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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4/13 05:01:08
Name UMC
Subject [일반] 일본의 덧없음과 멋 (수정됨)
諸行無常 제행무상 - 어떤 것도 늘 같지 않으며
是生滅法 시생멸법 - 이것이 생멸하는 법이다
生滅滅已 생멸멸이 - 나고 사라짐을 넘어서는 데서
寂滅爲樂 적멸위락 - 열반을 즐거움으로 삼네

- 열반경 사구게

行く川のながれは絶えずして、しかも本の水にあらず。
よどみに浮ぶうたかたは、かつ消えかつ結びて久しくとゞまることなし。
世の中にある人とすみかと、またかくの如し。
玉しきの都の中に、棟を並べ、甍を争へる、高き卑しき人のすまひは、
代々を經て盡きせぬものなれど、これをまことかと尋ぬれば、昔ありし家はまれなり。
或は去年焼けて今年作れり、或は大家ほろびて小家となる。住む人もこれにおなじ。
所もかはらず、人も多かれど、いにしへ見し人は、二三十人が中に、わづかにひとりふたりなり。
朝に死に、夕に生るゝならひ、たゞ水の泡にぞ似たりける。
知らず、生れ死ぬる人、いづかたより來りて、いづかたへか去る。
又知らず、かりのやどり、誰が爲に心を惱まし、何によりてか目をよろこばしむる。

흐르는 강물은 끊이지 않지만 계속 그 물인 것도 아니다.
고인 데 떠 있는 거품은 사라지고 다시 생기며 그대로이지 않다.
옥을 깐 듯 아름다운 도시에 가옥을 늘여놓고 높이를 다투는 높고 천한 사람들의 집은
대를 거쳐 이어지나 참이냐고 물으면 예부터 있는 집은 드물다.
혹은 작년에 불타고 올해 지었거나 큰집 망하고 작은 집이 되었다. 사는 사람도 이와 같다.
장소도 같고 사람도 많지만 옛적에 본 사람은 이삽십 명 중 한 두 명뿐이다.
아침에 죽고 저녁에 태어나며, 다만 물거품을 닮았다.
모른다. 태어나 죽는 사람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사라지는지를.
또 모른다. 순간의 거처에서 누굴 위해 마음을 썩이고 무엇 때문에 즐거워하는지를.

- 방장기, 1212년, 일본 3대 고전 수필

思へばこの世は常の住み家にあらず
草葉に置く白露、水に宿る月よりなほあやし
金谷に花を詠じ、榮花は先立つて無常の風に誘はるる
南楼の月を弄ぶ輩も 月に先立つて有為の雲にかくれり
人間五十年、化天のうちを比ぶれば、夢幻の如くなり
一度生を享け、滅せぬもののあるべきか
これを菩提の種と思ひ定めざらんは、口惜しかりき次第ぞ

생각하면 이 세상은 계속 살 집이 아니다
풀잎에 맺힌 이슬, 물에 맺힌 달보다 더 덧없다
금곡에서 꽃을 읊고, 영화는 먼저 무상의 바람에 꼬인다
남루의 달을 즐기는 자들도 달보다 먼저 유위의 구름에 가려진다
닝겐 50년, 천상의 삶에 비하면 꿈 환상 같은 것
한 번 생을 받아 멸하지 않는 게 있을 것인가
이걸 보살의 뜻이라 생각하면 다만 아쉬울 뿐이요.

- 아츠모리, 연대 미상, 오다 노부나가가 즐겼다고 함

[코로나19]가 점입가경이네요.
지난 글(https://pgr21.com/freedom/85573)에서 말한 것처럼 일본 상황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성원도 많이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시 한 번, 일본이 잘 되는 계기가 되길 빕니다.
벚꽃이 다 지기 전에 이 글을 올려야 하기에 오늘 올립니다.
이번 글은 덕질 얘기입니다.
편한 마음으로 일본을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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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없음(無常, 儚い)은 일본 문화의 뿌리에 있는 정서입니다.
위 세 글은 일본 사람들의 정서적 기원에 있는 것을 설명해주는 대표적인 것입니다.
방장기는 교과서에 실려 있습니다. 번역은 제가 대충 했습니다.
굳이 문화인류학적으로 접근하면 섬이라는 갇힌 공간에서 외적 없이 무한히 치고 받으면서 굳어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일본에 대해서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계신가요.
고대적인 문화, 중세(봉건)적인 관계, 근대적인 셈법을 가진 나라가 일본입니다.
가장 덜 알려져 있는 게 고대적인 문화일 거라 생각합니다.
일본은 놀랍게도 비합리적인 문화로 가득찬 나라입니다. 어마어마한 미신 덩어리죠.
천황만 봐도 그렇습니다. 천황은 논리=합리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그냥 고대로부터 단일 혈통인 황족이었다고 하죠.
천황을 인정하면서 인권, 그냥 설명이 안 됩니다. 그쪽도 설명을 원하지도 시도하지도 않습니다.
천황은 국민도 아니고 법 적용을 받지도 않습니다. 깍두기 같은 겁니다.
천황은 폐하이고 그냥 고귀한 분입니다.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고 그렇게 대부분 국민은 넘어갑니다.

천황의 역할은 제사장입니다. 일본에 있는 수많은 신들에게 제사를 잘 지내는 게 일인 분입니다.  오만가지 제사 지내느라 죽도록 바쁩니다.
일본 사람들 다수는 부적(오마모리)을 들고 다닙니다. 부적은 신사에서 만원~ 정도로 팔고 있습니다.
부적마다 교통 안전 등의 효능이 있으며, 열어보면 적당히 무늬하고 빨간 글씨 같은 거 적혀 있고 그럴싸한 일본 천에 쌓여 있습니다.
신사마다 전공이 있습니다. 교통안전, 다산, 인연 맺기(결혼), 공부 합격, 사업 번창 등
수 만의 신들이 각각의 신사에서 전공을 나누어 모셔져 있고, 거기에 들어오는 돈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종종 신사 돌기를 합니다. 합격 기원하면서, 아니면 남편이 드라이버라거나 출산을 기원하면서
관련한 신사를 많게는 수십 개씩 돕니다. 돌면서 기도하고 헌금하고, 부적 사오고 합니다.
정말 믿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정성은 보답 받으려니 하면서 합니다.
만약 일본인에게 그런 신사에서 모시는 신들이 실제로 있고 효용이 있는지 묻는다면 아마 이렇게 대답할 것 같습니다.
"음~, 모르지만 있지 않을까?"
이런 게 통용되는 나라입니다. 신학도 없고 경전도 없고 교리도 없고 논쟁도 없습니다.

제가 보기에 일본에는 두 가지 종교가 있습니다.
한 가지는 '계절'입니다. 다른 한 가지는 '일'입니다.

일본에는 수많은 신이 있지만 이 신들은 지배하는 신이 아니고 심판하는 신도 아닙니다. 그냥 도와줄 수도 있는 신입니다.
진짜 웃긴게, 사람 죽는 일은 또 절의 소관입니다.
에도 막부 시대에는 장례 치르고 묘 관리는 절에서 했고 지금도 절 기반이 다수입니다.
말도 안 되는 짬뽕입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문제가 안 됩니다.
일본 문화에서 사후 세계에 대한 이미지는 강하지 않습니다.
극락이라든지 지옥이라든지, 근데 윤회에는 부정적이고 황천에서 지낸다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인생은 덧없습니다.
덧없다는 정서는 초월적 믿음의 대상이 부재하는 자리를 메우는 것입니다.
인생은 짧고, 인생은 덧없고, 물려받은 카스트와 가업을 지키며 살아가는 인생은 괴로우며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게 일반적 정서입니다. 주로 지배적인 계급인 무사의 정서겠죠.
하지만 뒤집어보면, 인생은 무상하기 때문에 영원한 것,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강한 갈망이 생깁니다.
세상은 변하고 덧없다면, 변하지 않는 것은 진리가 됩니다.
그래서 일본 사람들에게 변하지 않는 것, 오래된 것, 이어지는 것은 좋은 것입니다.
전통-이어진 것은 다른 이유 때문이 아니라 오래되었기 때문에 그 자체로 진리입니다.
무상의 정서가 상(常)의 정서로,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정서로 탈바꿈한 것입니다.
일본 사람들의 오래된 것, 내려져 온 것,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신앙은 여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런데 항상 변하지만 결코 변하지 않는 게 무엇일까요. 그 으뜸이 계절입니다.
계절은 항상 변하지만 어김없이 돌아옵니다.
나는 한해 한해 나이를 먹고 달라지지만, 계절은 어린 시절부터 죽을 때까지 늘상 그랬듯이 같은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뚜렷한 상징이 벚꽃입니다.
벚꽃은 일년에 단 일주일 꽃을 피우고 지지만 매년 어김없이 돌아옵니다.
무엇보다도 화려하게, 짧고 굵게, 죽음의 겨울에서 생명의 봄을 알리면서 한순간만 재현되는 것입니다.
일본 사람들은 다시 한 번 벚꽃을 보면서 세상은 변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돌아왔음을 보면서 구원받는 것입니다.

다른 절기도 마찬가지입니다.
1월 1일 신사 참배,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 3월 3일, 5월 5일, 해수욕장 개장일, 여름(불꽃) 축제, 지역 축제, 할로윈, 크리스마스, 12월 31일.
비록 나는 나이를 먹고 죽음을 향해 가고 있지만 어린 시절과 하나 다를 바 없는 것들에 둘려 쌓여 살아가고 있음이 인생의 위안이 됩니다.
그래서 아사히 슈퍼드라이는 출시된 1987년부터 같은 맛 같은 디자인이고,
도라에몽은 1977년에 처음 나왔고 지금도 매해 여름 영화가 개봉됩니다.
일본에는 그런 것들이 널리고 널렸으며, 무수한 갈망 속에서 재생산됩니다.
나이는 먹지만 언제든 우리는 변하지 않는 것 속에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나는 변하지 않음을 반복할 수 있습니다.
변하지 않는 것에 안심하며 살 수 있습니다. 이 세계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단 한 가지, 반복할 수 없는 게 있습니다. 학창시절입니다.
대학은 또 다닐 수 있고 결혼도 반복할 수 있지만 오직 학창시절(초중고)은 되풀이할 수 없습니다.
이치고이치에(一期一会), 단 한 번의 만남. 일본 사람들의 또 다른 근본 정서인 단 한 번뿐인 인연.
바로 한 번 뿐인 학창시절입니다. 덧없는 인생에서 결코 되풀이할 수 없는 것.
이것이 일본 문화 컨텐츠가 지겹도록 학창시절을 배경으로 삼는 까닭입니다.
다시 되풀이할 수 없는 시간을 작품을 통해서나마 재현하고 반복하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서 아쉬움을 달래고, 영원한 시간을 살려는 것입니다.

변하지 않는 것은 좋은 것입니다. 이어지는 것은 좋은 것입니다.
세상은 변하면서도 변하지 않으며 흘러갑니다.
그건 우리의 삶이 그르지 않았다는 증거이자 우리의 삶이 그르지 않을 것이라는 위로입니다.
이런 게 일본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흘러 왔던 낭만주의적 정서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 사람들이 숙성해온 것들이 있고, 고일대로 고아버린 것이 있다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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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멋(粹)에 대해서 이야기할 차례입니다. (지난 글에서 재미라고 했는데, 멋이 더 가까운 말입니다.)
사실 앞의 것들에 비해서 내용이 많지 않습니다.

인생은 고통이자 고생입니다. 생로병사의 삶은 짧고 고됩니다.
일본에는 내세를 보증하는 신앙도 깊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뭐냐, 즐길 수 있을 때 즐겨야 합니다.

위에서 일본의 두 가지 종교가 계절과 일이라고 했습니다.
이제 일에 대해서 얘기할 차례입니다.
한국에서 일은 해치워야 할 대상입니다. 말하자면 인생의 장애물입니다.
일본에서 일(仕事)은 모시고 받들어야 할 일입니다. 말하자면 나(私)보다 더 중요한 것입니다.

일은 나를 구원해줍니다. 일만 제대로 하면 나는 구원받을 수 있습니다. 한국에는 그런 생각 추호도 없습니다.
일은 나를 위해서 하는 게 아닙니다. 그냥 당위의 대상입니다. 해야 하는 것입니다.
일은 고단합니다. 그 일이 나의 존재와 가치를 증명합니다. 목숨 걸고 해야합니다.
그런데 덧없는 인생 그렇게까지 살아야 할까요?
여기서 멋이 등장합니다.

'멋'은 낭만주의적 세계관에서 구원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구원이 채우지 못하는 부분을 멋이 채우는 거죠.
고단한 삶에 그나마 멋이 숨통을 터줍니다.
일본의 장인들은 실력만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멋'까지가 능력입니다.

사실 이 멋이라는 게 별게 아닙니다. 멋은 개성 요소에 가깝습니다.
말하자면 '다름'에 대한 긍정 같은 거죠.
하지만 그 자체로 삶의 전일성에 대한 긍정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무라이나 장인들에게도 온갖 멋의 요소가 발현합니다.
폼이란 폼은 다 부입니다. 사실 멋은 차별화 및 지배 기제죠.
실력에 힘쓰는 것만큼, 아니 혹은 그 이상으로 멋에 힘을 줍니다.
그게 고단한 '일'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군대 가보신 분은 아실 겁니다.

결국 고단한 일과 멋은 하나로 통일됩니다.
이게 일본 축제(마쯔리)에서 나타납니다. 마츠리는 멋(놀이)이자 동시에 일입니다.

main.jpg
위 사진에 있는 사가 현의 가라치 쿤치를 보면, 여기 나오는 들 것(히키야마) 중에 오래된 것은 200년 넘었습니다.
들 것 장식한 거 보세요. 유네스코 급이라네요. 단지 놀고 마시는 축제일뿐인데 이만큼 공들여 해야 하는 걸까요?
놀이, 마쯔리는 목숨 걸고 하는 겁니다. 물론 세 싸움이기도 했겠지만요.

마찬가지로 다른 놀이, 오락 문화도 결코 가벼이 여겨지지는 않았습니다. 삶과 오락은 뗄 수 없는 것인 거죠.
현대 일본 문화를 지배하는 한 축인 개그맨(게닌) 문화도 이 흐름에서 비롯됩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별도의 글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요는 놀이와 멋은 부수적인 게 아니라 그 자체로 삶의 본질을 구성한다는 생각입니다.
일본의 문화, 상품 및 관광 산업이 발전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일은 멋을 추구해야 하고 일의 과정은 아니더라도 그 결과물에는 멋이 반영되어야 합니다.
제대로 한 일은 당연히 멋진 것일테니까요.
이런 배경 때문에 세상 고지식한 일본 공무원도 멋진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겁니다.

- - - - - - - - -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끝으로 글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일본은 90년대 초 버블 경제가 붕괴된 뒤 약 30년 정도 사회 경제가 거의 멈춘 것처럼 움직여 왔습니다.
임금과 물가는 30년 간 그대로였고 부동산 값은 절반이 되었습니다.

근대 혹은 자본주의적 근대의 기본 정서는 시간은 금이다, 입니다.
즉 오늘은 어제와 다르고 내일은 오늘과 다르며, 세상은 변하고 그 가치를 잡아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유럽은 잘 모르지만 아시아에서는 오직 일본만이 거기에 역행하는 시간을 보내왔습니다.
어제의 진리가 오늘도 진리이고 내일에도 진리이기를 바라는, 또 바랄 수 있는
그런 시간을 30년 간 보냈습니다. 현대 자본주의의 시계를 멈추어 놓은 것 같은 그런 시간을 말이죠.

물론 일본 안에서 변화가 없었던 것도 아니고 탈이 안났던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무상한 세계에서 영원한 것을 애써 희구하듯,
꽤나 어거지로 마치 봉건적 세계에 사는 듯한 경험을 다수의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당연히 그 시간은 영원이 아니었습니다.
이제 일본의 시계가 움직일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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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3 05:35
수정 아이콘
"기뻐하다가 잠에서 깨어 다시 잠든다.

덧없는 세상 꿈은 새벽하늘과 같네."


잘 보고 갑니다. 일본에 여행갔을 때, 일본의 아날로그함이 참 좋았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90년대 초반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었으니까요.

일본에도 추후에 앞을 바라보는 사람이 생기듯이, 한국에도 저같이 뒤를 바라보는 사람 한 명 쯤은 괜찮지 않을까요.
20/04/13 06:15
수정 아이콘
일본을 욕하는 것보다는 일본 욕을 참는 게 훨씬 이롭다고 생각합니다.
-------------------------------------------------------------------------------------- 여기서 저랑 갈리네요.
이로울진 몰라도 해서는 안되는게 있지요. 과거 청산이 되지않은 상태에서 이익만 추구하면 정신건강에 매우 나쁩니다.
언젠간 해결을 보고 지나가야합니다. 해결되지않은 친일 문제로 몇십년이 지난 아직도 그 후유증은 크기만 하니깐요.
20/04/13 06:58
수정 아이콘
(수정됨) 눈앞의 이익을 위해 눈 감아주자는 게 아니라, 욕 몇 마디로 소모하지 말고 더 발전하고 더 어른, 더 좋은 나라가 돼서 이기는 게 답이라는 제 생각입니다. 사과 받으면 좋지만 햇볕 정책 아니면 어렵습니다. 일본에 있는 뜻 있는 시민과 손 잡는 방법이 지름길이고 유일한 길인 것 같습니다.
루트에리노
20/04/13 09:57
수정 아이콘
지금까지 묻고 넘어가자고 잘 해줬는데 별 리액션이 없잖아요. 이젠 다시 파낼 차례죠.
20/04/13 11:31
수정 아이콘
일단 일본의 뜻있는 시민들은 지금 힘이 없고, 앞으로도 없을것 같아요. 이게 유일한 길이라니...

원글님만큼 일본의 배경과 지식을 이해하려고 하면서까지 일본을 용서하고 앞으로 나아가자고 한다는 정성이면 한국인을 이해하려고 노력해도 보시면 어떨지... 한국을 공부해보면 지금의 반성없는 일본을 결코 용서할수 없을것임을 아실텐데요.
하늘하늘
20/04/13 12:56
수정 아이콘
이미 일본보다 더 좋은 나라 더 어른인 나라가 된것 같지 않나요?
일본에 너무 오래계셔서 한국의 실상을 모르시는것 같습니다.
이민들레
20/04/13 08:36
수정 아이콘
동감합니다. 갈등해결에 항상 화해가 답이라고 생각하진 않거든요. 그것도 우리 부모를 칼로찌르고 강도짓한 사람이 사과한마디 없고 오히려 그때를 그리워하고 자랑스럽게 여긴다면..
되나요
20/04/13 11:02
수정 아이콘
(수정됨) 100% 동감합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님들을 모욕하던 놈들의 논리와 똑같은 소리라 보는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개인주의자 선언
20/04/13 13:10
수정 아이콘
문장만 따로 떼놓고 보면 흠칫하지 않을 사람 많이 없을텐데
글의 내용으로 보아 오래 생각하신 분이 하신 말이라, 눈 감아주자는 단순한 의미로 들리진 않는 것 같아요
저도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20/04/13 06:45
수정 아이콘
시가 참 좋네요.
기다리다똥된다
20/04/13 06:48
수정 아이콘
재밌는 글 감사합니다.
일본여행 좋아해서 27번 다녀왔는데, 여행다니면서 느껴본 여러 가지 느낌적인 느낌이 잘 정리된 느낌이네요.
이해안되는 행동들이 아 그래서였구나 싶습니다.
오스맨
20/04/13 06:57
수정 아이콘
(수정됨) 현재 일본에 유학중인데, 많은 부분 동의합니다. 두나라의 사유하는 방식은 유교와 신토, 한반도로 치면 조선과 고려의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어느쪽이 우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일본 욕을 참자는 의견도 아니고 죄가 없다는 의견도 아니지만, 한국과 일본이 서로를 자기 시선으로만 생각하는게 분쟁의 원인이라고 봅니다. 서로가 생물학적으로 비슷한 국가다 보니, 일본은 일본적인 사유로 한국을 대하고, 한국은 한국 사고방식으로 일본을 대하는 것이 최근의 마찰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양사람들이 눈찢는건 그냥 넘어가는 사람들이 일본사람들이 조센징이라고 하면 발끈하는 이유에는 (물론 둘다 잘못한것이고, 식민지 시대의 과거가 있진 하지만) 금발머리 빨간눈의 사람들은 그저 생각이 다르겠거니 하지만, 우리랑 거의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이 놀리면 '아니 어떻게 네가...' 감정적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20/04/13 07:10
수정 아이콘
일본이 한국 문제를, 다시 말해 세계 제2차대전을 제대로 청산할 수 있다면 다음 라운드로 진출할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아쉽지만... 반대로 한국은 자립적으로 일본을 극복할 가능성이 열리고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오스맨
20/04/13 07:20
수정 아이콘
네 저도 한국이 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뫼소
20/04/13 07:13
수정 아이콘
시간이 멈춘 듯한 장소가 종종 보이는 나라죠. 심지어 뉴욕보다도 큰 경제권이라는 수도권에서조차 구태적인 현금결제와 레트로한 영업 방식을 고수하는 리테일이 많고 「좋은 가게」를 꼽는 데 있어 그런 부분을 마이너스로 보지 않는 보편적인 인식이 느껴질 때가 있고요.

자영업자 리테일에 한정해서, 골목식당 같은 자영업자를 테마로 한 프로그램들, 그리고 그 자영업자들의 TV 이후의 행보와 일본에서의 경험을 대조하고, 무엇이 다른가 생각해보면 「성장해야 한다」라는, 비즈니스를 하는데 있어 의식해야 할 당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비율이 유의미하게 차이가 난다고 느껴집니다.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이걸 일종의 업으로 인식하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꾸려나갈 수 있다면 바꿀 필요가 있냐는 건데, 본문에 있는 무상 속에서 항상성을 가지는 것에 대한 인식에서 비롯된 걸수도 있겠다 싶네요.
달과별
20/04/13 08:12
수정 아이콘
그러고보니 코비드19사태가 현금위주 사회에서 벗어날 기회이기도 하네요. 비말이 묻어 있을만한 현금보다 카드가 안전하니까요. 일본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배우고 변할까 궁금해집니다.
20/04/13 07:23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人在江湖身不由己
20/04/13 07:25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거슨
20/04/13 07:32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읽으면서 생각난게 만주 퉁구스계 국가들입니다.
일본이 우리랑 복작거리며 동경과 멸시를 나누고 서로 의식하고 비슷한 외모지만 알맹이가 다른게 재밌네 근데 그 비슷한 나라? 민족?이 하나 더 있었는데 싶어서요.
우리랑 만주도 형이네 아우네 야만이네 약골이네 하며 지긋지긋할 정도로 부대끼며 살았는데 폭삭 망하고 한족의 물결에 완전히 잠겨버렸죠. 이놈들도 존속했으면 우리랑 비슷하면서도 다른 정서, 문화를 즐길수 있었을텐데...
20/04/13 10:33
수정 아이콘
만주족들 국가를 유지하고 있었다면 비슷하면서 다른 정서를 더 즐길 수 있었을텐데, 많이 아쉽네요
20/04/13 07:36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20/04/13 07:41
수정 아이콘
깊은 사색이 느껴지는 글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04/13 07:48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가끔 일본 영화보면 느껴지던 감성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밀물썰물
20/04/13 07:51
수정 아이콘
오마쯔리의 근본에는 고장 마다 가지고 있던 토속신에 대한 일종의 제사를 축제화 한 것 아닌가요?
20/04/13 07:52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팔콤게임의 팬인데 읽으면서 섬의궤적에 학창시절이 들어간 것과 벚꽃에 비유되는 라이노 꽃이 생각나면서
게임내에서 표현하던 나레이션 문구들이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네요.
저번글도 그렇고 이번글도 읽으면서 일본에 대한 이해가 한층 올라가는 느낌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크레토스
20/04/13 07:57
수정 아이콘
(수정됨) 한국은 미신이다,악습이다 그러면서 무속이나 관련된 전통문화를 너무 많이 없애버렸죠. 조선시대에도 좀 그랬고.. 결정타는 개발독재 시대 때.. 그러면서 이제와서 일본이 그런걸 문화 콘텐츠에 활용하는 건 부러워하더라고요. 일본 부러워만 하지 여전히 관심은 하나도 안주면서요.
그리고 콘텐츠에서 학창시절 그리는 건.. 뭐 한번뿐이라는 점도 있지만 일본의 사회인 생활이 별로 재미없기 때문 아닐까요. 일본인의 학창시절이야 40% 정도의 대학입시생만 빼놓곤 한국에 비해 강도가 훨씬 약하고 부활동 같은것도 많이 하는걸로 아는데.. 사회생활 하면 직장 분위기도 보수적이고 노동시간도 노동강도도 한국이랑 더불어 엄청나게 강한편이니까요. 괜히 학창시절을 그리워하는게 아니라고 봅니다.
20/04/13 13:07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노동이 극도로 고통스럽죠. 그래서 '덧없음'과 '멋'은 별개가 아닙니다. 일본 사람들에게 학창시절은 인생의 벚꽃인 것 같습니다.
merovingian
20/04/13 08:15
수정 아이콘
좋은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Foxwhite
20/04/13 08:20
수정 아이콘
와우 진짜 글 술술 잘읽히면서 흥미로운걸 배워가네요. 감사합니다.
눈이내리면
20/04/13 08:44
수정 아이콘
정성 가득 담긴 글 잘 읽었습니다.
최근 출간된 <나쁜 나라가 아니라 아픈 나라였다>에 대한 글쓴이님의 소회 역시 듣고 싶네요.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
별거아닌데어려움
20/04/13 08:50
수정 아이콘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무엇으로 특징지을수 있을까 란 생각도 하게 되네요.
트루할러데이
20/04/13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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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글 잘 봤습니다. 일본 문화를 접하면서 느꼈던 것들이 잘 설명이 되는 것 같은 글이네요.
20/04/13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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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50년. 느낌이 확 오네요.
Sardaukar
20/04/1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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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인생 50년으로 의역들 합니다
티모대위
20/04/13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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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 보려고 피지알 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04/1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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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로 아침을 시작해서 기분이 좋네요.
일본 특유의 감성을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이해가 됬어요.감사합니다.
비밀의문
20/04/13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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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관련 글은 항상 관심있게 읽게 되는데 지난 번 글도 그렇고 이번 글도 그렇고 공감을 느끼며 또 깊이에 대해 놀랐습니다.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일본과 연을 맺으시고 계신진 모르나 자주 다양한 글을 써 주셨으면 좋겠네요.
잠만보
20/04/1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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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가 일본 서브컬쳐에서 학창시절 얘기가 왜 그렇게 많은지 그 이유를 알게되었네요

그리고 짱구 아빠 과거 추억편이 왜 일본에서 레전설로 꼽히는지 더더욱 알 수 있네요 (물론 그 극장판은 한국인이 봐도 눈물없인 못보는 감동편이지만요)
스마스마
20/04/13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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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잘 읽었고 많이 배웠습니다.
오와라이 한번 다루어 주세요 ^^
암흑마검
20/04/1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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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명탐정 코난을 예전에 자주 보았었는데 계절의 변화는 만화 속에서 나타나지 않는데 캐릭터들이 나이를 먹지 않는 모습이 보여서 상당히 신기했습니다. 명탐정 코난 때문에 알아보니 사자에상 시공이라고 하는데 오늘 UMC님의 글을 보니 일본이 그러한 세계관에 익숙할 수밖에 없다는 느낌이 드네요....
20/04/13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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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50년으로 옮겨주시니 묘하게 귀엽네요 크크
잘 읽었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20/04/13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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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저의 어린시절엔 일본이란 애증의 관계랄까요. 어릴적 아버지가 일본 출장 갔다오시면서 사다주시던 가슴팍이 열리면서 따발총이 나오던 장난감, 게임기 (카시오), 카시오 전자시계, 명동 거리에서 사온 일본노래들이 담겨 있던 빽판, 그리고 영화 잡지 스크린..고등학교때 교실 뒤에서 "긴기라기니" 노래맞춰서 춤추던 기억들. 외국에서 만나면 제일 먼저 친해질수 있던 사람들, 그리고 잊을만하면 신문에 나오던, 재일동포 차별, 그 차별을 이기지 못한 소년의 자살...이렇게 증오할수 밖에 없었던 나라.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줄 알았던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아직도 저렇게 안정이 안된것은 다 두 나라의 정치인들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까지 과거에 솔직해지지 않고, 또 과거를 자신들에게 이용하려는 것인지....이제는 좀 그만 했으면 좋겠습니다.
친했던 일본 친구, 그렇기에 비틀어진 두나라의 관계에 대해 솔직히 대화할수 있던 친구의 말이 기억남니다..."우리가 과거에 대해 제대로 배우지 못해서 한국을 이해못했어..미안해" 이 대화에서 "맨발의 겐"에 나오던 동네사람들의 조선인 "박씨"에 대한 미안한 감정이 오버랩이 되더군요.

원글님 생각에 200% 동의하면서 이제 서로들 반목하지 말고, 이해하며 잘 되길 바라고 싶네요.

사족으로 전에 본 일본 드라마, "굿럭" 에서 김탁구를 갈구던 회사의 감사관이 그의 마지막 비행을 마치며 조종석에서 계기판을 향해 고개숙여 절을 하고 나오는 장면이 원글님의 일본 사람들의 일에 관한 가치관을 읽으면서 이해가 갔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마리아 호아키나
20/04/1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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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이 두 나라의 정치인들이라고 말하기에는 전후내용이 모두 일본사례인데 좀더 보충해주실수 있을까요?
20/04/14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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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이 늦었습니다. 제 생각엔 93년 고노, 95년 무라야마, 김대중 대통령, 오부치 총리의 공동선언에서 이제 안좋은 과거에 사과하고, 사과받고 끝냈었는게 좋았을것이란 말이죠. 고이즈미 총리도 사과를 했었죠.
그런데, 그후 일본 정치인들이나 누구나 다 아실만한 한국 정치인들이나 계속 한국에 대한 식민지배의 부정, 또 이렇게 사과를 받았습에도 계속되는 사과요구...

제가 말하고 싶은건, 두나라가 끊임없이 과거에 사로잡혀 서로를 어렵게 하기보단, 서로 잘살고 잘나기 위해 힘을 합치는게 낫지 않을까요? 도대체 누구를 위한 반한/반일인가요?
마리아 호아키나
20/04/14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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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질문드린 것은 한국 측의 잘못이 무엇인지에 대한 보충인데 그게 일본에 대한 거듭된 사과요구군요.
최근 양 국이 반목하게 된 원인은 독도문제와 일본이 이전 담화를 뒤집은게 가장 큰데 그걸 양 국의 잘못으로 본다는 것은 동의할수 없습니다.

그리고 반한/반일은 입장이 명확히 다른데 계속 같이 묶는 것도 이해가 안됩니다. 가해자/피해자 관계로 치환하면 단순한 일인데 문제의식이 아쉽네요.
이웃집개발자
20/04/1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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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04/13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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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하게 느끼는 일본과 우리와의 차이를 이렇게 글로 정리해주시니 이해가 잘 가는것 같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되나요
20/04/13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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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일본이 잘되어야 우리나라도 잘 되니까 욕하지 말고 꾹 참아라 그게 이득이다라는 부분부터 어처구니가 없는데 그거 위안부 성착취 피해 할머님들께 박정희같은 놈들이 할 법한 이야기 아닙니까?
군대의 예를 들면서 지겹고 힘든 일을 멋을 통해 자기것으로 바꾼다고 하셨는데 다녀온지 오래됐고 민방위도 얼마 안남았지만 되도 않는 이상한 멋을 부리는게 고단한 일에 힘을 준다는 내용도 전혀 안갑니다. 쓸데없이 멋부리고 각 잡고 각종 검열할 때 대형보면서 1cm 오차 잡겠다고 괴롭히고 시간 낭비하는 그 짓거리 자체가 어처구니 없는 괴롭힘일 뿐인데요. 심지어 그걸 예시로 일본인들의 행동이 이해가 가다니 영 모를 이야기네요.
지겹고 힘들고 어려운 건 그것 자체로 힘든거고 그 와중에 즐거움을 찾는 경우가 있기야 하겠죠. 하지만 그건 그냥 정신승리인거지 그게 대단한 멋이라고 생각하면서 이겨낸다는 구조가 이해를 못하겠네요.
저격수
20/04/1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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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독하셨네요.
병장오지환
20/04/1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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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면서 마음에 안 드는 부분만 확대재생산한다는 게 이런 느낌이겠죠. 이런 거 제일 잘 하는 곳이 언론사인데 무슨 정치기사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되나요
20/04/1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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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대댓 달아주신 두분은 시간되시면 설명 좀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본의 문화에 대한 부분, 멋, 이런 내용은 제가 크게 관심이 없어서 잘못 해석했을 수 있다는 걸 인정하겠습니다만
일본이 잘되어야 우리나라도 잘 되니까 욕하지 말고 참는게 이득이다라는 저 부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오독이 아니고 확대재생산이 아니게 되는겁니까? 단언을 하실 정도라면 저 내용이 그게 아니다라는 걸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풀이가 가능하실텐데 부디 부탁드립니다.
20/04/13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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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웃음만 나네요.
저격수
20/04/1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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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일본인들의 행동이나, 일본이란 나라를 보면서 실존주의의 향기를 깊게 느꼈습니다. 더 모를 때는 1억 3천만명의 우울증 환자가 사는 나라인 줄 알았는데, 그 성질은 일본인만 지닌 것이 아니더라고요.
20/04/1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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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이후 한국이 일본을 그리 미워하진 않았죠.
왜 일본 여행객이 넘쳐났겠습니까?
왜 동일본 대지진때는 간바레 일본이라며 모금 프로그램까지 공중파에서
방영해서 가져다줬을까요?
한국은 과거를 잊자는 움직임이 분명했지만 일본인 태반이 숨쉬듯 혐한을 하니
일본 바라기가 미친짓인걸 깨달은 사람들이 늘어난겁니다.
돌이킬 수 없죠.
마리아 호아키나
20/04/1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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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자체는 좋은데 역사관을 읽고 보니 선입견이 안생길수가 없네요. 많은 열강 중의 하나일 뿐이라니..

[하지만 일본을 특별시 하는 데엔 반대합니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 특수한 역사가 있지만 일본이 특별한 나라는 아닙니다.]

일반인 입장에서는 특수한 역사가 있으니 특별시 하는게 오히려 정상적으로 보입니다.
20/04/1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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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언젠간 미워하지 않게 되면 좋겠습니다. 과거를 잊자는 말이 아니구요.
사람마다 그 시기와 기준은 다를 수밖에 없는데, 그걸 강요하지 않고 본인이 느끼는 점을 서술한 점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해하려는 마음은 그 어떤 다툼이나 분쟁에서든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지금처럼 혐오의 정서가 만연한 시기일수록요.
수부왘
20/04/13 11:4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일본이 잘 돼야 한국이 잘 된다는건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네요.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죠. 일본은 한국전쟁의 쑥밭을 발판삼아 성장했고 한국은 휘청이는 일본의 전자업계를 잡아먹고 성장했습니다. 일본이 잃어버린 30년으로 치명타를 입지 않았으면 한국이 선진국으로 올라설 일도 없었어요.
행복의시간
20/04/13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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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 때 한국이 입은 수혜와 한국전쟁 때 일본이 입은 수혜를 생각하면 이 분 말이 맞죠. 경쟁하고 있는 산업 부분이 많이 겹쳐서요. 그렇게 서로 공생관계라면 아베의 정권이 수출규제같은 조치를 취했을까요?
20/04/13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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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감입니다. 전자가 아닌 다른 산업부분도 경쟁하는 위치에 있다고 봐서 본문의 의견은 좀 의아합니다.
고분자
20/04/13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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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합니다
20/04/13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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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 일본을 "개 같은 짓을 많이 한 열강국가"라고 적어 놓았는데 그 뒤에는 직접 피해자인 나라의 국민이 "일본을 특별 취급 할 필요가 없다"라니 타국의 시각에서 본다면 그럴 수도 있지만 한국의 입장에서 왜 그래야 하는건지 모르겠네요.
위니안
20/04/13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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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일본에 대해서는 어찌되었건 지정학적 위치로 근접해있기 때문에, 또 관계산업이 이리저리 얽혀있기 때문에 공생해야 한다는 생각은 갖고 있습니다.
다만 일본을 특별한 나라로 여기지 않기에는 이전의 특수한 역사가 너무 크죠.
욕할 일 또한 과거사만 존재한다면 몰라도 이에 대한 반성이나 성찰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더러,
현재까지 다양한 언행을 일삼으며 욕먹을 일을 지속적으로 반복 재생산해오고 있음에도 참는 게 이롭다는 주장은 선뜻 동의가 어렵죠.
20/04/13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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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고히토에(一期一会)' 이 부분은 '이치고이치에'가 아닐까 합니다.
20/04/13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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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네요. 학창시절부터 틀리던 건데 입에 안 붙네요. 감사합니다.
파수꾼
20/04/13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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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멈춰있던 시계가
코로나19 사태로 다시 움직일 수 있을지
그건 일본 국민들의 의지에 달렸네요
20/04/13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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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도 참 잘 읽었습니다. 통찰이 느껴집니다. 감사합니다.
20/04/13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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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인터넷에서 보니까 SLR에서 일본이 어쩌니 저쩌니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당신 왜 카메라 니콘이요?
하고 물으니까 그 물어본 상대방한테 패드립 치던데,

그런 것들을 생각해 보면 선택적 극일 참 웃겨요.
그 일해라 핫산하는 만화에서도 지적하듯이 코끼리 밥통 싸들고 오던 세대에서 밤이면 밤마다 양질의 동영상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이 갑자기 일본 문화에 대한 탐구 및 양국의 진지한 화해와 이해 발전을 모색해 보자 하는 말 앞에서는 엄청 근엄해진단 말이예요.

극일을 하고 싶으면 하는 거라고 쳐도, 남들한테 엄격한 그 이상으로 자기한테 엄격해야 하지 않나 싶네요.
20/04/13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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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하다가 역사관 국가관 부분은 지웠습니다. 짧게 쓸 부분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20/04/13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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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엔 동조하지만 사족이였던 것 같습니다.
실제상황입니다
20/04/13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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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부분을 지적한 댓글들의 논리가 맞다고 보고 스스로의 생각을 수정하신 건지
아니면 역사관은 그대로인데 불편한 분들이 많아서 지우신 건지 궁금하네요.
비판하려는 건 아니고 진짜 순전히 궁금해서 한번 여쭤봅니다.
20/04/13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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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짧게 주장할 내용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지웠습니다.
일본만큼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도 나쁘다고 생각합니다. 위안부 합의해준 정권도 나쁘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뽑은 국민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얘기 나누고 싶습니다.
실제상황입니다
20/04/13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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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도 UMC님의 역사관에 어느 정도 공감이 돼서 여쭤본 것이었습니다. 근데 그러한 역사관에 반대하는 분들의 생각에도 어느 정도 공감이 되거든요. 한국인의 입장에서 일본을 특별시할 수도 있는 거고... 객관화시켜서 일본을(비롯한 근세 제국주의 열강들을) 특별시하지 않을 수도 있는 거고... 꼭 한쪽을 선택해야만 하는 당위성이 있다고 보긴 어렵겠지만 어느 쪽의 논리가 더 타당한지 궁금하긴 합니다.
다크 나이트
20/04/13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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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똑같이 나쁜건 없죠. 개인한테는 더더욱이나 그걸 똑같이 나쁘다고 하면 받아 들이는것 보다 반발이 오는게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보통 이런점은 한국가에 있는 사람이 아닌 음 2국가 이상의 나라에 걸처 사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판단 오류죠. pgr에서도 몇번 이런류의 주장을 본적있어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제가 역사관을 미처 다 못봐서 딱 여기까지만 말씀드릴수 있겠네요.
똑같이 나쁜건 없습니다.
20/04/1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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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이 나쁘다는 말은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정정합니다.
다크 나이트
20/04/13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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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쁘다라는게 단순히 뭉뚱그려서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서 댓글을 달았습니다. 솔직히 이 글에서도 사족이라고 생각했고요.
다만 삭제 하셨으니 굳이 이 말을 더 할 필요는 없겠죠.
저격수
20/04/13 15:39
수정 아이콘
(수정됨) 글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고 동조하는 입장입니다.
당시에 (19세기에) 타국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열강의 입장에서 주변국에 영향력을 안 끼치는 선택을 하기는 힘들었을 것 같아서, 일본도 나쁘지 않고 다른 열강들도 당연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힘의 논리라 -_- 당시 조선도 그냥 힘의 논리에 의해서 일본에 소속되게 된 거고요. 다른 나라의 식민지화 (특히 아프리카 국가들) 와 비교해 봤을 때, "소속"이라는 온건한 표현을 사용해도 된다 생각합니다. 일본의 입장에서도 조선은 지배해서는 도저히 수지가 안 나오는 땅이었고, 소속을 시켜야 겨우겨우 유지가 되는 말 안 듣는 식민지였으니까....

아예 눈치를 보지 않고 일본의 침략행위에 대한 비난을 아예 하지 않으셨으면 더 논란이 안 되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 부분이 있었을 때는, 일본 언급만 나와도 경기를 일으키는 한국인 독자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 억지로 첨가됐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크레토스
20/04/1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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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시대상으로 그게 당연하다고 해서 나쁘지 않다기엔 좀.. 우생학도 사회진화론도 그 당시엔 당연하던 건데 그럼 왜 비판하나요. 그리고 정부재정으로 따지면 조선뿐만 아니라 애초에 수지 맞는 식민지 자체가 거의 없었습니다. 대부분은 적자였죠. 뭐 대만이나 인도같은 상당히 흑자 보는 땅도 있었지만 드문 케이스죠.
저격수
20/04/14 10:24
수정 아이콘
저도 사실 혼란스러워요. 아는 것도 잘 없고... 한국 사람에게 피해자로서의 역사관이 강요된다고는 생각하고 반대로 일본 사람 입장이라면 그게 뭔 잘못인가 싶을 것 같은데, 그래서 주권을 배제하고 조선 민중들이 어떤 생각으로 합병을 받아들였나 궁금하기도 하고...
식민지를 만드는 행위 자체를 비판해야 하나, 거기서의 착취행위를 비판해야 하나, 내 나라를 지배한 일본을 비판해야 하나 이것도 아직 생각 정리가 잘 안 됐네요.
20/04/13 13:26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맥스훼인
20/04/13 13:53
수정 아이콘
역시 글쓴분의 의도와는 별개로
댓글은 일본만 나오면 반사적인 반응들이 많네요.
중국에 대해서도 동일하겠지만요.
다크 나이트
20/04/13 14:27
수정 아이콘
굳이 이런 댓글이 사람들 강요하는 글이죠. 일본과 중국을 똑같이 볼필요도 없는데요.
더군다나 이러한것은 단순히 국가간의 문제가 아니라 자국가에서 타국가를 바라보는 모습이기 때문에 아마 중국에 대해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니 체제가 더 극단적이니 더 그 말만 나올 가능성이 더 커보이죠.
굳이 댓글 다시는 분들을 비아냥 거릴 필요 있나요?
맥스훼인
20/04/13 15:30
수정 아이콘
중국에 대해서도 동일하다는건 중국에 대해서도 똑같이 반사적인 반응이 나올거란 거에요
일본인들의 삶의 방식에 대한 글에서 몇몇 댓글이 과거사 이야기만을 반사적으로 꺼내는건
혐한하는 2채널쪽 반응과 큰 차이가 없는거 같아서 '비아냥'거려봤습니다
다크 나이트
20/04/13 15:37
수정 아이콘
글쎄요. 단순히 과거사 이야기가 아니라 역사관을 어떻게 받아드리냐 차이인데 그걸 반사적으로 꺼낸다고 하시는건 해석을 너무 한쪽으로만 하신가 아닌지요? 단순한 험일 험한 이야기가 아닌데요. 보편적인 인접 국가의 흥망성쇠와 자국의 흥망성쇠의 연관성, 그리고 우리나라만의 특수성을 따져서 이야기할떄 전에 있던 글쓴이 분의 역사관에 대해서 반론이 나오는게 어찌보면 당연하죠. 애초에 그 이야기는 여러 이야기가 나올수 밖에 없는 부분인데요.
그걸 2ch랑 비교하면서 차이가 별로 없다면서 비아냥 거릴 자격이 님에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sidsiddl
20/04/13 14:20
수정 아이콘
댓글이 좀 산으로 가는 면이 있습니다

지엽적인 부분보다는
일본이라는 나라, 일본인이라는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좋은 내용을 전달했다는데 초점을 두는게 어떨까 하네요

전 무엇보다
일본사람들이 왜 이리 '가업'이나 '전통'을 이어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좀더 이해할 수 있어서 좋네요
온갖 문화컨텐츠의 근간이 '학창시절'이란 측면도 말이죠;;
다크 나이트
20/04/13 14:25
수정 아이콘
글쎄요. 지금이야 아예 삭제 하셨지만 그 부분이 작은 부분은 아니였죠.
글을 읽는 초점은 독자가 같는것이고 그런것이 거슬린다면 지금 처럼 아예 삭제하는 편이 좋은거죠.
칼라미티
20/04/13 15:21
수정 아이콘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덧없음에 대한 부분이 특히 좋네요...
나데시코
20/04/13 16:04
수정 아이콘
오랜만에 보는 깊은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옆나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며 본인은 알았다 착각하는 글들이 많았는데 이글은 읽으면서 감탄이 나왔습니다
20/04/1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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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개인적으로는 글쓴분 생각에 동감하는데 모든 사람이 동감하긴 쉽진 않긴 하겠죠. 이런부분은 이성보다는 감정이 앞서는 부분이라.
일본도 사과를 하긴 했었는데 한국이 모르쇠 하는 것도 있고(고노담화-무라야마담화-간담화때 일본 스탠스는 분명히 사과가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한때는(민주당정권 한류발흥기) 일본이 한국 짝사랑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MB가 천황 사과 드립쳐서 한일관계 개판으로 만들었던 적도 있으니 그쪽 입장에서는 뭔가 배신당한 기분도 들거구요.
근본적인 문제는 박정희가 사과고 보상이고 퉁쳐서 본인 착복+경제개발비로 써먹은게 제일 큰 문제라고 봅니다. 이렇게 되다보니 일본한테는 맨날 느그 근대화 전부 우리 자본으로 이룬거고 우리 기술으로 이룬거라고 빈정댈때 뭔지 모르게 반박은 못하겠고 열받는거고...
현대 한국이 예전의 약소국 포지션보다는 오히려 일본과 같은 열강에 더 근접한 포지션이라는 걸 고려해보면 지금 시점에서는 국제사회의 룰(이라고 적고 열강들의 합리화 대잔치)에 가까운 스탠스를 가져가는게 맞긴 하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대놓고 속시원하게 내지르는건 북한처럼 뭣도 없는 국가라야 가능한거죠. 그래서 이승만 시절의 한국이 외교에서는 제일 사이다 외교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구요.

정말 이성적으로만 딱딱 따져서 국제관계를 대처하려면 논리적으로 대처할 수 없는게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몽골은 고려인들한테 일제보다도 더 악랄하게 굴었던 놈들인데다가 전세계를 말아먹을뻔한 놈들이니까 키트같은건 1도 주지말고 전쟁이라도 해서 말라죽여야 하고, 중국은 통일 대업을 가로막은 놈들이니 단교부터 해야할거고, 반대로 베트남은 우리가 미안한 감정을 약간이나마 가지고 있어야할거고, 마다가스카르 같은 경우에는 이건 진짜 대놓고 한국인들이 제국주의 흉내내다가 혁명 일어난 곳이니까 매일같이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아야겠죠. 하지만 사실 이런식으로 얘기하면서 남을 설교하며 뭔가 도덕적 우월감을 얻으려들면 당장 상대방이 미쳤냐 그럴 겁니다. 결국 대국적으로 어느 시점이 오면 한일은 손을 잡을 수밖엔 없을 거라 생각하는데, 이는 한국이라는 나라, 일본이라는 나라 각각의 본질이 결국은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만들어 놓은 방파제이자 전시품이고, 어느 시점이 오면 전시품 각각의 의지는 별로 중요하지가 않을 거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곧 한국 일본 각각의 감정보다 중국 견제라는 본연의 목적이 더 중요해지는 시점이 오게될 것 같아서요. 당연히 그건 저희 의지라기보다는 미국의 의지일 거고요.
20/04/13 16:34
수정 아이콘
일본의 나라, 문화를 이해하는데 통찰이 생기는 느낌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티모대위
20/04/13 16:53
수정 아이콘
어느 커뮤니티에서나 일어나는 현상이기는 한데, 그래도 이 글의 본질에 좀더 집중하는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일본이 세계사와 특히 우리나라에 저지른 악행에 저도 치를 떨지만, 원래 본문에 적힌 정도의 소회면 무리없이 지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글쓴 분도 일본의 과오에 대해서는 그냥 사족을 붙였을 뿐, 길게 이야기하실 생각은 조금도 없으신 것 같았는데 그냥 넘어가면 안 될까요;;
아무리 게시글의 한줄 한줄에 무거운 책임이 있다지만, 글쓴분이 '일본은 별 잘못없다!' 라고 선언하신 것도 아니고...
요기요
20/04/1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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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소설 보면 오다 노부나가가 술먹고 기분 좋으면 수시로 부채들고 춤 추면서 인생 50년~ 덧없다 냥냥 거리던데, 역시 글에 이 부분도 있네요
20/04/1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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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는 참으로 '아브라함적인 사람'으로서, 일본의 '종교 아닌 신토'를 보면서 항상 기겁하는 눈빛으로 쳐다봤습니다. 텍스트에 대한 수백년어치 묵은 고민을 하지 않는 신토가 국가신토로 20세기에 사람을 그리 동원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세일계로 생존해있다는게 정말 기가 막히더군요.

오늘 드디어 UMC님 덕분에 '그러려니 하는 종교 아닌 문화로서의 신토'를 이해하고 갑니다. 저는 항상 그런게 궁금했습니다. '경전의 토씨에 집착하지 않는 종교가 1억이 넘는 사람을 묶어주고 있다니, 얼마나 모호한 힘이 단호하게 작용하고 있을까?' 라고요. 친구랑 가끔씩 카루타를 하면서, 참 신기했거든요. (제 지인이 사학과 출신인데, 한국 시조 카루타 룰을 만들어보겠다고 맨날 취미로 카루타 대회를 지인을 불러서 여는 기인입니다.) 아니, 공자의 학문적 언쟁도 아니요, 아브라함의 유일신적 신앙고백도 아니요, 마르크스의 이념적 변증법도 아니고, 카루타의 멋에서 신앙이 꽃필 수 있다니, 도대체 천조대신은 어떻게 되먹은 신격인것이냐? 세계관 최강자들의 싸움을 위해서 다른 신화들이 괜히 힘겹게 싸운 것이 아닐텐데?

결국, 얼마나 탈아입구를 써먹던지간에, 구미와 동양은 너무나도 다른 신화의 집단인가 봅니다. 한국인들이 신이 없는 것처럼, 일본인들도 철저하게 아브라함적인 신은 존재하지 못하는군요. 19세기 서양의 로맨티시즘과 19세기 동양의 근대화는 지구반대편의 평행세계적인 정반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신이 없는 세상, 나라도 기부니가 좋아야지~ 그게 유용성이다!'와 '신이 존재하는 닫힌 계에서의 먹힐자와 먹는 자의 몸을 갈고 닦기'의 자리바꿈. 이제 다시 신은 죽었고, (일본인은 니체도 필요없었군요!), 인간은 만들어진 신보다도 덧이 없어라~. 이런 나라에서 민주주의가 무엇입니까? 제가 개인적으로 궁금해지는 다음 질문은 바로 이것이군요. 아니 타인이란 무엇입니까? 저 또한 탐미적이고 퇴폐적인 '왜색'이라면 환장하는, 담론으로 가득찬 북조선적인 '광장'과 무철학이 최고의 철학인 남조선적인 '밀실' 사이에서 갈길을 잃은 '반도인'입니다. 오타쿠의 토양이 되는 '타인은 내가 결고 닿지 못할, 다만 가시달린 장미꽃'이라는 자폐적인 21세기가 대한민국을 빼고 구미와 일본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우리야 선비정신으로 투표지형, 계급구조로 '너는 나에게 의미가 있다'를 외치고 있지만요, 얼마나 갈까요? '아'에게 '비아'에 대한 질려버림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얼마나 맨정신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언젠가 일본은 극복될 것입니다. 과거를 묻어둔다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그런 날이 와버리고 말겁니다. 일본의 젊은이들이 '태평양 전쟁'을 그냥 '과거의 사건'으로 보는 것처럼, 몽골이 그랬듯이, 일본은 이집트처럼 박물관으로 보내질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것을, 우리의 승리, 우리의 여유라고 해석하고 싶습니다. 우리의 우경화나, 우리의 한심함이 아니라요. 왜냐면, 잊을만 하면, 필요할만 하면, 아쉬울만 하면 계속 꺼내들고, 올바름을 요구할 것이거든요. 동북아의 정치외교라는 것은 말이지요. 소모적인 떡밥으로 계속해서 소환되겠지요.

그리고 애석하게도 우리는 이미 수십년동안 '그것이 삶의 일부였던 상처입은 피해자'에게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랬으면, 나라의 지갑을 먼저 열고, 그 다음에 타국에게 떡밥을 날렸어야죠, 맨날 서로 법원에서 남의 나라에게 단죄하겠다는 판결이나, 행정부에서의 남의 나라는 이상하다는 식의 유권해석이나 하고 말입니다... 앞으로 관심이 없을것이고요.

저는 이 이야기를 직접 피해입으신 분들께 하지 못할 것입니다. 얼마나 건방지고 무서운 소리입니까, 당신의 삶이 끝나면 우리는 당신이 겪은 사건을 '사건'보듯이 할것이라고... 빨리 죽어달라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요. 도저히 그래서는 사람으로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분들 앞에서는 방금 제가 말한 앞문단을 번복할 염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잔혹하지요. 질리지 않고 놓아주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진정 다른 사람들에게 신경은 쓴적이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이렇게 가지고 놀 장난감이 많은 시대에서... 나에 대한 효용이 아닌 타인이 존재할 수는 있는가? 차라리 신이라고 하나 아브라함적으로 믿어야 제정신을 차리고 있을수 있지 않을까? 나를 소중히 여겨주는 신이 없는 세상에서, 나는 누군가를 소중히 섬겨줄 수 있는가? 문화든, 역사든, 민주시민으로서의 타인이든, 옆 나라든?

UMC님과 다른분들께서라도, 이 장광설이 UMC님의 좋은 글에서 나오는, 연관성있는 가지치기프랙탈로 읽힐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그렇지 못한다면, 제가 글을 더럽게 못쓴 탓이고요. 다시 한번,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04/1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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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짧은 글이라 많이 부족합니다. Farce님의 말로 다시 정리해보면, 종교의 목적이 구원이라면 말하자면 일본 문화 전체가 구원의 체계를 이루고 있다는 게 되겠네요. 답없..
공각기동대나 에반게리온에서 극적으로 나타난 허무주의적 실존주의는, '타인은 지옥이다'를 수용하면서 남도 싫고 나도 싫고 우와아아아아아앙, 그러면 남은 뭐고 나는 뭐지에서 극한으로 해매다가, 어느 순간 그냥 '열혈'이라는 키워드로 극적 타결되었습니다. 맞는 답에 도달하긴 했지만 풀이과정이 없으면 빈깡통일 뿐이죠. 결국 그 안에는 고생해서 '역사'와 '지성'을 채워 넣어야 하는데, 역사와 지성 또한 그저 타인일 뿐인 시작점으로 무한히 돌아가므로, 언제까지나 타인이라는 지옥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형국인 셈입니다. 어른이 만들어 놓은 안정적인 지옥에서 외로이 운둔하는 아이가 일본인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글을 마친 마당에, '국가'와 '세계'와 '합리'에 짓눌려 몇십 년간 묻기를 주저해왔던 '민족'에 대해서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청순래퍼혜니
20/04/1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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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예전부터 일본 여행가서 몇번가서 느낀거지만 정말 일본은 조용히 질서정연하게 죽어가는 사람들의 땅라고 생각했습니다. 정갈하고 깔끔하지만 변화를 거부하고 현재의 익숙함을 유지하기 위해선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내주는 사람들이 사는 실버타운 같은 나라... 베트남이나 상하이 여행했을 때 느꼈던 역동적이고 무질서한 에너지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뭔가 공동묘지의 안온함의 결정체 같은 분위기가 어딜가든 짙게 배어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솔직히 인생에 딱히 희망도 없고 조용히 별일 없이 살자 하는 저 같은 사람에게는 참 코드가 맞는 여행지였어요. 허망한 벛꽃과 철저하게 선을 긋는 친절하지만 무관심한 사람들... 썩어 문드러질 지언정 깨끗하게 청소된 거리와 과거의 영광만 아스라이 남은 오래된 랜드마크들까지.
제가 느꼈던 그 체념의 감성을 이해하기 쉽게 글로 풀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뭐 언제 다시 해외 여행길이 열릴지 잘 모르겠지만 전 일본 또 여행가고 싶어요. 하지만 삶에 희망이 있고 뭔가 에너지가 전이되는 경험을 느끼는 여행을 하고 싶은 분들은 절대 일본 여행 가지 마시길.
아웅이
20/04/13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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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고 좋은글이네요. 감사합니다.
틀림과 다름
20/04/13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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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감사합니다
WoodyFam
20/04/13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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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히 멋진 글을 읽게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몽쉘통통
20/04/14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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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도 좋은대 피드백하는게 정말 잘하시네요.

피드백의 정석 보는것 같아요.
20/04/1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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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찬입니다. ㅠ
인생은고길동처럼
20/04/14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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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합니다.
박근혜
20/04/14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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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가 보이는 정말 정말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20/04/14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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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일본 전공 관련자들이 쓴것보다 간결하게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근원에 잘 접근한 글이라고 보여져서 굉장히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는 일본의 저런 맛이 그렇게 싫지만은 않았어요. 그래서 한 때 일본 문화와 일드에 무척이나 빠졌었기도 했구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FreeSeason
20/04/14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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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쓰시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도토리해물전
20/04/15 22:17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앞으로 많은 글 기대하겠습니다.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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