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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17 10:02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어서 가장 먼저 자신에게 적용해야하는 말이기도 하죠. 저 개인적으로는 너무 그런 작업을 반복해서 '왜 나만 이해해주고 참아야하나' 라는 반발심리까지 생길지경이더군요. 정작 저도 여기서 말싸움하다보면 뭐가 중요한지 놓칠때가 많죠. 내가 하고 싶은말을 하기보다 어떻게든 상대방을 이겨야겠다는 의지를 보일때도 많고요.
16/08/17 10:18
그렇기 때문에 내가 판단할 거면 그 판단의 기준이 되는 사실인식은 상대방입장에서 해주는 것이 바람직 합니다.
예를 들어 혼전순결인 여자친구하고 스킨십 문제로 다툰다면 서로 자기가 인식한 사실을 토대로 이게 뭐라고 그렇게 빼냐, 나랑 그럴라고 만나냐 는 식의 대화가 아니라 너는 ~게 느끼기 때문에 그렇게 판단하겠지만 그런 부분에서 보더라도 이런 문제는 해결해야하지 않겠냐는 식의 대화가 되겠죠? 이렇게도 보고 저렇게도 볼 수도 있기 때문에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대로 보는건데 그렇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의 불일치는 절대로 극복이 안되는 것이고, 정말 상대방과 대화할 의지가 있다면 상대방의 인식의 수준에서도 개선시킬 수 있는 논리를 구성해야겠죠. 적어도 말이죠.
16/08/17 10:23
상대방 입장에서 들어보고 생각해보기가 가장 현명한 태도겠죠.
그래도 좁혀지지 않는 입장차이가 있어서 다툼은 늘 존재하죠. 다만 다툼으로 끝나지 않고 화해를 해야 하는데, 요새는 화해는 없고 오로지 갈등만 있네요.
16/08/17 10:42
사람이 원래 자신에게 엄격하고 타인에게 관대해질 필요가 있는데, 아득바득 살기 바쁜 세상이다 보니 그 반대로 적용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타인에게는 엄격하고 자신에게는 관대한... 사실 정말 이해가 안되는 타인의 행동과 가치관도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그럴수도 있겠구나라는 결론이 나올때가 많은데, 그 가치관이 내 가치관이 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상대방의 가치관을 무너뜨리려 들면 결국 아무리 순한 사람도 싸우게 되더군요.
제 친구중 한명이 정말 독특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데다가 자존심도 강해서 친구들이 깊은 이야기를 하기 좀 부담스러워 하는 분이 있습니다. 제가 나름 경험으로 얻어낸 소통의 방법은 그 가치관과 내 가치관의 공통분모를 찾아내는 과정을 가지는거죠. 아무리 터무니없어도 일단은 그분의 생각의 긍정적인 부분을 캐치해서 그래 그거 좋은점도 있네 하면서 긍정해주면 일단 그분이 마음의 가드를 내립니다. 그리고 천천히 그 가치관과 내 가치관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해요. 그렇지 않은 부분들은 우리가 중요시하는게 달라서 생기는 차이라고 이야기를 해주면서. 그러고 난 이게 중요해서 너의 가치관대로 살기는 어려울것 같다고 의견을 표시합니다. 근데 놀랍게도 몇번은 그분이 진짜로 생각을 바꾸더군요. 자신의 생각에 그런 맹점이 있는줄 몰랐다고 하면서. 결국 마음을 넓게 먹고 내 마음의 인정범위를 그분의 가치관에 닿는곳까지 늘려놓으니 그분이 알아서 고민하고 더 나은 쪽으로 결심을 하더라고요. 사실 우리는 같은걸 추구하는데 굳이 이 방법을 쓸 필요가 없었구나 하면서. 댓글이 길어졌는데,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은 "난 맞고, 넌 틀렸어"로 접근하면 결국 싸움이 될 확률이 높더라고요. "나도 맞고, 너도 맞는"논리를 일단 만들어내고, 무슨 차이때문에 가치가 달라졌을까 원인을 분석해주면 어지간한 배운 사람들은 결국 객관적으로 더 나은 쪽을 택하게 되더군요. 애초에 설득할 필요가 없죠. 물론 가치관과 인성 자체가 너무 달라서 다른 길을 가는 두사람정도가 되면 뭔 방법도 소용이 없습니다만 그건 애초에 첫걸음부터 성립이 안됩니다... 애초에 공통분모가 찾아지지 않죠. 그런 분들은 그냥 냅두는게 답이고요. 뭔 말을 해도 싸웁니다. 크크;
16/08/17 10:58
어디까지 감성적으로 판단해도 되는지 끊임없이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있죠.
틀렸음을 인정하는데서 오는 상처가 이성적으로 볼 때 너무 크기 때문에 갈등을 유지하는 게 더 긍정적일 수 있죠. 대개 갈등의 해결은 한쪽만 상처입는 거니까요. 틀렸음을 인정시키고 반성시키는 것보다 중요한 건 상대방을 궁지로 몰지않는 것, 숨쉴 여지를 주는 것입니다.
16/08/17 12:22
마지막 문단은 그게 약간이나마 가능할까 싶습니다.
이미 38선은 그어진거 같고, 서로간에 상대방 헛짓거리 찾아서 캡쳐조롱하는게 일상화된 시대에 이 흐름을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되돌릴 수 있는지 한 개인으로서 암담할 따름입니다. 각자 취사선택한 소위 팩트를 가지고 상대방을 공격하려는 의지는 넷상 어디서나 넘실거리는데, 그 팩트들을 모아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 의지는 거의 안 보이네요.
16/08/17 12:42
텍스트라는 억양이나 표정이 배제된 수단이 사람의 감정선을 건드리는 게 있는지 어느순간부터 '내가 너를 침묵시키기 위해서 이런 걸 준비할거다 딱 기다려라'라는 식의 전개를 하는 경우가 많죠. 그렇게 해서 알게 되는 것도 많은데 이게 어떻게 해서 이렇게 되는지는 생각을 안하게 되는 경우도 많아서... 뭘 하든 이겨보려는 식의 대화를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저도 알게모르게 그렇게 되는 것도 있고요.
16/08/17 13:08
현재의 갈등은 제가 보기에는 자기비판 등으로 해결될 수 있는게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논쟁이라는 것이 원래가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이죠.
제가 볼 때 문제점은 모두가 다른 단어로 말한다는데 있는 것 같아요.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단어]마다 색온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단어를 쓰면 누구는 아주 싫어하죠. 그리고, 싫어하는 상대방을 보면 더 쓰고 싶죠. 그 단어는 사전적인 뜻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에는 싫고 어떤 이는 아무 온도가 없는 회색빛의 단어죠. 예를 들어서, [아줌마]는 아저씨와는 다르게 여자들 사이에서는 비하의 단어로 쓰입니다. [아주머니]도 비하의 의미가 있어요. 그나마 [아주머님]이라고 하면 괜찮지만, 이도 싫어서 [이모], [언니](나이는 상관 없죠)라는 말을 써요. [민주화]는 어떻습니까? 어느 분들한테는 유머로 절대 쓰일 수 없는 마치 신성하게 보이는 단어가 되었습니다.(이 곳에서도 민주화 라는 말이 들어가면 댓글이 상당히 공격적이 되죠) 여러분들은 이런 단어를 보면 색온도가 어떻게 느껴지시죠? [삼성], [재벌], [애플], [새누리], [민주], [이명박], [김대중], [건국절], [아줌마], [이모], [돌잔치], [LG], [국산차], [샤넬], [자영업자], [비정규직], [출산], [군대], [개고기], [동남아], [일본], [위안부], [무한도전], [시모], [제사], [이화여대] 누군가에겐 단어만 들어도 욱 하는 것들입니다. 전 같은 단어를 같의 의미로 쓰지 않는한 대화가 힘들다고 봐요. 그리고, 단어가 어떤 색온도를 갖게 되기까지는 언론도 잘못 된 행태도 상당하고, 국민들도 단어의 뜻을 생각하지 않고 사용하는 부분도 있다고 봅니다. 한글 공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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