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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12/25 02:52:32
Name Souless
Subject (약스포)영화 캣츠 감상문 (수정됨)
와.우.세.상.에.! 이.런.영.화.가. 나.오.다.니.?

뮤지컬이라는 것에 흥미를 느끼게 된 건 얼마 안되었어요.
바로, 3년전 쯔음에 개봉한 라라 랜드가 시작이었죠.
같은 영화를 여러번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저조차도 3번, 4번 정도 더 챙겨봤으니까요. 
이후 몇 가지 유명한 뮤지컬 영화들을 챙겨본 것 외에는 없기에
뮤지컬 자체에 대한 지식은 거의 무지에 가깝습니다.
참고해주시고 읽어주세요.

예고편을 극장에서 봤을 때, 저 미친 영화는 뭐지?
게다가 레미제라블 감독이라고?
응? 곧 개봉인데 ? 뭐지, 뭐지...한참 생각하다가
그리고 개봉 전에 악평이 쏟아집니다.
도대체 얼마나 쓰레기이길래?

호기심은 고양이를 죽인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사람 얼굴에 고양이 무늬를
얼룩덜룩하게 칠해 놓고 고양이 귀와 꼬리를 달고
고양이 흉내를 냅니다. 심지어 나중에 영화에서
지금 나오는 고양이들의 언행들이 인간과 닮지 않았냐고
묻는데, 그렇습니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호기심에 이 영화를 선택을 하게 된 관객이라는 고양이는
그만...꼴까닥!

이 영화 몹시 괴이합니다.
약 1억 달러의 제작비에 걸맞게 세계관을 구성하는 모든 공간
하나 하나를 아주 화려하게 꾸며 놓았습니다.
그리고 뮤지컬 영화답게 사운드 역시 훌륭하구요.

그런데 영화는 기본적으로 '보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건 시각적으로 정말 너무해요.
흔히 말하는 불쾌함의 골짜기의 아주 좋은 참고서입니다.
소닉이 올해 빠른 GG 선언 후, CG 재작업을 진행했듯이
이 영화도 미끼 한번 던져주고 빨리 시각적으로
방향성을 잡았어야 했을지도요.
헐리우드에서 난다 긴다 하는 배우들이 모두 캐스팅되어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는데, 도무지 흉물스러운 저 형상 속에
스며든 배우의 연기에 공감을 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심각합니다.

알몸을 털로 덧씌운 수많은 인간 고양이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심지어 어떤 고양이는 근육질인데
단모종이라서 진짜 사람의 알몸 같은 형태도 있고,
어떤 고양이는 그냥 배우 자체의 이목구비가 너무 뚜렷하다보니,
고양이 귀 하나 씌워 놓고 고양이라고 우기는 수준입니다.

아 그리고 문제의 바퀴벌레 씬은 생각보다 징그럽지 않았어요.
영화가 처음부터 끝까지 징그러워서 잠깐 지나간 해프닝 같은
느낌.

그래도 몇몇 장면은 나름 괜찮은 장면도 분명 있긴 했어요.
이거라도 건진게 어디...아니에요!

저 기괴한 형상이 점점 얼굴만 클로즈 업 되어 화면 앞에 다가오는 것이 반복될 때마다 가까이 오지마! 라는 생각이 들 정도 불쾌합니다. 심지어 대놓고 웃으라고 만든 장면들도 몇몇 존재하는데 도저히 웃을수가 없어요.

2시간 내내 쏟아지는 노래 퍼레이드도 어느 순간부터는
지루해지기 시작합니다. 또다른 노래의 시작,  또다른 고양이의
자기 PR 시간. 그리고 의미 없이 또 시작되는 사람 형상을
한 고양이 집단의 아크로바틱한 춤. 이 패턴이 처음부터
끝까지 달라지지 않습니다.

심지어 좋아하는 배우가 하악질 연기를 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니들 도대체 무슨 짓을 하는거야 ! 라고 소리 지르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래서 영화가 도대체 언제 끝나지? 라는 생각을 들게 한건
자살 닦이로 유명한 수어사이드 스쿼드 이후로 진짜 오랫만이네요.
그 이후로 수많은 망한 영화들을 봤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내 시간은 아깝지 않았다 라는 생각을 했는데...

심지어
와 드디어 끝났다! 했는데 영화는 한 발 더 나아가서
관객들에게 훈계를 합니다. 엔딩 크레디트 전에 나오는 곡이 하나 더 있는데요.
직접 보시고 화를 내는 편이 나...아니 차라리 이 글을
보고 보는 것을 포기하는 편이 나을지도요.

명심하세요
호기심은 고양이를 죽입니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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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25 02:58
수정 아이콘
근데 이게 사실 원래 뮤지컬부터가 그런 이야기라서요.... 오리지날은 그나마 멀리서 봐서 덜 불쾌한데 영화는 클로즈업을 해서 더 불쾌한 것일 지도...
마스터충달
19/12/25 03:05
수정 아이콘
이거 꼭 봐야지 크크크크
부기영화
19/12/25 03:24
수정 아이콘
고양이도 싫어할 영화...
대학생이잘못하면
19/12/25 06:16
수정 아이콘
닉언일치 그 자체
우리는 하나의 빛
19/12/25 05:44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요.
저는, 생각'보다는' 멀쩡해서 놀랐습니다.
뮤지컬공연을 볼 일이 없었기때문인지도 모르겠네요.
불쾌한 골짜기의 경우 기분이 좋은건 아니지만 그냥 넘어가자 생각하니 보면 볼수록 무뎌지긴 했는데..
오히려 그 벌레 씬과 마지막 엔딩 부분은 완전히 깼습니다.
+쓸데없이 몸을 배배 꼬는 움직임도요.
19/12/25 06:51
수정 아이콘
(수정됨) 네, 맞아요. 놀랍게도 영화의 짜임새는
제법 잘 구성되어 있어요. 얼마나 똥이길래 호기심에
구경하신 분들에게는 오묘한 감정을 들게 만들어요.
일명 "웰메이드 똥 영화"죠. 준비된 구성들을 기분 좋게
따라가고 싶어도 어느 순간 자막만 보게 되더라구요.
아이 트래킹을 설치했다면 글씨만 읽게 되는 그런 결과가 나왔을지도...
도저히 맨 눈으로 배우들의 얼굴들을 마주하기 너무
힘들었어요. ㅜㅜ
19/12/25 08:32
수정 아이콘
똥이 웰메이드면... 음...
19/12/25 12:50
수정 아이콘
헐~~
19/12/25 09:08
수정 아이콘
엔딩이 진짜 최악이에요
혐오스택 풀스텍 쌓이게해줌..
크낙새
19/12/25 10:54
수정 아이콘
저는 재작년인가? 국립극장에서 뮤지컬 캣츠 오리지날팀 내한공연을 봤는데...꽤 괜찮았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영화 나온다고 하길래...그것도 감독이 레미제라블 감독이란걸 듣고 무조건 보려고 마음먹었었는데.. 갑자기 듣도 보도 못한 혹평들이 보이길래..볼까말까 망서리는 중입니다.
덴드로븀
19/12/25 12:20
수정 아이콘
안대끼고 보면 되는 영화!
테크닉션풍
19/12/25 12:45
수정 아이콘
오늘 보러가는데....똥맛카레냐 카레맛똥이냐...
한가인
19/12/25 17:55
수정 아이콘
(수정됨) 방금 영화 보고 나왔습니다.
와~ 정말 2시간 동안 죽음을 맛본거 같아요.
극장에서 소리치고 싶었습니다.
"제발~ C8 노래좀 그만 부르라고"
아니 메모리를 이렇게 부른다고?
아니 메모리를 가지고도 영화를 못 살린다고?

백두산을 욕하고 싶거든 캐츠를 보고 오십시오.
백두산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평가한 내 자신이 부끄러워질 지경이에요.
콰트로치즈와퍼
19/12/25 18:37
수정 아이콘
영화를 보고싶어서가 아니라 궁금해서 보러 가는 사람들이 많을듯....
마도로스빽
19/12/26 08:21
수정 아이콘
혹평을 보고 봤는데,, 루즈한 면이 있습니다. 고양이들 pr 시간이 길어서...그래도 음악 듣는건 괜찮았던거 같구, 갠적으로 평점 7점은 될거같아요.
8T truck
19/12/26 21:49
수정 아이콘
톰 감독의 영혼을 불사른 PR 때문에라도 가보려 했는데 스틸컷을 보자마자 난 안되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안마의자 영화관만 있다면 자면서 음악만 듣고 나올텐데...저희 지역엔 없으니...쓰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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