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7/04/16 16:56:31
Name Zest
Subject 흔한 아재의 덕질입문 스토리(1) - 그녀를 웃게 해주고 싶어지다


안녕하세요. 피지알에선 거의 눈팅 위주로 가끔 댓글만 달다가 오랜만에 글을 올려보네요.
글을 쓰면서 연예게시판에 어울리는 글이 아닌가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요,
특정 가수에 관한 내용이라기보다는 저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서 어렵게 자게 글쓰기 버튼을 눌렀습니다.
이 글은 얼마 전에 끝난 K팝스타에서 준우승을 한 "퀸즈"의 김혜림양에게 꽂혀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덕질이라는 것을 해본 한 아재의 지난 2달간의 기록입니다.
처음엔 뭣모르고 시작했다가 스밍인증이며 총공같은 신물물을 겪어가는 초보덕후의 입문기를 최대한 지루하지 않게 써볼게요. 편하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저에겐 오랫동안 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웃는 모습이 신기할 정도로 혜림이랑 꼭 닮은 아이였죠.
특히 눈꼬리가 살짝 내려가는 선한 눈매가 웃을 때는 반달모양으로 휘어지는데 그 모습이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운 친구였어요.
하지만 그 아이의 삶은 그렇게 평탄하지만은 않았어요.
건강이 안 좋으신 홀어머니 밑에서 이 험한 세상 살아간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고
성격이 너무 착해서인지 사귀었던 남자들은 어쩜 그렇게 나쁜남자들 뿐인지...언제나 상처받고 버려지는 건 그녀의 몫이었죠.
그래서 그녀는 항상 웃고있어도 마치 울고있는 것처럼 보였어요. 오랜 친구였던 저에겐 더욱 그렇게 느껴졌죠.


눈이 많이 내리던 어느 겨울밤
그녀가 저에게 했던 말을 잊을수가 없어요.


"나도 행복하고 싶어. 친구들처럼 결혼도 하고 아기도 가지고...
  남들 다 쉽게쉽게 잘 하는 것 같은데 난 왜 이렇게 어려울까"


이 얘기를 할 때도 그 친구는 웃고 있었어요.
당장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 같은 반달모양의 눈모양을 하고서요.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그 날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 한쪽이 아려오는건 줄어들지가 않네요.

제가 혜림이 팬이된건 혜림이의 웃음이 그녀와 너무 닮았다고 느껴서였어요.
티비에 나오는 혜림이도 항상 웃고 있었지만 저에겐 뭔가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워 보였거든요. 마치 제 친구처럼 웃고있어도 울고있는 듯한 그런 느낌이랄까요.


길고 힘들었던 연습생 생활과
그보다 더 힘들고 괴로운 오디션을 치르면서 알게 모르게 새겨져왔을 마음의 상처들.
그 상처들때문에 해맑기만 해야할 저 어린 아이의 웃음에 벌써 슬픔이 배어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마음이 아팠어요.


특히 김가민가팀으로 좋은 공연을 하고도 탈락해야만 하는 가린이와 헤어질 때, 데뷔해서 다시 만나자며 애써 미소짓던 혜림이의 모습이
나도 행복하고 싶다고 처연하게 말하던 제 친구의 모습과 겹쳐지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구요.


그날 저는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혜림이를 웃게 해주고 싶다고.
아프고 힘든거 감추면서 애써 만들어내는 웃음이 아니라 정말 순수하게 기쁨만으로 가득찬 그런 웃음짓게 해주고 싶다고 말이죠.
그렇게 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한 사람의 팬이 됩니다.


2부에 계속...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언어물리
17/04/16 17:46
수정 아이콘
절단신공 나빠요 ㅠㅠ Zest님 덕분에 혜림양을 더 응원하게 되는 것 같아요. 좋은 글 고맙습니다. :-) 다음 이어지는 글도 부탁드립니다 흐흐
17/04/16 21:42
수정 아이콘
왠지 우리들만 좋아하는 분위기 같은데요?흐흐
담편부터는 디씨에서의 문화충격에 대해서 써볼게요. 재밌게 써야할텐데요 흑
레일리
17/04/16 22:52
수정 아이콘
크크 저도 김혜림양 열심히 응원했습니다. 다음글 얼른 써주시죠!
17/04/17 02:13
수정 아이콘
최대한 빨리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작은기린
17/04/16 23:15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프듀때 수민이 응원할때 생각나네요 크크
17/04/17 02:13
수정 아이콘
조만간 수민이 얘기도 나옵니다 크크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059 좋아하는 JPOP 아티스트 셋 [19] 데갠4346 24/03/02 4346 1
101058 환승연애 시즌2 과몰입 후에 적는 리뷰 [29] 하우스8350 24/03/01 8350 4
101057 22대 총선 변경 선거구 분석 - 광역시편 - [24] DownTeamisDown8363 24/03/01 8363 0
101056 우리는 악당들을 처벌할 수 있어야 한다 [42] 칭찬합시다.10988 24/02/29 10988 49
101055 한국 기술 수준, 처음으로 중국에 추월 [160] 크레토스14871 24/02/29 14871 0
101054 <듄: 파트 2> -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영화적 경험.(노스포) [76] aDayInTheLife7171 24/02/29 7171 14
101053 댓글을 정성스럽게 달면 안되네요. [36] 카랑카10719 24/02/28 10719 3
101052 비트코인 전고점 돌파 [97] Endless Rain7679 24/02/28 7679 1
101051 강남 20대 유명 DJ 만취 음주운전 치사사고 보완수사 결과 [19] Croove9504 24/02/28 9504 0
101050 출산율 0.7 일때 나타나는 대한민국 인구구조의 변화.. ( feat. 통계청 ) [93] 마르키아르11261 24/02/28 11261 0
101049 친문이 반발하는 것을 보니 임종석 컷오프는 아주 잘한 것 같습니다. [231] 홍철16685 24/02/28 16685 0
101048 똥으로 세계에 기억될 영화 '오키쿠와 세계' (스포 없음) [6] 트럭4429 24/02/28 4429 5
101047 서이초 교사 순직 인정 [16] lexicon7288 24/02/28 7288 14
101046 일본 주가지수가 1989년 버블 시절 전고점을 돌파했네요. [17] 홍철5511 24/02/28 5511 0
101045 [듄 파트2 감상] 왕좌의 게임과 반지의 제왕 사이. (약스포) [11] 빼사스3649 24/02/27 3649 2
101043 여당이 고발하고 경찰이 수사하고 방심위가 차단한 ‘윤 대통령 풍자 영상’ [47] 베라히11180 24/02/27 11180 0
101042 [2/28 수정] 비트코인이 전고점을 뚫었습니다!!!! [116] 카즈하11416 24/02/27 11416 1
101041 한동훈 "민주당, RE100 아느냐고만 이야기해…모르면 어떤가" [102] 빼사스10945 24/02/27 10945 0
101040 Pa간호사 시범사업과 의료사고처리특례법 [14] 맥스훼인4503 24/02/27 4503 0
101039 (뻘글) 유대인과 한국인과 지능과 미래인류의 희망 [41] 여수낮바다4324 24/02/27 4324 4
101038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해결책은... 무려 표창장 수여!? [34] 사람되고싶다6689 24/02/27 6689 0
101037 뉴욕타임스 1.16. 일자 기사 번역(미국의 교통사고 문제) [4] 오후2시3856 24/02/26 3856 5
101036 아이돌 덕질 시작부터 월드투어 관람까지 - 1편 [4] 하카세2485 24/02/26 2485 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