
오~ 마오가 후스 말대로 했다면 어떻게 됐을지 궁금하네요.
醉翁之意不在酒
20/08/06 16:30
수정 아이콘
결국 숙청되고 말았겠죠. 제1차 국공합작이 실패한것도 있고 2차대전후 공산주의에 대한 적대감 얼마나 심했던지를 생각해보면....
그러니 안받아들인거고.....
20/08/06 16:33
수정 아이콘
그럼 마오 입장에서는 잘한 결정이겠군요.
근데 중국 전체로 보면 이익이었을지 손해였을지...
醉翁之意不在酒
20/08/06 16:34
수정 아이콘
역사에 만약은 없으니.....
20/08/06 15:28
수정 아이콘
상대가 배를 짼다면 나도 같이 째면서 째는걸 도와줘야 한다!
20/08/06 15:39
수정 아이콘
제국주의적 시대에 열강에게 먹히거나 열강이 되어 먹히지 않거나의 이지선다만 존재하는 상황 하의 맥락에서 나온 예언이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고 봅니다. 결국 세세한 부분의 예언은 실현되긴 하지만 예언자의 의도와는 다른 방식으로 실현된 것이 아닐런지요. 이런 예언에 대해 혜안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봅니다.

예를 들자면 '살아남을 수 없다' 는 제국주의 시대의 의미로는 말 그대로 식민지가 되어 모든 주권을 빼앗긴다는 의미이지만, 냉전의 블록화시대의 '살아남을 수 없다'는 그냥 단순히 한 쪽의 블록에 속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미로 변하지요.
20/08/06 16:05
수정 아이콘
글을 읽으면서 착각한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다시 보니 댓글이 말이 안 되네요... 심사숙고 없이 글을 단 제 책임입니다.
20/08/06 16:00
수정 아이콘
통찰력이 대단한 분이군요.
패트와매트
20/08/06 16:19
수정 아이콘
대단하긴 한데 마오쩌둥급 대인이기도 한듯. 일본이 화북화남 다먹은 이후를 생각한다는것도 반도사람으로서는 짐작하기 힘든 대륙인의 기상이 느껴지네요
20/08/06 16:34
수정 아이콘
크크크 그러게요. 대륙급 영토를 갖고 있을 때만 생각할 수 있는 전략이겠네요.
20/08/06 16:37
수정 아이콘
회북화남이면 중국문명 핵심 지역 아닌가싶은데 진짜 통크긴하네요.
샤한샤
20/08/06 17:13
수정 아이콘
핵 쏠라면 쏴라
1억명쯤 죽어도 금방 회복한다
이런 말을 하는 나라니까요
부질없는닉네임
20/08/06 17:46
수정 아이콘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소련군도 나름대로 정교한 전술체계를 갖고 있는데 단순히 물량공세,인해전술,우랴돌격 등으로 폄훼되는 건
'작전상 100km 후퇴', '수도 바로 앞까지는 내준다'같은 거대국가의 대륙적 마인드를 이해하지 못해서라고...
그랜즈레미디
20/08/06 21:42
수정 아이콘
우리도 통일을 위해선 신의주 정도는 중국에 줘야 한다는 위키리크스 문서도 있었죠. 미국 대륙의 기상이라 봅니다.
Judith Hopps
20/08/06 16:26
수정 아이콘
원래 하라키리는 카이샤쿠가 중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크크크
metaljet
20/08/06 18:59
수정 아이콘
이 양반 몇년만 더 살아있었어도 대만의 UN 축출이 한참 더 나중으로 미뤄졌을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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