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0/07/04 21:22:44
Name lightstone
Subject 1년의 투병생활이 끝이 났습니다
그대는 그렇게 다른 세상으로 갔습니다.

이제서야, 그대는
자신이 보고 싶은 사람보다
자신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은 세상으로 갔습니다.

이제서야, 그대는
자신이 남들을 더 많이 사랑하는 세상보다
남들이 자신을 더 많이 사랑해주는 세상으로 갔습니다.

이제서야 , 그대는
엄마가 아닌, 할머니가 아닌
사랑받는 딸로, 애교많은 손자로, 장난기많은 친구로 지냈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덩그런히 혼자 남았던 이 세상에서
많은 이들이 그대를 진심으로 기다리고 있는 세상으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이 여정을 끝내고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그대에게 나는 슬퍼하며 가슴을 아파하기 보다
그대에게 앞으로 펼쳐질 세상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응원을 해주고 싶습니다.

나 또한,
곧, 당신의 길을 걸어갈 것 입니다.
그대가 겪었을 외로움을 같이 겪을 것입니다.
그 이후 나는 더욱더 당신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가야지" 습관적으로 내뱉던 당신의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 입니다.
그렇게 다시 우리 만나게 될 때 더욱더 서로 사랑하게 될 것 입니다.

나보다 이제 그대가 보고싶은 사람들을 만나 그동안 못 푼 회포를 풀며 행복하게 지내셨으면 합니다.
그러면 곧 나는 그대를 찾아 만나러 갈 것입니다.
우리는 그때 더욱이 서로를 사랑하게 될 것 입니다.

나는 압니다.
이제 곧, 이 세상에 있었던 존재인지 모를만큼 흔적도 없이 사라질테지만,
나 또한 그대를 그렇게 따라 갈 것입니다.

이제서야, 그곳에서 그대가 온전히 그대 이름 세글자로 살아갈 수 있음에 기쁨을 느낍니다.
그대는 그렇게 다른 세상으로 갔습니다.
다시만나는 날, 더 사랑해요 우리.

---

1년의 투병생활이 끝이 났습니다.
사고사가 아닌 죽음은 한치의 예외도 없이 한 사람을 한줌한줌 갉아먹으면서 결국에는 삼켜버렸습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이 끝이 났을 뿐 새로운 여행은 이미 시작되었겠지요.
어쩌면 그녀에게는 이제는 지루해진 이 여행보다 보고 싶은 이들이 많은 새로운 여행을 더 기대했을 수도 있습니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는 법, 또 몇 일이 지나면 언제그랬냐는 듯 울고 웃으며 화내며 즐거워하며 살아갈 것 입니다.
그렇게 살다보면 저 또한 이번 여행이 끝나고 헤어진 이들을 만나러 갈 수 있겠죠.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쿠보타만쥬
20/07/04 21:32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스타본지7년
20/07/04 21:34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FreeSeason
20/07/04 21:40
수정 아이콘
행복하실 겁니다.
메존일각
20/07/04 21:44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진산월(陳山月)
20/07/04 21:48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도 8년전 생각이 나네요. 고생하셨습니다.
이바라쿠
20/07/04 21:58
수정 아이콘
고생하셨습니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07/04 21:59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피쟐러
20/07/04 22:06
수정 아이콘
아무렇지 않게 살다보면 빈자리의 슬픔이 쓰나미처럼 몰려올 때가 있더군요. 지금이 이 글을 읽은 저처럼 말이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간병생활 하시느라 정말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클레멘티아
20/07/04 22:11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다만 lightstone님께서는 [곧] 가지 마시고..
최대하게 행복한 기억을 갖고 오래 사십시오.
그분도 그걸 바랄껍니다.
김소혜
20/07/04 22:29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ArthurMorgan
20/07/04 22:32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중계왕
20/07/04 22:43
수정 아이콘
글에서 글쓴 분의 마음이 너무 온전히 보이고,
그래서 보낸 분의 생애가 누구보다 행복하셨을 거라 감히 예상해봅니다.
애쓰셨습니다. 그 분도, 글 쓴 분도
아리지만 아름다운 기억, 보석처럼 계속 안고 가시길 바랄게요.
가신 분께는 조금만 기다리라고 응원을
남은 분께도 조금만 기다리라고 응원을 보내고 싶습니다.
깊은 밤 되세요.
이라세오날
20/07/04 23:02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LightBringer
20/07/04 23:08
수정 아이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FRONTIER SETTER
20/07/04 23:18
수정 아이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잘 이겨내시길 빌겠습니다.
스웨트
20/07/04 23:32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영소이
20/07/04 23:42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07/04 23:42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ILikeOOv
20/07/05 00:14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른취침
20/07/05 00:20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VictoryFood
20/07/05 01:38
수정 아이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마리아 호아키나
20/07/05 04:09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todTmfprl
20/07/05 05:30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MovingIsLiving
20/07/05 06:57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카페알파
20/07/05 07:10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오지키
20/07/05 07:27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07/05 09:12
수정 아이콘
어떤말로 위로를 드릴 수 있을까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07/05 09:31
수정 아이콘
눈물날것같아요.
J.mcavoy
20/07/05 09:45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07/05 15:38
수정 아이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노랭이는룰루랄라
20/07/05 16:47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남은 가족분들 마음 잘 추스르시길 바랍니다.
lightstone
20/07/05 23:19
수정 아이콘
하나하나 댓글 남겨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333 re: 제로부터 시작하는 기술 블로그(2) [4] Kaestro967 24/04/23 967 1
101332 국민연금 더무서운이야기 [90] 오사십오4424 24/04/23 4424 1
101331 기독교 난제) 구원을 위해서 꼭 모든 진리를 정확히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66] 푸른잔향2209 24/04/23 2209 6
101330 교회는 어떻게 돌아가는가:선거와 임직 [26] SAS Tony Parker 1693 24/04/23 1693 2
101329 예정론이냐 자유의지냐 [57] 회개한가인2315 24/04/23 2315 1
101328 인기 없는 정책 - 의료 개혁의 대안 [124] 여왕의심복4718 24/04/23 4718 40
101327 20개월 아기와 걸어서(?!!) 교토 여행기 [26] 카즈하1868 24/04/23 1868 5
101326 (메탈/락) 노래 커버해봤습니다! [4] Neuromancer628 24/04/23 628 2
101325 롯데백화점 마산점, 현대백화점 부산점 영업 종료 [36] Leeka4889 24/04/23 4889 0
101324 미 영주권을 포기하려는 사람의 푸념 [44] 잠봉뷔르7205 24/04/23 7205 89
101323 re: 제로부터 시작하는 기술 블로그(1) [14] Kaestro3436 24/04/22 3436 8
101321 [서브컬쳐] 원시 봇치 vs 근대 걸밴크 vs 현대 케이온을 비교해보자 [8] 환상회랑2680 24/04/22 2680 5
101320 이스라엘의 시시한 공격의 실체? [19] 총알이모자라27028 24/04/22 7028 3
101319 작년 이맘때 터진 임창정이 연루된 주가조작사건을 다시 보다가 이런 게시글을 발견했습니다 [21] 보리야밥먹자10679 24/04/22 10679 0
101318 돈 쓰기 너무 힘듭니다. [67] 지그제프10568 24/04/22 10568 23
101317 (스포)천국대마경 애니 다 봤습니다. 애니 사이버펑크 엣지러너 이후 최고작 아닌가 싶네요. [25] 그때가언제라도5020 24/04/21 5020 0
101316 셀프 랜케이블 포설 힘드네요 [34] 탄야6068 24/04/21 6068 16
101315 美하원, 우크라이나·이스라엘·대만 130조원 지원안 극적 처리 [79] 베라히9973 24/04/21 9973 1
101314 EBS다큐에 나온 임대사업자 [78] 이호철6760 24/04/21 6760 2
101310 [팝송] 저스틴 팀버레이크 새 앨범 "Everything I Thought It Was" [1] 김치찌개2036 24/04/21 2036 0
101309 탁 트인 한강뷰로 KISS OF LIFE의 'Shhh'를 촬영하였습니다. [2] 메존일각3104 24/04/20 3104 5
101308 원랜디는 창작일까, 표절일까? 2차 창작 문제 [20] 이선화4522 24/04/20 4522 10
101306 반항이 소멸하는 세상에서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소녀들 [20] Kaestro7459 24/04/20 7459 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