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밤을 새게 됐는데 해가 뜨고 아침이 오니 배가 고파지더군요
이럴때 가난한 자취생에게 무슨 선택지가 있겠습니까. 라면이죠
집 앞 24시간 슈퍼에 가서 신중하게 라면을 고르고 있는데
얼굴이 익숙한 분이 계셔서 일단 인사를 드리고 보니 단골 막걸리집 이모시네요.
아들이 알바를 하는데 점심에 먹을 김밥이나 싸주려고 방금 장사 끝내시고 김밥재료 사러 오셨답니다.
혼자서 라면먹을바에는 너도 김밥 한 줄 먹고 가라고 가게로 데리고 가시더니 이렇게 한줄 말아주시네요.
몇번 가다보니 저랑 같은 고향 분이셔서 고향 친구들 데리고 몇 번 가기도 하고, 이모 이모 하면서 친한척(?)도 했었는데
저나 친구들이나 나이가 들고 바빠지다 보니 다 같이 한번 모이기도 힘들어 지더군요
자연스레 막걸리집도 작년 여름인가 이후로 못갔었는데, 오랜만에 인사를 드려도 반갑게 맞아주시고 이렇게 밥상까지 차려주시네요.
대학 근처에서 장사를 하시다 보니 손님들이 하나하나 아들같이 느껴진다고, 평소에 자주 말씀하신 것들이 그냥 상투적인 것인줄만 알았는데,
그 말씀이 괜한 말씀이 아니었구나 생각도 듭니다.
간단한 라면에 김밥이라지만 배도 부르고 마음도 따뜻해지는 뜻밖의 아침상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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