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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6/14 19:15:33
Name 오르골
Subject 내가 사고 싶은 시계: Fly Me To The Moon, 에포스
 


Fly me to the moon
                                And let me play among the stars
                                                                                 Let me see what spring is like
                                                                                                                              On Jupiter and Mars




시나트라 버전의 Fly me to the moon이 듣고 싶은 밤입니다. 
노래 가사와 같이 달에 가지는 못하더라도 시계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손목 위에 달을 올려 놓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씩 품어 보셨을 겁니다.
바로 문페이즈 말이지요.











예전 시리즈에서는 주로 섹문페, 시티즌 구문페, 프콘 쿼츠 문페 등 100만원 이내의 쿼츠 문페이즈를 소개했었습니다.
기계식으로 문페이즈를 실현하려면 스위스 메이드에서는 최소 200만원 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하지만 스켈레톤, 다이버, 문페이즈, 울트라씬, 레귤레이터 등 우리가 시계에서 원하는 다양한 기능을 스위스 메이드 중에서 가장 싸게 제공해주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이보다도 싼 가격을 원하다면 쿼츠 무브나 비스위스 시계를 찾아야 합니다.






오늘 소개할 브랜드는 바로 에포스, 에포스의 문페이즈 나이트 스카이입니다.





나이트 스카이, 모델명은 3391입니다. 심플 와치만 보다가 이런 시계를 보면 화려함까지 느껴집니다. 
다이얼을 찬찬히 보면 기본 시분초 쓰리 핸즈에 일, 요일, 월, 문페이즈가 제공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계 기능을 보통 풀캘린더라 하고 여기에 연도까지 추가되어 윤년에 따른 날짜 조정이 필요없는 에뉴얼 캘린더나, 퍼페추얼 캘린더가
되면 가격은 저 하늘 끝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짙푸른 다이얼에 촘촘히 박힌 별과 살짝 이지러진 달이 밤 하늘을 충실히 재현하고 있습니다. 저 달은 29.5일을 기준으로 달의 주기를 재현하게 됩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크로노그래프 시계의 서브 핸즈 구성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쓰리핸즈 심플 시계만 차고 다니기엔 너무 심심하죠.
이럴때 캘린더 기능을 활용한 시계는 좋은 선택이 됩니다. 시계의 단정한 품격을 유지할 수 있으면서 크로노 못지않은 기능성을 즐길 수 있게 합니다.




일반인이 롤렉스, 오메가 정도의 브랜드를, 시계를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은 티쏘, 해밀턴, IWC 정도의 브랜드를
안다고 할 때 에포스는 그보다도 더 인지도가 없는 시계입니다. 자케 드로나 제니스 정도의 인지도가 될까요?
지금까지 소개한 시계들은 실제로 사보진 못했더라도 최소한 실물은 보고 소개해드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에포스의 시계들은 실물 보기가 너무 어려울 뿐만아니라 시계 커뮤니티에서의 포스팅도 찾기가 어렵습니다ㅠ


하지만 우리의 얄팍한 지갑 사정을 생각할 때 가성비는 누가 뭐래도 최강입니다.    








에포스와 똑같은 풀캘린더 구성입니다. 짐작하셨겠지만 보메 메르시에와 몽블랑, 에포스 시계 모두 기본적으로는 동일한 무브먼트인
"ETA 2892(2824) + Dubois Depraz 9000"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2892야 여러번 소개한 적 있는 에타사의 범용 무브먼트고 거기에
보통 DD 9000이라고 부르는 Calendar Module을 추가한 것입니다. Dubois Depraz사는 에타사와 같은 무브먼트 업체로 주로 기본 무브먼트에
추가 기능(크로노, 캘린더 등)을 얹는 일종의 하청 업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청 업체라고 하면 조금 어감이 이상한데
스위스 시계 업체들은 하이엔드의 자사 무브가 아닌 이상 기본 무브먼트나 추가 기능들을 외부 업체에 맡기는 나름의 분업화 체계가 갖춰져 있습니다.


물론 이 기본형 무브먼트(에보슈)들은 각각의 브랜드 내에서 자신의 시계에 맞게 수정됩니다.
특히 에포스는 캘린더의 위치를 자신의 개성에 맞추어 바꾸고 있는데 비해 보메와 몽블라의 무브먼트는 기본 구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3391의 가격은 100만원 중반대, 보메와 블랑팡은 그 두 세배는 더 줘야 합니다. 
지난 몇번의 연재 동안 제가 디자인이나 브랜드의 가치에 대해 역설했지만 무브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보면 다소 허망한 일일 수 있습니다.



에포스에도 무브먼트 수정 없이 기본 구성으로 만든 모델이 있습니다. 가격도 당연히 더 싸고요.








이런 ETA 2892 Dubois Depraz 9000를 공유한 모델들이 각각 나름의 개성이 있고 거기에 브랜드 가치가 더해짐은 부정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모델은 모리스 라크로와의 것입니다.



이렇게 표정있는 달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에포스보다는 비싸지만 제가 아는 브랜드 내에서는 가장 싸게 경험할 수 있는 시계입니다.
물론 워너비는 블랑팡.....







이렇게 에포스는 여러 분야에서 가성비의 제왕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에포스 스켈레톤도 스위스 브랜드에서는 가장 싸서 예전 연재에서 잠깐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다이버도 마찬가지입니다. 




에타 무브를 사용하고 200방수를 보장하는 다이버 시계지만 가격은 50만원대인, 에포스 3413입니다.





ETA 7751이라는 무브가 있습니다. 풀캘린더에 크로노그래프 기능(7750)이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위의 론진 마스터콜렉션 문페이즈는 제가 레전드 다이버보다 먼저 소개할까 고민했을 정도로 참 예쁜 시계입니다. 
론진의 '현재' 시계 중에서는 가장 잘 나가는 시계이기도 합니다. 7751은 론진 마스터콜렉션이나 오메가에게까지 사용되는 무브먼트이지만, 
우리의 에포스에도 역시 사용되고 있습니다.








에포스 3393, 대략 200만원대입니다. 오메가는 말할 것도 없고 론진과 비교해도 대략 반절의 가격에 구할 수 있네요.




시계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거칠게 구분해 보면, 일단 아무 이유 없이 닥치고 "그 시계"에 꽂히는 사람이 있습니다.
꽂히고 나서야 그 시계가 무슨 기능을 갖고 있는지, 무브는 뭔지 알게 되죠. 이와는 반대로 시계의 특별한 장르나 기능을 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좋아하는 것들이 대부분 그렇듯 그 시계들은 대부분 너무 높은 곳에 있죠.
이럴때 에포스의 시계는 일종의 하위호환으로서 좋은 선택지를 제공해 줍니다. 저는 전형적인 전자입니다





레귤러이터 시계도 참 예쁩니다. 크로노스위스의 델피스를 생각나게 하지만, 에포스 3355 역시 매력적이네요.





레귤레이터 시계 시계의 시, 분, 초침이 각각 독립돼 있는 시계를 가리키는데 과거 괘종시계에서 시분초 간 간섭 없이 시계의 정확도를 높이려는
시도에서 시작됐습니다. 크로노스위스가 이 레귤러이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데 유명합니다. 위의 시계들은 시계의 시침을 디스크의 형태로
바꾼 변형 레귤러이터 시계입니다. 그니까 위의 레귤레이터 시계는 10시 12분 20초 부근을 가리키고 있네요. 3핸즈 시계였으면 얼짱 각도였을 시각입니다.
또한 크로노스위스는 분침이 레트로그레이드 구성을 취하고 있고, 에포스는 하단에 날짜를 표시하고 있네요.
 





ETA 7001은 수동 무브먼트로서 케이스 크기가 작은 여성 시계나 두께가 얇아야 하는 드레스워치에 주로 쓰입니다. 
예거의 울트라씬 같은 얇은 자사 무브를 사용한 시계가 유명하지만 에타를 사용한 에포스에서도 100만원 이하의 가격에서 경험할 수 있습니다.


  



중간 사진은 예거의 울트라씬입니다. 맨맽 양인의 실착 털간지는 대단하네요.








이번 글을 쓰면서 만일 내가 돈벼락을 맞으면 과연 몇개의 에포스 시계를 살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아무래도 확신이 서질 않네요.
제가 왜 이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다시 떠올려 봤습니다. 
내가 사고 싶지만 사서는 안 되는 시계, 하지만 제 마음 속에만 고이 간직하기엔 너무 아까운 시계들입니다. 여러분에겐 어떠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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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가성비의 시계를 주로 살펴봤으니, 다음 시간에는 다른거 다 필요없이 제가 꽂힌 시계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연재로 생각해놨던 시계가 거진 떨어져가네요. 섭섭하지만 연재하면서 새로운 시계가 눈에 들어오기도 합니다.
그럼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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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14/06/14 19:49
수정 아이콘
다음 편은 루 까레 세컨드입니까?

모리스 라크르와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합니다.
한 번 꼭 차보고 싶은데, 뭔가 여건이...
coolasice
14/06/14 20:02
수정 아이콘
추천 & 스크랩!
오르골
14/06/14 20:04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
신제품
14/06/14 21:55
수정 아이콘
에포스 나이트스카이..기억해두겠습니다.

잘읽었습니다.
습격왕라인갱킹
14/06/14 22:17
수정 아이콘
저도 추천 & 스크...랩은 하지만 아마 쓸 데가 없을거야ㅠㅠ
오르골님 아이디로 검색해서 자게 쓰신 시계글들 쭉 봤는데 웬만하면 100만원 넘어가는 "꿈"의 브랜드 들이네요ㅠㅠ

혹시 언젠가는 막연한 꿈이 아닌 손에 잡힐법한 사이즈로 추천해주실 수 있을까요ㅠㅠ
안 그래도 취직 하고나서 시계사야지... 하고 있는데 사회초년생이 50만원 넘어가는건 엄두도 못내겠군요..
로마네콩티
14/06/14 22:17
수정 아이콘
다음에 시간되시면 한번 진짜 고급 시계들 소개해주시면 안되나요? 눈이라도 호강하고 싶어서요.
오르골
14/06/14 22:21
수정 아이콘
위에 두 분이 각각 다른 바람을 전달해 주시는군요!

이번 시리즈에서는 100만원 이상되는 시계들을 소개하지만 "계속 검색"하시면 예전 시리즈가 나옵니다.
3만원짜리 카시오에서부터 100만원대까지 시계가 주 대상입니다.
https://pgr21.com/pb/pb.php?id=freedom&divpage=8&sn=on&ss=on&keyword=%EC%8B%9C%EA%B3%84%20%EC%9D%B4%EC%95%BC%EA%B8%B0

하이엔드급 시계 시리즈는 다음 연재 시즌에 한 번 살펴 봐야겠네요^^;
습격왕라인갱킹
14/06/15 00:52
수정 아이콘
어쩐지! 예전에 그런 글 봤던거 같은데 흐흐; 계속검색 해 볼걸 그랬네요..

정독하러 다시 갑니다! 감사합니다! 흐흐
vorhandensein
14/06/14 22:43
수정 아이콘
오르골님 글보고 티쏘 퍼페츄얼켈린더 샀습니다! 여름이라 나토밴드로 줄질했는데 그닥 이쁘진 않네요 ㅠㅠ
오르골
14/06/14 23:05
수정 아이콘
나토밴드는 캐주얼한 시계에 잘 어울려서...; ^^;
vorhandensein
14/06/15 00:01
수정 아이콘
돈모아서 다음달에 쇠줄 사야되나봐요 ㅠㅠ 흰판에 쇠줄 되있는거 사려고 했는데 컴판에 쇠줄은 있는 반면 흰판에 쇠줄되어있는 것은 없더라구요
14/06/14 22:51
수정 아이콘
예전에 중딩때 Lloyd의 문페이즈 크로노그래프를 쓴 적이 있었는데.. 론진 마스터콜렉션 문페이즈를 거의 카피한거였군요....

다른 크로노그래프도 좋은게 많지만.. 저는 문페이즈 취향인거 봅니다. 스크랩해야겠네요. 감사합니다. 크크크
계란말이
14/06/15 00:30
수정 아이콘
에포스 검색해보니 이쁜 시계 많네요~!스켈레톤 쪽도 내구도가 괜찮을까요??
오르골
14/06/15 00:58
수정 아이콘
음 기계식 시계가 내구도가 취약한 편이긴 하지만 다른 스위브 브랜드에 뒤지진 않습니다 ^^;
산으로오르는 연어
14/06/15 01:07
수정 아이콘
시계 소개해주시는거 보면 정말 흥미진진하고 신세계를 보는것 같기도 하고 끝이 없네요. 감탄하면서 보고 있습니다.
시계는 어디서 구입하는게 좋을까요?? 온라인 오프라인 어디를 가야 할지 모르겠어요..
오르골
14/06/15 01:12
수정 아이콘
연재를 꾸준히 해왔다는게 이럴땐 좋네요 ^^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s://pgr21.com/pb/pb.php?id=freedom&no=47487&sn1=on&divpage=9&sn=on&keyword=%EC%98%A4%EB%A5%B4%EA%B3%A8
14/06/15 12:25
수정 아이콘
그래서 얼만가요?문페이즈 나이트 스카이 제 스탈이네요 ㅠㅠ
오르골
14/06/15 14:26
수정 아이콘
본문에 있듯이 150만원 중반쯤합니다 ^^
14/06/15 14:28
수정 아이콘
저렴하네요. 1년동안만 저녁 굶으면 2015. 6. 15.쯤 사겠네요^^ ㅠㅠ
양지원
14/06/15 12:44
수정 아이콘
3355가 꽂히는데 지금은 구하기 쉽지 않은 물건인가보네요 ㅠㅠ
나는 조석이다
14/06/15 13:22
수정 아이콘
처음에 녹색 시계 너무 이쁘다고 생각해서 에포스 좋네 그랫는데 이름을 자세히 보니... 아 랑게 운트 죄네....

역시 비싸니 이쁘네요
오르골
14/06/15 16:32
수정 아이콘
ㅠㅠㅠ 낚아서 죄송합니다 랑에 참 예쁘죠
수미산
14/06/15 22:12
수정 아이콘
3393 사고싶어요. 돈 모아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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