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5/06/06 10:38:12
Name 만트리안
Subject [일반] 세번째는 슬프고, 네번째는 지치고, 다섯번째는 징그러운 이별.


딥 퍼플의 노래중에 유명한 곡인 April을 보면 4월을 '잔인한 계절' 이라고 묘사하는데, 저는 그 잔인한 계절이 아무래도 한달 늦게 온거 같아요. 5월 초에 사랑해선 안되는 사람을 사랑하다가, 어렵게 어렵게 맘을 정리하고, 그것보다 한 열배는 어렵게 관계마저 정리한 것에 내용을 쓴게 엊그제 같은데, 야속하게도 그 이후 채 한달도 되지 않아 5월중 그리고 6월 초까지 친한 사람들과 무려 4번의 이별을 더 겪게 되네요.

물론 사람 사는게 다 만나고 헤어지는것의 연속이고, 영원한 만남도 이별도 없다는것을 모르는것도 아니며, 살면서 누군가와 헤어져본적이 없는것도 아니고, 헤어질때마다 매번 진지하게 분위기잡고 센치해지고 그랬던건 아닙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유독 힘들어지는게 저렇게 채 3주만에 저와 이별하게 된 5명이, 근 1년간 제가 가장 많은 정서적인 교감을 나눈 사람들 7명에 모조리 다 들어갈 정도로 친밀함을 느끼는 사람들이었고, 대부분이 일상 생활 시간중 많은 시간을 함께 공유하는 사람들이었고, 그래서 솔직히 정말로 헤어지기 싫었는데, 5번 전부 불가항력에 의한 이별에 가까워서 단 한번조차 제대로 저항하지 못하고 그냥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거든요.

이왕 이렇게 된거 여가 시간도 많이 비겠다 자기 관리의 시간으로 삼아야지, 새로운 사람들이랑 더 친해지면 되지 이런식으로 어제 밤중에 산을 걸으며 오만 생각을 다 해봤는데, 그래도 공허함이 쉽사리 사라지지가 않아서 주말이 너무나 길게 느껴지고 밥 생각도 없고 그렇네요.

잠시나마 진심으로 사랑했던 사람, 15년 지기 친구, 말은 안 놓았지만 마음만은 친구들보다 잘 맞던 동료, 아직 옆에서 더 보살펴 주고 싶은 동생, 근 1년을 맘고생 하는데 해줄수 있는게 별로 없어서 미안했던 나는 친구라고 생각했던 일터 직원.

떠나간 사람들이 제가 지금 이렇게 맘이 아픈만큼 맘이 아플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떠나서도 다들 잘 행복하게 살다가 나중에 다시 연락을 할 수 있을만한 환경이 되면 기분 좋은 얼굴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제가 좋아하는 사이트인 피지알에 쓰는것을 마지막으로 저도 한심하게 그만 슬퍼하고 이제 다시 남은 인연들과 함께 충실한 시간을 보낼것을 다짐해봅니다. : )

아울러 피지알 인생 선후배님들은 이런 이별을 겪었을때 어떠셨는지도 궁금하고, 어떻게 이 쓰린 속을 부여잡고 사셨는지도 궁금하고 그렇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귀가작은아이
15/06/06 11:35
수정 아이콘
떠난 인연만큼 새로운 인연으로 채울 수 있을겁니다.
그러다 잘 풀리면 끊어졌던 인연도 또 만날 수 있고요.
힘내세요.
하루아빠
15/06/07 07:31
수정 아이콘
참마음이 심란하시겠네요..조심스럽긴 합니다만 어떻게하다가 소중한 인연을 정리할수 밖에 없었는지 간단하게라도 말씀해주실수 있을런지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8829 [일반] 케이스 분석 : 오늘 그글. 규칙이용보장성원칙 논변. [27] 삭제됨3929 15/06/06 3929 8
58828 [일반] 국내 메르스 환자 중 첫 완치자가 나왔습니다. [21] 토다기7805 15/06/06 7805 1
58827 [일반] [내용추가]이재명 성남시장, 메르스 의심자 직장, 거주지, 자녀 학교 공개 [146] 우리강산푸르게10876 15/06/06 10876 6
58826 [일반] 동성애 반대운동 참사랑운동 '리얼러브 메세지' [181] 웰치스수박9889 15/06/06 9889 0
58824 [일반] 축제장 가면 자주보는 여성댄스팀 3팀 [22] 좋아요16197 15/06/06 16197 7
58823 [일반] 인디인디한 감성의 당신이 놓쳐선 안될 상반기 앨범들 - 국내편 [27] 즐겁게삽시다5218 15/06/06 5218 3
58822 댓글잠금 [일반] 네이처에 메르스 관련 기사가 떴습니다. [220] BloodElf10723 15/06/06 10723 2
58821 [일반] 2015년, 핫한 '色' : 여자친구, 와이프에게 주는 선물을 성공하려면 [8] 뀨뀨7438 15/06/06 7438 7
58820 [일반] 대학교 축제 즐기다가 LJ씨와 성은씨의 이별 예감을 혼자만 눈치챈 이야기. [27] 삭제됨8376 15/06/06 8376 0
58819 [일반] 두서없이 쓰는 남자 아이돌 노래 10 [16] 좋아요4579 15/06/06 4579 2
58818 [일반] 초보 직장인밴드 가이드 [17] 라임페이퍼16162 15/06/06 16162 12
58817 [일반] 할아버지 이야기 [16] 구들장군5895 15/06/06 5895 13
58816 [일반] [막스베버 압수사건] 멍청한 나라 [45] kurt8617 15/06/06 8617 3
58815 [일반] [역사] 메이지 유신 직후의 권력투쟁사 (1) [5] aurelius5676 15/06/06 5676 4
58814 [일반] [MLB] 역사적인 순간! '스위치 투수' 데뷔!! [55] 오우거9499 15/06/06 9499 1
58813 [일반] [해축] AC밀란의 [베]강점기 탈출의 서막에 대한 기사 [6] swordfish-72만세3472 15/06/06 3472 0
58812 [일반] 삼성서울병원이 평택성모병원의 뒤를 이을 것인가? [26] 어리버리9296 15/06/06 9296 0
58811 [일반] 세월호 유족에 성금 2억1000만원씩 지급 [44] 치킨과맥너겟6756 15/06/06 6756 3
58810 [일반] 세번째는 슬프고, 네번째는 지치고, 다섯번째는 징그러운 이별. [2] 만트리안2696 15/06/06 2696 0
58809 [일반] [서평] 가계부채는 왜 위험한가?, <빚으로 지은 집> [10] Apocalypse5802 15/06/06 5802 20
58807 [일반] [해축] 어제의 bbc 이적가십 [20] pioren3763 15/06/06 3763 0
58806 [일반] [NBA] 클리블랜드 카이리 어빙 왼쪽 무릎 슬개골 골절 시리즈 아웃 [22] 알렉스트라자4822 15/06/06 4822 0
58805 [일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다는 것은.. [33] The Special One8848 15/06/06 8848 10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