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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6/10 15:38:31
Name SaiNT
Subject [일반] 87년, 6월, 민주화
저는 6월항쟁이 있었던 해에 태어난 87년생입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같은 반 친구 중에서 이름이 '민주화'인 친구가 있었어요.
그때는 그냥 현대사를 잘 모르던 시절이라 [아 이름이 특이하네] 라고만 생각했는데,
나중에 돌아보니 그 시대의 아픔과 염원을 가득 담아낸 엄청난 이름이었죠. 용기가 필요한 이름이었을지도요.
이맘때가 되면 그 친구의 부모님이 이름을 지을 때 어떤 마음이었을까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오늘 날씨가 정말 덥습니다.
28년 전에도 이런 기후였으면 아마 우리나라에 민주화는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지금 서울은 34도더군요. 생각난 김에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찾아보니 1987년 6월 10일 서울 날씨(예보)는 최저기온 15, 최고기온 29도였습니다.

그 날 모였던 사람들은 87년 6월 10일이 역사에 우뚝 선 특별한 날로 기억되리라고 생각했을까요?
아니면 숱하게 많은 시위와 구속이 끊이지 않고 있었던 시절이니 이번에도 "바위는 아무리 강해도 죽은 것이지만 계란은 아무리 약해도 산 것이니 언젠가 계란은 살아서 그 바위를 넘는다"는 심정으로 누구나 마음속에 갖고 있을 계란 한판씩을 갖고 간 것일까요?

그 날의 뜨거움은 과연 어땠을지 가끔 정말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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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6/10 15:42
수정 아이콘
아. 오늘이네요.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하여 앞장서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요즘 나라 꼬라지를 보니 그분들께 너무 죄송하네요.
떠나가라~
15/06/10 15:47
수정 아이콘
저도 잊고 있었네요. 죄송합니다... 그리고 너무 감사함니다.
김익호
15/06/10 15:52
수정 아이콘
그러고 보니 오늘이 6월 10일 이군요
직선제를 쟁취해 낸 것은 정말 좋았으나 양김이 분열하는 바람에, 노태우가 당선 된건 너무도 쓰라린 기억이죠.

이때 양김중에 한 명이 포기했으면 정말 우리 나라 정치가 달라졌을 거라고 확신하느 사람입니다.
朋友君
15/06/10 15:58
수정 아이콘
정말이지, 너무 많은 것을 잃게한 분열이라고 생각합니다.
Neandertal
15/06/10 15:53
수정 아이콘
6월항쟁...동시대에서 경험했던 가장 극적인 사건이었고 앞으로도 이런 정도의 변혁은 다시는 경험하지 못할것 같습니다.
공허진
15/06/10 15:56
수정 아이콘
격세지감이란 말을 실감하는게 그 당시 민주화에 앞장섰던 세대의 현재 모습이죠
개평3냥
15/06/10 16:11
수정 아이콘
그럼 그당시 민주화에 앞장섰던 세대가 지금은 비민주화 노선을 달리고 있다는겁니까?
공허진
15/06/10 16:17
수정 아이콘
현 정권이 민주적이라고 생각 안하는 입장에서 그 지지층이 저 당시 민주화를 부르짖던 세대이니 아이러니 아닌가요?
개평3냥
15/06/10 18:07
수정 아이콘
님은 심각한 세대가 오류에 싸여있군요
일단 80년 민주화세대는 대부분 60년대생입니다
이세대는 아직도 40대에서 50대초반을 이루고 있고 이세대가 현정권의 지지층이라는
분석이 있습니까
연령이 높아질수록 새누리당에 호의적인 경향이 있지만
정작 우리나라 정당은 여전히 지역정당이고 자기지역에서의 지지분포는 20대라도
연고된 지역정당에 집중하는 경향이 뚜렷하죠
민주화 세대라는 말보다 현실은 민주화는 극소수고 대부분은 놀고먹으며 살았다
선동렬학점으로 대기업취직해 꿀만 빨았다는 극단적 평가까지 받는 저세대에
무슨 현정권의 지지층이라는 프레임까지 또 덮습니까
시나브로
15/06/10 16:02
수정 아이콘
오늘 6월 10일이라 6.10 만세 운동 생각났는데 6월 항쟁도 같은 날이었군요.
세인트
15/06/10 16:14
수정 아이콘
아이디가 묘하게 동질감이 느껴지네요 크크.

아무튼,
부친께서 넥타이부대의 일원으로 참여한 것을 참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하셨었습니다...만
정작 지금의 아버지께선 극렬 새누리당 지지자이시자 극렬 새민련 안티가 되셨지요.
무엇이 아버지를 그렇게 바꾸어 놓은 걸까요,
아니면 아버지는 그대로인데 세상이 반대가 된 걸까요.
이래저래 저에게 6월항쟁은 참 묘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15/06/10 16:15
수정 아이콘
30도는 안넘었지만 거리는 최류탄냄새로 맵고 당시엔 에어콘도별로없고 요즘날씨 이기지 못했을것도 없죠.. 그리곤 비바람태풍이 몰아치는데... 하긴 요즘 날씨라면 이보다 저것보다 다 다워지는거니...
15/06/10 16:46
수정 아이콘
학교 다니면서 모교가 가장 자랑스러울때가 중앙도서관에 한열이를 살려내라 통천이 걸릴때였죠. 지금도 걸려있으려나
수면왕 김수면
15/06/11 00:11
수정 아이콘
건물 짓는다고 몇 그루 남아있지도 않은 백양나무들도 뽑는 학교인데 요즘 같은 시국에 뭘 바라겠습니까. 학생회 선거 철에 선생님 뵈러 잠깐 갔었는데 무슨 안상수씨가 출마한 [물길이 열린다, 집값이 오른다]의 학부생 버전을 보는 것 같은 선거 플랑을 보고 아주 놀라워했습니다. 이게 10년만에 이렇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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