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0/04/06 13:36:57
Name 지니팅커벨여행
File #1 코로나19의료진응원그림.jpg (461.1 KB), Download : 64
Subject 코로나19와 싸우고 계신 의료진들께 보내는 딸아이의 응원 메시지 (수정됨)


1주일 전쯤엔가, 한달동안 가고 싶은 학교를 못 가고 있던 큰아이에게 한마디 던졌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고생하시는 의사, 간호사 선생님들한테 응원 그림 좀 그려 볼래?"

"엥? 어떤 그림요? 어떻게요??"

무심코 던진 말이 이녀석한테 큰 고민 거리를 안겨 준 모양입니다.


사실, 4학년이 되었음에도 학교에 가지 못하고 집에서 문제집 푸는 것과 동생과 놀아 주는 것 말고는 오로지 그림 그리는 데에 시간을 쏟고 있는 큰딸한테 새로운 것 좀 해보자고 가볍게 건넨 말이었죠.

요 몇달 동안 겨울왕국에 빠져 있어 관련 그림을 A4 용지에 뽑아서 줬던 적이 몇 번 있었는데, 틈만 나면 그것을 보고 그림을 그렸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그림에 관심이 있긴 했는데, 학교 가는 것을 하나의 낙으로 삼던 녀석이 학교를 못 가게 되니 그나마 하루종일 그림에 몰두하게 된 셈이죠.

아무튼 겨울왕국 말고 다른 것 좀 그려봤으면 하는 마음에 꺼낸 말이었는데 그냥 그렇게 며칠이 갔습니다.


그런데 어제 다시 묻습니다.

"아빠, 근데 어떤 그림을 그려야 돼요?"

까먹고 있었는데 불시에 물어보길래 대충 얼버무리고 말았지요.

"응? 아... 그거, 마땅한 거 생각 안 나면 그냥 좋아하는 캐릭터 그림에 응원 문구 적으면 되지. 뭐 겨울왕국 안나나 엘사 같은?"

"어떻게요?"

"음... '의료진 여러분들 모두 힘내세요!' 같은 말도 좋고..."

결국 겨울왕국에서 벗어나길 바라고 꺼낸 이야기는 겨울왕국 캐릭터로 정점을 찍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이녀석이 다 그린 다음에 저한테 그림을 내보이고선 어려운 질문을 던지네요.

"근데 아빠 이거 고생하시는 의료진들한테 어떻게 전달할 거예요?"

"아... 인터넷에 올리면..."

무심코 던진 말에 어린이에게 1주일 간의 고민 거리를 안겨 준 원죄 때문이었을까요,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주변의 의사 친구에게 물어 봐야하나, 그 친구는 이쪽이 아닌 걸로 아는데...
아니면 난데없이 이 그림을 카톡으로 보내 무작정 응원을 하면 되나...

그렇다고 인*타나 페이*북 같은 SNS를 하는 것도 아니고,
카톡 단톡방에 뿌리자니 코로나19와 관련해서 일선에서 싸우고 있는 사람들도 없는 것 같고...

직접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난감해졌습니다.


"인터넷에 어디다 올려요? 그러면 의사, 간호사 선생님들한테 전달해 줄 수 있어요??"


고민 끝에 내린 결론, 역시나 믿을 건 여기 밖에 없더군요.

여왕의 심복님을 비롯하여 코로나 전선에서 힘겹게 싸우고 계신 의료진들의 모습을 그나마 피지알에서 종종 접했던 게 생각나 올려 봅니다.

사태를 총괄 지휘하며 대응하는 질본이나,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고 있는 많은 시민들, 감염의 위험 속에서 묵묵히 책무를 다 하고 계시는 의사, 간호사분들과 담당 공무원들, 공항이나 역 등 수많은 인파가 다녀가는 곳곳에서 방역과 소독에 고생하시는 여러 종사자분들을 응원합니다.
(아이에게 쉽게 설명하고자 이 모든 분들을 '의료진'으로 지징했는데, 이를 그대로 그림에 적었나 보네요)

그리고, 최근 두달여 동안 부쩍 늘어버린 큰아이의 그림 솜씨가 더이상 늘지 않아도 좋으니 빨리 이 시국이 물러가고 따뜻한 봄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0/04/06 13:40
수정 아이콘
잘 봤습니다.
아이지스
20/04/06 13:41
수정 아이콘
정말 감사합니다. 다른 선생님들께도 보여드리겠습니다
지니팅커벨여행
20/04/06 15:29
수정 아이콘
수고 많으십니다. 이 정도 밖에 응원하지 못하지만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Foxwhite
20/04/06 13:42
수정 아이콘
오 굉장히 잘그리네요
20/04/06 13:46
수정 아이콘
아니 4학년이 왜 이리 그림을 잘 그려요? 울 딸은 5학년인데도...ㅠㅠ
가끔 피지알에 자녀이야기들 올리시는 분들 뵈면...울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해져요. 못난 유전자 물려준 것 같아서.. 크크
지니팅커벨여행
20/04/06 15:30
수정 아이콘
유전은 아닌 것 같고... 어려서부터 심심하면 하는 게 그림 그리기라서 어느새 저렇게 훌쩍 커버렸네요.
20/04/06 13:47
수정 아이콘
그림도 마음씨도 이쁘네요 흐뭇흐뭇
20/04/06 13:49
수정 아이콘
우리 딸도 그림 그리기 좋아하는데 그림 그릴 시간이 적어서 그런가... T.T
20/04/06 13:57
수정 아이콘
의료진 여러분 감사합니다.
사악군
20/04/06 13:58
수정 아이콘
아유 이뻐라 ㅠㅠ
larrabee
20/04/06 14:00
수정 아이콘
아이가 마음이 너무 이쁘네요. 의료진여러분들에게 작게나마 마음이 전달되면 좋겠습니다
티모대위
20/04/06 14:12
수정 아이콘
디테일이 살아있네요... 오... 일단 저보다 잘그리네요
졸린 꿈
20/04/06 14:13
수정 아이콘
아이고 이뻐라.. 이런거 보면 결혼을 해야하나 싶네요
20/04/06 14:16
수정 아이콘
우와 그림 잘그리고 마음도 착하군요
20/04/06 14:19
수정 아이콘
부녀분 모두 마음이 따뜻하네요. 많이 퍼져서 모든 의료진 분들이 볼수 있길!
아침바람
20/04/06 14:22
수정 아이콘
멋지네요. 실력도 마음씨도 모두.
20/04/06 14:24
수정 아이콘
4학년인데 이렇게 잘그리다니....정말 잘그렸고 착하다고 말해주고 싶네요~~
신중하게
20/04/06 14:27
수정 아이콘
그림 잘 그리네요!! 많은 의료진분들이 힘내셨으면!!!
Way_Admiral
20/04/06 14:34
수정 아이콘
응원그림이 사랑스러워요~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오렌지꽃
20/04/06 14:40
수정 아이콘
그림에 소질이 있어보이네요
20/04/06 14:42
수정 아이콘
의료진들 공 다 가져 갔으면 좋겠네요 고생하십니다
지니팅커벨여행
20/04/06 15:34
수정 아이콘
고생 많이 하시죠. 그분들에게도 평온한 일상이 빨리 찾아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야광충
20/04/06 15:00
수정 아이콘
제 딸아이도 그림 좋아하는데.. 2학년이지만 재능차이가 넘사벽인게 보이네요. 정말 그림만큼 마음도 이쁘네요.
탕웨이
20/04/06 15:02
수정 아이콘
딸둘이면 무조건 추천입니다. 그림 솜씨가 좋네요. 부럽습니다.
인생은서른부터
20/04/06 15:03
수정 아이콘
이야.. 머리 빛이랑 얼굴 명암 벌써 넣는거 보게.. :)
20/04/06 15:04
수정 아이콘
응원그림도 이쁘고 메시지도 이쁘고 아이의 마음은 너무나 사랑스럽네요. 고생하시는 의료진분들께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길..
Janzisuka
20/04/06 15:07
수정 아이콘
그림도 마음도 멋지십니다:3
-안군-
20/04/06 15:14
수정 아이콘
인스타 같은데다가 공유해도 좋을까요? 제가 팔로워가 많은건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어요
지니팅커벨여행
20/04/06 15:33
수정 아이콘
아이고, 별 볼일 없는 그림이지만 그렇게 해 주시면 딸아이의 마음이 여러분들한테 전해질 수 있으니 얼마든지 공유하셔도 됩니다.
20/04/06 15:16
수정 아이콘
그림도 예쁘고, 아이 마음도 예쁘고, 권하신 지니팅커벨여행님도 예쁘시네요~
훈훈합니다.

모든 의료진 여러분 감사합니다!
테돌이
20/04/06 15:34
수정 아이콘
정말 감사합니다. 동료들과 공유하겠습니다.
(그림솜씨가 정말 훌륭하네요!!)
20/04/06 16:31
수정 아이콘
나보다 잘그려... 사람 그리라면 졸라맨 그리는데... 흑흑

덕분에 함박웃음 짓고갑니다~
20/04/06 16:33
수정 아이콘
이게 순수 백지에 그린거면 재능이있는거아니신가...
우와왕
20/04/06 16:38
수정 아이콘
아유 귀여웡
Timeless
20/04/06 17:11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저희 친구들 사이에서 공유할게요^^ 힘이 나네요
티모대위
20/04/06 17:31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항상 응원합니다!
Timeless
20/04/06 18:33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오늘도 열심히 열나는 환자들 진료 중입니다. 다행히 저희 지역에 신규 환자들이 안 나오고 있어서 아직은 크게 불안하진 않네요.
지니팅커벨여행
20/04/06 18:55
수정 아이콘
정말 고생 많으십니다.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아린이
20/04/06 17:36
수정 아이콘
아유 귀여운 친구가 좋은 선문을 줬네요 감사합니다!
모든 의료진들 감사합니다!
여왕의심복
20/04/06 17:43
수정 아이콘
정말 감사합니다!
지니팅커벨여행
20/04/06 18:56
수정 아이콘
저희가 감사할 따름이죠. 건강 잘 챙기십시오!
루트에리노
20/04/06 18:02
수정 아이콘
너무 예쁘네요
윌모어
20/04/06 18:43
수정 아이콘
그림 정말 잘그렸네요! 맘이 너무 예쁘네요
20/04/06 22:53
수정 아이콘
제 딸이 어렸을때, 그림 잘그린다고 칭찬 좀 받았는데, 이 작품이 훨씬 좋은 그림입니다. 색칠이 남다르고, 손가락같은 디테일이 좋네요.
엘사 마스크는 디자인 만들어 팔아도 되겠어요. 집에 있을때, 많이 그리게 해주세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0983 폭설이 온날 등산 [14] 그렇군요2969 24/02/22 2969 1
100982 포퓰리즘은 좌우를 구분하지 않는다. [12] kien4097 24/02/22 4097 0
100981 이소영 의원 공천을 환영하는 이유 [56] 홍철7575 24/02/22 7575 0
100980 이번엔 대한소아청소년과 회장을 입막아 끌어낸 대통령실 [129] Croove13665 24/02/21 13665 0
100979 민주비례정당, 진보당·새진보연합에 비례 3석씩, 울산북구 진보당으로 단일화 [133] 마바라8607 24/02/21 8607 0
100978 [역사] 페리에에 발암물질이?! / 탄산수의 역사 [4] Fig.12478 24/02/21 2478 8
100977 일본 정계를 실시간으로 뒤흔드는 중인 비자금 문제 [35] Nacht6693 24/02/21 6693 32
100976 의사증원 필요성 및 필수의료 대책에 대해 어제 있었던 100분 토론 내용을 정리해보았습니다. [90] 자유형다람쥐7959 24/02/21 7959 0
100974 독립기념관 이사에 낙성대경제연구소장 임명 [43] 빼사스5067 24/02/21 5067 0
100973 더불어민주당이 대전 유성 을에 허태정 전 시장이 아니라 황정아 박사를 공천했습니다. [209] 계층방정10292 24/02/21 10292 0
100971 어쩌면 우리 사회는 한 번 공멸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29] 사람되고싶다6006 24/02/21 6006 0
100970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심상치가 않네요 [54] 아우구스티너헬8609 24/02/21 8609 1
100969 미국과 일본의 의사 연봉 [41] 경계인6632 24/02/21 6632 0
100968 당장 내년에 필수의료는 누가 지망할까요? [196] lexial6806 24/02/21 6806 0
100966 문재인이 '이재명 사당화'를 주장하는 이낙연 지지자의 트윗에 '좋아요'를 눌렀네요. [89] 홍철8520 24/02/20 8520 0
100965 약배송 허용과 관련한 약사법 개정안 이슈 [40] lightstone4430 24/02/20 4430 0
100963 퇴사한 전공의를 의료법위반죄, 업무방해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찰 [188] 45612679 24/02/20 12679 0
100959 이낙연, 개혁신당과 합당 11일만에 철회…"새미래로 복귀" (+이준석 반응 추가) [227] Davi4ever16287 24/02/20 16287 0
100958 우리나라가 살려면 일반의(GP)를 타격해야한다 [351] 림림13754 24/02/20 13754 0
100957 의사들이 증원얘기만 하는 이유.jpg [121] 빵떡유나10926 24/02/19 10926 2
100955 불법이 관행이 된 사회 [67] lightstone6685 24/02/19 6685 12
100953 의료 정상화를 위해선 의사 뿐 아니라 여러분도 희생해야 합니다. [176] 터치미8860 24/02/19 8860 0
100952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왜 뚫렸을까? [29] 隱患4582 24/02/19 4582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