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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6/27 02:36:55
Name 웃다.
Subject [일반] 교환 학생들을 보면서 느낀 점
한국에서 온 따끈따끈한 20대 초반, 중반의 친구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서 한국에서 교환학생들이 오면 저는 그들을 챙겨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먼저 다가가 인사하고 불편한 것들이 있는지 이야기 듣고 해결해줄 수 있는 건 해결해주려고 합니다.  

이번 봄학기에 온 교환학생들에게는 소고기도, 회도 여러 번 사줬는데… 한국 돌아가면서 인사도 없는 모습에 섭섭함도 있습니다. 그래도 사주지 않으면 이야기할 기회조차도 없으니 돈 내고 그 또래 아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야기 들었다고 생각하니.. 그래도 그 동안 알고 지냈던 친구들 중에 몇 명은 3년이 지나도 연락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습니다.

교환학생 오는 친구들을 보면

교환학생으로 오는 친구들은 똑똑합니다.  저희학교에서 한국의 대학으로 교환학생가는 건 신청만 하면 되는 일인데 미국의 학교로 교환학생가는 경쟁이 치열한 것 같습니다. 그들의 학점은 대단합니다. 한국 돌아가면 수석 졸업하고 취직에 애먹는 친구들은 없었습니다. 그냥 교환학생 경쟁에서 승리했다는 것이 그 대학교 안에서도 이미 스펙상 최상위권인 것 같아 보입니다.

3년~4년전에는 그런 이야기는 없었는데 요즘 들어 교환학생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상대평가 때문에 같은 수업을 듣는 사람들끼리 노트를 빌려 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엄청 조심스럽게 말을 합니다. 초반에 무리 지은 사람들끼리만 노트나 족보를 공유한다고 하고 자기 패밀리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공유하지 않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이게 한국 교육에 전반적인 문화인지 궁금했습니다.

교환학생들은 유학생들과 잘 어울리지 않습니다. 처음에 오면 같이 어울리다가 한 달정도 지나면 교환학생들끼리만 어울리고 있습니다.
잘 어울리지 못하는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제가 들었던 이유 중 열등감 혹은 심리적 박탈감을 느끼고 싶어하지 않다고 말한 친구가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들은 한국에서 충분히 자존감을 느끼고 살다 교환학생을 왔습니다. 남들이 가고 싶어하는 대학에 들어가 열심히 공부했고 그 결과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존중 받고 있는데 이 곳에 와보니 딱 보면 안중근 의사와 윤봉길 의사를 구분도 못하는 멍청한 놈이.. 이런 놈이 부모 잘 만나서 이러고 사는 구나 했는데 자기가 가고 싶어하는 로펌의 대표 변호사의 아들이었습니다. 자기는 열심히 노력해서 그 자리에 가는데 쟤는 나 만큼의 노력없이 자기 위, 혹은 같이 일을 하겠구나 하는 생각에 그들과 만나기 싫어졌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반면 잘 어울리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특이하게 성별은 주로 여자입니다. 잘 어울리는 친구들은 골고루 교류하고 지냅니다. 그냥 공부 스트레스 없이 놀기로 작정한 친구들은 이 곳에서 눈치 안 보고 재미나게 놀다 갑니다. 드레스, 혹은 등파인 옷들.. 한국에서 도전해보지 못했던 옷을 입는 것에 대해서 많이 설레여 하고 한국에 들어가면 언제 저런 옷 다시 입을까? 라고 공통된 말들을 합니다.

교환학생 오는 친구들이 한 학기 혹은 일 년 밖에 생활을 못하게 가는게 아쉽습니다. 한 학기 3~5개월로는 현지 문화는 커녕 제대로 돌아보지도 못하거든요. 짧은 시간동안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수업하고 쉬는 시간에는 뉴욕에도 가야하고 플로리다에도 가야하고 시카고에도 가야하고 서부에도 가야하고 나이아가라도 가야하고  하니 정말 바쁩니다. 오히려 자기가 속한 도시가 어떤 곳인지는 모릅니다.  그리고 이 곳에 와서도 정보를 네이버 블로그나 한국 커뮤니티에서 접하기만 하니 정말 제한된 정보만 알고 가는 것들이 아쉽더군요.

다음 학기에도 새로운 교환학생들이 올 것입니다. 어떤 친구들이 올지 설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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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상품권
15/06/27 02:45
수정 아이콘
저도 내년에 일본쪽으로 가게 되는데 걱정 많이 됩니다.
흐..
ohmylove
15/06/27 02:53
수정 아이콘
음..
문맥상으론 웃다.님께서 미국대학에 다니시는 분 같은데..

어떤 직업의 분이신지 먼저 설명해주시면 좋겠어요.
15/06/27 02:59
수정 아이콘
학부 졸업하고 미국 정부 조달을 하는 한 회사에서 일하며 대학원을 다니는 사람입니다.
ohmylove
15/06/27 03:00
수정 아이콘
네. 감사합니다.
15/06/27 03:00
수정 아이콘
onmylove 님은 어떤 분이십니까?
ohmylove
15/06/27 03:07
수정 아이콘
아. 댓글이 또 달렸군요.

저는 대학교 4학년의 전기과 학생이네요.
5학년을 다닐까..말까.. 고민중입니다.
15/06/27 03:10
수정 아이콘
예전에 텍스트 읽고 정리하는 법 잘 읽었습니다!! :)
쓰신 내용을 정리해서 연습하는 모임을 이 곳에 만들어 볼까 구상 중에 있습니다.
ohmylove
15/06/27 03:12
수정 아이콘
아.. 그랬군요

사실 그 방법은 제 독창적인 내용은 하나도 없고
제가 그 글들에서 밝힌 출처의 내용들을 짜깁기한 것에 불과해서요,

부끄럽네요..;;


전기과이지만,
웹툰스토리작가를 나름 꿈꾸는 한 공학도입니다.
15/06/27 02:57
수정 아이콘
경쟁률의 경우, 미국->한국 의 경우 미국->유럽, 일본, 중국 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인기라고 생각되지만, 한국->미국은 미국=영어, 자유 등등 많은 것을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선택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경쟁률이 치열하죠.
15/06/27 03:00
수정 아이콘
그 중에서 미국 시골, 도시 중 도시가 더 치열한 것 같습니다.
15/06/27 03:05
수정 아이콘
저도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교환학생을 지내봤는데, 웃다님 같은 분이 계셨더라면 좋았을 거 같네요 ^^
안암증기광
15/06/27 03:57
수정 아이콘
1.교환학생 경쟁은 아마 한국에 있을 때 어느 대학에 적을 뒀느냐에 따라 많이 다를 겁니다. 또 보통 경영,경제계열은 이상하게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독립되어 있어서 가기가 상당히 수월합니다. 제가 다녔던 학교의 경우엔 솔직히 교환학생 마음만 먹으면 정말 가기 쉬웠습니다. 수석졸업은커녕 과에서 중간만 가도 교환학생 가는데엔 별 문제가 없었지요.

2. 음 이건 좀 대학교별 세부정책에 따라 많이 달라질 겁니다. 제가 다녔던 학교는 영어강의는 절대평가를 실시하는데, 워낙 학생들이 영어로 의사소통도 자유자재로 하는 학생들이 다수고 학교 커리큘럼상에서도 영어강의를 많이 수강하게 되어 있어서 상대평가 관련해서 그런 야박한 문화는 없었습니다. (물론 일단 상대평가를 하게되면 경쟁이 아주 치열하긴 합니다 흐흐;; 물론 노트 정도야 다 빌려주죠)

3. 제 때도 그랬고 아마 지금도 그럴테지만 대체로 교환학생은 애초부터 놀러 가는 것...이죠. 영어야 놀다 보면 익히는 것이고;; 학점도 보통 평점반영 없이 P/F로 계산하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학업에 흥미 두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럴려고 오는게 아니라서.. 저 같은 경우엔 해방감+배정된 외국인 가이드학생 친구랑 죽이 잘 맞았음 으로 인해서 거의 수업은 제꼈었습니다;; 그래도 문제없더라고요 흐흐결국 외국인들이랑 많이 놀아보고 문화를 많이 체험을 하는만큼 남는 기회인데 그러지 못한다는 건 정말 교환학생 기회 자체를 살리지 못하는 거죠.. 안타깝네요.. 특히 본문에서 적어주셨듯이 기간적인 제한 때문에 그곳이 정말 어떤 곳인지는 거의 알고 가지 못하는게 맞습니다.
ThreeAndOut
15/06/27 04:10
수정 아이콘
많이 섭섭해하지 마세요. 잘 생각해보면 그들에게는 이곳이 그냥 거쳐가는 곳, 언젠가는 떠날 곳, 그리고 다시 올수있다는 기약이 없기 때문에 아마도 깊은 정은 안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면은, 그 나이 때면 선배나 손위사람들이 챙겨주는 건 그냥 원래 그러는 것이라고 당연히 받아들일 수도 있는 나이입니다. 저도 그 나이때 챙겨주고 밥먹여주는 거에 대해 감사하고 고맙게 생각했는가 돌이켜 보면, 어휴 그냥..
김솔로
15/06/27 08:29
수정 아이콘
맞아요. 그 시기에는 윗사람이 챙겨주는건 왠지 당연하게 느껴지고 그러죠.
뉴욕커다
15/06/27 07:02
수정 아이콘
저도 많이 공감합니다. 친해지려고 해도 끝내 못 친해지고 간 얘들도 있네요 ㅠㅠ
생각쟁이
15/06/27 08:46
수정 아이콘
솔직히 교환학생 입장에서 보면 현지의 정규 한생들은 그냥 (부모가)돈많은 사람들로밖에 안 보이기 마련입니다.
15/06/27 08:46
수정 아이콘
저도 교환을 준비해봤지만
요즘은 경쟁률이 미국도동부 도시권>영국>>>동유럽>>>나머지 유럽권>>>시골미국
이렇게 형성되어있어요

시골 미국이 아무래도 여행가긴 안좋기도하고 어차피 영어는 다 쓰기때문에
여행못가는바에야 유럽가서 여행이나 다니자이런 마인드로 쓰는거같습니다 .
15/06/27 09:10
수정 아이콘
커트라인이 높은 대학일수록 학생 교류 협정을 맺은 대학의 갯수가 많더군요. 질도 좋구요.
그만큼 한국에서 온 교환학생들은 명문대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가 다니는 학교와 서울대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아이비리그에 교환학생으로 갈 수 있느냐 없느냐 여부입니다.

신기한 건 예나 지금이나 교환학생을 가는 건 주로 여학생들이라는 점입니다.
남학생이야 군대문제가 있다쳐도 군대 다녀오고 나서도 외국에 나가는 경우는 여학생보다 적더군요.
그리고 페이스북 보면 확실히 여학생들 쪽이 현지를 더 잘 즐기고 온 티가 납니다.
갔다 온 여학생 중에 교환학생 갔던 곳의 파티 사진을 안 올리는 사람이 없어요. 크크
반면에 남학생들은 그냥 여행갔다 온 사진 뿐이고... 경험담도 어디 여행갔다왔다 정도에 그칩니다.
도들도들
15/06/27 21:15
수정 아이콘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놀다 온 걸 SNS에 부지런히 올리는 영향도 있을 겁니다.
ImpactTheWorld
15/06/27 16:22
수정 아이콘
저는 제가 직접 돈 벌어서 한푼두푼 모아 외국 나갔다가 교환학생으로 지원받아 온 학생들을 만나면 참 부럽더라구요.. 또 누군가는 저를 부러워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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