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0/06/02 12:59:36
Name 표절작곡가
Subject 슈베르트의 마왕
오늘은 슈베르트의 가곡을 들고 왔습니다...

1797년에 태어나서 1828년에 돌아가셨습니다..
빈 근교에서 태어나서 쭉 빈에서 활동하셨죠~

슈베르트의 작품세계 중에서는 가곡을 으뜸으로 칩니다.
나머지는요???
꽤 걸작은 많습니다만은
(피아노곡 - 방랑자 환타지, 교향곡 - 미완성)
슈베르트만의 색깔이 나타난다고 하기에는 좀 모작 같다는 느낌이 있어서요~

허나 슈베르트의 가곡은 이후 작곡가들에게도 영향을 미칩니다...

뭔가 반주 음형에 있어서 묘사하는게 직접적이거든요...
(이후 낭만주의 작곡가들이 표제음악을 내세우게 되는데
슈베르트도 한 몫 한겁니다...)



가곡 - 마왕입니다...
아버지가 아들을 말에 태우고 집으로 가는 중인데
어린 아들이 마왕과 여러 귀신들의 환상을 보고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여러 말로 안심시킵니다.(괜찮아 안개일 뿐이야~)
아들의 말이 신경쓰여 아버지는 말을 더 빠르게 몰아 집에 도착했는데
아들은 이미 죽어 있었습니다.(사인은 아마도 심장 쇼크??)

아주 아주 어려운 피아노 반주입니다....(피아니스트님들은 동의하실 듯...)
피아노에 있어서 동음 반복은 쥐약에 가깝죠...
관악기는 혀를 tktktk 텅잉하면 간단하게 해결 되고,
현악기는 그냥 활을 왔다 갔다만 하면 해결 됩니다...
허나 피아노라면 얘기가 달라지죠...

단음으로 된 반복은 손가락을 바꿔가며 처리를 하는데
위와 같은 음형으로 된 반복은 무조건 손목 스냅으로 처리해야하죠~
나중에는 손목이 빠질듯이 아려오죠~~

암튼 왜 이런 몰지각(?)한 음형을 반주로 썼느냐??
그건 바로~~
말이 달려가는 소리를 재현하기 위해서죠~
(따그닥 따그닥....)

아버지와 아들이 대화를 하는 동안 말은 계속 달려 갔죠...
그걸 묘사하기 위해 저 몰지각(?)한 음형을 곡이 마칠 때까지 지속해야합니다....덜덜덜

뭐랄까~
패션을 위해 한쪽 눈을 가린다.....??(패션왕~~??)
보다 생생한 묘사를 위해 손목을 포기한다!!!!(슈베르트...)

이런거죠~~

위 곡은 슈베르트의 숭어라는 가곡입니다.
숭어가 냇가에서 팔딱팔딱 생명력 있게 뛰어오르는 장면을
전주의 음형으로 표현해 내었죠~~


////

여담....

마왕 - 

본 시는 대문호 괴테의 시인데 슈베르트가 가곡을 썼고 그걸 들고 괴테를 찾아 갔더니 
괴테가 거들떠도 안보더라하는 인성질이 남아옵니다...
무명 작곡가라 시간이 아까웠을 수도~~
뭐~ 괴테의 문학은 스고이한데 인성이 스고이한건 아니니.....

숭어 -

모 독일의 음악평론가는 
독일의 낭만주의 음악을 알려면 바그너의 5시간되는 오페라보다
숭어 하나 듣는게 더 도움이 된다.
라고 평했습니다~~

////

감사합니다~~
다음엔 더 좋은 음악글로 찾아뵙겠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인간흑인대머리남캐
20/06/02 13:12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횐님... ....과 ~~표시가 늘어난 것을 보면 횐님도 이젠 세월의 풍파 맞으신게 아닌가... 싶습니다.....
표절작곡가
20/06/02 13:16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

그렇죠~ 어느새 제가 젊다고는 말 못할 나이가 되었네요~
무적전설
20/06/02 13:15
수정 아이콘
이 파트를 어디서 배웠는지는 기억이 가물한데 해당 구간 가사를 적어보면
아이 : 아빠 마왕이 안보여요 검은 옷에다 관을 썼소
아빠 : 아가 그것은 안개다
마왕 : 예쁜 아가 나와 가자 참 재미나는 놀이하며
표절작곡가
20/06/02 13:17
수정 아이콘
중간에 나오는 가사군요,,^^
20/06/02 13:25
수정 아이콘
요즘 오랫만에 다시 클래식 좀 들어보고 있었는데 좋은 글 감사합니다.
슈베르트 숭어가 옛날에 TV에서 뭔가 우아한 느낌 연출할 때 많이 들리던 그 곡이였군요.

예전에 피아노 배울 때는 모차르트, 베토벤 밖에 몰랐는데, 요즘 인상주의 피아노 곡을 들어보니 같은 클래식이 맞나 싶을 정도로 분위기나 테크닉이 많이 달라져있더라구요. 동양악기나 종소리 같은 다양한 환경음이나 악기 소리를 피아노로 나름 충실히 묘사하는 게 인상 깊었었습니다
실제상황입니다
20/06/02 13:42
수정 아이콘
음알못 클알못이지만 숭어는 정말 좋아하는 곡입니다. 어린 시절이 떠올라요.
휴머니어
20/06/02 13:45
수정 아이콘
숭어는 이상하게 로다주 영화 셜록에서 모리어티가 부르던게 제일 인상에 남더군요.
서린언니
20/06/02 13:48
수정 아이콘
세탁 끝나면 울려퍼지는 숭어 멜로디...
-안군-
20/06/02 13:59
수정 아이콘
오.. 마왕! 가장 좋아하는 가곡입니다 반주도 지랄(?)맞고 노래 자체도 1인 3역의 심리묘사를 해야하는 지랄맞은(?)곡이죠 크크크...
표절작곡가
20/06/02 14:06
수정 아이콘
참 적절한 표현이 아닐 수 없습니다~~크크크
20/06/02 14:3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슈베르트는 성악곡이든 기악곡이든 거의 모든 곡들이 귀에 한번에 착 달라붙는 멜로디를 가지고 있고 있어서 오히려 과소평가당하는 비운의 작곡가인 것 같습니다.

마왕이 원래 엘프 킹(Erlkönig = 영어로 Elf king)이라는 뜻이라는 걸 알고 충격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보통 마왕 하면 피아노 반주에 남자 성악가가 노래를 부르는 버전으로 듣게 되는데요, 사파(?) 버전으로 몇 가지 인상깊었던 마왕 영상들 두 개 던져놓고 갑니다. (둘다 10년도 더 된거라 화질이..)

소프라노 버전 (Jessye Norman)
얼마 전에 사망한, 유명한 흑인 소프라노 제시 노먼이 부른 버전입니다. 1인 3역의 오페라를 하는 것처럼 목소리 톤과 표정이 확확 변합니다. 아빠 목소리가 여성 성악가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중후하게 내려가는 것도 충격적이고요. 과장된 클로즈업과 표정 연기, 거기에 비디오 연출도 조금 기묘해서 그런지 정말 드라마틱한 퍼포먼스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8noeFpdfWcQ

바이올린 버전 편곡 (William Ernst)
에른스트는 19세기 유명 바이올리니스트인데요, 에른스트의 마왕 편곡은 바이올린 최대 난곡 중 하나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연주자는 요새 가장 잘 나가는 바이올리니스트 중 한명인 힐러리 한 (Hilary Hahn)인데요, 분명히 혼자서 연주하는데 바이올린 2대가 따로 연주하는 것같은 느낌이 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WNCbpwC-PQ
표절작곡가
20/06/02 14:52
수정 아이콘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06/02 15:18
수정 아이콘
이 글보고 나무위키를 찾아봤더니 '숭어'가 아니라 '송어'라고 합니다;;; 저도 방금 처음 알게된...
(분명 1달쯤 전에 열심히 슈베르트 항목을 읽었는데 도대체 왜;;;)

별도로 좋은 글 감사합니다. 어릴적에는 이게 왜 물고기가 헤엄치는 모습이야??라고 생각했는데 피아노반주에 원어로 들으니까 확실히 느낌이 사네요.
표절작곡가
20/06/02 15:21
수정 아이콘
크크크 송어였군요~~

얼마나 속아왔던가.......

(대충 고뇌하는 지식인 짤...)
(그런게 있는지도 모름...)
20/06/02 18:08
수정 아이콘
거울 같은 강물에 송어가 잡히랴~ 좋은 글 매번 감사합니다!
표절작곡가
20/06/02 18:15
수정 아이콘
이렇게 발랄한 곡이 헬피엔딩이죠~~~

결국 잡힘...ㅜㅜ
말다했죠
20/06/02 19:57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221 우리가 죽기 전까지 상용화 되는 걸 볼 수 있을까 싶은 기술들 [82] 안초비11192 24/04/02 11192 0
101219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 - B급이지만 풀팩입니다. [32] aDayInTheLife6479 24/04/02 6479 2
101218 RX 7900XTX 889 달러까지 인하. [16] SAS Tony Parker 7266 24/04/01 7266 1
101217 한국 경제의 미래는 가챠겜이 아닐까?? [27] 사람되고싶다8195 24/04/01 8195 12
101216 [패러디] [눈마새 스포] 케생전 [8] meson4174 24/04/01 4174 8
101215 XZ Utils(데이터 압축 오픈소스 라이브러리) 초고위험 취약점 발생에 따른 주의 [13] MelOng5257 24/04/01 5257 4
101214 5월부터 다닐 새로운 KTX가 공개되었습니다. [45] BitSae8537 24/04/01 8537 1
101213 EBS 스페이스 공감 20주년 기념 '2000년대 한국 대중음악 명반 100선' 선정 [71] EnergyFlow6893 24/04/01 6893 4
101212 LG 24인치 게이밍 모니터 24GN60K 역대가(16.5) 떴습니다 [26] SAS Tony Parker 5706 24/04/01 5706 0
10121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9] 초절정미소년7258 24/04/01 7258 6
101210 [서평]《만안의 기억》- 안양, 만안이라는 한 도시의 이야기 [14] 계층방정3495 24/03/31 3495 2
101209 최근 2년동안 했던 게임들, 소소하게 평가를 해봅니다 [66] 공놀이가뭐라고7050 24/03/31 7050 2
101208 20년을 기다린 건담 시드 프리덤 후기 [미세먼지 스포] [38] Skyfall5032 24/03/31 5032 1
101207 [고질라X콩] 간단 후기 [25] 꾸꾸영4568 24/03/31 4568 2
101206 [팝송] 제이슨 데룰로 새 앨범 "Nu King" [4] 김치찌개3196 24/03/31 3196 0
101205 우유+분유의 역사. 아니, 국사? [14] 아케르나르4104 24/03/30 4104 12
101204 1분기 애니메이션 후기 - 아쉽지만 분발했다 [20] Kaestro4227 24/03/30 4227 2
101203 시흥의 열두 딸들 - 아낌없이 주는 시흥의 역사 (6) [3] 계층방정4188 24/03/30 4188 7
101202 [스포] 미생 시즌2 - 작가가 작품을 때려 치우고 싶을 때 생기는 일 [25] bifrost8394 24/03/30 8394 8
101201 정글 속 x와 단둘이.avi [17] 만렙법사4491 24/03/30 4491 17
101200 삼체 살인사건의 전말 [13] SNOW_FFFF11537 24/03/29 11537 3
101199 갤럭시 S23 울트라 One UI 6.1 업데이트 후기 [33] 지구돌기7934 24/03/29 7934 3
101198 전세계 주식시장 고점신호가 이제 뜬거같습니다(feat.매그니피션트7) [65] 보리야밥먹자14691 24/03/29 14691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