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orts도 말 그대로 스포츠의 범주에 속해 있으니 응원하는 팀/팬덤 문화가 자연스레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고대로부터 임빠vs임까 논쟁부터 시작하야 쉴새없이 우후죽순 팬덤끼리 치고박고 싸워왔죠. 임까의 거진 대부분이 kt팬이라는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전설의 송병석&강도경 조합). 반대로 kt까의 거진 대부분이 임빠거나 T1빠인것도 이하동문)

그리고 이 바닥은 리그를 운영하며 순위로 차등을 매기며, `결승전` 이라는 최종관문에 모두 전력질주를 합니다. 이 후 우승팀(=최강팀)이 존재하며 모든 조명을 집중해서 받죠. 애시당초 순수하게 우리팀만 응원하는 판이 되기가 힘들고, 다른 팀(라이벌 혹은 응원팀에 위협이 되는 팀)을 깎아 내리고 평가절하 하면서 서로 치고받고 싸우면서 더 흥하는 구조가 되죠.

그래서 기본적으로 피지알에서는 팬덤문화에 대해서 다른 기타 커뮤니티에 비해서 본인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친숙합니다. 다만 아이돌 이라는 장르에 대해서는 문외한인 사람들이 대부분 이라서 3~4년 전 크레용팝 게시물이 올라왔을 떄 너무 자주 올라온다며 난리가 난적이 있었죠. (특정 id가 반복해서 크레용팝 게시물을 올려서 문제시 됐었지만, 지금 유게에 특정 id 분이 특정 그룹을 아무리 올려도 그 누구도 광고라고 생각하지 않죠. 저 또한 흐뭇하게 감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M.Net에서 프로듀스 101 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돌` 이라는 장르를 접함과 동시에 순위로 인한 데뷔는 그야말로 이 바닥에서 승급/강등이 있는 리그제와 흡사했습니다. 마치 스포츠를 즐기듯이 아이돌을 즐길 수 있다 라는 인식이 생긴거죠. 그래서 예전이면 상상도 못할 30대 삼촌이나 40대 아재들이 소녀들인 `걸그룹`을 온/오프에서 신나게 소비하고 있습니다.

타 커뮤니티 보다 불펜이나 피지알에서 유독 I.O.I 를 필두로 아이돌 글이 범람하는 이유는 팬덤 문화에 대해 뼛속까지 익숙한 사람들이라서 아닐까요 ?

하지만 역시나 스포츠 응원문화/아이돌 팬덤의 간극이 느껴질 수 밖에 없는건  롤알못인 여자친구를 제가 좋아하는 롤 팀인 CJ를 응원하게 물들였는데, 스프링 시즌에 Fly 선수가 잘생겼다고 KT를 응원할 떄 정말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설득을 했는데도 CJ는 어차피 플레이오프도 못나간다면서 ? 가능성 있는 KT가 더 좋아 라면서 벙쪘었죠. 아니 자기가 응원하는 팀을 선수 외모랑 성적 때문에 쉽게 바꾸다니? 이게 상상이나 가십니까 ?

하지만 이후 `넌 하니 좋다면서 열애설 나니깐 바로 역시 설현이 짱이라면서 ? 그런데 그것도 이제 사나 없이 사나마나 라고 떠들지를 않나, 뭔 카톡에 의미없이 샤샤샤만 몇십번을 치는거야? 그런놈이 나한테 뭐라는거야`  라고 하는데 충격이었습니다. 내가 연예인을 그냥 좋아한다면 여자친구는 내가 이 게임판 응원하듯이 좋아하는 거였구나. 내가 CJ 응원하듯이 이 친구는 SM을 응원하며, 내가 메드라이프를 응원하듯이 엑소와 레드벨벳을 응원하는 구나라는 깊은 통찰을 했습니다. (대체적으로 SM 소속 가수들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런데 또 신기한게 SM을 나가는 아이돌은 자기가 가장 좋아했더라도 칼같이 끊어내리는거 보고 소오름이...)

극과극은 통한다고 남자들의 스포츠 바닥과 여자들의 아이돌 바닥이 굉장히 흡사한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순위가 존재하며 (아이돌은 요즘 유게에도 가끔 올라왔다 싶이 앨범판매량이나 음원 그리고 시상식 수상에 따라서 순위=서열이 나뉘는 것 같습니다) 아주 열성적이고 맹목적인 팬덤이 존재하고 차이점이라면 아무래도 아이돌은 수명이 짧아서 세대교체가 이루어질 수 밖에 없죠. 근데 이 세대교체가 다른 아이돌로의 이동보다도 응원하는 아이돌 소속사 후배그룹한테 가는 경우가 빈번하죠.

요즘 따라 신기하게 느끼는건 몇년 전에 친구들끼리 아이돌 얘기 하는 경우도 없거니와 하게 되면 굉장히 낯간지럽고 쑥쓰러웠는데 오히려 요즘엔 I.O.I 떄문에라도 자연스럽게 i.o.i 뿐만 아니라 아이돌 얘기를 해도 거부감이 없습니다. 아이돌 넘나 좋은것 샤샤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