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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3/26 01:57:53
Name Daniel Plainview
Subject 오늘은 천안함 피격 사건 10주기입니다. (수정됨)

Rz5Nu1V.jpg


오늘은 천안함 피격 사건 10주기입니다.

제가 장교 후보생일 적에 문무제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한 달 간의 하계 입영훈련을 마치고 퇴소하기 전날, 걸그룹 공연과 장기자랑을 합친 행사였는데, 사회와 완전히 차단된 채 TV도 없이 주말마다 종교행사 가서 짤막하게 밖의 소식을 듣던 저희들에겐 굉장히 기대되는 이벤트였죠. 또 맥주 한 캔씩을 지급해 주고 임관을 위한 종합평가를 모두 마친 뒤 즐기기만 하면 되는 이벤트여서 그저 웃고 술 한 잔 할 생각만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날 북한이 고사포 한 발을 분계선 너머 대북 확성기에 쐈습니다.

문무제를 기대하던 우리는, 이미 행사 전부터 온 간부들의 핸드폰이 동시에 울리고 학군교에 있는 모든 스피커가 진돗개 1호를 방송하는 걸 들었습니다. 설마 이러다 취소되는 거 아니냐. 그리고 걸그룹이 탄 벤은 도착했지만 그들은 내리지 않았고, 그녀들 대신 올라온 건 전투복 입은 준장님이었고, 줁님은 오늘 행사가 전면 취소되었다고 발표하셨습니다. 

동기들은 웅성웅성댔고, 어떤 이들은 우우 하면서 야유를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한심하지만, 그때는 한달 동안 산속에서 새카맣게 탄 원시인에 가까웠습니다. 굉장히 일차원적이었죠.

"조용히 해!" 준장님이 소리쳤고, "조국을 수호하는 방패인 너희들이, 국가가 공격당한 이 상황에, 웃고 떠들 수 있느냐! 국민은 여러분을 믿고 있고, 여러분은 여러분의 소임을 다하라." 

그 순간 모두가 찬물을 끼얹은 듯이 조용해졌습니다. '간부는 군대의 기간(基幹)이다' 하는 말은 자주 들었어도, '조국을 수호하는 방패'라는 표현은 처음 들어서 그랬을까요. 처음엔 행사 취소에 야유하던 오천명의 동기, 후배들이 자기가 누구인지, 지금이 어떤 상황이고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천천히 받아들이던 광경은 압도적이었어요. 우리는 조용히 생활관으로 들어가 모두 완전군장을 하고 10시까지 조용히 대기했습니다.

물론 이성적으로는 전쟁이 날 가능성은 굉장히 희박하다는 걸 알았어요. 하지만 그 희박한 상황이 실제로 벌어질 때 내가 가장 최선봉에 서 있고, 내가 모두를 위해 가장 먼저 희생하는 '바로 그 사람'이라는 걸 받아들이는 과정은 이성 저편에 있었습니다. 그날 28사단이 대응사격으로 대남한계선 북방으로 36발을 사격했고, 다음날 퇴소하고 돌아오는 길에 북한의 준전시상태가 선포되고 김정은이 최후통첩 시한을 발표하고, 그에 다시 대응하며 옥신각신하고, 다음 날에서야 안보실장과 통일부장관, 총정치국장과 당비서간 사이의 고위급 접촉을 갖기로 한 뒤에야 사태는 진정세로 돌아섰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제 기억에서 잊혀졌지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임관을 하고, 최전방에 배치되고, 하필이면 고사포가 날아왔던 인접 사단 GP에서 근무하며 1년 전의 해당 GP에서 기록된 TOD영상을 다시 볼 기회가 있었어요. 그 때 영상에서는 약 3km 떨어진 산 능선에 천천히 병력들이 집결하더니, 나중에는 수백 명이 산을 온통 빼곡히 채우더군요. 그 당시 GP에서 근무하던 수색중대 병력들, 최전방에서 적이 집결하는 걸 보고, 좌표를 산출하고 있던 관측반들, 모니터를 돌리고 있던 TOD병사들은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이후 GP에서 내려와 GOP에서 약 1년여를 근무하면서, GP/GOP가 실제 전면전 상황에서 몇 분을 버틸 수 있을까를 늘 생각했어요. 몇 시간이 아니라 몇 분이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FEBA선단의 아군들이 준비할 시간을 충분히 벌어주는 것이었고, 우리의 작계에는 재집결 장소도 한 줄에 불과했습니다. 즐거운 때도 있었지만 탈북한 병사가 내려올 때, 북한이 핵실험을 할 때 늘 칼날 위를 걷는 기분이었습니다. 초계(哨戒)와 경계(警戒)의 나날들... 그리고 초계함...

제게 천안함은 음모론자들과의 싸움으로 기억됩니다. 진짜 증거들을 무시하고, 가능만 한 온갖 음모론들과 싸웠던 시간들, 피로파괴, 기뢰, 잠수함, 암초, 붉은 멍게... 그들은 아마도 핵심증거인 인공지진과 지진파, 탄약재, 절단면, 인공추진체를 바라볼 용기가 없는 자들이지요. 혹은 정권에 대한 증오심으로 진실로부터 시선을 외면한 자들이거나요. 정권에 대한 호오는 그들의 자유지만, 천안함에 대해 나온 첫 번째 영화가 그들의 죽음을 모욕하는 음모론자들의 영화였다는 사실은 저를 언제나 힘들게 합니다. 그들을 미워하지 않을 자신이 없어서요. 

그럼에도 오늘은 바다에서 조국을 수호했던 젊은이들에 대한 시간으로 기억하고 싶습니다. 저는 이제 방패를 내려놓고 다시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갔지만, 대잠능력이 없는 노후된 초계함이 적 잠수함의 어뢰 공격을 받아 칠흑의 바다에서 침몰했을 때, 조국은 끝까지 임무에 충실했던 병사들로, 조국을 수호했던 방패로 당신들을 기억할 것입니다.    

천안함 46용사, 그리고 전우를 구하기 위해 순직하신 故 한주호 준위의 명복을 빕니다.



<772함 수병은 귀환하라>


772함 나와라.
가스터어빈실 서승원 하사 대답하라.
디젤엔진실 장진선 하사 응답하라.

그대 임무 이미 종료되었으니
이 밤이 다하기 전에 귀대(歸隊)하라.

772함 나와라.
유도조정실 안경환 중사 나오라.
보수공작실 박경수 중사 대답하라.
후타실 이용상 병장 응답하라.

거치른 물살 헤치고 바다위로 부상(浮上)하라.
온 힘을 다하여 우리 곁으로 돌아오라.

772함 나와라. 

기관조정실 장철희 이병 대답하라.
사병식당 이창기 원사 응답하라.

우리가 내려간다.
SSU팀이 내려 갈 때까지 버티고 견디라.

772함 수병은 응답하라.
호명하는 수병은 즉시 대답하기 바란다.

남기훈 상사, 신선준 중사, 김종헌 중사, 박보람 하사, 이상민 병장, 김선명 상병,
강태민 일병, 심영빈 하사, 조정규 하사, 정태준 이병, 박정훈 상병, 임재엽 하사,
조지훈 일병, 김동진 하사, 정종율 중사, 김태석 중사, 최한권 상사, 박성균 하사,
서대호 하사, 방일민 하사, 박석원 중사, 이상민 병장, 차균석 하사, 정범구 상병,
이상준 하사, 강현구 병장, 이상희 병장, 이재민 병장, 안동엽 상병, 나현민 일병,
조진영 하사, 문영욱 하사, 손수민 하사, 김선호 일병, 민평기 중사, 강준 중사,
최정환 중사, 김경수 중사, 문규석 중사.

호명된 수병은 즉시 귀환하라.
전선(戰線)의 초계(哨戒)는 이제 전우(戰友)들에게 맡기고
오로지 살아서 귀환하라.
이것이 그대들에게 대한민국이 부여한 마지막 명령(命令)이다.

대한민국을 보우(保佑)하시는 하나님이시여, 

아직도 작전지역에 남아 있는
우리 772함 수병을 구원(救援)하소서.

우리 마흔 여섯 대한(大韓)의 아들들을 
차가운 해저(海底)에 외롭게 두지 마시고
온 국민이 기다리는 따듯한 집으로 생환(生還)시켜 주소서.
부디
그렇게 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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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별사
20/03/26 02:04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시 한 번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GRANDFATHER__
20/03/26 02:08
수정 아이콘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Do The Motion
20/03/26 02:12
수정 아이콘
글쓴분이 겪으신 대남도발이 뭔가 했더니 15년 서부전선 포격사건인것 같네요.
지금도 군인이실것 같은데 감사합니다.
Daniel Plainview
20/03/26 02:24
수정 아이콘
저는 이제 전역했습니다. 지금 이 새벽에도 경계근무를 서고 있는 이들에게 감사해야죠.

다만 예비군이.. 길더군요..
20/03/26 02:12
수정 아이콘
46인 용사의 명복을 빕니다.
이와타테 사호
20/03/26 02:15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분들의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공실이
20/03/26 02:16
수정 아이콘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Splendid
20/03/26 02:18
수정 아이콘
순국하신 분들께 그저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밀크공장
20/03/26 02:21
수정 아이콘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한가지 질문이 있는데 일부 커뮤에서 천안함 생존자분들을
패잔병으로 지칭하는 것을 욕하던데 뭐라 불러야 하나요?
생존자? 용사? 군 내부에서도 패잔병으로 불렸다고 했다는데...
와우홍
20/03/26 02:2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순국선열이 어떤지요? (개인적인 의견이나, 나라를 위해 몸바쳤으니 순국이고, 고인은 나이를 떠나 윗사람이라고 배웠기에 저는 순국선열이라 칭함이 맞는것 같습니다)
一代人
20/03/26 02:40
수정 아이콘
생존자를 순국선열이라 부를 수는 없죠
와우홍
20/03/26 02:43
수정 아이콘
저 사진 분들이 아니라, 생존자분들에 대한 말이였군요 ㅠ 부끄럽게도, 댓글을 오독했네요. 죄송합니다. ㅠ
굵은거북
20/03/26 03:33
수정 아이콘
사전적 의미로는 패잔병이 맞지만 그렇게 부르는 의도를 볼때 패잔병은 옳지 않은것 같습니다. 전투가 아니고 테러인데 기습에 당할자가 있습니까.
천안함 생존자 정도가 적당한것 같은데요.
ataraxia
20/03/26 10:17
수정 아이콘
천안함은 초계함인데요;;;
20/03/26 10:56
수정 아이콘
초계함도 기습 당합니다.
ataraxia
20/03/26 13:25
수정 아이콘
네, 초계함의 목적이 정찰에 있다고 하더라도, 기습이야 당할 수 있지요...
근데 모든 군인의 기본, "경계"를 실패했는데, 순국열사, 용사 등으로 포장하는건 맞지 않다고 봅니다.
이리스피르
20/03/26 14:21
수정 아이콘
그건 천안함의 장비가 제대로 됫을때 이야기죠. 육지에서 경계설땐 경계병들이 않졸고 제대로 경계서고 있기만해도 발견하지만 바다에선 그게 아니잖습니까? 애초에 초계함이라면서 거기 달린 레이더 자체가 문제였던걸로 알고 있고요
치열하게
20/03/26 14:35
수정 아이콘
저격 당한 초병한테 경계에 실패했다고 하지 않습니다. 천안함은 애초에 대잠작전 수행능력이 부족한 함이었습니다.
제발 경계 실패 얘기 좀 안 나왔으면...


참고하시길
https://namu.wiki/w/천안함 피격 사건/왜곡#s-2.2
공기청정기
20/03/26 19:38
수정 아이콘
대수상 초계함이 대잠초계가 될거라 보십니까?
삶은 고해
20/03/26 21:00
수정 아이콘
마이너스 시력인 군인한테 안경도 안씌워주고 적발견 못했다고 쪼인트까면 정상일까요?
유소필위
20/03/26 07:37
수정 아이콘
패잔병이라는 사람들한테 세월호도 교통사고라고 할거냐고 물어봐 주십쇼
오리와닭
20/03/26 19:05
수정 아이콘
생존자들을 패잔병 취급한건 해군수뇌부였다고 알고있습니다.
연휘가람
20/03/26 19:39
수정 아이콘
https://youtu.be/HqvCzMmZj8s

동영상 말미에 나옵니다.

같은 해군내에서도 패잔병 취급에 천안함 '새끼' 일도 못하는 '새끼' 라는 취급을 받고 너무 힘들었다고..

다 찢어버리고 싶네요.
곰돌이푸
20/03/26 02:22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탐이푸르다
20/03/26 02:50
수정 아이콘
(수정됨) 나라를 위해 희생하셨던 분들 모두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Janzisuka
20/03/26 03:23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삶은 고해
20/03/26 03:29
수정 아이콘
여기서도 음모론글들 가관이었죠
20/03/26 03:47
수정 아이콘
자게 검색해서 10년도 가보니 충격적이네요.
짐승먹이
20/03/26 03:56
수정 아이콘
찾아보니 천안함관련 재판이 아직도 2심도 안끝났군요. 과연 어떻게 될런지...
20/03/26 04:52
수정 아이콘
천안함 음모론과 팩트가 잘 정리된글 있을까요
그때 의문점들만 많이 보고 지나간후 별관심없이 지내서 제머리속은 음모론만 차있을거같은데 10주기를 맞이해 팩트를 알고싶습니다
Daniel Plainview
20/03/26 08:17
수정 아이콘
예전 이글루스에 어부라는 분이 모든 주장들을 보고서를 인용해 또박또박 반박해 주셨는데 지금도 있는지 궁금하군요.

http://fischer.egloos.com/m/4405885

또 나무위키도 괜찮습니다.
치열하게
20/03/26 09:04
수정 아이콘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8/read/32764241

저도 어제 우연히 본 건데 그동한 있었던 음모론과 그에 대한 반박 정리 짤입니다.
춘호오빠
20/03/26 05:18
수정 아이콘
참으로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도뿔이
20/03/26 05:36
수정 아이콘
전작권 문제도 물론 있겠지만 이런 경우 우리의 대처가 너무 소극적이었던건 언제나 아쉽습니다. 어쩌면 우리나라가 점점 발전할수록 그러니깐 잃을게 점점 많아질수록 점점 더 그리되는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Daniel Plainview
20/03/26 08:19
수정 아이콘
워낙 혼란스러웠던 데다 안에서는 지속적으로 음모론과 싸워야 했으니.. 비교적 사실관계가 명확한 연평도 때도 보복대응에 실패했으니 이제 보면 천안함 때 즉각적인 보복은 어려웠겠죠.
마그너스
20/03/26 09:47
수정 아이콘
연평도때는 바로 보복공격 했었고 연평도때는 북한 피해가 더 컸던걸로 기억하는데 천안함때는 초기에 원인 규명을 제대로 못 했던게 크지 않나 싶습니다

초기에 피격은 아니다 했다가 나중에 밝혀진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굵은거북
20/03/26 11:13
수정 아이콘
사실 소극적 대처가 음모론을 더 키운 구석이 많습니다. 보고서 나오고 경고후에바로 폭격을 하던 주석궁에 미사일을 한방 날리던 했어야 하는데 역사에 한스러운 순간의 하나네요.
20/03/26 16:55
수정 아이콘
굵은거북님 말씀대로 대처했다면, 당시 육군 상병으로 기관총 메고 뛰어다녔던 저는 아마 이 세상에 없겠네요. ㅠㅠ
국제제과
20/03/26 05:40
수정 아이콘
정말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Houndmaster
20/03/26 05:52
수정 아이콘
아직까지도 천안함 음모론 제기하는 유시민 같은 어용지식인도 있더라구요.
Daniel Plainview
20/03/26 08:20
수정 아이콘
아직도 정치적 당락을 위해 유시민이 떠들고 다닌다면 정말 천벌 받을 겁니다. 몇년 전 썰전에서 음모론을 설파하고 다니는 걸 봤는데, 그 때가 몇 년인지 기억이 안 나는군요.
안프로
20/03/26 12:53
수정 아이콘
이런 인간의 출연 프로그램과 말들을 유심히 봤었던 제가 한심합니다
닉네임을바꾸다
20/03/26 08:46
수정 아이콘
천안함이라...야간근무 중에 뉴스보고 알았던...저거때문에 3교대를 2교대로 한달은 갔던...
연휘가람
20/03/26 08:48
수정 아이콘
해군 출신으로 제대 한지 4개월만에 있었던 일이네요.

서해 바다 한 복판에서 , 특히 좁은 초계함에서
개고생하며 근무하다 돌아가신 분들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블리츠크랭크
20/03/26 09:25
수정 아이콘
고등학교 동창이 보이네요...
valewalker
20/03/26 14:23
수정 아이콘
저도 중학교 동창이 저기 있는데 나중에 전역하고 알게 돼서 좀 충격이였습니다.
도라지
20/03/26 09:43
수정 아이콘
이 글을 정치게시판으로 보내고 싶으신분이 몇몇 있어 보이네요.
트루할러데이
20/03/26 10:27
수정 아이콘
진실이 뭐든간에 젊은 나이에 그렇게 가버려서 너무 안타까워요.
고생하는 국군 장병들 모드 무사히 전역하시길 바랍니다.
20/03/26 10:36
수정 아이콘
삼가 순국 영령들의 명복을 빕니다. 제가 군대갔을때가 서울 불바다만든다는 1994년 5월이었는데, 전방에서 훈련병으로 있는데, 정말 신파처럼 갓 결혼하고 집에 두고온 마누라 생각밖에 안나더군요..(결혼하고 2달뒤에 군대갔습니다)
공기청정기
20/03/26 11:44
수정 아이콘
어우 엄청 무서우셨겠습니다.;;;

저는 자대 배치 받고 얼마 되지도 않아서 코앞에서 총기난사가...;;;

심지어 저희 작전 섹터라 투입하는데 오만 생각이 다 들더군요.
-안군-
20/03/26 14:57
수정 아이콘
어 그거 사망플래그...(응?)
20/03/26 13:29
수정 아이콘
고맙습니다..
Pluralist
20/03/26 13:46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03/26 17:01
수정 아이콘
아직까지도 제게 남은 의문 중 하나는, 왜 당시 관련 장교들의 징계는 최소화되었으며 많은 수가 영전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겁니다.
2012년 기사입니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1153
다음은 2015년 기사고요.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684034.html

죽은 사람, 다친 사람, 잊지 못하는 사람들은 천지인데
책임지는 사람은 극히 소수인, 제대로 책임졌는지조차 납득이 안 가는 이유가 뭘까요.

제 20대의 황금기에 있었던 두 번의 배 사고는 아마 평생 제게 슬프고도 아픈 의문으로 남아있을 듯 합니다.
Daniel Plainview
20/03/26 17:12
수정 아이콘
초계 임무에 소홀하지 않았고, 해난사고 구조에 소홀하지 않았기 때문에 징계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영전했다는 말은 거짓입니다. 관련자들 거의 대부분이 진급 없이 전역하였습니다. 합참의장은 바로 사의했고 함장은 진급 없이 한직에 머물렀습니다. 함참 합동본부장, 2함대 사령관, 해군 작전사령관은 한직으로 좌천 후 전역하였습니다. 이미 충분히 위의 댓글타래에 달린 링크만으로 설명이 가능하다고 보여집니다.
20/03/26 17:32
수정 아이콘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8/read/32764241
여기에 보인 몇몇 이름들과 인터넷 검색해서 찾은 자료들 정리해봤습니다.

이상의 합참의장
-> 7월에 사의합니다.

박동식 합참 합동본부장
-> 구글, 네이버에 검색되지 않습니다. 제대로 기록이 안 된 것 같네요.

박정화 해군 작전사령관
-> 감봉 징계, 이후 해군 정책연구관으로 이동,
동기 중에 총장 배출되어 전역

황중선 합참 작전본부장
-> 견책 징계, 이후 3군사령부 부사령관으로 이동,
동기 중에 총장 배출되어 전역

김동식 2함대 사령관
-> 전투준비태세 테만과 허위보고로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았으나
2011년 11월에 해군작전사령부 부사령관으로 임명
http://www.hani.co.kr/arti/PRINT/507429.html

김학주 전 합참부장
-> 경징계 처분 받았으나
역시 2011년 11월에 중장 진급, 6군단장 임명

저는 평범한 육군 보병 출신이라, 위에 언급된 여러 직책들이 한직인지 아닌지
일일이 판단하지는 못합니다.
그런데 군단장, 부사령관 직책이 한직인지는 의문스럽긴 하네요.

천안함 사태에 대해 초계/구조 외에도 징계할 사항은 많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그렇게 징계가 이루어졌습니다만
최초 감사원의 25명 징계 권고 -> 국방부에서 9명 징계 -> 불복 등으로 결국 7명 징계가 전부입니다.
그 징계사항에 대한 결과는 위에 서술해놓은 대로입니다. 더 찾아야 완전할텐데 이미 시간을 꽤 소모했네요 ㅠㅠ

위 댓글타래 링크로 충분히 설명되지가 않습니다. 적어도 제게는요.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1153

천안함 사건으로 옷을 벗은 이는 이상의 전 합참의장이 거의 유일하다. 김태영 전 국방장관의 경우 천안함 사건에 대한 정부 조사단 발표가 완료된 이후에야 사퇴했다. 박정화·황중선 중장도 전역했지만, 이들의 동기가 대장 진급을 해 그만둔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 군안팎의 분석이다.

감사원은 12명에 대해서는 군법에 의거, 사법처리를 권고했다. 그러나 12명 모두 불기소 또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그해 11월 실시된 군검찰 내사결과 황중선 전 합참 작전본부장(중장), 박정화 전 해군작전사령관(중장), 김동식 전 2함대사령관(해군소장), 최원일 전 천안함장(중령) 등 4명을 군형법상 전투준비태만과 허위 보고 혐의로 입건했으나 기소유예(3명) 및 혐의없음(1명)으로 불기소됐다. “군의 사기를 고려했다”는 등의 이유였다.

군의 사기를 고려했다고 합니다. [삐]~~~~
VictoryFood
20/03/26 17:46
수정 아이콘
초계 임무 중에 공격을 받아 피해를 입었는데 무슨 책임을 져야 하나요?
책임을 져야할 사람은 북쪽 사람들이지 우리 군인이 아닙니다.
20/03/26 17:56
수정 아이콘
국방부에 대한 감사원 조사와 징계
사고가 발생한 직후부터 국방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왔다. 대한민국의 군형법 22조에는 "지휘관이 그 할 바를 다하지 아니하고 적에게 강복하거나 부대, 진영, 요새, 함선 또는 항공기를 적에게 방임한 때는 사형에 처한다"라는 조항과, "지휘관 또는 이에 준하는 장교로서 그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 적과의 교전이 예측되는 경우에 전투준비를 태만히 한 자는 무기 또는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라는 35조 1항의 조항을 들어 비판이 제기되었다.[484]

이러한 논란 끝에 이번 사건에서 군의 대응실태를 조사한 감사원은 허위보고, 음주근무 등 초기 대응에서의 총체적 문제점이 드러나 합참의장 등 장성급 장교들을 포함해 총 25명에 대해 징계를 요청했으며[485] 이중 12명은 형사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당시 합참의장은 만취상태에서 통제실을 이탈했으며, 비상경계태세 발령을 부하가 했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이 지시한것처럼 꾸몄다.[486] 세떼 보고서와 발생시간도 역시 의도적으로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487] 하지만 김태영 국방부장관은 감사원의 대규모 징계 요청과 형사처벌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반대했으며[488] 국방부는 합참의장이 자리를 비우고 문서를 조작했다는 감사원의 조사 결과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며[489] 국방부와 감사원간의 갈등이 빚어졌다. 이렇게 대규모 징계가 결정되면서 국방부의 대대적 인사가 뒤따르게 되었다.[490] 그러나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발표된 이후 3개월이 넘도록 4명을 입건하는데만 그쳤다. 또한 감사원 감사에서 처벌 대상이 아니었던 최원일 함장이 입건 명단에 포함되면서 형평성 문제도 불거졌다.[491] 결국 11월에 발표된 최종 징계안에서 기소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이에 대해 야당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492]

https://ko.wikipedia.org/wiki/%EC%B2%9C%EC%95%88%ED%95%A8_%ED%94%BC%EA%B2%A9_%EC%82%AC%EA%B1%B4#%EC%82%AC%ED%9B%84_%EC%A1%B0%EC%B9%98

사후 조치 내용에 대한 것만 해도 위와 같은 책임질 사항들이 나왔었죠.

제가 알기로 현대전, 특히 킬 체인인지 뭔지 같은 군 작전 사항 중 가장 중요한 게
'사전에 적의 공격 의도를 알아내는 것'이라 주워들은 바 있습니다. 물론 킬체인은 해군 작전은 아닐 겁니다만, 아무튼요.
이건 전략상의 이슈도 있고, 전술상의 이슈도 있습니다.
전략도 잘못되었고, 전술도 잘못되었기에 격침이라는 결과가 발생한 걸로 저는 생각이 되고요,
그러면 전략에도 책임자가 있을 것이고 전술에도 책임자가 있을 것입니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1926

이런 논란들 하나하나가 다 군이 책임져야 할 사항이죠. 그런데 아직까지도 저렇습니다.
VictoryFood
20/03/26 18:11
수정 아이콘
아무리 읽어봐도 천안함의 책임라기 보다는 국방부 수뇌부의 사후대처 문제군요.
이걸 책임져야 한다고 하면 침몰당한 책임이라고 읽히지 않겠습니까.
사고 수습할 때 제대로 못한 것과 공격당한게 잘못이다는 전혀 다른 얘기입니다.
특히 처음에 근거로 든 함정 방임과 전투준비태만은 더욱더요.
감사원이 지적한 것도 모두 허위보고, 음주근무 등이지 전투에서 패배한게 잘못이라는 게 아니구요.
더욱이 사전에 적의 의도를 알아내는 것은 초계함이 침몰당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거칠게 말해 초계함이 공격당해 침몰하면서 수뇌부에 적의 공격을 알렸으면 자신의 임무를 다한 거죠.
초계임무의 실패는 자신이 공격당하는게 아니라 본대가 공격당하는 것을 못 막는 거니까요.
20/03/27 12:16
수정 아이콘
저도 거칠게 말해서, 보초를 서던 초병이 적에게 사살당했으면
적이 오기 전에 왜 미리 파악하지 못했는지, 초병이 사살당하기 전에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는지,
사고 이후 수습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고 어떻게 재발을 방지할 것인지,
이 모든 질문에 답을 내고 징계 처분과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책임'지는 행동이라 생각합니다.

이 대부분은 천안함 승조원들의 몫이라기보다는 제가 처음에 언급했듯이 '관련 장교' 들의 몫이겠고요.
차가운 서해 바다에서 산화한, 당시 같이 군생활을 했던 전우들에게 책임을 묻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VictoryFood
20/03/27 17:20
수정 아이콘
사고수습의 미흡과 책임은 별개의 얘기입니다.

범죄가 일어났다고 경찰이 책임지나요?
화재가 났다고 소방관이 책임지나요?
이번 코로나 감염에 질본이 책임지라는 사람 있습니까?

대처를 잘못하면 그에 대해 다음에는 잘하게 하는 거지 그걸 책임진다고 하면 안되죠.
그 와중에 업무규칙에 어긋나면 그에 대한 징계를 받는 거구요.
감사원에서 지적한 허위보고, 음주근무가 없었으면 천안함이 침몰 안했다는 간 말이 안 되잖습니까.

게다가 책임의 근거로 드신 함정 방기, 전투준비미흡은 국방부 고위 장교단이 아닌 천안함 승조원들이 잘못했다는 겁니다.
국방부에서 전투준비 제대로 하지 말라고 지시했겠어요?
천안함 침몰에 우리 군의 책임이 있다고 하시는 것 자체가 침몰이 우리 탓이다 라고 이해할 가능성이 너무 큽니다.
20/03/27 17:4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책임, 이라는 단어를 다음에서 검색해봤습니다.
(1)
(기본의미) 맡아서 행해야 할 의무나 임무. 또는 그것에 대한 추궁이나 의무를 지게 되는 제재.

(2)
[법률] 법률상의 불이익 또는 물리적 제재(制裁)를 받는 것을 뜻함. 좁은 뜻으로는 위법한 행위를 한 사람에 대한 법적인 제재를 말한다. 민사 책임과 형사 책임으로 구별되며 민사 책임은 개인 사이의 책임에 관한 것이고 형사 책임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행위자를 벌하는 데 목적이 있다.

전자발찌 차고 있는 요주의 인물이 경찰 통제를 벗어나 사고를 치면 관리감독 업무를 맡은 경찰이 책임져야겠죠.
정부청사에 화재가 났을 경우 소방방재 업무를 담당한 공무원이 책임을 져야 할 겁니다.
전염병 전파에 있어서도, 물론 현재 사태가 다 종료된 후 가능하겠으나, 정부의 대처 방식을 검토하고 문제가 있었다면 책임지워야죠.

천안함 사고 당시 군 징계 내용 다시 찾아봤습니다.
징계위는 △2함대의 서북해역 전투준비 태만 △해군작전사령부와 합동참모본부의 지휘ㆍ감독 책임 △2함대가 천안함장의 어뢰피격을 상급부대에 보고하지 않아 사고원인 분석과 초기 대응에 혼란을 준 사실 △합참 지휘통제실에서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에게 긴급상황보고를 지연한 사실 등의 혐의를 인정했다.
이 중에서 천안함 승조원 관련 내용은 저는 못 찾겠네요.

위 징계 사항들이 100% 문제 없이 완벽하게 지켜졌으면 천안함이 침몰하지 않았겠느냐?
역사에 카더라가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마는, 사람이 덜 죽고 덜 다치고 더 명확하게 사고 경위를 파악할 수 있었음과 더불어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더 잘 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책이 나올 수 있다 생각합니다.

세상 모든 사건사고와 범죄를 볼 때, 가해자가 100% 원인이라고 말하는 사고방식은 '매우 쉽고 간단' 합니다.
그러나 그 사건이 벌어진 환경을 무시하게 되면, 사고 경위 파악과 재발 방지에서 놓치는 게 많다 생각합니다.
삶은 고해
20/03/26 21:0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천안함의 진실이니 의문이니 할단계는 지난거같은데요 뭐 달착륙도 의문갖는 사람 있으니까 그러려니 합니다만
Laurentius
20/03/26 21:14
수정 아이콘
이때가 너무 생생히 기억납니다. 천안함 터지고 그 다음주에 입대를 했거든요. 3일뒤면 입대한지 10년이라니 시간 참 빠르네요.
밀리어
20/03/26 21:20
수정 아이콘
(수정됨) 희생자 대부분이 간부들이군요. 조국을 수호하는 방패라는 표현에 여러가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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