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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8/25 18:02:29
Name 헥스밤
Subject 어떤 사회학과 학부수업에 대한 추억.


학부 4학년, 졸업반. 나는 완전히 혼란스러운 상태였다. 사회학을 공부하고 싶어서, 그 중에서도 사회 이론을 공부하고 싶어서 대학에 갔지만 신입생 시절 사회학보다 사회에 꽂혀서 강의실보다 길바닥에서 보낸 시간이 많다 보니 학점이 길바닥에 떨어진 상태였다. 덕분에 학부제 아래에서 원하는 전공과 전혀 상관이 없는 전공을 배정받았다(당시에만 해도 인기가 없었다. 요즘은 경제난 덕분에 인기가 상당히 좋다더라). 군대에 가기 전에 원치 않는 전공을, 그러나 막상 해보니 나랑 꽤 맞고 재밌었던 전공을, 교육학을 열심히 공부했다. 제대하면 재빨리 사회학 이중전공 신청하고 사회학이나 공부하다가 졸업하련다, 하고.

제대하고 나니 인생이 총체적 난국이었다. 개인적으로 인생 최대의 혼란을 겪었고, 덜 여문 사상은 이리저리 휘둘렸다. 이론 같은 걸 공부해서 뭐하냐. 이론은 예술도 아니고 현실도 아니잖아. 차라리 예술을 하든지 현실을 다루든지 하는 쪽이 뒤르켐이 어쨌네 맑스가 어쨌네 하는 군 시절 이전에 공부한 것보다 재밌고 유의미한 것 처럼 보였다. 그래서 그냥저냥 이론사회학 수업을 들으며 학점을 대충 챙기면서, 틈틈히 '예술적인' 수업이나 '현실적인-그러니까, 사회학적 표현으로는 통계적이고 방법론적인' 수업들을 들어볼 생각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매우 흥미로운 수업을 발견했다. 18학점짜리 수업으로 악명높은 사회대의 모 교수가 엄청 섹시한 수업을 연다는 것이다. '몸의 사회학 1 : 섹슈얼리티의 사회학적 구조'. 제목은 섹시하지만 절대로 수강신청 경쟁이 일어날 리는 없었다. 담당 교수의 악명은 사회학과 뿐 아니라 사회대 전체를 떠돌았다. 18학점짜리 수업. 조모임하다 연애를 하거나 조모임 후에 다시는 안 보게 되는 수업. 건강과 동아리와 다른 학점이 박살나는 수업. 영어 강의를 선호하며 한국어 강의를 해도 'Let's assume a situation that you 주먹을 휘둘렀다고 해봐. economy-wise 그 behavior는'이라는 발화와, 한 주에 200페이지에 달하는 영어 논문 리딩 및 그에 기반한 개인 쪽글과, 한 주에 '2000년-2008년까지의 어떤 학회지의 논문을 모두 읽고 각 논문에서 사용된 방법론과 개념에 따라 해당 학회지에 게재된 논문을 세분화하고, 그 통계적 경향성을 분석하시오'라는 조모임 숙제를 내고(다시 말하지만, 1주일 분량의 숙제다. 매 주 저런 조모임 숙제가 나온다), 하드코어한 기말고사와 석사논문 급의 정합성과 분량을 갖춘 기말 페이퍼를 요구하는 학문변태였다(다시 말하지만, 학부 수업이다. 대학원 수업이 아니다). 모두가 그의 악명을 익히 알기에, 그가 아무리 섹시한 제목의 수업을 연다고 해도 수강신청 경쟁이 일어날 수가 없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섹시한 제목의 수업을 열었다.

4학년의 패기와 절망으로 나는 당당하게 그 수업을 신청했다. 그의 악명은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니었다. 게다가 그는 약간 새디스트였다. 지각은 결석으로 처리하고, '절대평가는 교수가 절대적으로 평가하는 거지'를 인생의 신조로 삼는듯한(그는 저 괴악한 수업에도 불구하고, 학점이 짜기로 이름높았다). 그는 학기 초반 내 쪽글에 '시간이 많이 모자르니? 다른 일도 바쁘고 영어도 만만치 않겠지만 이러다간 진짜 F가 나가게 된다.'라는 쿨한 코멘트를 남겼고, 다른 어떤 조의 발표가 끝나자 'This is totally bullshit. Wrong data, wrong approach, wrong methodology.' 라는 짧은 코멘트를 남기고 인상을 굳혔다. 오기가 생겨서 수업을 열심히 들었다. 그는 수업 중에 숱한 명언을 남겼다(물론 전부 그가 창안한 것은 아니다). 가장 인상깊은 명언은 'Do not speak anything. Let the data speak아무 것도 말하지 말라, 데이터가 말하게 하라'와. 'Sociology is a science. We sociologists are just too polite to call ourselves as scientists사회학은 과학이다. 다만 우리 사회학자들이 스스로를 과학자라고 부르는 데 조금 공손할 뿐이지'였다(이쪽 방면에 관심 있는 피지알러라면, 이게 어떤 충격을 가진 말인 지 알거다).

수업에서 너무 많은 것을 배웠다. 그리고 나는 두 번 전율했다. 그 교수가 자신의 박사과정에서 쓴 논문을 읽었을 때. 그리고 기말고사 문제를 받았을 때. 하고 싶은 것이 '말로 하는 사회학'에서 '자료로 하는 사회학'으로 바뀌었다. 하여 나는 그 다음 학기에도 그 교수의 수업을 들었고 (몸의 사회학 2 : 건강과 질병의 사회학적 과정), 대학원 진학을 고민했다. 원래는 이론사회학, 그 중에서도 지식사회학을 하고 싶었다. 그건 꽤 어린 시절부터의 꿈이었다. 에이 역시 사회학의 왕도는 이론사회학이고, 이론사회학의 황제는 지식사회학이지. 다른 대학에서 지식사회학을 가르치는 어떤 교수님과, 같은 대학에서 이론사회학을 가르치는 내가 좋아하던 어떤 교수님과, 저 새디스트 방법론자에 과학주의자를 두고 고민했다. 어느것을 고를까요. 굉장히 큰, 재미있는 실수를 했다. 나는 새디스트를 골랐다. 그리고 대학원에 진학하고, 고생하고, 논문을 두어 편 쓰고, 졸업하고, 학원 강사를 하고, 그리고 바텐더가 되었다.

갑자기 옛 생각이 나서 당시의 시험 문제를 들여다보았다. 여전히 전율이 흐른다. 어쩌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학계에 더 남아있어도 즐거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뭐, 지금 내 일은 그게 아니다. 후회는 없다. 하지만 여전히, 저 시절의 전율은 생생하다. 저 수업이 없었더라면, 나는 그저 말 많은 몽상가로 남아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2008년 1학기, 사회학과 학부 전공수업의 기말고사. 사회학은 저런 것을 공부하는 학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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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말고사 : 토요일 오후 10시까지. 연장 불가.

시험이라기보다는 연구보고서 작성에 가까운 기말고사다. 이 시험에서 학생들은 한 학기 동안 배운 다양한 연구 분야에서 전개된 다양한 개념에 기반을 둔 이론적 논문을 작성해야 할 것이다.
3박 4일이라는 많은 시간이 남아있기에, 학기 중에 배운 내용 이외의 부분도 다룬다. 아래에 기말고사를 위해 추가로 읽어야 할 논문을 제시하였다.

니들이 기한 내에 이걸 다 풀기에 시간이 모자랄 거라고 확신한다. 그러니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도록 하여라.

필수 논문
1. Simon and Gagnon. 1986. (included in Reader)
2. Becker 1976 (included in Reader)
3. Laumann and Youm 1999 (included in Reader)
4. Adimora 2001 (newly added in ‘blackboard’)
5. Adimora 2002 (newly added in ‘blackboard’)
6. Becker_1973 (newly added in ‘blackboard’)
7. Becker_1974 (newly added in ‘blackboard’)
8. Freeman_1978 (newly added in ‘blackboard’)
9. Burt_1992_1 (newly added in ‘blackboard’)
원한다면 다른 논문을 읽고 리퍼런스로 사용해도 된다. 아니, ‘좋은 보고서’를 내기 위해서라면 여기서 제시된 논문 외의 논문을 찾아 첨부하는 것은 필수적인 일이 될 것이다.

가정

WHO가 ABT라는 가상의 성병이 한국에서 유행중이라 선포했다고 가정해보자. 이 성병은 섹스 파트너 사이에서 매우 쉽게 감염되며,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치명적이다. 한국이 이 성병의 진원지로 파악되고 있으나, 많은 학자들이 이 성병이 이미 동아시아 전역으로 확산중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수백 건의 전염 사례가 확인되었다.

자, 학생이 ABT 전염에 대한 대응 전략을 제시하기 위한 태스크 포스에, 김교수 휘하의 연구자로 참여하게 되었다고 가정하자.

질문

1. 연구원 A가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합리적으로 섹스를 한다. 성병의 전파 경로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왜 특정한 사람들이 특정한 사람들과 섹스를 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김교수는 당신에게 이러한 ‘섹스에 대한 경제학적 접근’을 요약하라고 지시했다. Becker의 주장과, 이와 관련된 동질적 파트너십과 유사성에 기반한 짝짓기를 한 페이지로 설명하라. 김교수가 요구하는 것이 해당 개념에 대한 단순한 이론적 요약이 아니라는 것을 유념하라. 그가 요구하는 것은 ABT전염을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경제학적 접근' 개념의 요약이다.

2. 다른 연구원 B가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항상 합리적으로 섹스 파트너를 찾거나 성 행동을 하는 게 아니다. 특정한 사회적 맥락에 의해 개인들은 특정한 성 행동을 더 손쉬운 것으로 혹은 더 어려운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경향이 있다. 성병 전염의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우리는 이 사회적 맥락에 대해 분석해야 한다." 김교수는 ‘섹스에 대한 문화학적 접근’을 요약하라고 지시했다. Simon & Gagnon 1986, Adimora 2001, Adimora 2002를 읽고 이 접근에 대해 한 페이지로 요약하라. 미국 시골 흑인들의 성 각본과 사회적 조건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하도록. 김교수가 요구하는 것이 해당 개념에 대한 단순한 이론적 요약이 아니라는 것을 유념하라. 그가 요구하는 것은 ABT전염을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문화학적 접근' 개념의 요약이다.

3. 다른 연구원 C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섹스에 있어 개인의 행위동기나 사회적 조건이 중요하다고 보지 않는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실제 행동으로, 누가 누구랑 섹스를 했는지 어떻게 얽혔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성병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진정한 도움이 될 것이다” 김교수는 당신에게 ‘섹스에 대한 네트워크 접근’을 요약하라고 지시했다. Laumann and Youm 1999, Freeman 1978, and Burt_1992_1 세 개의 논문을 바탕으로 요약하되, 성병 전염 역학에 있어서의 네트워크 포지션에 대해 집중하여 한 페이지로 요약하라. 김교수가 요구하는 것이 해당 개념에 대한 단순한 이론적 요약이 아니라는 것을 유념하라. 그가 요구하는 것은 ABT전염을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네트워크 접근' 개념의 요약이다.

4. 김교수는 ‘경제학적 접근’을 통해 성병 전염을 분석하려면 우리에게 어떤 데이터가 필요한지, 그리고 그 데이터를 통해 어떤 성병 예방 전략을 구상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한다. 한 페이지로 요약하라.

5. 김교수는 ‘문화학적 접근’을 통해 성병 전염을 분석하려면 우리에게 어떤 데이터가 필요한지, 그리고 그 데이터를 통해 어떤 성병 예방 전략을 구상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한다. 한 페이지로 요약하라.

6. 김교수는 ‘네트워크 접근’을 통해 성병 전염을 분석하려면 우리에게 어떤 데이터가 필요한지, 그리고 그 데이터를 통해 어떤 성병 예방 전략을 구상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한다. 한 페이지로 요약하라.

7. 김교수는 한국에서 연구를 진행하려고 결정했다. 상황이 매우 긴급하기에, 데이터 수집은 한 주 내로 완료되어야 한다. 구체적인 연구 계획을 두 페이지 내로 요약하라. 구체적인 연구 계획이란 이론적 접근의 활용 뿐 아니라, 표집 방식이나 설문조사지의 구성방향, 그리고 인터뷰의 실행방향과 이를 통해 얻어진 데이터의 분석 방식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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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일에 올라온 공지사항

많은 학생들이 기말고사 답안을 제 시간에 내는 데 실패했다. 연장 불가 방침을 수정하고, '약간의 감점'과 함께 기간을 연장하도록 한다. 답안을 보완하여 다시 내고 싶은 학생은 다시 제출해도 된다. 다만, 이 경우에도 감점이 있으니 감점을 극복할 정도로 잘 보완된 좋은 답안을 제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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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Final Exam: Due by Saturday 10 AM (no extensions)
The final exam you will take is much more like a research paper than an exam.
You have to write a theoretical paper based on diverse concepts developed by various fields.
Also, considering you have three nights and four days, I added some readings.
I am sure you won’t have enough time. Please make it sure you secure enough time for this exam.
Required readings
1. Simon and Gagnon. 1986. (included in Reader)
2. Becker 1976 (included in Reader)
3. Laumann and Youm 1999 (included in Reader)
4. Adimora 2001 (newly added in ‘blackboard’)
5. Adimora 2002 (newly added in ‘blackboard’)
6. Becker_1973 (newly added in ‘blackboard’)
7. Becker_1974 (newly added in ‘blackboard’)
8. Freeman_1978 (newly added in ‘blackboard’)
9. Burt_1992_1 (newly added in ‘blackboard’)
Any further readings would be welcome and also might be necessary.
Questions
Let’s assume that WHO officially confirmed the existence of a very easily transmittable new STD,
called ABT, in South Korea. It is very easily transmittable between sex partners and could be fatal
to most people. South Korea is considered as an origin of this newly emerging STD but many
scholars suspect that it is already diffused to many East Asia countries, too. Also several hundred
cases were confirmed in the USA and some European countries.
Let’s assume again that you are a senior research assistant of Professor Kim, who is a director of
newly created task force team for establishing preventive strategies for ABT in WHO.
1. One member of the team, A, says, “People have sex with good reasons. We have to know why
people have sex with specific group of people in order to examine transmission paths.” Professor
Kim asked you to summarize economic approaches to this question. Summarize Becker’s
arguments, especially focusing on concurrent partnerships and assortative mating in one page.
Please be advised that Professor Kim is not asking summary of papers but asking summary of
possible economic approaches to this problem.
2. Another team member, B, says, “People do not always choose their sex partners or specificsexual behaviors in a rational way. There are many social contexts that make people vulnerable to
specific sexual behaviors. We need to consider those social contexts, first in order to probe transmission paths.” Professor Kim asked you to summarize cultural approaches to this question.
Summarize this type of approach based on three papers (Simon and Gagnon 1986, Adimora 2001,
Adimora 2002), especially focusing on sexual scripts and social settings of rural African Americans
in the USA in one page. Please be advised that Professor Kim is not asking summary of papers
but asking summary of possible cultrual approaches to this problem.
3. Another member of the team, C, says, “I don’t care about people’s motivation or social settings
around them. We have to focus on their behaviors, especially who have sex with whom to reveal
the transmission passage.” Professor Kim asked you to summarize network approaches to this
question. Summarize this approach based on three papers (Laumann and Youm 1999, Freeman
1978, and Burt_1992_1), especially focusing on the effect of network positions on transmission
dynamics in one page. Please be advised that Professor Kim is not asking summary of papers but
asking summary of possible network approaches to this problem.
4. Professor Kim want to know that based on economic approach, what kind of data we need and
how the data would be used for establishing preventive strategies. Write a report in one page.
5. Professor Kim want to know that based on cultural approach, what kind of data we need and
how the data would be used for establishing preventive strategies. Write a report in one page.
6. Professor Kim want to know that based on network approach, what kind of data we need and
how the data would be used for establishing preventive strategies. Write a report in one page.
7. Professor decided to do a research for Korea. Due to the emergency situation, the data
collection must be done in one week. Please write a research plan in two pages. You can mix
various approaches you summarized to this plan but you have to specify sampling scheme and
detailed items of survey or in-depth interviews and how to use th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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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8/25 18:09
수정 아이콘
'Sociology is a science'. 인상깊네요. 사실 사회학은 잘 모릅니다만, 인문학 전반에 걸쳐서 과학적 연구기법의 도입은 이미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자 의무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심지어는 제 전공인 국문학조차 그렇고요. 수많은 예비심리학도들이 심리학을 혈액형별 성격파악이나 연애학개론의 업그레이드판 정도로 생각했다가 뉴런과 신경으로 시작되는 수업을 듣고 낙엽처럼 우수수 군대로 떨어져 간다는 친구의 이야기도 생각납니다. 그 친구도 심리학과 출신인데...... 공무원 붙어서 먹고 살고 있습니다. 흐흐.

그나저나 저 분 수업 진짜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겠네요. [한 학기 내내 오직 이 수업 말고는 아무 것도 듣지 않는다] + [영어레퍼런스야 당연히 원어민 수준으로 읽을 수 있다] 흑흑.
헥스밤
14/08/25 18:12
수정 아이콘
제가 저 두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채로 들었다가 2주차 평가란에 '시간이 많이 모자르니? 다른 일도 바쁘고 영어도 만만치 않겠지만 이러다간 진짜 F가 나가게 된다' 라는 말을 들었습죠 흐흐.
소독용 에탄올
14/08/25 19:58
수정 아이콘
저희학교 심리학과가 '생리'쪽 양반들이 많아서, 대학원생중 일부는 '생쥐 님'을 모시고 산다는 말이 들려옵니.....
14/08/25 18:19
수정 아이콘
훌륭한 교수님이시네요
HeroeS_No.52
14/08/25 18:41
수정 아이콘
저도 현직 사회학도입니다만 (학부생) 이론에 대한 회의감은 참... 말씀하시는 학교는 혹시 S모 대학교인가요? 크크크
드라고나
14/08/25 18:41
수정 아이콘
교수님이 훌륭하긴 한데 영어수업은 좀 음 싶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기 나와 있는 필수 논문 같은 거 보면 영어 안 되는 사람은 아예 듣지도 말라고 하기 위해 그런다 싶기도 하고.
켈로그김
14/08/25 18:50
수정 아이콘
...이게 뭔교...
카엘디오드레드
14/08/25 18:50
수정 아이콘
한 때 대학에서는 다들 '하버드대학의 공부벌레들'처럼 열심히 공부하는 줄 알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하여튼 저런 경험을 젊었을 때 아니면 언제 해볼까요. 부럽네요.
챠밍포인트
14/08/25 18:52
수정 아이콘
이런게 문과공부죠 ㅠㅠ

정말 듣고싶은수업이네요

헥스밤님 그래서 학점은 어떻게되셨나요
기말고사 레포트도 보고싶어지네요 크크
히히멘붕이삼
14/08/25 18:59
수정 아이콘
애증의 다이아몬드같은 교수님이시네요
왜때문에그래
14/08/25 19:05
수정 아이콘
염 모 교수님 이신가요..?
수강편람 쭈욱 보다가 제목이 섹시하여 언젠가는 들어봐야지 했었는데, 1은 열리지도 않고, 들었다면 드랍을 했었겠네요.
IntiFadA
14/08/25 19:05
수정 아이콘
양적/수리적/통계적 방법론의 도입이 사회과학의 발전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혹은 영향도) 미쳤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학을 포함한 사회과학이 우리가 물리학과 같은 것에서 떠올리는 그런 이미지의 과학이 될 수는 없고 되어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저 선생님이 그런 뜻으로 말씀하신 것이라는 뜻은 아닙니다만... (그런 인상을 약간은 주기도 하네요..)
소독용 에탄올
14/08/25 19:57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바와 같이 사회학 연구가 6시그마를 달성할 수 있을리가 없기 때문에, 경성과학하고 같아지는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 합니다.
(물론 사람을 진공중에 있는 반지름 r(r>50cm)인 완전탄성구체로 가정한다면 가능할지도.......)
기아트윈스
14/08/25 19:09
수정 아이콘
저도 지난 시절 들었던 수업들을 (철학과) 돌이켜보건대 새디스트들에게 받았던 조련이 가장 인상 깊었고, 또 유익했었지요.

그 중 왕중왕 쯤 되는 새디스트가 수업 첫 날 했던 말이 기억나네요.

"여기는 헬스클럽이고 여러분은 비싼 돈을 내고 6개월 회원권을 끊었다. 트레이너가 매일 나무젓가락만 주면서 그거 들고 운동하고 있으라고 한다면 그거야말로 여러분에게 있어 [학대]이다. 트레이너에게 있어 직무유기이고..... 최고의 헬스클럽은 회원님이 간신히 들 수 있을까말까한 걸 주면서 프로그램을 짜주는 곳이고 난 그렇게 할 생각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수업은 크크크크

지금도 다시 돌아가서 그 수업 듣고 싶네요.

그럼 그 때 보담 훨씬 잘 할 수 있을텐데..
마술사
14/08/25 19:12
수정 아이콘
저랑 참 비슷한 케이스시군요...저도 대학3학년때 학과에서 전설인 새디스트 교수 수업을 듣고 감동받고 4학년까지 꾸준히 수업 따라듣고 대학원까지 진학했습니다....대학원에서 진정한 괴롭힘에 괴로워하다 어찌저찌 졸업은 했지만 졸업후 다른분야로 취직했습니다. 1박2일의 기말고사도 그렇고 조별발표과제 등등 여러모로 비슷한 느낌이네요
콩콩지
14/08/25 19:15
수정 아이콘
언급된 교수님이 맞는지 모르겠는데 KKM 교수님의 과학사회학 수업은 정말...... 인생수업중 하나네요
Concordia
14/08/25 20:30
수정 아이콘
혹시 서강대 김경만 교수님을 말씀하시는 건지...?
콩콩지
14/08/25 20:52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헥스밤
14/08/25 20:53
수정 아이콘
제 일화를 이야기하면 가장 자주 언급되는 분이 KKM교수님입니다 흐흐. KKM교수님도 저 글에 언급되어 있기는 합니다.

[다른 대학에서 지식사회학을 가르치는 어떤 교수님]과, 같은 대학에서 이론사회학을 가르치는 내가 좋아하던 어떤 교수님과, 저 새디스트 방법론자에 과학주의자를 두고 고민했다.
콩콩지
14/08/25 21:01
수정 아이콘
솔직히 어떤면에서 KKM교수님 나쁘신분 같기도 합니다. 학생들이 수업들으면 진짜 이론사회학에 깊이 빠져서 한번쯤 학자의 길을 고민해보게 되기도 하는데, 누구나 교수님같은 커리어를 밟을수는 없으니까요... 안타까운일이기도 하구요
Concordia
14/08/25 21:12
수정 아이콘
사회학을 그토록 재밌게 가르칠 수 있다니
벌써 4년 전 수업인데도 생생합니다.
또 듣고 싶어지네요... 흐흐
주여름
14/08/25 19:27
수정 아이콘
[그리고 바텐더가 되었다.] 가 웃긴건 저뿐인가요?
학부 때 다양한 수업을 듣지 못한게 많이 후회가 됩니다.
재밌었을듯.. 너무 성적에 매여 있지 않았나 싶네요.
칸나바롱
14/08/25 19:48
수정 아이콘
Let the data speak.. 멋지내요 :(
소독용 에탄올
14/08/25 19:59
수정 아이콘
멋지긴한데 해보면 잘 안되고, 잘하는 사람도 적을 뿐더러, '잘할 필요조차 없어'보이기 까지 해서 참 ㅠㅠ
칸나바롱
14/08/25 20:14
수정 아이콘
하하하 사실 다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
소독용 에탄올
14/08/25 20:16
수정 아이콘
사실 '한국사람'이 '한국사회'를 연구하기위해, '한국에서' 수업을 듣는데 한국말 강의에 실패하거나 영어강의가 이루어지는 부분은 '다른의미'에서 문제기도 하고요.
(물론 우리가 그렇지 않은 사람은 안뽑을거라 어차피 샤대 아니면 "미국"유학이라도 다녀와야 입에 풀칠함 이라는 아주 현실적인 이유 때문일수야 있지만......)
사박사
14/08/26 03:13
수정 아이콘
방법론 위주로 논문쓰시는 분들은 종종 쓰는 말이죠.
하지만 말은 그럴듯한데 엄밀히 말하면 별 의미없는 말이기도 합니다.
어떤 통계학적 분석도 연구자의 주관의 개입없이 Data만이 말하게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정도의 문제로 가능한한 연구자의 주관의 개입을 배제하라는 의미로는 사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의 현실
14/08/25 19:57
수정 아이콘
문제는 다른학점또한 만만치 않다는거겠쬬..쥐쥐 ㅠㅠ
소독용 에탄올
14/08/25 20:06
수정 아이콘
자료가 말하게 하라는데 '자료'가 없는 경우가 많다는것이 함정이라.......
자료를 만들어서 말하게 하려면 논문깍는 노인이 됩니다. ㅠㅠ
14/08/25 20:32
수정 아이콘
사회학과 졸업했는데 머릿속에 남는게 하나도없네요;;;;너무찌들어서 살았나;;;;
14/08/25 20:36
수정 아이콘
자기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수업이 설계된 교수본위의 수업은 패스.. 이은새에 즐길 건 많다..
SugarRay
14/08/25 20:44
수정 아이콘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로널드 코스가 이런 말을 했었죠.

충분한 시간을 들여 데이터를 고문한다면, 놈은 불게 되어 있다(If you torture the data long enough, it will confess.)

... 그런데 고문은 대학원생들이ㅠㅠ
소독용 에탄올
14/08/25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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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교가 없어서 직접 고문하면, 누구나 장자가 되지요.
내가 데이터를 고문하는가? 데이터가 나를 고문하는가? 놈이 데이터인가? 내가 놈인가? ㅠㅠ
endogeneity
14/08/26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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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립을 제가 치려고 했는데 4시간 30분 늦었군요...쩝;
학부생
14/08/2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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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에서 이정도라... 후덜덜하네요. 존경스럽습니다. 본문과는 별개의 이야기지만 책은 언제나오나요? 기다리고 있습니다.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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