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게에서 맨날 댓글놀이만 하다가, 글을 쓰는건 오랫만인 것 같네요.
간만에 유게에서 글을 하나 보고 자극을 받기도 했고, 그동안 오랫동안 생각해 온 것도 있고 해서,
글을 남겨봅니다.

참고로, 이 글은 철저하게 필자의 뇌내망상에서 비롯된 글이므로, 객관성이 결여되어 있고,
그러므로, 이 글에 대한 비판이나 반박에 대해서 겸허하게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으니,
혹여나 자신의 생각과 다른 내용이 나온다고 해도, 너무 흥분하지 마시고 차분하게 반박해 주시면 됩니다.

시작은, "돈 벌어오는 기계"라고 말하려면 월 수입 천만원은 넘어야 한다는 유게의 글이었습니다.
그로 인해서 인터넷을 뒤져서 월 수입 천만원... 대략 퉁쳐서 연수입 1억 정도면 어느 정도일까를 찾아봤고,
근로소득자의 경우는 대략 상위 3.6%, 종소세 기준으로는 5% 정도가 된다는 걸 찾게 되었죠.

저도 연봉이 적은 편은 아닙니다. 그 표를 보니, 상위 10% 안쪽으로는 들어갈 수 있겠더라고요?
그런데, 거기서부터 문제가 발생합니다.

상위 10%의 소득을 올려도, 서울에서 생활하면서, 복층 원룸 월세 내고, 관리비 내고,
생활비 쓰고, 10년이 훌쩍 넘은 자동차 하나 굴리는데도 빡빡합니다.
뭐, 열심히 모으면 1년에 몇천 정도는 모으겠지만, 20년은 모아야 서울 시내에 아파트 하나 사겠네요.
그때가 되면 제 나이는 60세가 될거고, 장가도 못가고, 혼자서 돈만 죽어라 모아서 아파트 사고 꿹?!

그런데 말입니다.

강남쪽에는 시가가 10억이 넘는 아파트들, 평당 3~4천만원이 훌쩍 넘는 아파트들이 즐비하죠.
그런 아파트들에 가면, 시가 1억을 훌쩍 넘는 고급 승용차들이 줄지어 주차되어 있고요...
그런 걸 소유할 수 있는 사람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일까요?? 대체 얼마를 버는 사람들인걸까요?

거기서 좀더 생각을 진전시켜보면... 그럼 제가 상위 10% 소득자라는 통계는 맞긴 한건가요?
대체 저 돈이 다 어디서 나온걸까요??

일단, 제가 알고있는 통계와 지식들이 맞다는 가정 하에서, 논리를 펼쳐보면,
소득분위 상위 2%에 속하는 사람들... 그러니까, 전체 국민 5천만이라 치면, 대략 100만명 안쪽의 사람들이,
저 많은 아파트들을 독점하고, 그걸 통해서 소득을 올리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고,
또 그 돈으로 고급 승용차들을 리스, 렌탈하면서 또 소득을 올리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고,
그 아래의 98%의 사람들은 그 사람들에게 돈을 바치면서 살아가는 구조라는 결론이 나오더군요.

생각의 범위를 약간 확장해서 보면, 최저임금이 어쩌고, 분배가 어쩌고 하는 이야기들 조차...
어차피 최상위 2%에게는 아무 영향도 주지 않을 내용이고, 그 아래의 고만고만한 사람들끼리 치고받고 싸우는 형태밖에 안되는거죠.
그런데, 왜 정치가들이고 언론이고... 이런 극단적인 불평등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는 것인지 궁금해지더라고요.
2명의 사람들을 위해서 98명의 사람들이 희생해야 하는 구조가 건전한 구조는 아닐거라 보는데 말입니다.

그들이 정치, 언론, 사회, 교육... 등등을 전부 장악하고 있어서는 아닐까?
이미 우리는 최상위층의 노예로 살아가는 것에 전부 길들여져 있는 것은 아닐까?
내가 여기서 죽어라고 노력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도 헛된 꿈, 허무한 망상은 아닐까...
어차피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데, 뭔가 있을거라고 꿈꾸며 하늘만 쳐다보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여기까지 오니, 왠지 지금 제가 열심히 저축하고, 재테크도 하고, 야근도 하며 살아가는게 다 허무하더라고요.
그냥 내가 쓸 수 있는 한도 내에서 흥청망청 살다가 가는게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어차피 여기에서 더 나아질 게 없다면, 결혼이나 출산이나 양육이나 다 의미없는 짓 같기도 하고...
혼란스럽네요.

두서 없는 글 여기까지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