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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6/12 12:19:38
Name VKRKO
Subject [일반] 어느 축구팀 응원가 이야기



이 노래는 일본의 보컬 그룹 시쿠라멘이 2014년 3월 19일 발매한 싱글 "どんなに どんなに" 입니다.
오리콘 차트에서는 최고 순위 23위에 머물러, 그저 그런 성적을 거뒀죠.
다만 이 노래는 시쿠라멘의 싱글이라는 것 외에도,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해 창단 20년만에 처음으로 J1에서 J2로 강등당한 주빌로 이와타를 응원하기 위한 싱글이었다는 것이죠.

주빌로 이와타는 1970년 야마하 발동기 회사가 창단한 팀을 모체로, 1994년 프로화를 통해 J리그에 참가한 역사와 전통의 명문팀이었습니다.
야마하라는 대기업의 지원에 힘입어 3번의 우승과 3번의 준우승을 차지했고,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의 둥가를 영입하며 20세기말 J리그를 지배한 팀이었습니다.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의 전신인 아시아 클럽 선수권에서 J리그 소속팀으로는 최초로 우승컵을 품에 안은 팀이기도 했구요.
특히 2002년에는 전,후기리그를 모두 제패하고 J리그 베스트 일레븐에 소속 팀 선수 7명이 포함되는 등 팀 역사상 최고의 황금기를 구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빛나던 시절이 지나고, 2004년 이후부터 세대교체 실패로 인한 팀 붕괴가 시작됩니다.
결국 내림세가 이어지던 끝에, 2013년 시즌 주빌로 이와타는 17위를 기록하며 팀 역사상 최초의 J2 강등이라는 시련에 직면하게 됩니다.
감독과 수석코치, 단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하고, 수많은 주력 선수들 역시 다른 팀으로 떠나갔지요.
다만 그 와중에 팀을 지키며 남은 선수들도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どんなに どんなに" 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는 야마다 히로키였습니다.

1988년생인 야마다 히로키는 주빌로 이와타의 연고지역인 시즈오카 출신으로, 어릴 적부터 주빌로 이와타의 U-12, U-15 팀을 거치며 팀에 대한 애정과 동경을 키워왔습니다.
이후 메이지 대학에 진학, 대학리그에서 미드필더임에도 66경기 21골이라는 훌륭한 성적을 거두며 가시마 앤틀러스의 구애를 받게 됩니다.
하지만 야마다 히로키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꿈이었던 주빌로 이와타 입단을 택했고, 입단 첫 해부터 등번호 10번을 받으며 팀의 미래로서 큰 기대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그 기대에 부응하며 입단 첫 해 29경기에서 5골을 뽑아내며 주전으로 자리 잡았고, 2년차인 2012년에는 팀 역사상 최연소 주장이 되면서 명실상부 팀의 기둥으로 활약하게 됩니다.
2012년에는 31경기에서 9골, 2013년에는 30경기에서 8골을 넣으며 무너져가는 팀을 떠받쳐 낸 것이 야마다 히로키였고, 이런 활약이 당시 대표팀 감독이었던 자케로니의 눈에 들어 2013년 동아시아컵 대회에서 일본 대표팀에 차출되어 호주전에서 데뷔전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분전에도 불구하고 2013년 주빌로 이와타는 팀 역사상 첫 강등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리고 무너진 팬들의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나온 것이 바로 이 응원가, "どんなに どんなに" 였습니다.


노래를 부른 그룹 시쿠라멘은, 이미 2012년 주빌로 이와타의 시즌송을 제작한 경력이 있는 그룹이었습니다.

이 당시 팀의 신인이었던 야마다 히로키와 시쿠라멘 멤버들이 개인적인 친분을 가지게 되었구요.

그리고 2014 시즌을 앞두고, J2리그에서의 새출발을 결의하는 마음에서 야마다 히로키와 시쿠라멘이 함께 만들어 낸 것이 이 노래입니다.

"どんなに どんなに" 싱글의 B면에는, 2014년 주빌로 이와타 시즌송이자 야마다 히로키가 직접 작사에 참여한 "ウィーアーワン(We are One)" 이라는 곡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언젠가 꿈의 무대에서, 기쁘게 손을 맞잡는 그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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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6/12 12:19
수정 아이콘
덧붙여서, 당연한 이야기지만 현실은 드라마나 영화가 아니지요.
2014년 시즌 도중 야마다 히로키는 분데스리가 2 소속 칼스루에 SC로 이적합니다.
우리에게는 박정빈 선수의 소속팀으로 알려져 있는 바로 그 팀이죠.
주빌로 이와타는 잔류를 부탁했지만, 야마다 히로키의 해외 진출 의사가 강력해 보내줬다고 합니다.
야마다 히로키가 떠난 주빌로 이와타는 J2리그에서 4위를 기록하며 승격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리그 6위였던 몬테디오 야마가타에게 패배하며 J2리그에 잔류했습니다.
올 시즌에는 현재까지 2위를 기록하며 승격의 꿈을 꾸고 있는 상황입니다.

더불어 독일로 진출한 야마다 히로키의 소속팀 칼스루에 역시 분데스리가 2에서 3위를 차지하며 분데스리가 승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됩니다.
하지만 해외축구에 관심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함부르크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명승부 끝에 승격에 실패하고 말았죠.
주빌로 이와타의 팀 이름 중 주빌로는 포르투갈어로 "환희" 라는 뜻입니다.
주빌로 이와타와 야마다 히로키가 과연 올해에는 환희를 맛볼 수 있을지 개인적으로는 참 기대해보고 있습니다 :)
곧미남
15/06/12 12:27
수정 아이콘
주빌로 이와타 요즘 안보인다 했더니 J2리그에 있었군요 이런곡이 23위까지 참 멋지네요 시즈오카 일본 축구의 산실인데.. 주빌로 다시 멋지게 부활하길
15/06/12 12:30
수정 아이콘
2012년 감바 오사카 강등에 이어 2년 연속 충격이었죠 크크...
올해는 작년보다는 잘하고 있어서, 이대로만 가면 무난히 올라오긴 할 거 같아요.
키스도사
15/06/12 12:36
수정 아이콘
예전 최용수가 뛰던 팀 맞죠? 일본축구팀들중에 가시와 레이솔, 주빌로 이와타 같은 팀을은 이상하리 만치 친근하네요.

좋은글 잘 봤습니다 :)
15/06/12 12:40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그 외에도 이근호, 김진규, 박주호, 조병국 등 여러 선수가 거쳐갔었죠.
15/06/12 12:39
수정 아이콘
현실은 드라마나 영화가 아니지만, 가끔은 드라마나 영화같을 수도 있다는 게 스포츠의 또 다른 매력이 아닌가 합니다.

축알못이지만 주빌로 이와타는 왠지 모르게 친숙한 팀 이름이었는데 이런 이야기가 있었네요.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15/06/12 12:41
수정 아이콘
작년까지만 해도 백성동 선수가 주빌로 소속이었는데 올해 사간도스로 이적해서 현재는 한국인 선수가 한 명도 없는 게 좀 아쉽긴 하네요 흐흐.
하정우
15/06/12 12:41
수정 아이콘
K리그도 흥해야되는데...
J리그 보면 참 부러운점이 많습니다
15/06/12 12:41
수정 아이콘
저처럼 충주험멜 응원하시죠 크크크크
Mr미키
15/06/12 13:22
수정 아이콘
서울이랜드fc도 있습니다
환영합니다 크크크
광주FC
15/06/12 14:54
수정 아이콘
요즘 잘나가는 광주는 어떠신지? 크크크
카르타고
15/06/12 14:57
수정 아이콘
k리그가 딱히 j리그에 밀릴건 없습니다만?
15/06/12 15:07
수정 아이콘
리그의 실력 측면에서는 그렇지만, 관중 동원이나 지역 밀착도, 리그 운영 능력 등에서는 확연히 차이가 나죠.
단순히 리그 운영만 놓고 봐도 K리그는 챌린지도 아직 정착 단계에 이르지 못했는데, J리그는 J2까지 안정화시키고 이미 J3까지 출범시켰습니다.
그 밑에는 장기간 플랜을 놓고 J4까지 준비하면서 JFL 및 기타 준프로 클럽 육성에 힘쓰고 있구요.
카르타고
15/06/12 15:19
수정 아이콘
여러면을 따져보면 j리그가 좋은점이 많겠죠
하지만 j리그는 이미 내리막길 하락세 접어든지 오래고요
관중수도 마케팅차이지 k리그가 j리그에 뒤지지 않아요.
제가 하고싶은말은 고작 j리그보고 아 부럽다 이런 생각은 굳이 할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댓글을 답니다. 엄청난 자본을바탕으로 몰아붙히는 중국이나 오일중동이면 몰라도요
골수팬은 k리그에도 많습니다.
15/06/12 15:22
수정 아이콘
일단은 챌린지가 자리잡고 나서면 모르겠네요.
인구 십만의 고양이, 아무리 종교색 논란이 있다고는해도 평균관중 천명도 못 잡는 시점에서는 부러워하는 시선도 당연한거죠.
레이드
15/06/12 13:40
수정 아이콘
확실히 일본에는 야구든 축구든 특유의 감성이 있어요. 고시엔부터 시작해서 J리그도 그렇구요. 물론 싫어하시는 분도 있지만 저는 그 감성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15/06/12 13:43
수정 아이콘
스토리로 엮어내는 능력도, 그걸 화제화시키는 능력도 다 한 수 위죠.
PublicStatic
15/06/12 13:48
수정 아이콘
수원과 노브레인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물론 수원은 강등되진 않았지만..)
노브레인이 만든 수원 클럽송 & 응원가는 너무 좋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300gmRTn_5s
여기서 한번 들어보세여
15/06/12 13:52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도 찾으면 없는 건 아닌데 화제가 너무 안 되죠 흐흐.
기껏 직관 가도 일본 코미디언 소리나 듣고 크라잉넛이랑 헷갈립니다 ㅠㅠ
https://youtu.be/zR2F2avNM50
PublicStatic
15/06/12 19:25
수정 아이콘
으으아니...일본 코미디언이라니요...
캐스터분은 뭘 믿고 저렇게 자신있게 말씀을 하신걸까요?
할 말을 잃었습니다....
15/06/12 14:03
수정 아이콘
일곱번쨰 나팔소리가
천지에 진동 할 재

조심스레 갈고 갈아온
이 칼을 뽑아 드 노 라

안양 화이팅
15/06/12 14:07
수정 아이콘
안양도 힘내시길...
빠른 시일내에 최하위 벗어나시길 바랍니다.
그 자리에 충주만 안 들어가면 좋겠네요 ㅠㅠ
쿤데라
15/06/12 15:41
수정 아이콘
중학교 시절 플스로 j리그 위닝일레븐 했을때 종종 고르던 팀인데, 2부리그로 떨어졌었다니 깜작 놀랐습니다. 그 시절 나카야마와 나나미 콤비로 제 위닝 역사상 최초의 주팀이였는데, 제친구는 감바오사카 골라서 에므보마(음보마) 로 골넣고, 위닝아나운서 특유의 발음 계속 따라했던 기억이 납니다.
명탐정코난
15/06/13 11:22
수정 아이콘
가슴이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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