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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2/12 13:47:06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1805988582
Subject <페인 앤 글로리> - 거장의 과거와 지금 (스포일러)
<페인 앤 글로리>는 연출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자전적 성격이 많이 담겨 있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어떤 측면에서는 단순히 자전적이다. 라는 표현으로는 조금 부족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영화의 주인공 '살바도르'는 한때 과거에 인정받던 영화감독이지만 현재는 각종 통증과 질병, 우울증으로 인해 일종의 슬럼프가 온 상황입니다. 이 감독의 과거와 현재를 번갈아 보여주면서 영화가 진행됩니다. 영화 상에서 제일 독특한 부분은 과거에 대한 일종의 부정과 현재의 영감 사이의 간극이라고 해야할까요. 영화 상에서 과거에 대해서는 회피하고 외면하며 이야기로 만들고 싶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반대로 이야기의 중심에 놓이는 건 과거의 서사가 어떻게 현재에 영향을 끼치느냐에 대한 것이니까요. 이 모든 과거 이야기가 결국은 현재의 영화 촬영이었다는, (어떤 측면에서는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게 된) 결말은 과거에 대한 포용과 수긍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상에서 두드러지는 건 색의 변화입니다. 오프닝 크레딧부터 인상적인 색 조합을 보여주기도 하구요. 영화 상에서 그려지는 어린 시절의 집은 철저하게 백색의 동굴입니다. 이건 극장에서 연극의 스크린으로 이어지네요. 그리고 반대로 현재의 살바도르의 집은 훨씬 화려한 원색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이렇게 영화는 색을 더해감으로써 인생을 채워감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결국 이 영화는 삶의 궤적이라는 게 어떻게 예술에 영향을 끼치는 지, 그리고 그 영향을 어떻게 끌어안는지에 대한 영화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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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2 14:25
수정 아이콘
그러고보니 알모도바르 감독 영화네요. 챙겨봐야겠습니다 :)
aDayInTheLife
20/02/12 14:53
수정 아이콘
저도 여기서 한 분이 댓글로 추천해주셔서 찾아봤네요. 흐흐 즐겁게 보세요:)
Nasty breaking B
20/02/12 15:2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살짝 루즈한 부분이 있기도 한데, 종막으로 갈수록 정말 좋더군요. 엔딩씬의 메타적 연출도 좋았지만, 개인적인 베스트는 에두아르도와의 시퀀스였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국내 배급사 가위질은 황당하기 그지없을 따름...
aDayInTheLife
20/02/12 15:34
수정 아이콘
한군데 좀 튀더라고요. 그런거 있든 없든 마약부터 18세 받을거 뻔해보이는데..
흐헤헿레레헤헤헿
20/02/13 09:41
수정 아이콘
저도 국내에 칼질안한버전이 나오면 보러갈생각입니다.
aDayInTheLife
20/02/13 09:50
수정 아이콘
칼질한 부분이 꽤 눈에 띄더라고요.
피지알맨
20/02/13 12:24
수정 아이콘
전 기생충도 재미있게 봤지만 개인적으로 페인 앤 글로리 너무 아쉽다고 생각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황금종려상과 오스카는 이작품이 받았어야 했는데 흑흑...
aDayInTheLife
20/02/13 13:10
수정 아이콘
흐흐 저는 그래도 기생충이 쬐금 더 나았네요 물론 취향에 따라 갈릴 수 있다는데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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