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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4/29 19:12:12
Name 말다했죠
Subject [정치] 탄핵의 강을 건너자? (수정됨)
유승민 의원(5월까지)은 자꾸 무슨 강을 건넜다고 합니다. 박근혜씨와 대립했을 때도 루비콘강을 건넜다고 하고,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당선이 된 후 다시 들어가더니 또 당을 나와 김무성 의원과 입술을 나누더니만 루비콘강을 함께 건넜다고 하고, 김무성계가 보수통합의 기치를 들고 다시 돌아갈 각을 보던 때도 이미 루비콘강을 건넜다고 하고 아무튼 이후로도 몇 번 그 강을 더 건넜다가 왔습니다.  

[지난 3년간 우리 동지, 현역 의원만 25분이 돌아가서 개혁하겠다는 자유한국당 개혁됐나]라고 일갈한 후 [가다가 죽으면 어떤가. 가다가 제가 죽으면 제 후배가 그 길을 갈 것이고, 한 사람씩 그 길을 가다 보면 대한민국의 정치가 바뀌어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라고 깊은 감동을 주더니 한 달 만에 자유한국당이 개혁이 됐는지 다시 돌아간 유승민 의원은 이렇듯 건넜다는 강도 많지만 건너야 한다는 강도 있습니다. 그 강 이름은 '탄핵의 강'이랍니다.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건 유승민 의원의 보수재건 3원칙 첫째 탄핵의 강을 건너자, 둘째 개혁 보수로 나가자, 셋째 낡은 집을 허물고 새로 짓자 중 무려 첫번째 입니다. 그렇다면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건 도대체 뭘 말하는 걸까요? 유승민 의원의 말에 따르면 [탄핵은 보수가 미래로 나가기 위해 역사에 맡겨야 한다]는 게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이야기랍니다. 얼핏 들으니 선거가 코앞이니 탄핵은 잘한거다 아니다로 싸우면 안되니까 일단 덮자는 이야기로 들립니다. 그러면 원희룡 지사의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들어보겠습니다.

[우선 탄핵 때는 찬성했던 분들도 있고 반대했던 분들도 있고 그렇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사실은 그 토론이 기존에 한국당 내에서라든가 아니면 지금 미래통합당에서도 종결이 지어진 건 아니거든요. 그런데 이걸 토론을 통해서 끝장을 내려고 하면 사실은 더 많은 시간과 많은 진통이 필요하겠죠. 그런데 어떡합니까? 선거는 다가오고 있고 우리 국민들은 믿고 지지할 야당이 없으면 정말 문재인 정권의 반사 이익에 손을 놔야 되는 그런 상황인데 그래서 과거에 대한 내용들에 대해서는 모두가 함께 반성을 하면서 앞으로 미래를 위해서 힘을 합하자라는 거고요. 그런 점에서 우선 공천 과정에서부터 탄핵에서 자유로운 새로운 인물들을 많이 국회로 들여놓는 것. 그래서 탄핵의 트라우마로부터 야당은 벗어나는 것. 그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100%는 아니겠지만 그게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봅니다.](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79&aid=0003323943)

제가 얼핏 들었던 게 크게 틀렸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물론 선거를 앞두고 여러 세력의 통합이 필요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박근혜씨를 탄핵한 게 잘한거냐 잘못한거냐는 논쟁은 대단히 민감한 이슈라 덮고 가고 싶을 겁니다. 그런데 본인들이 그러고 싶다고 다른 사람들한테도 탄핵이 잊혀지는 일은 아닙니다. 탄핵 인용 다음날에 전국 성인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헌재의 탄핵 인용에 대한 긍정평가는 86%였고, 승복해야 한다는 응답은 조금 더 높아 92%에 달했습니다.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590806615862336&mediaCodeNo=) 이렇게 국민이 압도적으로 지지한 일을 과거 평가없이 그냥 묻고 가는 건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저는 미래통합당이 도로친박당이 되었다고까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합당하면서 극성스러운 친박세력을 배제하였고, 공천과정에서도 탄핵 N적이니 진박 N인이니 하는 사람들을 걷어냈고 덜 걸러진 사람들도 대부분 유권자가 알아서 걸렀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유죄판결을 받고 감옥에 있는 박근혜씨가 옥중서신이니 뭐니 하는 걸 보냈고, 그걸 또 황교안 대표가 '이 나라, 이 국민을 지켜달라는 박 전 대통령의 애국심이 우리의 가슴을 울린다' -웅장해진다가 아님- 이렇게 받았던 것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독재국가인 소련도 스탈린 사후에 격하운동을 했고 중국도 마오쩌둥에게 공칠과삼이라는 평가를 했는데 민주국가의 정당이 현재 지도자에게는 무능 정권의 좌파폭주를 막아야 한다고 평가하면서 이미 파면당한 과거 지도자를 평가하지 않고 있다는 건 쉽게 납득되지 않습니다. 과거에 대한 평가 없이 현재를 진단하는 것도 우습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내놓는 것도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탄핵에 책임이 있는 정치인들에게는 의무가 있습니다. 탄핵을 한 게 잘한 거라면 자기 당 출신 대통령의 폭주를 왜 막지 못했는지, 반대로 탄핵을 한 게 잘못한 거라면 탄핵을 찬성한 것에 대해 사과를 해야 합니다. 또 박근혜씨가 저지른 수많은 탈법적인 행동은 어떻게 생각하고 대통령이 좋은 의도를 가지고 비공식적인 방법으로 기업에 돈을 내라고 요구해도 되는지, 청와대에 검문도 없이 이상한 사람들이 들락날락한 건 어떻게 생각하고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명명백백하게 밝히고국민들을 설득하여야 합니다. 그 이후에 반성한다는 의미에서 누구처럼 삼보일배를 하든 정치인생 중 가장 큰 실수라고 하든 국민들이 알아서 받아들일 겁니다.

2017년 4월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북한이 주적입니까?]라고 물었습니다. 그동안 그만큼 강을 많이 건넜으면 이번엔 강 앞에서 정권 획득을 위해 뜻을 같이 하는 결사체인 같은 당 정치인들에게도 마땅히 물어야 합니다. [박근혜를 탄핵한 게 잘못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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及時雨
20/04/29 19:25
수정 아이콘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20/04/29 19:27
수정 아이콘
탄핵에 대해 확실히 입장을 밝혀야 국민이 지지하던 비판하던할텐데, 지금은 뭐 코메디죠..
스토리북
20/04/29 19:33
수정 아이콘
58년생 유승민이 40년생 김종인보다도 정치감각이 떨어지는 게 아이러니.
시한부잉여
20/04/29 19:48
수정 아이콘
본문이 두 번 반복됩니당

그나저나 웅장해지지 않은게 아쉽네;;
말다했죠
20/04/29 19:56
수정 아이콘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Janzisuka
20/04/29 19:50
수정 아이콘
본인들이 실패를 인정하고 욕심 버리고 젊게 새로 시작하게 뒷바라지들이나 하지...답 없음
파이몬
20/04/29 19:52
수정 아이콘
왤케 강을 좋아해
잉크부스
20/04/29 20:04
수정 아이콘
강건너길 좋아하는건 저쪽당의 유구한 역사죠
한강다리 폭파하고 도망간 이승만이나
516때 탱크몰고 한강 건너간 박정희나
지나가던S
20/04/29 20:03
수정 아이콘
많은 분들이 도련님이라고 하던 게 딱 들어맞죠.
한 번 각오를 했으면 진탕을 걷더라도 버텨야 하는데, 그걸 못하니.
Achievement
20/04/29 20:04
수정 아이콘
옥중서신 집어들고 감격받았다는 인간들인데 기존 친박 좀 쳐냈다고 뭐가 달라졌겠어요. 탄핵의 강은 넘었다가 다시 반대쪽으로 넘어간거죠.
20/04/29 20:05
수정 아이콘
이러다 정치적으로 삼도천도 건너겠네요
약설가
20/04/29 20:10
수정 아이콘
다음 대선 때 야당 후보에게 던질 질문이 정해져 있지요.
"전 대통령의 탄핵이 잘 한겁니까, 잘못 한겁니까?"
거의 가불기죠.
Achievement
20/04/29 20:14
수정 아이콘
와 근데 이거 듣고 보니 진짜 무지막지한 가불기네요. 그동안 북한 주적 드립으로 먹고 살았으니 당해도 싸죠.
스칼렛
20/04/29 21:46
수정 아이콘
야... 이건 생각만 해도 가슴이 웅장해지네요
율리우스 카이사르
20/04/30 00:19
수정 아이콘
근데 입장바꿔 생각해봐도

“제가 아니라 역사가 평가할 일 “ 뭐 이런식으로 두루뭉수리하게 말할 수밖에 없겠네요. 명확하게 답변하면 무조건 망할테니.
후마니무스
20/04/30 02:24
수정 아이콘
국민의 뜻이었습니다
DownTeamisDown
20/04/30 11:33
수정 아이콘
이걸 안물어볼수 없겠네요.
다른 사람들은 입장이 명확하겠지만 미래통합당 후보에게는 가불기가 될 막강한 공격카드입니다
Liberalist
20/04/30 11:41
수정 아이콘
진짜 가불기네요.
탄핵은 극우 일부 빼고는 이미 국민들의 평가가 끝난 사안인지라...
우리는 하나의 빛
20/04/29 20:13
수정 아이콘
이랬다가 저랬다가 왔다갔다 너는 나가지고 밤낮 장난하나
지금와서 탄핵이 옳았느니 박근혜를 버리느니 해봤자 그 때그때 감탄고토 하는것일 뿐, 진심이겠습니까?
박정희의 과를 부정못하고 이승만도 부정하지 못할텐데요.
거친풀
20/04/29 20:24
수정 아이콘
(수정됨) 유승민은 다른 무엇보다. 강을 건너기전에 수영부터 배우고 조각배라도 장만 해야 겠죠
강이 그리 만만하지 않은데 강 기슭에서 강평이나 하고 있네요
독수리의습격
20/04/29 20:26
수정 아이콘
강 건너지 말고 그냥 한강에서 뛰어내리세요.
StayAway
20/04/29 20:29
수정 아이콘
역사의 평가에 맡기자는 말의 취지에는 동감하나, 이 시점에서 역사에 맡기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합니다.
평가를 받기위한 전제 조건은 치열한 토론과 논쟁으로 주요 논점 들을 공론의 장으로 이끌어 내는 것입니다.
그걸 배제하고서 역사에 평가에 맡기자는 건 '우선 덮자'라는 본질을 포장하기 대한 말 장난에 불과하겠죠.

'역사의 평가에 맡기자'는 말이 실질적인 힘을 갖기 위해서는
더 공론화 시키고 더 치열하게 토론하고 더 확실하게 입장을 정리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GRANDFATHER__
20/04/29 20:50
수정 아이콘
이준석씨가 대학생 토론대회 심사같은거 나와서 비슷한 소리하다가 대학생한테 진보의 실수를 바라며 시간이 지나가는 것만 바라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일침먹던게 생각나네요.
20/04/29 21:14
수정 아이콘
합리적인 중도보수 인척하지만 실상은 기존 보수 정치인과 전혀 다를게 없는 강성애자
ataraxia
20/04/29 21:49
수정 아이콘
강을 건너네 어쩌네 그런 수사적인 표현으로 어물쩡 넘어가려는 수작이죠.
저들은 한번도 자신들의 역사적인 과오에 대해 국민 또는 피해자에 대해 제대로된 사과를 한 적이 없어요.
부정선거를 해도, 쿠데타를 해도, 자국민을 고문하고 총으로 쏴죽여도... 뭐든지 공과가 있다며 넘어가기만 바라는 작자들입니다.
20/04/29 21:53
수정 아이콘
저 정당은 박근혜는 갖다 버리고 '김영삼의 민주화 정신과 박정희의 산업화 정신'을 계승하는 당 같은 걸로 포지셔닝을 새로 하면 그나마 좀 살아 날 것 같은데 죽은 자식 불알만지는 것도 아니고 왜 박근혜 손절을 못하는 지 모르겠네요.
그냥 박근혜는 박정희의 과오고 자식농사 잘못했다로 차라리 손절해 버리는게 차라리 나을 텐데요. 무슨 간잽이도 아니고.
정지연
20/04/29 22:16
수정 아이콘
박근혜를 손절하면 박정희도 같이 손절하는셈이거든요.. 박정희 팬들은 박근혜를 버릴 수 없어서요..
박근혜 버리면 어떻게 되는지 바른정당이 잘 보여주지 않았습니까..
20/04/29 22:20
수정 아이콘
그게 바른정당은 손절을 어중간하게 치는 바람에 망한것 같고 제 의도는 어중간하게 손절치다가 죽도밥도 안되느니 아예 그쪽 취향에 맞게 박근혜는 여자라서 역시 국정운영을 말아먹었다 대세는 박지만이다 이런 식으로 한술 더 뜨고 안보는 보수 경제는 자유 이런식으로 가는게 나을 것 같아서요. 정말 지극히 개인적 생각입니다
DownTeamisDown
20/04/30 11:34
수정 아이콘
박정희의 업적만 가져가고 박근혜는 쳐내면 됩니다.
못한다고요 못하면 정치 접어야죠.
일부 팬층이야 나가겠지만 그건 감수해야할겁니다
20/04/29 22:18
수정 아이콘
자기 지역구에 금호강 건너는 다리는 지역 주민들이 그렇게 민원 부탁해도 나몰라라 하더니
본인은 이런저런 계속 강을 건너고 있었군요
정지연
20/04/29 22:3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유승민포함 통합당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박정희, 박근혜라는 거대 버프빨로 정치하던 도련님들이라 버프가 약해진 시점에서는 절절매고 있을수 밖에 없죠..
버프없이 살아보니 너무 힘들거든요.. 마치 마력중독에 걸린 블러드엘프처럼.. 그렇다고 뱉어놓은게 있는데 박근혜를 모실수도 없고.. 그러니 강을 건넌니 하는 애매한 얘기만 하는거라 봅니다
시간이 갈수록 박정희, 박근혜의 버프는 약해질겁니다. 결국 보수는 자생력을 갖춰야 해요.. 그런면에선 현재 통합당 도련님들은 싹 물갈이 돼야 합니다..
유료도로당
20/04/29 22:38
수정 아이콘
웅장해진다 드립은 무슨 뜻인가요?
말다했죠
20/04/29 22:51
수정 아이콘
미안하다 이거 보여주려고 어그로 끌었다..의 중에서 가슴이 웅장해진다가 인상 깊게 남아서 써봤습니다.
유료도로당
20/04/29 22:53
수정 아이콘
아 그거였군요 크크크
20/04/29 23:40
수정 아이콘
이거 밈으로 좋은 말입니다. 확장성이 아주... 웅장해질것 같네요.
20/04/30 09:27
수정 아이콘
좋은 밈이 되겠네요 크크크
20/04/29 23:10
수정 아이콘
역시 킹리적 갓수
모데나
20/04/29 23:54
수정 아이콘
김무성하고 유승민은 박근혜 탄핵에 찬성한게 정치인생 최고의 패착이죠.
데릴로렌츠
20/04/30 02:49
수정 아이콘
김종인 표현이 딱 맞죠.
유승민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이미 끝났다.
그것이 반근혜를 비토하는 쪽이든, 친박근혜 쪽이든 말이죠.
티오 플라토
20/04/30 02:58
수정 아이콘
그 이름도 웅장한 "미래통합당"! 통합만 없는 줄 알았는데 이대로라면 미래도 없겠군요.
DownTeamisDown
20/04/30 11:36
수정 아이콘
신성로마제국이 생각나네요.
신성하지도 않고 로마도 아니고 제국도 아닌...
미래통합당도 마찬가지 같습니다.
미래도 안보이고
통합도 되지 않은
맥스훼인
20/04/30 08:30
수정 아이콘
옳고 그름을 주장하던 사람이
갑자기 옳그떠를 외치는것만큼 없어보이는것도 없죠..
Liberalist
20/04/30 11:43
수정 아이콘
유승민은 이제 대선은 개뿔, 의정활동으로서도 존재감을 보이기가 힘든 양반이 되어서 뭐...
유승민의 앞날은 이제 과거 손학규가 밟았던 테크트리를 착실하게 밟아나갈 뿐이라고 봅니다.
아니, 손학규는 험지에 나가서 정면돌파에 성공했던 적이 있으니까 그보다도 훨씬 못할거라고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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