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5/06/07 12:47:58
Name 종이사진
File #1 j1.jpg (164.3 KB), Download : 74
File #2 j2.jpg (525.2 KB), Download : 20
Subject [일반] 딸바보 수기.




2011년 3월 21일, 딸이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딸바보, 딸바보 하지만 처음에는 얼떨떨했습니다.


마치 첫사랑처럼, 정말 소중하고 사랑스러운데 도대체 어떻게 내 마음을 표현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아내만큼은 아니지만,
수면부족이나 여가 활용 불가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으니 우울증에 걸리기도 했습니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죄책감이었는데, 정말 사랑하는 아이 때문에 힘들어 한다는 것이 막다른 골목에 몰린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를 데리고 놀다가 아이의 타액이 제 입으로 떨어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에 퉤퉤하고 있는데 그 모습을 보던 가까운 지인이 그러더군요.



“어차피 네 유전자인데 뭐가 더럽냐?”




그 순간 머릿 속에 뭔가 불이 번쩍 들어온 기분이었습니다.
맞아요, 딸은 제 유전자를 가지고 있고, 그렇게 제 일부가 떨어져 나가 생겨난 겁니다.
개념적으로 알고 있던 사실을 체감하니 그때부터 딸이 전혀 다르게 보이더군요.
매일같이 딸의 웃음을 보기 위해 물불은 안 가리는 아빠가 되기 시작했습니다-_-


어느 날, 퇴근해서 아이와 놀고 있는데 딸이 갑자기 뽀뽀-_-를 시전했습니다.
종일 쌓인 피로가 한방에 날아가는 기분이 들더군요.
그렇게 좋으냐구요? 그렇게 좋은 것 이상으로 좋습니다. 표현력의 한계를 느끼네요.


이후로 딸이 아플 때나 다쳤을 때, 차라리 내가 아픈 게 낫지 않을까 하고 생각할 때나
이제 딸이 무척 커버린-55개월 현재 111cm, 18kg이네요-지금 내가 힘들더라도 딸을 안아주고 목말을 태워줄 때마다 느낍니다.



아, 내가 요 조그만 계집애를 정말 사랑하는 구나...



어느덧 우리나이로 다섯 살에 접어든 딸이 하루하루 커나가는 것을 볼 때마다 조금만 천천히 컸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자라다 보면 언젠가는 헤어져야 할 텐데 말이죠(울컥).



그래서 오늘도 딸과 약속을 합니다.




“아빠랑 결혼할 거지?”



“응”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5/06/07 12:48
수정 아이콘
안해용~
종이사진
15/06/07 12:54
수정 아이콘
ㅠ,.ㅜ
피지알누리꾼
15/06/07 12:51
수정 아이콘
장인 어른, 제게 딸을 주십시오.

라고 누군가 가까운 미래에 말할 겁니다...
종이사진
15/06/07 12:53
수정 아이콘
아, 첫줄만 읽고 모니터에 주먹이 나갈 뻔 했습니다...;
15/06/07 14:18
수정 아이콘
일겅 ㅠㅠ 어디 산적같이 생겨먹은 늑대한마리가 집으로 찾와서...
산적왕루피
15/06/07 21:43
수정 아이콘
불쑥...! 다음님을 저에게 주십쇼!
15/06/07 12:51
수정 아이콘
현실은...
엄한놈 데려와서는 얘랑 결혼할거야!
ㅡㅜ
종이사진
15/06/07 12:53
수정 아이콘
요즘도 남자친구가 한둘이 아닙니...ㅠ,.ㅜ
15/06/07 12:55
수정 아이콘
니놈들을 찾을것이다.
그리고 죽여버릴것이다.
이참에 리암니슨옹이 되어보시는게?
종이사진
15/06/07 12:56
수정 아이콘
라스 알굴이 되버리지나 않을지;;;
SSoLaRiON
15/06/07 12:52
수정 아이콘
대한민국에선 딸과의 결혼이 법적으로 무리입니다!
종이사진
15/06/07 12:53
수정 아이콘
한국을 떠나야 하는 이유가 되나요...ㅠ,.ㅜ
세계구조
15/06/07 12:55
수정 아이콘
5959 끼여엉
CoNd.XellOs
15/06/07 13:01
수정 아이콘
딸은 아빠를 닮는다던데 따님이 굉장히 이쁩니다?? 크크
종이사진
15/06/07 13:03
수정 아이콘
눈썹하고 코를 닮았...
나 중에 코는 어떻게 의학의 힘을 빌려야 겠어요 ㅠ,.ㅜ
*alchemist*
15/06/07 13:05
수정 아이콘
크크크 아구 이쁘다
그나저나 장인 어른 이야기에 이리 민감하신거 보면 딸바보 맞으시네요 크크크크
종이사진
15/06/07 13:35
수정 아이콘
그러게 말입니다 크크
Cliffhanger
15/06/07 13:06
수정 아이콘
크크... 전 아직 싱글이지만 딸이 있다고 생각하고 자기 남자친구 소개해주면서 결혼한다고 하면.. 저도 모르게 절레절레합니다. 따님이 정말 예쁜데 마음고생 심하겠습니다?
종이사진
15/06/07 13:34
수정 아이콘
남자친구가 많아서 큰일입니다?
soleil79
15/06/07 13:13
수정 아이콘
진지 댓글 달자면 2010년 아니신지?
2011. 7. 월생이 이제 45개월인데.


물론 저도 딸바보 입니다.

아직 볼뽀뽀는 해도 입은 한번도 못대본 수줍은 아빠입니다.


110에 22라서 힘듭니다. 헥헥.
종이사진
15/06/07 13:33
수정 아이콘
맞네요, 제가 착각했나봅니다 ㅠ,.ㅜ

따님이 무척 크시네요*_*
Jon Snow
15/06/07 13:14
수정 아이콘
(여자친구도 없지만) 사위놈 때문에 딸 낳기가 싫어요!
종이사진
15/06/07 13:35
수정 아이콘
뭔가 맘아프네요 ㅠ,.ㅜ
부평의K
15/06/07 13:16
수정 아이콘
이러다 조금 나이 먹고 남자친구 >> 아빠 되는 순간이 오시면...
종이사진
15/06/07 13:36
수정 아이콘
안됩니다아아아아아
15/06/07 13:20
수정 아이콘
따님 너무 이쁘네요. 사돈 하실래예. 흐흐.
http://www.ppomppu.co.kr/zboard/view.php?id=mobile_gallery&no=29648
종이사진
15/06/07 13:34
수정 아이콘
아드님이 너무 미남이신데요..크크
15/06/07 13:36
수정 아이콘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따님 정말 이뻐요.
Awesome Moment
15/06/07 13:31
수정 아이콘
바보될만하네요. 착한바보 인정합니다.
종이사진
15/06/07 13:36
수정 아이콘
고맙습니다.
스테비아
15/06/07 13:45
수정 아이콘
얘가 아빠잖아! 시전했던 그 아가 맞나요?
급 결혼하고 싶어지네요 흐흐 하지만 딸이 날 닮으면....ㅡㅜ
종이사진
15/06/07 13:55
수정 아이콘
그 아이 맞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정말 걱정많이 했는데...
그나마...커봐야 알겠죠 ㅠ,.ㅜ
삼성그룹
15/06/07 14:22
수정 아이콘
장인 어른, 제게 딸을 주십시오. (?)
튼튼한 93년생입니다?!
종이사진
15/06/07 15:00
수정 아이콘
18살 차이...면 저랑 나이차가 더 적....(?)
15/06/07 15:21
수정 아이콘
으흐흐.. 마지막 그 마음
따님이 20살, 30살 되어도
꼭 변치 않으시길 바래요!
(언제 시집가냐고 구박받는 딸)
종이사진
15/06/07 15:40
수정 아이콘
음...아...

제가 결정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어요, 모든 건 아내가...덜덜덜
15/06/07 15:42
수정 아이콘
아이 키가 큰 편이네요..!! 다섯살 111
종이사진
15/06/07 15:45
수정 아이콘
위에 저희 애보다 4개월정도 늦게 태어났는데 키는 비슷하고 체중은 더나가는 딸을 가진 분도 계셔요 크크
히로카나카지마
15/06/07 16:10
수정 아이콘
Fail
종이사진
15/06/07 16:15
수정 아이콘
ㅠ,.ㅜ
귀가작은아이
15/06/07 16:37
수정 아이콘
똥머리 느므 귀엽네요~
5구5구 이모랑 살자~ ^.^
종이사진
15/06/07 17:03
수정 아이콘
삼촌/이모가 무척 많네요..흐흐
8월의고양이
15/06/07 21:27
수정 아이콘
저는 결혼해도 아가는 낳지말자고 다짐중인데 pgr의 임신공격에 속수무책입니다ㅠ 따님이 너무 이쁘네요ㅠ
종이사진
15/06/08 06:50
수정 아이콘
PGR이면 박규리입니...쿨럭;;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8856 [일반] 文복지 "이번에 좋은 교훈 얻었다" [71] 치킨과맥너겟10371 15/06/07 10371 15
58855 [일반] 박근혜 대통령께 바랍니다 [59] 순대없는순대국7761 15/06/07 7761 18
58852 [일반] 메르스, 중앙과 지방, 여와 야가 공동대응하기로 했습니다. [21] Alan_Baxter5355 15/06/07 5355 3
58851 [일반] 이런글에선 항상 조용하네요, 요런덴 안나타나네요. 라는것 [198] 삭제됨14344 15/06/07 14344 63
58850 [일반] [연애] 나를 설명할 줄 아는 지혜 (feat. 레이디제인, <5일간의 썸머>) [14] Eternity8130 15/06/07 8130 23
58849 [일반] 여러분들도 열등감을 느끼신적 있으신가요? [47] 도깽이6131 15/06/07 6131 0
58848 [일반] 딸바보 수기. [44] 종이사진6378 15/06/07 6378 18
58847 댓글잠금 [일반] 35번 의사의 말이 거짓말로 드러났습니다.-> 맞는 말인걸로.. [145] 삭제됨16795 15/06/07 16795 5
58846 [일반] 박원순 기자회견이 계속 연쇄반응을 가져오네요 [160] 루비아이14076 15/06/07 14076 26
58845 [일반] 정부가 메르스 발생 병원을 공개했습니다. [112] 비익조11136 15/06/07 11136 1
58844 [일반] 성당에서 자동차정비소로.. [10] Dj KOZE4936 15/06/07 4936 2
58843 [일반] [해축] 어제의 bbc 이적가십 [20] pioren4235 15/06/07 4235 2
58842 [일반] 슬램덩크의 최강자 논란 [58] 루비아이15337 15/06/07 15337 0
58841 [일반] 뜨거운 놈...흘리는 놈... [20] Neandertal5873 15/06/07 5873 16
58840 [일반] 메시와 호날두가 없었다면? [12] 천재의눈물5448 15/06/07 5448 0
58839 [일반] 40세 노땅의 허접한 음악인생 이야기.. [4] 친절한 메딕씨3922 15/06/07 3922 3
58837 [일반] 2009년 앙리 핸드볼 사건 이후, FIFA의 대처 [10] 반니스텔루이5412 15/06/07 5412 1
58836 [일반] 모던모던한 감성의 당신이 놓쳐선 안될 상반기 앨범들 - 해외편 [13] 즐겁게삽시다4435 15/06/07 4435 6
58834 [일반]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금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 Top10 [8] 김치찌개4038 15/06/07 4038 0
58833 [일반] [야구] 한화vsKT 직관 후기 + 스포티비 중계진 만난썰. [11] 파쿠만사4822 15/06/07 4822 1
58832 [일반] 피지알이 아픈것 같습니다. [43] SarAng_nAmoO6896 15/06/07 6896 0
58831 [일반] 졸업생들의 연봉이 가장 높은 미국 대학교 Top10 [6] 김치찌개4601 15/06/06 4601 0
58830 [일반] 전 세계에서 살인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도시 Top10 [13] 김치찌개7126 15/06/06 7126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