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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11/12 00:59:22
Name anything
Subject 감성을 위해 너무 많이 남발한 실패 - <날씨의 아이> 스포있는 리뷰
<날씨의 아이>는 <너의 이름은.>을 기대하고 갔다면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 입니다.

그리고 그냥 보통 영화 기대하고 가도 실패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요. 이 영화는 실패했습니다. 너무 실패해서 보고나면 국밥보다 실패라는 놈이 더 든든하게 배를 채울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도입부는 이렇습니다.

<히나는 병실의 어머니와 함께 있다가 비오는 창 밖, 유일하게 맑아보이는 폐건물 위의 신사를 발견하고 신사로 향해 기묘한 일을 겪고 비를 그칠 수 있는 능력을 얻습니다.

가출 소년 호다카는 배를 타고 가다가 비가 온다는 소리에 갑판을 나가지만 비에 휩쓸려 배에서 떨어질 위기에 쳐하지만 남자에게 구해집니다. 호다카는 pc방 등을 전전하다(그러다가 불법 총기가 돌아다닌다는 뉴스도 보네요.) 건물 앞에서 잠드는데 물장사하는 불량배들한테 맞고 같이 쓰러진 쓰레기통에서 뭔가를 줍습니다. 맥도날드 가서 확인해보니 권총이었고 가방에 숨깁니다. 마침 맥도날드 점원이 히나고 호다카에게 빅맥을 건넵니다. 여차저차 자신을 구해준 남자를 찾아가고 숙식을 하며 남자의 일을 돕게 됩니다.>

이 도입부가 이 영화의 전부입니다. 영화를 많이 보셨다거나 눈치가 빠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이 영화의 소년, 소녀는 비슷하게도 부모의 사랑에서 조금은 멀어져 있고 일종의 능력을 부여 받습니다. 그리고 그 능력은 사람들은 다치게도 구하게도 만듭니다.

? 소녀는 그렇다 쳐도 소년에게 무슨 능력이 있냐고요? 그건 다름아닌 총입니다. 비슷하게도 그 능력들은 소년과 소녀를 압박합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비가 멈춘 하늘을 보기를 원하면 원할 수록 소녀의 몸은 사라집니다. 또, 총을 사용했기 때문에 방아쇠가 당겨졌기 때문에 소년은 경찰에 쫓기게 됩니다.

비도 총도 사람들이 사라지길 바랍니다.

비 - 그쳐서 이 이상기후가 안정화 되기를 바람.
총 - 거리의 총이 사라져 안전한 사회가 되기를 바람.

똑같이 사회의 불안이 될 수 있는 요소를 무조건 없애는 방식, 개인의 희생으로 모든 것을 무마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드리는 것을 통해 히나를 구한 것이 됩니다.

여기까지 보시면 어? 꽤 괜찮은 영화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실 수 있습니다만, 정말 아닙니다. 이 영화는 이런 설계도 조차도 좋게 해석해줘서 그런 거지 허점이 꽤 많습니다. 우선 총과 비는 소년과 소녀에게는 압박을 주는 요소로 비슷하게 기능할 수 있지만 결말에 가서 살짝 어긋납니다. 비는 그쳤습니다. 비가 온다는 사실을 받아드렸습니다. 하지만 총은요? 총은 소년에게는 사라졌겠지만 여전히 거리에는 있겠죠? 감독은 그걸 보여주지 않습니다.

이 보여주지 않는 지점들이 이 영화의 설계도를 구리게 만듭니다. 이 영화는 주인공들의 감성에 부적합해 보이는 것들을 삭제했습니다. 이를 테면 비가 엄청와서 죽거나 고생하는 사람들을 보여주지 않아요. 그냥 고통스러워 하는 주인공만 있죠. 오히려 안보여주니까 관객들은 저게 무슨 뻘짓인가를 더 골몰하게 됩니다.

비가 그치는 능력도 대가가 있음을 보여주나 그게 주인공들과 깊게 관련이 있지가 않은 어디 취재 어떤 신사에서 하는 말로만 나옵니다. 감독이 ”비가 그치는 능력은 대가가 따른다구!! “소리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나중에 호다카가 사실 제일 나이가 많았다는 대사가 와닿지 않습니다. 이 비가 그치는 능력에 대가가 따르는 걸 히나는 혼자서 감내하는 모습과 호다카는 그 대가를 모르고 돈에 미쳐서 히나의 능력을 남용시키거나 했다면 그 대사가 와닿았을 수 있겠죠.

하지만 감독은 이런 부정적 모습을 삭제합니다. 소년과 소녀 사이에는 부정적인 것이 없고 아름다움만 있게 남기려고요. 그 감성 하나를 위해서 영화 전체의 이야기의 개연성, 설계를 다 버립니다. 더 웃긴 건 이 영화가 비판하는 전체를 위한 개인의 희생을 정당화를 하면서 영화가  둘을 위해 나머지를 다 버린 걸 정당화 하려는 지점입니다. 자승자박인 셈이죠.

사실 이 영화는 설계도 까지 갈 것도 없는 영화입니다. 영화가 영화로 보이지가 않아요. 그냥 저 설계도가 전부입니다. 저 설계도를 잘 펼쳐서 이야기로 영상으로 우리에게 보여줘야 저런 조금의 모자란 설계도의 부분을 세상의 모순이라 받아드리며 명작이라 부르지 않겠습니까? (설국열차에서 시스템의 모순을 지적하면서 결국 앞으로 향하는 문이 아니라 시스템을 부수는 옆 문을 택하는 것을 선택하지만 그게 구체적이진 않잖아요? 자본주의가, 시스템이 맘에 안들어 부숴도 그 이후에 뭐가 있는데요? 감독은 결국 그걸 못 만들죠. 당연히 감독이 그런 체제를 만드는 사상가나 전문가가 아니니까요. 하지만 냅두면 북극곰을 보고 콜라를 상상하기도 자연을 상상하기도 하며 우리 스스로 생각을 하겠죠.)

이 영화는 영화적 기승전결을 쉬이 논할 수 없는 작품입니다. 예술 영화에서 기존의 3막 이론으로는 쉬이 설명할 수 없는 지점의 무언가, 그리고 그것이 작품을 더 아름답게 만드는 것과는 달리 이 영화는 감성을 위해 기승전결을 희생했습니다. 아까 말했던 비에 따르는 대가를 어디서 남이 취재한 이야기로 간접적으로 나오니, 이야기가 흐르는 것 같지가 않아요. 그냥 소년 소녀의 데이트 총집이 반을 차지해버립니다. 그러니 경찰에게 쫓기던 심각한 일이 나중에는 코난식의 액션으로 처리되는 게 어이가 없죠.

<길거리 경찰한테도 당하던 나! 경찰서로 가니 치트키 사용해서 탈출하다?!>

아시겠지만 코난은 처음부터 강한 설정입니다. 그게 어떻든 우리는 받아드릴 수 있어요.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처음에는 쫓겼지만 경찰서에서는 잘 도망가는 장면이 앞에서 쫓긴 것과 뒤에서 잘 도망가는 장면에서 이런 의문이 솟구치죠. “그래서 인물이 어떤 성장을 했는데?”, “그래서 인물이 처한 상황이 전과 무엇이 다른데?”

영화는 어떤 질문에도 대답을 못해요.

거기다 이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것도 너무나 뜬금없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기 위해 음악도 뜬금없이 사용합니다. 전작 <너의 이름은.>에서는 적어도 이야기의 전환점, 이야기의 클라이막스 등에서 적절하게 음악을 사용했다면 지금은 이야기의 전환점과 클라이막스가 허접한 관계로 그냥 음악이 남발됩니다. 보다보면 “엥 이 시국에타이밍에?” 하는 반응이 나오죠.

결국, 이 모든 것을이 합쳐져 결말에 터지는 겁니다. 가뜩이나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두가 행복한 결말도 아닌데요. 나름 수미상관으로 호다카가 처음 총을 이용해서 히나를 구하고 욕먹는 모습이 호다카가 맑음소녀를 부정해서 히나를 구하고 둘의 관계의 진전이 생길 것 같은 결말로 끝나는 게 인물들 간의 변화가 있는 결말로 보이지만 그 둘의 관계만을 위해 영화 속 세계, 이야기, 개연성이 전부 희생당하는 게 전혀 좋지 않게 작용합니다.

영화는 완벽한 설계도를 만드는 데에도, 설계도를 스토리로 옮기는 것도, 스토리를 영상화 하는 것에도 실패합니다. 그러니 “세계는 상관없어. 너가 있다면!” 같은 마음도 관객들은 느끼지 못하고 그냥 물음표를 띄우게 되죠. 모든 것을 희생하고 만든 두 인물의 마음까지도 관객에게 전달이 안됐으니, 이 영화는 철저하게 실패한 영화인 겁니다.

이 영화를 한 줄로 소개하자면 이렇습니다.

두 사람의 마음은 세계보다 소중해. 이 영화 보다도, 관객 보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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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12 02:02
수정 아이콘
한줄평이 죽빵급이네요 크크 잘읽었습니다
Enterprise
19/11/12 02:48
수정 아이콘
2007년 초속5센티 시절부터 신카이는 안 빼놓고 극장서 봤는데, 이번 건 평이 하도 안 좋아서 시간도 없는 김에 걸렀습니다.
한줄평 보니 2000년대 초중반 세카이계 라노베에서 자주 보이던 현상이 떠오르네요. 초속 5센티가 단편 10개 중에서 그나마 이야기 이어질 법한 세 개 얼기설기 이어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떠오르고요. 이렇게 이야기하니 떠오르는 영화 감독이 한명 더 있는데 잭스나... 영상미 말고는 그없...윽
FRONTIER SETTER
19/11/12 09:23
수정 아이콘
그래도 지금까지 신카이 작품을 다 보셨으면 날씨의 아이가 아예 보지도 않고 거를 만한 작품은 아닙니다. 이번 작품에서 그게 좀 더 심하긴 한데 어차피 신카이는 옛날부터 개연성에는 약점을 가지고 있었던 감독이고, 신카이한테 기대를 가지는 지점은 다른 곳에 있으니까요.

래드윔프스의 노다 요지로가 한 말처럼, 이번 작품은 신카이가 관객이나 다른 흥행 사정이나 그런 걸 도외시하고 그리고 싶은 걸 그렸다...는 느낌이라서, 거기서 얻을 게 있는가 없는가는 각자 나름이라고 보거든요.

이런 종류의 작품은 원체, 평론의 영역으로 들어가면 조목조목 비판할 요소가 많아서... 평만으로 거르는 건 아까워요. 상영관도 아마 이번 주말까지 버티면 거의 없어지지 싶은데 시간 되시면 한 번 보세요 흐흐
11년째도피중
19/11/12 03:07
수정 아이콘
지인이 워낙에 신카이 작품을 좋아해서 같이 가서 보려고 했는데 악평만 나오네요. 언어의 정원 정도만 되어도 감사합니다하고 보러가려고 했는데 역시 무리인가요.
19/11/12 03:22
수정 아이콘
언어의 정원이면 감독 필모그래피 최상위 아닌가요.크크
보고 온 입장에서 개인적으로 영상미는 더 좋아졌는데 나머지는 다 전과 비교해서 별로에요.
본문에 쓰여진대로 전 작품에 있던 무리수보다 더한게 튀어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11년째도피중
19/11/12 15:31
수정 아이콘
그러면 저는 몰라도 지인은 만족하겠네요. 지인은 비만 내려도 와~하고 좋아할 사람이라.
감사합니다.
이십사연벙
19/11/12 08:14
수정 아이콘
영상미랑 작화력은 더 좋아졌기땜에 그냥 화보집 보러간다 생각하고 봤습니다
19/11/12 08:56
수정 아이콘
다들 혹평만 하시니 쉴드한번 쳐주자면 영상미, 사운드가 합쳐져서 나오는 임팩트 자체는 너의 이름은 보다도 강력하다고 보기 때문에 '극장'에서 한 번쯤 볼만 합니다. 그리고 유튜브나 리뷰들 보면 영화에 의미부여를 좀 많이 하던데 전 그냥 청춘남녀의 사랑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 보니 재밌게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주인공이 신카이 마코토 작품 중에서 역대급으로 생각이 짧긴 한데 나이도 어리니까 그냥 넘어가주는걸로...
FRONTIER SETTER
19/11/12 09:02
수정 아이콘
저는 오히려 날씨의 아이가 신카이 작품 중에 제일 좋았던 것 같습니다. 감독 인터뷰 등을 보면 처음부터 천천히 쌓아가는 거나 이야기 간의 치밀함은 일부러 버리고 만들었던 것 같고, 여기서 오는 안 좋은 평은 당연히 감수해야 할 몫이겠지만, 또 반대로 그럼으로 인해서 장면장면과 소년소녀의 마음에만 오롯이 몰입할 수 있으면 2시간 동안의 이야기가 굉장히 가슴 깊이 다가오거든요.

오늘도 5회차 하러 갑니다 흐흐
19/11/12 09:15
수정 아이콘
(수정됨) 메세지나 책임의식은 알겠는데, 근본적으로 설계가 안 되었다는데 공감합니다. 차라리 '바루스' 라도 외쳤으면 나았을 수도요.

표면화된 가장 큰 갈등이 총기발포 가출소년을 잡으려는 관료적인 리젠트 형사와의 대결이란게 뭐가 문제인지 여실히 보여주는거에요. 똑같은 총기습득으로 시작한 조커에서 경찰을 어떻게 쓰고 퇴장시켰는지를 비교하면 더더욱 아쉬운거고요.

경찰하고 복선격인 전승서술부분 줄이고, 조커의 로버트 드 니로 또는 (계승의 의미까지 담아)지브리식의 대립갈등을 만들었으면 훨씬 나았을거 같다는 생각입니다. 맨 마지막과의 연결도, 대립인을 정재계의 유력권력자로 설정했으면 조금이나마 개연성을 갖추었을거고요.
19/11/12 09:40
수정 아이콘
친구한테 표를 한장 얻어서 보게 됐는데 영화에서 개연성을 제일 중요시하는 제 입장에서는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신카이마코토꺼는 초속5cm이랑 언어의정원이랑 너의이름은 정도 봤는데 그래도 얘들은 나름대로 납득할만한 수준의 개연성은 있었는데,
이번 영화는 솔직히 인간적으로 몰입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습니다. 스토리 전개 과정이 너무 작위적이라는 느낌밖엔 안들었고 그나마 장점이라면 영상은 고퀄이라 일본여행했던 기억 떠올라서 좋았네요
(그리고 1+1으로 표를 뿌려서 그런진 모르겠는데 커플들이 엄청 많더라고요. 커플들 대부분 영화에는 집중안하고 그냥 꽁냥대는데만 집중하더라고요...ㅠㅠ)
카바라스
19/11/12 09:5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는 재밌게 잘봤고 결말까지도 뭐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후반부 전개는 무리수가 너무 많아서 당혹스러울정도더군요. 아니 여기서 크툰을? 비유하자면 그정도였음..
고스트
19/11/12 10:31
수정 아이콘
(수정됨) 후반부 전개야 뭐 세카이계 좋아하는 씹덕이 개오바한다. 라고 받아들일 수 있었고, 좋아하는 편입니다.
오히려 운명의 흐름에 몸을 맡기는 기존의 신카이 마코토 주인공들하고는 다른 주도성이 돋보이긴 해서 오히려 더 좋았습니다.

다만, 전반부 전개가 너무 극단적으로 나가서 몰입을 깨버리고 스포일링까지 하니 후반부까지 가는데 너무- 지루했습니다.
aDayInTheLife
19/11/12 10:31
수정 아이콘
저는 보는 동안 즐거웠냐? 물으면 네. 인데 그래서 좋은 영화냐? 하면 너의 이름은. 한번 더 보세요. 가 나올거 같더라고요. 전작의 모티브를 너무 많이 가져왔는데 서사의 개연성도 좀 떨어졌고 반대로 작화는 좋지만 유성 장면처럼 임팩트를 때려넣어줄 장면은 없었던거 같아서요.
크리넥스
19/11/12 11:07
수정 아이콘
작화는 훌륭하고 캐릭터도 매력적이지만 정작 중요한 스토리와 연출은 그닥 와닫지 않았네요
19/11/12 11:43
수정 아이콘
가끔 대사를 좀 덜어내고 싶었던거 빼면, 괜찮게 봤어요. 허술한 부분은 감성으로 채우는 것으로..
그르지마요
19/11/12 12:44
수정 아이콘
신카이 감독 작품은 전부 다 보기도 했고 세카이계 감성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솔직히 저도 실망스러웠네요. 두사람의 감성에 초점을 맞추면서 영상미를 살리려면 언어의정원처럼 세계관을 최소화했어야 했어야했는데....(부가적인 설정놀음이 있다면 솔직히 미디어믹스로 처리해도 되구요, 언어의정원이나 너의이름은이 그랬던 것처럼) 어설프게 세계관을 넓힘으로써 이도저도 아니게 되어버렸어요. 좋은 세카이계(?)는 '너와나'의 세계에 치중하기 위해서 외부정보의 통제가 없으면 안되는데... 이 영화는 작품의 중심에 도쿄라는 '사회'를 정말 어설프게 작품초반부에 잔뜩 건드림으로서, 글쓴이님이 말한것처럼 부정적인 모습을 강제로 삭제하는 등 영화 전체의 개연성, 구성의 완성도를 무너뜨렸죠. 세카이계 스타일로 가려면, 노출되는 외부정보를 최소화하거나 아예 '사회보다 너와나의 세계가 소중해'라고 뻔뻔하게 메시지를 밀어붙이든지 해야하는데... 전작의 대성공이 오히려 독이된 것 같네요.
스타슈터
19/11/12 14:18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래서 인물이 어떤 성장을 했는데?”, “그래서 인물이 처한 상황이 전과 무엇이 다른데?”]
저는 오히려 말씀하신 이 부분을 인상깊게 생각했어요. 아무것 하나 달라진거 없지만 그래도 이게 내가 원하는 길이다... 라는 느낌을 준다고 해야할까요. 모두의 정답이라고 해도 그게 나의 정답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좀 아쉬웠던 부분들은 초반에 뿌려진 떡밥에 비해 마지막 임팩트가 좀 어영부영 끝났다는 점? 뭔가 엄청난 세계의 비밀같은 것이 밝혀지면서 끝날줄 알았는데 그냥 구름속으로 날아가서 구출되고 끝... 그리고 히나가 왜 다시 정상으로 돌아올수 있었는지에 대한 묘사도 없고 날씨는 왜 계속 이지경으로 남는지도 의문이고 뭔가 깔끔하게 끝난 맛이 없어서 좀 아쉬웠네요.

그리고 추가로 저는 Life is Strange 의 결말이 계속 오버랩되어서 보였는데 거기서 마을을 초토화시키고 친구를 살린 유저가 거의 절반이였는데 거기에 호다카의 결정이 겹쳐보이더라고요. 연계가 좀 아쉽긴 했지만 이해하기 힘든 결말까지는 아니였습니다.
anything
19/11/12 15:07
수정 아이콘
제가 [“그래서 인물이 어떤 성장을 했는데?”, “그래서 인물이 처한 상황이 전과 무엇이 다른데?”] 라고 언급했던 부분은 클라이막스에서 호다카가 경찰에게 쫓겨서 잡힐 때와 경찰서에서 까지 가서 탈출하는 개연성에 관한 문제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코난을 언급했기 때문에 말씀드리자면 코난은 처음부터 좋은 머리, 좋은 아이템들이 있지만 범인을 찾지 못하다가 어떤 계기를 통해 단서를 발견하고 또 박사님이 업그레이드 해준 아이템을 받기도 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범인을 잡았다는 게 납득이 가능하거든요. 하지만 경찰에게 잡힐 때와 경찰서를 탈출하는 과정은 주인공이 무언가 변화해서라기 보다는 우연에 의존하죠. 결말 자체를 부정하기 보다는(개인적으로는 이 결말은 매우 신카이 마코토 답고 전작보다도 발전한 결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말까지 가는 과정이 갑툭튀나 우연에 의해 가는 게 실망스러웠습니다.
아이즈원김채원
19/11/12 15:12
수정 아이콘
작화는 정말 좋았는데..ㅠ
19/11/12 16:04
수정 아이콘
제가 받은느낌은

너의 이름은 = 세상을 구하기 위해 희생한 두남녀 . 세상은 구했지만 두사람은 이별할수밖에 없었다 (끝에가서 결국 이어지지만)

날씨의 아이 = 두남녀를 위해 희생한 세상. 두사람은 이어졌지만 세상은 망했다


의도적으로 전작에 대한 뒤집기를 넣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정도로 관객에게 사랑받았으니까, 이번에는 미움받아도 되겠지 하는 기묘한 균형감각이랄지.. 이상한 느낌이지만요
19/11/12 16:11
수정 아이콘
두 남녀를 위해 세상이 희생했다기엔 히나가 비를 내린게 아니라서...
19/11/12 16:40
수정 아이콘
아 표현이 이상했네요

정확히 말하자면 세상따위는 어찌되든 상관없는 커플이랄까요?

실제로 히나가 제물이 되면서 정상적인 날씨가 되었지만, 히나를 되찾아오면서 (커플이 이루어지면서) 세상이 망하죠

100%망한건 아니지만 그수준이면 망했다고 봐도 뭐..

전작이랑은 정반대의 구도라고 생각했습니다
19/11/12 17:45
수정 아이콘
저는 전작도 미츠하를 구한다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동기로 움직였다고 봐서 큰 구도 자체가 달라지지는 않았다고 봅니다. 그냥 반대급부가 생겼냐 생기지 않았냐 차이라고 생각해요.
19/11/12 20:07
수정 아이콘
당신, 울고있잖소.
에.



이장면을 보고 영화관을 탈출하고싶었습니다
사악군
19/11/12 20:31
수정 아이콘
1+1 예매이벤트가 계속 남길래 한번 보러갈까했더니..평일 대낮에 하루 한번 상영하는 영화를 볼 수는 없었습니다? -_-
부딪힘주의
19/11/13 09:15
수정 아이콘
영화 안봤고 안 볼예정이지만 글이 너무 알차고 재미있네요 흐흐 좋은 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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