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9/12/06 02:19:48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1728442397
Subject [일반] 포드 V 페라리 - 궁극의 레이싱 영화(스포?)

1960년대 초중반, 24시간 동안 차량의 내구도를 점검하는 르망 24시 레이스의 절대 강자는 페라리였습니다. 그리고, 1966년, 미국의 포드는 이 르망 24 레이스에서 타도 페라리를 외치며 야망 넘치게 도전했습니다.


<포드 V 페라리>는 이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입니다. 영화 내용을 살펴보면 제목의 '포드 vs 페라리'의 대결보단 엄밀히 따져서 '셸비 vs 포드'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에요. 역시 내부의 적이 제일 무섭다는 결론을 안겨주는 영화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미친 레이싱 장면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음악과 음향의 효과가 엄청납니다. 제가 아이맥스를 못 봤지만, 만약 주변에 아이맥스관이 있으시다면 소리만 듣기 위해서라도 아이맥스를 추천드려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요. 엔진 소리에 속도감이 더해지는 각종 효과음이 어마 무시합니다.

여기에 편집이 화룡점정에 가까워요. 일단 요새 차가 중심인 영화가 적은 걸 감안한다고 해도 영화상에서 기어 변속으로 리듬감을 만든 영화는 찾기 참 힘들었거든요. 근데 이 영화에서는 찰떡같은 변속이 영화의 흥을 돋워줍니다.


영화의 서사는 캐롤 셸비와 켄 마일즈의 시련과 도전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타도 페라리를 위해 뭉쳤지만, 실패도 경험하고, 끝끝내 성공을 이뤄내는 이야기요. 저는 이야기 내에서 좀 흥미로웠던 게 크리스찬 베일이 맡은 켄 마일즈의 틱틱 거리는 성격이었습니다. 정확하게는 '양복쟁이'들에게 대하는 태도 같은 부분이요. 켄 마일즈는 영국인이긴 하지만 어쩌면 미국의 로망을 상징하는 캐릭터로 그려내고 싶었던 건 아니었을까 싶더라고요. '지나치게 순수하다'라고 비난 받기도 하지만 '약속한건 우승이 아니라 레이스였다'고 말하고 자동차의 한계까지 밀어 붙이는 그런 캐릭터로서요. 그런 점에서 크리스찬 베일의 연기가 뛰어났습니다. 틱틱대고 살짝 꼬인 성격이면서도 열정과 순수함을 갖춘 캐릭터가 약간 삐딱한 시선이나 입모양, 행동 하나하나에서 묻어나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켄 마일즈를 일종의 로망, 순수함으로 놓는다면 반대 급부로 대척점의 비비는 현실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겠죠. 영화 자체의 구조가 스포츠 드라마의 성격이 강해요. 그닥 호의적이진 않은 상부의 반응과 그에 불구하고 도전하고 이뤄낸 팀. 다만 희망적 결말을 약속하는 스포츠 드라마보단 (실제 사건 배경이라 어쩔 수 없었겠지만) 냉소가 살짝 묻어나오는 마무리까지. 어쩌면 르망에서 우승한 마지막 미국 차라는 자막도 이런 느낌을 조금 더 배가 시킨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9/12/06 05:29
수정 아이콘
페라리는 그저 들러리일뿐 영화 부제는 “포드 vs. 포드“
aDayInTheLife
19/12/06 05:36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 크크
박근혜
19/12/06 09:25
수정 아이콘
켄 마일즈 = 로망과 순수함 = 페라리

켄의 역주에 찬사를 보낸 것도 포드가 아니라 페라리였죠.

그래서 '포드 V 페라리'입니다.
aDayInTheLife
19/12/06 10:34
수정 아이콘
그럴 수도 있겠네요. 레이싱에 말 그대로 목숨을 건 쪽은 포드가 아니라 페라리였으니..
킹리적갓심
19/12/06 09:33
수정 아이콘
MX관에서 보고 싶은데 이번주는 도저히 시간이 안되네요. 다음주 주말쯤에는 일반관은 몰라도 MX관은 다 내려갔겠죠?
aDayInTheLife
19/12/06 10:35
수정 아이콘
근데 또 막상 경쟁작이 다음주 까진 마땅히 없지 않나요? 사운드 좋은 관을 추천드리긴 하는데 저도 일반관에서 보긴 했어요 크크
오래된낚시터
19/12/06 12:12
수정 아이콘
포드 회장 기분까지 맞춰주는 해피엔딩을 기대한 관람객들이 르망 우승자가 바뀌면서 극장 분위기가 술렁이죠

혹여나 뻔한 미국뽕 영화가 될까 싶었는데, 보다 보니 그런점은 하나도 없고 되려 냉소적인 영화였네요
aDayInTheLife
19/12/06 13:42
수정 아이콘
씁쓰레 하면서 냉소적 엔딩이 맘에 들더라고요. :)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일반] [공지]2024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선거게시판을 오픈합니다 → 오픈완료 [53] jjohny=쿠마 24/03/09 27739 6
공지 [정치] [공지] 정치카테고리 운영 규칙을 변경합니다. [허들 적용 완료] [126] 오호 20/12/30 249853 0
공지 [일반] 자유게시판 글 작성시의 표현 사용에 대해 다시 공지드립니다. [16] empty 19/02/25 325987 8
공지 [일반] [필독] 성인 정보를 포함하는 글에 대한 공지입니다 [51] OrBef 16/05/03 448922 28
공지 [일반] 통합 규정(2019.11.8. 개정) [2] jjohny=쿠마 19/11/08 319220 3
101346 [일반] 민희진씨 기자회견 내용만 보고 생각해본 본인 입장 [29] 수지짜응1777 24/04/25 1777 1
101345 [일반] 나이 40살.. 무시무시한 공포의 당뇨병에 걸렸습니다 [21] 허스키1843 24/04/25 1843 0
101344 [일반] 고인 뜻과 관계없이 형제자매에게 상속 유류분 할당은 위헌 [29] 라이언 덕후3081 24/04/25 3081 1
101295 [일반] 추천게시판 운영위원 신규모집(~4/30) [3] jjohny=쿠마15372 24/04/17 15372 5
101343 [일반] 다윈의 악마, 다윈의 천사 (부제 : 평범한 한국인을 위한 진화론) [47] 오지의4402 24/04/24 4402 11
101340 [일반] 미국 대선의 예상치 못한 그 이름, '케네디' [59] Davi4ever8843 24/04/24 8843 3
101339 [일반] [해석] 인스타 릴스 '사진찍는 꿀팁' 해석 [15] *alchemist*4713 24/04/24 4713 11
101338 [일반] 범죄도시4 보고왔습니다.(스포X) [41] 네오짱6608 24/04/24 6608 5
101337 [일반] 저는 외로워서 퇴사를 결심했고, 이젠 아닙니다 [27] Kaestro6064 24/04/24 6064 16
101336 [일반] 틱톡강제매각법 美 상원의회 통과…1년내 안 팔면 美서 서비스 금지 [32] EnergyFlow4177 24/04/24 4177 2
101333 [일반] [개발]re: 제로부터 시작하는 기술 블로그(2) [14] Kaestro2902 24/04/23 2902 3
101331 [일반] 기독교 난제) 구원을 위해서 꼭 모든 진리를 정확히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87] 푸른잔향4216 24/04/23 4216 8
101330 [일반] 교회는 어떻게 돌아가는가:선거와 임직 [26] SAS Tony Parker 3012 24/04/23 3012 2
101329 [일반] 예정론이냐 자유의지냐 [60] 회개한가인3834 24/04/23 3834 1
101327 [일반] 20개월 아기와 걸어서(?!!) 교토 여행기 [30] 카즈하2803 24/04/23 2803 8
101326 [일반] (메탈/락) 노래 커버해봤습니다! [4] Neuromancer853 24/04/23 853 2
101325 [일반] 롯데백화점 마산점, 현대백화점 부산점 영업 종료 [39] Leeka5962 24/04/23 5962 0
101324 [일반] 미 영주권을 포기하려는 사람의 푸념 [49] 잠봉뷔르8493 24/04/23 8493 99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