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02/02 00:26:55
Name 부들부들
Subject [일반] thirty one
1) 본 글은 평어체로 작성되었습니다.
2) 또한 본 글은 의식의 흐름 기법이 사용되었습니다.
3) 아울러 본 글에는 약간의 욕설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불편하신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


31

'귀엽고~ 깜찍하게~!'를 외치다가 결국 게임 시작한 사람이 먹게되는,
그저그런 술게임을 이야기 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저그런 술게임보다도 더 의미없는, 다름 아닌 내 나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최대 2살 많게 불리는 그 빌어먹을 한국식 나이다.
솔직히 외쿡나가면 난 여전히 꿈 많은 20대 청년이다.

그래 뭐 그딴건 아무래도 좋다.


아주 어릴 적 내가 썼던 내 미래 일기의 주인공 나이쯤.
그만큼 어떤 시기의 나에겐 한없이 멀어보였던 나이.

'그래. 내가 적어도 이정도 나이가 된다면, 나는 내가 진정 원하는 무언가를 찾아 그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겠구나!'
라며 자아완성, 목표달성, 인격형성의 중간단계 그 어디쯤으로 여겼던 나이.

하지만 현실은 길가는 사람 붙잡고 물어보면 열에 아홉은 영락없이 아저씨라고 부를법한 그런 나이,
서른 하나.


어떤 서른 한 살은 대학원에서 석박사 코스를 밟고 있고
어떤 서른 한 살은 어느 정도 돈을 모아 결혼을 앞두고 있으며
어떤 서른 한 살은 자신의 사업을 구상해서 구체적으로 실행에 옮기고 있다 하는데,
어떤 빌어먹을 서른 한 살은 이제서야 겨우 본인 입에 풀칠 할 만큼만 밥벌이를 한다.

스물 아홉에서 서른으로 넘어갈 때엔 아쉬움과 걱정, 분노 등 표현하기 힘든 마음의 소용돌이가 일어났는데
한 해가 지났을 뿐인 지금, 내 머리는 무겁고 감정은 끝없이 침전하고 있다.

생각하는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폴 발레리의 말과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른다면 결국 가고 싶지 않은 곳으로 가게 된다는 요기베라의 말은 참으로 일맥상통하다.


이렇게 가다간 중2병보다 무서운 32병이 걸릴 수도 있겠다.
우린(이라고 쓰고 '나는' 이라고 읽는다) 진짜 존나 열심히 살아야 한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껀후이
16/02/02 00:38
수정 아이콘
어차피 죽고나면 끝나는 인생인데 난 왜 이렇게 움켜쥐려고 사나 싶어요 요즘 죽기 전에 "잘 살고 간다~" 하고 죽으려면 어찌 해야 하나 고민하는 요즘입니다 하하...
부들부들님도 저도 얼른 "무언가 지향점을 둔 삶"을 사는 그 느낌!을 가져야 할텐데요 방황하는 청춘이 많네요 둘러보면
지구별냥이
16/02/02 00:44
수정 아이콘
현실은 길가는 사람 붙잡고 물어보면 열에 열 모두 영락없이 아줌마라고 부를법한 그런 나이,
마흔 셋!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우 입에 풀칠할 정도로 밖에 못살고 있는 1인 여기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4007 [일반] 알파고... 지난 5개월간의 급격한 성능 향상에 대한 상상들... [24] jjune8809 16/03/10 8809 1
64006 [일반] [3.10] 김치찌개의 오늘의 메이저리그(이대호 1타점 적시타) [2] 김치찌개3398 16/03/10 3398 0
64005 [일반] 2016 ESPN 선정 NBA 역대 포인트 가드 TOP 10 [22] 김치찌개8500 16/03/10 8500 0
64004 [일반] [바둑] 인공지능의 도전 제2국 - 알파고 불계승 [187] 낭천18665 16/03/10 18665 1
64003 [일반] 개인의 신상정보를 단순히 공개한 것은 처벌받을 일인가요 아닌가요? [35] 삭제됨5231 16/03/10 5231 0
64002 [일반] 불평등의 딜레마: 피케티와 세계화 이슈 [22] santacroce7302 16/03/10 7302 16
64001 비밀글입니다 王天君13048 16/03/10 13048 69
64000 [일반] 음악 프로듀서 조지 마틴 별세 [4] 트라웃3276 16/03/10 3276 0
63999 [일반] 체스판은 딥블루 때문에 망했는가? [23] 최유형14039 16/03/10 14039 11
63998 [일반] 국어국문학과 전공책 나눔합니다. [20] 푸른봄3894 16/03/10 3894 2
63997 [일반] 애초에 바둑은 스포츠가 아닙니다 [90] threedragonmulti12311 16/03/10 12311 14
63996 [일반] 바둑이라는 게임의 깊이, 그리고 인공지능. [8] Quantum5884 16/03/10 5884 4
63994 [일반] 사과하면 죽는 병. [40] 세인트8185 16/03/10 8185 12
63993 [일반] 차단 시스템 이렇게 개선하면? [71] 에버그린4928 16/03/10 4928 0
63992 [일반] 피에스타/비스트/거미/우주소녀/JJCC의 MV와 레드벨벳의 티저 이미지가 공개되었습니다. [11] 효연덕후세우실5872 16/03/10 5872 0
63991 [일반] (인터넷) 개인 방송에 대한 심의 문제 [106] 수면왕 김수면8545 16/03/10 8545 4
63990 [일반] 노를 젓다가 [7] Colorful3624 16/03/10 3624 13
63989 [일반] 한 달 쉬었습니다. [7] 캡틴백호랑이4985 16/03/10 4985 6
63988 [일반] 캐치 유 타임 슬립! - 8 튜토리얼(7) (본격 공략연애물) [6] aura3648 16/03/10 3648 3
63987 [일반] 점점 그럴 나이 [23] The xian4816 16/03/10 4816 6
63986 [일반] 알파고와의 나머지 4게임은 잔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42] 릴리스12241 16/03/10 12241 6
63985 [일반] 출사 : 삼국지 촉서 제갈량전 16 (4. 쫓는 자와 쫓기는 자) [35] 글곰4640 16/03/10 4640 64
63984 [일반] 2001 스페이스 오뒷세이 - 1 [48] 王天君5862 16/03/10 5862 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