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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11/22 22:26:04
Name 흑설탕
Subject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우리의 이야기
[러브레터]
.
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안다고 했던가요.
무언가의 진정한 존재가치는 그 대상이 없어졌을 때에야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이 사람이건 사랑이건 혹은 제 3의 물건이든.
그래서 삶에 대해서 제대로 이야기 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삶의 상실인 죽음이 끼어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
저에게 러브레터는 그러한 영화였지요.
.
누군가의 죽음이 가지는 빈자리를 비추는 방식으로 그의 인생을 이야기 하는 영화.
죽음을 상징하는 눈내린 오타루의 차가운 서늘함과
햇살 비치는 창가에서 책을 읽는 후지이 이츠키의 눈부신 청춘이 아름답게 대비되는
삶 그 자체에 대한 영화였습니다.
.
새들의 각인처럼  첫 영화로 각인된 게 러브레터인지라
제 취향도 삶과 죽음관련 주제로  기울었죠.
네멋대로 해라, 연애시대, 지금 만나러 갑니다 어바웃어타임 같은 작품들.
드래곤라자도 좋아했지만, 퓨처워커를 더 좋아했고
오리지널 컨택트도 좋아했지만, 제목만 컨택트였던 다른 영화가 더 좋았던 이유가
바로 그 취향 때문이었습니다.
.
취향이 치우친 만큼 맘에 드는 작품들을 만나기는 점점 어려워졌고,
가뭄에 [콩]나듯 어쩌다 한번씩 그러한 작품들을 만나서 보고 또 보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새로운 [콩]을 만나기 얼마전까진 그랬어요.
.
.
.
.
얼마전에 끝난 [고백부부] 라는 드라마 이야기입니다.
.
개인적으론 제목이 좀 촌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고백][부부]라니 판타지와 현실처럼 어울리지 않는 단어의 조합이
무언가 막장드라마의 삘이 났습니다. 그래서 쉽게 다가가지 못했지요.
홍보는 그럭저럭이었고, 주인공은 큰 기대를 가질정도가 아니었고,
시간대가 애매해서 큰 관심을 받지는 못했지만, 종영이후
카페등을 통해 입소문이 크게 나서 뒤늦게야 찾아봤습니다.
그렇게 새로운 [콩]을 만났습니다.
.
내용은 겉보기엔 정말 간단합니다.
.
20살 처음 만났을때로 돌아간 38세 이혼부부의 이야기.
[18년 인생리셋], [인생체인지] 등의 문구가 들어간 홍보만큼이나
가벼울 것 같은 내용이 예상되었는데
정작 내용은 뒤통수를 치는 의외의 연속이었습니다.
.
18년이라는 세월은 굵직한 일들 빼고는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충분히 긴 시간이었고,
두 주인공은 인생체인지보다는 그저 38세의 경험으로 사는 20세의 삶을 보여주었죠.
그런데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시놉시스엔 숨겨진 큰 갈등구조인 두가지 상실이 등장하면
모든 이야기의 중심축은 그 곳으로 수렴되기 때문이었지요.
.
자세한 내용은 스포가 되니 줄입니다만
청춘의 파릇파릇함과 어두운 상실의 그늘이 공존하는 묘한 작품..
미쳐 알지 못했던 내 삶의 이면을 하나씩 찾아가는 여행같은 작품..
그렇게 다른 시각으로 인생을 조명하면서 묘하게 힐링을 시켜주는
러브레터의 향기가 나는 작품을
다른분들도 한번씩 감상하셨으면 해서 글을 적어봅니다.
.
.
http://tv.naver.com/v/2163878/list/161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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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tv.naver.com/v/2163871/list/161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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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tv.naver.com/v/2223145/list/164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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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이 겨울 어수선한 뉴스도 많고, 맘 상하는 뉴스도 많아서
무언가 힐링되는 작품을 보고 싶었던 분들께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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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동김씨
17/11/22 23:06
수정 아이콘
정말 좋았죠. 아내와 훌쩍이며 봤습니다. 종영되어 아쉽네요
흑설탕
17/11/22 23:19
수정 아이콘
그렇죠. 부부가 함께 보기에 참 좋은 드라마 였습니다. 입소문도 그쪽부터 시작되었구요. 12부작이 이렇게 짧게 느껴질 줄이야.
17/11/22 23:08
수정 아이콘
정말 웰메이드 드라마였다고 생각합니다. 웃다가 울다가 정말 잘 보았습니다.
흑설탕
17/11/22 23:21
수정 아이콘
네 저도 정말 잘 보았어요. 끝나고 나서도 한 3번은 돌려본 것 같네요.
정말 좋은 드라마라고 생각하는데 입소문이 아직 널리 퍼지진 않은거 같아서 아쉬움에 글을 써보았습니다.
아점화한틱
17/11/22 23:09
수정 아이콘
햐... 러브레터라니... 마침 술기운에 옛추억 소록소록 나네요. 제목만 컨택트였던 다른 영화 크크크크 저도 재밌게봤습니다
흑설탕
17/11/22 23:22
수정 아이콘
술과 러브레터라니. 산장에서의 그 이츠키 선배가 화로앞에서 술한잔 하면서 노래부르는 장면이 떠오르네요.
죽은 사람을 추모하는 그의 방식이 참 아름다웠죠.
지구별냥이
17/11/23 00:24
수정 아이콘
저도 끝이 다 나고 난 후 이제야 볼까 합니다
흑설탕
17/11/23 00:52
수정 아이콘
네. 보시고 따듯한 겨울이 되시길...
17/11/23 00:45
수정 아이콘
고백부부 정말 좋았습니다.
잘 만든 일본 드라마 느낌도 났고요.
공중파 드라마 느낌이 잘 안나더군요.
그리고 장나라는 연기가 정말 빛이 났습니다.
손호준은 평상시 연기는 좋았는데 몰입하는 씬에선 살짝 아쉽더라고요.
흑설탕
17/11/23 00:58
수정 아이콘
생각해보니까 잘 만든 일본드라마라는 느낌을 가질수도 있겟네요.
웃기는 장면과 진지한 장면이 교차되는 구성도 그렇고,
자연스럽게 교훈을 주는 걸 잘 하니 [잘 만든 일본드라마] 라고 봐도 되겠네요.
제가 보기에도 확실히 손호준보다는 장나라가 더 빛나긴 했습니다. 내공이 장난 아니더군요.
20대의 철부지와 20대의 얼굴을 한 38세 그리고 38세의 이혼녀연기가 확 차이날 정도로 연기가 좋았습니다.
손호준은 뭐 주연이 거의 처음이니 이 정도면 충분히 무난한 정도라고 생각해요.
유지애
17/11/23 00:46
수정 아이콘
저는 결혼을 겪지는 못했지만 그렇게 좋은 드라마라면 한번 봐야겠네요
흑설탕
17/11/23 01:02
수정 아이콘
네. 다른 분들이 평가하길 결혼한 사람은 배우자와 가족을 다시 보게끔 해주는 드라마라고 하고
결혼안한 싱글은 결혼하고 싶게끔 만들어주고, 결혼할 배우자와 나중에 같이 보고 싶은 드라마라고 하더군요 흐흐
한번 보시고 괜찮으시면 나중에 결혼한뒤에 배우자분과 같이 또 보세요.
고란고란
17/11/23 00:48
수정 아이콘
재밌다 그래서 주말에 보려고요.
흑설탕
17/11/23 01:04
수정 아이콘
주말이 사라질수도 있습니다. 약속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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