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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6/03 18:58:13
Name Neandertal
Subject [일반] 목성은 가스 덩어리니까 그냥 가운데로 통과할 수 있지 않을까?...
아주 어렸을 때 누구나 한번 이런 생각들을 가져봤을 겁니다. 만약 저 거대한 덩어리가 가스라면 지구처럼 딱딱한 표면이 없다는 얘기고 그렇다면 우리가 연기 속을 헤쳐 나가듯 빠른 우주선으로 목성을 정면으로 공격(?)하면 거칠 것 없이 쑥쑥 나가다가 들어온 반대편으로 뿅! 하고 빠져 나오지 않을 까 싶은 거지요.

정말 그럴 수 있을까요? 한번 알아봅시다. 어린 조카가 물어보면 대답해 줘야지 않겠습니까?


우선 목성의 모습을 잠깐 감상하시죠.


항상 볼 때마다 저 대적반이 참...그나저나 요즘 저 대적반 크기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던데...--;;;


자, 저것들이 다 가스들이라는데 가만 보다보면 뭔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이상한 점 없다고요? 그럼 이런 얘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지구에서의 기체들을 생각해 보면 기체들이 아무런 외부의 작용 없이 저렇게 공 모양을 유지하는 경우는 생각해 볼 수 없을 것입니다. 불을 피웠는데 연기가 위로든 옆으로든 퍼지지 않고 불 위에 동그랗게 축구공 모양으로 둥둥 떠 있다?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다면 저 목성이 전부 기체라면 저 목성의 기체들은 왜 다 우주 공간 속으로 흩어지지 않고 저렇게 뭉쳐서 공 모양을 유지하고 있는 것일까요? 지구의 지표면 위에서는 안 되는 일이라도 우주 공간에서는 그냥 다 저절로 되는 걸까요? 아마 그렇진 않겠죠.

물론 우리 피지알 회원님들도 다 알고 있듯이 저게 가능한 이유는 목성의 중력 때문입니다. 목성의 엄청난 중력 때문에 목성의 가스 분자들은 목성을 벗어나서 우주 공간으로 흩어질 수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중력은 모든 방향에서 목성의 중심으로 작용하므로 자연스럽게 목성은 구 형태를 띠게 되는 것이지요.

행성이 커질수록 그 중심으로 작용하는 압력은 커질 것입니다. 우리가 물에 잠수할 경우 물 밑으로 2-3 미터만 들어가도 우리의 귀는 벌써부터 수압을 느끼게 됩니다. 수압이란 것은 물속에 들어간 우리 몸 위로 누르고 있는 물의 무게이지요. 더 깊이 들어가면 당연히 더 큰 수압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사실 수압까지 갈 것도 없이 우리는 지표면에서도 압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바로 대기압이지요. 우리 위로 있는 대기들의 무게가 우리를 짓누르는 압력, 그게 바로 대기압입니다. 우리가 이 대기압으로 인해 (이미 구제가 어려운 얼굴 부위는 제외하고!) 납작 오징어가 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우리 몸 내부에서도 같은 크기로 밖으로 압력을 가하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대기압과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목성은 워낙 크다 보니 (부피로 치면 지구 1,000개 이상을 안에 집어넣을 수 있고 목성의 지름은 지구 11개를 나란해 배열해야 겨우 맞출 수 있는 수준입니다...) 목성 내부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느끼게 되는 압력은 어마무시 합니다. 겨우 1기압 정도에서 깔딱되던 수준으로 목성에서 놀 수는 없습니다...--;;;



굳이 명왕성까지 넣을 필욘 없었는데...--;;;


목성의 주된 구성 성분은 대부분 수소와 헬륨 가스입니다. 거기에 양념으로 암모니아, 메탄, 그리고 다른 유독성 가스들이 아주 조금 섞여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용감하게 목성의 내부로 다이빙을 했다면 점점 내려감에 따라 압력이 증가할 것입니다. 그러다가 더 내려가다 보면 여러분들은 액체로 된 수소의 바다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목성의 내부 깊숙히 들어가다 보면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너무 높아서 서서히 수소가 기체가 아니라 액체로 변하게 된다고 합니다. 즉, 수소 액체로 된 바다(?)가 생긴다는 겁니다.

(여기까지 오기 훨씬 전에 이미 GG쳤지 싶지만 혹시라도 살아남아서...--;;;) 이 수소 바다를 뚫고 더 깊이 내려가다 보면 더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고 합니다. 아주 극단적인 압력과 온도에서 이제는 개별적인 수소 분자가 전자를 잃어버리고 서로 간에 전자를 공유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수소도 전기를 전달하는 전도체처럼 행동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제는 수소가 거의 금속과 같은 행태를 보이게 된다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이 정도의 깊이라면 이 부근의 온도는 거의 섭씨 10,000도 정도가 되고 이는 태양표면 온도 (섭씨 약 6,000도)보다도 더 높은 온도입니다. 일부 학자들은 목성의 가장 깊은 중심에는 암석이나 금속으로 된 핵(core)이 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결국은 [기체 -> 액체 -> 금속 성질의 수소 층]까지 통과하고 나면 드디어 단단한 표면이 나오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일부의 주장이고 다른 학자들은 목성의 중심에 단단한 핵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기도 하답니다. 워낙에 일반적인 조건이 아니기 때문에 이곳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 지를 예측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라고 하는군요.


<
맨 위는 기체와 액체의 수소(molecular hydrogen), 그 다음은 금속성 수소(metallic hydrogen). 그 다음은 핵(core)...


아무튼 우주선을 타고 목성을 뚫고 가려는 계획은 실패할 것 같습니다. 아마 목성 속으로 진입한 후 얼마 되지 않아서 엄청난 압력으로 우주선은 가루가 되어버릴 것이고 그 속에 타고 있는 우리들도 같은 운명을 맞이하게 되겠지요. 목성이 거대한 가스 행성이라고 반대편으로 뿅!하고 나올 가능성은 0%라고 봐야겠습니다. 역시, 목성은 관상용! 이었군요.

아! 그리고 한 가지 더!...흔히들 목성을 "별이 되려다 실패한 행성"이라고 부르곤 합니다. 즉, 목성이 좀 더 덩치가 크고 물질들을 더 많이 모았으면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핵반응이 일어나고 별이 되었을 거라는 얘기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과정이 벌어지기 위한 최소한의 질량은 현재 우리 태양 질량의 약 12분의 1정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목성의 질량은 우리 태양 질량의 약 1,000분의 1 정도라고 합니다. 우리가 목성을 별로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데서 목성 80개 정도의 질량을 끌어와서 현재의 목성에다 투척해야 된다고 합니다. 토성에다 천왕성, 해왕성 다 끌고 와도 어림도 없겠는걸요?...



어디 세일하는 데 없나?...


역시, 목성은 관상용! 이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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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6/03 19:01
수정 아이콘
역시, 목성은 관상용! 이군요

잘 봤습니다
우주 이야기 정말 재밌어요
짝사랑
15/06/03 19:02
수정 아이콘
매번 좋은글 잘 보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목성은 우주알못인 제가 보기엔, 구름같은 느낌은 아닌데 그렇다고 무작정 뚫긴 무서운 존재? 라고 봤는데 역시나 무섭군요. 흐흐
비슷하게 궁금해서 태양도 찾아보니 기체라고 나오네요. 메테오처럼 큰 돌 주위에 불이 활활타는것 같았는데 크크크
CoMbI CoLa
15/06/03 19:05
수정 아이콘
이런 글을 볼 때마다 전공을 천체물리로 했으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바카스
15/06/03 19:06
수정 아이콘
취업 크리...ㅠ
FastVulture
15/06/03 23:49
수정 아이콘
제가 한때 천문학과 지망생이었습니다만...
솔직히 .... .ㅠㅠㅠ
바카스
15/06/03 19:06
수정 아이콘
인터스텔라에서 웜홀은 목성이 아니라 왜 토성 옆에 있었을까
15/06/03 19:13
수정 아이콘
목성 고리는 잘 안 보여서 뽀대가 안 나기도 하거니와, 이미 1968년에 스탠리 큐브릭이 다녀와서요.
tannenbaum
15/06/03 19:53
수정 아이콘
엌크크크크크크
Galvatron
15/06/04 00:53
수정 아이콘
스페이스오디세이도 원작에선 토성이죠. 영화에선 아마도 여러 이유로 목성으로 고쳤지만.
인터스텔라는 오히려 스페이스오디세이 원작에 대한 오마쥬아닐까요?
15/06/03 19:15
수정 아이콘
키야 우주 관련된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로워요! 일단 추천부터!

태양계에 있는 행성도 이토록 개성넘치고 흥미로운데 태양계 밖에 있는 행성들은 정말 어떨지 흐흐.

그나저나 목성이 저토록 큰 지 처음 알았습니다. 지구는 뭐... 쨉도 안되네요.
Galvatron
15/06/04 00:57
수정 아이콘
태양계외에는 심지어 다이몬드로 된 행성도 존재한다고......
카레맛동산
15/06/04 11:41
수정 아이콘
아! 맞아요. 저도 둘리에서 봤어요(킄크크)
15/06/03 19:16
수정 아이콘
목성이 사실은 초 거대 나선환이었던 것이네요. 헤헤
인류가 핵융합 기술을 다룰 수 있게 되면 목성을 탐사하는 일도 가능해 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녜스타
15/06/03 19:18
수정 아이콘
다큐에서 본거 같은데 목성중심부의 압력은 지구의 약1억배로 추정되며 설명을 하자면 코끼리 약1천마리가 하이힐을 신고 위에서 짓누르는 정도의 압력 이라고 본거 같네요......
오쇼 라즈니쉬
15/06/03 19:21
수정 아이콘
어쩐지 목성류 유머는 뚫리지가 않더군요
하늘빛
15/06/03 19:28
수정 아이콘
더 파워를 얻으면 통과할 수 있지 않을까욧!!! 파이날 퓨~~~전!!!! ㅡㅡ^
15/06/03 19:41
수정 아이콘
저도 이거 생각난...크크
15/06/03 19:42
수정 아이콘
잘읽었습니다
15/06/03 19:50
수정 아이콘
잘봤어요. 네덜란드님
Neandertal
15/06/03 20:02
수정 아이콘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우승은 오렌지 군단...^^b
15/06/03 19:59
수정 아이콘
그렇다면 엄청난 압력을 이겨낼수잇는 기체 혹은 존재(예를 들자면 슈퍼맨이나 손오공같은)라면 연기속을 헤쳐나가듯 지나갈 수도 있겠군요?
물론 손오공 정도 되면 어떤 행성이라도 힘으로 구멍을 뚫어버릴수도 있겠지만요
Galvatron
15/06/04 00:54
수정 아이콘
지금 이순간도 억단위의 뉴트리노들이 목성의 핵을 슝슝 통과하고 있습니다.
귀여운호랑이
15/06/03 20:11
수정 아이콘
지구 지름 2배 길이 정도 되는 바늘로 찔러서 바람 빼면 풍선처럼 쪼그라들겠네요.
아~ 찌르고 싶다.
15/06/03 20:18
수정 아이콘
어린 시절 궁금했어도 시험이 안나오니까, 혹은 귀찮아서 굳이 찾아보지 않았던 지식들을 알게 되서 좋아요.
댓글 처음 다는데 글 잘보고 있습니다.
15/06/03 20:24
수정 아이콘
기체부분의 두께?높이가 어느정도나될지 궁금해지네요
Neandertal
15/06/04 10:25
수정 아이콘
저도 정확한 것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 아래 자료에서 밑으로 스크롤을 내리다 보면 관련 자료가 있기는 있습니다. 목성과 같은 가스형 행성들의 내부는 우리 지구 같은 암석형 행성들과는 달리 내부 구조가 딱딱 층으로 나뉘어 지는 건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http://www.1stardrive.com/solar/solar.htm
토다기
15/06/03 20:46
수정 아이콘
그 코스모스 다큐에 나오는 우주선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우주란....
스위든
15/06/03 22:26
수정 아이콘
잘읽었습니다
15/06/03 22:41
수정 아이콘
가스덩어리라서 통과가 가능했다면 슈메이커 레비 헤성이 뚫고 나왔을것 같습니다
그리고 충돌한 흔적이 보이지도 않았을텐데 흔적이 보이는걸 생각해보면 목성이
마냥 기체로 이뤄진게 아닐수도...
강동원
15/06/03 22:50
수정 아이콘
언제나 흥미로운 글 잘 읽고 있습니다
네덜란드님.
계란말이
15/06/03 23:57
수정 아이콘
요즘 피지알 말도 많고 탈도 많은데 네덜란드(?)님의
꾸준한 글에 발길을 끊을 수가 없군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이치죠 호타루
15/06/04 00:17
수정 아이콘
목성발 방사선이 어마어마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인지 모르겠네요.
15/06/04 00:18
수정 아이콘
네덜란드님 글은 읽기도 편하고 유익하기도 하고
오렌지 군단 최고~!!
솔로10년차
15/06/04 00:50
수정 아이콘
토성에다 천왕성, 혜왕성 다 끌고와도 소용없지만,
태양에서 1/12 정도만 끌고오면...
Outstanding
15/06/04 01:05
수정 아이콘
인터스텔라 다시보고싶어요. 잘 봤습니다 네덜란드님(?)
iAndroid
15/06/04 01:20
수정 아이콘
"왜 Neandertal은 네델란드가 되었나?"

답은 여기 있습니다.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https://pgr21.com/?b=8&n=58647&c=2232662

그리고 네덜란드 아닙니다. 네[델]란드에요.
설명왕
15/06/04 08:52
수정 아이콘
명왕성이라니... 고인능욕인가요
15/06/04 09:36
수정 아이콘
네달란드?님의 우주 시리즈 잘 보고 있습니다

한가지 궁금한게 저 기체를 잡아두기 위한 중력은 어디서 오는건가요?
그림에 설명되어있는 핵이 엄청난 밀도뚱땡이가 아니라면 기체끼리의 인력으로 중력이 생기는건가요?
제가 아는 중력 개념은 고딩 때 배운게다라
알제곱분의 쥐엠1엠2로 알고 있어서요
Neandertal
15/06/04 10:21
수정 아이콘
저도 전공자가 아니어서 본문 이상의 답은 어렵네요...--;;;
질량이 커질 수록 중력도 커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목성이 생성될 때 금속핵의 중력으로 서서히 주변 가스들이 모이다가 가스들이 점점 더 많이 모이면서 중력도 점점 더 세어지는 스노우볼 현상이 발생한 건 아닐까요?...--;;;
비익조
15/06/04 10:03
수정 아이콘
우리 피지알 분들 중에도 저기 사는 분이 상당히 많은 것 같은데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15/06/04 10:10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저처럼 무식한 사람도 이해하기 쉽게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15/06/04 16:54
수정 아이콘
통과하면 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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