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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10/04 14:39:55
Name 사조영웅전
Subject 힌덴부르크호의 최후


 1900년 7월 2일, 독일의 `페르디난트 폰 체펠린 백작`은`경식 비행선`을 만들어 처음으로 상공에 띄었습니다. 경식 비행선은 기존에 있던 아무런 구조물 없이 기체의 압력만으로 동체의 형태를 유지했던 `연식 비행선` 보다 발전된 형태로 몸통 전체를 구조물로 지지하는 한 단계 발전된 형태였습니다. LZ 1호라 이름 붙여진 첫 비행선은 30m 지점까지 올라갔다가 20분 만에 첫 비행은 끝이 났지만, 경식 비행선의 발전 가능성을 증명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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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이후 체펠린 백작은 비행선 LZ 2호를 만들었으나 비행에는 결국 실패를 했습니다. 거듭되는 실패에 또 다른 발명가 `후고 에케너`를 영입해 LZ 3호를 만들었습니다. LZ 3호는 결국 최초로 비행에 성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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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



 이 성공으로 경식 비행선 사업에 무관심하던 독일 당국은 LZ 4호가 24시간 이상 동안 비행을 한다면 당국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약속했습니다. 중간에 고장이 나서 라인 강에 불시착을 했습니다. 다행히 수리 이후 결국 LZ 4호는 24시간 비행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착륙이 미숙한 지상 요원과 파일럿의 실수로 비행선은 폭발해 버려, 다수의 사상자가 생겼습니다. 그러나 아직 비행기의 기술이 미비했던 당시에 앞서 나가는 비행선의 기술은 많은 독일인에게 세계의 하늘을 선점해 지배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어 체펠린의 경식 비행선은 독일인의 지지를 받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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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버린 4호, 어쩌면 형제들의 종말을 예고 하는 듯 합니다.)



 독일인의 지지와 당국의 지원에 고무된 체펠린 백작은 체펠린 비행선 항공사를 설립했습니다. 항공사 설립 이후 경식 비행선은 체펠린 백작의 이름을 딴 체펠린으로 일반적인 명사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굴삭기를 포클레인으로 부르는 것처럼요. 1910년부터 1차 대전이 발발하기 전까지 3만 4000여 명의 독일인들은 비행선을 이용했습니다. 1차 대전이 발발하자 체펠린은 런던 공습에 투입되는 등, 비행기 기술이 발전하지 않은 당시에 체펠린만큼 폭격에 적합한 도구는 없었습니다. 1917년 3월 체펠린 백작이 죽고 독일이 전쟁에서 패배한 이후로 체펠린은 제조가 중단되는 비극을 겪습니다.


 몇 년 뒤 패전의 절망에 시달리던 독일인들은 과거의 영광 중 하나였던 체펠린 비행선에 다시 관심을 두게 됩니다. 1924년 제작된 로스앤젤레스 호(LZ 126)호가 당시에 초 장거리 비행인 대서양 횡단 여객선으로 사용되고 그 후 4년 뒤 1928년에 제작된 230m 크기에 그라프 체펠린 호(LZ 127호)가 세계 공식 투어에 나서면서 대중들의 열광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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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프 체펠린 호)



 비행선 개발 기술에 많은 노하우를 축적한 체펠린 사는 1931년부터 1936년까지 5년에 걸쳐 설계, 제작해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의 대통령이었던 파울 폰 힌덴부르크의 이름을 붙인 235m의 힌덴부르크호(LZ 129호)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비행선 제작에 드는 경비가 부족해 나치의 지원을 받아 만들어 나치의 요구 사항 중 하나였던 비행선의 꼬리 날개에 나치 깃발이 선명하게 그려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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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덴부르크호의 압도적인 크기로 사람들이 개미만하게 보이네요. 나치 깃발도 인상적입니다.)


내부에 고급 식당과 라운지, 도서실, 산책용 통로와 그랜드

피아노까지 갖춘 하늘의 크루즈 호 였습니다. 1936년 3월 4일 첫 비행을 시작한 이후로 총 65회를 비행했고, 대서양 횡단을 35회 하는 등 많은 비행을 성공적으로 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완성에 가까운 기술은 발전의 한계에 부딪혀 종말을 맞이하듯이 힌덴부르크호 역시 같은 운명을 맞이하게 됩니다. 


 1937년 5월 4일 승객 36명과 승무원 61명을 태우고 그 해 첫 대서양 횡단 비행에 나선 힌덴부르크호는 6일 오후 7시에 뉴저지 주 레이크 허스트에 착륙하고 있었습니다. 평소와 별다른 이상이 없어 보이던 힌덴부르크 비행선은 착륙하는 순간 대폭발을 일으키고 말았습니다. 최초의 대형 항공참사로 승객 13명과 승무원 22명, 지상 근무 요원 1명 등, 총 36명이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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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한 힌덴부르크호)



 폭발의 원인으로 힌덴부르크호의 거대한 선체에 대부분을 원래 헬륨가스로 채워야 했지만, 당시엔 헬륨 가스는 가격이 비싸고 헬륨가스 최대 생산국인 미국이 나치를 견제하기 위해 헬륨가스를 판매 하지 않아 선체를 폭발성 강한 수소로 채워야 했다고 합니다. 헬륨보다 가벼운 수소 덕에 힌덴부르크호는 더 잘 떴겠지만 무척 위험했죠.


 직접적인 폭발의 원인으로 여러 가설이 있습니다. 착륙 도중 급격한 방향전환으로 인해 선체를 지지하는 철선이 끊어졌고 이때 수소를 저장한 탱크에 균열이 생겨 새어 나온 수소가스에 정전기로 인한 스파크가 튀어 폭발이 일어났다는 가설과 비바람이 몰아치는 등 날씨가 좋지 않았고 하강을 위해 수소가스를 방출하던 수소 가스에 번개가 쳐서 폭발했다는 가설 등이 있습니다. 


 이후에 현장에 있던 수많은 보도기자들을 통해 참사의 순간이 생생한 사진으로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되면서 여객용 비행선의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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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에리노
17/10/04 14:54
수정 아이콘
정말 어마어마한 크기네요, 저걸 보면서 당시 사람들이 현대기술의 경이를 체감했겠죠.

그나저나 공중 폭발 사고 치곤 사망률이 낮네요.
Soul of Cinder
17/10/04 15:18
수정 아이콘
https://youtu.be/F54rqDh2mWA
당시 사고 영상을 보면 높은 고도에서 폭발한 게 아니라 착륙 시에 폭발한 것이고, 폭발이 선체 후미 쪽에서 일어나 이 쪽이 먼저 떨어지면서 사람들이 탑승하고 있었을 앞부분 쪽에는 정말 짧은 시간이긴 하나 탈출할 시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위 영상 35초 이후)
coverdale
17/10/04 15:12
수정 아이콘
웬지 이글은 레드 제플린의 1집의 communication breakdown 을 틀어놓고 앨범 커버를 보면서 읽어야 할 듯 한 글이네요.
Steinman
17/10/04 20:2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아이언 메이든은 아예 비행선 추락을 소재로 대곡을 하나 냈지요.

https://www.youtube.com/watch?v=RsM6wpIA3Sc
다크템플러
17/10/04 15:31
수정 아이콘
볼때마다 레드얼럿 키로프가 떠오릅니다 흐흐
일각여삼추
17/10/04 16:28
수정 아이콘
현대에도 여객 비행선의 쓰임새가 아직 남아 있다고 믿습니다. 언젠가 상용 비행선이 하늘을 누빌 날을 꿈꿔 봅니다.
17/10/04 23:49
수정 아이콘
배틀필드.....?
고분자
17/10/05 07:58
수정 아이콘
비행선에 나치마크 박힌걸 보니 인디아나 존스 3 라는 영화가 생각납니다.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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