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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3/21 21:08:37
Name TAEYEON
Subject [스연][WWE] 몬트리올 스크류잡

1. WWE (당시 WWF)와 WCW의 먼데이 나이트 워

에릭비숍이 WCW부사장으로 임명되고 헐크호건의 충격적인 턴힐과 함께 nWo가 결성되면서 본격적으로 막이 오른 월요일밤의 전쟁은 나날이 과열해지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특히 에릭비숍은 전쟁에서 이기기위해서라면 어떤 비겁한 짓도 서슴치 않고 했는데 언론재벌 테드터너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WWE에서 WCW로 빼왔고 당시 녹화방송이던 RAW의 스포일러를 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으며 이적한 선수로하여금 WWE를 비난하게 만들고 챔피언벨트를 쓰레기통에 쳐박게 하는등 온갖 모욕이란 모욕은 다 주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빈스는 굉장한 자신감을 갖고 있었는 데 훗날 그의 자식들인 쉐인 맥마흔과 스테파니 맥마흔의 인터뷰에 따르면 고작 돈밖에 모르는 WCW따위에게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는 우리가 질리가 없다며 확신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그 확신과 별개로 WWE는 엄청난 위기에 빠져 있었습니다. 잘 알려진대로 83주간 WWE는 WCW를 상대로 시청률경쟁에서 패배하고 있었고 역사상 가장 반향과 영향력을 끼친 스테이블 nWo의 위력앞에 처참하게 짓밟히고 있었으니깐요.

그럼에도 빈스가 이토록 자신감이 넘쳐흐르던건 그에게 브렛 하트라는 메인이벤터가 존재했고 숀마이클스와 언더테이커 그리고 이제 막 푸시를 주면서 애지중지(???) 키워나가던 오스틴 등이 있었기때문입니다.
특히 브렛에 대한 빈스의 평가는 굉장히 좋아서 그 혼자만으로도 한 단체를 이끌 수 있으며 프랜차이즈가 될 수 있는 스타라고 극찬을 하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 브렛의 계약기간이 점점 끝을 향해 가고 있었습니다.


과거부터 WCW와 에릭비숍은 WWE에게 치명타를 날리기위해 지속적으로 브렛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WWE도 이를 알고 있었고 빈스는 어떻게든 브렛의 이적을 막고자 했고 그에게 그 유명한 20년계약을 제안합니다.
처음 3년은 연봉 150만 달러를 받으며 현역으로 활동하며 나머지 17년은 현역에서 은퇴한 뒤 각본가를 포함한 이사진 및 백스테이즈에서 프론트로써 150만달러보단 못하지만 부족하지 않은 금액을 주겠다고 약속을 합니다.

반면 WCW는 브렛에게 WWE가 제시한 연봉의 2배인 300만달러를 제시하며 1년중에 125일만을 일해도 된다는 지금 기준으로도 엄청나게 파격적인 계약조건을 제시합니다. 그러나 브렛은 WCW보다는 WWE에서 일하고자 했고 그렇게 WCW와의 협상은 결렬됩니다.

에릭비숍은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브렛에게 다시 한번 계약조건을 들이미는 데 상세한 계약조건은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거절하면 바보라는 소리가 절로나오는 계약조건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브렛하트는 만일 WCW로 이적한다면 11월 1일 자정까지 빈스에게 통보하기로 되어있었고 에릭비숍은 바로 11월1일에 이 조건을 제시한 것이었습니다.

브렛은 곧장 빈스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앞서 말한대로 WWE에 남고 싶었던 브렛은 빈스에게 향후 자신에 관련된 계획이 무엇인지를 물었습니다.  이 질문에 답하는 빈스의 말은 브렛에게 있어서 실로 충격적이며 모욕적인 것이었습니다.


2. 갈등

우선 이 일련의 일들 이전에 알아둬야하는 것은 브렛 하트와 숀 마이클스의 갈등구도입니다.
서로 비슷한 시기에 WWE에 입성했던 두 사람은 서로간의 강한 동질감을 느끼고 있었는데 둘 모두 (상대적으로) 작은 체구로 몸부림 치고 있던 입장이었고 그때문이었는지 처음엔 서로의 집에 놀러가고 같이 술마시면서 놀기도 하는등 상당히 친한 사이였다고 합니다.
그들은 짐로스와의 대담에서 서로를 칭찬하였고 짐로스가 숀에게 브렛이 IC챔피언이 된 것이 그에게 희망을 주었느냐?라는 질문에 IC챔피언으로는 안된다 WWE챔피언은 돼야 우리가 인정받는 것을 믿을 수 있다라고 대답했을 정도입니다. 적어도 이 당시엔 호건이나 워리어를 포함해서 수많은 떡대들만이 탑가이가 될 수 있다는 편견이 존재했고 이 둘은 이 편견에 맞서싸우는 전우였었죠..(??)

그러나 이런 전우애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브렛은 숀이 좀 더 프로페셔널하길 원했고 숀은 브렛이 자기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갈등을 빚었습니다. 특히 이 당시 숀은 클릭이라는 사조직을 이끌며 백스테이지에서 온갖 꺵판을 벌이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고 브렛은 이런 숀의 행동을 곧잘 비판하곤 했습니다.
(브렛은 97년도쯤 인터뷰에서도 숀은 실력은 정말 좋은데 그 프리마돈나스러운 거만 고쳤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_-;)
(부연설명을 좀 더 하자면 브렛이 이상적으로 생각한 챔피언상은 지금의 존시나와 유사한 형태였고 브렛 본인이 그런 신념을 갖는 만큼 본인 역시 그에 걸맞는 행동들을 했지만 그와 비교해서 백스테이지에서 온갖 망나니짓을 다 하고 퇴폐적인 짓을 마다하지 않는 숀의 행동은 브렛에게 굉장히 안좋게 보여졌고 이런 숀에게 브렛은 그 특유의 꼬장꼬장한 성격으로 잔소리를 했고 숀은 숀대로 불만이 이런 브렛에게 불만이 가득했다고..)

특히 두 사람은 서로 (WWE 각본상) 대립을 할때 어떤식으로 세그먼트를 할 것인지 미리 의논을 했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리얼한 (바꿔말하면 너무 뛰어난) 브렛의 세그먼트때문에 숀은 숀대로 기분이 상했습니다.
그렇다고 브렛은 그런게 없었냐?하면 그것도 아닌 게 브렛과 숀이 레슬매니아에서 아이언맨 매치를 치룬 직후 브렛이 굉장히 쌀쌀맞게 굴면서 나갔는데 이건 브렛이 잠시 휴식기를 가지고 복귀하여 숀과 재대립을 하기 위한 장치였었습니다....만... 8개월 가까이 챔피언에 군림하던 숀이 갑작스럽게 은퇴를 선언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은퇴한 것이 무색하게 숀은 3개월만에 복귀를 선언하였고 이 사건은 브렛으로 하여금 숀이 자기에게 챔피언자리를 주기 싫어서 낸 꾀병으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고 말았습니다..-_-;

물론 아무리 이 당시 숀이 막나가는 망나니였다고 해도 정말로 꾀병으로 은퇴한 건 아니었고 의사의 오진으로 인한 것이었습니다만 이미 서로간의 불신이 가득했던 상황에서 브렛이 그 말을 순수하게 믿어줄 리가 없었고 숀 역시 브렛에게 살갑게 그런 얘기를 할 위인도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둘 사이가 점점 험악해지는 와중에 기어이 숀이 브렛이 써니와 바람을 피운다는 상호간의 합의도 없던 세그먼트를 날리면서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 이르렀습니다. (문제는 이건 뒤에 벌어질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것이 함정..)  

정작 이 둘을 중재했어야 할 빈스는 수수방관이었습니다. 그는 이 두 사람이 서로 싸우지 않았으면 했지만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막지도 못했습니다. (특히나 숀에게) 크게 흔들리면서 이도저도 못한 행동은 사람들이 숀이 빈스의 섹스비디오라도 갖고 있는게 아니냐는 조롱까지 하게 만들정도였습니다.


3.

WCW로부터 이적제의를 받은 브렛은 빈스에게 자신과 관련된 향후계획을 물어봤습니다.
돌아온 빈스의 대답은 그 당시의 브렛의 입장에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97년 11월 12월 1월에서 브렛과 숀은 (PPV에서) 경기를 치뤄 3번 연속으로 브렛은 숀에게 패배하고 그 다음 RAW에서 브렛이 숀을 이긴 뒤에 레슬매니아에서 브렛이 오스틴에게 패배하여 오스틴의 대관식을 치룬다는 것이었습니다.

빈스의 이 대답은 브렛에게 WCW로 가고 싶으면 그냥 가라는 말과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오스틴에게 패배하는 건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었지만 숀에게 3번 연속 패배하는건 너무나도 모욕적으로 느껴졌습니다. 특히 11월의 경기는 본인의 조국이기도 한 캐나다에서의 패배였고 다른 누구도 아닌 숀에게 캐나다에서 패배하는 거만큼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결국 제대로 빡친 브렛은 WCW로의 이적을 결심하게 되었고 브렛은 빈스와의 갈등도 폭발하기 시작합니다.
빈스는 과거 메두사가 챔피언인 채로 WCW로 이적하여 쓰레기통에 챔피언벨트를 쳐박은 일을 기억하고 있었고 혹시라도 브렛마저 그러면 어쩔까하고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떄문에 어떻게든 빈스는 브렛이 11월의 PPV 서바이버시리즈에서 챔피언을 내려놓길 바랬지만 브렛은 오스틴이면 모를까 숀에겐 절대로 패배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었고 브렛은 아예 본인이 갖고 있던 (그러나 그동안 쓰지 않았었던) 권한인 Creative Control (각본통제권)까지 사용하였습니다.

이 권한을 통해 브렛은 빈스에게 서바이버 시리즈에선 승리하되 다음날 RAW에서 챔피언벨트를 반납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하였고 계약서에 명시된 정당한 권리를 행사한 브렛의 행동은 빈스가 거부할 명분이 없어서 일단은 그렇게 합의를 합니다.

그러나 그런 합의가 무색하게 브렛에게 돌아온 건 거한 뒤통수였습니다.




4. 몬트리올 스크류잡이 일어나기 전

서바이버시리즈 97이 열리기전 빈스는 짐 코넷과 빈스 루소를 불러와 브렛의 타이틀을 숀에게 넘기는 시나리오를 구상하기 시작합니다.
브렛이 각본통제권을 이용하긴 했지만 이후에도 빈스는 끊임없이 브렛을 설득하였고 이런저런 시나리오를 브렛에게 전달했지만 그 모든 제안이 거부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부터 서로간의 증언이 갈립니다. 코넷은 과거에도 이와 같은 일(스크류잡)이 있었고 이번에도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했지만 빈스는 현실성 없다고 기각했고 코넷 역시 그거에 동의했다는 증언과 루소는 코넷의 그런 소린 자긴 모르는 얘기고 다만 숀이 브렛에게 샤프슈터를 걸면 그대로 그냥 공 울린뒤에 튀자는 제안을 했다고 합니다. (..)

또다른 루머로는 트리플H가 이 시나리오(몬트리올 스크류잡)을 진두지휘했다는 말도 있었고 (이는 트리플H가 꾸준히 이 건과 관련되서 비즈니스를 언급하며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얘기했기때문..) 브렛도 이 일은 트리플H의 머릿속에서 나온거라고 아직까지 믿고 있다고..

여튼 누구의 머릿속에서 나온 시나리오던 이미 상황은 정해졌습니다. 그들은 브렛을 속여서 타이틀을 뺏어오기로 결정하였고 이와 같은 사실을 (당연히) 숀에게도 말을 해줬습니다.
* 숀은 숀대로 경악하면서 빈스에게 정말로 괜찮냐고 물었다고 합니다. 숀은 과거에도 이미 브렛과 몸싸움을 벌인 전적이 있고 그때마다 발린(..) 실전에선 상당히 약한 축이었고 (이시기 둘의 겉모습을 보면 누가봐도 브렛이 실전에서 훨씬 쎄보이는..) 그런 일을 벌이고나면 브렛이 자신을 가만둘리도 없을 뿐더러 설사 그 자리는 어떻게 모면한다해도 이후 사람들은 다 자기만을 욕할거라며 상당히 두려워했고 그런 숀에게 빈스는 자기가 다 책임질것이라는 말을 ...


5. 몬트리올 스크류잡

그렇게 브렛은 서로 합의됬다고 믿은 경기진행 방식을 하기 시작합니다.
브렛이 제안하고 합의됬다고 믿은 경기진행은 이렇습니다.

숀이 브렛에게 샤프슈터를 시전

-> 그러나 브렛이 (그의 트레이드마크이기도 했던) 자신에게 걸린 샤프슈터를 역으로 이용하여 숀에게 샤프슈터를 시전

-> 이에 숀이 버티지 못하고 탭아웃을 하나 심판이었떤 얼 헤브너는 이때 쓰러져있었기떄문에 항복이 안되는 상황

-> 이에 브렛이 심판을 꺠우는 사이 일어난 숀에게 스윗친뮤직을 맞게 되고

-> 이후 뉴 하트파운데이션과 D-X의 멤버들이 난입하여 난장판이 되면서 경기의 결과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

이라고 브렛은 생각하고 경기를 진행하지만
숀이 브렛에게 샤프슈터를 걸자 (본래대로라면 쓰러져있어야할) 심판 얼 헤브너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브렛의 탭아웃을 선언하며 경기를 종료시켜버리며 PPV가 끝납니다.

경기가 그렇게 어이없니 종료된 직후 숀은 화내는 척 연기를 하며 세레모니도 생략한채 타이틀을 갖고 재빨리 그 자리를 피했고
상황을 인지하고 빡친 브렛은 그 자리에서 빈스에게 침을 뱉은 뒤 퇴장합니다..

빡칠 대로 빡친 브렛은 백스테이지에서 가장 먼저 숀과 마주칩니다. 숀은 평소와 달리 브렛앞에서 울면서 자신은 결백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백스테이지에서 숀과 친하게 지내던 클릭 멤버를 제외하면 대다수의 선수와 스태프들은 이것이 계획된 배신이라고 이미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트 가문 외에 선수들중 가장 먼저 행동에 나선 것은 언더테이커였습니다. 브렛과 절친하던 언더테이커는 이러한 상황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고 직접 빈스에게 찾아가 브렛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지만 빈스가 이를 거부하자 그대로 빈스를 브렛앞으로 끌고가버립니다(..)
당시 브렛은 라커룸에서 샤워를 하며 분노를 삭히고 있었는데 빈스가 왔다는 말에 자기가 나갔을 떄도 그 자리에 있으면 자기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꺼지라고 말합니다만 빈스는 또 여기서 서성거리다가 정말로 분노한 브렛에게 제대로 얻어맞습니다. (때린 브렛의 주먹이 나갈정도로 엄청나게 쎄게 때렸다고..) 이 모습을 보고 흥분한 셰인이 곧바로 브렛에게 들이댔고 그 과정에서 (클릭을 제외한) 일부 선수들과 스태프들간의 몸싸움으로 이어졌고 브렛에게 얻어터진 빈스는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하여 경비원들을 짐 로스를 포함한 스태프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보호하도록 지시합니다.

이 사건 이후 당연히 어마어마한 후폭풍이 몰아쳤는데 언론에서도 난리가 났고 분노한 선수들중에선 WWE를 탈단하는 선수들도 여럿 있었으며 믹폴리는 RAW에 무단이탈해버립니다. 물론 빈스도 평범한 인간과는 거리가 멀었기에 이렇게 분노하는 선수들에게 대놓고 나갈테면 나가라 난 상관안한다 라며 초강경대응을 해버립니다-_-;



6. 몬트리올 스크류잡 이후

"Vince McMahon didn't screw Bret Hart. I truly believe that Bret Hart screwed Bret Hart."
빈스 맥마흔이 브렛 하트를 엿먹인 게 아닙니다. 저는 진심으로 브렛 하트가 브렛 하트를 엿먹인 것이라 믿습니다."


PPV 다음날 RAW에 등장한 숀은 전날 브렛 앞에서 울며불며 자신은 상관없다고 한 행동과 180도 달라진 태도를 보여주는 데... 챔피언벨트를 들어올리며 브렛의 고향(캐나다)에서 브렛의 기술(샤프슈터)로 이겼다면서 브렛을 조롱하였고 빈스 역시 마찬가지로 인터뷰를 통해 자기는 브렛을 엿먹인적이 없으며 브렛을 엿먹인 건 브렛 자신이라고 인터뷰합니다(..)

뻔뻔하기 그지없는 안면몰수나 다름 없는 이런 언행은 사람들로 하여금 충격과 공포에 빠지게 만들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빈스의 태도는 nWo 이후 WCW에게 얻어맞기만 하던 WWE가 반등의 신호탄이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_-;
이런 언행들은 사람들이 빈스를 악덕사장으로 보게끔 만들었고 한참 미쳐날뛰며 포텐을 터트리고 있던 오스틴과의 시너지가 극에 달해서 끝내 WCW를 상대로 역전승에 성공하고말죠

반면 이후 브렛은 불행한 일들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를 영입하기 위해 그토록 공을 들이던 WCW와 에릭비숍은 정작 브렛이 WCW에 합류하자 대놓고 브렛에게 당신을 어떻게 활용해야할 지 모르겠다는 말이나 하고 있었습니다. 
앞서 짤막하게 언급했던거처럼 빈스는 브렛을 그 혼자서도 한 단체를 일으킬 수 있는 / 프랜차이즈가 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최고의 선수라고 극찬한 바 있었습니다. 셰인과 스테파니도 빈스가 WCW에게 밀리던 그 시기에도 절대적인 자신감을 갖고 있었지만 브렛이 WCW로 가게 될거라는 말에 엄청나게 초조해했다고 할 정도였죠
(빈스는 한참 뒤에 인터뷰에서 에릭비숍이 브렛을 제대로 활용할 줄 모르는 얼간이었다는 것이 얼마나 천운이었는지 모른다고 말합니다.)

거기에 더해 99년엔 친동생인 오웬하트가 PPV 오버더엣지에서 공중등장씬을 하던도중 장비문제로 인하여 추락하여 사망하는 사건까지 일어나게 됩니다. (이때 이후로 오웬하트의 미망인은 WWE를 증오하여 지금까지도 WWE와는 어떤 관계도 거부하고 있습니다. 오웬이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지 못하는 건 오웬의 모든 권리를 갖고 있는 미망인과 합의가 되어야하는데 그 합의 자체가 안되기때문입니다.)

WCW에서 푸대접 아닌 푸대접을 받던 브렛은 골드버그와의 경기도중 슈퍼킥을 잘못맞아 뇌진탕 부상을 당했고 설상가상 교통사고까지 당하면서 선수생활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가 되어 은퇴하게 되고 맙니다. 


7. 화해

교통사고로 인하여 큰 부상을 당하여 병원에 입원하게 된 브렛에게 뜻밖에도 가장 먼저 전화가 온 것은 빈스였습니다.
빈스는 브렛에게 희망을 버려서는 안된다는 말과 함께 진심으로 그의 쾌유를 빌어주었고 브렛은 자서전에서 이때 그들에 대한 증오를 거둘까하고 망설였다고 합니다. 물론 정말로 그랬던건 아니었지만..(..)

* 이 둘이 몬트리올 스크류잡 이후 대화를 처음 나눈건 이때가 아니라 사실은 오웬하트의 장례식장에서였습니다. 브렛은 자서전에서 빈스와 만나 왜 자신을 속였냐고 묻자 빈스는 자기 생애 최악의 실수였다면서 그저 미안하다는 말 외엔 하지도 못했다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여전히 빈스, 숀 마이클스, 트리플H를 증오하던 브렛하트는 06년 WWE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것을 기점으로 서서히 그 감정을 누구러뜨리기 시작합니다. 특히 숀이나 헌터와는 달리 빈스와의 관계는 서서히 좋아지고 있었고요. 비록 07년에 발매한 자서전에선 여전히 그들을 증오하는 글을 남기긴 했지만 이 시점에 적어도 최소한 빈스와의 관계만큼은 전에 비하면 나아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2007년 WWE는 아예 WWE.com에서 공식적으로 빈스와 브렛이 화해를 했음을 알립니다. 

여전히 숀과의 관계는 좋지 않았죠. 정확히는 숀은 브렛과 만나는 것조차 두려워하고 있었고 브렛은 브렛대로 숀에 대한 마음의 응어리가 아직 풀어지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브렛은 몬트리올 스크류잡 이후 숀의 경기를 아예 쳐다도 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상황은 예상외의 곳에서 풀렸습니다. 2009년 레슬매니아를 시청하면서 몬트리올 스크류잡 이후 처음으로 숀의 경기를 봤는데 그게 바로 언더테이커 대 숀 마이클스의 레슬매니아 1차전이었습니다. 이 경기를 보고 평소 경기평을 깐깐하게 하기로 유명한 브렛이 정말 오랜만에 본 최고의 경기였다며 극찬한 것입니다. (참고로 브렛은 경기보는 눈이 깐깐해서 지금도 여전히 트리플H를 경기 재미없는 레슬러라 생각하고 헐크호건이나 워리어 같은 선수를 재미없는 덩치들이라 욕했었습니다..-.- 심지어 릭플레어와도 사이가 안좋았던 시절엔 그의 실력은 인정하지만 매번 똑같은 패턴이라며 깟었습니다.)

* 브렛하트가 정말로 높게 평가하는 선수는 숀 마이클스 (숀의 경우 사이 안좋던 그 시절에도 정말 잘한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었습니다 문제는 사생활..) 스티브 오스틴 , 더 락, 대니얼 브라이언, CM펑크 그리고 의외일 수 있지만 존 시나가 있습니다. (시나의 경우 브렛이 항상 주장하던 프로레슬링의 선역챔피언은 어린이들의 우상이며 아이콘이어야한다에 그 누구보다 부합되는 선수라 엄청나게 평가가 좋습니다.)

이후 본인의 조카들이기도 했던 2세대 하트 파운데이션 멤버들에게 자기 전화번호를 숀에게 전해줄 것을 요구했습니다만.. 숀은 전화를 하지 않습니다. 숀은 여전히 브렛이 자신을 미워할거라고 생각했고 혹시나 자기의 사과를 받아주지 않고 전화를 끊으면 어떡하나라는 마음떄문에 섣불리 전화를 하지 못했다고..-_-;

그렇게 시간이 다시 흐르다가 결국 브렛이 WWE RAW에 복귀하기로 결정하면서 이 둘은 백스테이지에서 만나게 됩니다.
둘은 백스테이지에서 서로 말없이 현장으로 나갔습니다. 진작에 화해할 수 있었지만 화해하지 못했고 이렇게 백스테이지에서 다시 만나게 됬지만 그보다는 현장에서 수많은 팬들이 보는 앞에서 화해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리고 곧 RAW가 시작되었고 브렛하트가 97년 서바이버 시리즈 이후 12년 횟수로 13년만에 RAW에 복귀하여 세그먼트를 하였고 이 자리에서 드디어 숀과 화해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백스테이지로 이동하여 다시 한번 화해를 하면서 몬트리올 스크류잡은 공식적으로 끝이 납니다. 이것은 브렛도 언급하는 사실)

숀은 진심으로 브렛에게 화해를 하였고 또한 그제서야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것처럼 보였다고 브렛은 평하였고 이후로는 사이가 상당히 좋아졌습니다. 숀이 걱정했던거처럼 브렛 역시 그저 앞에서만 화해하고 서로 또 다시 미워할 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숀이 진심으로 사과를 하고 브렛의 용서를 진심으로 고맙게 여기는 것을 보고 더 이상 서로가 증오하는 일은 없을것이라 생각했다고 하며 실제로도 둘은 이때 이후 상당히 친하게 지내가 됩니다. 명절때마다 서로 연락을 하며 지낸다고...


이후 브렛은 선수들의 팟캐스트나 언론인터뷰와 SNS에서 몬트리올 스크류잡은 모두가 기분 나쁜 일이었따고 언급하며 몬트리올 스크류잡은 이제는 끝난 일이라며 선을 확실히 긋고 있습니다.
(또한 그 당시의 일은 자신에게도 어느정도 책임이 있었다고 얘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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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asTorreira_11
20/03/21 21:27
수정 아이콘
잘 아는 내용이지만 저 시절 WWF vs WCW 얘기는 늘 피끓게 하네요.
잘 읽었습니다.
세츠나
20/03/21 21:35
수정 아이콘
프로레슬링 잘 몰랐는데 얼마전부터 카카오페이지에 ‘프로레슬링의 신’ 이라는 프로레슬러 회귀물이 나와서 재미있게 읽고있습니다. 댓글중에 몬트리올 스크류잡 얘기가 나와서 검색해봤는데 마침 여기도 글이 올라오니 신기하네요.
회귀 전 쿵-퓨리 라는 중국인 흉내내는 자버였던 주인공이 회귀해서 존 시나, 본문에 나온 브렛하트의 조카와 함께 성장해나가며 프로레슬링 계를 바꿔나가는 이야기인데 몰랐던 프로레슬링 지식들이 업데이트 되는 중입니다
20/03/21 22:12
수정 아이콘
브렛이 정말 대인배죠. 저 같았으면 평생 WWE와는 담을 쌓았을텐데 화해의 제스처를 내보냈으니까요.
빈스도 참 대단한 양반인게 본인도 실수를 인정하고 오웬의 비극적인 사건에서도 최대한의 예우를 하며 위로해 주었고 그 이후에도 하트가의 사람들인 나탈리아나 타이슨 키드 뿐만 아니라 던전 출신 레슬러 들에게도 좋은 대우를 해주었죠. 대표적인게 크리스 벤... 등등요.
숀 역시도 2기 선수 시절에 모범적인 활동을 하며 동료들에게 존경 받는 모습을 보여주었구요.
여러 긍정적인 상황들이 펼쳐진게 브렛이 마음을 열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20/03/21 22:28
수정 아이콘
아주 어렸을때 본거라 잘 기억은 안나지만, 그래도 브렛하트는 참 좋아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뭣도 모르는 꼬맹이 였지만 브렛이 쓰는 기술은 뭔가 우아하고 깔끔하다 뭔가 다르다 그렇게 느꼈던거 같아요. 그때야 나이도 어렸고 지금처럼 인터넷이 익숙하던 시절도 아니라서 잘은 몰랐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링 위에서만 완벽했던 선수가 아니라 삶에서 또한 프로레슬링의 구도자 같은 길을 걸었던 선수였다는 사실에 제가 생각하던 것보다 훨씬 멋진 선수였구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브렛이 링에 입장하면서 자신이 쓰고 있던 특유의 선글라스를 팬에게 선물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데, 어렸을때 마냥 부럽게만 느껴졌었던 그 행동에는 그의 레슬링에 대한 깊은 철학이 녹아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참 감동을 받았습니다.

말씀해주신 몬트리올 스크류잡이 벌어졌던 즈음에는 프로레슬링에 대한 관심이 잠깐 떨어져있어서 당시에는 몰랐습니다. 시간이 지나고서야 알고서는 아니 어떻게 저런 더러운 짓을 하다니 하며 엄청 화냈었던 기억이 나네요. 숀 마이클스는 예전에 로커스 형제(실제로 형제 기믹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때는 그렇게 불렀었네요)로 활동할때는 좋아했지만, 나중에 팀이 각본상 불화로 해체하면서 다른 멤버를 유리창에 처박아 버리고는 둘이 함께 나온 사진을 찢어버리는 장면을 보고 저런 나쁜놈 하면서 그때부터 싫어했는데, 몬트리올 스크류잡을 알게 되고는 더 싫어했던 기억이 납니다. 빈스는 원래 싫어했는데 말할 것도 없죠. 제 마음속에 WWF가 악의 축으로 자리잡았던 시기였습니다. 그뒤로 프로레슬링은 엔터테인먼트다 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WCW와 ECW 선수들이 WWF를 침공한 인베이전 각본때도 진심으로 팀 얼라이언스가 WWF를 응원했을 정도였으니까요.

지금이야 당사자들도 앙금을 많이 풀었고 하니 그런 일도 있었지 하고 있지만, 그당시에 지금처럼 인터넷 커뮤니티가 활발했었다면 분위기가 장난 아니었을거란 생각이 드네요. 그러고 보면 그당시 WCW에 밀리는 상황에서 브렛같은 슈퍼스타를 그런 식으로 내팽개쳐 버렸음에도 불구하고 그걸 오히려 반전의 기회로 삼아 결국 승리한 WWF와 빈스의 역량은 참 대단하다고 느껴집니다. 프로레슬링을 아예 보지 않은지도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그당시의 프로레슬링과 함께 했던 시간은 참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네요.

어제 우연히 누워서 유튜브를 보다가 예전 시절이 생각나서 WWF 과거 영상들 그중에서도 브렛 영상들 찾아보다가 잤는데 오늘 또 이런 글을 보게 되니 참 반갑네요. 좋은 글 잘봤습니다.
20/03/22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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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pgr21.com/freedom/18744

마침 제가 두사람의 역사적인 화해에 대해 방송후 쓴 글이 있었네요

진짜 소름이 돋는 장면이고 숀은 이 직후 레슬매니아에서 은퇴를 건 경기를 통해 모든걸 후련히 정리하고 링을...링을...

하아...ㅠㅠ
StondColdSaidSo
20/03/22 12:02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다음엔 attitude 시절에 대한 글도 하나 부탁드려도 될까요??
불대가리
20/03/22 13:48
수정 아이콘
너무 정리가 잘 되어있어서 읽기 편했습니다.
얼 헤브너가 이또 심판이었군요.

언옹 vs 숀 레메는 인정 또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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