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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6/23 03:01:57
Name 공기청정기
Subject 지금 돌아보면 오싹했던 일. (수정됨)
  

  초등학교때 보이스카웃 활동의 일환으로 왠지는 모르겠는데 포항의 해병대 훈련 시범 견학을 갔었습니다.(포항 맞던가...햇갈리네요..
;;;)

  상륙 장갑차도 보고, 대공포도 보고, 상륙훈련 시범도 보고 꽤 재미있었죠.

  지금도 기억에 남는거라면 그때 저희를 안내 해 주시던 해병대원 형이 말하는 중간중간 목을 풀길래 목이 마른거 같아 마시려고 가져간 포카리 스웨트를 드렸더니 굉장히 고마워 하시면서 집에 갈때 답례로 과자를 한봉지 주셨던 거였습니다.(지금 생각 하면 그때 병 월급으로 과자 한봉지도 꽤 부담이셨을텐데 말이죠...)

  뭐 하여간 중요한건 그게 아니고...

  상륙훈련 시범이 끝난 뒤 점심시간이라 밥을 먹는데...애들이 훈련장 철책을 넘어서 왔다갔다 하더라구요?

  뭔가 싶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것들이 훈련장에 있는 탄피를 주워 왔...(...)

  당연히 버스 안에서 인솔 선생님이 소지품 검사를 싹 하셔서 모조리 압수하셨습니다.

  그때는 뭐 저거 대단한거라고 이렇게 까지...했는데...

  90년대 중반의 군기, 그것도 해병대 군기에 아무리 공포탄이라도 탄피 수십개가 증발했으니 지금 생각해 보면 그놈들 참 못된짓 했다 싶어요...

  그때 탄피 모으다가 걸린놈 하나는 지금도 자주 보고 지내는데 그때 이야기 나오면 "내가 무조건 잘못한거지 그건...어우...중위때 탄피 한개 가지고 뭔 난리를 쳤는데 하물며 내가 챙긴거만 다섯개였어..." 라면서 굉장히 죄송해 하더라구요.

  참...지나고 보면 그분들 얼마나 고생 하셨을까...싶습니다.

  생각해 보니 휴게소에서 인솔 선생님께서 전화통 잡고 굽신굽신 하시던게 그거 때문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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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
20/06/23 03:50
수정 아이콘
평생 드실 욕 그날 다 드셨을수...
공기청정기
20/06/23 04:11
수정 아이콘
전 안했죠.

철책 넘어간 애들은 갈굼 무지 먹더군요.(...)
양념반후라이
20/06/23 05:00
수정 아이콘
와 소름이.....
공기청정기
20/06/23 05:28
수정 아이콘
솔직히 지금 생각하면 해병대가 고소 안한게 천만 다행...
답이머얌
20/06/23 06:00
수정 아이콘
그 시절 군이라면 차라리 때리고 마는게 당연한 문화였을테고...

초등학생은 고소감도 안되고, 학교 상대하자니 또 이것도 이상하죠.

선생님이 알고 모른척 했다면 모를까, 돌려 주었는데도 그걸 감독태만이나 일단 절도 행위는 일어났다고 고소하기도 그닥...
공기청정기
20/06/23 06:10
수정 아이콘
뭐 근데 해병대쪽이 엄청 빡쳤을거 같긴 합니다.

얼마나 놀랐겠어요...
20/06/23 06:53
수정 아이콘
근데 전방 훈련지대 가면 의외로 탄피가 꽤 보입니다..
전술훈련갔다가 탄피 몇개 주워서 반지만든것만 두세개네요 크크
공기청정기
20/06/23 07:11
수정 아이콘
저도 최전방 사단 수색 출신인데 그거 짱박다 걸리면 입창이라...
20/06/23 07:15
수정 아이콘
근데 총쏘고 탄피를 바로 주워야 하지 않나요? 어떻게 군인들이 없을 때 중학생들이 탄피를 주울 환경이 되죠?
공기청정기
20/06/23 07:19
수정 아이콘
탄피받이도 제대로 된게 없을 시절이라(일반적으로 떠올리는 K2용 탄피받이가 보급되기 시작한건 00년대 중반부터 입니다.) 일단 실감나게 시연 하고 나중에 수거하자...라고 생각 했는데 애들이 통제를 안따른거죠.

예나 지금이나 애들이 말을 듣습니까...

그리고 중학생때 아닙니다.(...)
forangel
20/06/23 09:29
수정 아이콘
말년 즈음에 미군부대로 예비군 훈련사역 갔는데 밤에 미군들 훈련하더라구요. 그 다음날 밥먹으러 가는데 미군은 공포탄을 그냥 길가에 버리고 다니는건지 길가에 막 몇십발씩 떨어져있더군요.

3발 주워서 자대 들고 갔고 주말 주간 먼 초소에 야외근무 나가서 이게 불량인지 아닌지 시험해보고 싶다는 강렬한 호기심에 나무에 조준해서 쐈는데..
뻥 하고 발사되더라구요.

소리가 커서 근처 관사에 들렸을까봐 얼마나 쫄았는지..
이등병 부사수한테 입조심 시키고 복귀했는데 다행히 아무도 알아챈 사람은 없더군요.
남은 공포탄 2발은 관물대에 놔두고 제대했는데 우째됐을라나....
공기청정기
20/06/23 09:48
수정 아이콘
저희는 6.25때 쓰던 탄이 땅파면 가끔 나오는데였는데 그 탄 안에서 화약 빼서 불붙이고 놀다가 행보관님한테 걸리는 바람에 단체로 경을 친적이...(...)
빙짬뽕
20/06/23 09:37
수정 아이콘
탄피가 무섭습니까? 탄약보급부대로 가십시오!
공기청정기
20/06/23 09:44
수정 아이콘
사실 더 겁나는놈 본적 있는데 신병 데리고 훈련 갔더니 이게 영화에서 뭐 좀 봤다고 탄창을 교환하는 족족 다 버리고 다녀서 온길 되돌아 4킬로미터를 탄창 주으러 다녔던 적이...(...)
행운유수
20/06/23 11:16
수정 아이콘
탄창을 버려요? 게임인 줄 알았나...
공기청정기
20/06/23 11:19
수정 아이콘
영화에서 뭐 좀 봤나보더군요.(...)
키비쳐
20/06/23 19:57
수정 아이콘
탄피를 주워왔다는 부분 읽자마자, 바로 입 밖으로 뜨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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