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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1/16 18:27:07
Name aurelius
Subject [역사] 16세기 스페인의 중국 정복 계획
신성로마제국 황제 카를 5세 (스페인에서는 카를로스 1세)는 당대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군주였습니다. 카스티야와 아라곤, 네덜란드와 독일, 남이탈리아와 북아프리카 일부 그리고 아메리카 대륙까지. 그는 프랑스 국왕을 수차례 격파하였고, 반란군들을 진압했으며 심지어 로마까지 진군하여 교황을 두려움에 떨게하였습니다. 

카를 5세의 영지는 지금껏 유럽인들이 보지 못했던 거대한 것이었고, 그는 어쩌면 로마제국 이후 유럽전역을 다스리게 되는 보편제국의 황제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유럽의 유구한 전통인 "너무 잘 나가는 자는 일단 무조건 다굴시키고 본다"의 원칙에 의해 일종의 균형상태에 이르렀고, 그는 결국 동생에게 황위를 양도하고, 스페인의 한 수도원에 칩거하였습니다. 

그의 아들은 펠리페 2세였습니다. 그는 아버지로부터 스페인 왕국(카스타야와 아라곤)과 해외식민지를 물려받았고, 영지로만 따지면 유럽 최강이었습니다. 그는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아주 명확한 "제국적 야심"을 갖고 있었고, 가톨릭 보편주의와 제국의 영광을 지상에서 실현시키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그 계획 중 하나가 바로... [중국의 정복]

거대했던 아즈텍 제국을 단기간에 멸망시키고, 거대했던 잉카제국도 멸망시킨 스페인. 그리고 유럽의 군주들을 굴복시키고, 레판토 해전에서 오스만 제국도 패퇴시킨 유럽최강의 제국. 스페인은 이제 자국이 마음만 먹으면 불가능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도대체 스페인은 중국의 정복이라는 무지막지한 계획을 어떻게 추진하려고 했던 것일까요?

(중국정복에 대한 구상)

필리핀을 정복한 후 스페인 왕실은 누에바에스파냐(오늘날 멕시코)에 주재한 부왕에게 중국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많이 수집하라고 명령합니다. 당시 누에바에스파냐 부왕령의 책임구역은 필리핀까지였기 때문에, 중국에 관한 사무도 멕시코에서 보았던 것입니다. 이에 후안 데 라 이슬라(Juan de la Isla)를 지휘관으로 하여 3척의 갤리선이 필리핀에서 출발하여 중국의 연안을 측량했고, 또 중국과의 제한적인 무역을 추진합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곧 사망했고, 필리핀 총독의 자원이 굉장히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추가적 행동을 추진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중국에 대한 정보는 사실 여전히 많이 부족했습니다. 필리핀 정복에 기여한 군인 후안 파블로 카리온(Juan Pablo Carrion)은 단 몇척의 배만 있으면 중국을 정복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던 것을 보면 말이죠 (그런데 그는 정말 대단한 군인이었습니다. 카가얀 전투에서 단 40명의 병사로 1000명에 달하는 왜구해적을 패퇴시켰습니다) 

중국 측이 스페인에게 연락을 취한 적도 있습니다. 복건성의 책임자가 필리핀으로 도주한 해적 리펑을 인도하라고 필리핀 총독에게 요구하였고, 그 대가로 무역을 허가해주려고 했습니다. 필리핀 총독은 이를 수락하고 그를 인도하려고 하였으나 리펑은 중간에 도주하였고, 당시 총독이었던 기도 데 라베르자레스(Guido de Laverzares)는 병사하여 중국과 스페인 간의 접촉은 잠시 중단되었습니다. 

신임 총독 프란시스코 데 산데(Francisco de Sande)는 반대로 굉장히 호전적인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광신적인 기독교(가톨릭)도였고, 기독교를 전파하기 위해 무력을 불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1576년 스페인 본국에 편지를 보내 아메리카 대륙에서 금은보화를 찾기 위해 쓸데없이 방황하고 있는 5,000명의 병사를 지원해준다면 중국을 격파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중국인들이 용맹하지 않고, 제대로된 방어를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스페인 본국은 그런 관점에 동의하지 않았고, 일단 무역관계 수립에 집중하라는 훈령을 보냈습니다. 

(포르투갈의 합병으로 중국 정복에 대한 자신감을 얻다)

포르투갈 제국은 대항해시대의 선발주자로 아시아에 여러 거점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인도의 고아, 말라카, 몰루카 제도, 마카오, 그리고 일본의 나가사키. 아프리카에서 저 멀리 일본까지 곳곳에 무역거점을 설치하였고 실로 방대한 네트워크를 자랑했습니다. 그리고 1580년 포르투갈의 왕의 후사 없이 사망하자 스페인의 펠리페 2세가 포르투갈 왕위에 올랐습니다. 이제 스페인은 포르투갈의 자원과 스페인의 자원 그리고 아메리카 대륙의 자원을 모두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 와중에 마닐라의 대주교 도밍고 데 살라자르(Domingo de Salazar)는 중국이 스페인 제국의 위엄을 모욕했으므로 벌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데 산데 총독의 후임자 곤살로 론키요(Gonzalo Ronquillo)는 보다 동아시아에 방대한 네트워크를 구축한 예수회 신부들의 조언을 얻어 보다 현실적인 계획을 입안했습니다. 그는 중국을 공격하기 위해서는 15,000명 이상의 병사가 필요하고, 보급은 현지에서 수탈하는 방식으로 하면 된다고 한 것입니다. 이를 위해 스페인 병사들은 복건성을 공격하고, 포르투갈 병사들은 광동성을 공격하는 계획을 구상하였고, 스페인-포르투갈의 병사들 외에 일본인 용병 6,000~7,000명을 동원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당시 한 편지에서 한 스페인 신부는 일본인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습니다.

"우리는 예수회를 통해 일본인 6천~7천명을 동원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기독교를 믿으며 용맹하고 전투적이며 중국인들은 예로부터 이들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말한 기독교도 일본인이란 사실 고니시 유키나가의 휘하의 병사들이었습니다. 

스페인 신부의 편지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었습니다. 

"히라도의 왕(오무라 스미타다인 것으로 추정)과 그의 친구 아우구스티노(고니시 유키나가의 세례명)는 폐하가 요청만 한다면 보르네오나 시암, 또는 중국 - 특히 중국은 이들의 적입니다 - 을 원정할 때 자기들 휘하의 모든 병사와 백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약조하였습니다. 이들은 사욕 떄문이 이나리 명예를 위해, 그리고 폐하를 위해 봉사하는 것입니다. 그들이 직접 건낸 말입니다."

그리고 1588년 3월 이르러서는 다음과 같은 편지도 보냈습니다. 

"만약 폐하께서 중국원정을 결정하신다면, 일본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폐하가 원정을 시작한다면 일본의 기독교 군주들 뿐만 아니라 다른 군주들도 대거 호응할 것이며 그 수는 10만이 넘을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스페인 측이 일본군 10만명 이상 동원할 수 있고, 이들이 적극 호응할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입니다. 당시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이미 중국원정에 대한 구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분위기를 감지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스페인 측은 그를 이용하여 중국원정을 도모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대륙원정에 당시 포르투갈/스페인 신부들이 부추긴 것도 어느 정도 역할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살펴봐야겠습니다. 

하지만 1588년 같은 해 스페인의 무적함대는 영국과 해전에서 대패하였고 2만명 이상 전사, 군함 35척을 잃었습니다. 이는 복구하기 힘든 피해였고, 스페인의 중국 원정 계획은 완전히 백지화되었습니다. 

만약 스페인의 중국원정 계획이 실행되었다면 역사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갔을지, 무척 궁금해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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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츠크해
20/01/16 18:33
수정 아이콘
지금봐선 말도 안되는거처럼 보이긴 하는데 비슷하게 거대한 땅인 아메리카쪽에서는 그게 실제로 됐으니까 가능하다고 생각 했을 법도 해요.
20/01/16 18:37
수정 아이콘
실행됐다면 당연히 개털리고 끝장났겠지만, 그 파장은 역사를 크게 바꿨을 것 같긴 합니다.
20/01/16 18:41
수정 아이콘
근데 명F4 시절이라는거 감안해도 저걸론 어림없어 보이네요 아즈텍 잉카랑은 레벨이 다르져
20/01/16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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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어떤 실패한 정복자들이 그랬듯 패다가 지쳐서 제풀에 나가떨어졌겠네요
DownTeamisDown
20/01/16 18:52
수정 아이콘
일본군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공략의 방법이 잘못된건 맞았죠.
중국 정권을 끝장내려면 다른곳은 나중에 점령하더라도 북경은 일단 점령하고 생각했어야하는데...
문제는 복건성부터 생각했으니 정말 지쳐셔 나가 떨어졌을것 같네요.
만약 했다면 임진왜란부터 스페인 포르투칼군과 같이했다면 가능성이 있었을지도,...
aurelius
20/01/16 18:54
수정 아이콘
임진왜란 때 스페인군함이 활약했었더라면 거북선이나 판옥선은 완전 무용지물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1588년 잉글랜드가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박살낸 것에 감사해야.... 엘리자베스 여왕 만세! 크크
시원한녹차
20/01/16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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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 몹시 흥미로운데 좀만 더 설명해주시면 안될까요? 스페인배가 더 센가요?
전자수도승
20/01/16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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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옥선으로 바다 위 농성전이 가능했던 것은 대포에 들어가는 화약이 비싸서 조총 쓰고 배가 비교적 작았던 일본배였기에 가능한거라
이미 이전에 있었던 레판토 해전에서도 대포가 잘만 쓰였고 영국과 전쟁할 때는 두말 할 것도 없었던 스페인 입장에서는 판옥선이 세키부네 끌던 일본애들보다 어려운 상대는 아니죠
더군다나 판옥선의 장점은 선회가 비교적 쉽다는 것이지 연안에서나 돌아다닐 수준의 기동성과 항해 수준을 가진데 비해(칠전량때 도주하다 일부가 표류했단 소리가 나오죠)서 저쪽 애들은 그 기동성은 좋은 편이었으니
소위 맞다이 까면 모르겠지만 옆으로 돌면서 긁기 시작하면 판옥선에 비해 저쪽 배들이 좀 덜 맞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뇌피셜이니 킹갓제네렐엠페러슬레이어 갓순신님이라면 뭔가 달랐을 수도 있지만
닉네임을바꾸다
20/01/16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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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연구만 되면 뭔가 방법을 찾아냈을거같기는...
틀림과 다름
20/01/16 21:58
수정 아이콘
링크 하나 남겨드립니다
https://blog.naver.com/mdkdk/140018129844
본문글 한번 읽어 보시고요
댓글에 보면 "종결"이란 분이 펌질한 글이 있습니다
소설 임진왜란(김경진,윤민혁,진병관 공저)에 있는 내용을 펌질한거랍니다
여기서 "사관"은 소설 임진왜란의 작가분들이 서로 공통적으로 내린 결론을 사관이라는 매개체로 의견을 적은 거랍니다
소설 임진왜란은 임진왜란이라는 역사적인 사실을 주제로 하여 내놓은 글중에서 고증에 가장 가깝다는(정확하다는) 평가를
받은 소설입니다
시원한녹차
20/01/16 23:08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요약하자면....

이순신 함대와 아르마다는 16세기인데...

1. 판옥선이 더 작음. 포 사거리 짧음. 대함용 포. 내구성 강함. 대장군전과 장군전은 18세기의 갤리온도 침몰시킬 수 있음. 18세기의 갤리온은 판옥선 침몰 불가능.

2. 갤리온이 더 큼. 포 사거리 더 김. 대인용 포. 내구성 약함. 18세기의 최대 구경인 32인치 포탄으로도 판옥선 침몰이 불가능할 듯.

이 정도군요. 16세기는 둘째치고 18세기 영국 해군도 판옥선보다 약할 거라는 말이군요. 대장군전이 화강암 석축을 80cm나 뚫고 들어갈 줄은 몰랐네요.... 세네요.
messmaster
20/01/1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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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거 없고 그냥 조선의 열세에요
갈레온은 당대 최고의 항해술을 보유한 동네서도 높은 선체와 중무장 그리고 쉬운 조작으로 함대전의 패러다임을 바꾼 명품중의 명품인데 자체적인 항해능력도 없는 판옥선이랑 비교하는건 좀 한세기에서 한세기 반 차이 난다는게 일반적 인식으로 알고 있는데 결정적으로 판옥선은 탑승인원의 반 이상이 노잡이에요
틀림과 다름
20/01/17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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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잘하셨네요
학교다닐때 공부 잘하셨을것 같습니다... 부럽...
시원한녹차
20/01/17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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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잉 갑작스런 칭찬....감사합니다 크크
고기반찬
20/01/16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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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스페인인들은 중국이 그렇게 큰 땅인줄, 특히 중국 내륙지방이 얼마나 광활한지 모르고 있었죠. 세계 지도에서도 중국은 현실보다 많이 축소되서 나타나고, 17세기는 되어야 중국 내륙지방 정보가 알려지면서 그 땅이 그렇게 큰지 알게됩니다.
시원한녹차
20/01/16 19:12
수정 아이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스페인 국왕에게 잘보이려고 중국 원정을 지원한다니 말하는거 보소 크크크. 먼땅 일이라고 아주 그냥 크크크
20/01/16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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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중국을 아즈텍이나 잉카 따위 정도로 생각했었나...
20/01/1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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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자체 역량으로는 조선도 못먹을텐데 명은 진짜 많이 나갔네요.
롯데올해는다르다
20/01/16 19:45
수정 아이콘
진짜 전쟁의 신이 들려서 스페인군이 연전연승을 하고 명을 멸망시킨다고 쳐도 서반아국이 끽해야 50년도 못 채우고 다시 흡수되지 않았을까요
20/01/16 20:09
수정 아이콘
갑자기 판옥선 vs 갤리온 궁금해지네요 대양에서는 갤리온이 연안에서는 판옥선이 이길까요?
20/01/16 20:13
수정 아이콘
엥? 그거 엄청 멀리있고 이교도들 사는 나라니까 똑같은거 아니냐?
카서스
20/01/16 20:15
수정 아이콘
오히려 전쟁도중에 스페인의 기술을 도입하고 중국이 짱먹지 않았을까요;
키비쳐
20/01/16 20:31
수정 아이콘
어...형, 스케일이 너무 큰데??
소독용 에탄올
20/01/16 20:34
수정 아이콘
보급을 현지수탈로 해결하기엔 점유해야 할 영역이 너무 커서....
실제 질렀어도 정복은 불가능한게 아닌가 합니다.
the hive
20/01/16 20:41
수정 아이콘
뭐 그게 가능했으면 이미 다국적군 끌고 홍콩앞에서 시위하고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건이건이
20/01/16 20:58
수정 아이콘
그냥 털리고 끝났을듯... 일본까지 쳐들어 갔으려나?
좌종당
20/01/16 21:10
수정 아이콘
실제로 이루어졌으면 중국이 그 후 서구문물 흡수시도를 더 많이해서 훨씬 강해졌겠네요
이른취침
20/01/16 21:26
수정 아이콘
이거 완전 예방접종???
그랬다면 역사가 어떻게 흘러갔을지 궁금하긴 하네요.
러시아나 소련이 역으로 중국에게 인해전술 당했을지도???
뒷산신령
20/01/16 21:33
수정 아이콘
그러면 저당시 세계 최강국은 어디일지 궁금하네요.
중국 해안도시만 봐서 만만해보였나
시대별 강대국의 비중이라고 해야하나 역사별로 강국이 차지하는 비율 연구해놓은 자료를 어디서 봤던거 같은 기억이 있는데
시대별로 궁금하네요
20/01/16 22:04
수정 아이콘
중국이죠

투르크가 강하다 한들, 결국 중국이 더 강할겁니다
됍늅이
20/01/16 23:02
수정 아이콘
최강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16세기 후반이면 오스만 스페인 명 프랑스 오스트리아 순이라고 봅니다.
20/01/16 23:03
수정 아이콘
(수정됨) 당시 인도(무굴)도 무시못하죠
악바르 대제 치세거든요
악바르 말기에 전 세계 GDP 22% 찍고 다음 대부터는 중국도 역전해버립니다
산업혁명 이전까지는 정말 잘 나갔죠...
antidote
20/01/16 23:52
수정 아이콘
문제는 인도는 인구, 경제력은 거대했을지 몰라도 한국이나 중국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당시 아직 봉건제 수준을 탈피하지 못해서요.
GDP가 중국을 능가한다고 하더라도 그걸 정부가 온전히 다 끌어다 쓰지 못하면 의미가 없습니다.
결국 분열되어 있던 나라는 영국이 홀랑 먹어버렸고요
통일된 힘을 그대로 쓸 수 있느냐 없느냐는 임진왜란만 보더라도 명백한데, 일본이 고려중기 이후로 경제력이든 인구든 한반도를 압도했고 동원능력도 앞섰습니다만 따로 방비할 외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본토의 병력을 전부 끌고오지 못하고 도요토미 충성파 다이묘의 병력밖에는 끌고 올 수 없었고 다이묘간의 반목이나 파벌로 인해서 후방에 불안요소를 안고 있었으며 전쟁으로 이득을 보지못한 도요토미 충성파 다이묘들은 결국 전쟁의 결과로 반대파 진영에게 내전에서 패배하고 흡수당합니다. 당시 일본의 총 경제력과 인구가 이미 조선의 두배를 넘었을거라는게 일반적인 예측인데 그 국력을 집중시키지 못해서 결국 전쟁에서 졌고 전쟁에서 진 이후 집권세력이 내전에서 패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20/01/16 23:58
수정 아이콘
후대가 그 많은 돈 물쓰듯 홀랑 써버린 것도 컸죠 크크
마우스질럿
20/01/17 06:23
수정 아이콘
임진왜란 발발 30년 전인 1562년 일본에서 기록된 일본의 인구가 남자 199만명 여자 299만명이라고 되어 있고

겐로쿠 번영 이전의 시기 인구가 1200만 정도에서 겐로쿠의 번영을 거치면서 3천만이 되는거니까

조선 전기에는 조선보다 두배까지는 아니죠
솔로15년차
20/01/16 22:50
수정 아이콘
기술 좀 앞서 있었을 뿐 실제 전력도 중국이 위, 거기에 먼거리의 원정인데 당시의 항해술. 정말 택도없는 소리죠.
antidote
20/01/16 23:33
수정 아이콘
칼레 해전이니 뭐니 하는거 생각해보면 기후와 계절풍에 익숙하지 않았을 스페인이 당대에 수만에 달하는 대군을 중국으로 원정보내면 아마 스페인의 전성기가 더 일찍 끝나는 효과만 났을겁니다.
칼레 해전 당시 졸전을 보면 아무리 영국 인근의 북해가 험한 바다라고는 하나 여름철 태풍을 예측도 못하던 시대에 동중국해를 비롯한 서태평양 연안에 만명이 넘는 군대를 정상적으로 파병할 수 있을 수가 없죠. 그 꼴랑 영국까지 보내는 것만 해도 국력이 기울 정도로 국력에 출혈이 심했고요.
수에즈 운하가 뚫리기 전에 이베리아에서 중국에 항해로 도달하는 것은 신대륙보다 말도 안될 정도로 훨씬 더 먼 뱃길을 돌아가야 합니다. 아무리 노와 연료없이 가는 범선이라고 하더라도 비현실적인 이야기죠. 심지어 화석연료 시대에도 러시아 함대가 비슷한 짓을 했다가 결국 신생열강이던 일본에게 해전은 처참하게 깨졌고요.
명나라가 아즈텍이나 잉카처럼 제국이라고 이름만 붙었지 당대 유럽보다도 더 잘 정비된 중앙집권과 통일된 사상(유교)가 있었는데 유럽쪽에서 찔러서 어떻게 떡이라도 먹어볼 수 있던 시절은 이자성의 난 이후 전국이 반란으로 들끓었을 말기 외에는 각이 안나옵니다.
임란시절 만력 3대정이 쓸데없는 전쟁이라고 폄훼받기도 하는데 사실 국력소모는 컸다고 하나 결국 전쟁은 다 이겼습니다. 아마 당시에 서양에서 이정도 규모의 전쟁을 3차례 하고도 남아있을 수 있는 나라는 없었을거라 봅니다.
다만 제대로 보급(식량, 화약)만 되었으면 전투에서는 무시무시하긴 했을겁니다.
임진왜란 때 왜병이나 기타 고려말 조선초 원말 명초에 왜구들과 싸운 한반도, 중국의 군대가 일본지역 군대의 백병전 실력에 사람같지 않게 싸운다고 할 정도로 두려움을 느꼈는데 스페인 애들은 백병전에서 일본 병사들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또 당시 테르시오 같은 방진을 짜고 전투를 할 전투술과 규율이 있었던 스페인 군의 저력이면 아전에서는 아마 백전백승의 구도가 되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투를 이긴다고 전쟁을 반드시 이기는 것도 아니고 핀포인트로 수도를 찔러서 무력화시키는게 아니라 점령전을 하고자 한다면 결국 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의 넓은 전역을 점령으로 이기겠다는 발상은 결국 내연기관 시대의 일본으로서도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유럽이라고 해서 다를 것도 없어요. 스페인보다 후대의 나폴레옹이나 히틀러가 결국 러시아 털다가 몰락한거 생각하면 스페인이 아무리 전투를 잘 이겨도 말도 통하지 않는 적대적인 환경에서 중앙집권과 관료제가 확고하게 갖춰진 중국을 상대로 장기적으로 전쟁을 이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죠. 물론 국토가 약탈로 황폐화되고 이로 인해 농민반란이 더 빨리 일어나 명나라도 역사보다 더 이른시기에 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만 명나라가 만력 3대정 이후로도 꽤 버티다가 망했기 때문에 중원보다는 유럽의 세력구도가 바뀌는 영향이 더 컸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렌지꽃
20/01/16 23:41
수정 아이콘
16세기면 명나라 최전성기고 명나라가 아니라 명나라 해적들도 못이기죠
antidote
20/01/17 12:50
수정 아이콘
대부대로 싸우는 전투가 아니라 해적-해군 전투같은 작은 전투가 일어나는 방식이면 스페인 해군이 명나라 해적을 개터는것은 거의 확실합니다.
당대 스페인 해군이 해상백병전에서 참패한 사례가 없고 저시대 스페인 개척자 / 군인들이 동아시아 와서 악명높다는 왜구들과 직접 싸워보고 (스페인 군대나 스페인이 상대하던 유럽/중동 군대에 비해) 너무 약하니 명나라도 왜구에 시달리며 두려워 한다던데 명나라가 듣기와 달리 허약해서 털어볼만한 거 아니냐고 저런 계획을 짜게 된 거라서요.
오렌지꽃
20/01/19 03:26
수정 아이콘
(수정됨) 포르투갈 정규군은 명나라 해군에, 스페인 정규군은 명나라 해적에게 쩔쩔맨 적이 있거든요 본문에 있는 린펑(리펑이라고 오타내셨습니다)을 다른말로 리마홍이라고 하는데 직접 검색해보심이 어떠하실지. 서구열강들은 19세기까지 중국계 해적들에게 고전했습니다.
라울리스타
20/01/16 23:45
수정 아이콘
재미있네요. 개인적인 상상으로는 중국과 지리한 소멸전 끝에 결국 스페인이 털리고

중국이 해상에 눈을 뜨면서 유럽국가들과 교류가 더 활발해지지 않았을까. 물론 그러다가 청에게 더 빨리 먹히면서 다시 대륙 안으로 눈을 돌렸을지도 모르지만...중국입장에서도 그냥 오랑캐(?)와의 전쟁이 아닌 꽤나 충격적인 일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크크
구밀복검
20/01/17 00:57
수정 아이콘
후일담 하나 추가해 보죠.

https://redtea.kr/pb/data/timeline/125756970.png
400년 전의 불매 운동... 평양성이 일본군에 함락되기 전날인 1592년 7월 20일 에스파냐의 필리핀 총독 고메스 페레스 다스마리냐스는 국왕 펠리페 2세에게 왜 자신이 현지에서 중국산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는지를 설명하기 위해서 위와 같은 보고문을 보냅니다. 당연히 영어로 보낸 건 아니고요. 내용을 대강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중국놈들이 필리핀에다가 면직물하고 생사하고 무지막지하게 팔아먹으면서 우리 외화 다 빼가고 있어여.. 이거 물량이 장난 아니라서 그라나다 무르시아 발렌시아에 있는 견직물업자들 다 쫄딱 망하게 생겼음.. 그럼 나랏돈 거덜나는 건 순식간이에여.. 그러니까 얘네하고 거래하면 안 돼여 안 그래도 여기 원주민들이 중국옷 입는 거 금지시켰어여 장기적으로는 여기 애들 굴려서 중국 브로커놈들 개입 없이 멕시코로 면직물들 실어나를 생각임'
마스터충달
20/01/17 01:12
수정 아이콘
처들어왔으면 스페인이 아니라 서구가 쫄딱 망했을지도...
치열하게
20/01/17 01:43
수정 아이콘
땅 몇개 점령은 해도 정복은 불가능하다 생각합니다.
마우스질럿
20/01/17 06:12
수정 아이콘
나폴레옹, 히틀러가 러시아를 굴복시키지 못했던것처럼 중국을 자극만하고 끝냈을듯 싶어요

몽골이 송나라 굴복시키는데 금나라멸망(1234년) 부터 바얀의 임안점령(1276년) 까지로 보면 42 년입니다.

이슬람이 코란,칼 이러면서 스페인까지 넘어와 피레네 산맥 넘다가 뚜르, 프와티에 에서 밀린 이유가

이슬람 전체 인구와 프랑스 인구가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서 더 진전을 보지 못한 면도 있다고 보는데

저 당시의 스페인 군사력이 13세기의 몽골군처럼 대적불가한 압도적인 힘도 아니고

명나라가 막장이었지만 남송시대보다는 낫지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스페인 왕실이 이역만리 머나먼 땅에서 수십년동안 전쟁을 지속할 여력이 되는가? 에서 부정적으로 보여지고

몽골, 만주족이 중국점령한거는 현지 한족들을 포섭했어서 가능한거였는데

일본을 포섭해서 중국을 지배하겠다는 스페인 방식으로는 결사항전이죠
장고끝에악수
20/01/17 11:28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박정희
20/01/17 14:08
수정 아이콘
중국에 서양문물이 전해져서 중국식 산업혁명 비슷한게 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안군-
20/01/17 15:20
수정 아이콘
오히려 저게 실현됐으면 동북아의 개화가 더 가속화돼면서 세계역사가 바뀌었을지도..
명,청이 서양을 오랑캐 취급하면서 쇄국을 한 것도 뜨거운 맛을 못 봤기 때문이라 보거든요. 전쟁이라는게 꼭 싸움만 하는게 아니라 그 앞뒤로 수많은 협잡과 첩보가 있는 법이라, 신대륙의 존재, 서양 군대의 강력함, 해양제국의 거대함을 접한 중국이 자기들도 거기 참여할 생각을 하게 됐을지도..
틀림과 다름
20/01/17 21:51
수정 아이콘
싸우게 된다면
총알보다 많은 인구수에 압사당할것 같습니다....

전투 몇번이야 이기겠지만 전쟁에선 이길수 없을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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