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9/11/04 17:07:35
Name v.Serum
Subject [추천사] 일독을 권합니다, 이국종 - 골든아워
영화를 추천하는 글을 몇 번 올리긴 했지만, 책을 추천하는 글은 처음 적는 것 같습니다.

비루하지만 제 추천사가 여러분의 선택에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추천사 올립니다.

================================================================================

"2007년 선진국의 "예방 가능한 사망률"은 대부분 [15% 이하]였고, 확률을 한 자릿수로 낮춘 지역도 많았다. 2008년 한국의 수치는 [32.6%]였다"

이국종 교수님은 이미 워낙 유명해 지신 만큼,  그분이 지켜내고 있는 분야에 대해서도 널리 알려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힘든 의학 분야들 중에서도 척박하고 힘든분야, 지원자도 적어 인적 지원도 모자라며, 공허한 사회의 관심만이 걷도는 생과 사의 칼 끝위를 걷는 분야

"중증 외상의학"

PGR에도 현업의 의사분들이 많이 계시고 또 드라마 영화같은 미디어를 통해 간접적으로 그분들의 삶을 접하곤 하지만 나로써는 10%도 체감하지 못하는 고된삶.

책을 펼치면서,  시골의사 박경철님의 에세이, "아름다운 동행"과 비슷한, 의사로써 마주했던 슬프고 힘들고 또 행복했던 순간들의 보편적인 의학자의 에세이를 기대했습니다만

이 책은 그것과는 거리가 먼 아찔하리만치 씁쓸하고 비루한 현실에 대한 이야기 그 자체에 가깝습니다.

어느정도의 사회 생활을 경험한 성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마주했을 한국 사회의 어두운면과 또 그 안에서 의사 이국종이 감당해야 했을 아픈 이야기들.

그가 "중증 외상의학"을 놓을 수 없었던 이야기, 또 버텨내고 또 버텨내고 또 또 또 또 버텨내면서 자신의 분야를 지켜낸 이유.

이유를 알 수 없을 만큼 냉정하고 비루한 한국 사회에서, 그래도 생명을 살려내고자 하는 사명감에 온몸을 갈아 넣은 의인들의 이야기

지켜낼 수 있었을 생명이 현실의 벽에 막혀 아스라이 떠나갈때의 참담함.

그 안에서 의사 이국종 교수님이 어떤분인지, 조금  아주 조금 이해 할 수 있었습니다.

미디어로 접해 알고있던 아주대학교 교수 "이국종"은 너무나도 작은 일부분이더군요.

최근에 나온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여건에 대한 폭로들...  

이미 이 책에는 당시 구조 상황의 어이없던 모습과  살릴 수 있었던 생명들에 대한 이야기들 그리고,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과 그 안에서 생명을 살리고자 중증 외상센터가 걸어온 고된 길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습니다.


책장을 넘기기 힘들어 책속에 고개를 파묻고 눈물을 훔친 순간이 너무도 많아,

활자로 접하고있는 내가 이렇게 힘이든데 현실을 살아낸 분들의 삶은 얼마나 고될지 참 많이 생각하게 되었고


"정확한 진단보다 교수 권력이 강한것이 대학병원의 현실이고, 인정할 수 없어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게 우리 현실이다"
"생명을 다루는 병원이라 해도 권력에 의해 좌우된다는건, 결국 실력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소리야"
                                                                    
                                                                                                   - 명인대학교 외과 과장 장준혁

왜 우리 장과장님이 그렇게도 권력에 목을 매었어야만 했는지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ㅠㅠ.. (누가 좀 도와주라 ㅠㅠ)



다 떠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국종 교수님을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그가 닥터 헬기의 도입에 어쩜 그렇게도 환하게 웃을 수 있었는지, 국정감사장에 나와 왜 그렇게 처참한 현실에 대한 말을 쏟아낼 수 밖에 없었는지.. 왜 그가 그토록 비관적이 될 수 밖에 없는지, 그렇게 말 하면서 본인은 왜 구지 버티고 서 있는건지 등등..

이미 베스트 셀러가 되었지만

그저 감사하는 마음으로, 돕고싶고 또 이분들의 이야기를 조금 더 알렸으면 하는 마음으로 추천사를 마칩니다.



일독을 강력히 권합니다.

이국종 - 골든아워

bgm :  하얀거탑 ost - 하얀슬픔 , 하얀거탑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닭장군
19/11/04 17:15
수정 아이콘
저는 왜 오스틴파워 골드맴버로 봤을까요
요슈아
19/11/04 17:17
수정 아이콘
종이책이 부담스럽다 하시는 분들은 (부기영화도 볼 겸사겸사?) 카카오페이지에 전 편 나와 있습니다. 이벤트로 앞부분 무료제공 보다가 순식간에 전 편 결제해서 봤더랬죠.
아주 어렵고 힘든 상황임에도 그걸 철저하게 객관적으로 감정없이 설명하는 듯 한 모습들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티모대위
19/11/04 17:20
수정 아이콘
추천 감사합니다.
무엇보다도, 의사 이국종이 자신의 소명을 다하고 물러날 때에... 그가 힘겹게 버티고 떠받치던 자리가 혹여 빈 자리가 되거나, 또다른 한두 명의 영웅이 고독히 이어받는 것보다는 이 나라의 의료체계가 그 빈자리를 영구히 메꿔줄 수 있었으면 하네요.
VictoryFood
19/11/04 17:24
수정 아이콘
이국종의 고백 "나는 항상 우울하다, 그래도 그냥 버틴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25&aid=0002948068

최근 기사에서 이국종 교수가 요즘 계속 항우울제를 먹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죠.
그럼에도 후배 의사들이 우울증에 걸렸을 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현재 자신의 상태를 정리하고 계신다는군요.
19/11/04 17:37
수정 아이콘
카카오 페이지에 있다고 쓰려고 했는데 저와같이 보신분이 있군요.
한번 쯤 읽을만합니다. 어렸을적 어렴풋이 생각하던걸 어른이 되서 마주치는 경우가 꽤 많은데
이 책이 딱 그런 느낌이었죠..
뭐랄까 기분이 참 드러웠더랬죠..
착한아이
19/11/04 18:39
수정 아이콘
저는 예전에 이국종 교수님이 강의할 때 의사 커뮤니티 글 읽어주시는 거 보고 깜짝 놀란 적 있어요.
-오버한다/ 쇼통이다/ 인지도를 높이자는거지 누가 수원 아주대 찾아가냐/ 유명한 꼴통새끼다. 아랫년차들 때리고 가오잡는다더라(이국종 교수는 아래 연차가 좀 있어봤으면 좋겠다고 함). 10새x./ 관상을 보니 자기만의 세계에 사는 사람일 것 같다.- 등등... 뒷담화가...
물론 저런 의사들은 극소수라고 믿어요. 제가 어린이집 교사를 오래했지만 아이들 뺨때리고 감옥가는 교사들하고 저와 비교하면 얼마나 속상하겠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존재 자체만으로 타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직업으로서의 의사를 존경하기도 하고요. 모든 사람이 타인에게 헌신하고 살야아 할 의무가 있는게 아니잖아요? 저도 그렇게는 못살고요. 근데 가끔 저 댓글들이 문득문득 떠오를 때가 있더라고요...
19/11/04 23:23
수정 아이콘
이국종 교수님이 아래 의사들한테는 가혹했을 수도 있죠
전통적인 의사사회의 경직성과 환자에 대한 헌신적인 태도로 볼 때 자신이나 자신의 가족 또는 동료나 후배의사들이 갈려나가는 것에는 무심했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혀 잡할 길 없는 저는 개인적으로 존경하기도 하고 대단하기도 하고 필요한 분이라고 생각하긴 합니다만 졔가 그 밑에서 일하는 전공의였으면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보통의 대학병원임에도 전공의때 저도 하루 세시간 자면서 일하고 진료보다 졸아서 환자가 선생님 쉬셔야 되는 거 아닌가요라고 말 한 적도 있는데 이국종 교수님 밑에 있었으면 어땠을 지는...
착한아이
19/11/05 08:27
수정 아이콘
그럴수도 있겠죠? 근데 그 댓글이 ~하더라. 10x끼. 전형적인 카더라로 욕을 박더라고요. 본인이 겪었다고 쓴게 아니었고요. 그리고 밍구님 생각도 이국종 교수님을 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보편적으로 그랬으니 저 사람도 그랬을 수 있을 것이다 생각하시는거고요. 일단 제가 겪지 않은 사회이니 밍구님의 말씀의 옳고 그름은 따질 생각이 없으니 오해는 없으셨으면 좋겠어요. 다만 실제로 그런 일을 겪은 사람이 '쟤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10xx. 내가 쟤때문에..' 이렇게 쓴 뉘앙스면 아마 저 내용들이 제 기억에 안남았을 것 같아요.
별빛서가
19/11/04 18:51
수정 아이콘
안녕하세요. 킹치만클럽입니다.
읽기 귀찮은 분들을 위해(?)
골든아워 1,2권에서 제가 좋아하는 문장들 전달드리겠습니다.
여기서 와닿으시면 구입 또는 대여해 읽어보셔도 좋을 책입니다.

봄이 싫었다. 추위가 누그러지면 노동 현장에는 활기가 돌고 활기는 사고를 불러, 떨어지고 부딪혀 찢어지고 으깨진 몸들이 병원으로 실려 왔다.
봄기운에 밖으로 이끌려 나온 사람들이 늘었고, 늘어난 사람만큼 사고도 잦아 붉은 피가 길바닥에 스몄다. 병원 밖이 형형색색 꽃으로 물들 때, 나는 무영등 아래 진득한 핏물 속에서 허우적거렸다.
<골든아워1>

환자들은 늘 밀려오고 밀려갔다. 일부는 간신히 적절한 치료를 받았으나 많은 경우는 죽음을 맞이했고, 숨을 잃은 자들은 영안실로 옮겨졌다. 그곳은 마지막 종착지였다. 더는 살아서 괴롭게 병원과 병원 사이를 떠돌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은 망자에게 위안 일지 모르지만, 살아남은 자들의 울음은 애끊을 듯 슬펐다.
<골든아워2>

책이 전체적으로 우울감이 있습니다. <보통의 존재>같은 느낌일까요... 그런데 암튼 강추합니다ㅠㅠ
19/11/04 21:44
수정 아이콘
이전에 어느 의사분이 쓴 장문의 글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었던듯한데 격히 공감갔던 것이 "한국은 사람 목숨값이 싸다"는 것이었습니다.
매일 하는 일중에서도 문득문득 드는 생각입니다. 생명의 가치보다 가성비가 중요하다는 듯한 시스템..
19/11/04 23:13
수정 아이콘
저는 개인적으로 박경철씨의 책은 한비야의 책이나 82년생 김지영류에 가깝다고 봅니다
피터 파커
19/11/05 01:57
수정 아이콘
실례지만 잘몰라서 그러는데 이 책이 박경철씨와 연관이 있나요? 본문으로는 잘 모르겠어서 여쭈어 봅니다
19/11/05 08:50
수정 아이콘
이국종 교수님 저서 추천사에서 뜬금없습니다만,
저는 박경철선생님의 책을 감명깊게 보았는데 어떤 의미에서 한비야와 82년생 김지영류로 분류하시는지 궁금하네요
고라파덕
19/11/05 08:40
수정 아이콘
저도 봤는데 인생 통째로 갈아도 시스템 발전이 더디니깐 엄청 빡치고 힘들어 하는게 느껴져서...
Cafe_Seokguram
19/11/05 14:45
수정 아이콘
국가가 돈이 없어서, 돈만 충분히 지원되면 살 수 있는 환자가 자기 눈 앞에서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일상인 의사의 심정을 어찌 저 같은 범인이 알 수 있겠습니까.

한국은 여전히 사람 값이 많이 싼 거 같아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221 우리가 죽기 전까지 상용화 되는 걸 볼 수 있을까 싶은 기술들 [82] 안초비11193 24/04/02 11193 0
101219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 - B급이지만 풀팩입니다. [32] aDayInTheLife6480 24/04/02 6480 2
101218 RX 7900XTX 889 달러까지 인하. [16] SAS Tony Parker 7267 24/04/01 7267 1
101217 한국 경제의 미래는 가챠겜이 아닐까?? [27] 사람되고싶다8198 24/04/01 8198 12
101216 [패러디] [눈마새 스포] 케생전 [8] meson4176 24/04/01 4176 8
101215 XZ Utils(데이터 압축 오픈소스 라이브러리) 초고위험 취약점 발생에 따른 주의 [13] MelOng5257 24/04/01 5257 4
101214 5월부터 다닐 새로운 KTX가 공개되었습니다. [45] BitSae8539 24/04/01 8539 1
101213 EBS 스페이스 공감 20주년 기념 '2000년대 한국 대중음악 명반 100선' 선정 [71] EnergyFlow6894 24/04/01 6894 4
101212 LG 24인치 게이밍 모니터 24GN60K 역대가(16.5) 떴습니다 [26] SAS Tony Parker 5707 24/04/01 5707 0
10121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9] 초절정미소년7258 24/04/01 7258 6
101210 [서평]《만안의 기억》- 안양, 만안이라는 한 도시의 이야기 [14] 계층방정3496 24/03/31 3496 2
101209 최근 2년동안 했던 게임들, 소소하게 평가를 해봅니다 [66] 공놀이가뭐라고7055 24/03/31 7055 2
101208 20년을 기다린 건담 시드 프리덤 후기 [미세먼지 스포] [38] Skyfall5038 24/03/31 5038 1
101207 [고질라X콩] 간단 후기 [25] 꾸꾸영4570 24/03/31 4570 2
101206 [팝송] 제이슨 데룰로 새 앨범 "Nu King" [4] 김치찌개3196 24/03/31 3196 0
101205 우유+분유의 역사. 아니, 국사? [14] 아케르나르4105 24/03/30 4105 12
101204 1분기 애니메이션 후기 - 아쉽지만 분발했다 [20] Kaestro4228 24/03/30 4228 2
101203 시흥의 열두 딸들 - 아낌없이 주는 시흥의 역사 (6) [3] 계층방정4188 24/03/30 4188 7
101202 [스포] 미생 시즌2 - 작가가 작품을 때려 치우고 싶을 때 생기는 일 [25] bifrost8394 24/03/30 8394 8
101201 정글 속 x와 단둘이.avi [17] 만렙법사4493 24/03/30 4493 17
101200 삼체 살인사건의 전말 [13] SNOW_FFFF11540 24/03/29 11540 3
101199 갤럭시 S23 울트라 One UI 6.1 업데이트 후기 [33] 지구돌기7940 24/03/29 7940 3
101198 전세계 주식시장 고점신호가 이제 뜬거같습니다(feat.매그니피션트7) [65] 보리야밥먹자14691 24/03/29 14691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