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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3/28 22:27:58
Name cheme
File #1 oursolarsyst.jpg (92.9 KB), Download : 47
Subject 왜 우리는 목성을 두려워 하는가?


확인되지 않은 공포증 중에 목성공포증이라는 것이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의학적으로 분류되는 것 같지는 않고, 뭔가 압도적으로 거대한 대상에 대한 공포심이 목성에 투영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최근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보고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만약 이런 목성 공포증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가정한다면,
그것은 바로 목성이 태양계 형성 초기에 말그대로 공포스러운 깡패 같은 행동을 하고 다녔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http://www.pnas.org/content/early/2015/03/18/1423252112

사실 최근 케플러 탐사 등에 의해 외행성계에 대한 연구 데이터가 쌓이면서, 우리 태양계가 행성 열 개 정도를 거느리는 보통 규모의
항성계 치고는 상당히 특이한 항성계라는 것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관측되는 외행성계는 목성 같은 가스형 행성이 상대적으로
태양에 가까이 있고, 지구 같은 암석형 행성들이 반대로 항성과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태양계의 경우 그 반대이기 때문이죠.

PNAS에 실린 연구에서는 태양계 형성 초기에 목성이 지금 보다 더 태양에 훨씬 가까운 궤도에 있었을 확률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여 줍니다. 시뮬레이션 결과, 첨부한 그림과 같은 궤도 그림이 나왔죠. 일견 아름다워 보입니다만...

그림에서 파란색으로 표시된 선들은 목성이 태양과 가까운 궤도에서 공전하는 궤적을 보여주는데, 주변의 자잘한 소행성들, 미니 암석형 행성들 (노란색 궤적의 공전 궤도, 잘하면 제1의 지구가 될 수도 있었을 뻔한..), 각종 가스 등을 흡수하거나 튕겨 내면서,
이미 더 안쪽에서 형성되었을 수도 있었을 행성들을 파괴하고, 심지어 태양계 밖으로 튕겨 내고, 등등의 깡패 같은 행동을 거듭하다가,
다른 거대한 존재 (아마도 토성 등)에 의해 점점 현재의 위치로 조금씩 끌려 나오게 된 것이 아닌가, 시뮬레이션 연구에서 추측하고 있습니다.

목성 정도 되면 일단 크기 뿐만 아니라 (대략 13~14만 km의 지름), 중력도 상당히 강하기 때문에, 마치 끈끈이공 같이 여기저기 흩어진
먼지를 먹어 치우듯, 원시 지구의 후보, 혹은 후보가 될 수 있었을 자그마한 암석핵들을 수도 없이 학살하고 다녔을 확률이 상당히 높습니다.

실제 1994년 슈메이커레비 혜성의 목성 충돌(이라고 쓰고, 그냥 흡수라고 읽는다..) 이벤트 뿐만 아니라, 2009년 극지방, 2012년 적도 부근에서의 충돌 흔적 관측 등을 살펴 보면, 이런 일이 상당히 높은 빈도로 일어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목성이 나름 외부에서 날아 드는 혜성과 운석 등을 지구 대신 막아 주는 방파제 역할을 하는 듯 하여, 지금으로서는 고맙긴 한데,
과거에는 정반대의 폭군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니, 확실히 목성에 대해 공포심을 갖는 것이 이해되네요.

그런 의미에서 목성형 유머에 공포심을 갖는 것도 어느 정도 납득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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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2Universe
15/03/28 22:30
수정 아이콘
전 목성이야기가 나오면 예전 PGR에 그 토성이란 분하고 여기저기서 벌어진 그런 일들이 생각나네요.
15/03/28 22:32
수정 아이콘
www.youtube.com/watch?v=e3fqE01YYWs
기괴한 소리와 생김새도 한 몫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15/03/28 22:51
수정 아이콘
헐! 문과문과 생물이라
우주에도 소리가 나는 줄은 처음 알았네요
Interview
15/03/28 22:55
수정 아이콘
엇. 매질이 없어서 우주에서는 소리가 안나는 거 아니었나요?
15/03/28 22:57
수정 아이콘
저도 그렇게 알았는데 링크로 걸린 유투브에 따르면 난다고 해서요! 덜덜
Interview
15/03/28 23:02
수정 아이콘
전자기파의 진동을 특수기판을 이용해 기록한 후 인간이 들을 수 있는 가청영역대로 바꾸었다는 것 같네요. 전자기파의 진동도 음파로 칠 수 있는 지 궁금하네요.
15/03/28 23:03
수정 아이콘
네 그렇기는 한데
영상 초반에 너무 강력하게 this does not mean there is no sound in space 라고 써놔서 크크
자세히는 저도 몰라요 엉엉
15/03/28 23:05
수정 아이콘
이해하신 부분이 맞습니다. 고유의 frequency를 인간의 가청 범위 내로 변환하여 들려 주는 것인 셈이니까요.
소독용 에탄올
15/03/28 23:06
수정 아이콘
링크에 따르면 전자기파->소리로 변환한 자료일 듯 합니다. 보이져가 낚은 자료들을 바탕으로 변환했다고 써있네요.
눈물고기
15/03/28 22:32
수정 아이콘
마지막 문장에서 빵터졌네요..크크
집정관
15/03/28 22:33
수정 아이콘
막줄이 핵심
15/03/28 22:35
수정 아이콘
전형적인 미괄법...
朋友君
15/03/28 22:38
수정 아이콘
막줄에 깊이 공감합니다! 포인트를 잘 짚는 글이군요! ^^
정형돈
15/03/28 22:38
수정 아이콘
그러면 목성..
영원한초보
15/03/28 22:39
수정 아이콘
여자한테 목성으로 보일까 무서울때가 있죠.
목성은 위성이라도 여럿 가지고 있는데...
15/03/28 23:05
수정 아이콘
혹시 얼굴에 붉으스레하면서 멋진 점을 가지고 계신가요?
영원한초보
15/03/28 23:23
수정 아이콘
점은 아니고 나이 들다보니 안면 홍조가...
여자 앞에서 유머가 실패하면 초신성으로...
15/03/28 23:24
수정 아이콘
그럴 경우라면 그분과 같이 이오를 드시면 괜찮아 지실수도...
파우스트
15/03/28 22:39
수정 아이콘
영어문제같네요. 첫째문장 읽고 마지막 문장 읽었더니 답 나오는..크크 비록 내용은 안 봤지만 막줄을 위해 열심히 달리신 노고에 추천드립니다.
15/03/28 23:06
수정 아이콘
사실 유게에 올릴까 많이 고민하다가, 자게 분위기도 밝고 맑고 환하게 바꿔 볼 겸, 봄맞이 목성 개시를 해 봤습니다.
15/03/28 22:43
수정 아이콘
목성, 토성이 없었다면 지구는 진작에 혜성과 운석의 충돌로 소멸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죠.
15/03/28 23:07
수정 아이콘
진작에 지구의 선배들이 목성에 의해 '파 to the 괴! 덜덜덜...' 되었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 함정이죠.
15/03/28 22:56
수정 아이콘
막줄이 핵심이었군요!!
피아니시모
15/03/28 23:03
수정 아이콘
pgr유게는 인간의 공포를 자극하는 곳이었군요...
15/03/28 23:07
수정 아이콘
그것도 집단 무의식 속에 내재된 공포를 자극하는 아주 무서운 곳이죠.
15/03/28 23:33
수정 아이콘
히오스 호러게임설
박루미
15/03/29 00:12
수정 아이콘
목성공포증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하네요.. 명왕성이 하데스를 상징하는 별인이라 과거엔 명왕성 공포증도 있었다죠
그 별을 쳐다보기만 해도 내 목숨을 뺏길것 같은, 이제는 퇴출되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인간이 암만 이래라 저래라 해봐야 우주의 원리원칙은
변하지 않으니 그냥 놔뒀으면 어떨까 싶기도 해요, 아 저는 명왕성 퇴출 반대론자였습니다.
열역학제2법칙
15/03/29 12:41
수정 아이콘
퇴출이란 말 자체가 우습죠
카이퍼벨트에서 계속 발견되는 명왕성 비슷한 천체들 때문에 새로운 분류가 생긴것 뿐인데 말이죠
브라운
15/03/29 00:51
수정 아이콘
가만히 보고 있으면 왠지 기분이 이상해지는 행성..
왠지 맘 먹으면 지구따윈 부숴버릴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런가봐요.
최근에 본 망작(?) <주피터 어센딩>이 생각나는군요.
15/03/29 02:00
수정 아이콘
왜죠? 목성은 고마운 행성입니다!!! 일본 메카 애니들을 보면 목성만큼 많은 것을 주는 곳이 없어요...
건담 시리즈 에서는 자원의 보고 혹은 특수한 환경으로 인해 목성 특산품은 좋은 가치를 지니죠...
그리고 건버스터 보세요... 목성이 말 그대로 인류를 구원해 줍니다!!!
부평의K
15/03/29 03:04
수정 아이콘
진겟타로보 - 세계최후의 날(...)
홍승식
15/03/29 04:23
수정 아이콘
최고의 세일러요정은 세일러 주피터죠.
낭만토스
15/03/29 10:14
수정 아이콘
플루토 입니다만.?
jjohny=쿠마
15/03/29 08:32
수정 아이콘
가오가이가의 '더 파워'도 있죠. 크크
happyend
15/03/29 09:36
수정 아이콘
목성에 대한 두려움은 제가 잘 모르는 부분이지만...
목성이 의미있는 행성이었던 이유는 그 주기가 12년 즉 자축인사오미신유술해와 비슷해서였죠. 그래서 세성이라고도했습니다. 물론 딱 들어맞지 않다는 걸 알게 된 후부터는 의식적인 관찰대상이긴 하지만 가상의 행성인 세성과 실제 행성인 목성을 분리해서 생각하기 시작하죠.
15/03/29 10:34
수정 아이콘
오 그런 의미도 있었군요. 12가 중요한 의미였다면 다른 12주기 신봉 문명(예를 들면 메소포타미아?)에서도 목성이 중시되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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