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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11/28 16:54:56
Name sungsik
Subject 유가는 대체 어디까지 내릴 것인가.
아침에 뉴스로도 잠깐 언급이 됐던 OPEC 감산(생산감축) 논의가 결국 불발에 그쳤습니다.
끝없이 떨어지는 유가에 대해 많은 산유국들이 위기감을 가지고 공급의 조절로 유가의 상승을 원했습니다만, OPEC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미진한 반응으로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죠.

원유의 가격 하락은 제품의 가격(휘발유, 등유, 경유 등)의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제품 가격의 하락은 우리가 주유소에서 접하는 가격의 하락으로 반드시 이어집니다. 다른 제품과 다르게 석유제품은 단위당 가격이 완전하게 공시가 되기 때문에, 생산자도 판매자도 소비자도 가격에 굉장히 민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어쩌면 지금 유가가 왜 떨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지 않나 싶고 그 부분에 대해 설명 드려볼까 합니다. 더 전문가 분들도 많으실 테고, 그것만은 아닐텐데? 이렇게 보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너그러이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현재 유가 하락의 일등공신을 꼽자면, 관계자라면 모두가 알지만 관계자가 아니면 조금은 생소한 셰일혁명 때문입니다. 석유는 전통석유와 비전통석유로 나뉘는데, 나뉘는 기준은 석유의 제품 성분이 아닌 채취하는 방식으로 나뉩니다. 간단히 설명하면 일반적으로 다 아는 방식인 빨대 꼽듯 석유를 채취하는 것은 전통석유로, 그 이외의 신기술로 채취되는 석유를 비전통석유라 부르는데, 이 비전통석유의 대표격이 바로 셰일가스와 셰일오일입니다.

타이트 오일로도 불리는 셰일오일은 셰일이라 불리는 암석 사이에 있는 석유로써 발견 자체는 100년도 전에 됐지만 채굴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고, 90년대 후반 수평시추 방법이 도입됐음에도 경제성이 떨어져서 지금까지는 생산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2007년에 이루어진 유가상승과 기술발전이 만나 몇 년 전부터 엄청난 생산 증가를 이루어내고, 이게 현재 유가를 뒤흔드는 핵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산유국이지만 원유수입국이기도 한 미국은 30년만에 중동에서 수입하는 원유 수입이 사상 최저를 달성합니다. 처음에는 셰일혁명은 거품이다라고 무시했던 다른 산유국들도 셰일오일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고, 여기가 바닥이다 여기가 바닥이다 하며 유가 최저가를 예상하던 전문가들은 이제 바닥이 도대체 어디지? 하는 상황에 이르는 게 됩니다.

이 덕분에 원유의 성분도 비슷하거나 채굴기술이 좋지 못해 생산비용이 높은 남미나 아프리카 산유국들은 국가의 존폐위기를 겪을 만큼 엄청난 타격이 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국가가 베네수엘라, 나이지리아와 같은 국가이고 특히 나이지리아는 7월 이후 원유생산을 완전 중단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OPEC 총회에서 감산을 그렇게도 강력하게 주장한 것이죠. 또 원유나 천연가스가 국가 재정에 30%에 달하며, 원유가가 배럴당 1달러 떨어지면 국가재정 1조원이 사라진다 말할 만큼 석유관련 수출 비중이 높은 러시아 역시 OPEC 회원국은 아니지만 이번 감산 논의에 적극적으로 동참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OPEC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사우디 아라비아는 이전부터 꾸준히 생산감축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왔고, 결국 사우디의 미온적 반응으로 감산은 불발에 그치며 유가 하락은 이제 기정사실화 되었습니다.

가장 대표적 산유국이라 할 수 있는 사우디 역시 이번 유가 하락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을 텐데, 대체 왜 생산감축에 반대했을까요? 이유는 여러 가지 분석이 있습니다. 고유가는 산유국 입장에선 양날의 검이라 할 수 있는데, 단기적으로는 엄청난 수입을 보장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석유수요 감소를 불러 오게 되어있습니다. 70년대 발생한 오일쇼크는 대부분 선진국에서의 대체에너지 개발을 촉진시켰으며, 이런 대체에너지 개발은 에너지 분야에서 절대적 주도권을 가졌던 중동 국가의 약화를 초래하게 됩니다. 또한 고유가는 생산자의 증가를 불러 공급과잉을 가져오게 되는데, 70년대 오일쇼크로 인한 고유가는 80년대 석유 개발 인프라를 양산했고, 그 덕에 90년대는 저유가 시대를 맞이하게 됩니다.

사우디는 과거 경험을 통해 오랜 시간 이어지는 고유가가 절대 자신에게 이득인 것만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특히나 셰일오일의 경우 비전통석유로써 채굴 비용이 전통방식보다 높아 원유가가 내려가면 경제성 문제로 생산이 위축되게 되어있는데, 만약 감산으로 다시 유가가 상승하면 오히려 셰일혁명이 촉진되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걸 사우디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정치적인 이유로는 저유가는 산유국들을 공격할 수 있는 아주 훌륭한 수단이 됩니다. 이런 입장에선 미국 역시 유가 하락을 반길 수 있는 측면이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예가 러시아입니다. 현재 천연가스 등으로 주변국에 깡패 짓을 하고 있는 러시아의 행동을 위축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 셰일가스가 될 수 있는 것이죠. 사우디 역시 저유가 시대에 본인들의 주도권을 더 확고히 할 수 있고, 다른 산유국들은 오로지 사우디의 눈치만 보게 되는 상황을 주도할 수 있게 됩니다.

이유는 이뿐만이 아닌데 생산감축을 확정 짓는다고 하더라도 이걸 모든 국가가 반드시 지킨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실제 2000년대 초반 유가 하락 시에 사우디와 러시아가 생산 감축에 합의한 바가 있었습니다만, 러시아가 생산을 줄이기는커녕 수출을 늘려버리는 전례가 있었던 지라 사우디 입장에서는 쉽사리 감산에 동의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실제 사우디의 감산 반대 입장에 과거 러시아의 행각이 상당히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현재 유가하락은 사우디에게도 상당한 고통이긴 하지만, 과거의 경험과 현실적, 정치적, 장기적인 이유로 감산에 반대했고, 한동안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유가하락은 막을 수 없는 기정사실이 되었습니다. 떨어지는 유가를 사우디와 미국 중에서 어느 국가가 더 잘 견디고 살아남느냐는 일종의 치킨 게임 양상으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즐거운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만, 몇몇 산유국 입장에선 국가의 존폐를 걸만큼 엄청난 타격이 될 수 있으며 과연 이 치킨 게임이 끝났을 때, 소비자도 과연 마지막까지 즐거울 수 있는가…하는 의문점도 들지요.

뭐, 이밖에도 소비자가 접하는 기름값은 왜 덜 하락하는가.. 믿을 수 있는 기름은 무엇인가 등등.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글이 너무 길어짐으로 이만 줄일까 합니다. 참고로 12월 차량용 LPG공급가가 KG당 150원 떨어진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리터로 환산하면 약 87.7원이 떨어지는 거네요. 나중은 어케 될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즐기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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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1/28 16:57
수정 아이콘
어헉~내 SK이노베이션이 3일연속 줄하락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지난주는 물론 좀 올랐지만요...하하;;;)
14/11/2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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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회에 차끌고 좀 놀러 댕겨야겠네요. 리터당 2000원 넘었던게 엊그제 같은데 크크크
ZolaChobo
14/11/2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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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정말 줄초상 분위기더군요... 내년도 공채까지 없을 것 같다던데 후우
14/11/2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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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측면에서만 접근 하셨네요. 설명 자체는 매우 자세하고 합리적이어서 관련 업계 종사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사실 공급도 공급이지만 수요 측면에서도 유가는 DTD라고 봐야죠. 다만 유가가 내리는 것이 우리나라 산업 구조에는 별로 좋지
못하다는게 문제라서.. 쩝
14/11/30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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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수요 측면에서 설명 좀 더 자세히 해주실 수 있나요
스웨트
14/11/2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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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왜 우리동네는 아직도 기름이 1800원이냐..
뚱뚱한아빠곰
14/11/2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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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만큼은 소비자보다도 정유회사들이 현재 만세를 외치고 있는 상황 같아요...
14/11/28 20:21
수정 아이콘
정유사들 현재 죽을 맛일 텐데요
14/11/28 20:56
수정 아이콘
정유사 주가 '모조리' 12개월내 고점대비 반토막 났습니다.
좋은하루되세요
14/11/28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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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정유회사들은 수출회사(?!)이기 때문에 죽쓰고 있습니다.크크
노련한곰탱이
14/11/2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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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동네가 1600후반에서 1700초반에서 노는걸 보면 내리기는 내렸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뉴스에서의 변동폭에 비하면 눈꼽수준이지만.. 올 초만 해도 1800원대가 부지기수였으니..
Tristana
14/11/2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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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쥐칼 공채 면접 준비한다고 이리저리 조사했는데
요즘 정유사들 정말 안 좋긴 하더군요.
14/11/2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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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훨씬 더~~ 안좋은 상황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Tristana
14/11/2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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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하락이 절대 정유사들한테 좋은 상황이 아니더라고요..
뭐 1차 면접에서 떨어져서 이제 관심 밖으로 ㅠ.ㅠ
정유사 현직자이신가요?
14/11/28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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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졌어도 너무 아쉬워하지 않으셔도 될 듯 합니다 :-) 현직자는 아닙니다.
Tristana
14/11/2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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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승리하고 있습니다... ㅠ.ㅠ
swordfish-72만세
14/11/2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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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 경제팀과 정유사에게는 악재, 나머지에게는 그나마 다행이 저유가죠.
아마 우리나라에서 유가 떨어져서 가장 부들부들 할 사람이 최경환 기재부 장관일 듯요.
돌부처님
14/11/2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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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라디오에서는 석유보유국들의 복지정책에 들어가는 자금 때문에 원유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들었던것 같은데
이것도 맞는건가요...? 아니면 운전중이라 잘못 들었던 건가......
즐겁게삽시다
14/11/2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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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깔끔해서 눈에 쏙쏙 들어오는 정리 감사합니다.
마티치
14/11/2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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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세까지 적었으면 더 떨어졌을 수도 있었겠네요.
근 10여년 중 지금이 가장 유가가 낮은 것 같네요.
RedDragon
14/11/28 17:27
수정 아이콘
유가가 떨어지면 회사마다 희비는 엇갈리겟지만, 나라 전체로 보면 좋은 일... 아닌가요? ..
정말 몰라서 질문드립니다 ㅠ
물론 글쓴이분께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정유사들 도산 나고 나서는 암흑기가 올수도 있는 건 인지하였습니다만, 그걸 제외하고 단순히 유가가 떨어지면, 우리나라 전체로는 이득이 되지 않나 해서요.
14/11/2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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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근데 떨어진 것은 올라가기 마련이고(UTU??)...현재 경제상태에서 유가가 과거 수준으로 올라가버리면 한국경제는 카오스가 될까요?
왠지 신경쓰이네요.하하
(나무가 될거같은....)
14/11/2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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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본문에 정유사가 도난한다는 말은 한 적이 없는데.. 흐흐

사실 정유사는 원유가의 등락보다는 정제마진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말그대로 '정유'사입니다. 원유로부터 무연,경유,등유 등으로 정제하고 그것을 판매하는 회사입니다.
유가 하락이 되어도 정제마진이 보장만 되면 정유사 입장에선 사실 타격도 아닌 겁니다만.. 현재는 정제마진이 상당히 악화가 되어 유례없을만한 적자를 기록하고 있죠.

물론 그동안 엄청난 이익을 가져갔으니 이정도로 징징대는 게 약간 어이없어 보이기는 합니다만,
현재 정유사가 상당히 힘든 게 사실이긴 합니다.

유가가 떨어지면 국가 경제적인 측면으로 봤을 땐,
국가 조세가 줄어드는 측면이 있고 결국 저유가로 수요가 늘어나면 결국 유가는 오르게 되어 있기에 이런 시기가 무한히 장기화 되진 않을겁니다.
국가적으로 얼마나 이득이 되고 그런 건 제 분야가 아니라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네요.
RedDragon
14/11/2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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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유사 관련 건은 댓글에 그렇게 되있어서... ;
이런쪽은 무지한데 글을 읽으니 재밌어서 흥미가 생기네요.
swordfish-72만세
14/11/28 17:59
수정 아이콘
부동산 거품을 물가 상승률로 대체하려는 정부의 계획은 날라갔죠.
지금 저물가의 가장 강력한 동인이 유가인데요.
(물론 우리가 생각하는 체감 물가는 높지만요.)
endogeneity
14/11/28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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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측으로만 보면 2012년 이래 세계적인 경제성장 부진(특히 선진국)이 컸겠지만
공급측의 셰일가스 혁명이 가장 결정적인 유가 하락 요인이라는 데 이견의 여지가 없는 것 같습니다.
경제학 이론적으로만 보면 이런 공급측 요인에 의한 물가하락 요인은 경제성장에 +효과를 주는 효과가 있어야 하는데
미국 제조업에 대해 그런 효과가 좀 있지 않나 싶던 시점이 있다가 또 가물가물한 걸 보면
잘은 모르겠지만 아직 산업 전반에 대해 갖는 영향은 제한된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켈로그김
14/11/2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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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지 잘은 모르겠지만, 일단 즐겨~
생각쟁이
14/11/28 19:10
수정 아이콘
주식하는 입장에서 변동성이 커서 재미있더군요.
14/11/28 19:17
수정 아이콘
왜 우리나라는 남들 다 가진 셰일오일조차 없는가 ㅡㅡ....하...
wish buRn
14/11/28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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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들을 욕할 수 밖에요..

전 작년에 유전펀드 1천만원어치를 샀는데.. -30%대의 수익률로 고통받는 중입니다 ㅠㅠ.
기러기
14/11/28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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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쨋거나 이런 저유가가 인구의 대부분인 개인&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즐거운 일임에는 분명한 사실인듯 합니다. 나라경제? 솔직히 분배가 제대로 되지도 않는 마당에 나라경제를 걱정해야할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개인 입장에서 득실을 따지는 것이 현재 시점에서는 훨씬 현명해 보이는듯 합니다.
14/11/28 19:40
수정 아이콘
셰일가스라고 꼭 승승장구하고 있진 않은것 같은 이유가, 제가 넣어놓은 셰일가스 관련 펀드는 나락에서 간신히 턱걸이 하고 있는 수준이라...ㅠㅠ
마브라브
14/11/28 20:17
수정 아이콘
최근 여러글을 읽었는데도 계속 잘 이해가 안됬던 점이랑 댓글보며 생긴 궁금증이랑 해서 두가지 여쭤봐도 될까요?

장기적(4,50년)으로 봤을때도 사우디가 싸게 파는게 지금 이득인가요? 경쟁국도 그 언젠간 모든 석유를 생산할테니 경쟁국죽이기보다 중요한건 경쟁국 채굴 비용을 높이는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일텐데 주도권?(쉐어)이랑 경쟁국 채굴 비용이 높아지는게 관련이 있나요?
석유가 무한정이 아닌이상 장기적인 관점에선 고유가가 무조건 좋고, 배럴당 100달러로 적정량?(최근 생산량)으로 가는거보다 감산해서 배럴당 200달러로 가늘고 길게 쭉~ 가는게 무조건 좋지 않나요? 아님 셰일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단순히 생각지도 못한 고효율의 획기적인 대체연료가 개발된다는걸 두려워하면 모를까...

그리고 국내기업이 원가(원유가)가 떨어지면 이득을 못본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상품가(정유)의 마진이 떨어지는 이유는 뭔가요? 원가가 오르면 제품에 반영하고 원가가 떨어지면 그 차액은 고스란히 기업주머니로 들어간다는게 보통의 이미지인데 잘 이해가 안되네요.
14/11/28 20:26
수정 아이콘
짧은 지식으로 대답하자면, 정유사가 미리 원유를 사놓고 비축하기도하고 가공하는 시간도 몇십일걸리기 때문에 원유 살 당시에는 리터당 100원에 샀는데 정제하여 정유를 소비자에게 팔때는 하락한 원유 값(ex, 리터당 80원)을 기준으로 정유값을매겨 팔아야 하기 때문에 원유하락이 정제마진을 감소시킨다고 알고 있습니다.
마브라브
14/11/28 20:34
수정 아이콘
아 그렇군요~ 답변 감사합니다.
그럼 적자는 일시적인 것이고, 저유가가 지속되면 그땐 싼값에 산 원유로 판매할테고 저유가 장기화 또한 딱히 문제없고, 유가가 다시 오르면 지금 샀던 원유를 비싸게 판매하는거니 그때되면 지금의 적자를 완전히 회복하게 되는거겠네요?(물론 상황에 따라 조금 차이는 있겠지만)
14/11/28 20:55
수정 아이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고유가를 영원히 유지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고유가가 유지되려면 모든 산유국이 완전한 합의하에 생산량의 정도를 완전히 준수해야하는데,
이게 실현되서도 안 되고 실현 될 수도 없습니다.
유가가 높아 기름을 팔 수록 돈이 되니 기름이 조금만 있다 하는 국가들은 너도나도 기름을 뽑아내 팔아치우고 싶을테고,
어느 한 국가가 이를 시작해버리면 다른 국가도 이전 합의를 지킬 이유가 없어져버립니다.
그럼 당연히 공급과잉으로 이어지며, 최종적으로는 유가는 하락하게 되어 있습니다.

또한 고유가가 지속되면 이전에 경제성 문제로 생산하지 않던 기름을 생산할 수 있게 되기에,
쿼터제에 포함되지 않은 산유국들은 경제성이 허락하는 한 기름을 계속 뽑아내려 할 겁니다.

10년전만해도 쳐다보지도 않았던 셰일가스나 셰일오일이 갑자기 급 부상하게 된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셰일가스의 급부상은 공급 과잉을 불러왔고 많은 산유국들이 즐겼던 고유가 시대의 종말을 불러왔죠.
만약 이번 감산에 합의를 봤다면 미국에선 셰일가스 개발이 더더욱 확대될테고, 그럼 다시 공급이 늘어나고 유가는 다시 또 떨어질 겁니다.

게다가 만약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가 된다면, 엄청난 매장량을 가진 중국이나 러시아 등등의 국가도 셰일가스 개발에 더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고,
그정도 사태가 되면 중동은 이제 중심 산유국으로서의 위치를 상실하게 될 겁니다.
그냥 쉽게 유가도 결국 공급과 수요 곡선을 따를 수 밖에 없는 제품이라 생각하시면 이해가 편하지 않을까 싶네요.

석유가 한정적 자원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전세계에 엄청난 양이 있고, 한 국가가 독점하고 있다면 모를까 전세계에 널리 퍼져있는 자원이기에
님이 말씀하시는 방식이 통할 수는 없을 겁니다.
마브라브
14/11/28 21:22
수정 아이콘
제가 잘 아는건 아니지만 납득이 안되서 다시 여쭤보는데요.

유가가 높아 기름을 팔 수록 돈이 되니 기름이 조금만 있다 하는 국가들은 너도나도 기름을 뽑아내 팔아치우고 싶을테고,
어느 한 국가가 이를 시작해버리면 다른 국가도 이전 합의를 지킬 이유가 없어져버립니다.
그럼 당연히 공급과잉으로 이어지며, 최종적으로는 유가는 하락하게 되어 있습니다.
-> 중국,러시아의 가스,오일이 개발되지 않는 다는 전제에 유가가 하락한다면 급한 나라 내버려두고 사우디는 감산후 다른 나라들이 모두 생산하길 기다리면 50년후엔 자연스레 독점하게 되는거 아닌가요? 아니면 사우디도 빨리 기름을 팔아치워야하는 이유가 있나요?
또, 엄창난 양의 셰일가스,오일이 개발된다해도 채굴비용이 있어 사우디같이 덤핑으로 넘기는 일은 불가능할테니
어느정도의 가격선에서 유지될테니 최대이윤?을 생각했을때 사우디에 별 손해는 없는거같은데요.

전 경제적인 이유보다 정치적 이유가 크지않나 싶은데요. 결국 경쟁국 죽이기가 산유'경쟁국'을 죽이는게 아니라 아랍권내의 대립되는 '정치적 적국'을 죽이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지금 손해가 장래의 이득이 아니라 '안보'를 위한 투자이고 셰일과는 거의 관계가 없지않을까 싶구요.
14/11/28 21:46
수정 아이콘
음... 님이 말씀하시는 요지를 제가 잘 못 알아듣겠고, 알아들어도 제 선에서 님을 이해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흐흐
마브라브
14/11/28 22:03
수정 아이콘
쓰면서 잘 전달이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지금의 손해보는 상황은 1. 사우디는 장래에 더 높은 값을 받더라도 지금 최소한도의 석유를 꼭 팔아야 한다. 2. 석유공급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지 않으면 왕권이 위험하다. 아마 이 둘 중 하나가 배경에 있을거라 생각하는데요. 다들 이에 대한 설명은 없고 셰일만 관련지어 이야기를 하니 손해의 개념이 잘 이해가 안되서요. 그냥 제가 석유생산&판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서 이상하게 생각하는걸까요?^^;
14/11/28 22:14
수정 아이콘
모르겠네요. 사우디의 정치적 상황까지는.
전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현재 상황을 분석하는 것이 한계이고,
모르는 범위를 함부로 추측하여 결론을 내고 싶진 않아서요.
14/11/29 10:52
수정 아이콘
전문가는 아니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마브라브님이 생각하시는 것의 배경은 굉장히 장기적인 안목에서, 지금 안팔고 모아놔도 언젠가 그 나중에 팔면 이득이니 현재 판매가는 무조건 높을 수록 이득 아니냐 라고 하셨는데, 그렇게 단순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나중이 언제가 될 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원유값이 오를수록 채산성 문제로 채굴되지 않고 있는 석유가 추가로 채굴되므로, 이들이 모두 고갈되는 시점은 예측불가능할정도로 오래 걸릴 겁니다. 이에 따라 2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1. 경제학이론에 따르면, 현금의 현재가치와 미래가치는 다르고, 그 현금으로 더 큰 이익을 창출할 가능성까지 고려한다면 지금 당장 1달러를 쥐는 것이 먼 미래에 10달러를 쥐는 것보다 나을 수 있습니다.

2. 작금의 기술발전속도를 보면 아직은 요원한 일입니다만, 기술발전으로 인해 석유가 악취나는 검은 액체로 전락할 지도 모릅니다. 핵융합 기술과 같이 석유를 완전히 대체할 수단이 개발된다면, 석유는 더이상 매략적인 자원이 아닐겁니다.

이상 1, 2에 의해, 산유국들은 바로 '지금' 어느정도의 석유를 팔아 국가경제를 발전시킬 필요가 있고, 그 과정에서 이익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선 주도권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보입니다.
마브라브
14/11/30 21:20
수정 아이콘
팔면 현금을 쟁여둘거라 생각했는데 제 무지 생각이 짧았네요^^;
악취나는 액체가 될 리스크도 있겠지만 여기저기 투자하며 벌어나가니
석유만 바라보는 바보가 아닌한 지금 많이 파는게 좋겠군요.
말씀하신걸 보니 제가 너무 단순하게 생각했네요.

코멘트 감사합니다^^
에이멜
14/11/29 20:20
수정 아이콘
석유값의 상한은 대체에너지에 의해 결정되고 석유값이 지속적으로 높다면 대체에너지 관련 기술은 계속 발전해서 상당히 낮은 수준까지 내려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무리 쟁여놔도 쓸모가 없어지는게 최악의 상황입니다.
커피소년
14/11/2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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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읽었습니다. 대력적인 이유들이 쏙쏙 들어오네요.
soleil79
14/11/28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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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치적 이유라고 보는데요.
러시아 견제 위한 미국의 요구와 사우디의 친미.
거기다 쉐일가스로 인한 미국의 수출 압박.

암튼 전 사우디의 이번결정은 러시아 압박용이라고 생각합니다.
14/11/28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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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오일 매장량 도표를 보니 러시아와 중국이 상당한 수준이던데 장기적으로 이들 국가에서도 채굴이 이루어지면 유가 하락 기조가 유지되지 않을까요?
14/11/28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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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비전통적 석유는 유가 안정의 마지막 보루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엄청난 매장량이 제대로 생산되려면 고유가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경제성 없는 석유는 특별한 전략적 이유가 없는 한 생산을 해야할 의미가 없으니까요.

비록 내가 아무리 큰 논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논을 이용하여 벼를 생산하는 비용이 생산된 쌀을 판매해 버는 수익보다 높다면,
아니면 생산해서 내가 직접 밥을 지어 먹는 것보다 그냥 밖에서 사 먹는 게 싸다면.. 그 논을 이용하여 벼를 키워낼 이유는 없는 법이죠.
언제나청춘
14/11/28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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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가 높기 때문에 무한정 하락하진 않을 겁니다.
미국 비전통자원이 개발될 수 있는 주요인은 앞선 기술과 기존의 인프라를 통해 다른 나라의 그것과 비교해 월등한 원가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14/11/29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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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30km씩 출퇴근중인데... (대중교통은 편도만 2시간반이 넘으니 이용불가능)
국가와 민족과 세계 경제상황은 모르겠고...
유가 떨어져서 천만다행입니다.
영원한초보
14/11/29 03:33
수정 아이콘
얼마전에 KBS에서 사우디와 관련된 BBC다큐를 했는데
사우디 내부 상황이 마냥 좋지만은 않더군요.
실업률이 38%라서 상당히 심각한데 또 이런 사람들 지지를 얻어야 하기때문에 돈을 계속 풀어야 하는 문제도 있고요.
앞으로 예상되는 세일가스와 경쟁도 있고요.
아무래도 사우디 입장을 잘 이해해야 유가 예측이 가능할 것 같네요.
이 나라가 엄청 폐쇄적인데 미국하고도 긴밀하고 또 국제 정세와 관련해서 생각하면 엄청 복잡하겠네요
양념게장
14/11/2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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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잘 정리된 글 정말 감사합니다.
김선신
14/11/29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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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셰일가스가 없는건가요?
서지훈'카리스
14/11/29 15:41
수정 아이콘
네 한국에는 현재까지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현재 발견된 쪽은 채굴비용이 싼 순서대로 미국과 캐나다 그 다음이 유럽/중국입니다. 유럽은 환경적 문제로 조금 힘듭니다.
쉐일 가스 채굴이라는 것이 현재 기술로는 환경문제가 같이 결부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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