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중에 폰으로 쓰는 글이다보니,
앞으로 쓸 글에서 어떤 정돈되지 못한 내용들이 발견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점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문학에 대한 글이다보니 문학 커뮤니티를 우선 검색해봤으나, 괜찮은 곳을 찾지 못했고(디씨 문학 갤러리만이 발견), pgr자게에 다양한 주제의 수준 있는 글들이 올라오는 모습을 보니, 문학에 대한 글이라고 해도 피드백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아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문학에 대해 아는 바가 별로 없기에, 누군가를 설득하려는 것이 아닌, 요즘 제 주변을 맴돈 짧은 생각에 대한 피드백을 구하고 싶은 바람입니다.

저는 문학을 싫어했습니다. 문학작품을 읽는다는 것이 시간낭비 같았습니다.
만약 세상의 진리를 발견하고자 한다면 철학이나 과학에서 찾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면서도 수준 높은 길이 아니겠냐고 생각했고, 만약 어떤 극적 즐거움을 느끼고 싶다면, 차라리 만화나 영화를 보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습니다.(네이버 웹툰 ‘더 복서’ 존경합니다.)

그럼에도 제가 이번에 프루스트를(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읽게 된 이유는, 여기서 어떤 철학적 깨달음(기억에 대한, 환상과 현실에 대한)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었고, 덤으로 그밖의 삶의 중요한 교훈들도 혹시 얻을 수 있을까 해서였습니다. 들뢰즈 등의 저명한 철학자들이 프루스트를 종종 인용하니 배경지식도 필요했고요.

그러나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화자의 시시콜콜한 가족사나 연애사, 부질없어 보이는 자연환경에 대한 극히 세부적이고 모호하며 현학적인 묘사가 방대한 분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아름다운 묘사에 취하려고 독서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보니, 과연 이 장편소설을 완독해야 하는 가에 대한 회의가 들기 시작했습니다.(5권부터는 유작이라 퀄리티도 떨어진다는데)

그리고 문학을 하는 가장 큰 이유가, 독서를 통해 어떤 중대한 진실(철학이나 과학적 발견과 같은)을 발견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문장의 아름다움을 즐기기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혹은 생에 대한 간접체험, 그리고 그 체험에 대한 작가의 관점을 보려고 문학작품을 읽는 것일까요?(그러려면 작가의 안목이 마음에 든다는 전제가 있어야 하는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앞부분을 읽다 보면 화자가 어떤 철인이라기 보다는 감수성 풍부한 사춘기 소년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문학작품 읽는 것에서 쉽게 재미를 느끼지 못한 한 사람으로써, 진지하게 접근해보려는 과정에서 생긴 여러 의문 및 소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