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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4/07 02:25:16
Name 이치죠 호타루
Subject [일반] 왜 세대가 지나도 색맹인 사람은 계속 나오는가 : 하디-바인베르크의 법칙
색맹 이야기가 올라온 김에 가볍게 적어 봅니다.



원래 저 하디-바인베르크의 법칙의 의미는, 세대가 엄청나게 지나도 유전적인 열성인자가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물론 수많은 가정이 필요하죠. 집단 내 교배는 무작위로 이루어져야 하고, 형질은 유전될 뿐 돌연변이나 진화 등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가정 등등이 필요합니다. 이걸 고급스럽게 말하면 "멘델 집단임을 가정한다"라고 하는데, 유전학의 창시자인 멘델의 이름을 따서 위 조건을 만족시키는 집단을 멘델 집단이라 합니다.

자, 얼핏 듣기에는 별 이상한 점이 없어 보이죠. 그러나 우리의 이야기는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생각해 보세요. 유전자에도 우성이 있고 열성이 있어서, 우성인자와 열성인자가 서로 만나면 우성인자가 발현한다는 법칙이 있습니다. 멘델 법칙 중 하나인데... 그러면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죠. 내가 열성인자를 가졌다고 해도 자식놈들 중에는 우성인자를 띄는 놈들이 많을 거 아닙니까. 그러면 그 자식놈들의 자식놈들 세대에서는 우성인자를 띄는 놈들이 더더욱 많아질 테고, 그런 식으로 가다 보면 종국에는 열성인자가 소멸해 버려야 정상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진화라는 외적인 요소가 끼어들었다면 모를까,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다면? 그러면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을 괴롭히는 색맹이니 혈우병이니 하는 문제를 지원하기 위한 의학 기술이 발달했을 리가 없죠(...) 즉 열성인자가 살아남았다는 건데, 그게 원래 가만히 놔둬도 살아남는 놈이냐 아니면 유전 외적인 문제가 있어서 살아남는 놈이냐 하는 게 문제였고, 이 하디-바인베르크의 법칙은 "돌연변이가 일어나지 않는 이상 열성인자는 알아서 살아남는다"는 겁니다. 정확히 말하면 "우성인 인자와 열성인 인자의 비율은 자식세대로 넘어가도 일정하다"는 겁니다만.

왜 그런지를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반성유전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제가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건 이 반성유전, 그것도 우성인 유전자와 열성인 유전자가 서로 하나뿐인 경우에 대해서라(당연히 복수의 유전자가 관여하는 케이스도 있지 않겠습니까).



반성유전이라고 하는 것은, 성 염색체가 관여하는 유전을 말합니다. 인간의 염색체는 남녀가 서로 나머지는 다 똑같은데 맨 끝의 것이 XY냐 XX냐로 차이가 난다고 하죠? 바로 이 XY와 XX의 특정 부분, 정확히는 X의 어느 부분이 열성형질로 유전이 되는 게 반성유전입니다.

Y의 어느 부분의 형질이 다른 것은 한쪽의 성에만 문제가 생기므로(여자에게 Y염색체가 없으니) 이 경우는 한성유전이라고 따로 부릅니다. 위키피디아에서 쓰는 용어는 Y Linkage. 이 한성유전의 예로 알려진 대표적인 것이 귓속털과다증인데(Auricular hypertrichosis, 최근 연구에는 이게 과연 한성유전이 맞는지 의심스럽다는 학계의 논쟁이 있다는군요) 이 귓속털과다증이 있는 대표적인 분이 야구해설가 하일성 씨입니다.

남자의 경우 X염색체에 열성형질이 있다면(보통 이걸 X'이라 표기합니다), 가지고 있는 X염색체가 하나뿐이라 무조건 열성형질이 드러날 수밖에 없죠. 반면 여자의 경우 한 X염색체가 열성이라고 해도 다른 염색체가 우성이면 우열의 법칙에 의해 우성인자만 발현됩니다. 그래서 색맹이 남자에게서 훨씬 많이 나타나는 거죠. 정확히 말하면, 적녹 색맹만 그렇습니다. 청황 색맹은 상염색체의 이상으로 인한 거라서 반성유전이 아니고, 색맹의 종류도 생각보다 엄청나게 많습니다. 아예 색을 구분 못 하는 사람, 색 자체가 안 보이는 사람(이 경우 명암만 구분할 수 있고, 사물의 윤곽을 구분하기 극히 어렵습니다), 다른 색으로 치환되어서 보이는 사람(파란색 쪽이 녹색에 가깝게 보인다고 합니다) 등등... 여기서는 적녹 색맹만 이야기합시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을 몇 줄로 줄이면 다음과 같습니다.
남자 - XY, X'Y 두 종류가 있고, XY는 정상, X'Y는 색맹.
여자 - XX, X'X, X'X' 세 종류가 있고, XX는 정상, X'X는 정상이나 한쪽 유전자가 열성형질임에도 우열의 법칙에 따라 우성인자(정상)가 발현되는 것, X'X'는 색맹.



그러면 이제 왜 X와 X'의 비율이 유지되는지를 알아볼 시간이죠. 컴퓨터로 쓰려니 너무 복잡해서 증명을 한 장 첨부합니다. 제가 글씨가 좀 많이 악필이긴 한데 이 정도면 충분히 알아보실 수 있으리라 기대하면서...

증명 자체는 쉬워요. 물론 원래 하디-바인베르크의 법칙은 모든 케이스에 대해 다루지만, 지금 제가 다루는 케이스는 워낙 간단한 케이스여서... 15분 가량 노가다 뛰어도 답이 금방 나옵니다. 그래서 그런지 입시 시험문제로도 출제된 적이 있었다는군요.



1) 첫 세 줄이 조금 의아해하실 것 같아서 설명드리면, 남 + 여 = 100% = 1로 맞춘 겁니다. 상식적으로 남녀의 비율은 (멘델 집단임을 가정했으니) 1:1이 됩니다. 그리고 각 집단에서의 X와 X'의 비율을 p : q (단, p + q = 100% = 1)로 맞춘 것입니다.

남자의 경우는 간단합니다. 남자가 X염색체를 가질 확률 - p%, X' 염색체를 가질 확률 - q%. 1/2를 각각 p%와 q%로 나누면 저렇게 되죠.
여자는 좀 복잡해요. 여자가 X염색체를 가질 확률 - p%, X' 염색체를 가질 확률 - q%. 따라서 둘 다 X염색체일 확률은 p^2, 하나는 X 하나는 X'일 확률은 2pq, 둘 다 X'일 확률은 q^2이 됩니다. 여자 전체 인구인 1/2를 각각의 케이스로 나누면 저렇게 됩니다.

이 첫 석 줄을 이해하시면 다음 단계는 쉽습니다. 각 케이스끼리 매칭하고 이합집산한 것이라서요.
그리고 남녀 인구가 1인데 각각의 사람은 성염색체를 두 개씩(X든 Y든) 가지고 있으니 부모 세대의 전체 성 염색체의 개수는 2여야 정상입니다.

2) 비율은 그렇다치고 자녀세대의 염색체 수가 많이 적어서 의아해하실 수도 있는데, 일단 남자와 여자가 만나야 한다는 조건에서(즉 남-남, 여-여가 만나는 케이스는 제외됩니다) 절반으로 까이고(남여 여남 이렇게 만날 수 있으므로 1/4이 아닌 절반으로 까입니다), 자녀에게는 성염색체 중 어느 한쪽만 전달하기 때문에 이게 또 절반으로 까여서 결과적으로 (자녀를 한 명만 낳는다고 가정했을 때 이야기가 됩니다만) 자녀에게 전달되는 염색체의 수는 1/4이 됩니다. 그래서 염색체의 총합이 1/2(부모 세대의 전체 염색체 수 2의 1/4)이 된 겁니다.

중요한 것은, 말미에 보시다시피 자녀세대에 대해서도 성염색체의 비율 X : X' : Y가 부모세대와 전혀 다르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게 오늘 이야기할 내용의 핵심이에요. 그리고 이게 하디-바인베르크의 법칙이구요. 자녀세대에서의 비율이 변하지 않았으니 그 자녀세대의 비율도 변하지 않고 그 자녀세대도... 그 자녀세대도... 그 자녀세대의 그 자녀세대도... (물론 조건이 굉-장히 많이 빡시게 걸리지만 말입니다.)

즉 색맹을 돌파할 만한 유전적인 진화 같은 게 일어나지 않는 이상 다음 세대에서도 누군가는 같은 비율로 색맹이 된다는 겁니다(...)



반성유전에 대한 이야기를 세 가지 더 하고 넘어가야겠습니다.

1) 유전학의 F=ma라고 불리는 이 하디-바인베르크의 법칙을 독자적으로 발견한 하디는 쌩 수학자였습니다(...)

2) 인간의 경우는 남자가 Y염색체를 가지고 있지만, 다른 생물의 경우에는 암컷의 성염색체가 서로 다른 케이스도 있습니다. 이 때는 ZW - ZZ로 적습니다(새나 물고기 및 인시류(나비와 나방)에서 이렇습니다). 뭐, 어차피 수학적으로 보면 결론은 똑같지만.

3) 이 별것도 아닌 반성유전이 아이러니컬하게도 세계역사를 뒤흔들어 버린 전적이 있습니다. 바로 혈우병이죠. 피가 나면 잘 멎지 않는 병인데 이 역시 X염색체의 이상으로 인한 반성유전입니다.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유명한 보인자였죠. 당시 19세기 말엽은 아직까지는 여기저기 왕실이 있던 터라(오스트리아-헝가리, 영국, 벨기에, 러시아, 독일, 이탈리아 등등) 이런 왕실끼리의 결혼이 많았는데 하필 이 빅토리아 여왕의 외손녀가 독일의 왕녀였고, 그녀가 니콜라이 2세와 결혼하고 낳은 아들 알렉세이 황태자가 혈우병을 가지게 된 거죠(어머니 측이야 우열의 법칙에 의해 형질이 드러나지 않지만 열성인자를 아들이 물려받게 되면 짤없으니). 그리고 라스푸틴이라는 괴승과 이 황태자가 조우, 황태자의 병세가 호전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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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충달
16/04/07 02:35
수정 아이콘
대머리도 반성유전이죠?
이치죠 호타루
16/04/07 02:41
수정 아이콘
글쎄요, 대머리가 반성유전이라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네요. 성 호르몬(테스토스테론)에 관련이 있다고는 하는데 이건 반성유전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반성유전은 같은 성임에도 유전적으로 다른 형질이 대립하는 경우 나오는 것이고, 대머리에 관여하는 성 호르몬은 남녀 할 것 없이 다 나오는 것이라서...
마스터충달
16/04/07 02:47
수정 아이콘
아 그래서 남자만 대머리가...
16/04/07 11:16
수정 아이콘
음, 생물학적 근거가 있는 이야긴진 모르겠습니다만 흔히들 하는 말론 대머리는 "격세유전"이라고 부르던데요..

할아버지가 대머리이면 한 세대를 건너뛴 손자가 대머리가 되는..

하지만 증조 할아버지조차 대머리셨다면 피해갈 공간은 없단다 손자야! 하하하하하!
마스터충달
16/04/07 11:17
수정 아이콘
격세유전과는 별개로 남자만 대머리가 나오니까요.
16/04/07 11:22
수정 아이콘
음, 윗댓글은 그냥 격세유전이란 말이 쓰고 싶어서 써본 거고..

예전에 왜 남자만 대머리가 있는가 호기심에 찾아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 기억으론 애초에 대머리가 되는 이유가 특정 남성 호르몬의 과다 분비? 때문이라고 봤던 거 같아요. 여자는 당연하게도; 남성 호르몬이 적을테니 대머리가 적고요.

그래서 그때 당시엔 "괜히 대머리가 정력이 쎄다느니, 마초 기질이 있다느니 하는 게 아닐지도 모르겠군!" 하고 납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전 정력도 약하고(?) 여성스러워서 다행이로군요(?)
16/04/07 02:48
수정 아이콘
옛날 고교시절에 생2 공부할 때도 배웠던 거 같은데... 사실 발견한 사람이 대단한거지 이해하기에 그렇게 어려운 법칙은 아니죠.
이치죠 호타루
16/04/07 02:49
수정 아이콘
근데 또 막상 증명하려니 무진장 헷갈리더라구요.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구밀복검
16/04/07 02:59
수정 아이콘
요는 지리적 단절도 없고 유전적 부동의 영향도 희석되고 돌연변이도 안 일어나는 등등 유전적 평형 상태가 유지되면 진화가 안 일어난다는 것이겠죠. 현재로서는 인간이 이런 조건에 가장 근접한 종일 테고... 뭐 애초부터 유전적 병목 겪고 급속도로 개체 수가 늘어난 거라 유전적 다양성 자체가 떨어진다는 연구들도 속속 보고되고 있고요. '사람 다 거기서 거기다'라든가 '그놈이 그놈이지'라는 식의 드립이 의외로 리얼이란 거죠. 거칠게 말하자면 인간만큼 한결같고 평등한 종이 없는 셈..
이치죠 호타루
16/04/07 03:05
수정 아이콘
생존에 필요한 방향으로 특정 돌연변이종이 계속해서 나타난다거나 하는 식으로 진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예나 지금이나가 되겠죠. 저와는 법칙을 받아들이는 방향이 반대이신 것 같은데(저는 진화 등의 외부적 요인이 없으면 유전적 평형이 유지된다는 관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곰곰히 생각을 좀 해 봐야 할 것 같네요. 말씀하신 주제가 묘하게 좀 흥미로운 주제네요. 평형 상태가 유지되면 진화가 일어나지 않는가 하는 문제 말입니다.

여하간 인간이 참 생긴 게 거기서 거기라... 군단의 심장이 떠오릅니다. 아바투르였나 데하카였나, 인간끼리의 정수가 너무 닮았다고 푸념하는 장면이 있던 것 같은데 말이죠(...)
동네형
16/04/07 03:10
수정 아이콘
하.. 이과가 또...
뽀로뽀로미
16/04/07 03:16
수정 아이콘
수학적 계산말고 다른 관점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면 참일까요?

"색맹 유전자가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색맹 비율이 계속 유지될 수 있었다"

수능언어영역 문제 같긴합니다만 순수하게 궁금해서 여쭙니다.
이치죠 호타루
16/04/07 03:21
수정 아이콘
음, 저는 생물학자가 아니라서 확답을 드리기 어렵습니다만, 개인적인 생각은 이렇습니다. 열성유전자라는 게 몇백만년 전부터 내려왔다기보다는 어느 시점에서 돌연변이가 생겨난 후 그 비율이 유지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색맹 종류가 한둘이 아닌 게 이를 입증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유전자가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유전자의 비율이 유지되었다기보다는, 오히려 역으로 유전자가 생긴 시점에서 이미 생존에 큰 위협을 받는 상태 자체가 나오지를 않은 거 아닐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즉 유전자가 일정 비율 이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시점이 이미 인간의 사회화가 완료된 시점 이후가 아닐까 싶다는 거죠.

확실하지는 않은데 빅토리아 여왕의 혈우병 보인자 유전자 발현 역시 돌연변이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인자가 몇 세대를 거쳐서 살아남은 것도 병 자체가 치명적인 게 아닌 이상 생존에 위협을 받지 않는 사회가 이미 구축되어서인 게 아닐까, 제가 위에서 이야기한 건 이런 맥락인 겁니다.
뽀로뽀로미
16/04/07 03:54
수정 아이콘
그렇겠군요. 누구말대로 의학이 고도로 발달되면 진화속도가 느려진다는 말이 맞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생존에 유리한 돌연변이가 나타나도 불리한 쪽을 의학으로 커버할 수 있으면... 미래의 인간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집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캡틴아메리카
16/04/07 07:24
수정 아이콘
참고로 이 생물학 법칙에 [수학자인 하디]의 이름이 붙게 된 이유(에피소드)가 있죠.

당시 영국 캠브리지 대학 생물학 교수였던 펀넷이 학생으로부터 본문의 질문을 받았는데 바로 대답을 못 했었죠.

그래서 같은 학교 수학 교수로 있는 절친이었던 하디와 차 한잔 하면서 이 얘길했는데,

하디가 냅킨에다가 (A + a)^2 = A^2 + 2Aa + a^2 을 쓰면서 "이런 건 중학생도 할 줄 아는거다"라고 했죠. 크크

펀넷이 깜짝 놀라면서 이거 빨리 논문 발표하자고 했는데 하디가 이런 허접한 걸 어떻게 논문으로 내냐고 그랬죠.

(실제로 하디는 극도의 순수수학자여서 수학이 응용이 되는 것을 굉장히 싫어했습니다.)

결국 논문을 냈는데 귀찮다는 듯이 딸랑 한 페이지로 대충 끄적거려서 냈다고 합니다. 크크크

그 논문은

http://www.esp.org/foundations/genetics/classical/hardy.pdf

여기서 볼 수 있습니다. 크크
이치죠 호타루
16/04/07 09:12
수정 아이콘
논문 보니 참... 크크크크 당시는 타이핑이고 뭐고 없었을 때이니 손으로 썼을 텐데 문체 하나하나에 '아오, 내가 왜 이 쉬운 걸 풀어야 하냐 이 귀찮은 것들아'가 느껴지네요 크크크크
홍승식
16/04/07 10:54
수정 아이콘
19세기 생물학자들의 수학적 소양을 잘 알 수 있는 일화네요. 크크크
16/04/07 11:28
수정 아이콘
하디에겐 치욕이죠...

평생 인류에 기여한 바가 없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했는데 난데없는 생물학 논문이라니!!
트루키
16/04/07 08:06
수정 아이콘
적녹색맹이나 색상이 치환되어서 보이는 건 그렇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 수 있나요? 항상 보이는 그 색을 다른 색으로 알고 있을텐데, 잘못 알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알기 어려울 거 같아서요.
이치죠 호타루
16/04/07 09:09
수정 아이콘
대충 말씀드리면, 색 구분의 메커니즘을 이용합니다.

눈의 원추 세포가 색을 구분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원추 세포가 종류가 셋이고, 각각 빨간색, 녹색, 파란색에 반응합니다.

적록색맹이나 청황색맹의 경우는 저 세 원추세포 중 하나가 통째로 빠져서 구분이 안 가는 거고, 셋 중 둘이 빠지면 모노톤으로 색상을 보게 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전색맹이 됩니다. 드물게 원추 세포가 있기는 있는데 그 반응하는 파장이 달라서 색맹이 되는 경우가 있어요. 이 케이스가 치환되어서 보이는 케이스인 거죠. 이 경우는 파란색이 녹색에 가깝게 보인다던가 하는 식입니다.
16/04/07 10:35
수정 아이콘
여러 색깔의 구술이 섞여있는 상태에서 이것을 손으로 휘휘 져어도 그 비율은 동일하다와 같은 논리 아닌가요?
이치죠 호타루
16/04/07 10:55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자녀에게 열성인자가 전달되는 것이지 사라지는 게 아니니까요.
페르펙티오
16/04/07 11:01
수정 아이콘
하아.. 이과 망했으면.....

나도 이과잖아?!!!
16/04/07 11:28
수정 아이콘
아 이건 첫플을 달았어야 했는데 너무 늦게 봤네요...
16/04/07 11:50
수정 아이콘
이런 하디가 보고 놀랐다는 라마누잔의 재능이란...참...
16/04/07 12:15
수정 아이콘
수학하는 놈들...
16/04/07 12:23
수정 아이콘
고등학교 공통과학 시간에 배우는 내용인가요? 배웠던 기억이 나네요.
16/04/07 15:35
수정 아이콘
주님 오늘도 정의로운 이과가 되는 걸 허락해주세요.
자유의영혼
16/04/07 17:13
수정 아이콘
글쓴분이.. 유전자의 우성-열성과, 발현성질의 진화적 우위-열위를 완전 혼동하고 계신거 같은데..
우성 유전자가 진화적으로 유리할 수도 있고, 열성 유전자가 유리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 다릅니다.

진화압력이 없다면 우성-열성 유전자의 비율이 그대로 유지되는게 맞지만..
이게 세대가 지나도 색맹인 사람이 계속 나오는 이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색맹이 진화적으로 전혀 불리함이 없다면 몰라도요. 과연 그럴지는 의문입니다.

하디-바인베르크의 법칙이 색맹인 사람이 계속 나오는 이유로 절대 충분치 않다는 점 말씀드립니다.
이치죠 호타루
16/04/07 17:40
수정 아이콘
진화나 돌연변이에 대한, 즉 유전자의 비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외부적 가정을 모조리 빼다 보니 그렇게 되었나 보네요.
sway with me
16/04/09 22:36
수정 아이콘
우위-열위에 의해서 특정 유전자가 후손에게 전달되지 않으려면 아래와 같은 조건이 있어야 할 겁니다.

1. 특정 유전자에 의해 생식이 활발한 연령까지의 생존이 어려워 진다.
2. 그 유전자를 가지고 생존이 가능할지라도, 배우자에게 선택될 확률을 낮춘다.

1, 2는 환경적 요인에 의해 달라지기도 하죠.
인간에게 있는 치명적인 유전질환도 발병 이전까지 겉보기에 멀쩡하고 평균 수명이 40세가 넘는다면 그 유전자가 계속 살아남고 있는데, 그것도 아마 이런 이유에서 그 유전자들이 살아남고 있는 것이겠지요.
색맹이 현대사회에서 1, 2의 조건에 해당될 이유가 거의 없으니, 그 유전자가 사라질 이유는 별로 없어 보입니다.
자유의영혼
16/04/10 00:57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게 맞습니다.
현대사회에서 1,2의 조건에 해당될 이유가 거의 없다는 것 + 본문에서의 법칙
모두 충족이 되어야지 유전자가 사라질 이유가 없는 것이죠.

현대사회에서는 그렇다 치고, 어떻게 지금까지 색맹 유전자가 살아남았냐 묻는다면,
환경적으로 '압도적으로 불리하지'는 않았다는게 답이 되어야겠죠. 본문에서 얘기한 법칙이 이유가 되는 것이 아니구요.
sway with me
16/04/10 11:37
수정 아이콘
당연한 말씀입니다.
본문의 법칙의 전제 자체가 '멘델 집단'인데, 환경에 의한 진화적 선택 압력을 배제한 것이니까요.
색맹이 어째서 수렵 채집 시대에도 진화적 압력에서 살아 남았는가에 대한 답이 될 수가 없지요.
본문의 법칙은 어째서 색맹과 같은 특정한 '표현형'이 유지되는가가 아니라, 어째서 진화적 압력이 없을 때 '대립유전자의 비율'이 달라지지 않는가에 대한 수학적 모델이지요.
16/04/07 19:53
수정 아이콘
예전에 사랑니라든가 미래인은 머리만 커지고 몸이 퇴화할 것이라든가... 뭐 그에 대한 궁금증을 질게에 올린 적 있었는데요. 이 글에서도 답을 얻은 거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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